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귀납논증 (문단 편집) === 귀납에 얽힌 새로운 수수께끼: 초랑(Grue) 논변 === [[https://plato.stanford.edu/entries/goodman/|넬슨 굿먼]]은 흄이 제시했던 "귀납에 대한 옛 수수께끼"와 대비되는 "귀납에 대한 새로운 수수께끼(New riddle of induction)"을 제안한다. 굿먼은 경험적으로 확고히 입증된 것으로 보이는 경험적 [[가설]]로 (Green)을 제안한다: > '''(Green)''' 모든 [[에메랄드]]는 [[초록색]]이다. 굿먼은 (Green)에 대한 경쟁 가설로 볼 수 있는 가설 (Grue)를 제안한다. > '''(Grue)''' 모든 에메랄드는 ''초란색이다.'' 이때 "초란색"(Grue)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 '''x는 초란색이다''' := x는 시각 2000-01-01 00:00:00 이전에 관측됐고 초록색이거나, 2000-01-01 00:00:00 이전에 관측되지 않았으며 파란색이다. 굿먼의 Grue의 오해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grue (초란색)은 전세계 에메랄드가 2000-01-01 00:00:00 이후에는 갑자기 뿅하고 파란색으로 변한다는 말도 안 되는 가설로 생각하는 것이다. 심지어 나무위키의 이전 서술에도 초란색은 시간에 맞추어 색깔 자체가 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이는 명백한 오류이다. 초란색은 세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언어에 관한 문제이다. 에메랄드가 2000-01-01 00:00:00에 색깔이 초록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은 관측할 수 있고, 반증할 수 있다. "그 시간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면 어쩔 거냐"는 그냥 흄이 제기한 귀납논증의 문제이지, 굿먼이 새로 주장한 귀납논쟁의 문제가 아니다. 즉, 굿먼은 "에메랄드의 색깔이 변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며''' 같은 증거 (2000-01-01 00:00:00 이전에 관측된 에메랄드가 초록색임)이 "에메랄드는 초록색이다"는 가설과 "에메랄드는 초란색이다"는 두 개의 다른 가설을 동시에 검증하는데, 이 두 가설은 서로 동시에 참이 될 수 없는 모순적인 가설이라는 언어철학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론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제기될법 한다. * 보편적인 과학적 가설 혹은 [[법칙]]은 영구적인 것이므로 '''특정한 시점'''이 명기되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Grue)는 버젓이 '2000-01-01 00:00:00'라는 특정 시점을 명기하고 있다. * 만족스러운 과학적 가설 혹은 법칙은 [[오컴의 면도날]]에 따라 단순성 혹은 우아함을 띠어야 한다. [[고전역학]]의 운동법칙들이 그 대표적 예시다. 그런데 (Grue)는 그런 면에서 처참하기 그지없다. 이에 대한 굿먼의 반론은 '특정한 시점의 명기 여부', '단순성' 및 '우아함' 등은 어디까지나 '''언어-상대적인 기준'''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초란색"에 이어 다음과 같이 "파록색"을 정의하자. > '''x는 파록색이다''' := x는 시각 2000-01-01 00:00:00 이전에 관측됐고 파란색이며, 2000-01-01 00:00:00 이전에 관측되지 않았으며 초록색이다. [[한국어]]와 거의 비슷하되 미묘하게 다른 [[언어]]인 '''한국어-2'''를 생각해보자. 한국어-2는 한국어와 모든 점에서 일치하되, 유이하게 다른 점은 "초록색"과 "파란색"이라는 두 어휘가 빠진 대신 "초란색"과 "파록색"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요컨대 한국어-2 모국어 화자는 "초록색"이라는 말만 들었을 때는 그게 뭔지를 모르며, 다음과 같이 정의를 필요로 한다. > '''x는 초록색이다''' := x는 시각 2000-01-01 00:00:00 이전에 관측됐고 초란색이며, 2000-01-01 00:00:00 이전에 관측되지 않았으며 파록색이다. 한국어-2 화자가 (Green)과 (Grue)를 비교한다고 해보자. 한국어-2 화자는 대번에 눈살을 찌푸리며 불평할 것이다: "(Green)은 말도 안되는 가설이야. "초록색"이라는 말도 안되는 어휘를 쓰잖아. 그건 '2000-01-01 00:00:00'라는 특정한 시점 표현이 들어가는데다가 [[오컴의 면도날]]을 명백히 어기잖아!" 요컨대 한국어-2 화자는 "초록색"이라는 표현을 볼 때 한국어 화자가 "초란색"이라는 표현을 보는 것과 똑같이 반응할 것이며, 한국어-2 화자 또한 경험적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문제가 없는 이상 한국어-2가 한국어에 비해 잘못되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 적어도 귀납 추론의 원리에 의거하면 말이다. 따라서 (Green) 옹호자들 또한 똑같은 반론에 직면한다. "새로운 수수께끼"에 대한 넬슨 굿먼의 답은 "옛 수수께끼"에 대한 흄의 대답과 비슷하다. "초록"이 "초랑"보다 나은 까닭은 그냥 우리가 "초록"이라는 말을 지금까지 잘 써왔기 때문이다. 좀더 나아가자면, (Green)이 (Grue)보다 나은 까닭은 그냥 우리가 (Green)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며 이것만으로 문제가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답이 만족스러운지는 열린 문제다. * 굿먼의 논변이 가지는 핵심적인 논점과는 좀 거리가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모든 에메랄드는 초록색이다" 라는 명제는 "확고히 입증된 것으로 보이는 경험적 가설"이 아니라 '어휘의 사전적 의미'라는 전제에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연역논증]]이다. 왜냐하면 '에메랄드'는 '[[녹주석]] 중에서 초록색인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녹주석 결정체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질 수 있는데, 그중에서 녹색인 것만 에메랄드이고 다른 색인 것은 (하늘색인 것을 [[아쿠아마린]]이라고 부르는 등) 에메랄드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굿면의 Grue 논변의 핵심과는 동떨어진 문제이므로, 정 아니꼬우면 에메랄드 말고 우리가 경험적으로 초록색이라고 생각하는 다른 무언가로 바꿔 생각하도록 하자. 이는 2016년 [[공직적격성평가]] 언어논리영역 문 19-20에 출제된 바 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