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스노비즘 (문단 편집) === 번역 문제 === 영어 단어 'snob'을 '속물'로, 'snobbism[* 한국에서는 주로 스노비즘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지만, '지적 허영'을 제외한 의미로 쓰일 때는 'snobbery'를 쓰는 경우가 더 많다.]'을 '속물근성'으로 번역하는 것이 과연 적합한가 하는 논쟁이 가끔 벌어지고는 한다. 먼저 스노비즘을 속물로 번역하는 것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스노비즘의 번역어로 속물을 채택해왔을 뿐더러 이들 사이의 의미 차이가 크다고 할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김수영 시인은 1967년에 <이 거룩한 속물들>이라는 에세이를 남겼는데, 여기서 속물이라는 용어는 문화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스노비즘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가 쓴 의 번역명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역시 <속물열전>이기도 하다. 이렇듯 스노비즘이라는 개념을 속물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은 그 역사가 나름대로 오래되었으며, 현재 한국 학술장에서 스노비즘에 관해 논문을 쓰는 사람들[* 대표적으로 김홍중 교수나 심보선 시인]도 스노브의 번역어로 속물을 택하고 있으므로, 스노비즘을 속물근성으로, 스노비즘을 속물로 번역하는 것은 오역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snob'과 '속물'이라는 단어의 의미 차이가 번역어의 사용을 포기해야 할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본다. 반면 다른 입장에서는 두 단어 사이의 의미 차이로 인해 적절한 번역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어에서 속물(俗物)은 '''교양이 없거나[* 여기서 교양은 미술, 음악, 문학 등 예술에 대한 관심과 식견을 가리킨다.] 식견이 좁고 세속적인 일, 금전, 명예 등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 반면, 영어의 snob은 '''상류층인 척하는 사람, 고상한 척하는 사람, (특정 분야에) 통달한 체하는 사람, 젠체하는[잘난 체하는] 사람, 콧대 높은 사람, 우월감에 젖어 있는 사람''' (people who are too proud of their social status, intelligence, or taste)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사람이 이른바 속물일 경우 snob이 될 가능성 역시 높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항상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속물의 핵심 요소는 물적•세속적 욕망 추구'''인 반면, '''snob의 핵심 조건은 허영심, 겉치레, 젠체, 과시, 구별짓기'''이기 때문. 비록 현실세계의 상당수의 snob이 속물인 경향을 보이긴 하지만, 정확히 말해서 '''속물'''이 그 사람이 추구하는 욕망의 '''내용'''에 관한 용어라고 한다면, '''snob'''은 그 욕망이 무엇이든 그것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내는지'''에 관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snob을 속물로 번역할 경우 문제가 생기는 단적인 예로 2021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들 수 있다. 윤여정은 "every award is meaningful, but this one, especially being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이라고 약간의 위트를 섞어 말했는데, 일부 기사에서는 '속물적인 영국사람들에게 상을 받아 기쁘다'고 번역을 해서 뭇매를 맞았다. [[https://m.sportschosun.com/news.htm?id=202104130100093620006017&ServiceDate=20210412&f_url=https://www.sportschosun.com/service/search/index.htm#_ace|#]] 실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이 대목을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 또는 ''''콧대 높은 영국인들''''로 윤여정의 의도와 취지에 맞게 적절하게 번역했다. 또한 수상 후 인터뷰에서 이 대목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윤여정은 과거 본인이 여러차례 영국을 방문했을 때, 그리고 10여년 전 펠로우십으로 영국에 체류할 당시 "영국은 모든 것이 고상한 체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쁜 쪽으로는 아니었다... 영국은 매우 긴 역사를 갖고 있고, 그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나는 사람들이 무척 고상한 체를 한다고 느꼈고, 그것이 나의 정직한 느낌"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528477?sid=104|#]] 영국인들의 역사적 내지 문화적 우월감과 자부심과 관련된 논평이었으므로 여기서 snobbish라는 단어 선택은 정확했으며, 이를 '속물'로 번역할 경우 단번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문화, 역사, 지식, 취향 같은 것들을 중요시하고 추구하는 사람을 가리켜 우리말로 속물이라고 하지는 않기 때문. 오히려 이런 요소들은 이른바 '교양'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예술에 대해 문외한이며 교양이 없는 사람'이라는 우리말 속물의 정의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우리말의 속물에 해당하는 정확한 영어 단어는 '''philistine'''이며, 속물주의나 속물 근성은 '''philistinism'''이다. 이외에 스노비즘을 [[현학]]이라는 말로 번역하려는 경우도 간혹 있으나, 이 둘 역시 조금 차이가 있다. 스노비즘이 잘 모르지만 아는 척을 한다는 것이라면, 현학적인 것은 일단 기본적으로 그 분야에 아는 것이 많기는 한 상태이다. 의도는 동일하지만 그 사람의 지식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오페라 관람을 예시로 들자면, 실제로 오페라에 대해 빠삭한 사람이 '교양있는 내가 한낱 대중문화에 익숙한 너희들은 이해할 수 없을 높은 수준을 보여주마'라는 마인드로 전문용어를 쏟아내는 것은 현학이고, 오페라를 잘 모르지만 그런 문화를 향유하는 귀족인 척 하려고 아는 척 하는 것은 스노비즘이다. 즉 허세와 자랑의 차이 정도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