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개요 == 가역성([[可]][[逆]][[性]] / reversibility)은 반응 시 초기 상황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지의 여부를 일컫는 말이다. 가능하면 가역, 불가능한 것을 비가역성(irreversible process)이라고 한다. == 열역학에서의 가역성 == [include(틀:통계역학)] [[열역학]]에서는 가역성이 좀 더 엄밀한 의미로 정의되며, 이 정의에서의 가역 공정[* 열역학에서는 화학적 반응 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움직임 또한 다루기 때문에 가역성의 범위가 더 넓다. 그러므로 '''공정'''은 '''반응'''에 포함되는 개념이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의 가역 공정의 정의는 쉽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변의 조건을 '''극소량''' 변화시켜 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공정 이 때의 '극소'는 화학반응에서의 사례처럼 단순히 '꽤 작은'의 정도가 아니라, 무한히 작음을 뜻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두 명의 사람이 손바닥을 맞대고 서로를 밀고 있는 모습을 생각해 보자. 철수는 [math(F_1 = 1 N)]의 힘으로, 영호는 [math(F_2 = 2 N)]의 힘으로 서로를 밀고 있다. 이 경우 철수는 점점 밀리고 있을 것이며, 철수에게 [math(1N)]의 힘을 더해 주면 둘은 평형을 이룰 것이다. 그 상태에서 철수에게 미소량의 힘 [math(dF)]을 더 가해주면 그때부터는 영호가 밀리기 시작한다. 이 경우 공정의 방향을 바꿔주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미소량이라 할 수 없으므로 가역 공정이 아니다. 이번에는 둘의 힘이 극소량만큼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 보자. 이 경우야말로 철수에게 미소량의 힘을 가해서 영호가 밀리게 할 수 있으므로 가역 공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둘의 힘의 차이가 무한히 작다면, 과연 철수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밀리고 있었을까? 사실 철수는 밀리고 있기는 한걸까? 이 상태는 평형에 무한히 가까운 상태라 할 수 있으므로 공정이 진행되기 위한 시간은 무한하며, 따라서 현실에서 가역 공정은 존재할 수 없음을 간단히 알 수 있다. 가역 공정에서는 엔트로피의 변화가 없으며, 일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카르노 기관]]처럼 열역학적으로 이상적인 모델은 모두 가역적으로 이루어짐을 전제로 한다. === 화학 반응에서의 가역성 === [include(틀:물리화학)] 화학 반응에서는 반응의 가역성을 역반응이 얼마나 쉽게 일어나느냐로 따진다. 이 때의 가역 반응의 정의는 쉽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변의 조건을 '''적당히''' 변화시켜 반응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반응 여기서 '''적당히'''라는 표현이 매우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풀어서 쓰면 다음과 같다. 모든 계는 충분히 오랜 시간이 흐르면 평형상태에 이른다. 물 속에 손을 넣고 빼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손을 물 속에 넣고 가만히 기다리면 이러한 계는 평형상태에 이른다. 이러한 평형상태의 계에 에너지나 열을 가하면 평형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즉 손을 물에서 빼기 위해 손을 위로 올리면 손 주변의 물 분자가 손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힘을 받아서 평형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때 가역성은 이러한 평형상태에서 벗어난 변화가 굉장히 천천히 진행되어 각 순간이 또다른 평형상태에 있는가를 나타낸다. 즉 손을 몹시 천천히 움직여서 마치 매 순간이 손의 위치에 따른 평형상태에 있는 것과 같이 보이는 것이다. 이렇듯이 어떤 과정이 가역과정이기 위해서는 모든 순간 계가 평형에 이르러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교과서에서 가역과정을 설명할 때 '''무한히 작은 변화''' 혹은 '''무한히 오랜 시간동안'''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가역 반응의 대표적인 예로는 고등학교 때 배우는 사산화질소와 이산화질소의 반응 [math(N_2O_4 ⇆ 2NO_2)]가 있다. 이 분해 반응은 온도가 높을수록 활발히 일어나며, 역반응은 온도가 낮을수록 잘 일어난다. 실온에서 두 반응은 비슷한 비율로 일어나며, 온도를 높여주면 정반응이 활성화되어 [math(NO_2)] 분자가, 온도를 낮춰주면 역반응이 활성화되어 [math(N_2O_4)] 분자가 많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우, 외부 조건을 간단히 조작해서 반응의 방향을 바꿔줄 수 있으므로 가역 반응이다. 비가역 반응의 대표적인 예로는 연소 반응이 있다. 메탄의 연소 반응 [math(CH_4 + 2O_2 → CO_2 + 2H_2O)]는 대단히 쉽게 일어나는 반응이며, 생성물은 반응물에 비해 매우 안정한 상태이므로 주변의 조건을 아무리 변화시켜 봐도 그 역반응을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이 반응은 비가역 반응에 해당한다. 아무리 강력한 가역 반응에서도 역반응의 [[활성화 에너지]]를 넘는 분자가 한두 개는 존재할 수 있으므로, 미시적으로는 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화학 반응성에서의 가역성은 개개의 분자보다는 반응 전체의 경향성에 초점을 맞추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 관련 문서 === * [[열역학]] * [[엔트로피]] * [[화학 평형의 법칙]] == 수학 == 수학에서 말하는 가역성은, 어떤 원소가 역원이 존재하는지를 의미한다. 즉, [[이항연산]] [math(*)]와 [[항등원]] [math(e)]가 주어졌을 때, [math(a)]가 가역이란 말은 [math(a*b=b*a=e)]를 만족하는 [math(b)]가 존재한다는 뜻이며, 이 때, 그 역원 [math(b)]는 [math(a^{-1})]로 나타낸다. 또한 가역성이 있는 원소를 가역원 또는 유닛이라고 한다. 가역성을 띠지 않는 원소의 예로 [[0]]이 있다. [[0으로 나누기|0에 대한 곱셈의 역원]]이 있는지를 봐도 알 수 있다. == 관련 문서 == * [[귀환불능지점]] [[분류:화학 반응]][[분류:대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