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lude(틀:다른 뜻1, other1=여자 승려, rd1=비구니)] [목차] == 개요 == [[백석(시인)|백석]]의 시이다. 어떤 여자가 원래는 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나, 남편은 집을 나간 뒤로 돌아오지 않았고, 하나밖에 없던 어린 딸은 일찍 죽어 별다른 것 없는 돌무덤에 묻히고 말았다. 가정이 완전히 무너지자 결국 머리를 깎고 출가해 세상과 단절된 곳으로 귀의한 여승의 서러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여인의 [[삭발]]을 눈물방울로 표현한 것이 백미. 가끔 시를 4등분한 후 시간순서대로 배열하라는 문제가 나올 때가 있다. 시간의 순서는 2-3-4-1연 순이다. 작품이 쓰여진 [[일제강점기|시대적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일제에 의한 수탈과 그로 인한 가족공동체의 해체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린 [[리얼리즘]] 작품으로 해석된다. 2019년 고1 6월 모의고사에서 출제되었다. == 전문 == ||{{{#!wiki style="text-align: center" {{{+2 '''여승'''}}}}}}{{{#!wiki style="text-align: right" 백석}}} ----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전판[* 금광촌 주변에 열리는 작은 시장을 의미한다.] 나는 파리한 여인(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불교)|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 해설 == [[193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시는 한 여승의 비극적인 인생역정을 통해 일제의 [[식민지]] 수탈로 인해 삶의 터전을 상실한 채 가족공동체마저 해체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민중들의 고달픈 삶을 고발하고 있다. 전4연 12행으로 이루어진 자유시로, [[내재율]]을 지니고 있다. 서사적 구성을 취하고 있는 서정시로서, 역순행적(회상적) 구성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한 여인의 일생을 시의 제재로 삼아, 식민지시대의 사회적 현실을 애상적이며 감각적인 어조로 형상화한 사실주의적 시이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소설을 연상시키는 평서형 종결어미의 사용 및 전통적 율격의 접목으로 산문시의 가능성을 보여준 객관적 서술법과 비유법을 통한 시상의 압축을 꼽을 수 있다. 제1연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에서 시인은 한 여승과의 오랜만의 해후를 이야기한다. 가지취의 내음새로 속세의 번뇌를 잊은 듯한 그 여승에게서 인생에 대한 서러움과 안쓰러움을 느낀다. 제2연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나는 파리한[* 핏기없이 새하얀]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는 시인이 평안도의 어느 산속 금점판에서 옥수수를 팔던 여인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파리한 안색의 그 여인은 우는 아이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서러워, 아이를 때리면서 차갑게 울 수밖에 없는 불행한 여인이었다. 제3연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에서는 남편도 없이 유랑민이 되어 어린 딸을 데리고 힘겹게 살아가다가 결국 가난으로 인해 딸마저 잃게 된 여인의 힘겨운 삶을 이야기한다. 의지할 곳 없게 된 여인의 처량한 신세야말로, 1930년대의 식민지시대를 살아가던 우리민중의 전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린 딸의 죽음을 돌무덤 주변의 도라지꽃으로 비유한 데에서 시인의 섬세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제4연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에서 한 많은 여인이 삭발하고 여승이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시인의 눈에 비친 여승은 비록 [[불교]]에 귀의했으나 아직도 현실적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한 서글픈 모습이다. 이 시는 풍경이나 사물에 대한 객관적 묘사로 특징지어진 백석의 대표적 초기작품이다. [[농촌]]의 몰락을 중심으로 1930년대의 전형적인 사회상을 형상화함으로써, [[이용악]]의 《[[낡은 집]]》과 함께 당시 우리 민족의 가족공동체가 해체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리얼리즘]] 시로 평가된다. [include(틀:문서 가져옴,title=비구니, version=122)] [[분류:1936년 시]][[분류:백석(시인)]][[분류:한국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