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한국어 용언]][[분류:순우리말]] [목차] == 개요 == 한국어 동사. [[물]] 따위의 [[액체]]가 [[천]], [[종이]]처럼 액체를 빨아들이는 성질을 지닌[* 해당 현상에 대해서는 [[모세관 현상]]을 참고할 수 있다.] [[고체]]의 표면에 묻어 축축해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 역사 == >ᄄᆡ,,臺,,·썅,,上,,·애 모·다 안·자 몸·애 ·믈·이 :나·ᄃᆡ 화,,花,,간,,間,,·애 흘·러 ·ᄯᅡ·히 아·니 __저·즈·니__ >---- > '''《[[월인천강지곡]]》 - 기185''' 15세기 [[중세 한국어]]에서도 {젖-}으로 나타난다. 성조는 평성이었다. 과거에는 '달ᄠᅳ다'도 비슷한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훈몽자회]]에서 '[[浥]]'(젖을 읍)[* 현대 한국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글자이다. '읍진'(浥塵)이라고 "먼지[塵\]가 날리지 않을 정도로만 땅을 적시는 아주 조금 온 비"라는 의미의 단어가 있는데, 이 단어는 [[순우리말]] 단어 '먼지잼'과 의미가 비슷하다.]을 '달ᄠᅳᆯ 읍'이라 풀이하였다. 다만 다른 용례를 찾기 어려운 드문 표현이다. == 형식과 주로 쓰이는 단어 == "<액체>에 <천, 종이 등>이 젖다" 식의 자동사 문장을 구성한다. '축축하다'가 상태적 속성이 강하다 보니 '-[[었]]-'이나 '-어 [[있다]]' 등 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형식과 함께 '젖었다', '젖어 [[있다]]'로 자주 쓴다. 젖을 만한 물건 중에서 인간 곁에 제일 흔한 것은 역시 [[옷]]이기 때문에 옷이 젖을 때가 제일 많다. 그밖에 [[책]] 같은 종이류의 물건들이 '젖는' 대상이 된다. 액체가 묻어도 이를 흡수하지 않는 [[금속]] 같은 것들에는 '젖다'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젖게 하는 액체류는 대개 [[물]]이다. [[기름]] 같은 건 묻어도 '[[묻다|묻었다]]'라고만 하지 '젖었다'라고 잘 표현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는 자연 현상인 '[[비(날씨)|비]]', '[[이슬]]', 신체 현상인 '[[땀]]', '[[눈물]]', (드물게) '[[오줌]]' 등의 단어가 액체류 단어로 쓰인다. == 의미 확장 == 물에 젖어 축축해지는 현상은 워낙 일상적인 일이다 보니 의미 확장도 많이 일어났다. '구태<관습>에 젖다', '슬픔<감정>에 젖다' 등의 표현이 쓰인다. 액체가 아니라 [[빛]]에 대해서도 "[[노을]]빛에 젖은 하늘" 같은 표현을 쓰곤 한다. 요즘에는 좀 잘 안 쓰지만 "귀에 젖은 노랫가락" 같은 표현도 있다. '눈물 젖은'이라는 표현은 "슬픈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이라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눈물의 빵" 식으로 이런 의미를 담은 표현은 전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듯하다.] '마른기침'에 대비되어 [[가래]] 같은 게 함께 나오는 [[기침]]을 '젖은기침'이라고도 한다. 다만 '마른기침'만큼 자주 쓰이는 것 같지는 않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가랑비처럼 조금씩 옷을 적시면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흠뻑 젖게 되는 것처럼,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쌓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성적으로 흥분하는 경우 [[애액]]이나 [[쿠퍼액]] 등의 [[체액]]이 나오기 때문에 '젖었다'라는 표현을 "성적으로 흥분했다"라는 의미로 쓰는 경우도 있다.[* 이는 [[영어]]로도 비슷한지 [[화성]]에 [[물]]이 있다는 소식에 [[NASA]]가 화성 착륙 계획을 다시 진행한 것을 이런 느낌으로 비유한 [[짤방|짤]]도 있다.[[https://www.google.com/search?q=Mars+I%27m+wet&newwindow=1&sxsrf=ALeKk03pCX1V87UcoIs0Ytdk4k1u-Ur-4g:1584606276497&tbm=isch&source=iu&ictx=1&fir=7DYmy5pFAAdRvM%253A%252CAzQ5jRAy4PbLfM%252C_&vet=1&usg=AI4_-kTonX28MhE9fdrEZscw7PvL11o92A&sa=X&ved=2ahUKEwiyt-CxjqboAhUBFogKHTbCCLkQ9QEwAHoECAoQGA#imgrc=7DYmy5pFAAdRvM:|#]]] 영어로는 [[몽정]]을 하면 [[정액(체액)|정액]]으로 [[팬티]]가 축축해진다고 'wet [[드림|dream]]'(젖은 [[꿈]])이라고 표현한다. == [[사동 표현]] == '젖다'에서 직접적으로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 사동 표현은 없다. 과거에는 [[피사동 접사|사동 접사]]가 결합한 것이 확실한 '젖이다'가 존재해 [[월인석보]]에서는 '[[澤]]'(못 택)을 "비 와 저질씨라<13:45>"(비가 와서 적시는 것이다)라고 풀이하였다. 오늘날에 '젖다'의 사동 의미로 자주 쓰이는 단어로는 '적시다'가 있다. '적시다'는 1608년 언해태산집요에서 처음 문증된다. '젖다'와는 /저/는 공유하고 있지만 /ㅈ/과 /ㄱㅅ/로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음운 현상을 보이는 다른 단어를 찾아내지 않고서는 어원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확언하기가 어렵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에서는 '적시다'를 '젖다'의 사동사로 보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https://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154580|#]] "마음을 적시다", "새벽빛이 창살을 적시다" 등으로 의미를 확장해 쓸 수 있는 건 '젖다'와 비슷하다. 특이하게도 '적시다'에는 '몸을 적시다'의 형식으로 "여자가 정조를 빼앗겨 몸을 더럽히다"라는 특수한 의미도 있다. 오늘날에는 [[술]]로 목을 축이는 것을 '적시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 관련어 == '축축하다'는 젖은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이다. 물체가 완전히 액체로 젖은 건 아니고 습기가 찬 것은 '눅눅하다'라고 한다.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은 상태는 한자 '濕'(습)을 써서 '습[[하다]]', '[[습기]](가) 차다'라고 표현한다. '[[스미다]]'(스며들다)는 축축해질 필요는 없고 단순히 액체가 고체 쪽으로 빨려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비슷한 의미이지만 <냄새>, <분위기> 같은 것과 함께 더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배다'가 있다. 이 의미에 해당하는 한자로는 '渗'(스밀 삼)[* [[삼투압]]의 '삼'이 이 글자이다.], '浸'(적실 침), '[[透]]'(통할 투) 등이 있다. "물들이다" 류의 행위와도 비슷하다. 한자로는 '[[染]]'을 쓰는데, 한국어에서는 [[염색]]이나 질병 [[전염]]의 의미로만 쓰지만 [[중국어]]에서는 이 글자를 좀 더 넓은 의미로도 쓴다. '절다([[쩔다]])'는 [[기름]]이나 [[오줌]] 등 더러운 것이 잔뜩 묻어있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이다.[* '[[쩔다]]' 문서에서는 "대단하다"를 의미하는 용법이 주로 소개되어있는데 본래의 이 의미와도 연관은 있는 것 같다.] '절이다'는 '절다'의 사동형이다. 이러한 침투류 의미는 '[[새다]]'와도 관련된다. '담그다', '잠기다'[* '담기다-담그다', '잠기다-잠그다' 쌍이 있기는 하나 '담그다'와 '잠기다'가 좀 더 출현 빈도가 높다. 두 쌍이 상당히 형식이 비슷한 편이다. 둘 다 15세기에는 [[ᇚ]] 어근을 지닌 특수 어간 교체 동사였다.] 류는 '젖다'와는 달리 고체 쪽이 액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 다르다. 다만 '담그다', '잠기다' 류의 행위가 일어나면 자연히 '젖는' 일도 벌어지기 때문에 의미상의 연관은 있다. '축이다'는 [[갈증]]이 났을 때 [[물]]을 마셔서 목을 축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 외국어 == [[일본어]]로는 'ぬれる'라고 한다. 한자는 '[ruby(濡,ruby=ぬ)]れる'로 적실 유(濡)를 쓴다. 타동사 형 '적시다'는 한국어와 달리 확실히 같은 어원인 'ぬらす'이다.[* 일본어에서는 이처럼 '-れる'(자동사) / '-らす'(타동사) 대응을 보이는 동사들이 꽤 있다. '[ruby(漏,ruby=も)]れる-[ruby(漏,ruby=も)]らす'(새다 - 새게 하다), '[ruby(暮,ruby=く)]れる-[ruby(暮,ruby=く)]らす'[(세월이) 가다 - (세월을) 보내다\] 등.] 'ぬれる'에는 묘하게 "애정 관계를 갖다"라는 의미도 있어서 "호색한", "정사" 등의 의미로도 확장된다는 점이 한국어 '젖다'와는 다른 점이다. 다만 이 표현은 상기했듯 한국어에서 '젖다'를 "성적 흥분"의 의미로 쓰는 것과 비슷한 의미 확장일 가능성도 있다. [* 그래서 '[ruby(濡,ruby=ぬ)]れ[ruby(者,ruby=もの)]'는 "호색한"이라는 의미도 있다. '[ruby(濡,ruby=ぬ)]れ[ruby(場,ruby=ば)]'는 "[[씬|정사 장면]]", '[ruby(濡,ruby=ぬ)]れ[ruby(事,ruby=ごと)]'는 '정사 연기', '[ruby(濡,ruby=ぬ)]れ[ruby(話,ruby=ばなし)]'는 '정사 이야기'가 된다.] [[합성어]]도 상당히 많다. '[ruby(濡,ruby=ぬ)]れ[ruby(物,ruby=もの)]'(젖은 [[빨래]]), [ruby(濡,ruby=ぬ)]れ[ruby(燕,ruby=つばめ)](젖은 [[제비]]), [ruby(濡,ruby=ぬ)]れ[ruby(紙,ruby=がみ)]/[ruby(濡,ruby=ぬ)]れ[ruby(髪,ruby=がみ)](젖은 [[종이]]/젖은 [[머리카락|머리]]) 등. 어원적으로는 "젖은 옷"으로 직역되는 표현으로 '[ruby(濡,ruby=ぬ)]れ[ruby(衣,ruby=ぎぬ)]'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누명]]을 의미한다. 한편 "젖은 낙엽족"으로 직역되는 [ruby(濡,ruby=ぬ)]れ[ruby(落,ruby=お)]ち[ruby(葉,ruby=ば)][ruby(族,ruby=ぞく)]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정년퇴직]]하여 젖은 [[낙엽]]처럼 축 처진 채 [[마누라]] 꽁무니에 붙어 다니는 [[남편]]"을 의미한다고 한다.[* 한국어 속어로는 '삼식이 (남편)' 정도에 해당될 듯하다.] [[영어]]로는 'wet'이 해당되는데 이는 동사는 아니고 이미 젖은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이다. 뜻이 상당히 넓어서 "습식 숙성" 같은 것도 'wet aging'으로 표현한다. 'damp'는 축축해지고 얼룩이 지는 현상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형용사이다. 'soak'는 "푹 담그다"라는 의미인데 "완전히 젖었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영어로 "축축하다"를 나타내는 표현에 대해서는 옥스퍼드 영한사전 'wet' 항목에서 상당히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https://en.dict.naver.com/#/entry/enko/7a42c5c20568481bb5d17407a91b33cb|'wet / moist / damp / soaked / drenched / dripping / saturated' 등의 용법 차이]] == 동음이의어 == 동음이의어로 "뒤로 기울다"를 의미하는 '젖다'가 있다. '젖히다'가 이 '젖다'의 [[사동 표현|사동형]]이다. 이 '젖다'가 쓰인 합성어로는 '젖다듬다'가 있다. 근래에는 사동형 '젖히다'만 주로 쓰이는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