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보기문서 편집수정 내역 All Tomorrows (덤프버전으로 되돌리기) {{{+1 '''All Tomorrows: A Billion Year Chronicle of the Myriad Species and Varying Fortunes of Man'''}}} '''올 투모로우: 인류의 수많은 종과 다양한 운명에 관한 10억 년간의 연대기''' ||<-5> {{{-3 {{{#000000 '''표지'''}}}}}}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 투모로우 표지.jpg|width=100%]]}}}|| || {{{-3 올 투모로우: 인류의 수많은 종과 다양한 운명에 관한 10억 년간의 연대기}}} || }}} || [clearfix] [목차] [clearfix] == 개요 == ||<:><#FFFFFF>{{{#!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연표.jpg|width=100%]]}}} || ||<#4F9A61><:> {{{#000000 '''▲ 연표''' }}} || || 스타 피플의 직속 후예인 '아스테로모프'는 [[무중력]] 생활에 적응한 상태이며, 때문에 이들의 유전 형질을 행성 지표 중력권 생활에 적합하게 품종 개량한 테레스트리얼이 [[지구]]를 방문한 기록을 마지막으로 인류의 활동 기록이 끝난다. || '''[[튀르키예]]'''의 예술가이자 연구가 C. M. 코세멘(C. M. Kosemen)[* 예술가 치고는 발이 넓어서, [[All Yesterdays]] 집필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역사학 논문을 집필한 적도 있다. [[DeviantArt]]에도 Nemo ramjet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 2008년에 인터넷에 출간한 일종의 [[사이언스 픽션]] 소설. [[가상생물학]] 서적이기도 하다. 원래는 작가의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었으나 이후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기존 게시물이 사라졌고, 현재는 [[http://www.sivatherium.narod.ru/library/Ramjet/01_en.htm|여기]]에서 읽어볼 수 있으며 원본 삽화를 첨부한 [[https://www.youtube.com/watch?v=YbuulUQzHRU|오디오북 영상]]도 있다. '''[[혐짤]] 주의!''' 부제 그대로 [[포스트휴먼]], [[미래인]],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에 관한 소설. [[신인류]]를 [[인간을 사용한 XXX|소재]]로 삼아 실행된 [[우주]] 단위의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주제로 하는 작품으로, 인류의 미래를 다룬 각종 SF 소설을 오마주했으며 특히 '''[[맨 애프터 맨]]'''의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워진 소설이기도 하다. [[불쾌한 골짜기]]로 가득한 작품이지만, 의외로 감동적인 주제 의식을 다루고 있다. 이는 결말부에서 직접 언급되므로, 주제를 바로 확인하고 싶다면 접혀 있는 '맺음말-모든 내일' 문단을 참조할 것. 맨 애프터 맨을 오마주[* 이름이나 생태가 겹치는 인종이 여럿 등장하나, 역으로 맨 애프터 맨과 정반대로 전개한 요소도 많다. 특히 결말.]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맨 애프터 맨보다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진 것을 비롯해[* 맨 애프터 맨에서 현생 인류가 우주로 진출한 뒤 한참 나중에야 지구로 귀환하긴 하지만, 지구 바깥의 우주가 거의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지구만 배경으로 다루는 셈이다.] 여러 가지로 다른 점이 많아 비교할 거리가 많은 편이다. 맨 애프터 맨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운명이 상당히 암울한 것 또한 특징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전개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folding [ 양측 결말 스포일러 ] 둘 다 인류의 운명이 암울하기는 하나 마지막 시점에서는 지구의 인류가 심해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맨 애프터 맨보다 오히려 모든 우주의 인류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All Tomorrows 쪽이 역설적으로 더 밝으며, 결국 서로가 추구하는 주제와 방향성이 확연히 다르다. 맨 애프터 맨 속 현생 인류는 '''유전 조작된 인간'''들을 이용하여 해저 도시나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한편 자신들은 망해 가는 문명 속에서 신음하는 동족 현생 인류들을 놔둔 채 '''일부만''' 우주로 떠났다가, 몇백만 년 뒤에야 지구로 돌아와 지구를 '''또 다시''' 망가뜨린 뒤, 다시 지상의 모든 포스트휴먼이 '''전멸한''' 지구를 떠나 '''다른 별로 향한다'''. 또한 지메즈 스뭇 이전의 현생 인류, 생태계를 포스트휴먼으로 채워 넣는 한편 정신 안정제에 의존하여 살아가던 하이테크, 아예 유기질로 된 생명 유지 장치로 연명하던 틱은 전부 현재 시점에서 몇천 년 뒤에 '''지구 자기장 변동으로 전멸'''했다. 인간이 수없이 이어지는 진화와 멸종에도 (전부 사라지기 전까지) 어마어마한 진보를 이루어내며 인간 찬가를 설파하는 All Tomorrows와는 달리, 맨 애프터 맨은 여러 번 기회가 있었음에도 '''스스로를 파멸시키고야 마는''' 인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스토리 설명 유튜버인 Alt Shift X가 이 작품을 설명하는 [[https://www.youtube.com/watch?v=imNtSPM3-r4|영상]]을 업로드한 걸 계기로 아는 사람만 알던 이 작품의 팬덤이 2021년 6월부터 크게 확산되어 팬아트나 팬 영상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미래 인류의 진화'라는 파격적 소재와 거대한 스케일 덕분인 듯. 현재는 유행이 잠잠해지면서 팬덤 확산으로 유입된 팬들만 여러 [[가상생물학]] 작품과 이 작품을 덕질하며 남아 있는 상황이다. == 내용 == 이 소설은 전개에 따라 크게 4편으로 나뉜다. 1. [[우리 은하]]로 진출한 인류가 호전적 외계인 쿠(Qu)에 의해 갑작스레 멸망하여 개조당하는 내용을 그린 프롤로그. 1. 4천만 년 동안 은하계를 지배하던 쿠가 갑자기 은하계를 떠나고 인류의 대량 멸종이 일어난 뒤, 그 폐허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이 환경에 따라 [[적응 방산]]하는 모습을 다룬 전반부. 1. 전반부에 등장했던 인간 종들의 후손들이 은하 연합을 이루지만, 죄다 한 종류의 인종에게 대멸종적인 학살을 당하는 중반부. 1. 여러 인간 사이의 대전쟁 끝에 인류가 끝끝내 다시 은하계로 진출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후반부. === 프롤로그 === 인류의 화성 진출과 지구-화성 전쟁, 은하계 진출과 [[인류멸망]]을 다룬다. 18페이지 정도의 짧은 부분이지만 이 정도만 해도 보통 [[SF 소설]] 한 권 못지않을 정도로 스케일이 방대하다. ==== 인류의 태양계 진출 ==== 오랜 시간이 지나[* 원문 묘사는 이하와 같다. "인류의 본격적인 업적은, 수천 년 동안 대지에 묶여 이루어졌던 전희가 끝난 뒤 정치적 통일과 점진적 화성 개척으로 시작되었다."] 정치적 통합을 이룬 인류. 그 후 [[화성]]을 [[테라포밍]]하자는 논의가 인류 사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행성 테라포밍 기술이 나타난 뒤로 한동안 여러 가지 의제를 토론하며 지지부진을 반복하던 와중, 지구의 인구가 '''120억 명'''이 되어 환경이 망가지자, 그제서야 위기를 느낀 지구 정부는 모성에서 편안하게 지내려는 얄팍한 본능을 떨쳐내고 화성 테라포밍을 시작한다. 하지만 화성 테라포밍이 쉬우리라는 추측과는 달리 지구인들은 정작 첫 삽을 뜨고 나서야 테라포밍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문제에 맞닥뜨리고, 결국 계획을 더 장기적으로 수정하고 테라포밍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뒤에야 지구인들은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었다. 묘사에 따르면 수 세기에 걸쳐 주기적으로 유전자 조작 미생물이 담긴 운석을 떨궈 대기를 지구와 비슷하게 바꾸고 같은 방식으로 바다를 조성한 뒤, 화성 버전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동식물을 풀어놓았다는 듯. ||<-5> {{{-2 {{{#000000 '''화성으로'''}}}}}}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1.jpg|width=100%]]}}}|| || {{{-2 착륙선이 화성의 땅을 처음으로 밟을 사람들을 나르고 있다.[br]식물의 모습이 최초의 육상 식물이었던 [[쿡소니아]]와 비슷한 것이 인상적.}}} || }}} || 테라포밍이 끝난 뒤에도 화성은 수 세기 동안 낙후된 채 남아 있었다. 지구 정부 측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산업을 전부 화성으로 넘겨버렸고, 지구의 최전성기가 찾아오면서 지구인들 역시 화성인들을 부려 먹었기 때문. 그러나 화성인들이 새로운 정부를 구축하고 유전적으로도 지구인과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지구 vs 식민지|상황은 뒤바뀌기 시작했다]]. 2백여년 간 화성 정부는 지구 정부를 경제적으로 잠식해 나갔지만, 이내 화성인들의 지구에 대한 반발심이 절정에 도달하고 만다. 화성의 정체성 자체[* 화성 문화가 만들어질 때부터 화성의 문화 매체 대부분에 반(反)지구적 메세지가 잔뜩 퍼져 있었다고 한다.]가 지구에 대한 반란에 가까웠으며, 지구가 쇠퇴해가는 반면 화성의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5> {{{-2 {{{#000000 '''화성의 미국인'''}}}}}}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2.jpg|width=100%]]}}}|| || {{{-2 삽화로 묘사된 화성인의 모습.[br]'더 가벼운 중력에서 몇 세대가 이어지면서 뼈대가 가늘고 유연해졌다'라는 설명대로, 얼굴과 목이 현대인에 비해 전체적으로 길어졌다. }}} || }}} || 지금으로부터 대략 1000년 후, 화성국(國)은 지구와의 비필수적 무역과 여행을 금지했고, 지구 정부에게는 이 봉쇄령이 연간 수입의 4분의 3이 사라진다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기에 화성에게 선전포고를 선언했다. 현대인[*현생인류시대]들의 상상과는 달리 전쟁 병기가 죄다 자동화기계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병사들이 전장에서 마주칠 일은 없었으나, [[포보스]]가 산산조각나서 화성에 말 그대로 유성우를 뿌리는가 하면 지구의 인구 중 3분의 1을 박살낸 '폴라 임팩트' 같은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8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고, 지구인과 화성인 모두가 멸종될 위기를 간신히 넘기고 나서야 평화 조약이 체결되었다. 생존자들은 이러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치적, 경제적, 생물학적 변화를 포함한 막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인과 화성인이 거의 다른 종으로 변화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두 행성뿐만 아니라, 최근에 막 테라포밍된 행성에서도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류를 자신들의 후계자로 내세우자는 안건이 통과되었다. 강제로 불임 시술을 받는 것이나 우월한 인종에 밀려 도태되는 것 모두 기존 인류에게는 굴욕적인 선택이었지만, 전쟁을 막 헤쳐나온 사람들은 구 인류를 싹 다 학살하는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불평하거나 저항하는 것 정도로만 반발할 뿐이었다. 전쟁으로 이루어진 기술 발전과 통합된 정부에 힘입어, 신인류는 몇 세대만에 [[금성]]과 [[소행성#s-2.1|소행성대]]를 넘어 [[목성]]과 [[토성]]의 위성까지 개척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이들에게 [[태양계]]는 너무나도 좁은 곳이 되었다. 태양계를 물려받고 더 멀리, 머나먼 별들이 펼쳐진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별사람, '''스타 피플'''(Star People)이 될 운명이었다. ||<-5> {{{-2 {{{#000000 '''스타 피플'''}}}}}}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3.jpg|width=100%]]}}}|| || {{{-2 삽화로 묘사된 스타 피플의 모습.[br]미래적인 동시에 투박한 복식을 착용하고 있으며, 얼굴과 목이 현대인에 비해 전체적으로 길어지고 커졌다. 미간도 전체적으로 넓어진 편.[br]뒤에는 [[성도#s-1.5|성도]]가 묘사되어 있다. }}} || }}} || ==== 은하계 개척과 인류의 여름 ==== 스타 피플들에게조차 [[성간비행]]은 중대 문제였다. [[초공간도약]]이나 [[초광속 여행]] 같은 것들이 논의되었지만, 결국 가장 가까운 별일지언정 '개척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성간비행으로 운송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첨단 기술로 낼 수 있는 속도가 죄다 광속에 가까이 가지도 못하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성간비행에 수 세기가 걸린다는 결론이 나자 부리나케 여러 [[세대 우주선]]이 설계되고 심지어 몇 척이 만들어지기까지 했지만, 기술적 문제나 선상 반란 때문에 전부 실패로 돌아갔다. 해결책은 일단 그 곳에 가서 별을 개척하고, 주민들을 나중에 '''만드는''' 것이었다. 빠르고 작고 자동화된 우주선들이 건조되어 우주 저 너머로 보내졌다. 이 우주선에는 스스로를 복제할 수 있으며 반자각 AI가 탑재된 기계가 실려 있었다. 이 기계들의 목적은 목적지를 테라포밍하고 우주선 내부에 저장된 유전 물질로 거주자들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주선에 의해 제작된 첫 번째 세대 중 그들을 만든 기계에 대해 '[[메카노필리아|이상한 애정]]'을 품은 세대들이 속속들이 등장한 것이다. 그들은 인간으로 존재하길 거부했고, 정체성 위기로 정신이 붕괴되어 죽어버렸다. 이 기술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보통 현상이 아니어서, 식민지 개척 계획 중 거의 절반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실패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계획의 나머지 절반은 [[우리 은하]]의 나선 팔 하나를 인간으로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생존자들은 항성이 품고 있던 힘을 아득히 넘어서는 문명을 만들어내면서 인류의 진정한 황금기, '''인류의 여름'''(The Summer of Man)을 열어젖혔다. 성간 전자 통신 덕에 모든 인류의 성과는 은하계를 가로질러 공유되었으며, 모든 인류가 어마어마한 부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개개인'''이 오늘날[*현생인류시대]의 일부 국가들이 누리는 것보다 더욱 풍요로운 물질적/문화적 재산을 얻을 수 있었으며, [[노동]]은 그저 의무로만 치부되었다고 한다. ||<-5> {{{-2 {{{#000000 '''인류의 여름'''}}}}}}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4.jpg|width=100%]]}}}|| || {{{-2 두 스타 피플이 토착 식물 잔해 아래에 앉아 홀로그램 영화를 보고 있다.[br]그들에게는 이러한 삶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축복이리라. }}} || }}} || ==== 조기 경고 ==== 이렇게 인류의 여름이 계속되는 도중에도 한 가지 이상한 현상이 발견되었다. 외계 생명체는 은하계 전체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반면, 아무도 진정한 의미의 지적 생명체, 또는 지능의 징후를 목격하지 못했다는 것. 어떤 사람들은 이 현상을 '지적 생명체 자체가 우주 전체를 따져 봐도 희귀한 현상이다'라고 여겼고,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지능을 신이 내린 축복으로 여겨 신성한 영향력, 즉 [[종교]]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탁상공론과 논쟁만이 분분한 사이, 인류에게는 의문 하나가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었다. ''''만약 인류가 우주에서 인류와 대등하거나 그보다 더 위대한 존재와 마주친다면, [[코즈믹 호러|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술자들이 테라포밍된 지 얼마 안 된 행성에서 수수께끼의 생물체의 유해를 발견하면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이 거대한 화석에는 '''판데라비스 [[판도라]]'''(''Panderavis pandora'')라는 학명이 붙었는데, 외계 행성에서 발견된 외계 생명체가 지구 동물의 모든 특징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와 비슷하게 생긴 이 생명체에는 커다란 발톱이 달려 있었는데, 이후 이 생물이 '''[[테리지노사우루스]]'''에서 파생된 생물임이 밝혀졌다. 게다가 이 행성의 동물들은 죄다 팔다리가 셋뿐이었고 골격은 [[구리(원소)|구리]]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유체정역학(流體靜力學)적 근육 체계를 지니고 있었던 반면, 판데라비스는 칼슘이 풍부한 뼈와 사지를 가진 전형적인 육상[* 원문은 "terrestrial"인데, 육상이라는 뜻도 되지만 여기서는 "지구의"라는 뜻이다. 즉 외계 행성에서 지구형 척추동물의 화석이 발견된 것.] [[척추동물]]이었다. 지구의 지층에서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 화석을 '반박할 수 없는 [[창조설|신성한 창조의 증거]]'로 여겨 종교적 열망을 부추겼지만, 다른 사람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이 은하계 어딘가에, '''지구를 방문하고 동물들을 그곳에서 데려와 외계 행성에 적응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존재'''가 있다는 증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심지어 화석 자체의 시간적 격차를 고려한다면, 판데라비스가 이 행성에서 죽은 것은 고작 최소 수천 년 전의 일이었다. 인류는 지구-화성 내전 때 그랬던 것처럼 다시 무기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별을 [[초신성]]으로 바꿔버리고 태양계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물건들이었다. 그러나 [[퍼스트 컨택트|첫 번째 접촉]]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은하는 단 하나의 종만이 지능을 발달시키기에는 너무 컸다. 이 '[[미지와의 조우]]'가 미뤄질수록, 인류의 완전한 멸종에 대한 공포감은 점점 심해질 뿐이었다. ||<-5> {{{-2 {{{#000000 '''조기 경고'''}}}}}}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5.jpg|width=100%]]}}}|| || {{{-2 판데라비스의 복원도.[br]판데라비스의 발톱은 먹이를 찾기 위해 흙을 뒤엎는 갈퀴와도 같았다.[br][[기회주의]]적인 토착 생물들이 판데라비스와 나란히 걸으며, 떡고물처럼 떨어질 먹이를 노리고 있다.[br]이미 멸종한 지구 생물 [[테리지노사우루스]]의 모습을 한 판데라비스와 그에 비하면 굉장히 이질적인 삼족 보행 토착 생물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 || }}} || ==== 쿠(Qu)와의 조우, 인류의 소멸 ==== 인류가 불안에 떨면서 무기를 거머쥐던 사이에, 거의 10억 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쿠'''(Qu)라는 외계 생명체가 은하를 떠돌고 있었다. 이들은 여러 시대에 걸쳐서 은하의 한 나선 팔에서 다른 나선 팔로 이동하는 [[유목민]]들이었다. 은하를 가로지르는 여정을 반복하면서 발전과 진화를 거듭한 끝에 그들은 [[유전공학]]과 나노 기술의 달인이 되었고, '보시기에 심히 좋도록'[* [[창세기]] 1장 31절.] 우주를 재창조하는 종교적 사명을 머리 깊숙히 새겼다. 원래는 스스로의 힘으로 종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였지만, 쿠들은 이 신조에 의심 하나 없이 맹목적으로 동조했기 때문에 이 신조는 말 그대로 [[도그마]]가 되어 쿠를 광신도로 만들어버렸다. 인류의 찬란한 영광도 10억 년 가까이 존속한 쿠에게는 [[사상누각]]에 불과했으며 쿠에게 인류는 그야말로 '''실험체'''나 다름없었다. 그 동안의 무장이 무색하게 인류는 쿠에게 저항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천 년도 버티지 못한 채 처참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인류가 테라포밍한 행성은 처음부터 외계 생태계의 말살을 염두에 두고 실행되었기에 쿠에게는 텅 빈 폐허나 마찬가지였다. 이왕 이렇게 된 겸, 쿠는 자신들의 사명에 맞서 신성 모독을 행한 '이교도', 즉 인류에게 천벌을 내리기로 한다. 바로 인류를 자신들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유전적 재료로 '''개조'''하는 것이었다. 이는 인류의 의식을 완전히 말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이상하고도 새로운, 수없는 형태로 유전적 유산을 보존함으로써 인간이라는 종을 '구원'하는 결과를 낳았다. ||<-5> {{{-2 {{{#000000 '''쿠'''}}}}}}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6.jpg|width=100%]]}}}|| || {{{-2 인류의 몰락에 득의양양한 쿠의 모습.[br]왼쪽에는 나노 기술 드론이, 오른쪽에는 유전적으로 변형된 추적 생물이 떠 있다.[br]쿠의 화기 뒤편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트루비우스 인체도가, 그것도 역방향에 쿠의 촉수에 휘감긴 것처럼 그려진 모습은 인류의 몰락을 은유하는 명백히 의도적인 연출이다. }}} || }}} || 쿠는 야생동물부터 애완동물, 유전적으로 변형된 도구에 이르기까지 온갖 모습을 한 '대용품 인간'으로 넘쳐나는 우리 은하에서 4천만 년 동안 최고의 자리에 군림했다. 그들은 킬로미터 높이의 기념물을 세웠고, 순전한 변덕으로 별 전체의 표면을 바꾸었다. 하지만 어느 날, 쿠는 홀연히 왔던 것처럼 홀연히 어딘가로 떠났다. 쿠라는 종족에게 인류와의 전쟁을 비롯한 모든 것은, '그들의 종교적 욕망이 온 우주를 뒤덮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여정'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사라진 빈 자리에는 한때 인류였던 괴상한 '인간'들로 가득 찬 생태계로 이루어진, 천 개가 넘는 행성들만이 남아 있었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그들을 보살피던 쿠가 떠난 직후에 멸종했고, 다른 '인간'들은 좀 더 오래 살아남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종들이었기에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인류의 후손들이 실제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행성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몸 속에 종의 운명을 품은 채, 그들은 이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분열되고 분화되었다. >'''Humanity, once the ruler of the stars, was now extinct. However, humans were not.''' >한때 저 별들을 지배했던 '''인류'''는 이제 멸종[* 후술되는 내용이지만 이때 '스타 피플'의 직속 후예인 '스페이서'가 생존하게 되었으므로 '인류는 멸종하지 않은 상태'인데, 어째서인지 화자는 '인류는 멸종했다'라고 서술한다. 스페이서가 스타 피플과는 다른 형태로 진화했으므로, 극적인 서술을 위해 스타 피플까지를 '인류 문명'으로 정의했을 수는 있겠다.]했다.[* 이 문장은 [[혹성탈출 지하 도시의 음모]]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떠오르는 서술이기도 하다.("우주의 셀 수 없이 많은 수십억 개의 은하 중 하나에... 중간 크기의 별이 있다. ''그리고 그 위성 중 하나인 녹색의 하찮은 행성은 이제 죽었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않았다. ||<-5> {{{-2 {{{#000000 '''쿠의 피라미드'''}}}}}}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7.jpg|width=100%]]}}}|| || {{{-2 한때 40억의 영혼을 품었지만 지금은 침묵만 남은 별.[br]그 창백한 대지에 1마일 높이의 쿠 피라미드 탑들이 높이 솟아 있다.[br]이 구조물은 쿠의 상징으로, 그들이 지나온 모든 거주용 행성에 남아 있다.}}} || }}} || 여기까지가 이 소설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 전반부 === 소설의 초중반은 쿠가 떠난 뒤 폐허로 남은 별들에서 살아남은 인간 종들이 환경에 따라 [[니치#s-3|생태적 지위]]를 획득하여 적응 방산하는 모습을 다룬다. 이 부분의 문체는 사실상 맨 애프터 맨과 다를 바 없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멸종했지만, 소수의 종들은 지성을 획득해 다시 은하계로 진출하게 된다. ==== 웜 ==== 쿠가 [[태양]]을 마개조하는 바람에, [[다크 선|타는 듯이 뜨거운 태양]] 아래 [[타투인|불타오르던 행성]] 지하에 거주하던 대용품 인간. 수정같이 생긴 "식물"의 숲이 땅을 뒤덮은 덕분에 [[행성]]에는 아직 산소가 남아 있었고, 그 행성의 유일한 척추동물이자 스타 피플의 마지막 후손인 '''웜'''(Worms) 또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벌레'라는 이름 말마따나 외모는 전체적으로 창백한 거대 지렁이에 팔다리가 달린 듯한 생김새. 손가락과 발가락은 퇴화하여 [[땅강아지]]의 앞다리처럼 변했고 눈 역시 바늘구멍 수준으로 퇴화했으며, 눈 외에도 외이([[귀]]), [[신경계]] '''절반'''이 퇴화되었다. 신경계가 죄다 퇴화했으니 지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건 당연지사. 이들이 살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는 땅을 파는 것, (어쩌다 마주친 동족을 포함한) 먹이를 먹는 것, [[짝짓기]]를 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나마 번식력이 왕성했던 덕분에 인류의 유산을 조금이나마 보존해냈다고 한다. ||<-5> {{{-2 {{{#000000 '''웜'''}}}}}}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8.jpg|width=100%]]}}}|| || {{{-2 웜 부부와 자식 개체의 모습.[br][[가오리]]처럼 눈과 코의 위치가 위아래로 구분되어 있어, 눈과 콧구멍을 착각하기 쉽게 생겼다.}}} || }}} || ==== 타이탄 ==== '''타이탄'''(Titans)은 사바나 행성에서 살아남은 거대한 대용품 인간으로, 길이만 '''40미터'''를 넘길 정도로 거대하다. 앞다리가 [[코끼리]] 다리마냥 퇴화한 대신 코끼리의 코처럼 아랫[[입술]]에 근육 조직이 발달했다. 비록 기괴해 보여도 당시 은하계에 남아 있던 인간들 중에는 가장 영리한 인간 종에 속한 덕분에 [[두뇌]]를 원시 인류 수준으로 다시 발달시킬 수 있었다. 물건을 쥘 수 있는 아랫입술로 화려한 목재 조각품을 만들고, 격납고처럼 생긴 거대한 주택을 지었으며, 원시적인 형태의 농업을 시작했을 정도. 심지어 광활한 평원을 가로질러 울려 퍼지는 목소리로 구전문학을 공유하기도 했다. 타이탄은 이렇게 수십만 년 만에 인류의 계승자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보이던 인간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빙하기'''가 타이탄의 행성을 강타하는 바람에 멸종하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빙하기의 끝과 동시에 멸종한 [[매머드]]가 떠오르는 부분. ||<-5> {{{-2 {{{#000000 '''타이탄'''}}}}}}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09.jpg|width=100%]]}}}|| || {{{-2 타이탄 개체의 모습.[br]아랫입술 끝에 코끼리의 코와 비슷한 조직이 보이지만, 코끼리와는 달리 귀가 확장되지는 않았다.}}} || }}} || ==== 프레데터 ==== 육식 인류는 수많은 행성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옛 구전들에 나오던 [[흡혈귀]], [[늑대인간]], [[고블린]] 등을 연상시켰다. 어떤 종은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한 큼직한 머리로, 또다른 종은 맹금류의 발톱 같은 발로 다른 대용품 인간들을 사냥했지만, 가장 흔한 종류는 손가락에 날카로운 발톱을 탑재한 계열이었다. 이들 중 가장 효율적 사냥 방식을 고른 종은 인류의 외부 개척지 중 하나에 살고 있던 '''프레데터'''(Predetors)였다. 고양이과 동물처럼 발톱을 넣었다 꺼낼 수 있었으며,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머리에 달린 턱은 날카로운 이빨로 가득했고 귀 또한 먹이의 위치를 잘 포착할 수 있게 발달했다. 마치 [[고블린]]과 [[서벌]]을 뒤섞은 것 같은 생김새. 이들의 먹이는 새처럼 얇은 다리로 겅중거리며 뛰는 '''설터터'''(Saltators)[* 이름 자체는 북미에 서식하는 흰눈썹밀화부리류(''Saltator'' sp.)를 뜻한다.]였다. 먹이들이 망각 속에서 뛰노는 사이, 포식자들은 행성의 다른 인간들을 사냥하면서 다시 한 번 지능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5> {{{-2 {{{#000000 '''프레데터와 설터터'''}}}}}}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0.jpg|width=100%]] [[파일:올투 11.jpg|width=100%]]}}}|| || {{{-2 프레데터와 설터터 개체의 모습.}}} || }}} || ==== 맨텔로프 ==== 모든 인류가 쿠의 개조 하에 이성을 잃고 짐승이 된 것은 아니었다. '''맨텔로프'''(Mantelopes)[* 인간(man)과 영양(antelope)의 합성어다.]가 그 예로, 이들은 악기이자 살아 있는 녹음기 역할을 하도록 개조당한 인간이었다. 쿠가 은하계를 떠나자, 맨텔로프는 행성의 생태계가 빈약했던[* 상술한 대로 인류는 기존 행성의 생물체를 전부 없애는 방향으로 테라포밍을 실행했으며, 쿠 역시 그 생태계를 전부 대용품 인간으로 채웠기 때문에 인류와 쿠를 거쳐간 행성들의 생태계가 빈약할 수밖에 없다.] 덕분에 겨우 초식성 네발 짐승의 생태적 지위를 획득해 살아남았다. 조금 불완전할지언정 또렷한 인간의 정신에 불구나 마찬가지인 동물의 몸을 가지고 있는 맨텔로프의 삶은 괴롭기 그지없었다. 이 세상이 어떤 꼴이 났는지 이해할 수 있는 지능을 지니고 있었지만, 몸 때문에 세상의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었으니까.[* 동물처럼 변한 건 다른 인간들도 마찬가지 아니냐 싶겠지만 그런 이들은 이성도 같이 잃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거나 적어도 손이 남아 있거나 손처럼 쓸 수 있는 다른 유용한 기관들이 있었다. 그러나 맨텔로프들은 그조차도 없었다. 당장 위에서 설명한 타이탄 같은 경우에도 멘텔로프와 같이 손이 퇴화했지만 사실상 손과 마찬가지인 입술 조직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인간들이 비참하게 연명하고 있을 때 초기 문명을 일으켜 세워 화자가 말하길 '''인류의 후계자'''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단계까지 도달했었다.] 당장 수 세기 동안 맨텔로프는 종교와 구전을 통해 절망과 상실의 노래를 부르며 초원 위를 돌아다녔다. 그나마 이들에게 다행이었던 사실은 [[자연 선택]]이 그들의 고통을 줄여 주었다는 것이다. 두뇌를 잘 활용할 수 없다면 두뇌가 발달할 일이 없었으니까. 우둔하고 무식한 맨텔로프들은, 이성이 남아 있기에 고통받으며 언제나 우울증에 시달리던 맨텔로프보다 빨리 성장했고 풀을 더 잘 뜯었다. 10만 년 만에 지성이 사라진 맨텔로프들이 기존의 개체들을 대체했으며, 그들의 우울한 세계는 영원히 침묵 속에 잠겼다. 진화는 방향도, 올바른 것도, 성스러운 것도 없이 그저 변화만을 외치는 존재였다. ||<-5> {{{-2 {{{#000000 '''맨텔로프'''}}}}}}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2.jpg|width=100%]]}}}|| || {{{-2 맨텔로프 개체의 모습.[br]원시 우제류처럼 발가락 중 하나가 발굽처럼 발달되었다.}}} || }}} || ==== 스위머 ==== 쿠는 특이하게도 수많은 수중 인간들을 창조해냈다. 아마도 그들의 생명 주기가 수생 유충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품종 개량이 이어지자 수중 인간들은 다양하게 분화했다. 사지가 없고 리본같은 몸의 '''일-피플'''([[장어|Eel]]-people)이나 고래같이 거대한 '''[[베헤모스]]'''(Behemoths), 뒤틀린 입에서 물을 뿜어가며 헤엄치는 장식용 관상어 인류, 심지어 [[식량인류|식량으로 쓰기 위해]] 뇌를 없애고 개조시킨, 끔찍하게도 많았던 '''월로워'''(Wallowers) 등등 온갖 종류의 수중 인간이 존재했다. 이들은 전부 완벽하게 길들여진 인간이었던 탓에 야생 적응력이 없었으며, 쿠가 은하계를 떠나자 빠르게 멸종했다. 쿠가 은하계를 떠난 이후, '''스위머'''(Swimmers)를 비롯해 개조가 덜 이루어진 몇몇 수중 인간들만이 살아남았다. 스위머에게는 인공 아가미가 없었고 앞쪽 지느러미에 손의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뒷다리 또한 남아 있었다. 눈꺼풀 뒤에 인간의 눈이 남아 있었으며, 지적인 수준은 아니어도 이를 통해 어느 정도 대화도 나눌 수 있는 모양. 스위머의 먹이는 원래 지구에서 식량으로 쓰기 위해 들여온 동물들의 후손인 물고기와 갑각류로, 수천 년 동안 쿠의 지배 아래 진화가 멈춰 있었다. 쿠가 떠나고 자연 선택의 손길이 다시 한 번 바다로 뻗어나가자, 스위머들은 지성의 축복은 잠시 잊은 채 먹이 사냥에 적합한 구조로 몸을 바꿔나갔다. ||<-5> {{{-2 {{{#000000 '''스위머'''}}}}}}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3.jpg|width=100%]]}}}|| || {{{-2 스위머 개체의 모습.[br]외모가 전체적으로 돌고래를 연상시킨다.}}} || }}} || ==== 리자드 허더 ==== [[도마뱀]] 목동, '''리자드 허더'''(Lizard Herders)는 다른 인간들과 다르게 꽤 운이 좋은 종에 속했다. 쿠는 이들을 다른 인간들처럼 [[뒤틀린 황천]]에 빠진 것마냥 형태를 왜곡시키는 대신, 발견적 학습을 발달시키지 못하도록 소뇌의 구조를 뒤틀어버리고 이들의 두뇌 발달을 가로막았다. 이 때문에 리자드 허더들은 비정상적으로 긴 원시시대를 살아갔으며, 거기다 하필 이 행성에 포식자가 없었던 탓에 리저드 허더들의 지능이 높아질 이유도, 계기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마침내 행성에 사는 다른 생물체들과 공생 관계를 이루었다. 본능적으로 거대 초식성 [[파충류]][* 이 파충류의 조상은 인류가 지구에서 애완동물로 데려온 도마뱀들이었다.]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얼마 안 가 열대 기후가 파충류들의 적응 방산을 이끌어냈고, 한때 별 사이를 여행했지만 개조당해 뇌가 망가진 이 '멍청한 인간'들은 이 파충류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리저드 허더가 이 파충류들에 맞서서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진화는, 조용히 짐승의 망각 속으로 가라앉는 것뿐이었다. ||<-5> {{{-2 {{{#000000 '''리저드 허더'''}}}}}}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4.jpg|width=100%]]}}}|| || {{{-2 리저드 허더가 멍한 눈으로 세상을 훑어보고 있다.[br]그의 가축이 강하고 지혜롭게 성장하고 있건만, 그에게 미래는 없어 보인다.}}} || }}} || ==== 템터 ==== 화자조차 "그들이 어떻게 이런 기괴한 형태로 살아남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떤 인간[*현생인류시대]도 이들을 인류의 후손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기괴한 생김새를 지닌 생명체이다. 이들의 조상은 쿠들이 "착생(着生)형 장식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예술적인 열정'''을 들여 개조되었다. 암컷은 키가 2미터 정도에 부리가 달린 커다란 원뿔형 살덩이처럼 생겼으며, 식물과도 같이 땅에 몸을 반쯤 파묻고 지낸다. 수컷은 작은 체구의 살덩어리 펭귄처럼 생겼으며, 암컷과는 달리 걸어다닐 수 있다. 수컷은 짝짓기를 하기 위해 음식을 나르고, 암컷의 몸을 청소해주며, 암컷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템터'''(Tempters), 즉 '''유혹하는 자'''라는 이름대로 암컷이 소리와 [[페로몬]]을 조합해 가장 강하고 순종적이지만 '멍청한 수컷들을 골라 자기 뜻대로 조종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암컷의 시중을 들 수컷이 태어나지만, 가끔 암컷이 태어날 경우 수컷들이 암컷을 심으러 운반해간다는 듯. 충격적인 생태와는 관계 없이 문명이 발생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템터는 길 잃은 혜성이 이들이 서식하던 숲을 쓸어버리는 바람에 멸종하고 만다. ||<-5> {{{-2 {{{#000000 '''템터'''}}}}}}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5.jpg|width=100%]]}}}|| || {{{-2 템터 특유의 [[성적이형]]을 묘사한 그림.[br]교미 시에는 수컷이 암컷의 길쭉한 구덩이 모양 [[음문]]으로 들어가는데, 작가는 수컷의 이러한 모습을 [[지하철]] 통근자에 비유하였다.}}} || }}} || ==== 본 크러셔 ==== 쿠의 애완동물[* [[문조(조류)|이빨이 변형된 색색깔의 화려한 부리를 지녔으며, 조그마한 크기였다]]고 한다.]에서 파생된 인간. 쿠들이 사라지자 애완 인간 대다수는 멸종했지만, 이 중 강인한 일부 종은 초식동물과 맹금류같은 부리를 지닌 포식자부터, 늪에 사는 따오기 같은 생물이나 화려한 이빨부리가 돋보이도록 독특한 관모를 발달시킨 종류까지 다양하게 분화했다. 그중 '''본 크러셔'''(Bone Crusher)는 다시금 지성을 발달시켰다. 생김새가 충격적인데, 이빨이 부리의 형태로 진화한 것을 빼면 그야말로 키 3m짜리의 설화 속 [[오우거]] 내지 [[트롤]]에 가까운 생김새. 이 대목에서 작가는 [[프랜시스 베이컨#s-4|종족의 우상]]과 독자를 신랄하게 깐다. >'''A creature could feed on putrefying meat, stink like a grave and express its affection by defecating on others, but it might as well be your own grandchild and the last hope of mankind.''' >썩은 고기를 먹고 시체마냥 썩은 내를 풍기고 다른 타인에게 똥을 싸는 것으로 관심을 표현할지언정, 그 생물은 당신의 자손일 수 있고 인류의 마지막 희망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디스가 무색하게, 시체를 먹는 [[스캐빈저]]라는 한계 때문에 인구가 도통 늘어나질 못하면서 본 크러셔의 문명은 중세 수준을 넘지 못하고 몇천 년이 지나 멸망했다고 한다. ||<-5> {{{-2 {{{#000000 '''본 크러셔'''}}}}}}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6.jpg|width=100%]]}}}|| || {{{-2 본 크러셔 개체의 모습.[br]쿠의 고의적 개조와 눈 먼 진화를 통해, 은하는 인류의 신화적 업적에 먹칠을 할 생물로 가득 찼다.}}} || }}} || ==== 콜로니얼 ==== '''콜로니얼'''(Colonials)은 두 번씩이나 쿠의 맹공격을 버텨냈지만[* 이들의 과거 모습을 상상해서 그린 [[https://www.reddit.com/r/AllTomorrows/comments/opcyht/colonials_last_stand/|팬아트]]도 있다.] 세 번째 침략에 쓸려나간 행성의 인류가 개조당한 모습이다. 쿠는 이들을 학살하는 것조차 너무 가벼운 처벌이라고 여겨 '''눈만 달린 [[육벽|살덩어리 벽돌]]'''로 개조해버렸다. 이들은 쿠 문명의 폐기물을 먹으면서, 살아 있는 여과 장치로 4천만 년을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거기다가 이들은 모두가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이 모든 괴로움을 생생하게 자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쿠가 사라지자마자 맨텔로프 이상으로 절실하게 자살을 바랐던 종족이지만, 그들의 육체는 고통받은 만큼 효율적으로 변해 있었다. 결국 이들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누비이불마냥 행성 전체를 뒤덮으며 퍼져나갔다. 4천만 년의 고통 끝에 드디어 콜로니얼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5> {{{-2 {{{#000000 '''콜로니얼'''}}}}}}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7.jpg|width=100%]]}}}|| || {{{-2 콜로니얼 군집의 모습.[br]이들은 [[무성생식]]과 유사한 방법으로 번식한다.[br]가운데의 콜로니얼은 비명을 지르는 것인지, 아니면 지성을 깨달은 것인지 오묘한 표정을 짓는다.}}} || }}} || ==== 플라이어 ==== 비행 인간 종들은 쿠의 영역에서 흔한 인간 종 중 하나였다. 적어도 12개 이상의 행성에 한 두 종류 이상이 존재했다. 대부분은 [[박쥐]] 또는 [[익룡]]과 닮았으며, 천사나 악마 하면 떠오르는 사람에 날개가 달린 모습에 가까웠다. 가스 분비샘을 이용해 날아다니는 종도 드물게나마 존재했다. 대부분 지성을 개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지만, 약지와 소지에 가로질러 뻗은 날개를 통해 날아다니는 원숭이 같은 종은 예외였다. '''플라이어'''(Flyers)들이 비행 인간 중 유일하게 쿠가 인위적으로 개발한 독특한 터빈과 같은 심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가슴 중앙에 위치한 불가사리 모양의 장기가 '''산소를 폐에서 혈류로 직접''' 퍼날랐다. 지금까지의 호흡 기관을 모두 초월하는 효율적 구조를 가졌던 것. 그래서 이들은 비행 능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지능같이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기능을 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종이 생태계의 생태적 지위란 지위는 다 파고들도록 분화하면서, 한동안은 모든 후손들이 지능 대신에 다른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이 재능을 써먹었다. 폭격기 사이즈로 커진다던가 음속을 뛰어넘는 비행 능력에 투자하는 등. >'''Their world was pristine and there were plenty of niches to play in. Intelligence could wait a little more.''' >이들의 세상은 깨끗했고 낄 만한 생태적 지위가 잔뜩 있었다. 지능은 잠시 미뤄도 될 일이었다. 저자는 '생태계의 빈 자리가 차고 넘치니, 지능 따위는 좀 더 기다려줄 수 있었다'면서 이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이들에 대한 소개를 마친다. ||<-5> {{{-2 {{{#000000 '''플라이어'''}}}}}}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8.jpg|width=100%]]}}}|| || {{{-2 원시적 플라이어 개체의 모습.[br]볼품없기는 해도 이 생물들은 신진대사의 인공적 이점으로 인하여 엄청난 진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 }}} || ==== 핸드 플래퍼 ==== '''핸드 플래퍼'''(Hand Flappers)는 비행종 인간들의 후손으로, 플라이어와는 달리 효율적인 인공 장기가 없었기 때문에 발전을 위해 비행 능력을 포기해야만 했던 포스트휴먼 중 하나다. 나비와 같은 날개는 도로 퇴화했고, 다리도 땅에 다시 적응했지만 조상처럼 완벽히 땅 위를 걸을 수는 없었다. 다시 감정과 지능을 어느 정도 갖게 되었지만 2차 퇴화를 거치며 날개는 기형적인 손 정도로 쓸모없어졌는데, 문제는 이 쪼그라든 날개가 [[진화 비가역의 법칙]][* 퇴화 혹은 완전 소실된 기관은 그 후의 진화를 통해서 복구되지 않으며, 환경변화로 소실되었던 기관이 다시 필요해져도 '''퇴화된 기관이 다시 생겨나거나 하지 않고''' 다른 기관이 새롭게 생겨서 원래 기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는 법칙.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422770&cid=42411&categoryId=42411|출처]].]에 따라 본래 모양의 손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다는 것. 이렇게 적응 가능성이 영영 사라진 대신 이성을 유혹하기에는 적합했지만[* 이들은 날개가 퇴화한 손을 펄럭거리며 구애 행위를 했다.] 그럴듯한 수준의 [[니치]]를 차지하는 것에는 실패했기에, 이들은 몸을 들썩이고 춤을 추며 망각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5> {{{-2 {{{#000000 '''핸드 플래퍼'''}}}}}}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19.jpg|width=100%]]}}}|| || {{{-2 짝짓기 영역 구석에서 몸을 과시하고 있는 핸드 플래퍼.[br]날개 손을 구애에 사용하는 인간답게 눈과 성기, 특히 [[음낭]]이 꽤 크게 드러나는 편이다.[br]이렇게 구애에 몰두하는 동안 이들은 적응력을 잃기 시작했다. 이들의 삶은 떠들썩하고 황홀할 테지만, 결국에는 덧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 }}} || ==== 블라인드 포크 ==== 장님사람, '''블라인드 포크'''(Blind Folk)들은 쿠의 침입 당시 땅 속으로 숨어들어갔던 사람들의 후손이다. 대륙 크기의 대피소 안에서 쿠가 지나쳐가기를 바랐지만, 쿠는 누워서 떡 먹기로 피난처를 찾아내서 그곳 주민들을 개조했다. 이 대륙만 한 크기의 지하 동굴은 행성의 물과 영양분이 뒤섞여 들어가며 전혀 다른 생태적 환경을 조성했는데, 문제는 빛이 아예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 정도. 집바퀴 같은 해충은 거대하고 창백한 곤충으로 진화해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에 나올 법한 새, 설치류와 곰팡이 들판을 놓고 경쟁했고, 악어같이 생긴 물고기와 눈 먼 [[박쥐]]는 육식 동물로써 지하 생태계를 장악했다. 암흑 속에서 빛나는 것이라곤 수 킬로미터 높이의 천장에 달라붙은 생물발광성 곰팡이가 만들어낸 '별자리'와 일부 동물뿐이었다. 블라인드 포크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밴시처럼 소리를 질러가며 길을 찾았다. 그래서 이들은 길고 민감한 손가락과 거대한 수염, 움직일 수 있는 귀를 발달시켰고, 원래 눈이 있던 자리에는 피부가 완벽히 매끄럽게 덮혀 있었다. 이렇게 어둠 속 생태계에 적응해내는 데 성공했지만, 블라인드 포크는 행성의 빙하가 줄어들면서 '''대륙판이 이 생태계를 완전히 뭉개버리는 바람에''' 멸종하고 만다. ||<-5> {{{-2 {{{#000000 '''블라인드 포크'''}}}}}}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0.jpg|width=100%]]}}}|| || {{{-2 한살배기 딸과 그 아버지 블라인드 포크.[br]아버지는 [[음파탐지기|소나]]를 이용하는 포식자들을 혼란시키기 위해 잠자코 있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알지만, 딸은 공포에 질려 소리지를 뿐이다.}}} || }}} || ==== 롭사이더 ==== 쿠는 그로테스크할 정도로 인간이 지배하던 생태계를 재창조하는 재능이 뛰어났다. 인류 무리 하나를 골라 지구 중력의 '''36배'''나 되는 행성에 옮길 정도였으니까. 그들이 진화한 산물이 바로 '''롭사이더'''(Lopsiders)인데, '''한 쪽으로 처진 사람'''이라는 말대로 [[넙치]]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다. 오죽하면 작가가 이들을 [[히에로니무스 보스]], [[살바도르 달리]],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에 비유했을 정도. 사지 중 셋은 기어다닐 때 쓰는 넓적한 기관이 되었으며, 나머지 하나는 팔 겸 더듬이가 되었다. 눈 한 쪽은 위를, 한 쪽은 앞을 쳐다봤으며 귀와 코(눈의 위치가 코 아래로 내려갔다)마저 뒤틀렸다. 이후 진화적 [[대폭발]]이 다시금 일어나자 롭사이더는 그 기회를 붙잡았다. ||<-5> {{{-2 {{{#000000 '''롭사이더'''}}}}}}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1.jpg|width=100%]]}}}|| || {{{-2 고중력 행성 출신 애완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롭사이더.[br]토착 생물의 가축화는 롭사이더의 문명을 향한 먼 길의 첫걸음이다.}}} || }}} || ==== 스트라이더 ==== 롭사이더가 중력이 강한 행성의 환경에 적응했다면, '''스트라이더'''(Striders)[*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사람이라는 뜻. 저자는 이들을 스위스의 예술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상에 비유했다.]는 중력이 약한 행성, 정확히는 중력이 지구의 5분의 1 정도인 목성형 위성의 환경에 적응한 인간이다. 잔디가 10미터 넘도록 자라고 나무는 마천루 수준으로 자라는 기묘한 별이었다. 대다수의 가축, 애완동물, 해충의 후손들조차 이 괴상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해갔다.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팔다리와 목의 피부가 피막처럼 얊게 늘어난 것이 특징. 햇빛을 반사하고 시원함을 유지시키기 위해 피부색을 바꾸기도 했다는 듯하다. 하지만 몸의 내구도는 매우 약해 강풍이 불어서 평지 위로 넘어지기만 해도 중상을 입는다고 한다. 게다가 쿠가 떠난 지 200만 년이 지나자 가금류의 후손이 무시무시한 공룡 같은 포식자로 진화하는 바람에, 스트라이더는 이들에게 잡아먹혀 멸종하고 말았다. ||<-5> {{{-2 {{{#000000 '''스트라이더'''}}}}}}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2.jpg|width=100%]]}}}|| || {{{-2 스트라이더 개체의 모습.[br]외모가 [[용각류]], 특히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연상시키며, 마침 배경에도 [[익룡]]을 연상시키는 동물들이 날고 있다.}}} || }}} || ==== 패러사이트 ==== 인류는 두 가지 부류로 진화되었다. 침략의 물결을 저지했다는 이유로 쿠가 유인원 수준으로 퇴화시킨 종과, 그 정도의 격세 유전이 너무 가벼운 처벌이라고 생각했는지 아예 인류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프와 마개조를 병행한 종. 기생 인간, '''패러사이트'''(Parasites)는 명백히 후자였다. 패러사이트의 종류는 거북이 크기의 걸어다니는 [[흡혈귀|흡혈 인간]]부터 숙주에 붙어 사는 주먹만 한 크기의 기생 인간까지 다양했으며, 심지어는 [[자궁]] 내에 기생하는 종도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기생 인간들이 존재했지만, 4천만 년 동안 진행된 쿠의 심판이 어찌나 고전적이고 철저했는지 이 기생 인간들은 쿠가 떠나자마자 대부분 멸종하였다. 대용품 인간들은 기생 인간을 물에 빠뜨리거나 태우는 것으로 모자라 먹어서까지 퇴치하는 법을 개발해냈고, 자궁 내에 기생하는 것을 비롯한 기타 패러사이트들 또한 숙주들이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멸균시키면서 멸종했다. 복부 빨판과 근육질 사지, 무해하고 진통 성분이 있는 타액을 진화시킨 한두 종만이, 숙주를 조절하는 법과 과잉 기생을 억제하는 법을 학습하고 숙주에 매달리며 살아남았다.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자연계에서 완전히 일방적 관계는 드물어서, 수천 년 동안 이들은 기생 관계를 [[공생]] 관계로 바꿔 나가기 시작했다. ||<-5> {{{-2 {{{#000000 '''패러사이트'''}}}}}}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3.jpg|width=100%]]}}}|| || {{{-2 실제 크기로 그린 패러사이트 개체의 모습.[br]이들이 비록 인류에게 모든 면에서 비인간적으로 보일지언정, 그들의 생존은 그러한 주관적 생각이 장기적 생존에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 || ==== 핑거 피셔 ==== 손가락 낚시꾼, '''핑거 피셔'''(Finger Fishers)는 군도 행성의 환경에 적응한 인간이다. 서술자가 [[에게 해]]를 떠올릴 정도로 꽤 괜찮은 환경이었지만, 쿠를 제외하고는 어떤 인류도 그 환경을 즐길 수 없었다. 인간들에게는 그 풍경을 보고 감탄할 '마음'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쿠가 텅 빈 행성을 떠나면서 행성의 자연 선택이 요동치기 시작하자, 이 행성의 인간들은 수천 년 동안 끼어들 수 있는 모든 니치에 적응했다. 그중 핑거 피셔들은 물고기를 낚아 먹기 위해 손가락을 낚싯바늘처럼 진화시켰으며, 주둥이는 길어지고 이빨 또한 날카로워졌다. 몇백만 년이 지나기도 전에 이들은 뛰어난 혈통으로 자리매김하여, 이 창백하고 호리호리한 인류가 서식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행성 전체를 메울 정도로 번성했지만, 이들은 번식력만 좋았지 지성은 동물과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의 '인간성'은 한 번 더 기괴한 진화를 이루고 나서야 등장하게 된다. ||<-5> {{{-2 {{{#000000 '''핑거 피셔'''}}}}}}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4.jpg|width=100%]]}}}|| || {{{-2 핑거 피셔 개체의 모습.[br]긴 갈고리 같은 검지가 특징적이다.}}} || }}} || ==== 헤도니스트 ==== 쾌락주의자, '''헤도니스트'''(Hedonists)의 특징은 이름대로 '''가장 행복했던 인간'''이었다는 점이다. 얼굴은 길쭉하게 늘어나 있고 새랑 비슷한 발을 지녔으며, 엉덩이와 샅 부분이 뒤로 조금 튀어나온 생김새를 하고 있다. 쿠가 애완동물로 키우기 위해 개조한 인간으로, 즙 많은 열매가 열리는 나무와 박테리아성 "[[만나]]"가 가득한 호수가 있는 열대 행성의 유일한 동물이었다. 오죽하면 작가까지 '핑거 피셔의 안락한 환경조차 이들에겐 불편해 보일 것'이라고 서술했다. 하지만 너무 좋은 환경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걸 막기 위해 쿠는 이들을 '''수십 년'''동안 짝짓기를 하고 나서야 임신할 수 있도록 개조해놨다. 진화하기에는 말 그대로 성 선택도 자연 선택도 없다는 것. 다행히도 이들의 행성에는 쿠가 떠난 뒤로 재앙이 닥치지 않았고, 이들은 돌아다니고 자고 교미하는 일상을 이어나갔다. 시큰둥하고 태평한 그들은 비록 세 살배기 아기만큼 멍청할지언정, 모든 인간 중 가장 즐겁게 지냈으리라. 행복에 지능 따위가 뭔 상관이냐며 작가는 이들에 대한 소개를 마친다. >'''It didn't really matter, though. Who needed to think when having such a nice time, after all?''' >하지만 딱히 상관은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누가 그렇게 즐겁게 지내는 와중에 생각이라는 걸 할 필요가 있었을까? ||<-5> {{{-2 {{{#000000 '''헤도니스트'''}}}}}}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5.jpg|width=100%]]}}}|| || {{{-2 쿠가 가장 좋아했던, 암컷 헤도니스트가 [[멍#s-2|완전히 아무 생각도 없이]] 해변에 홀로 누워 있다.[br]세상의 어떤 압박도 받지 않는 채로, 이들은 스스로 발길이 닿는 대로 살아간다.}}} || }}} || ==== 인섹토파기 ==== '''인섹토파기'''(Insectophagi)[* '[[충식|곤충을 먹는 것]]'이라는 뜻.]는 쿠가 떠난 이후 은하계에 널려 있던 별 존재감이 없는 인간 중 하나였다. 이러한 인간들은 단순하고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살았고, 지성을 되찾지 못했으며, 스타 피플의 후손으로서 그들의 진정한 유산을 배우지 못했다. 이들 대부분은 존재감조차 남기지 못한 채 멸종되었으며, 남은 사람들은 조용한 니치를 획득해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작가 또한 별 말 없이 이 존재감 없는 인간 종이 얼마나 '''운'''이 좋아서 지성을 획득했는지에 관해서만 언급하고 넘어간다. '가죽 접시'로 덮인 얼굴, 먹이를 파헤치는 발톱 모양의 손, 먹이를 퍼올리는 지렁이 모양의 혀를 가졌다는 듯. 재미있게도 [[마태복음]]의 산상수훈이 언급된다. >'''The meek would inherit the cosmos, though not just yet. For now, the Insectophagi were concerned only with the location of insect colonies, and the onset of the mating season.''' >온유한 자는 지금은 아닐지라도, 그들이 우주을 기업으로 받을[* 마5:5에서 참조, inherit이라는 표현대로 물려받는다는 뜻이다.] 것임이라. 지금 인섹토파기는 그저 벌레 소굴의 위치와 번식기가 시작되는 때에만 몰두해 있을 뿐이었다. ||<-5> {{{-2 {{{#000000 '''인섹토파기'''}}}}}}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6.jpg|width=100%]]}}}|| || {{{-2 인섹토파기 개체의 모습.}}} || }}} || ==== 스페이서 ==== '''스페이서'''(Spacers)[* Space와 -er의 합성어로, 굳이 번역하자면 우주인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지금으로부터 4천만 년 뒤, 쿠의 침략에 저항해 먼 우주로 몸을 던졌던 인간의 후손이다. 이들은 행성이 하나둘씩 몰락하는 동안 은하계를 넘나들었던 쿠가 이들을 눈치채지 못하기만을 바라며, 공동체 전체를 허둥지둥 세대 우주선으로 피신시켰다. 스타 피플의 후손인 만큼 이들은 세대 우주선 사회는 무릇 광기와 무정부 상태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인간이 스스로 세대 우주선에 적응하지 않는다면 멸종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래서 스페이서는 이번 선택에 인류 전체의 운명을 걸어야만 했다. 무릇 절박한 시기에는 절박한 대책이 필요한 법이니까. 스페이서들은 소행성 내부를 파헤쳐서 세대 우주선을 만들었다. 이 우주선들은 쿠의 눈에 띄지 않고 안에 공기와 물을 저장할 수 있었지만 인공 중력이 '''아예 없었다'''. 이들은 이 환경에 적응만 할 수 있다면 성간 비행의 피로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여 스스로를 진화시켰다. 이들의 뼈는 대기로 밀폐된 무중력 환경에서 길고 가늘게 자라났으며, 소화계와 호흡계 기관은 심장 질환과 충혈을 피하기 위해 압축되었다. 이 진화 덕분에 좋은 부작용이 발생한 결과, 이들은 항문에서 공기를 배출해 우주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 스페이서의 그러한 실험은 수도 없이 이루어졌으며 대부분 실패에 시달렸지만, 결국에는 인류 문명을 보존하면서 미래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달만 한 크기에 공기로 가득 찬 무중력 안식처에 단단히 봉인된 스타 피플의 후손들은 간신히 쿠라는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쿠가 은하를 떠난 뒤에도 계속된 그들의 항해는 끝없는 [[디아스포라]]였으며, 그들은 조상들과 너무나도 달라졌다. 이들은 다시는 행성에 발을 디디지 않으리라. ||<-5> {{{-2 {{{#000000 '''스페이서'''}}}}}}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7.jpg|width=100%]]}}}|| || {{{-2 스페이서 개체의 모습.[br]현재로부터 4천만 년이 흐른 이 순간, 스페이서들은 유일하게 지성을 지닌 인간이다. 이들은 무중력 생활에 익숙해진 나머지, 중력에 얽매인 인간들의 운명에 무심하다. 이들은 또한 끔찍하게도 수가 적어서 은하계 전체에 널려 있는 이들의 인류는 1000억 명을 넘기지 못하고, 우주선 역시 수십 대 정도에 불과하다.}}} || }}} || ==== 루인 헌터 ==== '''루인 헌터'''(Ruin Haunters)[* 사냥꾼을 뜻하는 헌터(hunter)가 아니니 주의.]는 개조당한 스타 피플들 중에서 운이 좋은 종에 속했다. 그들의 지능 자체도 유인원 수준정도로만 퇴화했으며, 쿠 역시 이들의 지능을 추가적으로 억누르는 데 노력하지 않았다. 이들은 아주 빠르게 제 위치를 되찾을 수 있었다. '폐허의 유령'이라는 이름 뜻대로 이들은 스타 피플의 폐허를 모방하며 문명을 발전시켰고, 결국에는 조상에 버금갈 수준이 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이 너무나도 짧은 기간에, 맹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아무 생각 없이 기존 기술을 베끼기만 한 결과 사회와 정치 구조에 스트레스가 축적된 루인 헌터는 세계 대전을 '''다섯 번''' 연속으로 겪어야 했으며 심지어 '''그중 2번은 [[핵전쟁]]'''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루인 헌터는 정치적 통합을 이뤄냈으며, 스타 피플의 기술력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들만이 유일한 스타 피플의 후손이다'라는 광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들은 지나간 황금기의 허상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코주부 원숭이]]를 닮은 코가 매우인상적이며 팬들사이에선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나오는[[주민(마인크래프트)]]닮았다는 얘기가 종종나온다. 아예 팬애니메이션에선 [[https://youtu.be/Fb0CG3g3qeo?si=CYGZh0XRjcWCVMy8|주민 특유의 소리를 내는것으로]]나오기까지 했다.. ||<-5> {{{-2 {{{#000000 '''루인 헌터'''}}}}}}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8.jpg|width=100%]]}}}|| || {{{-2 쿠가 떠난 지 겨우 천 년이 지난 후, 루인 헌터 한 마리가 스타 피플의 한 도시의 산산조각난 잔해들 사이를 헤매고 있다.[br]거대한 쿠 피라미드의 지배적인 형태를 배경에서 볼 수 있다.[br]우스꽝스럽게도 스타 피플의 후손을 자처하듯, 그들이 입던 치마를 입고 있다.}}} || }}} || ==== 지성의 부활과 [[멸종]] ==== 인류의 역사에 어떤 정기적인 배열을 대입할 수 있다면, '인종 동물'이 대량 출현한 쿠 이후의 시대는 몇천 년간 이어진 [[암흑시대]]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여느 암흑기가 그랬든 이러한 침묵의 시간은 수명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었다. 하나둘씩 안개를 헤치고 떠오르는 별들처럼, 산산조각난 인류의 잔재에서 새로운 문명이 탄생했다. 가끔 빠르고 간단하게 이뤄진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기나긴 적응 방산과 멸종, 2차 다양화가 이뤄진 후에야 등장했다. 머지않아 인간의 지능은 우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새로운 인류들은 그들의 공통 조상을 제외하면 오늘날의 인류와는 물론, 새로운 인류끼리마저 공통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모든 인간 동물이 시련을 견뎌낸 것은 아니다. 쿠 이후의 인간 대다수가 과도기 동안 멸종했다. 멸종, 즉 가족 전체, 공동체 전체, 종 전체의 완전하고 절대적인 죽음이 은하계에 만연해 있었다. 이 모든 일은 잔인하거나 극적이지 않았다. 멸종도 종의 분화만큼이나 흔했고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어떤 종은 단순히 경쟁이나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멸종했고,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줄어들다 멸종한 종도 있었다. 이러나 저러나 인종 동물들은 대부분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이 모든 죽음에는 새로운 삶이 뒤따랐다. 한 종이 어느 니치를 비우면, 다른 종들이 곧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끼어든다. 그리고는 그 빈 칸을 무수히 다양하고 다양한 형태로 채우는 적응 방산이 뒤따른다. 수많은 생명이 쓰러지더라도, 생명의 흐름은 거듭되는 역전과 함께 활활 타올랐다. ||<-5> {{{-2 {{{#000000 '''멸종'''}}}}}}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올투 29.jpg|width=100%]]}}}|| || {{{-2 잊힌 식민지에서 멸종된 수중 인간의 화석. 생김새가 [[바다거북]] 내지 [[장경룡]]을 연상시킨다.[br]우주에 알려지지 못한 그의 종류는 쿠가 사라진 이후 적응하고 번성했으며 멸종했다.[br]이 화석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살아 있는 모든 목숨은 필연적으로 숨이 다하기 마련이며',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여정'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 }}} || === 중반부 === 아스테로모프를 제외하고, 쿠에게 개조당해서 적응력을 잃어버린 수많은 인종은 쿠들이 우리 은하를 떠나자, 이들 중에서 일부의 인종만이 살아남았고, 그중에서는 지성을 되찾은 종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들의 거주 행성 역시 스타 피플의 잔재가 남을 정도로만 파괴된 나머지 수백만 년이 지나도록 사방에 스타 피플의 폐허가 널려 있었다. 이들은 옷을 입거나 문명을 꾸리고, 마침내 오랜 세월 끝에 다시금 우주로 진출하게 된다. ==== 스네이크 피플 ==== [[뱀]] 사람, '''스네이크 피플'''(Snake People)은 웜의 후손이다. 뜨거운 태양이 마침내 냉각되자, 생명은 지하의 거점에서 다시 지표면을 향해 넘쳐흘렀다. 웜도 분출된 수많은 동물들 중 하나로써 여러 가지 형태로 적응했는데, 이러한 웜의 후손 중 나무를 등반하는 뱀처럼 진화한 한 종은 오랫동안 휴면 상태에 있었던 인간의 지능을 다시 진화시켰다. 그들은 '손'[* 현생 인류의 발에서 발달된 조직으로, 생김새를 보면 뱀 꼬리 끝에 손 하나가 달린 것처럼 생겼다.]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갔으며 나선형 뇌로 관찰, 사색,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 현생 인류[*현생인류시대]와 전혀 닮지 않았지만, 이들의 사회적 발전은 현생 인류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여러 농업 세계 제국, 산업 혁명, 사회 실험, 세계 대전, 내전 및 세계화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역사가 사회-정치적으로 유사할지언정 스네이크 피플 사회의 모습이 현생 인류와 유사하지는 않았다. 이들의 현대 도시는 평지 위에 도로와 건물을 세우는 방식이 아닌, '도로'와 같은 파이프, 분기점, 3차원으로 움직이는 철도와 창 없는 구멍처럼 생긴 건물들이 뒤엉킨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엉킨 파이프 형태의 건축물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유리, 금속, 플라스틱 및 천으로 이루어진 수 킬로미터 폭의 구체처럼 보였으며, 현생 인류에게는 움직이는 게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싸여 있었다. 또다른 특징이라면 도시 내에 광장과 탁 트인 공간이 거의 없다는 점인데, 땅을 파던 조상과 나무 위에 살던 조상에서 진화한 스네이크 피플에게 탁 트인 공간이 장애물과 불안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들의 진화적 배경 때문에 스네이크 피플은 경계선적 [[광장공포증]]을 종 단위로 지니고 있는 셈이었다. 물론 이러한 '외계인'같은 생활 방식 중 어느 것도 스네이크 피플에게는 특이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도시는 생김새가 아무리 다를지언정 현생 인류와 다를 바 없는 구조물이며, 현생 인류가 그들의 구체형 대도시에 놀라워하듯 이들 역시 현생 인류의 [[콘크리트]] 정글에 놀라워할 것이다. 전 세계에 걸친 근간 도시들은 각자의 기쁨과 슬픔, 하루 일과를 지닌 스네이크 피플로 북적였고, 이들 역시 여느 지적 존재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었다. ||<-5> {{{-2 {{{#000000 '''스네이크 피플'''}}}}}}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snakepeople.jpg|width=100%]]}}}|| || {{{-2 집에서 책을 읽고 담배를 피우며, 지상 진동 음악을 듣는 스네이크 피플.[br]열린 문을 통해 혼잡하게 꼬여 있는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다.}}} || }}} || 작품 외적으로는 [[https://www.youtube.com/watch?v=c4YIGeJrVlA|패러디 영상]][* 원본은 [[AVGN]]의 [[https://www.youtube.com/watch?v=1A5B8fXp0aU|빌과 테드의 액설런트 어드벤처]] 리뷰. 노래는 [[MGMT]]의 [[Little Dark Age]].]이 인기를 얻으면서, 2021년 중반의 팬덤 확대 직후 가장 큰 인기를 누린 포스트휴먼. 밈이 큰 작용을 했겠지만 '현생 인류와 생김새는 많이 다를지언정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설명도 그렇고, 현생 인류처럼 음악을 들으며 일상을 영위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온 듯하다. ==== 킬러 포크 ==== '''킬러 포크'''(Killer Folk)는 프레데터의 후손이다. 이들은 문명을 이루는 대가로 최고 포식자의 지위를 잃었다. 사냥할 때 쓰던 검치는 작고 연약해져 인간 남성의 성기 사이즈처럼 자기과시적인 기관이 되었으며, 뾰족한 갈고리 발톱도 간신히 작은 동물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다. 여전히 이들은 맨손으로 동물을 죽일 수 있지만, 이제 치아와 발톱 대신 활과 화살, 혹은 자동소총을 이용하여 싸우는 지적 존재가 되었기에 크게 필요하지는 않은 기관으로 남았다. 포식자의 지위는 잃었지만 포식자의 생활 양식과 사고 방식은 킬러 포크에게 그대로 전수되었다. 이들의 모든 [[종교]]는 원시적인 [[사냥]]과 [[결투]]를 종교 의식으로 승화시켜 신성시했으며, 그 결과 이들은 '사냥꾼 귀족', 즉 전사 계급 아래 집결하여 전체주의적 사회를 이루었다. 킬러 포크의 초기 사회 체계는 매년 한번씩 사냥과 기도를 동반한 [[난교]]를 통해 자식을 낳는, 질서 잡힌 유목 공동체였다. 수천 년 동안 유목민 전사들은 한때 인간이었던 거대한 가축 떼와 함께, 대륙을 넘나들며 서로를 쫓으며 싸웠다. 이 모든 혼란은 산업 혁명으로 현대화가 도입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산업 혁명에 버금가는 발전 속에서, 킬러 포크 중 한 유목국가는 집중적인 공장식 농업을 고안하며 정착하였다. 조직화된 국가 구조, 세속주의, 기술 도약이 빠르게 뒤따랐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발전은 세계를 전통과 현대성의 두 집단으로 양극화시켰으며, 이윽고 두 파벌이 세계를 발칸화[* 어떤 나라나 지역이 서로 적대적이거나 비협조적인 여러개의 작은 나라나 지역으로 쪼개지는 현상.]시키기에 이르렀다. 한 쪽은 그들의 오래된 동물적 방식을 비난하는 반면, 다른 쪽은 맹목적인 열정으로 그들을 포용했다. '사냥 상태'라고 불린 이 냉전은 전지구적 갈등으로 번지기 직전까지 심화되면서 근대성의 위기를 낳았지만, 다행히도 킬러 포크는 큰 전쟁 없이 현대적 국가의 주도 아래 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 ||<-5> {{{-2 {{{#000000 '''킬러 포크'''}}}}}} || ||<-5> {{{#!folding [ 펼치기 · 접기 ] ||<:><#FFFFFF,#1F2023>{{{#!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killerfork.jpg|width=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