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역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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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전서 개역한글판(관주 간이국한문판, 1964) 출처: 대한성서공회

1. 개요
2. 역사
2.1.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2.2.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2.3. 2035년 재개정 계획
3. 평가
3.1. 장점
3.2. 단점
3.3. 총평
4. 여담



1. 개요[편집]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본문 읽기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본문 읽기 (대한성서공회)

개역성경(改譯聖經)은 1938년에 나온 『셩경 개역』과 이를 개정한 한국어 번역본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셩경 개역』은 1911년 9월부터 개역자회가 『셩경전서』(1911) 개정을 시작하여 1938년에 출판한 번역본이다. 1911년판 『셩경전서』를 '구역'이라고 불렀다.

1952년과 1961년에 『셩경 개역』(1938)을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에 따라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으로 개정하였다. 1998년에 개역한글판을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으로 다시 개정하였다.

현재 개신교는 2005년 최종 개정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4판을 쓰고 있다.


2. 역사[편집]


개역 성경의 원문 출처는 다른 성경 번역본보다 명확하지 않은 편인데, 이는 번역자들이 오랫동안(대략 1882~1952년) 다양한 성경을 참고해 완성했기 때문이다. 이 성경의 신약을 위해 팔머의 『그리스어 신약』(1881년)과 네스틀레의 『그리스어 신약』(1923년)이 사용되었고, 구약에는 긴즈버그의『히브리어 구약』(1908-1926년)이 사용되었다. 다양한 영어 성경(ERV, ASV, KJV)과 『한문 대표자역 문리성경』과 『개역 일본어 신약전서』, 그리고 라틴어, 독일어, 불어, 일본어 등의 번역 성경들이 사용되었다. # 1911년 초역된 성경과 1938년 개정된 성경 모두 이눌서 등 선교사 여럿이 작업에 참여했다.


2.1. 성경전서 개역한글판[편집]


성경전서 개역한글판(Korean Revised Version, KRV), 대한성서공회, 1952·1961

1952년에 처음 선보인 뒤, 1956년에 편집을 다시 시작하여 1961년에 출간하였다. 1933년 조선어학회의 맞춤법 통일안을 기초로 했다. 거칠게 말하자면 발음기호를 제외하고는 토씨 하나 바꾸지 않은 1938년판 성경이 70여 년 동안 그대로 유지되었다. 1938년에 처음 나온 개역판 '성경개역'을 읽어보면 실제로 맞춤법을 제외하고는 개역한글과 큰 차이가 없다.

1938년 한국어와 오늘날 한국어는 낱말부터 맞춤법까지 많은 점이 다르기 때문에, 옛 말투로 된 개역 성경을 현대인이 곧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성경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현대 한국어 번역본이 나온다. 대한성서공회개신교가톨릭이 공동으로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1977)부터 대한성서공회의 공인 번역본인 표준새번역 성경(1993)과 새번역 성경(2001)[1], 그리고 쉬운성경(아가페, 2001), 현대어성경(성서교재간행사, 1991)[2], 현대인의 성경(생명의말씀사, 1986), 우리말성경(두란노서원, 2004) 등의 비공인 번역본이 이때 나왔다.

1961년 발간된 개역한글은 2012년 저작권이 만료되어 누구든지 대한성서공회의 계약 및 승인 없이 자유롭게 복제, 출판이 가능하다. 누구든지 개역한글 전문을 인터넷에 자유롭게 업로드할 수 있다. 현재 무료 성경 어플들이 개역개정, NIV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판권 문제이다. 판권은 개역개정은 대한성서공회에서, NIV는 미국 Biblica에서 관할하기 때문이다.

개역한글은 대한성서공회를 비롯한 몇몇 출판사에서 아직 적은 권수를 발행하고 있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한글의 판본 수를 줄이고 있고, 그 자리를 서드파티 출판사들이 자율적으로 출간하는 판본으로 메워가고 있다.


2.2. 성경전서 개역개정판[편집]


성경전서 개역개정판(New Korean Revised Version, NKRV), 대한성서공회, 1998

개역한글의 단점들은 대한성서공회에서 1998년부터 출판한 '개역개정'에서 어느 정도 나아졌다.#

공동번역 성서에 이어 새번역 성경까지 개신교 목사들이 거부하자 대한성서공회는 개역한글을 일부 수정한 판본을 출판하기로 한다. 개역한글의 저작권 만료 시기가 다가오는 것도 한 이유였다. 여태까지 번역하는 과정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러 사본들과 비교 분석하여 번역투 문장, 이해하기 어려운 옛말, 원문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을 수정하여 1998년 개역개정1판을 출간하였고, 현재까지 4차례에 걸친 개정 작업을 진행하였다.[3]

개역개정은 기존 개역한글 성경의 낡고 고풍스런 문체를 답습하고 있고, 여전히 몇몇 비문과 오역들이 수정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지만, 대체적으로 이전의 개역한글에 비해서는 읽고 이해하기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4]

1998년에 개역개정이 출간되었는데도 2000년대 초반까지 개역한글이 여전히 많이 쓰였다. 2000년대 중반 정도부터는 대부분 교회에서 개역개정을 받아들였다.

신천지가 개역개정으로 교체하지 않고 개역한글을 계속 사용하기로 한 것도 개정개정이 널리 보급된 이유 중 하나이다.

공동번역 성서, 새번역 성경도 있지만 신자들과 목회자들이 늘 읽던 어투에 완전히 익숙해져서 다른 판본이 어색해질 지경이었기 때문에, 교계는 새로운 번역본을 보급하는 대신 기존 개역한글을 개정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현재 개신교의 중요 교단 전체가 개역개정 성경을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다. 각 교회별로 드물게 새번역 성경을 사용하는 곳이 있는 정도이다. NIV, ESV 등 영어 성경의 한영 대역판에서도 한국어 성경으로 많이 쓰이는 것이 개역개정이다.

공동번역이나 새번역에 비하면 극히 보수적인 변경만을 가한 개역개정이지만 이마저도 일부 보수 교단에서 오류가 있다며 문제를 수차례 제기하여 현재 4판까지 개정되었다. 말이 문제 제기였지 실제로는 "변개된 성경이다! 개역한글으로 돌아가자" 등 격앙된 어조의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대한성서공회 FAQ 페이지에서 번역에 대한 교계의 반응과 불만, 향후 보급에 대한 계획을 생각보다 상당히 솔직하게 써 놓았다.

개역개정에 대한 잡음은 작게나마 아직 남아 있기는 하다. 사례1 사례2 사례3


2.3. 2035년 재개정 계획[편집]



개역개정 성경 2035년까지 재개정 추진 (CBS노컷뉴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개정을 전면 재개정하여 2035년에 출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영상에서 밝힌 개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말투는 유지되어도 문장은 쉽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 최신 원문 편집본을 번역 대본으로 삼아 이 대본 속 원문에 맞게 개정
  • '-이니라', '-없느니라', '-하리니' 등의 독특한 경전체 최대한 유지
  • 오해를 일으킬 수 있거나 난해한 표현은 원문의 뜻을 최대한 살려 우리말 어법에 맞게 개정
  • 번역할 당시의 최신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 맞추어 개정
  • 어려운 한자어·옛말을 쉬운 한자어·현대어로 개정
  • 본문에 문장 부호 추가
  • 원문에 근거하여 최대한 통일성 유지

이번 재개정을 통해 2005년판 개역개정에서도 제거되지 않은 일부 고어, 비문이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개신교의 전통을 잇는 번역이라서 개역을 아예 폐기하지 않고 개역개정을 재개정하는 식으로 계속 쓰겠다고 하는 의지도 엿보인다.

2027년에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3. 평가[편집]


'성경'이라 하면 흔히 떠올리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어투'가 대부분 이 개역 성경의 문체에 기인할 정도로 한국의 개신교를 넘어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판본이다. 외국 개신교 서적의 한국어판을 발간할 때에도 그 원서에서 인용된 성경 구절은 보통 개역개정을 기준으로 번역된다.[5] 이처럼 개역 성경은 매력적인 판본임에 틀림없지만, 오늘날에는 권위주의적 어투, 옛날 말과 오늘날 말 사이의 간극, 갖가지 오역 등 문제점도 상당히 있는 판본이기도 하다.


3.1. 장점[편집]


평신도들은 대체로 성경 공부나 통독할 때에는 현대어로 번역된 걸 선호하지만, 적어도 예배 때만큼은 개역성경을 선호하는 편이다.

단점이 많은 번역본이지만, 만약 지금 당장 무턱대고 개역한글 성경이 퇴출되면 되려 한국의 개신교의 분열과 혼란이 가중될 소지가 적지 않다. 사실 보수 교단 내에서도 개역 성경을 대체할 새로운 성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지만, 번역의 방향성에 대해 대한성서공회의 입장과 한국 개신교의 절대 다수이자 주류인 보수 교단들의 입장은 서로 엇갈리는데, 대한성서공회에서는 성서비평학 등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는 번역을 지향하는 반면에 보수 교단들은 오로지 보수 복음주의 관점[6]만이 반영된 번역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성서공회가 아무리 새로운 번역을 내놓을지라도 보수 교단들은 자유주의 관점이 반영되었다며 채택을 거부할 게 뻔하다. 따라서 개역 성경이 퇴출되려면 대한성서공회가 보수 교단들에게 굴복하여 그들이 원하는 대로 보수 복음주의에 의거한 번역을 내놓거나, 보수 교단들이 강경한 입장을 누그려뜨려 전향적으로 만들거나 둘 중 하나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둘 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개역 성경이 여러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통용되고 있는, 아니 통용될 수밖에 없는 데에는 이러한 속사정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3.2. 단점[편집]


개역 성경은 조선이 히브리어/희랍어는 커녕 영어 번역조차 인프라가 얕던 시절에 튀어나온 물건이다. 장점란에서 설명했듯, 이는 남들이 굴삭기 쓸 때 홀로 야전삽 들고 토목공사를 한 것에 비견할 업적이다. 문제는 이미 굴삭기를 무더기로 가졌는데, 개역 성경이라는 굳어진 관습 때문에 굴삭기를 제대로 써먹질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 개신교는 이미 20세기 후반에 히브리어/희랍어 번역 인프라를 완비했고, 독어권/영어권에서 성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는 현장에 넘쳐난다.[7] 2030년대에 개역개정을 다시 원문 대조해서 새로운 판을 내갰다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2030년대에 중역의 개정판을 교단 표준용으로 쓰는 건 정말 심각한 것이다. 중역의 원문 대조 개정보다는, 처음부터 원문에서 번역된 것이 당연 더 낫다. 굴삭기가 이미 있는데, 왜 써먹질 못한다는 말인가?

신학적으로 섬세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한 예시로 사도 바울의 인간학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고린도전서 2장 14절을 다음과 같이 의역했다.

14. '육에 속한(Psychikos)'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받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pneumatikōs)' 분별되기 때문이라

15. '신령한(pneumatikos)' 자는 모든 것을 판단하나 자기는 아무에게도 판단을 받지 아니하느니라

고린도전서 2장 14-15절(개역개정)


여기서 개역개정이 '육에 속한'으로 의역한 Psychikos는 글자 그대로는 '혼(魂)적인'을 의미하며, 15절의 영적인(pneumatikos)과 대립하는 의미에서 쓰였다. 즉 '혼적인' 사람을 '육에 속한' 사람으로 의역한 것이다.

이런 의역이 발생한 이유는, 사도 바울이 영(pneuma)[8], 혼(psychē)[9], 몸(sōma)[10]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인간을 바라본다는 것을[11]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영적인(pneumatikos) 것과 대립되는 것 = 육적인 것"이라는 논리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들에겐 영과 혼의 구분이라는 바울적 인간학이 익숙하지 않기에, 이 말을 쉽게 풀어쓰는 건 옳다. 그래서 다른 성경들은 14절의 Psychikos를 다음과 같이 번역한다:[12]
자연에 속한(표준새번역), 믿지 않는(새한글), 영적이 아닌(공동번역), 현세적(한국천주교주교회의), unspiritual(RSV, NRSV), without the Spirit(NIV).
이 번역들은 14절의 인간이 15절의 '영적인' 인간과 대립한다는 의미를 살리려고 의역을 하였다. 그러나 '혼적인'을 '육에 속한'으로 의역한 개역개정은 현대 성서학의 매우 섬세한 주제인 바울의 인간학[13]에서 상당히 민감한 단어인 육(sarx)을 사용함으로써 진지하게 성경을 연구하려는 독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번역자가 객관성을 지켰을 것이라고 아무리 믿어주려 해도, 문제는 그렇게 옮긴 '원본'이 중역의 중역을 거치면서 온갖 주관성이 잔뜩 들어간 판본을 거칠대로 거친 상태라는 것이다.

히브리어/그리스어영어(킹 제임스 성경[14], RV 및 ASV)[15]중국어 문리역.[16]한국어[17]로 중역(重譯)되어 전파된 것이다.

성경은 이름에 의미가 별도로 부여되는 압자드 문자 계열 언어와 의미를 잘 두지 않고 두더라도 그리 중요하게 쓰이지 않는 후대의 알파벳 문자 계열 언어가 합쳐진 책이다. 따지고 올라가면 두 문자의 계보가 모두 페니키아 문자로 이어지며, 따라서 그리스어도 이름에 그 어원에 따른 의미가 별도로 존재하는 등 어느정도는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러나 더 후대로 가면 언어가 이리저리 크게 바뀌면서 특성이 상당히 달라져, 두 문자 체계 기반 언어들의 미묘한 호환성이 상당부분 퇴색된다.

이 과정에서 성경 번역에도 여러가지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성경의 구성 책들의 편집에 대해서도[18] 여러가지 문제거리와 사건사고가 있었기에 상당히 오랫동안 성경 번역에 사심이 너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 모든 번역 과정은 기존에 잔뜩 들어간 사심들을 후대가 요령껏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 것인데. 이는 결국 왜곡을 왜곡으로 해결했다는 것과 다름 없다. (...)

상술한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체계의 차이는 후대의 번역한 판본이 번역한 언어의 특성에 따라 큰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하필이면 압자드 계열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이름에 붙은 의미 개념이 거의 퇴색된 영어로 번역된 판본을, 그와 정 반대로 아예 표의 문자라서 모든 문자에 뜻이 붙어 있는 한문으로 구성된 중국어 판본으로 번역한 것을 알파벳에 속하는 한글을 문자로 쓰며 동시에 한자어가 존재하여 표의 계열 언어들의 특성도 공유하는 한국어로 중역한 것이라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번역 결과물이 도출 될 수 있는지 부터가 미스터리다.

RSV의 중국어 문리역을 중역한 판본인 만큼 개역 성경은 사실상 영어 성서를 한국어로 바꿔놓은 것과 다름 없는 형태로 되어 있다. 한국어로 저질 번역된 전공책과 같은 꼴인 셈이다. 도대체 왜 이런 괴상한 문법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어 골치아프기 십상인데, RSV와 대조해보면 왜 이딴식으로 번역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영어 문장과 한 문장 한 문장 1대1로 대응된다. 즉, 번역체가 번역 의도다.

이것을 위해 아예 한국어 문법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영어 문법을 한국어로 옮겨 놓아, 한국어로는 명백히 비문, 그러나 영어 문법으로 접근해서 읽으면 "그냥 영어"인 문장들이 가득하다. 이런 괴상한 문장들은 능동과 피동이 모호하게 서술된 부분에서 유독 눈에 띄는데, 복음서들 끝 부분의 예수 부활 부분 문장들은 "돌이 굴려 옮기운 것을 보고" (누가복음 24장 2절) 같이 능동/피동이 뒤바뀐 해괴한 경우까지 있다.[19] '죽으시다'(죽으셨다.)와 '죽임당하다'도 개역한글의 괴상한 비문 최강으로 꼽을 만하다.

이것들을 영어로 바꿔서 보면 깔끔하게 문법에 맞는 문장이고 별 특이점은 없어보인다. 성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함정인 문장의 주체가 모호하게 뒤섞이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영어 판본을 영어를 쓰는 독자가 읽을때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기 매우 어렵다. 그런데, 이 영어 판본의 문법을 한국어에 끼워맞춰 넣으려고 괴상한 비문을 만들 결과, 문장의 주체가 모호하게 뒤섞인 것이 매우 강조되어 확연히 눈에 들어올 수준이 되었다.

이런 내용들은 얼핏 성경의 원문 자체에 있는 문법적 오류나 함정적인 서술 구조를[20] 고스란히 옮기기 위해서 한글 문법을 의도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장들이 영문 RSV와 1대1로 대응된다는 점을 보면 딱히 그런 의도로 한글 문법을 의도적으로 마개조 해놓았다고 하기도 어렵다.

절대로 이 판본이 진짜로 번역을 제대로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라 사심 가득 들어간 엉터리 번역들이 반복된 상태에서, 그것을 역시 주먹구구식으로 정리한, 그러나 옛 언어들과 특성이 굉장히 달라진 언어로 번역된 판본을, 그 판본과 또 정 반대의 특성을 가진 언어로 번역하고, 그것을 그대로 옮겨 놓은, 제대로 번역이 되어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판본이 개역 성경이다. 아무리 중국어 문장 구조가 영어와 동일하다지만 문자의 특성이 정 반대인데, 그걸 한국어로 그대로 1대1로 옮겨놓았더니 영어와 1대1로 호환된다는 것도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다.

후술하겠지만, 많은 개신교인들이 개역개정의 장점으로 '장중한 문체의 아름다움' 등을 들지만 정작 국문학계의 거두이오덕은 되려 공동번역판의 문체가 한국말의 입말을 자연스럽게 썼다고 공동번역의 문체를 극찬한다. 이오덕의 개역성경 비판론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앞에서 든 공동번역 성서는 글월의 끝이 모두 ‘―다’로 되어 있지만, 뒤에 든 『신약전서』는 글월의 끝이 모두 ‘―라’로 되어 있어, 이것만 보아도 오늘의 사람들에게는 『신약전서』의 문장이 글말체라고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는 중국글을 새겨 읽는 꼴이 되어 우리가 입으로 하는 말이라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글이 되어 있다.

이오덕, <<우리 문장 쓰기>> /한길사/1992


개역개정에서 수정된 문장들의 대부분은 저런 기묘한 비문 중에서, 너무하다 싶은 것들을 좀 더 매끄럽게 적당히 손본 것들이며, 수정 후에도 여전히(!) 비문인 문장들이 아주 많다. 개역한글과 비교하면 약간 나아졌지만, 일상에서 쓰는 문어체와 한참 동떨어진, 어법상으로도 들어맞지 않은 표현과 불편한 가독성은 개역개정도 다르지 않다.[21]

개역판의 큰 단점 중 하나는 만연체라서 문장 호흡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유일한 예외는 서신서에서만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말줄임표뿐이다. 문장부호 비슷한 것으로 고리점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는 편의를 위해 사건별로 구분을 해둔 것이지 실제 문장부호로 쓸 목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 개역한글은 구역을 최소한으로만 수정하여 발간한 것인데, 그 '최소한의 수정'에 문장부호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것이 전통 아닌 전통이 되어, 1979년에 개역 신약에서 문장부호를 넣어보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차가웠기에 결국 대한성서공회조차도 개역개정에 문장부호 넣기를 포기하고 과거 번역판을 따른 것이다.

또 다른 단점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번안과 한문식 음차로 영어와 다른 외래어를 흔히 쓰는 현대 한국어와 너무 다르단 점이다. 예를 들어 지명은 그냥 한국어 화자의 발음 습관을 반영한 한자식 어투이고, 올리브나무 등은 감람나무(창8:11, 계11:4 등)로, 스튜를 팥죽(창25:34)으로 번역한 점 등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빵이 떡(눅22:19 등)으로 번안된 것인데[22], 아무리 번역 당시의 시대상을 감안해야 한다지만 '주식'인 빵이 '특식'인 떡으로 번안된 것은 정확한 번역이라 하기 어렵고, 특히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는 말씀에서 더욱 그렇다.

그리고 계보가 혼잡하고 그것마저도 중역을 해서 나오는 물건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도 빼 놓을 수 없다.이라 번역상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무리 직역을 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히브리어, 그리스어 원문에서 직역된 것이 아니라, 중국어 문리역에 1:1 대응되게끔 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직역의 의의가 크게 퇴색된다.


3.3. 총평[편집]


개역 성경은 여러 단점이 있는 번역이지만, 이 번역이 시작된 19세기 말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야 한다. 당시 조선은 히브리어와 희랍어는 커녕 영어 번역 전통조차 얕은 상황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여러 번역 성경들을 대조하여 그럭저럭 읽을 만한 번역을 해냈다는 점은 분명 대단한 업적이다. 비유컨대 남들이 굴삭기를 쓸 때 야전삽으로 토목 공사를 한 셈이다. 또한 근본적으론 중역이긴 하지만, 이후 개정의 역사를 거치면서 원문 대조를 했기에, 주어진 상황에서는 나름 할 만큼 한 번역이다. 특히나 1998년에 나온 개역개정이라면 모를까, 1938년의 개역 성경[23]은 더더욱 그렇다.

이런 가정 하에선 개역개정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을 터다. 개역개정 자체가 표준새번역의 실패 + 개역 성경이 여전히 주류로 쓰임 + 개역한글의 저작권 만료 도래라는 문제가 맞물려 일부 낡은 어휘 및 오역만 땜질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강경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개역 성경은 기존 신자들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시대착오적인 과거의 유물에 불과하며, 종교개혁 정신과는 전혀 상관없어[24] 하루빨리 강단에서 은퇴해서 박물관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전반적인 단어사용 난이도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현대시, 현대소설(일제 강점기~1980년대[25])보다 높다고 보면 된다.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영어 성경이나 현대어 성경(-습니다. 체로 고정된 현대어판: 새번역성경, 공동번역성서, 쉬운성경 등)과 함께 읽는 것이 좋다.

4. 여담[편집]


몇몇 사람들은 개역 성경을 '개혁' 성경으로 잘못 부르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국내 개신교는 개혁주의 교단이 주류이다 보니 헷갈리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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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4년에 '성경전서 표준 새번역 개정판'을 '성경전서 새번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2] 2002년에 절판하고 개정을 시작하여 2011년 겨울에 『쉬운말성경』을 출판했다. 이 사이 출판사의 이름도 '성서원'으로 바뀌었다.[3] 2005년의 개정개역4판이 최종본이다.[4] 예를 들어 셉터를 개역한글에서는 모두 (민21:18 등)로 번역했으나, 유교문화권에서는 홀은 신하가 쓰는 것이고 왕이 쓰는 것은 라고 했다는 지적을 받아 개역개정에서는 셉터에 대한 번역어를 로 고쳤다.[5] 다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의 도서들은 개역개정 대신에 새번역을 인용하는 경우도 꽤 있다.[6] 보수 교단은 자신들의 신학 관점을 '개혁주의'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한국의 개신교 보수 교단 다수가 장로회/개혁교회이기 때문이다. 보수 복음주의 신학에 따라 서술되어 개역한글 성경을 사용해 출판된 "기독지혜사"의 "톰슨2주석성경" 또한 '정통 복음 개혁주의 신학'을 따랐다고 '머리말' 다음 페이지 '톰슨2주석성경을 내면서' 글에 밝히고 있다.[7] 인터넷에서 자주 희화화 되지만, 한국 개신교의 성서학 인프라는 결코 낮지 않다.[8] spiritus(라틴어), spirit(영어), esprit(불어)[9] anima(라틴어), soul(영어), âme(불어)[10] corpus(라틴어), body(영어), corps(불어)[11] 참고: 데살로니카전서 5장 23절[12] 반면 다음은 직역 사례다: animalis(히에로니무스), psychique(La Bible de Jérusalem)[13] 영(pneuma), 혼(psychē), 몸(sōma)의 세 가지 측면으로 파악되는 인간. 몸(sōma)과 동일시되는 듯 하면서도 다른 육(sarx)이라는 말의 미묘한 뉘앙스.[14] 원전 번역이지만 라틴어(불가타) 성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으며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사심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15] KJV에 여러모로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심들, 지나치게 감정적인 문체 등 여러 미심쩍인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려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 과정에서 사해 문서도 꽤나 요긴하게 활용되었다.[16] 현대 중화인민공화국표준중국어와는 차이가 있음.[17] 성경의 번역 계보는 이곳을 참조.[18] 책들의 순서도 매우 중요하다.[19] 비단 이 구절 말고도, 이중피동 형태로 된 문장이 곳곳에서 보인다.[20] 화자가 자꾸 뒤바뀌는 아가서나 그 유명한 알파, 오메가, 처음, 나중, 시작, 끝 구절이 책 마지막에 와서 화자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다시 나오는 요한계시록 등. 그 외에도 프롤로그와 실제 내용 간의 설정 오류가 실수가 아니라 그냥 대놓고 내놓은 것 같이 보이는 욥기나,(사단이 하나님과 내기를 한다는 설정이었는데 본론으로 들어오니 능동이 아니라 수동으로 변신한다) 인삿말을 엽서 봉투처럼 쓰고 있는 서신서 등을 꼽을만 하다.[21] 그 와중에 서신서에 드물게 나오는 말줄임표는 또 뜬금없이 삭제했는데, 차라리 말줄임표가 그대로 있는 게 나은 수준의 비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22] 이 떡이라는 번역때문에 한국에는 성만찬에서 떡을 쓰는 일부 교회가 있을 정도.[23] 개역한글은 이 번역의 맞춤법 수정판(1956년, 1961년)이다.[24] 종교개혁 모토 중 하나가 라틴어 성경을 사실상 성직자들이 독점하는 당시 가톨릭 교회의 태도에 반대하여 민중이 읽을 수 있도록 자국어 성경 번역을 촉진하는 것이었다.[25] 수능 출제가치가 높을 만큼 고평가를 받는 소설 중에서 가장 최근을 배경으로 삼은 것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