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탁(콘크리트 유토피아)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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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아파트가 선택 받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인공. 배우는 이병헌. 원작인 유쾌한 왕따의 '김씨' 캐릭터를 각색한 캐릭터다.

황궁아파트 103동 902호에 거주하고 있다. 위기 상황 속 단호한 결단력과 행동력으로 '황궁아파트'를 이끄는 임시 주민 대표가 되었으며, 외부인들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리더다.

2. 작중 행적[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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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주민 대표가 되다[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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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아파트 1층, 외부인이 집주인을 칼로 찌르고 내보낸 집에서 불이 나자 스카프를 마스크처럼 쓰고 첫 등장한다. 소화기를 들고 뛰어들어 불을 열심히 꺼 보지만 화재의 규모가 너무 커 진압하기에 역부족이라 소화전을 여는데, 주민들이 거기선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만류함에도 소화전을 열심히 돌려 결국 물을 튼다. 이후 불이 난 집으로 뛰어들어 소화전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이 사건 덕분에 부녀회장 금애에게 주목을 받는다.[1] 이 사건은 외부인이 빈집을 차지했는데 집주인이 돌아오자 집주인을 공격하고 불을 낸걸로 외부인을 쫓아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게 되었다.

외부인이 집주인을 공격하는 사건 때문에 주민 회의가 열리자 민성은 조직을 구성해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이에 금애가 주민 대표는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정도의 희생 정신을 가진 인물'이여야 한다며 뒤에서 귤을 까먹던 영탁을 대놓고 주민 대표로 밀어 준다.[2] 투표 결과도 만장일치가 나와 결국 황궁아파트 103동의 임시 주민 대표는 영탁이 되었다.

이후 금애와 영탁의 주최로 외부인 거취 문제에 대한 주민 투표를 시작하는데, 실질적으로 주도는 금애가 하고 영탁은 얼떨결에 주민 대표가 된 처지라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인다. 투표 방식은 '내보낸다'에 찬성하면 흰 돌, '들여보낸다'에 찬성하면 검은 돌을 투표함에 넣는 것.[3] 투표 결과 흰 돌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고, 결국 황궁아파트는 내일 동이 틀 때 외부인들을 전부 추방하기로 결의한다.

2.2. 외부인 퇴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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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금애는 빈 집을 분양해 준다고 속여 외부인들을 전부 황궁아파트 앞으로 불러모으고[4], 무기를 든 주민들이 나와 입구를 가로막는다. 금애에게 확성기를 넘겨받은 영탁은 안내 사항을 전달하려 하지만 사용이 미숙해 결국 금애가 확성 기능을 켜주고, 영탁은 황궁 아파트의 주민이 아닌 분들은 단지 밖으로 나가 달라는 결의 내용을 전달한다. 당연히 외부인들은 이에 반발하고 외부인 중 해당 지역구의 국회의원도 힘을 합쳐야 한다며 외부인들을 결속시키려 하고, 영탁이 의원의 앞을 막아서며 이주를 요청한다.

의원님. 이주를,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외부인 중 한 명이 영탁을 밀치고 다 같이 황궁아파트로 뚫고 들어가려 하자, 영탁도 주민들과 함께 들어오려는 외부인들을 막으려는 몸싸움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앞장서서 외부인들을 막으라고 독려하고 외부인들이 들어오자 뒤쪽에서 주민들과 함께 외부인들을 저지한 후, 민성이 외부인에게 목이 눌려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 그 외부인을 제압하고 민성을 구한다.

결국 금애가 불러모은 주민들도 힘을 합쳐 밀고 들어오려는 외부인들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으나, 앞서 영탁을 밀친 외부인이 쇠파이프로 영탁의 머리를 가격해 피를 흘리게 한다. 영탁은 재차 공격을 받자 피를 흘리면서도 공격을 방어하더니, 틈을 노려 쇠파이프를 뺏고 외부인들에게 휘두르며 그들을 물러나게 만든다.

다 나가! 다 나가! 다 나가!!!

때마침 아파트 내에 있던 주민들도 화분이나 가구 등의 투척물을 외부인에게 던지며 결국 외부인들을 쫓아내는 데 성공했고, 영탁은 주민들의 환호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대표님 만세' '아파트 만세' '김영탁 만세' 등으로 구호가 잘 정립되지 않자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구호로 통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2.3. 방범대 활동 개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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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탁은 민성을 방범대 대장으로 임명한 뒤 방범대를 결성해 황궁아파트 주변 무너진 건물들의 생존용 식량이나 물품들을 가져오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 처음엔 다들 '으랏차차 황궁 으랏차차 황궁 가자 화이팅' 하면서 힘차게 나서지만 갈수록 다른 방범대들의 기운이 빠지며 목소리가 작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주변 아파트를 모두 수색하고도 아무 성과가 없자 결국 방범대는 근처 마트까지 원정을 나서는데, 마트 안에 있던 사람이 미성년자이자 금애의 아들인 지혁을 인질로 잡고 머리에 총을 겨누며 물러나라고 위협한다. 때마침 쇠지렛대를 들고 마트 뒤로 돌아가던 민성이 머뭇거리다 결국 총을 든 사람을 내려치고, 영탁과 민성이 함께 총을 빼앗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지혁이 총을 맞자[5] 부끄러운 줄 알라며 해당 인물을 수 차례 가격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만든다.

마트에서 가져온 식량들로 새해 맞이 황궁 잔치를 벌이던 도중 903호의 거주민인 혜원이 자신의 집을 찾아오자 금애와 903호로 따라가고 이후 황궁 잔치에서 혜원을 새 식구로 소개한다. 그리고 '마이크 든 김에 노래해라'는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결국 윤수일의 아파트를 부른다. 이 과정에서 영탁의 회상을 통해 그의 과거가 드러나게 된다.

2.4. 진실[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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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진짜 김영탁이 아니였으며, 황궁아파트 거주민도 아니었다. 그의 진짜 정체는 택시 기사 '모세범'으로, 황궁아파트를 매수하려다 사기를 당한 사람이었다. 시세보다 훨씬 싼 급매가 나왔다고 하여 무리하게 돈을 끌어다 입금부터 했는데, 알고 보니 사기였던 것.[6]

독촉에 시달리던 그는 지진이 나던 날 자신이 돈을 입금했던 진짜 김영탁에게 돈을 받으러 황궁아파트로 향했다.[7] 그리고 그곳에서 진짜 김영탁과 다투다 몸싸움까지 벌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진짜 김영탁이 거실에 있던 바둑판 꼭짓점 부근 모서리에 뒤통수를 세게 박게 된다. 이후 모세범이 바둑알이 들어있는 통으로 그를 수 차례 구타한 뒤 바둑알을 입에 마구 쑤셔넣어 그를 살해했다.[8][9]

그렇게 살인을 저지른 모세범은 딸의 전화를 받는데,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 오는 건 다 해결한다고 집을 나선 자신을 도망간 것으로 생각하고 원망하는 부인과 누구와 통화하는 것이냐 묻는 남자[10]의 목소리였다. 그때 마침 지진이 발생해 서울이 폐허가 되어 갈 곳이 없어졌고,[11] 얼떨결에 본인이 진짜 902호 김영탁 행세를 하며 아파트 주민 대표가 된 것이다.

아내는 김영탁에게 사기를 당한 뒤 금전 문제로 사이가 나빠져 완전히 갈라선 것으로 보인다. 딸은 헤어샵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 재난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어머니와 함께 빚쟁이들의 독촉과 협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화가 끊기고 재난 이후, 그가 딸이 근무하던 현장에 갔지만 주검을 발견하고 오열한다. 갈곳이 없자 902호를 떠올리고 돌아온 모양.

김영탁의 정체에 대한 복선은 직접적으로 밝혀지기 전까지도 계속 나온다. '입주민이시죠?'라는 질문에 어물쩍 넘어가기도 하고, 본인을 아는 주민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는 한 사람을 빼곤 없었으며, 김영탁으로 이름을 써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ㅁ을 먼저 쓰는 장면이 그것.[12] 또한 금애가 '살인범이나 목사님이나 이제 똑같다'는 말을 할 때도 영탁이 화면에 잡히다 금애가 말을 끝내자 초점이 영탁으로 이동한며 그의 이중적인 면모를 암시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903호에 돌아온 혜원이 그를 처음 보고 모르는 사람이라는 반응을 보였을 때도 사람 좋게 이해해주는 척하며 웃다가, 안 보는 것 같자 바로 표정이 관리가 안 되어 급정색을 한다.

2.5. 외부인 색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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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재, 영탁은 자신을 잘 모른다고 대답한 혜원의 집에 난로를 건네 준다는 빌미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혜원에게 환기를 해야 한다며 다용도실 창문을 열어 달라고 요청한 후, 혜원이 다용도실로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문 앞을 막아선다. 별다른 물리적 위협도 없고 발언도 '아저씨 알아, 몰라?' 정도의 일반적인 말이었지만,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낀 혜원은 이것이 협박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그를 아는 것 같다고 대답한다.

이후 영탁은 담배를 피우다가 도균이 자신의 집에 외부인을 숨겨 두고 명화가 이를 방관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지만, 이 때는 당장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인한다. 그러나 며칠 후 외부인들이 시체의 금이빨을 뽑아 모으던 한 주민이[13][14]아파트 코앞에서 외부인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시체를 붙잡고 오열하는 노모의 모습에서 과거 자신이 가족의 시체를 보고 오열했던 기억이 떠올라 분개하게 된 영탁은, 아파트의 내부를 '방역'하기로 마음먹고 주민들을 이끌고 도균의 집으로 찾아간다. 결국 도균의 집에서 발견된 외부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조리 아파트 밖으로 끌려나와 추방당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영탁은 아파트 내부의 대대적인 외부인 색출 작업을 실시하게 된다. 이 때 외부인이 발견된 집에는 문 앞에 마치 낙인처럼 빨간색 페인트로 표시한다.

'바퀴벌레'[15]라 불리는 외부인들을 모두 추방한 영탁은 아파트 나무 앞 공터에 주민들을 불러 모은 후 아파트 내부의 '방역'이 완료되었다고 선포하고, 외부인을 숨겨 준 주민들을 모두 모아 꿇어앉히고 '잘못했습니다'를 200번 외치게 하는 형벌을 내린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던 도균이 그들의 인간성을 비판하며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2.6. 백화점 탐색[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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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에서 수맥이 발견되긴 했지만 남아 있는 식량으로는 일주일 정도밖에 버틸 수 없게 되자, 영탁은 자신이 다 생각이 있다며 방범대를 이끌고 말라 버린 한강을 건너 무너진 백화점[16] 터에 도착한다. 잔해와 시체의 틈을 통해 내부로 들어간 민성이 푸드코트를 발견해 몇 달은 버틸 수 있는 식량을 얻게 된다.

그런데 돌아오는 과정에서 반쯤 무너진 건물 위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낙하물을 던져 공격하고,[17] 이 과정에서 금애의 아들 지혁이 화염병을 맞았으며 여러 주민들이 부상을 당하게 된다. 영탁은 메고 있던 총을 쏴 건물 위의 사람들을 물러나게 만들고, 들고 있던 지팡이를 버린 후[18] 남은 주민들을 데리고 황궁아파트로 복귀한다.

아파트에 돌아왔을 땐 지혁을 비롯한 몇몇 주민들이 사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영탁은 아파트로 돌아와서도 슬퍼하는 주민들은 고려하지 않고 외부인들의 공격이 있을 것이라며 기운을 내라고 요구하고, 이에 주민들은 그에게 반발하는 눈치를 보이게 된다.

자신의 아들 지혁이 사망했음을 알게 된 금애는 분노하여 영탁에게 책임을 돌리고,[19] 영탁 역시 지금껏 아들이 목숨 걸며 받아온 것은 잘도 쳐먹더니 이제 와서 뭐 하는 짓이냐며 금애에게 폭언을 한다. 그 때 명화가 외부인들을 모두 죽이자는 영탁의 사상에 반발하며 나서고, 주민 중 한 명이 대표님에게 버릇없이 뭐 하는 짓이냐며 막자 영탁 앞에 한 지갑을 던진다.

2.7. 최후[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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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는 혜원에게 주민 대표 김영탁이 이 아파트 사람이 아니라 가짜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둘은 방범대가 백화점 수색을 나갔을 때 903호의 경량칸막이를 뚫어 902호로 몰래 들어갔었다. 그곳에서 발견한 김치냉장고에는 진짜 김영탁의 시체가 들어 있었고,[20] 명화는 주민들을 불러 김치냉장고를 아래로 가져와 달라 요청했던 것이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명화가 던진 지갑에는 진짜 영탁의 신분증이 들어 있었다. 김치냉장고의 시체와 신분증의 얼굴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주민들은 대표가 '바퀴벌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영탁이 지금까지 자신들을 선동했고 애초에 외부인들을 내보내는 것이 아니였다 외치며 영탁을 아파트에서 추방시키려 한다. 이에 영탁은 자신이 이 아파트에 바친 것과 자신이 이 아파트에 들어온 과정을 토로하며 자신을 '진짜 김영탁'이라 주장한다.[21]

내가 여기! 목숨을 바쳤어! 이 아파트에! (중략) 집도 여기 등기만 안 되어 있을 뿐이지, 내 집이나 마찬가지야! 집값도 다 냈는데! 이... 이 씨발 사기꾼 새끼가 나한테 사기를 친 거라고!

내가! 902호! 김영탁이야!!!

하지만 주민들은 영탁을 무력으로 내보내려 시도했고, 영탁도 끈질기게 버티다 다 같이 넘어지게 된다. 넘어진 영탁은 자신의 비밀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혜원을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그녀를 쫓아가 붙잡은 후 대변을 버리는 데 사용하던 낭떠러지 아래로 던져 죽게 만든다. 그러자 지금까지 영탁이 가짜가 아니라고 믿어 왔던 민성이 총을 들고 그를 겨누며 실망감과 분노를 표하나, 결국 쏘지 못하고 영탁에게 총을 다시 뺏기게 된다.[22] 그 순간 황궁아파트를 감싸던 바리케이드가 무너지고,[23] 황궁아파트 주민들에게 반감을 갖고 있던 외부인들이 대거 밀려오게 된다.

이에 영탁은 광기에 찬 괴성과 함께 총을 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외부인들을 살해하며, 총알이 다 떨어지자 외부인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휴대용 부탄가스로 만든 사제 폭탄이 날아오자 폭발하기 직전 다른 곳으로 던져 버리는 등 아파트와 주민들을 지키려한다.

하지만 던진 폭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입은 부상과 공격으로 인한 부상이 겹쳐 사실상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의 중상을 입었으나, 집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죽기 직전의 회광반조로 마지막 힘을 짜내 자리에서 홀연히 일어선다.

그리고는 잠깐 쉬어야겠다고 말한 영탁은 죽어가는 와중에도 비틀거리며 집으로 향한다.[24] 902호에 들어온 영탁은 그대로 쓰러졌고,[25] 식량을 위해 그를 쫓아 902호로 들어온 외부인들은 움직이지 않는 영탁이 죽었다고 생각해 그를 내버려둔다. 영탁은 천천히 죽어가는 와중에도 작은 소리로 왜 남의 집에 신발을 신고 들어오냐며 읊조리다가, 결국 자신의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사망하고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3. 평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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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탁은 막 주민 대표로 선발되었을 때만 해도 이런 중책을 맡을 생각이 전혀 없었고 말도 어눌한 편이다. 그러나 외부인들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게 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앞장서서 활동하고 내몰린 사람들을 조종하는 소시오패스적 면모를 보인다. 감정이 폭발할 때마다 충동적으로 살인을 행하고 사람들을 선동하는 점 때문에 악인인 건 맞지만, 결과적으로 끝까지 한 몸 던져 아파트와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영화 내에서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26] 원수를 진 진짜 김영탁을 우발적으로 살해했으나 그의 노모를 대신 똥수발을 들어가며 끝까지 먹여살렸다는 점이 그의 위태롭고 양면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작중에서 금애가 살인자나 목사나 이런 상황에선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영탁은 살인자와 목사의 양면적인 모습을 둘 다 지닌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작중에서 드러나는 영탁의 가장 큰 강점은 행동력. 아파트에 불이 났을 때도 자신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불구덩이에 뛰어들고, 외부인이 자신이나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때도 감정이 배제된 것처럼 과감하게 행동한다. 이 때문에 외부인들에겐 잔혹한 짓을 수없이 저질렀지만, 그 행동력으로 공동체를 위해 헌신했다는 점만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적어도 영탁이 권력을 잡은 동안에는 내부인들을 향해서 꽤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주민들도 이에 따라 반목을 자제하고 약자들을 배려했고, 도균의 자살 사건을 빼면 내부의 치안 사건이나 심각한 트러블 없이 꽤 평등한 구조로 공동체가 돌아가고 있었다. 무기를 든 외부인과 대치하는 위험한 상황이 오면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서서 막아내고, 방범대의 사기가 떨어지는데도 어떻게든 북돋아가며 식량 수색을 직접 이끄는 등 고생을 마다하지도 않는다. 후반부에 외부인들의 복병에 기습당했을 때도 꽤 침착하게 대응한 덕에 대다수의 인원이 생환한 것을 보면, 순간적인 판단력도 나쁘지 않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흔히 나오는 부패한 지도자 캐릭터는 국회의원으로 나와 먼저 사망해버리고 영탁은 여러모로 불안정한 소시민형 지도자모습을 보이는 데, 본래부터 무력한 자존감과 절박한 행동력이 뿌리깊었다. 대표라는 지위를 통해 권력을 휘두르는 대신에 그 권력이 채워주는 자신의 안정감에는 깊게 몰입해버린 모습이 실시간으로 그려진다. 결국 이런 행동력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타인에 대한 고려 없이 독선적으로 결정하여 실행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그를 이상적인 리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27] 또한 진짜 김영탁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도 그렇고, 진혁을 인질로 잡은 마켓 주인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거나 혜원을 떨어뜨려서 살해하는 모습으로 알 수 있듯이 순간적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욱하는 면이 있다. 이는 영탁이 온갖 불행을 당하고 누구보다 사랑하는 딸까지 잃으며 정신이 많이 망가진 탓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선인이라고 하기엔 힘든 인물.

또한 그의 체제는 당장은 안정적이었지만, 결국 아파트를 고립시키고 약탈 경제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지속은 힘들었다. 작중에서도 마지막 수색을 나가기 전에 이미 식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기에, 얼마 안 가서 아파트의 식량 사정은 크게 나빠졌을 것이 틀림없으며 이게 어떤 불화로 치달았을지 예측할 수 없다. 자급자족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주변의 식량이 바닥나면 위험을 무릅쓰고 더 멀리까지 나가서 식량을 구하거나 최종적으로 이주를 고려하는 수밖에 없는데, 아파트 밖에 적을 많이 만들어놓아서 그것도 힘든 상황. 이렇듯 아파트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선 외부인들과의 화해와 장기적인 대책 수립이 필수적이었으나, 그러기엔 영탁 본인의 식견도 부족하고, 당장 생존이 급하고 외부인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한 아파트 주민들에겐 어려운 요구라 영탁 본인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다 계획이 있는데 참견하지 말라며 공격적인 반응[28]만 보였다.

작중 그가 아파트를 가족처럼 여기고 필사적으로 사수하려 한 건 자신의 상황과 입지로부터 오는 불안과 의존심리로 보인다. 외부인들을 강압적으로 쫓아낸 것은 엄연히 아파트 주민 전원이 민주적인 투표로 결정한 사항이었고 이것은 김영탁이 명분으로 내세우기 시작하며 실제로 이 선택이 김영탁과 같은 불안요소의 존재감을 키운 발단이 된 것이다.[29] 그렇게 아파트의 극단적인 행동이 다시 외부인들의 극단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이로 인해 아파트는 다시 극단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식으로 영화의 중심서사가 흘러간다.

결국 마지막엔 전쟁터에서 적들을 죽이는 군인처럼 맹목적으로 싸우다가, 힘을 다한 채 홀로 집으로 들어가 사라진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최후를 맞는 모습은 불행하고도 불쌍해 보인다.

종합하면 겉보기엔 욕심이 없고, 희생정신이 뛰어나 아파트를 이끌기에 굉장히 적합하고도 이상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동기인 건지 터무니없고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그같은 인물이 유용하다는 이유로 영화상 군중들이 의심조차 하지 않고 무력과 이기심에 의존해버린 결과이자 상징이다. 실제 그의 개인상은 이 영화의 핵심요소인 군중, 사회상의 가장 부정적인 영향력만 뭉쳐진 비극적인 인물이며 영화의 평가를 끌어올린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작품 외적으로 배역을 맡은 배우 이병헌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많다. 영탁의 초반, 중반, 후반부 모습을 보면 연기에 묻어 나는 감정선이 크게 차이가 나면서도 김영탁이라는 인물의 설정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그리고 그가 폭주하는 장면에서는 말 그대로 광기가 느껴질 정도의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인다.

4. 여담[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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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 겪은 일 때문에 아파트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층에 난 불을 끈 것도 정의감 때문이 아니라 불이 자신의 집에 옮겨붙을까봐 그랬던 것이고, 아파트 대표를 맡은 이유도 다른 주민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외부인의 위협에서 본인의 집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방범 활동 도중 김민성과 대화를 나누던 중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언급하기도 하며[30]
  정작 본인은 이를 '수신제국 태평천하'로 잘못 알고 있었으나, 김민성이 본래의 성어로 지적해 주니 자기가 하려던 말이 그 말이라며 얼버무렸다.
  , 아파트 축제 때 앞에 나와 부르는 노래도 아파트인가 하면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며[31]
  이미 외부인에게 아파트를 점령당했기 때문에 김민성 부부처럼 아파트를 떠나 도망치는 것이 정상적인 판단이다.
  유언마저도 자신의 집을 더럽히지 말라는 말이었다.
• 혜원을 죽이고 나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를 외친다. 사실 혜원이 없었으면 비밀이 들통나지도, 아파트에 그 정도의 내분이 생기진 않았을테니 틀린 말은 아니긴 하다. 그러나 영탁의 비밀과는 별개로 내부의 배신자가 물꼬를 터줘 벌어진 외부의 침공이나, 설령 침공이 없었더라도 대원들이 다수 사망하고 물건도 많이 못 건진 물자 수색과 부녀회장과의 관계 파행을 생각하면 영탁의 체제는 혜원이 없었어도 결국 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단지 폭로 때문에 그 시점이 더 앞당겨졌을뿐.
• 본명인 모세범은 구약성경의 모세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작중 포지션이나 지팡이가 강조되는 점으로 알 수 있다. 방범대를 이끌고 물이 말라버린 한강을 건너는 장면은 모세의 기적을, 바위에서 샘이 터져나오는 장면은 성경의 므리바 고사를 연상시킨다. 적이라 판단한 자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도 모세의 율법에서 이교도에 대한 잔혹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연상시키고, 사실은 이방인이었다는 것도 모세가 본래는 아케나톤을 추종하던 이집트 왕족 출신이었을 것이라는 최근 학계의 추정을 연상케 한다. 한편으로 그가 습격당하면서 총을 들고 지팡이를 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때 버려진 지팡이가 클로즈업된다. 이후 전개를 생각하면 그가 더 이상 황궁 아파트의 모세가 아니게 됨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 상술했듯 원작의 아파트 대표인 '김씨'를 각색한 캐릭터로 재앙 전에는 택시 기사 일을 했다는 등 그 뼈대는 원작과 거의 동일하다. 대신 아파트 원 주민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저질렀던 살인도 끝까지 숨기려 했던 영탁과는 달리, 김씨는 아파트 주민이 아님을 당당히 드러내면서도 리더쉽으로 아파트를 휘어잡았으며, 고로 원래 주민을 사칭한적도 없다. 또 김씨에겐 결정적으로 영탁보다 훨씬 무자비하고 악당에 가까운 캐릭터[32]
  외부인에게 적대적이고 약탈경제로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까지는 똑같지만, 그냥 외부인을 쫓아내는 데 그치는 영탁과는 달리 김씨는 약탈은 약탈대로 하고 외부인을 강제로 끌고와 서로 싸우고 죽이게 한 후 이를 여흥으로 즐기는 등 악당 짓을 대놓고 한다.
  라는 차이점이 있다. 각색되면서 선악의 잣대로는 구분하기 힘든 복합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