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자라니/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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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62회
2.1. 발단
3. 63회
3.1. 사전 준비 작업
3.2. 작전 회의
4. 64회
4.1. 전개(중앙극장 습격)
4.3. 습격 사건 이후
4.4. 이정재(형사양반)의 방문과 심영의 위기
5. 65회
5.1. 심영의 절정이자 몰락기
5.2. 결말
6. 사건 이후(66회~70회)
7. 기타
8.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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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SBS에서 방영된 월화 드라마 야인시대 62회~65회 중 심영이 고자가 된 중앙극장 습격 사건의 전체적인 상황과 대본 일부를 서술한 문서이다.

이 문서에서는 실제 방송된 대사를 기준으로 서술한다. 대본 원본은 표현이 살짝 다르다. #


2. 62회[편집]



2.1. 발단[편집]


신불출심영은 일제강점기부터 유명했던 만담가와 배우였다. 이들은 좌익 성향으로서 해방 이후 공산당을 선전하기 위해 공연을 벌였다.[1]

공산당을 탈퇴한 김두한과 우미관패는 백의사의 사주와 경찰의 비호 아래 우익의 큰 골칫거리였던 국군준비대와 신불출을 제거하기로 한다. 김두한을 주축으로 한 대한민청 별동대는 국군준비대를 기습하여 제거하였고, 김무옥과 삼수를 비롯한 일부 우미관패는 신불출을 습격, 납치하여 불구로 만들어버린다(60~61회).

이로 인해 미군과 전위대에게 쫓기게 되자 김두한은 경호원 데리고 애기보살의 집에 숨어들어가고, 우미관패는 양평으로 도망가 몸을 숨긴다. 워태커 소령과 미군 헌병들이 이들을 체포하려 우미관패 사무실을 수색했지만 이미 도망가고 아무도 없었고, 워태커는 이들을 꼭 체포해서 군사 법정에 세우겠다고 다짐한다.

박헌영은 국군준비대가 궤멸되자 대남 투쟁 방식을 사상 교육으로 전환한다. 심영은 박헌영의 지시를 받고 서울의 중앙극장[2]에서 사회주의 선전극인 <님>을 공연하고 있었다. 정진영 또한 박헌영의 지시로 중앙극장에 전위대를 파견해 심영과 극장을 호위한다.

한편 심영의 공연 소식을 들은 백의사는 신불출에 이어 심영도 제거하고자 한다.

유진산: 미군들이 국방경비대 요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지원자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든다고 합니다.

백관옥: 결과적으로 그건 미군들이 원하는 새로운 경찰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 경찰은 철저하게 우익이니까요.

염동진: 틀림없이 그럴걸세.

박용직: 명동에 있는 월남 청년들이 서북청년단이라는 단체를 또 만든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들도 반공주의자들입니다.

염동진: 그런 단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요.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뭐든 지원하도록 하시오, 백 동지.

백관옥: 예, 단장님.

염동진: 유 회장, 김두한 동지는 잘 있습니까? 그 듣자 하니 내가 연결해 준 그 애기보살하고 잘 지내는 모양입디다만.

유진산: 하하하, 예. 그런 것 같습니다. 뭐 지금이야 그런대로 괜찮은 모양입니다만, 과연 언제까지 숨어있어야 하는지… 그게 답답합니다. 그 아무래도 미군정하고 정치적인 거래가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염동진: 정치적 거래라… 그렇다면 하지 장군이나 군정장관 아놀드하고 얘기가 돼야겠구만. 한번 거래선을 찾아보겠소.

유진산: 이승만 박사께서도 비서를 보내왔었습니다. 만송 이기붕이라고.

염동진: 어, 잘 압니다. 똑똑한 사람이죠. 헌데 이 박사가 왜?

유진산: 하하하, 김두한 동지를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염동진: 이제 그 양반들도 비로소 청년들의 힘을 인정하는 겁니다. 이승만 박사는 김구 주석과 더불어 우익의 최고 지도자요. 그런 분들이 나선다면 우리 백의사나 청년단의 앞날은 밝다고 할 수 있죠. 아, 정치적 거래라면 그쪽에도 손을 쓸 필요가 있어요. 그거 참 괜찮은 소식이로군.

염동진: 그 요즘은 소식마다 다 괜찮아요. 국군준비대도 궤멸돼 버렸고, 신불출이도 요절이 났고 말이야. 그러나,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소. 죽어야 할 공산당원들이 너무 많아.

백관옥: 그렇습니다. 지금 공산당원 심영이라는 작자 때문에 난리들입니다.

염동진: 심영이가 왜?

백관옥: 이 자가 아주 이름난 공산당원이고, 유명한 연극배웁니다. 지금 중앙극장에서 '님'이란 연극을 공연하는데, 이게 순전히 공산당 찬양 일색의 내용입니다.

염동진: 그래? 허면, 죽어야겠군.

백관옥: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단장님.

염동진: 마땅한 단원을 물색하시오, 길게 갈 것 없어! 총칼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상 교육이오. 특히나 연극 같은 것은 아주 무섭지. 빨리 제거하도록 하시오.

백관옥: 네, 단장님.

염동진: 기왕이면 김두한 동지와도 상의해 보시오. 다 같은 우리 백의사 단원이잖소?

백관옥: 그렇게 하겠습니다, 단장님.

박용직: 아, 하지만… 지금 두한 동지는 움직일 형편이 못 됩니다.

염동진: 하하하… 의논만 하라는 것이오, 의논 말이오. 제목이 '님'이라…? 그러니까, 공산주의가 바로 님이라는 뜻인 모양인데, (목소리가 굵어지며) 이거 빨리 죽여야겠구만.


애기보살의 집에서 은거 중인 김두한에게 백관옥이 찾아온다. 백관옥은 심영을 제거할 만한 인원을 물색 중이라고 말한다.

백관옥: 우리 백의사의 염 단장님께서는 김두한 동지의 안부를 무척 궁금해하시고 계십니다.

김두한: 보다시피 난 잘 있습니다, 아주 과분하게 말이오. 하하하, 그러나 실은 좀 답답합니다. 이렇게 숨어 지낸다는 것이 내 성격에도 맞지가 않고 말이오. 자, 듭시다.

애기보살: 백 선생님, 드시지요.

백관옥: 고맙소. (술을 한잔 마신 후) 난 오히려 두분이 부러운데, 김 동지께서 괜한 푸념을 하는 것 같소. 안 그렇소? 애기보살님.

애기보살: 저는 그저 좋은 분을 수배해 드릴 뿐입니다. 이상하게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김두한: 아, 그런데 백 동지. 조금 전에 한 그 얘기 말입니다. 심영이라고 했던가요? 공산당 연극배우 말이오.

백관옥: 맞소, 심영이오. 심영이라는 자요. 과거엔 아주 유명한 배우였소. 뭐, 지금도 그렇지만… 단장님께서는 그자를 제거하라는 명을 내리셨소. 사람을 물색 중입니다. 그자를 처치할 단원들을 말이오. 사실은 김 동지의 별동대가 맡아만 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텐데, 지금 이런 형편에 부탁을 드릴 수도 없는 거고…

(애기보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김두한: 오히려 지금같이 아무 눈에도 드러나지 않을 때가 좋을 수도 있겠죠.

애기보살: 아직은 안 됩니다. 조금 더 여기 계셔야 합니다.

김두한: 난 언젠가 이 백 동지가 한 말이 아주 가슴에 와닿았소. 저 빨갱이들의 세뇌 교육이 수백, 수천, 수만의 군대보다 더 무섭다는 얘기 말이오. 나도 한때는 저들의 세 치 혀에 속아서 공산당의 앞잡이를 했었소. 그 일, 내가 합시다.

애기보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선생님…

백관옥: 괜찮겠소? 하기야, 청년단 유진산 회장께서도 곤란한 표정을 지으셨소이다마는…

김두한: 일단 함께 가봅시다. 이렇게 편안히 앉아서 밥상이나 받을 때가 아닙니다. 듣고 보니 그 일은 내 일 같아요.

백관옥: 사실 그렇소. 단장님께서도 은연중에 그러길 바라고 계셨습니다.

김두한: 내가 하겠소. 어차피 공산당과의 전쟁이오. 그렇다면은 눈앞에 다가온 일을 마다할 필요는 없는 법이오. (밖을 쳐다보며) 밖에 관철이 있나!

김관철: 여기 있십니다, 행님!

김두한: 외출 준비를 해라.

애기보살: 선생님…

김두한: 기왕이면 차를 준비해라. 연극 구경을 간다.

(중앙극장의 '님' 간판과 김두한이 오버랩되며 62회가 끝난다.)



3. 63회[편집]



3.1. 사전 준비 작업[편집]


김두한과 그 일행은 중앙극장의 사전 답사를 위해 한밤중에 차를 타고 나간다. 그런 김두한을 애기보살이 걱정스레 바라보며 왜 자신이 이런 남자에게 연심을 품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후 김두한이 걱정됐는지 본인도 택시를 타고 중앙극장으로 향한다.

한편 명동패는 다음 날 있을 서북청년회의 결성식 경호 준비로 분주하고, 이화룡은 시라소니에게 같이 가자고 한다. 하지만 시라소니는 자신은 정치 같은 것에 관심 없으니 됐다며 거절하고, 사무실에 혼자 남아 술을 마시다 잠에 든다.

서북청년회 결성 소식은 전위대와 정진영도 알게 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명동패를 습격하기로 한다. 정진영은 처음에는 잠시 망설였으나, 김두한이 국군준비대와 신불출 건으로 잠적했기 때문에 안심하고 중앙극장 호위대원까지 명동으로 보낸다. 김두한 일행은 전위대원들이 갑자기 극장에서 철수하는 것을 목격하고, 혼잡한 틈을 타 극장 내부에 잠입하여 심영과 극장의 동태를 살핀다.

김두한: 우리는 골수 공산당원인 심영이를 잡으러 간다. 아마도 그는 죽어야 할 것이다.

김관철, 아구: 예, 형님.

김두한: 이것은 조국이 시키는 일이다. 이 길로 아구는 양평으로 가라. 가서 우리 우미관 식구들을 데리고 와.

아구: 예, 큰형님.

김두한: 극장에 도착하기 전에 길목에 내려줄 테니까, 다른 차편을 마련해서 이 밤에 다녀와. 특히나, 영균이한테 얘기해서 연막탄을 몇 개 준비하라고 해라.

아구: 예, 알겠습니다.

김두한: 오늘은 사전 답사만 하고, 밤새 준비를 마쳐서 내일 가능하면 결행을 한다. 아무래도 배우가 사라지면은 공연은 끝이 나겠지. 내일 다 끝내야 한다.

백관옥: 그렇게 되겠소? 너무 급한 것 같은데.

김두한: 그렇지가 않소. 모든 일이란 망설이다 낭패를 볼 때가 많소. 특히나 적을 제거하는 일은 속전속결, 기습이 좋아요. 싸움이란 숫자가 아니라 누가 먼저 기선을 제압하느냐 하는 데 있소. 그래서 해볼 만하다는 거요. 극장이란 원래 공간이 한정돼 있어요, 출입구도 마찬가지지. 그걸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나오거든. (김관철을 바라보며) 관철이.

김관철: 예.

김두한: 근처 적당한 데서 아구를 내려줘라.

김관철: 알겠십니다.

(시내에 내린 아구는 김두한의 차가 떠난 후 양평으로 향한다.)


서북청년회 발기 대회로 분주한 명동패 사무실에서 이화룡과 시라소니가 담소를 나눈다.

시라소니: 야 고, 압록강동지회면 됐디, 또 무슨 단체를 만든다고 기러는 기야?

황병관: 아니 형님, 우리가 또 다른 단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요, 이북 출신 청년들이 만드는 단체를 지원하는 겁니다. 예?

정팔: 그건 사실이에요. 그건 우리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구요. 어디까지나 지원입니다, 지원.

시라소니: 야, 고 기래도 기렇디, 고 말이 지원이지 사실은 우리가 앞장서서 다 하는 거 아니갔어? 거 복잡한 짓을 와 하네?

이화룡: 헤헤헤, 이보라우 시라소니, 어차피 공산당이 싫어서 내려온 젊은이들이야. 기러니 힘깨나 쓰는 우리 압록강동지회가 여러모로 도와줘야 되지 않갔네? 기래도 이 주먹에 실전 경험이 많은 우리들이 앞장서야 되지 않갔어? 거, 전위대 아새끼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대!

시라소니: 아, 거 기냥 냅둬라, 고 정치 같은 데 나서지 말라! 고 서북청년회라는 거이, 고거이 바로 정치 단체가 아니고 뭐갔어? 거 기러다 고, 영락없이 두한이 꼴 나오는 기야.

이화룡: 뭐? 아니, 두한이가 왜?

시라소니: 야. 고, 얼마나 날리던 멋쟁이 주먹이었어? 전조선의 주먹 오야붕이었단 말이디. 기런데, 기런데… 고 사람이 변해도 아주 변해버렸어. 영락없이 우익의 행동대가 돼버렸어. 행동대? 내래 기딴 거 싫어야. 고 주먹은 주먹답게 살아야디.

이화룡: 아무튼 내일 YMCA 대강당에서 발기 대회[3]

를 갖기로 했어. 그 경호를 우리가 해줘야 한다고. (시라소니에게) 같이 가자우!

시라소니: 아 거 내래 싫다고 하디 않았어?

맨발의 대장: 형님, 같이 가시디요. 어차피 조금 이따가 청년회 단장을 맡으실 회장단들이 이곳에 오시기로 했습네다. 저녁이라도 같이 드시디요.

시라소니: 거 니들끼리 가라. 내래 기냥 소주면 됐어.

정팔: 형님, 지금 이 남한 땅에서 살려면 어차피 공산당 아니면 민족 진영인 우익, 둘 중 하납니다. 우린 우익을 택했어요. 그러니까 무슨 일이든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거 김두한이처럼 말입니다. 이쪽 아니면 저쪽, 저쪽 아니면 이쪽, 뭔가 확실히 선택을 하지 않으면 살질 못하게 돼있습니다.

이화룡: 기렇긴 하디만,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선에서 끝나는 기야. 시라소니 말처럼 나도 정치는 싫어. 권력주먹은 말이야, 기거이 가까이할수록 비극이 일어난다고. 결국은 주먹들이 그 권력을 위해서 뭔가 일을 해야 하거든. 긴데, 대부분 그 결말이 아주 나빠. 기럼![4]

시라소니: 고, 알긴 아는구만, 알긴 알어.


화면은 전위대 사무실로 바뀌고, 서북청년회가 결성된다는 소식을 들은 정진영은 대원들을 모아 이를 저지하기로 한다.

정진영: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서북청년회?

김천호: 예, 동무. 38선 이북에서 월남한 청년들로 만드는 단체라고 합니다. 내일 낮에 YMCA에서 발기 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정진영: 북쪽에서 내려온 자들은 '압록강동지회'라고 이미 있지 않은가?

김천호: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명동의 이화룡 주변의 청년들입니다. 이번에 단체를 만드는 곳은 전 월남 청년들 대상으로 한다고 합니다. 아마 아주 극렬한 반공주의자들이 될 것 같습니다. 모두가 공산당이 싫다고 북한을 탈출해 온 놈들입니다.

김해숙: 까부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천호: 당연히 부숴버려야 합니다. 김두한패도 우리를 막대하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런 단체가 또 하나 더 생기는 겁니다.

김해숙: 없애야 합니다. 대회 자체를 봉쇄해야 합니다!

정진영: 하지만, 그렇게 쉽지가 않을 텐데…

김천호: 그렇습니다. 저들의 주변을 바로 그 명동파들이 경계하고 있습니다.

정진영: 명동파?

김천호: 예, 그렇습니다. 이화룡, 시라소니, 정팔, 황병관, 그런 자들 말입니다.

정진영: 알아. 조선의 날리는 주먹들이지. 저들이 또 우리의 적이 된단 말인가, 또…

김천호: 없애버려야 합니다. 단체가 만들어지기 전에 사전 제압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아무리 저들이 날리는 주먹들이라고 해도, 우리 전위대 결사들이 간다면 해볼 만합니다.

정진영: 무기를 쓰자는 것인가?

김천호: 무기도 좋고, 주먹도 좋습니다.

정진영: 무기는 안 돼! 같은 우익이면서도 미군에서 김두한이를 잡으려고 하는 것은 무기 때문이야. 김두한이는 지금 그 때문에 꼼짝을 못 하고 있어. 만약에 우리 전위대가 김두한이처럼 된다면은, 국군준비대도 없는 이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를 당할 수가 있어. 한다면 주먹이야.

김천호: 해볼 만합니다. 주먹과 몽둥이를 같이 쓴다면 장사가 없습니다. 총만 들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정진영: 하지만… 시라소니야. 이화룡이도. 이화룡이는 내가 한번 만난 적이 있었어. 저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을까…

김천호: (자리에서 일어나며) 맡겨주십시오. 명동만 부숴버리면 그 결성 대회는 자동적으로 무산될 것입니다.

정진영: (잠시 생각하며) 심영 동무가 공연 중인 중앙극장 쪽은 어떻게 됐나?

김해숙: 전위대 특별대원들이 나가있습니다. 아주 엄청나다고 합니다. 심영 동무와 문예봉, 황철 동무들이 대단한 성과를 계속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극장은 계속 만원이고, 관객들은 정신을 못 차린다고 합니다, 동무.

정진영: 그곳도 잘 지켜야 해. 김두한이는 늘 우리의 허를 찔렀어.

김천호: 김두한이는 미군들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아마 한동안은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체포되기만 한다면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정진영: 김두한이는 그런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야! 늘 조심하는 게 상책이지. (잠시 생각한 후) 좋아, 일단 두한이가 잠잠하니까, 서북청년회를 없애버리도록 하자! 명동을 먼저 부수도록 해.

김천호: 예, 대장 동무. 그럼 중앙극장에 나가있는 특별대원들을 조금만 남겨놓고 일단 모두 불러들이겠습니다.

정진영: 실수 없도록 해! 내일 낮에 발기 대회가 있다면은 아침 일찍 명동파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손을 쓰란 말이야. 대회 직전에 명동파를 초토화시키는 거야.

김천호: 예, 동무.

정진영: 분명히 말했어. 시라소니, 이화룡이는 왕년에 날리는 주먹들이라는 거 말이야. 실수 없도록 해.

김천호: 예, 동무.

정진영: 중앙극장에 나가있는 대원들을 그리로 돌렸다가, 일이 끝나면 다시 즉시 원대 복귀 시키도록!

김천호: 알겠습니다, 대장 동무.

정진영: 서북청년회라… 서북청년회… 이들 역시 주먹패들로 이뤄진단 말인가. 젠장… 왜 이렇게 갈수록 일이 꼬여드는 거야. 왜? 왜!


한편 중앙극장 앞에 도착한 김두한은 극장의 동태를 살핀다. 사람이 많아 혼잡한 틈을 타 극장 내부로 잠입하려는 김두한. 갑자기 전위대가 몰려나오자 일단 기다렸다가 다시 들어가 보기로 한다.

광대[5]

: 자, 곧 시작합니다! 빨리 오세요, 빨리! 심영의 위대한 명작, …[6]

백관옥: 저길 보시오, 동지. 저렇게 대단하오. 사람들이 엄청납니다.

김두한: 그렇군요. 경비가 삼엄합니다.

백관옥: 당연할 거요. 사실 선전이나 조직, 특히나 영화나 연극, 문학 단체 등 대중 선동 매체에 있어서는 좌익들이 훨씬 앞서있어요. 엄청난 위력이죠.

김두한: 사실입니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오히려 다행입니다. 그냥 휩쓸려 들어가면 되겠어요. 일일이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거니까. 하, 대단하구만.

백관옥: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좌익 영화동맹에서 촬영한 공산당 뉴스를 먼저 선전한다고 합니다. 박헌영의 공산당과 인민당, 인공 등등 저들의 활동 상황을 선전하는 것이죠. 학생들은 먼저 그만 거기서 정신을 빼앗겨 버린다고 합니다. 때문에 공격을 시작하면 심영이는 꼭 잡아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그 뉴스의 필름은 물론 영사기까지도 다 없애야 될 겁니다.

김두한: 그래야겠죠. 안으로 들어갑시다.

백관옥: (극장 쪽을 보더니 김두한을 잡는다.) 잠깐! 저기 좀 보시오.

(극장 내에서 갑자기 장정 여럿이 튀어나와 극장 앞에 사열한다.)

전위대 간부 1[7]

: 대장 동무의 지시요. 지금 즉시 특별대원들은 본대로 가야 합니다. 자, 몇 명만 남고 나머지는 다 철수하시오.

전위대 간부 2[8]

: 자, 어서들 철수 준비하시오.

김관철: 어, 저노마들 저, 철수한다 아입니까?

백관옥: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오.

김두한: 잘됐군요.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여기들 계십시오. 내가 잠시 안에 좀 보고 오겠소.

백관옥: 혼자말이오?

김두한: 오히려 사람들이 많으면 난처해질 수가 있어요. 안경을 쓰고 코트 깃을 올리면 쉽게 알아보질 못합니다. 잠시들만 계십시오.

김관철: 행님! (백관옥: 동지!) 큰행님!


전위대가 철수한 틈을 타 김두한과 백관옥은 극장에 잠입하는 데 성공한다. 심영이 나와 배우들을 소개하고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공산당 선전 뉴스를 먼저 보여준다. 김두한은 극장 내부를 살피고는 해볼 만하겠다고 느낀다.

광대: 자, 곧 시작합니다! 빨리 오세요, 빨리! 심영의 위대한…

(악단의 연주와 관중의 환호성과 함께 심영이 무대 위로 나타난다.)

심영: 오늘 공연할 연극 '님'의 주인공, 문예봉 동무를 소개합니다! (문예봉이 앞으로 나와 인사한다.)

심영: 황철 동무입니다! (황철이 앞으로 나와 인사한다.)

심영: 각본을 맡으신 극작가, 임선규 동무입니다! (임선규도 앞으로 나와 인사한다.)

심영: 그리고 저 심영, 큰절 올리겠습니다! (앞으로 고개 숙여 인사한다.)

심영: 모든 등장인물들이 관객 여러분들께 인사드리겠습니다! (모든 배우들이 앞으로 나와 인사한다. 이후 악단의 연주가 끝난다.)

심영: 여러분! 우리는 모두 인민의 낙원인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하여 투쟁하고 있습니다. 오늘 중앙극장에서는 연극 '님'을 보여드리기 전에,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여기서부터 김두한과 백관옥의 대화에 묻힘) 열렬한 당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필름에 담아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김두한: (작은 목소리로) 의외로 이 극장 안이 허술합니다. 해볼 만하겠어요. 경계가 느슨합니다.

백관옥: (작은 목소리로)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일단 여기를 지키던 전위대들이 왜 어디로 몰려갔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원들을 풀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심영: 동무들! 이 영화, 뉴스를 보시고, 우리 모두 목숨을 다해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동참합시다! (관중의 환호성이 들린다.)


김두한이 걱정되는 애기보살은 택시를 타고 중앙극장으로 뒤따라간다. 한편 김천호를 주축으로 한 전위대는 명동패를 치기 위해 명동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명동패는 진작에 나가고 없었고, 시라소니 혼자 사무실에서 술을 마시다가 잠에 든다.

정진영은 둘도 없는 친구인 김두한과 싸워야만 하는 현실에 지친 마음을 김해숙에게 털어놓는다. 그런 정진영을 김해숙은 김두한을 죽이면 된다며 다독인다. 이념 문제로 다투는 현실 속에서도 정진영은 김두한에게 별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후 김두한은 유진산, 김후옥 등과 함께 다방에서 만나 습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때 김후옥이 상하이 조에게 김두한의 경호를 맡으라는 지시를 내리고, 중앙극장 습격에 동참하게 된다. 유진산은 국군준비대에 사람이 너무 많이 죽었으니, 이번에는 심영 외에 다른 사람들은 죽이지 말아달라고 한다. 그리고 이승만 박사가 김두한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한편 백의사의 염동진은 김두한이 심영을 제거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한다. 그리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정치적 거래를 염두에 둔다.


3.2. 작전 회의[편집]


아구는 양평에 도착해 우미관패를 서울로 데려온다. 우미관패는 공산당원들을 때려잡을 생각에 다들 신나있지만, 김영태만큼은 아무 말 없이 이들을 지켜본다. 어느 여관에 도착한 후 우미관패는 작전 회의를 한다.

김두한: 모처럼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불러서들 안됐다. 안 그렇습니까, 영태 형님.

김영태: 오면서 내내 생각을 했네. 그야말로 지금은 숨을 죽이고 있어야 할 때인데, 그렇지 않은가.

신영균: 아, 우리가 언제 편안하게 살았습니까, 형님. 그냥 팍팍 저지르는 거죠!

김무옥: 고것은 영균이 말이 맞당께. 오히려 이 조용한 게 더 이상한 거 아니겠어라?

개코: 아 마 그러고 말고, 조용한 것이 더 이상한 것이제. 안 그런가, 두한이 오야붕?

김두한: 그래. 하지만 때때로 미안하기도 하다. 끊임없이 식구들을 위험 속으로 몰아넣고 있으니까 말이야.

문영철: 어차피 우린 생사를 함께하기로 헀다. 우리야 의리 빼면 뭐가 남겠냐, 응? 같이 죽고, 같이 사는 거야.

홍만길: 아, 당연한 얘기야. 헌데, 큰형님. 돈암장으로 가신다고 들었습니다만.

김두한: 응, 그래. 우남 이승만 박사님께서 초청을 하셨어. 아침을 같이 먹자고 말이야.

개코: 워메 워메, 아 그렇게 높으신 분이 초청을 하셨다고, 아침을 같이허자고? 아따 기가 막힌 잔치상 받게 생겨부렀구만~

휘발유: 이야, 이 확실히 큰형님이 뜨긴 뜨신 모양입니다! 아, 곧 나라의 주인이 되실 어른 아닙니까. 그런 분이 부르셨다는 건 우리 모두가 이거 애국자라는 뜻 아닙니까?

삼수: 아 왜 아니겠어, 우리가 바로 애국자라니까!

김관철: 애국자라 캤십니까? 참 듣기 근사하네요.

갈치: 애국이요? 아 이거 맨날 쌈박질만 해봤지, 그런 소린 처음 들어보네요. (일동 웃음)

김영태: 말해두지만은, 다시 연막탄을 써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람을 또 잡는 일이야. 오야붕이 알아서 잘하겠지만은, 목적한 일 외에 일을 벌여선 안 돼. 그렇지 않은가?

김두한: 물론입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그리고 다시 말해두지만은, 이번 일은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야 돼. 연막탄은 무옥이가, 그리고 심영이를 잡는 것은 나와 영철이, 그리고 관철이, 내일 함께할 상하이 조가 한다. 필름은 영균이가, 그리고 영사기는 홍만길과 아구가 맡는다. 그리고 안팎의 경호와 지원은 형님이 좀 맡아주십시오.

김영태: 알겠네.

김두한: 모두들, 자신들의 임무가 끝나는 대로 현장을 빨리 빠져나와야 된다. 알겠나?

우미관패 일동: 예, 큰형님.

김두한: 특히나 무옥이, 연막탄을 한꺼번에 터뜨려서는 안 된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계속해서 한 방씩 터뜨려.

김무옥: 알았당께, 응? 그래야 효과가 날 것이구먼. 암, 그러고말고.

김두한: 그리고 오늘 밤은 마셔서는 안 된다. 밤이 깊었으니까 그냥 자도록 해. 내일 아침, 내가 돈암장을 다녀오면서 바로 일을 시작한다. 그때가 첫 공연을 하기 위해서 극장 문을 열 때니까.

신영균: 헌데 그, 상하이 조라고 하셨습니까? 지난 번에 말을 듣긴 했지만은, 그럼 그 친구도 같이 일을 하게 되는 겁니까?

김두한: 그렇게 될 것 같다.

신영균: 말했지만 그 친구 아주 대단합니다. 뻥도 세지만은 몸놀림도 아주 좋아요. 무엇보다도 총을 잘 쏩니다, 형님.

김두한: 그래. (모두에게) 자, 오늘은 이만 일어들 나도록 해.

김영태: 그럼 편히 쉬도록 하게.


날이 밝고, 김두한은 예정대로 돈암장에 방문하여 이승만과 같이 아침 식사를 한다.

이승만: 김 군, 어서 들게. 우리가 청년단 결성식 때 처음 봤지만, 그 후로도 소식은 계속 듣고 있었네. 활약이 참 많더구만.

김두한: 고맙습니다, 박사님.

이승만: 고맙긴, 내가 고맙지. 지금 이 나라가 암흑에 싸여 있습네다. 빛을 보자면 아주 요원해요.

김두한: 예, 박사님.

이승만: 김구 주석은 임시정부를 대동해서 왔지만, 그 사람들도 그렇고, 나도 너도 정치를 하겠다고 무슨 당, 무슨 당, 당은 많고! 미군 군정은 아직도 조선의 사정을 잘 모르고, 공산당들은 이미 북한을 다 먹어 치우고, 남한마저 삼키려고 벼르고 있고.

김두한: 그렇습니다, 박사님.

이승만: 이럴 때 청년단마저 없었다면 어떻게 했을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고생했어. 국군준비대를 해산시켰다는 얘기도 들었네. 빨갱이 군대가 있으면 어찌 되겠나? 정말 장한 일이야! 어서 들게. 위로를 해주려고 보자고 한 게야.

김두한: 고맙습니다.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이승만: 찬이 없어서 안됐네. 나는 늘 이렇게 먹고 살아. 조선 보리밥에 된장국, 김치… 얼마나 좋은가. 오늘처럼 이렇게 손님이 없을 때는, 토스트 한 조각이면 그만이야.

김두한: 아, 예.

이승만: 양말은 늘 꿰매 신고, 이빨을 쑤시는 이쑤시개는 그때마다 면도칼로 깎아서 다시 쓰고. 지금 우리 조선의 사람들이 배워야 할 것은 검소함이야. 아끼고, 절약하는 거. 자 들어, 어서 들어.

김두한: 이런 모습을 뵈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승만: 존경은 무슨, 소위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게야. 자.

이승만: 아, 그리고 어… 힘이 들 때 도움이 되라고 이걸 주는 거야, 받게.[9]

김두한: 아, 아, 아닙니다.

이승만: 괜찮아, 받어.

김두한: 고맙, 고맙습니다, 박사님. 이 저, 청년단을 위해서 쓰겠습니다.[10]

이승만: 그래, 그렇게 하게. 맛있구만, 오늘 아침이 유난히 맛있어. 가끔씩 만나서 얘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구만. 열심히 투쟁하게.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야.

김두한: 예, 박사님.


이후 식사를 마치고 나온 김두한에게 이기붕이 이승만이 오랜만에 흡족해했다며, 앞으로 자주 보자며 인사한다. 이후 중앙극장으로 가는 길에 이승만에게 받은 봉투를 문영철에게 건네주었고, 돈이 아니라 친필 휘호임을 알게 된다. 김두한은 돈보다도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며 만족한다.

한편 전위대도 날이 밝자 명동패를 치기 위해 사무실로 습격한다. 너무 조용해서 잠을 자는 것으로 오해하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나, 사무실에 있는 건 술에 취해 잠든 시라소니뿐이었다. 전위대 간부들이 시라소리를 공격하자, 시라소니는 바로 반격하여 전위대원을 전부 쓸어버린다.

전위대 간부 1: 부대장 동무, 너무 조용합니다.

김천호: 그럴 리가 있나, 오전 10시에 발기 대회를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아직 시간상 여기에 있을 게 분명해. 놈들이 아직 잠을 자고 있는 모양이야. 대기조는 밖에 있고, 선발대가 먼저 들어간다. 들어가면서 무조건 박살을 내!

전위대 간부 2: 예, 동무. 하지만 이상한 것 같지 않습니까? 밖에 지키는 놈도 안 보입니다.

김천호: 밤새 이 주변을 살피라고 하지 않았나. 다른 이동 사항은 없다고 보고하지 않았어!

전위대 간부 1: 예, 분명 그랬습니다. 하지만 너무 조용한 것이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김천호: 아니야, 놈들은 안에 분명히 있어. 자, 어서 들어가 봐!

전위대 간부 1, 2: 예, 동무. (간부와 전위대원들이 건물로 들어간다.)

(사무실에 들어온 전위대원들, 하지만 안에는 술에 취해 잠든 시라소니뿐이다.)

전위대 간부 1: 뒤져봐! 방들을 다 뒤져봐!

전위대원들: 예! (다른 방을 찾아보러 나간다.)

전위대 간부 1: 쳇, 무진장 마셨구만.

전위대 간부 2: 시라소니야! 틀림없이 시라소니야.

전위대 간부 1: 깨워서 물어봐야겠어, 다들 어디 갔는지 말이야. (몽둥이로 시라소니를 건드리며) 야 이봐, 이봐!

전위대 간부 2: 어우, 술 냄새…

전위대 간부 1: 이봐! 일어나! 이봐!

시라소니: (잠결에 흘겨보며) 아 거 뭐이가?

전위대 간부 1: (간부의 고함 소리에 전위대원들이 몰려온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이봐, 니가 시라소니 맞나? 맞아, 안 맞아? 시라소니 맞냐고!

시라소니: 기래, 내가 고 시라소니 맞아… 님자들 뉘기여? 고 지금이 고, 아침이네 밤이네?

전위대 간부 1: 하, 완전히 갔구만, 갔어. 야 이봐, 시라소니! 다들 어디 갔어! 여기 명동사단 오야붕들, 다들 어디 갔냔 말이야!

시라소니: (말없이 간부를 흘겨본다.)

전위대 간부 1: 야, 시라소니. 너 죽고 싶지 않거든 바른대로 말해. 다들 어디 갔어!

시라소니: 고 어젯밤에들 나갔는데, 나 잘 모르겠어야. 고 님자들 뉘기냬니까? 아 고, 졸려 죽겠구만, 나 취해서 고, 깨우지 말라고, 썅! 졸려 죽갔으야…

전위대 간부 1: 야 이 새끼 시라소니! 야앗!

(간부 1이 몽둥이를 들자 갑자기 시라소니의 눈이 번뜩이며 일어나 발차기로 제압, 전위대를 상대한다.)

시라소니: 고 님자들 뭐이가? 고 와들 이래? 고 나 잠 좀 자자. (다시 소파로 돌아가 잠을 청하려고 한다.)

전위대 간부 2: (시라소니를 노려보며) 새끼… 죽여!! (전위대원들이 달려든다.)

(시라소니가 다시 일어나 전위대원을 모두 제압한다. 전위대원 하나가 시라소니에게 맞고 창문 밖으로 떨어진다.[11]

)

김천호: 놈들이 안에 있다, 있어! 어서 들어가 봐!

전위대원: 네!

(들어가려던 찰나에 선발대가 쫓겨 나오고, 이어서 시라소니도 밖으로 따라 나와 걸어나간다.)

김천호: (시라소니를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전위대 간부 1: 저놈입니다, 저놈! 저놈이 시라소닙니다!

김천호: 아니 그럼, 대체 안에 몇 명이나 있는 거야!

전위대 간부 2: 저 저, 저놈! 저놈, 혼잡니다!

김천호: 뭐? 혼자? 씨, 잡아!!


이후 전위대원들이 시라소니에게 달려들고, 술이 덜 깨 눈이 풀린 시라소니를 클로즈업하며 63회가 끝난다.


4. 64회[편집]



4.1. 전개(중앙극장 습격)[편집]


시라소니는 술이 덜 깬 상태에서도 귀찮게들 굴지 말라며 모든 전위대원을 혼자서 쓰러뜨린다. 이후 노래를 부르며 편히 잘 곳을 찾아 떠나는 시라소니의 모습에서 중앙극장에 걸려 있는 '님'의 간판으로 전환된다.

광대: 자, 줄 서세요. 줄 서! 다 들어가실 수 있으니까 줄 서세요, 줄 서! 이렇게 하면 오히려 더 늦어집니다! 자, 줄 서세요! 줄 서! 다 들어가실 수 있으니까, 줄 서세요! 줄 서! 이렇게 하면 오히려 더 늦어집니다! 줄 서세요! 줄 서!

(김두한, 문영철, 김관철과 아구 일행이 중앙극장에 도착한다, 창문을 내려서 중앙극장에 몰려든 인파를 바라본다.)

김두한: 대단하구만. 도대체 심영이나 문예봉이라는 배우가… 저렇게 인기가 있단 말인가.

문영철: 일제 시대 때부터 유명했던 배우들이야.

김두한: 그래도 그렇지, 저러니 공산당 선전이 얼마나 잘되겠어?

문영철: 그러게 말이다. 뭐, 원래 배우들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쉽고도 빠르게 전달되거든. 모든 게 영락없는 진실처럼 들리고 말이야. 그래서 대중의 인기는 정말 무서운 거야.

김관철: 행님! (창밖을 가리킨다.)

[12]

(김무옥신영균을 선두로 우미관패가 극장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입구에서 받은 연극 팸플릿을 김무옥은 바닥에 버리고, 신영균은 구겨서 던져 버린다. 김두한과 문영철은 상황을 살피며[13]

상하이 조를 기다리고 있다.)

광대: 자, 줄 서세요, 줄!

(김영태와 개코 일행이 뒤이어 극장에 들어간다.)

광대: 줄 서세요, 줄~! 아유, 어서 오세요.

문영철: (바라보며) 우리 우미관 식구들이 다 들어가고 있다.

김두한: 이미 어떻게 하고 끝내야 하는지 약속들이 되어 있으니까 잘들 하겠지. 그런데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문영철: 누구? 아… 그 상하이 조라는 그 친구?

김두한: 이리로 오기로 했는데…

문영철: 아직 시간이 일러, 조금 더 기다려 보자.


명동에 나갔던 김천호와 전위대원들은 사무실로 돌아와 시라소니에게 졌다는 소식을 보고한다. 정진영은 어떻게 많은 대원들이 단 한 사람에게 깨질 수 있냐며 화낸다. 전위대원들은 다시 진열을 가다듬고 서북청년회 결성식을 치고자 하나, 정진영은 이미 늦었다며 안전하게 다시 중앙극장을 호위하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중앙극장에는 이미 김두한과 우미관 패거리가 도착해 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그네 설움[14]

이 연주되고 있는 중앙극장, 택시를 타고 극장에 도착한 심영이 문예봉과 함께 내린다.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그를 반긴다.

성인 남성: 이렇게 좋은 뉴스와 연극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영 : 어이구, 고마워요.[15]

학생 1: 지난번에 보고 다시 동무들과 왔습니다. 얼마나 감격에 벅찼는지 많이 울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뉴스였습니다!

학생 2: 연극도 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는 사회주의에 대해 너무 몰랐습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선생![16]

[17]

시민들: (환호)

심영: 고맙소, 고맙소 동무들! 학생들은 조국의 미래요! 주변의 친구와 동무들을 많이 데리고 오시오. 입장료 없으면 와서 말을 하시오, 누구든 도와주겠소!

시민들: (환호) 와아아아아아아아!!![18]

심영! 심영! 문예봉! 문예봉! 황철! 황철![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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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으로 들어가는 심영을 바라보는 김두한 일행의 차에,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다가와 보닛을 두드린다.)

상하이 조: 뭘 그렇게 보시오? 상하이요!

김두한 : 어어, 그렇지 않아도 기다렸소.

상하이 조 : 지금 막 들어가는 저놈이 심영인 모양이오?

김두한: 그런 거 같소. 내가 들은 바로는 틀림없소. 저놈이오.

상하이 조: 오면서 한 바퀴 돌아봤는데, 이상하게 애들이 다 빠져나갔습디다. 지키는 놈도 몇 명 없어요.

김두한: 그러게 말이오. 이, 무슨 일이 있긴 있는 모양인데, 아무튼 잘된 것 같소. 우리도 슬슬 움직입시다.

상하이 조: 그럽시다. 표는 내가 이미 구해놨소.

(김두한, 문영철, 김관철과 아구가 차에서 내린다.)

상하이 조: (문영철을 보며)이야? 우와… 키가 엄청나게 크구만![20]

그래 가지고 힘쓰겠소?

문영철: 뭐? 당신이 상하이구만. 오야붕한테 이야기 들었소. 근데 당신 신영균이 친구라면서?

상하이 조: 아, 신영균이! 좋은 친구지, 한가닥 하는 친구요. 거기서 같이 일한다면서요?

문영철: 우리 오야붕한텐 둘도 없는 아우야. 허면… 오야붕에게도 공손해야지, 안 그런가?

상하이 조: 하하, 그렇게 되는 건가?

문영철: 이 일이 끝나면 적당히 몸이나 한번 풀자고.

상하이 조: 응, 좋지, 좋소! 그런 거라면 내 언제든지 환영하오! 자, 일단 들어갑시다.


곧이어 김두한 일행도 중앙극장으로 진입한다. 한편 백의사의 염동진은 김두한과 그 일행이 중앙극장을 습격하러 갔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염동진: 김두한 동지가 중앙극장에 나가 있다?

유진산: 예,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염동진: 빠르기도 하구만. 사실 그건 모두 아시다시피 우리가 주문을 한 거요. 김두한 동지는 우리 백의사의 단원이니까, 단의 명령인 거요.

(모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염동진: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돈암장에 가 있을 줄 알았는데.

김후옥: 벌써 이승만 박사를 만나고 그리로 갔다고 들었습니다.

염동진: 오, 그래요? 급해, 성미가 급해. 나는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빠르고 확실한 것 말이오.


극장에서 김두한 일당이 관객석에 잠복하고 있는 가운데, 심영은 먼저 주연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연극을 시작하려고 한다.

심영: 이번에 소개할 분은 여러분들께서 정말로 기다리던 분들이십니다. 이 연극의 주인공, 본인 심영과 문예봉 동무를 소개합니다!(박수갈채) 배우 황철 동무와 극작가이신 임선규 동무를 소개합니다! (박수갈채) 참고로, 임선규 동무는 문예봉 동무의 남편이 되십니다. 그러니까 동무끼리 부부가 되겠습니다, 여러분! (박수갈채) 친애하는 학생, 시민 동지 여러분! 곧 이어서, 우리 공산주의 국가를 열렬히 찬양하는 애국 시민들의 늬우스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박수갈채) 그리고 곧 이어서, 사회주의 낙원을 건설하는 우리 모두의 염원을 연극에 담아 무대에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박수갈채가 터지는 사이에 김두한 일행들은 마무리 작업을 하고, 김무옥은 근처의 조직원들에게 연막탄을 건네준다. 박수가 잠잠해지자 심영의 연설이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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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 여러분, '님'이 무엇입니까? 언제나 그리운 이름입니다. 우리들의 가슴입니다. 우리가 사모하고 눈물 흘리며 오랜 세월을 목말라해 온 이름입니다. '님'은 바로 사회주의 낙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부우우운! (박수갈채)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곧 늬우스를 상영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오늘 여러분들은 그토록 고대하시던 여러분들의 님을 확실하게 만나고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여러부우우운!


이때, 김두한이 관객석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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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개소리 집어치워!![* 이 대사를 역재생할 시 "아 신경 쓰지 마셈"이라고 들리는데 이 소리도 합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보통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민망한 상황에서 넘겨 무마하려 할 때 애용된다.] 무슨 님을 만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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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심영이동공.gif}}}||

(갑작스런 호통에 심영이 놀란 얼굴로 휘둥그레하는 동시에 모든 관객들의 시선이 김두한에게 집중된다. 일부 전위대원들이 무대 입구를 막아서지만, 김두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대를 향해 서서히 다가가면서 일갈한다.)

김두한: 그리고, 무슨[21]

늬우스?[22] 공산당을 선전하는 늬우스 말인가? 거짓으로 학생과 시민들을[* 이 부분을 역재생하면 "니미 썅!"처럼 들리는데, 이것도 자주 쓰인다. 주로 "이런 니미 썅…" 이런 식으로. 보통 '이런' 부분은 86화에서 따온 것을 사용하는 편이다. 김두한이 조병옥 한국전쟁 통에 부산 캬바레에서 춤바람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말하는 "이런 나쁜 놈들... 지금이 어느 때라고."의 부분.] 우롱하고 속여온 너희들을 오늘 단죄하러 왔다. 나 김두한이다!


'김두한'이라는 이름 하나에 심영을 비롯한 무대 위 사람들은 물론이고 관객들까지 크게 동요한다.

심영: 뭐… 뭐, 김두한? 반동이다! 전위대, 전위대! 전위대...!

김무옥: 야 이 빨갱이 자슥들아! 이것은 수류탄이여![23]

죽지 않을라믄 까불지들 말더라고![24] 아야, 날려라!

김삼수: 에라이! (삼수가 연막탄을 던진다.)

무대 인원들: (비명을 지른다)

전위대: 아, 안 돼![25]


김삼수가 무대를 향해 연막탄을 투척하고, 곧 연기가 피어오름과 동시에 극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심영은 콜록거리며 급박하게 전위대를 부른다.

심영: 전위대는 어딨나? 전위대 어딨어? 김두한을 잡아라!


심영의 지시에 따라 극장에 남아있던 전위대가 공격에 들어가며, 이에 맞서 김영태도 부하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린다.

김영태: 저 빨갱이 놈들을 막아라! 어서!


전위대는 김두한 패거리와 격투를 벌이나, 명동패 습격으로 인해 주요 병력이 빠져나가 수적으로도 밀리는데다 애초부터 전위대는 우미관에게 상대도 안 되던 만큼 결국 우미관패에 차례대로 무너진다.[26] 심영은 혼란한 틈을 타 극장 밖으로 도망치려 하고, 이를 발견한 김두한과 눈이 마주치자 서둘러 빠져나간다.

김두한: 저쪽이다! 심영이가 저쪽으로 도망가고 있다! 저쪽이야!

문영철: 잡아!!

김관철: 문디 자슥! 서!


김두한과 상하이 조, 김관철, 문영철이 차례로 심영을 쫓아간다. 이 와중에 전위대원 1명은 개코에게 고간을 잡히는 공격을 당한다.[27] 한편 상하이 조의 친구이자 김두한의 심복인 신영균은 홍만길과 조직의 막내인 아구를 부른다.

신영균: 만길아! 우리는 영사실로 간다! 영사실로 가서 필름을 뺏어서 없애버리는 거야! 아구, 준비됐지?

아구: 예, 형님.

신영균: 좋았어, 가자!


한편 영사실의 좌익패들은 다급하게 필름을 챙겨 도망가려는데, 때맞춰 신영균 일행이 영사실에 쳐들어온다.

신영균: 필름 내놔.

홍만길: 이 빨갱이 새끼, 필름 내놔!

좌익패: 안 돼, 이건 안 돼! 이 반동 놈의 새끼들!

신영균: 이런 씨!

홍만길: 뭐, 반동? 이 빨갱이 놈!

좌익패: 안 돼! (이후 저지당한 후 짓밟힌다.)

신영균: 감히 이 신영균이의 말을 안 들어!


좌익패는 필름을 가지고 도주를 시도하지만 곧바로 신영균 일행에게 저지당하고, 아구는 그 좌익패를 짓밟는다. 이윽고 홍만길은 아구에게 영사실 파괴를 지시한다.

아구: 짜식이!

홍만길: 됐다.

아구: 예, 형님!

홍만길: 불을 질러 버려라. 이 영사실을 한동안 쓰지 못하게, 불을 붙여 태워버려!

아구: 예, 알겠습니다!

신영균: 야 됐어! 아구야, 됐다! 이 수류탄 하나면 돼.


좌익패들은 수류탄을 보고 도망치고 신영균 일행도 수류탄을[28] 투척한 뒤 영사실에서 나간다.

신영균 : 우리의 임무는 끝났다. (영사실에서 나가기 직전에 수류탄을 던진다.)

홍만길 :(서둘러 나가며) 가자!


신영균이 나가자마자 영사실은 폭파된다. 이 장면도 후에 폭☆8이라는 이름으로 전설이 되었다.

한편 심영은 극장 안의 서로 뒤엉킨 사람들 틈에 끼어 가까스로 김두한 일행을 따돌리고 극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데 성공한다.

김관철: 비켜! 비켜! 비켜!

김관철: 이러다 놓치겠심다!

문영철: (심영을 발견하고) 저쪽이다, 저쪽이야!

상하이 조: 어엇! 저쪽 끝 쪽! 이 빨갱이 노무… 씨!

김관철: 거기 안 서! 게 서!! 게 서라 이 자식아!!


이를 김두한과 문영철, 김관철, 상하이 조가 뒤쫓아 갔지만 심영은 이미 자리를 박차고 거리를 두면서 달아나는 중이었고, 결국 상하이 조는 심영을 놓치지 않으려고 도망가던 그에게 발터 P38 권총을 뽑아 2발을 쏜다.[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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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조: 안 되겠소, 쏩시다![30]

(타앙~! 타앙~!)[31]

심영은 총을 맞아 그 자리에 쓰러지나, 그 직후 심영의 뒤로 노면전차[32]가 지나가면서 심영을 잠시 가린다. 전차가 지나간 후 심영은 바닥에 핏자국과 모자만을 남긴 채 사라졌고[33], 놀란 김두한 일당의 눈앞에서 택시 1대가 지나간다.

김관철: (택시를 가리키며)행님![34]

저깁니다! 심영이 놈이 탄 것이 틀림없심다!

문영철: (성급해하며 당장 뛰어들 듯이)놓치겠다...!

상하이 조: 아니, 하지만 틀림없이 중상이야, 중상! 내 총은 거짓말을 안 하거든? 김두한 오야붕, 너무 서두르지 마시오. 저놈은 설령 살아 있다고 해도 맥 못 춰요.

김두한: (입맛을 다시며)아쉽게 됐군. 이 극장보다도 저 심영이 놈이 더 중요했는데.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이정재가 경찰을 이끌고 극장 앞으로 온다. 이정재는 김두한과 반갑게 몇 마디 나누더니, 미군도 곧 도착할 거라며 빨리 현장을 떠날 것을 권한다. 그리고 해방 후 서울 택시는 고작 몇십 대뿐이라며 금방 조사할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김두한에 당부한다.

상하이 조: 경찰들이오, 어서 빠져나갑시다.

이정재: (경찰들과 함께 차에서 내리며) 안에 들어가! 폭발물이 뭔지 알아봐!

경찰들: 예! (일제히 중앙극장으로 들어간다.)

이정재: 자네가 여기 있을 줄 알았어, 예감이 그랬다고. 나도 오래전부터 이 공연 소식을 듣고 있었다고, 공산당 선전 뉴스 말이야. 연극도 한다지? 그래, 심영이는 잡았나?

김두한: 놓쳤어. 다 잡았는데, 택시를 타고 도망쳤네.

이정재: 가끔 실수도 있어야지, 다 완벽해서야 무슨 재미가 있나. 알아내기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야. 해방 이후에 서울에 택시가 다 해 봤자… 몇십 대뿐이야. 금방 알 수 있어. 여기서 빨리 떠나는 게 좋아. 우리가 오는 데 10분 정도 걸렸어. 미군 애들도 한 5분쯤이면 도착할 거야. 안 그런가 두한이?

김두한: (미소를 지은 다음 이정재와 헤어진다)

(곧 이어서 미군의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김두한: 미군들이야, 빠져나가자.


김두한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워태커 소령과 미군 헌병들이 도착하고, 미군과 경찰들은 현장 조사를 위해 중앙극장을 조사한다. 뒤이어 정진영 일당과 기자들도 극장에 오게 된다.

김천호: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전위대원 : 노, 놈들이 극장 안에 폭탄을 터뜨렸습니다...!

김천호: 폭탄!?

정진영: 누군가? 누가 왔었어?

전위대원: 김두한입니다!

정진영: 김두한? (잠시 망설인다) 심영 동무는? 황철, 문예봉 동무는 다 어디로 갔나?

김천호: 저기 나오고 있습니다, 저기요!

(정진영 일행이 문예봉과 황철을 불러세운다.)

정진영: 심영 동무는 어디로 갔습니까? 심영 동무 말입니다!

문예봉: 앞서 도망쳐 나가셨어요. 김두한과 그 부하들이 쫓아가는 걸 봤는데, 그리고 어떻게 됐는지 몰라요.[35]

황철: 영사실이 파괴됐습니다. 놈들이 필름을 다 태워버리고, 영사기를 부숴버렸습니다!

(빠져나가는 황철과 문예봉, 그리고 중앙극장을 허망하게 바라보는 정진영을 비춘다.)


중앙극장 내부에는 경찰과 미군, 기자들과 부상자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다.

워태커: Birch, What's going on here? (버치, 무슨 일이지?)

버치: I think the explosion came from this area over here. (이곳에서 폭탄이 터졌습니다.)

워태커: Hey you, Come on over here. Go and find something over there. (이봐, 거기. 이리로 와봐.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

헌병 1: Yes sir. (알겠습니다.)


기자 1: (부상자를 옮기는 경찰에게) 저기요! 저기요, 부상자가 몇 명입니까? 예, 사망자는요?


기자 2: 아 저, 몇 가지만 묻겠습니다. 아 많이 다치셨습니까? 괜찮습니까?

전위대원: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로) 예, 예.

기자 2: 아 그 저, 누가 한 짓 같습니까? 김두한 씨가 한 짓이라고 했습니까, 지금?

전위대원: 그놈들이, 이 폭탄을 던지고, 불을 질렀소! (턱을 어루만지며) 아아..

기자 2: 저, 크게 다치거나 그 죽은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요.

전위대원: 왜 다친 사람이 없소. 총소리를 들었다 했소. 총을 쐈다 말이오, 총을! 저기 보시오. 영사실이 다 탔어요!

기자 2: 그 시각이 몇 시 정도 됐습니까?

전위대원: 그 시각이 대략 한... 2시 정도 됐습니다.

기자 2: 아, 2시요? 이 극장 안에는 몇 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죠?

전위대원: 한 150명에서 200명 있었습니다.

기자 2: 아 배우들도 많이 다쳤나요?


전위대원은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김두한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한다. 이때가 오후 2시[36]였고, 부상자가 발생하고 영사실이 불탔다고 진술하였다.

그리고 현장에 온 기자 중엔 최동열 기자도 있었다.

최동열: (독백) 또 김두한이다. 일만 터지면 김두한이라고 한다. 이런 건 아니다, 이런 건 아니야. 지난번에는 국군준비대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했다. 어쩌자는 것인가?[37]


생각에 잠긴 최동열의 앞으로, 누군가가 지나간다.

최동열: 자네, 진영이가 아닌가?

정진영: (누군가가 불러서 뒤를 바라본다.)

최동열: 김두한이가 한 짓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

정진영: (고개를 돌리고 한숨을 쉬듯이) 예... 사실입니다.

최동열: 참 사이가 좋은 자네들이었는데, 안타깝구만.

정진영: 언젠가는 제가 죽일 겁니다. 아니면 반대로 죽든가요. 실례하겠습니다.


최동열은 극장 안에서 마주친 정진영에게 사이가 좋은 두 친구가 갈라져서 안타깝다 말하지만, 정진영은 "언젠가 둘 중 하나는 죽을 겁니다." 라고 말하고 자리를 피한다. 이후 전위대원들이 달려와 심영이 총을 맞고 잠적했다고 정진영에게 보고한다.

전위대 간부 1: 대장 동무! 김두한 이놈이 총을 쐈다고 합니다. 심영 동무가 그 총을 맞고 대기시켜 놨던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피신을 했다고 합니다.

정진영: 총을 맞았다고?

전위대 간부 1: 그렇습니다.

정진영: 찾아봐! 택시가 어디로 갔는지, 근처에 병원이 어디어디에 있는지, 다 찾아보란 말이야! 찾아봐!

김천호: 예! 가자!


극장을 나서는 김천호와 전위대 간부. 그리고 최동열과 정진영, 그리고 현장을 조사 중이던 워태커 소령은 서로 눈이 마주친다. 정진영과 워태커는 서로 노려보고, 최동열은 정진영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병원으로 화면이 전환된다.


4.2. 전설의 고자 탄생[편집]


대본[38]


화면은 종로에 있는 백병원의 입구로 전환되고,[39] 심영이 잠들어 있던 중환자실 내부를 비추며 수액병에서 침대에 누운 심영에게로 카메라가 팬된다. 마취가 덜 풀려 몽롱한 가운데 정신을 차린 심영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을 조금 안타까운 듯하면서도 무관심한 듯하게도 쳐다보는 의사양반의 얼굴이다. 다행히도 의사양반의 능력으로 빠른 응급 처치가 이루어져 죽음의 고비는 넘겼음을 들으나, 이윽고 아래쪽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를 의사에게 물어보니 하필 맞은 곳이 영 좋지 않은 곳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즉, 심영은 남자로서의 사형 선고를 받고 만 것이었다.

심영: 여기가… 어디요…?[40]

의사양반 : Aㅏ,[41]

병원이오. 안심하세요. 어… 지혈제를 썼고 응급 수술을 했어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이거 하마터면 일 날 뻔했습니다.[42]

심영: 아래쪽에… 감각이 전혀 없으니… 어떻게 된 거요?

의사양반: 어… 하필이면… 총알영 좋지 않은 곳에 맞았어요.

심영: 그건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어… 어느 정도 완쾌된 뒤에 말해 주려고 했는데… 잘 알아 두세요. 아… 선생은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43]

다시 말해서 성...관계[44]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오. 에, 총알이 가장 중요한 곳을 지나갔다 이 말입니다.

심영: 뭐요?! 이보시오, 이보시오!! 의사양반! 아유우우우…!

의사양반: 안정을 취하세요. 흥분하면 다시 출혈을 할 수가 있어요.[45]

렇게 되면[46] 걷잡지 못합니다.

심영: 나 이렇게… 오래 있을 수가 없소… 전화, 전화 좀 갖다주시오!

의사양반: 이보세요! 여긴 지금 중환자실입니다. 전화는 없어요.[47]

당신은 다른 병원에서 안 돼 가지고 이리로 왔어요.[48]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습니다. 아… 전화는 몸에 해로우니까,[49] 그냥 푹 쉬세요.


이후 의사양반과 간호사는 중환자실을 나가고, 뒤이어 심영이 절규하며 야인시대와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나온다.[50]

심영: 뭐라고, 전화가 없다고? 아니… 그보다도[51]

, 조금 전에 뭐라고 했나.[52] 날 보고… 성불구자가 됐다구? 고자가 됐다... 그런[53] 말인가?

고자라니, 아니, 내가 고자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에잌, 고자라니!!! 내가, 내가 고자라니!!! 내가... 아핡 아핡 [54]

(안 돼... 안 돼[55]..!! 내가 고자라니... 말도 안 돼...[* 입술이 움직이는 모양을 보면 '말도 안 돼'가 먼저 나오고 '내가 고자라니'가 나중에 나와서 입술 모양과 목소리 싱크가 맞지 않는다. 김영철 배우의 말로는 김영인 배우가 이 장면에서 NG를 한 30번쯤 냈다고 하는데, 아마 가장 잘 나온 장면에 소리를 합성해 넣은 듯. 그래서인지 심영의 속마음을 묘사한 것처럼 에코가 들어가 있다.] 김두한이 이놈...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허허허허...!!!![56] 말도 안 돼…)



4.3. 습격 사건 이후[편집]


조병옥과 장택상은 조개옥 부장에게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는다.

조개옥: 일단 모든 1차 조사가 끝났습니다. 중앙극장 사건은 그 주범이 김두한이고, 종범들은 우미관에 속한 그 부하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조병옥: 또 김두한이란 말이지, 또. 한동안 잠잠히 있으라고 했는데 어느새 또 나타났단 말인가? 지가 무슨 홍길동이라도 되는 거야? 이러다 미군들 점점 화만 돋구게 될 텐데, 왜 이렇게 속도 없이 설치는 거야, 설치기를? 이렇게 되면 우리 경찰들 입지가 좁아진다는 걸 왜 몰라?

장택상: 그러게 말이에요. 이번 일은 정말 의외에요. 허나 그 성과는 아주 컸다고 봅니다. 생각해 보세요, 그 극장에서 영화나 연극을 보고 공산주의로 돌아선 젊은 학생들과 철없는 시민들이 얼마나 많았어요. 끔찍하던 차에 정말 시원하게 해결을 했어요. 그건 그런데, 하 이건 미군들 눈치 보기가 아주 어렵게 됐어요.

조병옥: 그러니까 하는 말이오. 물론 그 어려운 일, 잘해 냈어요. 민족 진영 모두가 전전긍긍했던 일 아닙니까?

장택상: 그랬었지요. 국군준비대 일도 그랬구요.

조병옥: 그렇지만 하는 일마다 대형 사고니 이를 어찌합니까? 도무지 감당이 안 되는 일만 빵빵 터뜨리고 있어요!

장택상 : 이보세요, 유석[57]

. 유석이나 나나, 이 자리에 얼마나 오래 있겠소? 있는 동안에 그나마 우리 민족 진영이 제대로 자리라도 잡으려면은 역시 김두한이의 힘이 필요해요. 아 이런 걸 보고 '필요악'이라 한다든가... 뭐 그런 거 아니겠어요. 아, 이보게 부장.

조개옥: 예, 청장님.

장택상: 알았으니 그만 가 보게.

조개옥: 예, 청장님.

장택상: 아, 그리고 김두한이에 관한 일은 무엇이든지 보고를 하도록 해.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말이야. 그리고 편의를 봐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소문 안 나게, 표 안 나게 챙겨주란 말이야.

미군은 김두한을, 전위대는 심영을 서로 찾고 있지만, 그들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김해숙: 아무리 찾아봐도 심영 동무의 거처가 드러나질 않고 있습니다. 혹시 무슨 변을 당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정진영: 그럴 수도 있을 거요.

김해숙: 당에도 보고를 하셨습니까?

정진영: 그래야 하지 않겠소. 당 간부들은 몹시 놀란 것 같았소. 당연하지. 벌써 거듭 몇 번째냔 말이야.[58]

김해숙: 한때 고난이 있으면 영광도 있다고 했습니다. 김두한이만 찾아내면 끝납니다.

정진영: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소. 누구보다도 내가 가까이서 봐온 김두한이야.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나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소. 두한이는 누구보다도 강직하고 정직했소.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 약기로 말하자면 당할 자가 없고, 눈치 또한 너무 빨라. 그리고 몹시 잔인해졌소.

김해숙: 하지만 동무에게는 안 됩니다. 제가 보고있는 동무는 김두한이보다도 훨씬 강하고 영명하십니다.

정진영: 아니오, 아니야. 나는 늘 졌소. 어릴 때도 그랬지. 내가 못 한 일을 두한이는 늘 해내곤 했어. 난 언제나 두한이의 그늘 밑에 있었소. 지금도 그런 것 같소. 번번이 조롱을 당하고 있질 않소.

김해숙: 잘될 겁니다. 총알 앞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잘될 겁니다, 동무.


전위대는 늦은 시각까지 거리를 활보하며 심영을 찾고 있지만 좀처럼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전위대 간부 1: 부대장 동무, 근처 병원과 약국을 샅샅이 찾아봤지마는, 심영 동무를 봤다는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전위대원 1: 죄송합니다, 김 동무.

전위대원 2: 저... 아무리 찾아봤지만,

전위대원 3: 오리무중입니다. 죄송합니다.

김천호: 한 군데도 빼지 말고 다시 뒤져봐. 샅샅이 말이야! 우린 지금 그 동무를 찾지 않으면 안 돼. 어떻게 해서든 찾아야 돼!

전위대 간부 1: 알고 있습니다, 동무.

김천호: 이 반동 놈의 새끼... 한두 번도 아니고 이 원수를 어떻게 갚는단 말인가... 김두한... 이놈의 새끼... 이봐, 동무.

전위대 간부 1: 예, 부대장 동무.

김천호: 헌데, 심영 동무를 싣고 갔다는 그 택시는 왜 여태 수배가 안 되는 건가?

전위대 간부 1: 아, 그러게 말입니다. 택시가 몇십 대 되다 보니까 일일이 알아보느라고 시간이 좀 걸리는 모양입니다. 뭐 하지만, 곧 드러나지 않겠습니까.

김천호: 심영 동무에게 더 이상의 사건이 생기기 전에 우리가 알아내야 한단 말이야! 지금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심영 동무가 어떻게 됐느냐 하는 것이야. 김두한에게 당했느냐, 아니냐 이거 말이야! 이 주변을 좀 더 찾아봐. 여기쯤이라면 그 사고가 났던 극장하고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야. 좀 더 뒤져봐!

전위대 간부 1: 알겠습니다, 부대장 동무. 자, 동무들! 갑시다!

김천호: (혼잣말로) 김두한... 김두한... (자동차 보닛을 내리치며) 이 반동 새끼...!



4.4. 이정재(형사양반)의 방문과 심영의 위기[편집]





사무실에서 아침의 사건이 실린 신문을 읽던 이정재는 예나 지금이나 기자들 눈은 못 속인다며 혀를 찬다. 이때 이정재의 부하 김형사택시기사의 신고 덕분에 처음엔 없었던 백병원에 심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이정재에게 보고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김형사의 말에 이정재는 깜짝 놀란다.

이정재: (신문을 읽으며) 젠장, 큼직하게 났구만. 중앙극장에 연막탄 투척이라... 대한민청의 별동대 소관 같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기자들 눈을 어떻게 속여? 귀신같이 안다니까. (신문을 던져버린다.)

김 형사: 주임님![a]

이정재: 왜 그래? 어디 불이라도 났어?

김 형사: 심영이가 있는 곳이 드러났습니다.

이정재: 그래? 어디야?

김 형사: 백병원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정재: 백병원? 을지로 근처 말이야?

김 형사: 예.

이정재: 아니, 거긴 경찰들이 찾아봤는데 없다고 그랬잖아?

김 형사: 처음엔 그랬는데…

이정재: 그랬는데 뭐야?

김 형사: 아마 심영이가 1차 병원을 거쳤다가 그리로 간 모양입니다. 싣고 다니던 택시 운전수가 신고를 했어요. 출혈이 심했다고 합니다. 아, 그리고 그… 총알이 하필 낭심을 맞아서 앞으로 남자구실을 할 수 없다고 하던데요?

이정재 : (차인지 물인지를 마시다가 놀라서 사레가 들린다)켁, 뭐, 뭐야?[59]

아 불알 말이야? 칫, 누가 그래, 의사가 그래?

김 형사: (살짝 미소를 지으며) 예.

이정재: 재수 더럽게 없는 놈이구만, 왜 하필 거길 맞았어? 아 참, 근데 이거 누가 알아? 미군 애들이 알아?

김 형사: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일체 보안에 부치라고 엄명을 내렸습니다. 병원에서도 허락을 했구요.

이정재: 잘했어. 가 보자고, 차 준비해.

김 형사: 예, 주임님[a]

. (차를 준비하러 나간다.)

이정재: 병신... 하필 거길 맞아 가지고, 재숫대가리 하고는... 쳇.(웃음)


이정재는 김 형사에게 절대로 전위대의 귀에 그 소식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출동한다. 한편 심영을 찾고 있던 전위대의 김천호는 백병원에 도착해 심영의 행방을 수소문하지만, 이미 경찰에서 입막음을 시켜 둔 뒤라 허탕을 치고 돌아가 버린다.

김천호: 여기에도 그런 환자가 없다는 얘기야. 아니 도대체 하늘로 솟은 거야, 땅으로 꺼진 거야? 이거 알아볼 만한 곳은 지금 다 알아봤어. 하, 이거 미치겠구만. 가자!

전위대 간부 1: 예, 동무.


전위대가 지나간 후 병원에 들어가는 이정재. 도착할 때 앞서 나가는 차를 대충 살펴보고는 백병원 안으로 들어선다. 심영이 괴로운 표정으로 치료[60]를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경찰들이 조사를 위해 병실에 들어온다.


의사양반: 아니, 당신들 누구요?

김 형사: 수도경찰청에서 왔소. (이정재를 가리키며) 우리 주임님이시오.[61]

의사양반: 아, 그렇습니까.

심영: 경찰이라구요?

이정재: 그렇소. 당신이 심영이라는 배우요? 맞소?

심영: 그렇소.


심영은 경찰이라는 말에 자신을 도와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고, 여기까진 좋았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이정재는 심영의 속을 아주 박박 긁어 놓는 말들만 줄창 한다.

이정재: 김두한이가 쏜 총에 맞았소?

심영: 그렇소. 김두한이가 쐈소. 김두한이 패들 말이오.

이정재: 김두한이야, 김두한이 패야? 똑바로 말을 해야지!


말을 험하게 해서 그렇지 이정재가 한 건 경찰 입장에서는 당연히 확실히 해야 하는 의무다. 총을 김두한이 직접 쏜 건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쏜 건지에 따라서 주범과 종범이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 습격 사건 전체를 기획하고 주도한 것과 심영을 고자로 만든 건 재판정에서는 형량이 별도로 부과되는 별개의 죄목이라 누가 뭘 했는지 확실히 파악해야 하는데, 물론 저렇게 강압적으로 질문하는 건 확실히 잘못된 게 맞다.

그런데 이정재는 오히려 여기서부터 심영의 속을 더 박박 긁어 놓기 시작한다.

이정재: 그래, 어딜 맞았소?

심영: (밑을 가리키며) 여기, 이쪽에...

이정재: 그러게 왜 그렇게 설쳐? 조용히 살라면 설치지 말았어야지, 안 그래? 그래, 안 그래?

이정재: (이불을 들춰 보며) 아주 이거, 확실하게 못 쓰게 됐구만. 사용 불능이야.[62]


이렇게 막 나가는 취조에 심영은 이정재가 진짜 정상적인 경찰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든다. 하긴 경찰에서 김두한의 빽을 봐 주는 사람이 이정재니까 이런 말이 튀어나오겠지만…

심영: 당신, 경찰 맞소? 응?

이정재: 경찰이 아니면 이 시간에 왜 여기 왔겠어? 우린 당신들 같은 사람들 때문에 아주 피곤해. 배우면 예술을 해야지, 왜 공산당 선전하다 이 모양이야?

심영: (분한 표정으로 한숨을 쉰다) 에휴...

이정재: 김두한이 패가 쐈다... 그때가 몇 시쯤이요?

심영: … 11시… 조금 못 돼서요.[63]

이보시오, 형사양반. 그보다도 나 여기 오래 있으면 그놈들에게 또 죽소. 나 좀 다른 병원으로 옮겨 주든지, 아니면 이 병실[64]을 좀 지켜 주시오!

이정재: (차갑게) 요즘 경찰 당신 지켜 줄 만큼 한가하지가 않아. 그리고 그럴 만한 병력도 없고! (의사양반을 보고) 저, 보호자한테는 연락은 해 봤소, 의사양반?

의사양반: 네, 했습니다. 곧 환자의 어머니가 오신다고 했습니다.

심영: (의사양반을 보고) 전화… 전화…! 전화 좀 주시오![65]

전화 좀 하게 해 달란 말이오!..

의사양반: 댁의 어머니가 곧 오신다고 했소. 여기선 전화가 안 된다 하지 않았소?

이정재: 전화가 안 된대. 그리고 당신은 지금 우리 조사 대상이야. 우리 경찰 허락 없이는 당분간 외부와 연락을 해선 안 된다, 이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소, 의사양반?

의사양반: 네… 네, 형사님. 전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이정재: 예, 그렇게 하쇼.

(의사양반과 간호사가 함께 나간다)[66]


결국 보호 요청도 묵살되고 백병원 측도 경찰의 요청[67]과 환자 안정을 이유로 친지 이외에는 연락을 일체 취하지 않는다.

이정재: 뭐 조사할 것도 없구만. 총알이 낭심을 지나갔다면서? 불알 말이야. 맞아, 안 맞아?

심영: (열 받아서 입을 닫는다) 끄응…[68]

이정재: 묻는데 대답을 해야지! (그래도 대답하지 않자) 그래, 뭐 그거야 의사 소견서를 보면 될 거고. 뭐 할 말 있소?

심영: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공산당 사무실에 좀 알려주시오. 아니면 공산당 청년 전위대에 연락을 좀 취해주시오. 부탁이오.

이정재: 그건 안 돼! 전위대나 공산당이나 아주 골치가 아파서 말이야.[69]

그러다가 진짜 김두한이 부대가 온다면 시가전이 벌어질 거야. 또 봅시다.[70] 편히 쉬쇼.


이정재는 조사를 끝내고 나가려고 하지만, 심영은 그래도 경찰인 그가 마지막 희망이기에 바짓가랑이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간곡히 부탁한다.

심영: 아니... 이보시오, 이보시오…전위대에 좀…

이정재: 안 된다고 했잖소! 또 봅시다. 가자.


결국 이정재는 심영의 부탁을 끝까지 거절하고 나가버린다. 심영은 이정재의 속을 긁어놓는 취조와 매정함에 분노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심영: 이... 반동 노무 새끼들![71]

경찰이 아니라, 모두가 김두한이하고 한패들이야![72][73] 이거 큰일 났구만... 에휴... 영락없이 여기서 죽게 생겼구먼...! 아이쿠...[74]


한편 김두한 패거리는 애기보살의 집에 은거해 있었고, 한창 김두한을 경호하던 상하이 조는 다른 패거리들에게 술이나 한잔하자고 하지만 거절당한다.

상하이 조: 아~ 이거 따분하게 됐구만. 이봐. 김관철이라고 했나?

김관철: 그렇심다.

상하이 조: 난 신영균이 친구야. 이거 팔자에 없이 오야붕 하나 더 모시게 생겼군.

아구: 저 근데, 한때 날리셨다면서요?

상하이 조: 한때 안 날린 놈이 누가 있냐? 근데 말이야. 내가 김두한 오야붕 경호를 서게 될 줄은 몰랐지. 하아~ 이봐 관철이, 어디 가서 술 좀 사 와보지 그래.

김관철: 정신 있으요? 아 술은 안 됩니다. 지금 경호 중 아입니까?

상하이 조: 나 원, 딱딱하구만...[75]

에휴... 어쨌든 재밌었어. 중앙극장 일 말이야. 안 그래? 간만에 썩 괜찮았다고. 근데, 김두한 오야붕은 참 복도 많다. 잠시 피신해 있는 은신처가 이런 아방궁일 줄이야. 게다가 미인까지 함께라니...

(갑자기 발소리가 들리자 세 사람 모두 총을 겨누고 경계한다.)

김관철: 누구십니까?

백관옥: 아 나요, 백이요.

상하이 조: 아 난 또 누구시라고. 아니 여긴 어쩐 일이시오? 이 밤에.

백관옥: 그럴 일이 좀 있소. 김 동지 안에 계시지요?

상하이 조: 안에 있소. 무슨 일이오?

백관옥: 또 이 밤에 외출할지도 모르겠소.

상하이 조: 그래요?





김두한: 이 요리 솜씨가 아주 좋구만. 직접 만들었다고? 이 적은 아주 옛날에 우리 할머님이 부쳐주시던 맛하고 아주 똑같아.

애기보살: 고맙습니다. 아이들처럼 칭찬을 들으니 어쩔 줄 모르겠네요.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김두한: 잠시뿐일 거야. 또 어떤 일이 생길 것이고, 나가봐야 할거야. 난 거느린 식구들이 너무 많아.

애기보살: 알고 있습니다.

김두한: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이거 너무 염치없이 신세를 많이 지고 있구만.

애기보살: 그렇지 않습니다. 오시지 않나 하고 마음 많이 졸였습니다. 여긴 선생님 집이십니다. 그래도 저희 집이 한때는 한다 하는 만석꾼 집안이었습니다. 대대로 벼슬도 하셨고, 할아버지는 진사를 지내셨습니다. 독립군을 돕다가 집안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부모님이 돌아가셨구요. 결국 저는 혼자가 되었죠. 아직도 순결을 지키고 있습니다. 비록 기생이지만 말입니다. 설향 언니를 통해서 선생님을 먼 빛으로 알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의 우상이셨고, 희망이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모하기 시작했습니다.

김두한: 하지만, 난... 난 말이야, 누굴 그렇게 사랑하거나 그럴 처지가 못 돼. 결혼을 했다지만, 집을 돌본 적도 없고.

애기보살: 잘 압니다. 그저 자주만 와 주십시오. 제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평생을 뫼시고 싶습니다.

김두한: 아니, 저...

애기보살: 본 이름은 난이라고 합니다.

김두한: 난이...

(이후 둘은 서로를 애틋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끌어안는다.)

곽 서방: 아가씨, 손님 오셨습니다.

백관옥: 김 동지, 나요. 백이요.

김두한: 아니, 어쩐 일이시오? 백 동지. 들어오시오.

김두한: 자, 백 동지. 한잔합시다. 무료해서 막 시작을 하려던 참이었소.

백관옥: 그것보다도, 소식을 전해줄 게 있어서 왔소. 심영이라는 자가 있는 곳이 확인됐소.

김두한: 뭐요? (잔을 내려놓으며)어디요, 거기가?

백관옥: 백병원이요. 아직까지는 경찰들이 쉬쉬하고 있소. 그래서 전위대들도 모르는 눈치요. 거 기왕 시작한 거,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해서 왔소.

김두한: 어떻게 하다니, 당연히 가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보게, 난이. 나가 봐야겠구만... 갑시다, 끝을 봐야죠. 그래야죠!


이후 김두한이 백병원으로 차를 타고 향하는 장면이 나온다.

상하이 조: 야하하, 거 아주 좋은 소식을 갖고 왔수다. 심영이 그놈이 명이 아주 짧은 모양이오. 결국은 이렇게 죽게 되다니 말이야.

김관철: (운전하며)거 왜 아니겠십니까. 골수랩니다, 골수. 시뻘건 골수 빨갱이 아입니까.


그 후 정진영이 이정재를 찾아가 옛날에 정신대에서 함께 생활하지 않았냐며 의리를 생각해서 심영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사정한다.

정진영: 이봐 정재, 자네는 잘 알 것 아닌가. 경찰에서 이 사건을 계속 조사하질 않았나. 혹시라도 해서 온 거야. 좀 알려 주게. 심영 동무가 지금 어디 있나?

이정재: 알고 있지만 가르쳐 줄 수가 없어. 보안이야, 수사 중이거든.

정진영: 이봐 정재, 우린 옛날에 반도의용정신대에서 함께 생활했었어. 의리를 봐서라도...


그러나 이정재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의리를 안다는 놈이 평생 너를 지켜준 김두한이를 배반하냐"며 "개똥 같은 소리 집어치워"라며 일갈을 한 후 정진영을 내쫓는다. 사실 이정재 말처럼 김두한은 평생 동안 정진영을 지켜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김두한은 어린 시절부터 수표교 거지촌의 폭군 왕초를 기어이 때려눕혀 내쫓아 주고, 원 노인의 집에서 살게 된 이후에는 거지촌에 설렁탕을 제공해 주고, 어머니 약값에 보태 쓰라고 돈도 주고, 좀 더 편한 데 모시라고 집문서까지 내 주었다. 그리고 변호사 시험에 물먹어 살길이 막막해지자 주먹패에 거두어 주기까지 한 정진영의 은인이다. 그런 둘도 없는 친구를 이념 따위의 문제만으로 배신해 놓고 이제 와서 의리를 운운하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이다.

이정재: 의리? 지금 의리라고 했어? 야 정진영, 정신 차려. 의리를 안다는 놈이 평생 너를 지켜준 김두한이를 배반해?

정진영: 배반이라니, 우린 이념이 달라서 그렇게 된 거야.

이정재: 개똥 같은 소리 집어치워![76]

나는 말이야, 비록 경찰에 몸을 담고 있지만 이건 옛날에 김두한이가 봐준 덕이야. 난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있어. 평생 같이 자란 놈들이 왜 그러냐? 어서 가 봐, 나 졸려. 곧 날이 샐 거야.

정진영: 야, 이정재. 정말 이럴 거야?

이정재: 피곤하구만. 야, 김 형사!

김 형사: 예, 주임님.[a]

이정재: 누가 이런 것들 데려오라고 했어? 빨리 내보내!

정진영: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야, 이정재. 너 후회할 날이 있을 거다, 알겠어? 그래도 난 니가 경찰이라고 도움을 청하러 왔는데, 이렇게 내쫓아? 두고 보자... 두고 보자고.

김 형사: 빨리 나가시오, 이거 손님이라고 해서 데려왔더니만... (손으로 문을 가리키며) 빨리 나가시오!

정진영: 이정재… 두고 보자.

전위대 간부 2: (쫓겨난 정진영에게) 대장 동무! 별 소득이 없습니까?

정진영: 똑같은 반동 새끼들이야! 다 변했어. 심영 동무를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전위대 간부 1: (밖에서 들어오며) 동무! 대장 동무! 심영 동무가 있는 곳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진영: 뭐라고?

전위대 간부 1: 심영 동무를 싣고 갔던 택시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대원들이 막 만나러 갔다고 합니다.

정진영: 그걸 왜 이제서야 말하는 거야! 좀 더 일찍 했어야지. 가자! 거기가 어디야? 가자!


한편 전위대가 습격했던 명동패 사무실에 이화룡 일행이 돌아와 어지럽혀진 사무실을 정리하며 전위대와 중앙극장의 일을 언급한다.

이화룡: 공산당 전위대 아새끼들이 왔다 갔다면서?

정팔: 예, 그랬다고 합니다.

이화룡: 어이 시라소니. 기런 일이 있었는데, 왜 아무 말도 안했네?

시라소니: (귀찮다는 듯이 하품하며) 고 고거이 거 뭐가 재밌는 일이라고 말해주네? 고 내래 고 술 몇 잔 마시고 취해서 잠이 들었는데, 고 아새끼들이 몇 명이 와서 자꾸 깨우려 들지 않갔어? 기래서 잠 좀 더 잘라고 기런 거지 뭐...

황병관: 하하하, 이렇다니까요. 아 거 형님은 잘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그런 엄청난 일이 있었는데, 전혀 말씀이 없으시니 말이에요. 하하하. 야, 그 공산당 놈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구만! 하하하~

이화룡: 에휴, 못 말려. 님자는 정말 못 말리갔구만. 사무실이 왜 이렇게 엉망인가 했더니, 기래서 기랬구만. 아, 거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공산당에 심영이가 하는 연극 말이야. 아 중앙극장 말이야, 폭삭 엎어졌다면서?

정팔: 그렇다고 합니다. 그 아주 엉망이래요. 그게 또 김두한이랍니다.

이화룡: 헤헤헤, 기렇지 않으면 누가 전위대를 건드리갔네? 기거이 당연한 거지. 도망 다니면서도 김두한이는 할 일을 다 하는구만 기래. 우리도 앞으로 전위대하고 많이 싸워야 할 기야. 기렇고 말고!




꼼짝없이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된 운명에 처한 심영에게 그의 어머니가 찾아오고, 김두한 일행도 백병원에 도착한다.

심영: 여기는 그야말로 저놈들의 소굴입니다. 어머니! 빨리 전위대에 알려주세요!

어머니: 그러게 왜... 공산당인가 뭔가 해서 이 모양이냐?

심영: 아유, 어서요![77]

어머니! 지금 그런 얘기 할 때가 아닙니다. 김두한 놈들이 올 거예요. 그놈들이 오면 내가 죽는다구요! 어서 가서 전화를 하세요, 어서 가서 전화를 하세요 어머니![78]

(김두한 일당이 병실로 들어온다.)

심영: 어…!?


아들의 비참한 상황에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 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도, 목숨이 절박한 상황에선 도무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영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달라고 어린애처럼 떼를 쓰는데, 어머니가 그에게는 정말로 마지막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관옥을 통해 심영이 있는 병원을 알아낸 김두한 일당이[79] 백병원에 들어와서 결국 김두한이 김관철과 아구, 그리고 심영을 고자로 만든 원흉인 상하이 조를 대동하여 병실로 들어오자 심영이 이제야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되어선지 벌벌 떨며 멘탈이 나가기 시작한다. 곧이어 김두한이 미소를 짓는 장면이 나오며 64회가 끝나고, 이제부터 65회가 시작함으로써 심영의 생사가 결정되기 시작한다.

5. 65회[편집]



5.1. 심영의 절정이자 몰락기[편집]


64회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연결된다. 김두한이 미소를 지으며[80] 심영의 침대로 다가온다.

김두한: 여기 있었구만 심영이, 나 두한이야. 왜 왔는지 알겠나?

어머니: 영아… 영아![81]

심영은 기겁을 한 채로 병상에서 뒤로 물러가기 시작하고, 김두한은 잠시 멈춰서서 심영을 노려본다.

어머니: 댁들은 누구슈?

심영: 이… 이 자가 바로 김두한입니다, 어머니!!

어머니: (놀라서) 뭐라고?

김두한: (침대에 다가와 병상에 누운 심영을 바라보며) 용케도 아직까지 살아 있었구만. 이봐 심영이, 어차피 죽어야 할 목숨이야. 우릴 원망하지 마라.

이에 심영을 죽이기 위해 벼르고 있던 상하이 조는 총을 꺼내고 병상에 누운 심영에게 권총을 겨눈다. 이에 놀란 어머니는 김두한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아들을 살려 달라며 아주 애타게 빈다.

상하이 조: 김두한 오야붕, 길게 얘기할 거 뭐 있습니까? 빨리 죽이고 갑시다.

어머니: 안 돼요! 누굴 죽인다는 거예요?! 내 아들이오!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오!

이에 김두한은 어머니 생각이 나서 착잡한 심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방해하지 말라고 말하며 심영이는 죄인이라고 설명해 준다. 심영은 억울해하지만, 여기서 뭐라고 대들어 말했다간 진짜로 죽을 것 같아 태도를 바꿔서 하오체로 아무런 죄 없는 마냥한 태도로 자기가 무슨 죄를 지었냐고 묻는다.

김두한: 비키십시오. 지금 이 사람은 민족 반역자입니다. 나라에 큰 죄를 지은 사람입니다.[82]

심영: 왜들 이러시오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83]

상하이 조: (뒤에서 총을 든 채 나서며)[84]

야, 너 골수 빨갱이 맞잖아. 엉터리 선동 영화를 해서 학생들과 시민들을 속였어. 공산당이 뭐가 어쨌다고? 야 이 새끼야, 지상에 낙원을 만들어? (여기서 심영을 향해 총을 겨냥하며 화난 태도로 윽박지른다) 낙원이 뭐 어째?! 다시 주접 한번 떨어봐봐!![85]

어머니: 왜들 이러시오, 용서들 하시오… 우리 아들이 무슨 죽을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용서들 하시오…[86]

다 내가 잘못해서 그렇수… 이 애미가 못나서 이 지경이 됐수…

상하이 조: 비키시오, 비키란 말이야.

어머니: 우리 아들 쏘려거든 날 먼저 죽이시우! 자식이 잘못되면 다 부모 탓이라 했수![87]

정 그러면 날 쏘시우! 날 쏘란 말이오, 젊은이들…[88]

상하이 조: 이 노인네가, 씨... 비키라니까!(심영의 어머니를 밀친다)[89]

상하이 조는 바짓가랑이를 잡는 심영의 어머니를 매몰차게 밀치고, 심영의 이마에 총구를 겨눈다.

심영: (울부짖으며) 아… 악… 용서해 주시오… 제발… 김두한 대장! 나 좀 살려 주시오… 으흑흑…

이때 넘어진 심영의 어머니가 김두한에게 기어가 바짓가락에 매달리며 사정한다.

어머니: 아니 되오.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르지만,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이 늙은이를 봐서라도 살려 주세요…

김두한: …비키시죠.

어머니: (두 손을 모아 빌며)내 이렇게 빌겠소. 열 번 스무 번이래도 날 보고 죽으라면 죽겠소. 댁들도 집에 돌아가면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질 않소. 애비 없이 키운 하나밖에 없는 내 자식이오.

심영: (간절한 눈빛과 말투로) 용서하시오, 김두한 대장. 나 없으면 노모께서 혼자 사셔야 하오... 제발 용서하시오...

어머니: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제발 용서…

상하이 조: 아, 시간이 없다고 했소. 김두한 오야붕. 허락하시오.

김두한은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나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 시각 전위대는 뒤늦게 택시 기사를 통해 심영이 백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차를 타고 백병원으로 급히 향한다. 정진영은 심영이 평소에도 택시를 즐겨 탔다면서, 택시부터 먼저 조사했으면 좀 더 빨리 찾았을 거라며 안타까워하고는 경찰과 이정재를 반동 놈들이라며 욕한다.

상하이 조는 눈을 부릅뜨며 김두한에게 언성을 높인다.

상하이 조: 아, 진짜 이러고 있을 겁니까? 시간이 없어요. 아, 오늘따라 왜 이러시오?

어머니: (심영을 감싸 안으며) 이보시오, 젊은이. 이 늙은이가 이렇게 빕니다. 죽은 귀신도 지성으로 빌면 들어준답디다. 우리 못난 아들 이번만은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겠소, 정말이오.

상하이 조: 아니, 김두한 오야붕!

김관철: (병실 밖의 시계를 본 후) 형님,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어머니: 부탁이오, 제발 부탁이오. 죽은 사람 살리는 셈 치고 은혜 한번 베푸시오, 제발…

상하이 조: 김두한 오야붕답지가 않소. 이놈은 골수 빨갱이요. 아, 이놈을 죽이려고 천신만고 끝에 중앙극장을 거쳐 가지고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게 아닙니까. 이제 와 뭘 망설입니까?

이때 김두한은 결정을 내린 듯 진지하게 말한다.

김두한: 이봐, 심영이.

심영: 예.

김두한: 정말 약속할 수 있겠나?

심영: 예?

김두한: 다음에는… 안 할 수 있겠나. 공산당을 안 할 수 있느냔 말이야.

이에 상하이 조는 기가 찬다.

상하이 조: 아니, 김두한 오야붕! 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 거요?

김두한: (상하이 조를 무시하고 고압적으로) 공산당 할 거야, 안 할 거야?![90]

어머니: 어서 대답해 드려라, 다시는 안 한다고... 어서!

심영: 안 하겠소!!! 다시는 안 하겠소!!![91]

김두한: 내게도 예전에… 너처럼 어머님이 계셨다.

그리고 김두한은 파일 하나를 심영에게 툭 던진다.

김두한: 여기다 이름을 써라. 백지 전향서야. 전향하는 거다.

상하이 조: (기가 차서 어이없이 크게 혼잣말로) 아이고, 아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야?

김두한: 이름을 써!

심영: 아, 아… 알겠소.

어머니: (심영을 부추기며) 어서 써라…! 어서 써…!

결국 심영은 협박에 못 이겨 전향서를 쓰게 된다.[92] 열성 당원임을 자처하던 심영에게 그만한 굴욕은 없었을 것이지만, 김두한을 따라온 부하들은 김두한의 결정에 매우 분통해한다.[93]

김두한: 네 어머님이 아니었다면 너는 오늘 시체가 됐을 것이다.전향서에 서명을 했다. 공산당을 탈퇴한 것이란 말이다. 그렇지?

심영: 예, 예.

김두한: 어머니를 잘 모셔라. 다음에 또 걸리면 넌 정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가자.

김관철은 김두한이 전달한 전향서를 코트 안에 넣고 김두한 일행은 병실을 나간다. 어머니는 김두한에게 "고맙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며 고개까지 숙이며 감사해한다.

하지만 심영을 끝끝내 못 죽인 게 아쉽고 속상했던 상하이 조는 다시 병실로 들어와 심영의 환부를 권총으로 2번이나 내려찍는다. 심영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어머니는 눈물을 흘린다.

상하이 조: 야 이, 빨갱이 새끼야!! ('빨' 부분에서 찍는다)

심영: 억! 으어어어어허허허허헣...!!

상하이 조: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너 정말 운 좋게 살아나는구나. 어? (코웃음을 치며) 쳇, 하지만 넌 어차피 고자가 된 놈이지. (간헐적으로 심영의 고통 어린 비명이 들린다) 다음에 걸리면 그땐 진짜로 죽을 줄 알아! 알겠어?![94]

('알'에서 2번째로 찍는다)[95]

심영: 끄어어어어어어엏!! 헣헣헣헣헣!![96]

상하이 조: 거 오늘 완전히 헛품 팔았구만, 어유 젠장…

심영: 으아핳핳핳핳![97]

상하이 조: (병실 밖으로 나와서 김두한에게 따지듯이) 아니, 도대체 여기까지 뭐 하러 온 겁니까?

김관철: 늦지 않았심다![98]

팍 죽여삐까요!

김두한: 가자…

상하이 조: (따라나가며) 어… 어우, 열 받어… 씨…


김두한이 떠난 직후 정진영 일행이 백병원에 도착하고, 자신들이 도착함과 동시에 출발한 차에 의심을 품은 정진영은 김천호에게 오늘 백병원에 온 차를 모두 조사하라고 지시한다.

김천호: 왜 그러십니까?

정진영: 방금 나간 차 말이야. 병원 수위들에게 차 번호 좀 알아봐. (병원으로 들어가려다 잠시 멈추며) 아니야! 오늘 여기 다녀간 차들 다 알아봐!

김천호: 알겠습니다. (전위대 간부 1에게) 알아봐!

전위대 간부 1: 예, 동무.


상하이 조: 쳇, 저 사실 병원 나올 때까지만 해도 기분 별로였는데, 생각해 보니까 아주 좋은 구경을 한 거 같습니다. 천하의 김두한 오야붕도 어머니에게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이 말입니다. 아, 역시 건달이란 눈물과 인정에는 약하단 말이야. 이게 아주 건달들의 치명적인 약점이란 말이지, 아이 참. (김관철과 아구를 바라보며) 안 그래? 응?


심영은 병실을 찾아온 정진영 일행에게 흐느끼면서 김두한의 압력에 굴복한 사실을 털어놨다.

심영: 으흐흐흐흐흐흑.....(슬퍼하며) 전위대장 동무! 열성 당원이라고 자칭하는 내가 반동 김두한의 권총 앞에 무릎을 꿇고 전향서까지 썼소… 나는 당을 배신했소, 나를 죽여 주시오…[99]

정진영: 두한이 이놈… 끝까지 나를 괴롭히는구만, 끝까지!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되어야 한단 말인가.


한편 김해숙과 김천호는 심영을 반동 배신자라고 매도하고 정진영에게 심영의 처단을 요구한다.

김해숙: 대장 동무! 심영 동무가 전향서에 서명을 했다 합니다. 이제 우리 당원이 아니잖습니까?

김천호: 배신자가 아닙니까, 대장 동무?


아들이 공산당 하다가 고자가 되고 김두한 패거리에게 2차 폭행까지 당했는데 당에서 아들을 반동이라 매도한다면 어느 어머니가 공산당에 호의적일까? 이 말을 들은 심영의 어머니는 아들의 목숨을 생각하며 전위대와 맞서고, 김천호는 심영의 어머니더러 반동 노인네라고 욕하며 대거리를 하나 정진영은 김천호를 제지한다.

어머니: 배신자라니, 누가 누구를 배신했다는 거요? 공산당을 하면 저쪽에서 죽을 판이고, 안 죽으려고 서명을 하면 이쪽에서 배신자라고 하고. 우리 아들은 이제 공산당 안 해요! 나가요, 어서들 나가요!

김천호: 이런 반동 노인네를 보았나!

정진영: 어허, 왜들 이래?


정진영은 심영이 쓴 전향서는 위협을 받아 쓴 것이라 진심이 아니라며 심영을 옹호한다.[100] 심영이 속죄를 어찌할지 묻자 정진영은 심영의 처리를 당 상층부와 논의해 보겠다고 대답하고, 이에 심영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정진영에게 고마워한다.[101]

김천호: 전향서에 이름을 썼다면 반동이 분명합니다! 당을 배신한 것입니다!

정진영: 당을 위해서 싸우다가 이렇게 부상을 당했어. 그 전향서는 진심이 아니다. 이미 고백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자아비판을 한 것이나 똑같다. 안 그렇소, 심영 동무?

심영: 하지만, 이 죄를 어찌하면 좋겠소? 으흐흑…

정진영: 동무에 관한 사후 대책은 윗선과 논의해 보겠소. 김두한이가 다녀갔다면은 더는 괴롭히지 않을 거요. 내일 중으로 동무에 관한 처신을 결정하겠소.

심영: 고맙소, 전위대장 동무…


자기의 어머니 덕분에 심영은 또 한 번 죽을 고비를, 그것도 이번에는 같은 편인 전위대가 자기를 팀킬할 위기를 넘긴다. 그 직후 정진영은 자신들이 오기 직전 출발했던 차가 김두한의 차임을 확인하고, 그 차가 자주 다니던 곳을 알아보라고 부하에게 지시한다.

정진영: 어떻게 됐나? 수입 차량들 확인해 봤나? 특히나 우리가 들어왔을 때 막 빠져나간 그 차 말이야. 뭔가 이상했어.

전위대 간부 1: 그렇습니다, 대장 동무. 수위들에게 물어봤는데, 김두한이가 타고 왔다 간 차가 분명합니다.

정진영: 그래? 차 번호를 확인해 봤나?

전위대 간부 1: 예, 알아놨습니다.

정진영: 이제부터 대원들을 풀어서 그 차가 주로 다녔던 곳을 추적해 보도록 해. 어딘가 숨어있는 곳이 분명히 드러날 거야. 잡아야 해, 반드시 말이야.

김천호, 김해숙, 전위대 간부 1: 예, 동무.


  • 자기들이 어렵게 찾은 심영의 전향 소식을 듣고 실망한 김천호와 김해숙이 분노하긴 했어도 아예 심영을 죽이려고 찾아온 김두한과 그의 부하인 상하이 조처럼 심영에게 총을 들이대며 협박하지는 않아서 사람들이 잘 모르긴 하지만, 사실 여기가 심영이 진짜로 죽을 수도 있었던 세 번째이자 마지막 고비였다.[102] 왜냐하면 이미 그들은 우익으로 전향하겠다고 전향서를 쓴 심영에 대해 크나큰 배신감을 느낀 후, 그가 자기들 바로 앞에 있는 상태에서 자기들 상관인 정진영에게 그를 죽일 수 있도록 허락을 요청했고, 만일 정진영이 거기에 동의만 했다면 그들이 그 자리에서 전향서를 쓴 심영이나 자신들을 나쁘게 말한 그의 어머니를 그 자리에서 총으로 쏴 죽였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103] 설령 그들이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 자리에서 즉결 처분을 못 하더라도 심영이 전향한 사실을 안 김천호와 김해숙은 어떻게든 그를 죽였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심영 입장에서는 김두한에게 억압당해 강제로 쓴 것인 데다 그가 고자가 되고 전향서를 강제로 쓰게 된 원인이 이 둘과 정진영의 실책이 가장 컸다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골수 공산주의자 (빨갱이)인 김천호, 김해숙은 이미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우익으로 전향하겠다는 전향서를 썼으면 그건 배신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단단히 박혔기 때문에 그의 억울한 사정을 봐줄 리가 없다. 심지어 김천호는 나중에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104]

  • 정진영이 드라마에서 심영을 살려주기로 결정한 것은 정진영 역시 심영이나 김두한처럼 본인이 어렸을 때 자신의 어머니가 아버지 없이 홀로 자기를 위해 헌신한 걸 알기 때문이다. 작중에서 심영의 어머니가 아버지 없이 심영을 키워낸 것처럼 그도 어릴 적에 거지촌에 살 때 장님 어머니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어머니를 봉양했던 과거를 가졌고, 따라서 심영의 처지와 자기의 과거가 서로 통하는 면이 많았기에 마음이 약해져서 그를 용서해 주는 것으로 무마시켰던 것이다.

이후 백병원에서 돌아온 김두한 일행은 애기보살의 집에서 술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눈다.

상하이 조: 정말로 그랬습니다, 하하하. 사실 저 오늘 김두한 오야붕한테 반했습니다. 미련 없이 심영이를 포기하고 돌아설 때 말입니다. 그게 바로 사나이죠! 그토록 집요하게 노렸다가 한순간에 딱 포기하는 거 말입니다.

김두한: 하하하, 그런가?

상하이 조: 제가 존경하는 선배는 후옥이 형님이지만, 이 시간부터 김두한 오야붕을 큰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하, 사실 저 신영균이하고 친굽니다.

김두한: 알고 있었어. 그런데, 이거 한번 맞짱을 떠봐야되는데, 하하 어떡하나?

상하이 조: 하, 그건 언제든지 해보면 되는 거 아닙니까. 뭐 형님한테 이기면야 행운이고, 또 진다고 해도 뭐 망신당할 거 없지 않습니까. 오히려 이 상하이가 김두한 오야붕과 맞짱을 쫙 떴다 하고 소문이 날 텐데, 재밌는 거 아닙니까?

김두한: 하하하, 그거 일리가 있구만. 자 들어, 관철이도 들고.

상하이 조, 김관철: 예.

김두한: 아구가 혼자 밖에서 고생이 많구만. 들어오라고 해. 뭐 별일이야 있겠나.

애기보살: 그렇게 여유를 부리실 때가 아닙니다. 지금 수많은 공산당들이 선생님을 노리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를 염려하셔야 합니다.

김관철: 마 그건 맞십니다, 형님. 우리가 심영이를 노렸던 것처럼 빨갱이들도 마찬가지 아니겠십니까. 마 지는 쪼매만 마시고, 또 경계를 서겠십니다.

김두한: 아 괜찮다니까. 자 마시자고.

상하이 조: 예, 마십시다! 응? 마십시다. (한잔하며) 아, 술맛 좋다. 아, 형수님도 한잔하십시오.

김두한: 형수님?

상하이 조: 아니 그거야, 형님을 모시기로 했으면 당연히 형수님 아닙니까. 안 그렇습니까? 받으십시오, 형수님.

(김두한과 애기보살은 약간 당황한 듯이 서로를 바라본다.)

애기보살: 고맙습니다.

김관철: 아, 근데요 큰형님. 그 심영이 놈 말입니다. 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아깝십니다. 전향서는 받았지만도, 마 그렇다고 우리 쪽으로 돌아서는 건 아니잖십니까.

상하이 조: 아이 진짜, 어머니 때문이라니까. 심영이 어머니 말이야. 그 지극한 정성에 그만 가버린 거라니까. (잠시 생각하다가) 두한이 형님, 근데 말이오,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되는 이 살벌한 정국에서 그런 인정은 그만 쓰시오. 잘못하면 내가 간다, 이 말이오.

김두한: 하지만 역시 어머닌 위대한 거야. 어머니 말이야. 난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어. 여섯 살 땐가 일곱 살 때, 일본 놈들한테 돌아가셨지. 내 조모님도 아주 성격이 대단한 분이야. 두 분 다 여장부셨어. 아무리 주먹과 총이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난 어머니 소리만 들으면 상하이 조 자네 말처럼 꼼짝할 수가 없어. '어머니'… 참 좋은 이름이야. 어머니... 어머니.

애기보살: 그래서 제가 선생님을 사모하나 봅니다. 그토록 강하신 분이 이렇게 여린 면도 계시다는거 말입니다. 한잔 따라 올리겠습니다.

김두한: 그렇게 하지.



5.2. 결말[편집]


다음 날 아침, 워태커 소령은 경찰청에 찾아가 조병옥과 장택상에게 중앙극장 습격 사건과 입원한 심영을 김두한이 찾아간 것을 근거로 경찰이 미군에게 협조하지 않는다고 항의한다. 발뺌하는 조병옥에게 워태커 소령은 이미 이정재가 백병원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다 안다면서 업무 태만을 이유로 이정재를 해고하라고 하지만 역시 무시당한다.

워태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경찰 비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김두한이가 중앙극장에 연막탄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심영이라는 자를 총으로 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한결같이 모른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조병옥: 사실이 그런 걸 어쩌겠소?

워태커: 우리 미군과 함께 경찰도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아니 우리보다 먼저 와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조병옥: 하하하, 이보시오 워태커 소령! 아니 그렇다고 모르는 걸 아는 척할 순 없지 않소? 아는 게 많은 모양인데, 우리 경찰도 좀 알려주시오.

장택상: 그렇게 좀 해 주세요, 워태커 소령.

워태커: 우리에게는 조선인 정보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아는 점도 우리도 압니다. 중요한 건 지금 경찰과 미군 수사대 협력이 이뤄지지 않다는 것입니다. 심영이라는 공산당원은 어제까지만 해도 백병원에 있었습니다. 바로 거기에 김두한이가 다녀갔습니다! 김두한 말입니다, 김두한!

장택상: 오, 그런 일이 있었소이까?

워태커: 흥, 모르는 척하지 마시고 바른대로 말하시오! 김두한이가 지금 어딨습니까? 경찰은 분명히 알고 있어!

조개옥: 이보시오, 소령. 우린 모른다고 하지 않소?

워태커: 이보세요, 그 경찰 수사관이 심영이라는 자가 있던 병원에 다녀갔어요. 그런데도 모른다구요!

(계속 추궁당하자 조병옥과 장택상, 조개옥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린다.)

워태커: 우리가 가서 확인했다 이겁니다. 그래도 모릅니까? 이보세요, 바른대로 말하시오! 김두한이가 지금 어딨습니까? 어딨어요!

조병옥: 어허, 이거야 원. 이보시오, 소령! 우리가 좀 더 알아보겠소, 무슨 일인지. 하지만 이건 정말 모르는 일이오. 미군과의 협조가 안 된다는 거, 유감으로 생각해요. 이 점은 내가 잘해 보도록 지시를 해 놓겠소. 그러면 되겠소, 소령?

워태커: 병원을 다녀간 그 경찰 수사관이 아마도 위로 보고를 아무것도 안 한 모양인데, 그렇다면은 그 수사관도 당장 파면하시오! 직무 태만이에요, 안 그렇소! 직무 태만 말이에요!

조병옥: 하하하, 직무 태만이라니. 이보시오, 장 청장. 이거 우리가 지금 직무 태만 하고 있는 겁니까?

장택상: 허어~ 이거, 직무 태만이라니! 허허, 참![105]


한편 이정재는 곽영주와 해장국을 먹다가 김 형사에게서 미군이 이정재를 파면하라고 날뛰고 있다는 것과 심영이 퇴원했다는 사실을 듣는다. 심영이 무사히 병원을 떠났다는 사실에 이정재는 김두한이 심영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며 김 형사와 함께 나간다.

(이정재가 클로즈업되며 해장국을 먹는 모습이 나온다.)[106]

이정재: 이 집 해장국은 정말 일품이란 말이야. 국물도 뻑뻑하고, 고기도 꽤 많이 들었어. 내가 옛날에 씨름할 때, 이런 해장국을 보통 하루에 한 다서여섯 그릇씩 먹었지. 먹는 게 아니라 마셨어.

곽영주: 아유, 그렇고 말고요. 우리가 다 봤죠. 씨름하면서도 몸이 그렇게 날렵한 사람은 형님밖에 없었다니까요.

이정재: (머쓱하게 웃으며) 그랬냐? 영주야, 소주 한잔할래?

곽영주: 아유, 근무 시간인데 괜찮겠어요?

이정재: 요즘 경찰이 어디 경찰이냐? 마셔라.

곽영주: 예, 형님. (술을 마신 후) 근데 말입니다, 경찰학교 말이에요.

이정재: 또 그 얘기냐? 너 시험 봤다면서? 그리고 떨어졌다면서. 아 잘된 거야, 이참에 아예 포기를 해. 할 게 없어서 경찰을 하냐?

곽영주: 지금 지 실력대로 되는 놈이 어딨습니까? 아유, 형님이 조금만 힘써 주면 되는거 아닙니까.

이정재: 증말 미치겠다. 야 임마, 뭐 하러 그런 걸 할려 그래, 기냥 시골로 내려가, 시골로! 그냥 농사나 지으면서 배짱 편하게 살아, 응? 이 서울은 사람 살 곳이 못 돼! 내 말 알아듣겠어?

곽영주: 거 빽 좀 써주십쇼, 형님! 고향 선배 좋다는 게 뭡니까.

이정재: 영주야. 그냥 해장국 먹고 가. 알았지? (주머니를 뒤지며) 아줌마 여기 얼마요?

가게 주인: 20원이에요.

이정재: (주머니를 뒤지며) 가만있어 봐, 어이, 돈이 없네. 영주야 너 돈 있냐?

곽영주: 제가 돈이 어딨습니까?

이정재: 아줌마 여기 달아놔요.

가게 주인: 알았어요.

이정재: 예.

(가게 문이 열리며 김 형사가 급히 들어온다.)

김 형사: 주임님.[a]

이정재: 왜 그래?

김 형사: 그 심영이 말입니다. 그 백병원에 입원했던 그 빨갱이 말입니다.

이정재: 그런데 왜?

김 형사: 밤새 퇴원해 버렸어요.

이정재: 그래? 아니, 죽은 게 아니라 퇴원했어? 아니, 김두한이가 거기 갔을 텐데?

김 형사: 헌데 왔다 그냥 갔답니다.

이정재: 거 참 별일이네. 뭐 그러니까 도망을 갔겠지, 그런데 왜?

김 형사: 미군들이 난립니다. 자기들한테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말이죠. 아, 주임님을 파면시키랍니다.

이정재: 아니 뭐 그러거나 말거나. 야야 영주야, 그만 가봐라. 나 들어가야겠다.

곽영주: 아이 예, 형님, 저 저 형님... 저... 꼭 좀 부탁드립니다, 예? 저 다음에 다시 시험 봅니다. 저 꼭 경찰 하고 말 겁니다!

이정재: (슬쩍 웃으며) 간다. (장갑으로 곽영주의 머리를 살짝 때린다.) 김 형사, 가자 .

김 형사: 예.


전위대 본부에서는 정진영이 박헌영에게 심영이 전향서를 쓴 사실을 보고하고 박헌영은 심영을 월북시킬 것을 지시한다.[107] 그리고 박헌영은 전위대가 고전하는 건 자금이 부족해 조직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면서,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 전위대의 자금을 확보하고 남한의 경제를 뒤흔들 최대의 승부를 하겠다고 한다. 동시에 그는 정진영에게 "반드시 김두한을 죽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박헌영: 언젠가부터 우리 공산당에게 위기가 오고 있소. 북쪽과 달리 이 남쪽은 매우 입지가 어려웠소. 우선 미군들이 우리랑 맞지가 않아요. 저들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왔소. 그리고 우익 반동들이 저 미군들과 손잡고 있소.

박헌영: 신불출 동무에 이어서 이번에는 심영 동무가 당했소. 물론 전위대는 열심히 했소. 그러나, 역시 역부족이었소. 그 원인을 나는 아오. 모든 게 조직력이 약한 탓이오. 조직이 뭐냐? 그건 역시 돈이 뒷받침돼야 하오. 그런데 우리는 그걸 해주지 못했소. 참으로 미안하오, 전위대장 동무.

정진영: 아닙니다, 동무. 모두가 제 불찰입니다.

박헌영: 심영 동무도 신불출 동무와 마찬가지로 월북시키시오.

정진영: 알겠습니다, 동무.

박헌영: 어쩌면, 대남 투쟁을 전면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소.

(공산당원들이 놀라며 박헌영을 바라본다.)

박헌영: 이 남한의 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으면서, 우리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모색 중이오. 그 자금이 계획대로 마련되면은, 우린 넉넉한 형편에서 마음껏 당 과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오. 그러나 그것이 안 될 경우,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오. 다시 말한다면은, 위험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이런 말이오. 정진영 동무.

정진영: (자리에서 일어서며) 네, 동무.

박헌영: 우리는 위대한 공산주의 건설을 위하여 그 목숨들을 내어놓은 전사들이오. 당은 반드시 동무의 그 노력을 보상할 것이오. 비록 형편이 어렵더라도 가일층 분발해 주길 바라오.

정진영: 네, 동무.

박헌영: 반드시, 반드시! 김두한을 제거하시오. 그자는 우리의 공적 제1호요.

정진영: 네, 동무. 지금 계속해 전 서울 시내 대원들을 풀어 모든 단서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포착되는 대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박헌영: 그자를 제거하는 것은 우리 당의 과업을 바로 이루는 것이오. 그만큼 김두한이는 우리 당의 원수요! 전체적으로 지금 우리 당은 위기에 봉착해 있소. 전위대장 동무가 김두한을 제거함으로 해서 그 길을 열어주길 바라오. 부탁하오.

정진영: 예, 동무.

박헌영: 나는 끝까지 동무와 함께할 거요. 이 위대한 공산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주역으로서 말이오. 부탁하오, 동무.

정진영: 예, 동무.

박헌영: 우리들의 이름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되게 될 것이오. 지금의 이 투쟁도 말이오.

정진영: 예, 동무.


한편 정진영은 전위대원을 풀어 차 번호를 기준으로 서울 시내를 계속 수색하여 점점 김두한의 포위망을 좁혀온다. 백의사 단장 염동진은 백관옥으로부터 김두한이 택시가 아닌 자기 차로 이동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김두한에게 은신처를 옮기라고 전한다.

염동진: 심영이를 놔주었다고? 김두한 동지가 심영이를 살려줬다면 무슨 이유가 있겠지.

백관옥: 그렇겠습니다만, 그토록 애써서 찾은 결과하고는 너무도 의외라서 말입니다. 전향서를 받고 살려줬다고 합니다.

염동진: 전향서라? 그러면 끝나는 거야. 오히려 불필요한 살생보다 낫지. 전향서에 이름을 쓴 순간에 이미 끝난 것이거든. 그 세계에서는 배신자가 되는 것이니까 말이야.[108]

[109]

염동진: 나는 이럴 때 놀래. 김두한 동지가 무식하고 주먹 밖에 모르는 것처럼 알고들 있지 않나? 헌데 가끔씩 사람을 아주 감탄하게 만들어. 허허허, 잘했어.

백관옥: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저도 이해가 갑니다. 이렇게 가다간 금방 공산당이 맥을 못 출 거 같습니다. 신불출에 이어서 두 번쨉니다.

염동진: 그렇지. 그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 여전히 애기보살 집에 있나?

백관옥: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염동진: 모처럼 달콤한 시간들을 가지고 있겠구만. 허나 조심해야 할 텐데, 공산당들이 지금쯤 이를 갈고 있을 거야.

백관옥: 그래서 상하이, 김관철, 그리고 아구 등 세 사람이 지키고 있습니다.

염동진: 그렇다고 하더라도 늘 조심하는 게 좋아. 그, 흔적을 남기진 않았겠지?

백관옥: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염동진: 차는 뭘로 움직였나? 심영이가 있던 병원이나, 애기보살이 있던 그 기방이나 타고 다니던 차 말이야. 물론 택시를 이용했겠지?

백관옥: 음, 택시라뇨? 김 동지는 타고 다니는 차가 있지 않습니까.

염동진: (갑자기 놀라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허면, 계속해서 본인의 차를 타고 다녔다는 것인가?

백관옥: 아, 물론이죠.

염동진: 그렇단 말이지... 음, 이거 이거 상황이 좋질 않구만. 그건 결국 눈 위에 발자국을 남겨놓는 것과 똑같은 이치야. 이런 사람들 하고는, 흔적을 남겼어.

백관옥: (뭔가 깨달았는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염동진: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야. 아무래도 백 동지가 한 번 더 다녀와야겠어.

백관옥: 그렇습니까?

염동진: 그렇게 되면 결국 놈들이 찾아내고야 말 거야. 은신처를 옮기라고 해, 빠를수록 좋아.

백관옥: 알겠습니다, 단장님.

염동진: 그런 실수를 하다니, 쯧쯧…


결국 염동진이 우려한 대로 전위대는 김두한의 차 번호와 애기보살의 단골 택시 기사를 조사하여 김두한의 동선과 은신처를 파악해 내어 애기보살의 집을 포위한다. 김두한은 주변인의 염려와 염동진의 경고를 전해 듣고도 여태까지 아무 일 없었으니 괜찮다고 방심하며 계속 술을 마신다.

이후 정진영도 애기보살의 집 앞에 도착하고, 김관철은 정진영을 알아보고 아구에게 전위대가 습격한 사실을 알리도록 한다. 그와 동시에 전위대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김두한은 총소리를 듣고 당황한다. 이어 상하이 조도 총을 꺼내 들고 밖으로 나가 전위대와 대치한다.

이렇게 심영이 나오는 내가 고자라니 파트는 완전히 마무리된다. 이후 심영은 월북했다는 언급과 함께[110] 본 드라마에서 영원히 그 종적을 감추었다.


6. 사건 이후(66회~70회)[편집]


애기보살의 집을 습격한 정진영과 전위대, 이에 상하이 조와 김관철, 아구가 맞서 싸워 서로 총격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수적으로 불리했기 때문에 상하이 조와 김관철은 팔 등에 총을 맞고 제압당하고, 뒤이어 아구도 뒤로 돌아온 전위대에게 포위당한다. 앞서 나간 백관옥은 상황을 목격하고는 곧장 미군에게 시가전이 벌어졌다고 신고한다.

상황이 정리되자 김두한은 밖으로 걸어 나오고, 정진영은 당과 인민의 이름으로 죽이러 왔다며 김두한에게 총을 겨눈다. 김두한은 친구끼리 이래서는 안 된다며 돌아오라고 하나, 이미 김두한을 죽이겠다고 결심한 정진영은 설전 끝에 김두한의 머리를 총으로 쏜다. 김두한은 "니가 날 쐈단 말이냐?"라는 말을 남기고 쓰러지고, 애기보살과 김두한 일행이 다가와 오열한다. 그리고 정진영은 자신이 친구를 쏴 죽였다는 사실에 몸이 굳어버린다.

잠시 후 미군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정진영과 전위대는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간다. 워태커와 미군 헌병들이 도착하고, 김두한이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미군 병원으로 후송한다. 다행히 총알이 뇌신경을 관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두한은 수술을 받고 회복한다.

아구는 양평으로 도망가 우미관패에게 김두한이 정진영의 총을 맞고 죽었음을 알린다. 이에 분노한 우미관패는 정진영을 죽이려고 서울로 향한다. 우미관에 도착하자 사무실에는 이미 경찰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김두한이 미군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국군준비대 일을 시가전과 쌍방 과실로 덮을 것이라며 잠시 경찰서로 같이 가자고 한다. 또한 경찰은 국군준비대 간부들을 모두 소환하여 조사하고, 거짓 조서를 받아내 사건을 덮으려 한다.

한편 공산당의 박헌영도 미군 내 프락치를 통해 김두한이 살았음을 알게 되고, 정진영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며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고 격려한다. 또한 김두한을 제거하기 위해 이북에서 제일 센 주먹을 내려보냈다고 언급한다.


7. 기타[편집]


중앙극장 습격 사건은 실제로도 김두한이 이끄는 대한민청이 벌인 일이지만, 심영 습격과는 별개의 사건이다. 실제 심영은 중앙극장(현 대신증권 본점)과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국제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을 공연 후 귀가하는 길에 광통교(현 광교)에서 괴한에게 습격을 당해 하복부에 총을 맞았고, 이때 고자가 되었는지 아닌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위대의 습격 때문에 어수선해진 명동파 사무실에서 이화룡정팔이 자신들의 구역인 중앙극장을 김두한패가 쑥대밭을 만들어놨다며 그냥 쓱 지나가듯이 이야기한다. 심영이 고자가 된 것뿐만 아니라 극장의 영사실까지 박살 나고 말았다. 주요 자산이 망가졌는데도 명동파 패거리들이 마치 딴 동네 얘기하듯이 대화하는 게 좀 어색할 수밖에 없는데, 아마도 습격한 게 김두한이라서 그냥 넘겼을 수도 있다. 명동패 역시 공산당이 싫어서 월남한 깡패들이 주축이 되어서 결성한 조직이라 빨갱이들을 매우 싫어하는지라 자신들의 구역에서 좌익 배우들이 대놓고 선전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애초에 김두한이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며 명동을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넘겨주기도 했다. 아니면 명동파에 돈이 많아서 상관없었을 수도 있다.[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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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존 인물 심영은 일제강점기에는 친일 우익이었으나, 해방 후 좌익으로 전향하였다. 북한에서는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용서하지 않았다고 역사 왜곡을 시도하지만, 심영, 황철, 문예봉 등 인지도가 높은 문화 예술 인사는 김일성과 박헌영에게 충성하면 인민재판의 대상이 되지 않았고 완장을 주었다.[2] 실제로 연극 <님>이 공연된 곳은 명치정(현재 명동)에 소재한 국제극장(현 명동예술극장)이었다.[3] 말이 말이다 보니 그쪽으로 쓰이기도 한다.[4] 이러한 이유로 명동패는 자유당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나서지 않았고, 이후 동대문패에 의해 경찰에 체포되기는 했으나 정치에는 전혀 개입한 사실이 없어 피바람을 피해 갈 수 있었다.[5] 사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광대가 아니라 극장 입구에서 안내하고 있는 공산당원이다.[6] 이후 음악 소리에 묻혀 판독 불가[7] 이름은 불명, 후에 75회에서 우미관패의 전향 권유를 거절하고 고문을 당하다 죽는다.[8] 김 동무라 불리는 간부이다. 75회에서 간부 1이 고문을 당하고 죽자 전향서를 쓰고 풀려난다. 하지만 그대로 미군에게 달려가 신고한다. 이후 76회에서 미군과 함께 우미관패에 쳐들어와 내 전향서는 무효라며 따지나, 미군이 보는 앞에서 신영균에게 총을 맞고 죽는다.[9] 이때 받은 것이 바로 이승만의 친필 휘호로, 후에 친일파로부터 애국 성금을 걷을 때 사용한다.[10] 이때부터 문영철에게 건네주기 전까지 돈봉투로 오해하고 있었다.[11] 합성물에서 백병원처럼 명동패 건물을 보여줄 때 종종 사용된다.[12] 합성물에서는 이 장면을 김두한과 친구들이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보며 의견을 말하거나 계획을 꾸미는 장면을 만들 때 많이 쓴다.[13] 여기서 김두한이 문영철 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둘의 입술이 겹쳐 보이게 되는데, 합성물에선 이 장면을 둘이 키스하는 장면으로 써먹기도 한다.[14] 이재호가 작곡하고 조경환이 작사하여 1940년에 백년설이 취입한 대중가요. 백년설의 주요곡으로 많이 언급된다.[15] 여기까지는 시민들의 환호성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16] 학생들이 '선생님'이 아닌 '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높이는 '님'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박헌영이승만에게 선생이라는 호칭을 썼다가 님을 붙이라고 지적을 받자 같은 이유로 님을 붙이지 않겠다고 단언한 적이 있다.[17] 학생들의 "우리는 ○○에 대해 너무 몰랐습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선생!"는 심영물에서 특정 인물이나 상황을 찬양할 때 쓰인다. 2019년 들어서는 이 단역 학생들의 대사를 편집해 맘에 안 들면 야유하고 욕하는 장면으로 왜곡되는 상황이 생겼다. 혹은 몬더그린 현상으로 "정말 미개합니다 선생!"으로도 들리는 점을 이용한다.[18] 보통 이 부분은 심영에게 환호하는 관객들과 합성된다. 역재생하면 "아으으으으우!"로 들리는데, 묘하게 항의하는 것처럼 들려서, 관객들이 야유할 때 자주 쓰인다.[19] 황철이라고 부르는데 만세라고 들리기도 하고 위화감도 없어서 만세라고 써야 할 때 쓰이기도 한다.[20] 담당 배우인 장세진의 키가 188~191cm 정도이다. 하지만 조상기 본인도 180cm로 장신이다. 그리고 그 곁에 있던 김관철 역의 담당 배우 이정용의 키도 182cm로 장신이다. 합성물에서는 주로 '키가' 부분을 빼서 성적인 대사로 자주 쓰인다.[21] 이것만 잘라서 "무… 무슨?!"으로 만들고 김두한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는 장면에 넣기도 한다.[22] 대본상으로는 질문문이지만, 실제 작중에서는 다그치듯이 위압적인 목소리로 연기한다.[23] 김무옥이 들은 건 수류탄이 맞지만 실제로 던진 건 연막탄이었다.합성물에서는 진짜 수류탄으로 취급하며, 이 장면 이후에 폭발 장면을 넣어 폭발 엔딩을 완성시킨다.[24] 이 부분에서 '죽' 부분과 '고' 부분을 짧게 조교한 걸 합쳐서 김무옥이 아예 심영에게 "죽어!"라고 외치기도 한다.[25] 심영의 목소리 톤과 비슷해서 합성물에선 간혹 심영의 비명이나 소리를 지를 때 조교되기도 한다.[26] 오죽하면 신불출조차 전위대는 우미관패보다 한 수 아래라고 인정했을 정도. 단적으로 금강을 제외하면 전위대에서 제일 강하다는 김천호가 신영균에게 손도 못 쓰고 일방적으로 발릴 정도인데 나머지 아랫것들의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상황에 얼마 없던 병력조차 빼냈으니 뭘 어떻게 해볼 수조차 없었던 것.[27] 이는 작중 개코의 유구한 필승기이자 즉사기로, 강자 상대로 아무리 불리한 상황에 놓여도 이거 하나로 역전하고 승리를 거뒀다. 합성물에선 다른 사람(주로 심영)의 고간이 된다.[28] 수류탄의 모양을 보면 과거 일본 육군의 제식 수류탄 중 하나인 10식 파쇄 수류탄을 터트린 것으로 추정된다.[29] 사족으로, 실제로 총을 맞은 곳은 극장 앞이 아니라 광통교라고 하였고, 상하이 조가 쏜 게 아니라, 김두한이 직접 3발을 쐈다고 한다.[30] 이때 상하이 조를 피해서 심영이 도망갈 때 보이는 뒷배경에는 1968년에 폐지된 서울전차가 보인다. 시대 배경의 고증이 잘된 듯하다.[31] 이때 슬로모션이 사용되면서 배경 음악이 쓸데없이 섬뜩한 것이 포인트. 참고로 2발을 연달아 쏘는 것이 아니라, 1발을 쏜 다음 다시 조준하느라 뜸을 들여 나머지 1발을 쏜다. 프롭건에 특수 효과를 넣어 연출했기에 블로우백 및 반동이 보이지 않는 고증 오류가 있다.[32] 이 전차가 온 타이밍이 굉장히 좋았는데, 만약 전차가 조금이라도 늦게 왔으면 상하이 조가 급소를 쏴 즉사시켰거나 우미관패에게 끌려가서 고문당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을 수도 있었고 조금이라도 빨리 왔으면 심영의 발을 멈췄거나 심영이 전차에 치일 위험도 있었다. 전차의 속도 또한 한몫했는데, 만일 심영이 총을 맞은 이후 전차가 가속했다면 심영은 택시를 미처 타지 못한 상태에서 상하이 조의 추가타를 맞고 절명했을 수도 있다.[33] 원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씬이었지만 심영 역인 김영인이 제안하여 수정되었다고 한다. [34] 몬데그린으로 'Hey'라고도 들린다.[35] 작중 문예봉의 유일한 대사. 합성물에서는 무뇌봉이라고 들리는 이름과 이 '몰라요' 부분을 써서 무뇌 이미지로 만든다.[36] 이후 심영의 진술과 충돌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황상 심영 쪽의 진술이 더 정확할 것이다. 밑의 심영의 진술 부분 참조[37] 실제로 최동열은 작중 몇 안 되는 상식인으로서 김두한의 막 나가는 행동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김두한이 워낙 막 나가다 보니 최동열의 만류조차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허사로 돌아간다.[38] 원출처는 루리웹. 경매에서 400만 원에 낙찰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스브스뉴스에서 알아본 결과 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인터넷 중고 서적 사이트에서 구한 대본이라고 한다.[39] 병원의 입구에서 몇몇 행인이 오가고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는 이 장면은, 무슨 편집이나 가공을 거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야인시대 합성물에 적어도 한 번은 나오는 준필수 요소. 이전 장면에서 흐르던 브금이 백병원 장면으로 전환된 직후 약 1초 내지가 더 나오고 멈추는데, 합성하는 사람들은 이 음을 이용해서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40] 몬데그린으로 어디"여"로 들리기도 한다. 여담으로, 휴대폰 단말기의 위치 정보를 켜 놓았을 경우 구글에 이 대사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검색하면 본인의 현재 위치가 표시된다. Siri에서도 된다. [41] 합성물에서 신음 소리로 자주 쓰인다.[42] '큰'을 조교해 의사양반의 웃음소리로 사용된다. 주로 'ㅋㅋㅋㅋㅋㅋㅋ' 같은 식.[43] 의사양반의 이 말을 듣는 순간부터, 누워 있는 심영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44] '성' 부분에서 잠시 뜸을 들이다가 '관계'를 잇는데, 발음이 꽤 미묘하다.[45] 실제로 흥분하면 체온과 혈압이 올라 기껏 봉해 놓은 혈관이 터지기도 한다. 수술 후 운동이나 목욕을 삼가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46] 이 '그' 자도 따로 조교해서 의사양반의 웃음소리로 사용된다.[47] 신불출이 입원한 병원과 마찬가지로 원장실에만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48] 주로 이 부분에서 '이리로 왔' 부분을 편집해서 "자, 자! 이리로 왓." 같은 방식으로 쓴다.[49] 전화가 해롭다는 의사양반의 진단이 직관적으로 이해되기 힘들다 보니까 한때 이 말의 진의에 대해 다양한 가설들이 난립했었다. 대표적으로 실제로 전자기파가 환자를 해롭게 할 것을 우려했다는 설(당시는 유선 전화가 대부분으로, 전화가 전자파를 발생시키지 않았다. 또한 전자기파의 실제 해악 여부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백병원과 우익 세력이 일종의 협상을 맺었기 때문에 일부러 해롭다고 둘러대고 내어주지 않았다는 설(실제로 이정재가 전위대가 낌새를 채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경찰들이 의사들을 입단속시켜 두는 바람에 전위대원들이 허탕치고 돌아가는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에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등이 있었다. 현재의 정설은 전화기 자체가 해롭다는 게 아니라 응급 수술이 막 끝난 환자니깐 안정을 취하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당장 전화를 하게 해주려면 심영은 움직이기가 힘드니 침대째로 원장실까지 옮기든가 해야 하는데 좋을 리 없다.[50] 심영 역 배우 김영인씨가 유투브 방송에서 이 장면 촬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는데 고자가 된 심영의 절박함을 연기하기 위해서 세트장에서 촬영 전 푸시업을 계속했다고 한다.[51] 이 대사를 하면서 심영이 눈을 감았다 뜨는데, 이 동작이 심영이 무언가 행동을 할 때 뛰어난 싱크로율을 보이는지라 합성에서 많이 쓰인다.[52] 몬데그린으로 '뭐라 그랬노' 또는 '뭐라 그랬누'로 들리는지라, 이것으로 아는 사람도 꽤 된다.[53] "그 말인가?"로 들리지만 잘 들어 보면 "그런 말인가?"가 맞으며, 대본에도 그렇게 쓰여 있다.[54] 이때 잠깐 동안 고개를 들어 아래를 보려다가 곶통고통을 느끼고 쓰러진다.[55] 이 부분은 "어떻게 해"(혹은 어케해)라고도 들린다.[56] 허허허허 하는 목소리가 마치 웃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해서 관련 합성물에서 심영의 웃음소리로 자주 활용된다. 역재생시킨 소리도 자주 쓰이는데, 숨 넘어가는 듯한 소리가 일품이다.[57] 維石. 조병옥의 호,이것을 "you suck"으로 하여 욕으로 들리게 하기도 한다.[58] 이 대사에도 알 수 있듯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데 작중 정진영은 매번 뭔가 있어라는 말만 하고 정작 그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진영 무능설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a] A B C D 주인님으로도 들린다. 합성물 등에서도 자막으로 종종 주인님으로 등장한다.[59] 합성물에선 주로 형사양반이 당황했을 때 외치는 대사로 쓰인다. 사레가 들려서 나오는 기침 소리도 자주 쓰이며 오토튠으로도 가끔 활용된다.[60] 물론 이불을 들추고 치료를 받는지라, 합성에서 애용되는 장면 중에서도 한 손에 꼽힌다.[61] "스도견찬천에서 왔소. 우리 주인님이셔."라고 들리기도 한다.[62] 위에서 의사양반에게 치료를 받는 장면과 연계되어 합성되는 경우가 많은 장면이다. 성적인 요소로도 자주 쓰인다.[63] 전위대원이 기자에게 사건이 2시쯤에 벌어졌다고 진술한 것과 서술 충돌이 있다. 그러나 명동파 사무실을 습격했다가 시라소니 하나에게 죄다 박살 난 전위대원들이 10시 전에(김해숙이 조금있으면 발대식을 시작한다고 언급한다) 전위대 사무실로 복귀했고, 고자라니 사건이 그날 첫 공연에 벌어졌으며, 김두한이 이승만 박사의 아침 식사 초대에 참석한 후에 심영을 테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심영 쪽 증언이 더 정확할 것이다. [64] 몬데그린으로 병신으로도 들린다. 주로 합성물에선 "이 병신 새끼"로 합성되어 심영이 욕하는 장면에서 쓰인다.[65] 어머니가 오신다는 말을 듣고 전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크게 얻어서 다시 발악을 하는 것이다.[66] 이 시점에서 의사양반과 간호사는 말 그대로 출연이 완전히 끝났다.[67] 우익에게 심영의 거취를 몰래 알려주려는 이정재의 의도를 알고 승낙했다는 묘사는 전혀 없다. 백병원 측은 그저 병원의 본문을 다했을 뿐이다. 하지만 여기 오래 있으면 또 죽는다고 호소하는 걸 이정재 옆에서 같이 뻔히 들었는데도 전화 요구를 또 무시한 건...[68] 합성물에서는 주로 심영이 삐지거나 상대방의 협박에 겁먹는 장면으로 쓰인다.[69] 그가 김두한의 빽을 봐 주고 안 봐 주고를 떠나서 정말 골치가 아프긴 아팠을 것이다.[70] 당시 경찰이 친우익이라 앞서 언급했듯 전위대에 심영이 백병원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못하게 막았으며, 이정재가 이후 심영이 살아서 나갔다는 말을 듣고 당황한 것을 보면 김두한이 심영 암살에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또 보자는 말은 가식이었던 것이다.[71] 합성물에서 심영이 욕하는 장면을 삽입할 때 병실이라는 단어와 덧붙여 사용한다.[72] 당시 경찰들은 실제로 친우익 성향이었다. 경찰이라고 온 이정재도 원래는 김두한의 휘하에 있었던 인물이고 말이다. 하지만 백병원만큼은 예외적으로 별개인데, 만일 심영의 부탁대로 전위대에 연락을 했으면 전위대가 중환자실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통에 환자 안정에도 안 좋을 게 뻔하기 때문에 그나마 가깝고 편한 친지에게만 연락을 한 것이다.[73] 그렇다고 심영이 할 말은 아닌데, 58화에 따르면 심영은 경찰과 교도소에 인맥, 특히 공산당원이 많다는 묘사가 있어서이다.[74] 합성물에서 주로 심영이 잠자는 모습을 묘사할 때 "" 부분을 몇 번 반복해 코 고는 소리로 쓴다.[75] 이 장면 역시 성적인 대사로 쓰인다.[76] 가끔 합성물에서 어이없거나 화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주로 외치곤 한다.[77] 급박한 상황 탓인지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알았어요 어머니", "아(유) 하세요 어머니"라고도 들린다. 합성에서는 주로 떼를 쓰는 심영의 모습으로 사용된다.[78] "어서 가서 절을 하세요 어머니!"라고 들리기도 하는데, 합성물에서는 이를 이용해 심영이 어머니 보고 김두한에게 빌라고 강요하는 장면으로 합성하기도 한다.[79] 중간에 백의사 소속 요원이자 동료인 백관옥이 심영의 위치를 알아냈고, 작중 시간대가 계속 밤인 걸로 미루어 보아 심영이 있는 백병원에 바로 직행했을 것이다. 이정재가 정보를 줬을 수도 있으나 취조 후 다시 경찰서로 돌아가느라 만나진 못했을 확률이 크다.[80] 이걸 역재생해서 표정이 굳어지는 연출로 사용하기도 한다.[81] '심영'은 예명이기 때문에 "영아!"라고 말하는 장면은 오류다. 친족이면 본명인 "재설아!"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런데 작중에서 심영의 본명이 심재설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 적이 없어서, 뜬금없이 "재설아!"라고 외치면 심영의 본명을 모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될 테니 어쩔 수 없기는 하다.[82] 야인시대에서는 심영이 공산주의자라는 점만 강조되었지만, 실제 심영은 해방 이전에 친일반민족행위까지 한 전적도 있었다.[83] 실제로 심영은 친일 반민족 행위, 찬양고무죄(종북주의) 더블로 죄를 지은 인간이다. 종북은 반성하기는 했다. 단 친일은 끝까지 반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드라마에 묘사된 심영의 행위가 당시 기준으로도 죄에 해당하는지는 심영물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곤 하는데, 우선 친일 행위야 드라마상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으니 넘어가고, 당시는 종북이란 개념이 존재하기는커녕, 공산주의 자체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그리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인들의 평균적인 삶은 독소전쟁 직후의 소련인들보다 나았다고 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우익 세력이야말로 드라마에 나온 바와 같이 백색 테러와 암살을 일삼는 등 당시 기준으로도 무시 못 할 과오를 숱하게 저질렀다.[84] 이때 심영의 어머니는 총을 보고 놀라 아들을 감싼다.[85] 진짜로 그 주접을 떠는 합성물도 있다. 대부분 이어서 상하이 조가 바로 그 자리에서 심영에게 총을 쏘는 장면이 나온다.[86] 합성물에선 이 부분에 등장하는 흐흑웃음소리로 사용하기도 한다.[87] 합성물에서는 자식과 부모라는 말을 서로 바꿔 어머니가 심영을 죽이고 싶을 때 하는 대사로 사용한다.[88] 어머니가 심영을 감싸는 동안, 심영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속상해하며 이를 가는 모습을 보인다. 합성물에서는 이 대사를 이어 붙여 심영을 죽여달라고 바꾸기도 한다.[89] 주로 이 장면에 총소리를 넣어 상하이 조가 심영의 어머니를 죽이는 데 사용한다. 간혹은 까를 합성해서 대사를 사용하기도 한다.[90]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배우 특유의 쩌렁쩌렁한 발성으로 큰 임팩트를 줘서 심영물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에서 곧잘 쓰인다. 미드 마이 할 거야 안 할 거야![91] 특유의 억양 때문에 합성물로 애용되는 장면이다.[92] 합성물에서는 주로 이 장면을 시대에 맞춰 심영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쓰는 장면으로 쓰인다.[93] 대놓고 불평하는 티를 내는 상하이만큼은 아니지만 뒤에 같이 있던 아구와 관철도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94] 몬더그린으로 인해 '앙겟썸'으로 들린다.[95] 합성물에서는 이때 폭발하는 경우가 잦다.[96] 주로 심영이 폭발할 때 단말마로 쓰이거나, 심영이 겁탈당하는 등 영 좋지 못한 일을 당할 때 비명 소리로 쓰이거나 웃음소리로 쓰기도 한다.[97] 이쪽을 심영의 웃음소리로 오히려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98] 몬더그린으로 어찌하심까로 들린다.[99] 의 손에 죽을 바에 차라리 같은 편으로부터 일종의 반역죄로서 처단되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한 듯한데, 이걸 적들에게 그토록 살려달라고 빌어줬던 어머니가 듣는 앞에서 말했다.[100] 형법 12조에는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범죄의 구성 3요소인 구성 요건 해당성, 위법성, 책임성 중 책임성의 조각 사유(예외로 위법성이 없어지는 경우)를 다루고 있다. 즉, 정진영은 의도했든 아니든 형법 체계와 개념에 부합한 논리로 심영을 옹호한 것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당시 이념으로 진영이 완전히 갈라진 판국에 이런 상식이 좌익에서건 우익에서건 그닥 통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영을 처단하려는 전위대원들의 행동은 이를 보여주는 장치라 볼 수 있다.[101] 첫 등장 당시 61회의 심영은 정진영에게 하오체를 쓰고 정진영은 심영에게 높임말을 써서 심영이 정진영의 상관이었는데, 65화에서는 둘 다 서로에게 하오체를 써서 동등한 서열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의 심영은 전향서를 써서 곧바로 처단당해도 할 말 없는 배신자 신세이니 정진영에게 하오체를 사용하고, 정진영은 비록 전향서를 썼을지언정 심영을 여전히 당의 상관으로서 배려하여 하오체를 사용했다고 보면 어색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상하이 조의 배우 조상기의 근황올림픽 인터뷰에 따르면 야인시대의 등장인물 관계가 워낙에 복잡하고 방대해서 이환경 작가 본인도 혼동을 종종 했다고 한다. 단순히 작가의 혼동으로 인물들의 상호 관계가 꼬인 것일 가능성도 있다.[102] 첫 번째 고비는 중앙극장 습격부터 이정재의 조사, 두 번째 고비는 김두한 일당.[103] 심영을 찾으러 갈 때 김두한패랑 마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시 상황에서 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천호는 김두한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문상을 하러 방문했을 때에도 총을 가지고 있었다.[104] 자세한 것은 김해숙 문서나 김천호 문서 참고.[105] 작중에서 장택상은 미군정청 사령관 하지에게 자신을 협박하면 수도경찰정장을 사퇴하겠다고 받아친다. 그리고 미군이 이 땅에 들어와서 한 게 뭐냐고 직무 유기를 하는 게 아니냐고 언성을 높인 적이 있다. 이 말을 들은 하지는 조병옥과 똑같은 말을 한다며 어이없어 한다.[106] 이때 국밥 먹는 소리마저 합성 소재로 쓰인다.[107] 실제 심영은 피격당한 이듬해인 1947년까지 남한에 남아있었다. 이는 심영이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다는 1947년의 동아일보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108] 이는 공산주의자가 위험한 이유가 해당 인물이 믿는 이념과 사상의 내용이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걸 전파하기 위해서 인륜을 거스르는 악행도 거리낌 없이 하기 때문이지 사람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영도 공산주의자라는 요소를 뺀다면 그저 힘이 약한 유명 배우에 불과했고, 그를 지켰어야 하는 정진영 이하 전위대원들도 공산주의 이념을 배제하고 본다면 경쟁 상대인 김두한의 대한민청과 이화룡의 명동패보다 몇 수나 처지는 약한 조직으로 나왔다. 또한, 염동진 말마따나 김두한과 그 패거리들에 의해 심영이 전향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살당했다면 남로당과 전위대를 비롯한 좌익 진영에서는 그를 영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진영 전체의 단결과 결속을 시도하여 우익에 대한 적개심만 고취시킬 것이다. 반면에 심영을 살려주는 댓가로 전향서를 쓰게 만들고 해당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면 과정이야 강압적이긴 해도 어찌되었든 간에 공산당의 간부가 사상을 버린 일은 사실이 되는지라 좌익 내부에서 가지는 심영의 입지를 조직에서 퇴출시키는 수준으로 약화시켜서 공산주의 선전 연극에 큰 차질을 빚게 만드는 동시에 나머지 인원들의 사기를 죽이고 사상적 동요를 조장하여 세를 약화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염동진은 이 두 가지 이유를 미리 깨닫고 있었던 것.[109] 실제로 중앙극장 습격 사건 이전에 김두한에게 박헌영에게 몰래 다가가 잡으라는 명령을 내렸을 당시에 바로 죽이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생포하여 전향서를 쓰게 만들라는 내용의 지시를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박헌영이 김두한에게 죽는다면 도리어 좌익 세력들의 내부 결속 구실만 만들어주는 데다 자신들의 리더를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좌익 측이 단체로 발악해서 우익에게 피해를 주겠지만, 김두한이 박헌영에게서 전향서를 받아내고 해당 사실을 세상에 공표한다면 좌익 진영에서는 심영의 전향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기 저하와 사상적인 동요로 인하여 세력이 약화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익 진영은 가만히 있어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는 반면, 좌익 쪽에서는 알아서 세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남한 내부의 정국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질 것은 시간 문제가 될 게 뻔하다. 따라서 일전에 비슷한 지시를 김두한에게 내린 염동진이 사건의 결과를 듣고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의외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다.[110] 극 중에서는 병원을 떠난 후 바로 월북했다는 언급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심영은 사건 약 1년 후에 월북했다.[111] 이화룡은 누나가 고급 요릿집을 운영했고, 정팔은 부친대부터 사업을 해 떼돈을 번 상태였기에 실제 역사에서도 명동파는 자금이 넉넉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