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일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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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일본의 영화 감독 이와이 슌지가 본인의 소설을 기반으로 직접 각본, 연출을 맡아 제작한 1995년작 일본 로맨스 영화.
일본 후지 텔레비전 네트워크 제작으로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의 설원을 배경으로 빼어난 영상미와 함께 훌륭한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1]
1993년 단편 드라마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2] 를 제작하며 명성을 얻은 슌지는 2년 후, 러브레터를 통해 일약 유명감독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2. 개봉 기록[편집]
1998년 일본 문화가 처음 개방된 이후 하나비, 카게무샤, 우나기에 이어 4번째로 국내 상영된 일본 영화로 이후 잊을만하면 재개봉을 해준다.
2013년 2월 14일 국내에 재개봉했고, 상영 후 블루레이도 발매되었다. 2015년에는 한국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된다는 기사가 뜨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제작되지 않고 있다.
2016년 1월 14일 국내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다. 2017년 12월 13일에도 다시 재개봉하고, 2019년에도 역시나 재개봉을 가짐에 따라 일본 영화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화로 자리잡았다.
3. 포스터[편집]
4. 출연[편집]
- 나카야마 미호: 와타나베 히로코 渡辺博子 / 후지이 이츠키(女) (현재)
- 사카이 미키: 후지이 이츠키 藤井 樹 (女) (중학생 시절)
- 카시와바라 타카시: 후지이 이츠키 藤井 樹 (男) (중학생 시절)[3]
- 토요카와 에츠시: 아키바 시게루 秋葉 茂
- 한 분자쿠[4] : 여자 이츠키의 엄마
- 시노하라 카츠유키: 여자 이츠키의 할아버지
- 스즈키 케이치
- 시오미 산세이
- 스즈키 란란: 오이카와 사나에
- 칸베 히로시: 우편배달부
- 나카무라 쿠미 : 학교 담임 선생님
5. 줄거리[편집]
와타나베 히로코의 주변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 초반부 설원의 롱테이크 영상이 굉장히 아름답게 묘사된다. 이야기는 히로코가 우연히 보게 된 전 애인의 졸업앨범에 있는 옛주소를 손목에 기록하면서 전개된다.
그리고 그 주소, 홋카이도 서부의 작은 오타루 시의 후지이 이츠키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현재의 히로코, 현재의 이츠키(女), 과거의 이츠키(女)의 시점을 오가며 스토리가 전개된다.[5]
히로코는 죽은 남자친구의 옛 주소로 편지를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이츠키(男)는 졸업 직전 전학을 가게 되면서 졸업앨범에서 누락되어 사진은 실렸지만 주소록에는 기록되지 않았던 것.[6] 때문에 졸업앨범에 실린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과 그의 주소는 이츠키(女)의 것이었고, 편지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전달되었다.[7]
히로코는 직접 오타루로 찾아가지만 이츠키와 만나지는 못한다. 이 때, 같은 택시를 엇갈려 타게 되는데, 택시기사로부터 방금 전에 태웠던 여자 손님과 무척 닮았단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나 히로코는 오타루의 어느 길가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여자의 얼굴이 자신과 닮았다는 것에 불현듯 그녀가 이츠키(女)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돌아온 후 이츠키(男)의 졸업앨범에서 그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결국 내성적인 성격의 이츠키(男)가 의외로 자신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며 사귀자고 한 것은 중학시절의 첫사랑 이츠키(女)와 자신(히로코)이 매우 닮았었기 때문이었다는 것도 같이 깨닫게 된다.
한편 이츠키(女)는 히로코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중학교를 찾았다가 중학교 도서관에 퍼져있는 이츠키 찾기 게임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는 온갖 도서카드에 쓰여있는 후지이 이츠키를 찾는 것. 새까만 후배들은 본인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츠키(女)는 그것이 본인과는 관계없고 다른 남학생(이츠키(男))의 짓임을 강변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후배들은 로맨틱한 스토리라며 실컷 놀린다(...).
그런데 이곳에서 이츠키(女)는 은사에게 이츠키(男)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이츠키(男)의 죽음을 알게 된 충격 때문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오랜 기간 감기를 앓고 있던 이츠키(女)는 바로 이 날 갑작스레 병세가 악화되어 심한 고열과 함께 쓰러져 한동안 사경을 헤매게 된다.
이 즈음 히로코는 아키바의 제안에 따라 이츠키(男)가 죽었던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기서 히로코는 이츠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모두 털어내고,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바꿀 마음을 애써 갖고자 하는데, 그 계기가 되는 것은 바로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히로코는 이츠키(男)의 주변 지인이 모두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에 묘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 노래는 바로 이츠키(男)의 유언이었다. 절벽에서 떨어진 이츠키가 죽어가면서 불렀던 노래가 바로 이 노래였던 것.[9][10]
그리고 히로코는 다음날 아침 산장 밖의 설원에서 마지막으로 이츠키(男)에게 お元気ですか!!! 私は元気です!!!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돌아온다.
이 영화를 대표하는 명대사는 누가 뭐래도 이것. 이 대사만큼은 한국에서 엄청난 유행어가 되었다. SBS에서 더빙 방영[13] 할 시, 다른 대사는 모두 한국어로 더빙했지만 이 명대사가 나왔던 장면만큼은 일본어 그대로 내보내고 자막을 띄웠을 정도.お
元気 ですか、私 は元気 です!(오겡키데스카, 아타시와 겡키데스!)[11]잘 지내나요!!! 저는 잘 지내요!!![12]
그런데, 병상의 이츠키(女) 역시 의식이 희미한 가운데 이 말을 되뇌인다. 이 장면은 히로코의 간절한 외침과 여자 이츠키의 말이 오버랩되면서 히로코의 남자 이츠키에 대한 사랑과 추억[14] 이 놓아지고, 교차되며 그 대사를 하는 여자 이츠키에게 그 사랑과 추억이 옮겨간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부분을 참조.
마지막으로 이츠키는 히로코에게, 어느 겨울 아침 이츠키(男)가 덜렁 책 한 권을 반납해 달라며 떠나버렸던 일을 편지로 보낸다. 이를 받고 히로코는 마음을 정리하고자 그동안 이츠키(女)에게 받았던 모든 이츠키(男)와 관련된 물건을 되돌려 주며 이츠키(男)는 당신(이츠키(女))를 좋아했었을 것이라며 마지막 편지를 보내지만, 이츠키(女)는 그저 자신에게 짓궂은 장난만 치고 이해할 수 없는 아이였던 이츠키(男)가 그랬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학교 후배들이 도서관에서 찾은 한 장의 도서대여 카드를 들고 왔을 때. 그리고 그 카드의 뒤에 정성스럽게 그려진 자신의 초상화를 보았을 때 그 동안의 모든 기억이 끼워 맞춰지며 이츠키(男)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츠키(男)가 뜬금없이 아침에 집으로 찾아와 대신 반납해 달라고 했던, 그 책에 끼워진 도서 대여 카드에 담겨 있던 감정은 10년 넘게 잠들어 있다가 이츠키(女)에게 전달된 것이다.
그것을 까맣게 모르던 이츠키(男)는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라도 전하기 위해 대출카드 뒷면에 그녀의 스케치를 담아 이츠키(女)의 집까지 찾아가지만...[15] 끝내 소심했던 이츠키(男)는 자기의 마음을 담은 책만을 전해주고 이렇게 집까지 찾아온 연유도 설명 못하고 그 곳을 아쉬운 듯 떠난다.[16]
이것이 마지막이란 사실을 모르는 이츠키(女)는 이렇게라도 집까지 찾아온 그에게 그동안 애써 숨겨온 감정을 조금씩 표현하듯 그 책을 품에 꼭 끌어 안고, 그에게 배시시 웃어주며 배웅한다. 하지만 일주일 후 학교에 등교한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말없이 전학을 갔음을 알게 되고, 반납을 부탁했던 책에 있을 비밀을 알 리 없는 그녀는 배신감과 서운함에 전학을 가 빈자리가 된 그의 책상 위에 있던 꽃병을 깨뜨리고 교실을 나가버린다.[17]
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편집]
한편 도서카드가 담겨 있던 책은 바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다. 그리고 그 책의 부제는 제 7권 "되찾은 시간"(...). 즉, 이로 인해, 히로코는 추억을 덜어가는 사람, 이츠키는 추억을 되찾아 가는 사람이라는 공식이 완성된다. 아마도 마지막에 이츠키가 말을 못 잇게 된 것은, 이츠키의 추억을 되찾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지닌 스토리의 전개방식을 러브레터가 꽤나 충실히 재현해 냈다는 점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는 마들렌의 식감, 포장된 도로에서 발 밑으로 느껴지는 질감 따위가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내고 재생산하며 그를 통해 등장인물이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방식이 꽤나 세밀하게 재현된다.
그리고 《러브레터》 또한 현재 시점에서 경험하는 작은 촉감, 물건 하나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이러한 과거 기억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다시금 그 의미를 찾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장치를 충분히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은 소품 하나를 통해 영화의 전개를 이끌어 나가고 그 소품으로 영화가 완성된다는 점은 《러브레터》가 단순히 슬프고 아름다운 첫사랑 영화 이상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극중에 등장하는 책의 표지에는 일본어 제목과 함께 프랑스어 원제가 쓰여 있다.[20]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그의 사촌의 남편[21] 인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의 강의를 소르본 대학에서 들은 이후의 작품으로서, 그의 이 소설의 전체를 꿰뚫는 기억과 시간은, 베르그송의 철학에서 가리키는 지속을 말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러브레터의 두 여성 사이에 오가는 편지와 영화에 등장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통해서, 현재의 어떤 감각적인 경험들[22] 이 이전 학창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고, 그 기억 속에서 새로운 경험[23] 을 찾아내게 된다는 것은 러브레터에서 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도 동일한 현재의 감각적 경험이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켰고, 그 기억 속에서 주의 깊게 인지하지 못했던 과거의 경험을 현재에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이어진다.
과거의 기억에 관한 현재의 재인식, 재발견 등은 오직 생명을 가진 인간이,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진정한 시간을 인지할 수 있고 그 시간들을 기억 속에 저장하고 그 어떤 계기로 인해 다시 불러내는, 생명 혹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내용은, 그대로 베르그송의 철학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와이 슌지가 최소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내용이나 철학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소재로 썼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은데, 그 배경에 시간, 기억, 지속의 철학자인 앙리 베르그송까지 염두에 두었는지 심히 궁금함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7. 흥행[편집]
7.1. 한국[편집]
역대 한국 개봉 일본 실사 영화 중 가장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가진 영화 중 하나다. 특히, 이 영화의 대사 '오겡키데스카, 아타시와 겡키데스!'는 한국에서 수많은 패러디와 유행을 낳기도 했다.[24]
정식 개봉하기 전에 이미 30만의 불법 비디오가 유통됐을 정도였고, 한국에서 정식 개봉 이후엔 115만의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을 기록했고 덕분에 일본 문화 개방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흥행한 일본 실사 영화가 됐다.[25] 2020년대의 관점에서 115만 명이라는 숫자는 언뜻 보면 흥행 실패로 느껴지기도 하지만[26] , 러브레터가 개봉한 1999년은 지금처럼 영진위에서 실시간으로 전국 멀티플렉스 극장 관객 수를 정확히 집계하는 시절이 아니었고, 한 개 영화관이 독립적인 기업으로서 하나의 상영관만을 가진[27] 단관 위주의 시스템에, 코엑스 메가박스 같은 초창기 멀티플렉스가 막 성장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28] 따라서 현재와 같은 정확한 관객 집계는 아예 불가능해 그나마 서울에서만 불확실한 수준으로 관객이 몇 명 들어왔는지 계산하곤 했다.[29]
이 때문에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관객 기록은 아예 잡히지도 않았고, 서울에서도 초기 멀티플렉스나 유명한 대형 단관이 아닌 중소형 단관에 든 관객들은 집계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당장 국내에선 1998년 2월 개봉해 그 해 최고의 흥행 영화가 된 타이타닉도 정식 집계 수치는 (서울) 197만명으로 200만명이 채 안 되던 시절이었다.[30] 따라서 당시 러브레터의 서울 관객 115만 명 기록은 중소형 단관 관객수까지 고려하면 대략 150만에서 최대 200만 정도까지도 추산이 가능하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국 관객은 서울 관객의 약 3배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기록은 오늘날로 치면 대략 450만에서 최대 600만 명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추론할 수도 있다. 이것도 순수하게 개봉 당시 영화관을 찾은 관객만 추산한 것으로, 영화 정식개봉 이전 불법 비디오본 유통을 추가로 감안하면 러브레터를 본 사람은 더 늘어난다.
115만 명으로 따져도,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중 아직도 러브레터의 흥행 기록을 넘은 작품이 없다. 애초에 일본 실사 영화는 한국에서 관객 10만 명을 넘기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며[31] , 실제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정도만이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그래도 지속성 있게 동원하는 편이다. 애니메이션 영화까지 합쳐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 벼랑 위의 포뇨(152만), 너의 이름은.(386만),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215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469만), 스즈메의 문단속(554만)'에 이어 8위.
한국에서 일본 실사 영화하면 지금조차 러브레터를 떠올리는 이들이 상당할 정도로 인지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1999년 개봉 이후 한국에서 무려 6차례나 재개봉했다. 2013년 2월 14일 재개봉 당시 전국 관객은 39,218명, 2번째 재개봉도 전국 관객 74,338명을 기록하여 재개봉 영화치곤 흥행한 편이다.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내한한 나카야마 미호는 취재진에게 "러브레터가 개봉한 지 벌써 25년이[32] 흘렀는데, 아직도 한국 관객분들이 '오겡끼데스까'라고 해주시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하며, "대만에서 지난해에 재개봉을 해서 제가 몰래 보러 갔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재개봉을 한다면 몰래 와서 구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7.2. 일본[편집]
일본에서는 의외로 그렇게까지 흥행한 작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기록보관이 부족한 시대라곤 해도 박스오피스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있는 것이 없다.
일단 배급사는 일본헤럴드로 그렇게 큰 회사는 아니지만, 나름 역사가 오래된 곳으로 2005년도 매출액도 178억엔을 넘는 견실한 기업이었다. 1950년대부터 영화 배급을 해왔고, 도망자, 트루라이즈, 레옹 등의 외화를 수입하여 배급하거나 한국에도 개봉한 바 있는 하나비, 기쿠지로의 여름 등을 공동배급했다. 다만 현재는 KADOKAWA에 합병되어 주식도 상장폐지되고 카도카와 헤럴드 픽처스로 명칭도 바뀌었다.
제작사로는 후지 텔레비전과 해럴드 에이스가 있는데, 해럴드 에이스는 현재 ASMIK 에이스가 된 중견 영화사이지만, 당시 사명일때 은하철도의 밤이나 란(영화) 등에도 출자한 경력이 있다.
일본인들은 자국 실사 영화를 상대적으로 잘 보지 않는 편인데다(일본 영화 항목 참고), 감독 이와이 슌지는 당시 신인을 갓 벗어난 30대 감독으로[33] , 멜로라는 장르 특성상 관람층도 한정적이다보니 세월이 지난 오늘날엔 잊혀진 영화 쯤 된 거 아닌가 싶다.
영문 위키피디아에는 흥행 수익이 85억 엔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일본 영화 시장의 특성상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85억엔이 박스오피스 흥행 성적이였으면 1995년 1위의 2배 흥행이고, 모르는 사람이 그 정도로 많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1995년 당시의 일본 영화로 시계를 돌려보면[34] , 쇼치쿠 41억, 도호 113억, 토에이 64억의 연간 배급수입을 올렸으며, 외화 1위인 다이하드 3가 배급수입 48억엔, 일본 영화 1위인 귀를 기울이면이 배급수입 18.5억엔이다. 당해 11위가 15.5억엔, 일본 10위가 10억엔#으로, 러브레터의 일본 국내 배급 수입은 이것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85억 엔 설은 아마도 2004년작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85억엔 흥행 자료를 잘못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당시 일본 관람객 약 700만명으로 크게 흥행한 작품이었다.
한편, 역으로 러브레터의 일본 관객 수가 2만명 밖에 안된다는 글도 있지만, 정확한 자료를 제시한 글[35] 이 아니며, 영화의 주연 배우가 당대 스타라는 점이나 남자 아역이 이 작품으로 미니시리즈 주연에 캐스팅되었다는 점, 일본 내 최고 권위의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그정도의 낮은 흥행을 기록했을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흥행수치가 불분명하여 각종 추측만 있을 정도로 잊혀진 작품인 건 분명하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러브레터하면 이런 영화가 있었냐고 놀라거나 한국 콘텐츠에서 이 영화 패러디를 하는 것을 보고 한국 작품이겠거니 생각하는 반응도 많다. 일례로 걸그룹 TWICE의 2018년 발매곡 What is Love? 뮤직비디오에서 지효가 러브레터를 패러디한 장면을 보고 한국 드라마의 한 장면일 거라고 생각했다가 일본 영화인 걸 알고 놀라는 일본인 팬들이 많았다고 한다. 즉, 현 일본 세대는 한류를 통해 역으로 러브레터를 알게 된 사람들도 많을 정도.
'와타나베 히로코/후지이 이츠키(女)' 역을 맡은 나카야마 미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8. 평가[편집]
눈의 잔상과 편지의 이명, 끝내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들.
- 이동진 (★★★★☆)
먼 그대여, 기억들은 이제 눈발이 되어 흩날립니다.
- 박평식 (★★★☆)
아시아 국가에서 멜로 영화의 고전으로 기억되는 작품.
이 작품이 그렇게 흥하지 않은 일본에서도 작품성만은 인정받아 일본 제17회 요코하마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하여 6개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일본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비롯하여 여러 상을 수상했고, 일본의 저명한 영화 잡지 키네마 준보 독자투표에서도 1995년 최고의 영화로 뽑히기도 했다. 당시 일본에서 흥행한 작품으로 보긴 어렵지만, 작품성만큼은 한일 양국에서 인정받은 작품이다.
영화 내에서는 한 번도 이츠키(女)가 명확히 사랑을 느끼는 장면이 제시되지 않아서 이츠키(男)와 관객들의 복장을 터지게 만든다. 그걸 이츠키(男)는 화를 내거나 괴롭히며 풀고... 그런데 정황상 이츠키(女) 또한 이츠키(男)를 좋아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유명한 커튼 뒤의 이츠키(男)가 사라지는 장면이나 오이카와 사나에를 소개시켜 준다며 퉁퉁거리거나[36] 쓸데없이 성질을 부리는 장면[37]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이런 이츠키(女)의 감정 표현뿐만 아니라 이와이 슌지가 얼마나 세심하게 사춘기의 연애담을 그려냈는지를 느낄 수 있다. 단지 연애물이라고 주인공을 아름답게만 그린 것이 아니라 때론 유치하고 어벙하고 황당한 모습 속에 감춰진 감정선들을 그려내는 그의 연출은 그야말로 진국. 그리고 간간히 등장하는 사나에 관련 기담이나 자전거 주차장에서 고백 장면에서 분노의 법규 시전 장면들을 보면 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에피소드나 추억들을 세심히 풀어낸 이와이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이 영화 탓에 이와이의 이후 작품들은 국내에 소개될 때마다 배급사들이 이 영화를 이용하여 홍보를 많이 했다.
대부분이 간사이벤을 사용한다. 잘 들어보면 오사카 사투리가 많이 들린다. 히로코 쪽 스토리를 중심으로 보면, 해당 지역의 사투리가 많이 나온다. 예전 동창이라는 친구들을 만날 때는 필수적으로 등장하며 주인공인 히로코도 당황했을 땐 사투리를 쓰는 듯하다. 또한, 해당 지역도 고베인 것을 알 수 있다. 항구의 도시 고베에 맞게 테라스 앞에 바다와 항구전망이 바로 펼쳐진다. 다만, 자막으로는 표현이 어려워서 그런지 그냥 표준어로 번역되었다.
9. OST[편집]
일본의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lwai Shunji/岩井俊二)가 1995년에 발표한 첫 장편 데뷔작 '러브레터'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악감독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겸 작곡가 레미디오스(Remedios)의 감성적인 스코어는 첫사랑을 주제로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유려한 영상미로 표현한 영화의 주제를 한층 더 깊이 있게 전해준다. 이후 차기작 '릴리 슈슈의 모든 것', '4월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등을 통해 재차 확인된 이들 콤비의 독보적인 미학을 알린 첫 신호탄이자, 당시 일본은 물론 한국, 대만 등지에서도 '이와이 월드'라는 신조어를 낳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영화는 여주인공 히로코가 죽은 연인의 중학교 동창이자 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 후지이 이츠키와 우연히 편지를 주고 받으며 마주하게 되는 진실들을 중심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학창 시절의 추억과 가족간의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가 겨울 홋카이도의 설원을 배경으로 아련히 펼쳐진다. 메인 주제곡 "A Winter Story"는 첫 사랑의 떨림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전하는데, 당시 8살이었던 마키노 유이의 꾸밈없는 연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 외에도 "Childhood Days", "Sweet Rumors" 등 촬영감독 시노다 노보루의 맑고 깨끗한 영상미를 완성해준 총 15개의 트랙들 모두 팬들의 고른 사랑을 받았으며, 가슴 먹먹한 엔딩 신을 장식한 "Small Happiness"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가 지닌 내러티브의 단순함을 참신한 스토리 전개 방식과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풀어내 동시대 젊은이들의 폭발적 반응은 물론, 요코하마 영화제에서 작품상 및 촬영상의 영예까지 가져간 '러브레터'의 벅찬 감동을 오리지널 스코어로 다시 느껴보시길 바란다!
음악 감독은 Remedios(호리카와 레이미). 피아노와 바이올린 파트가 주를 이루는데, 영화의 각 장면에 맞춰 흘러나와 극중 인물들이 느낄 설렘이나 애틋함 등을 전달하며 관객의 감성을 울린다.
특히, 예고편 및 뮤직비디오에 사용된 〈A Winter Story〉는 영화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국내에도 꽤 유명하다. 이와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사랑의 순수함이 묻어나게끔 당시 8살이었던 여자아이에게 연습시켜 연주한 곡이라고 밝혔다. 이 피아니스트는 이젠 애니메이션 성우가 된 마키노 유이다. 한국에서는 유키 구라모토의 작품으로 많이 오해되기도 했다.
그 외에 〈Childhood Days〉, 엔딩 테마인 〈Small Happiness〉, 〈He Loves You So〉, 〈Sweet Rumors〉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1년, 중국 재상영을 기념하여 성인이 된 마키노 유이를 포함하여 〈A Winter Story〉 , 〈Small Happiness〉 를 연주하였다. 해당 영상에 대한 비하인드 영상도 같이 올라왔다.
10. 기타[편집]
-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오겡키데스카' 장면을 중심으로 200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온갖 패러디가 쏟아져나왔다. 개그콘서트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엔 '오뎅이 이빨에 끼였습니까'(...)란 드립도 나왔고, 지금도 패러디로 심심하면 나올 정도로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SBS 2016 국민의 선택에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이 대사를 하며 메아리가 울려퍼진다. 2001년, 핑클의 뮤직비디오 '당신은 모르실꺼야'에서도 성유리가 패러디한 적이 있고, 걸그룹 TWICE의 2016년 미니 2집 앨범의 타이틀곡 CHEER UP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미나가, 2018년 미니 5집 앨범의 타이틀곡 What is Love? 뮤직 비디오에서 멤버 정연과 지효가 각각 러브레터의 장면을 패러디했다. 이 외에도 여러 아이돌이 예능에서 흉내내는 등 케이팝 씬에서 유난히 패러디 된 적이 많은 영화다. 정작 일본에서는 러브레터가 그렇게까지 흥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걸 알아보는 사람은 잘 없었고 "한국 드라마 패러디인가?"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사실 한국이라도 1995년 개봉한 영화라면 희대의 작품 아닌 이상 20~30년이 지난 이후 언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걸 감안하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이다.
- 후지이 이츠키(여) 어머니 역을 맡은 한 분자쿠와 할아버지 역을 맡은 시노하라 카츠유키의 실제 나이차는 6살밖에 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어머니 역의 한 분자쿠는 2002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 위에 언급된 오이카와 사나에는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한 개그 담당이다. 이 작품에서 온갖 몸개그와 멘붕 상태를 보여주어 관객들을 웃겼다. 맡은 배우는 아이돌 출신의 배우 스즈키 란란.[40] 근데 활동이 거의 없다. 가장 최근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게 2008년 아오이 유가 주연한 드라마 《오센》(おせん)의 스즈키 테루코 역이었다. 2015년, 같은 감독의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에서 이 사나에와 동일인물 수준의 개그 캐릭터 '무츠 무츠미'가 등장하는데, 역시나 스즈키 란란이 성우를 담당했다.
- 일본의 전설적인 아이돌 가수로 인기를 누렸고, 배우로서도 큰 인기를 누린 주연 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1인 2역 역시 이 작품의 백미이다.[41] 이 역을 통해서 일본의 특급 배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과시하게 된다. SBS에서 방영될 때는 같은 배우에게 성우를 더블 캐스팅하여 히로코 - 이선, 이츠키(女) - 윤여진이 나눠 맡았다.
- 이 영화에서 이츠키 페어로 출연한 가시와바라 다카시와 사카이 미키는 1년후인 1996년 드라마 《하쿠센나가시》에도 동반 출연했다. 근데 여기서도 가시와바라가 맡은 하세베는 사카이가 맡은 소노코를 짝사랑한다. 그래도 《러브레터》에서 못내 아쉬움을 가졌던 팬들은 둘이 꼭 이어지길 바랐는데 소노코가 다른 사람을 계속 가슴에 품고 있어 가시와바라의 두 번의 고백 모두 실패로 끝난다. 2005년 드라마 스페셜판 엔딩에서까지 친구로서 지내곤 있으니 그나마 희망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러브레터》보다는 나은 것이 키스는 했다(...). 이 드라마 역시 학교가 배경이다 보니 러브레터 팬들이 보면 장면마다 감회가 정말 남다르다.
- 후지이 이츠키(여)의 회상 부분은 1981년에서 1983년을 배경으로 한다. 이츠키(남)가 죽기 전에 부른 노래가 마츠다 세이코의 첫 대히트곡인 푸른 산호초였고 이츠키(남)가 이츠키(여)의 영어 시험지에 뎃생을 한 그림은 1980년에 방영된 미놀타 사진기 TV 광고의 한 장면[42] 이다.[43] 참고로 후지이 이츠키들의 나이는 1965년생, 학번으로는 1984 학번이다.
- 영화가 나온 후 영화에 등장한 폴라로이드 SX-70은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카메라는 물론이고 필름마저 단종된 지가 옛날이라 이제는 다른 카메라의 필름을 가져다 필터를 끼고 사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지만, 인기는 죽지 않은 듯. 요즘에도 각종 영화나 CF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소품이다.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는 있었지만, 국내에서 소품으로 아직까지 자주 쓰이게 된 데에는 《러브레터》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고베시와 홋카이도로 이원화되었는데, 영화 촬영은 고베까지는 가지 않았고, 모두 홋카이도 오타루시를 중심으로 촬영했다. 죽은 후지이 이츠키(남)의 현재 집으로 나오는 곳도 고베가 아닌 오타루에 있으며, 영화 상의 설정과 실제 사용하는 용도가 다른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츠키(여)가 일하던 도서관은 실제 박물관이고, 이츠키(여)가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는 장소이자 고열로 쓰러진 이츠키(여)를 할아버지, 엄마가 죽니사니 하며 업고 데려간 병원은 오타루 시청으로 쓰인다.[44] 히로코가 눈밭에 누워있다가 일어나 달려가는 영화 속 첫 장면은 오타루의 스키장에서 촬영됐다. 단, 명장면인 오겡키데스카의 촬영은 홋카이도가 아니라 나가노의 야츠가타케 목장[45] 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 제니바코역[46] 근처에 있던 이츠키(여)의 집은 안타깝게도 2008년 화재로 전소되는 바람에 현재는 대문과 담 일부만 남아있다.[47] 아쉬움으로 이거라도 보고 싶다면 겨울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봄~여름에는 덩굴이 무성히 자라 모양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장면에 나왔던 이츠키 나무들은 거의 다 베어버리고 집 터는 현재 텃밭으로 사용한다. 실제로 극중에서도 '오타루시 제니바코'라는 지명을 썼다.
- 뮤지컬 러브레터 - 한국 창작진에 의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2014년 12월 2일부터 2015년 2월 15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국내 초연되었으며, 와타나베 히로코와 후지이 이츠키는 1인 2역으로 김지현과 곽선영이 캐스팅되었다. 정보 프레스콜 1부 프레스콜 2부
- 동명의 미국 영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 마지막 장면에서 이츠키(女)는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도서카드를 받아들고, '가슴이 아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라는 독백을 한다. 이 대사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여러 사람의 심금을 울렸지만, 사실 오역이다. 원문은 'やっぱりてれくさくてこの手紙は出せません'로 제대로 번역하자면 '부끄러워서 또는 민망해서' 정도가 맞는 표현이다. 블루레이 버전에서는 역시 '쑥스러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로 번역되었다. 위에 더빙 영상을 봐도 알겠지만, 더빙에서도 '아무래도 쑥스러워서'라고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