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절사태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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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의 등장인물로 아미파의 장문인이다. 여기서 사태(師太)란 나이 많은 비구니(여승)를 존칭하는 옛 중국의 방언이다. 즉 멸절사태란 우리나라식으로는 '멸절 노스님' 정도 호칭.

2. 일생[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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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 명문정파 아미파 장문임에도 잔인하고 음험한 성품, 대화가 안되는 벽창호 기질 때문에 김용 독자들 사이에서 악평이 자자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오죽이나하면 악불군과 묶여 가장 나쁜 정파인 중 하나로 취급될 정도이다.[1] 의천도룡기 내에서 주구진, 정민군과 함께 독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최악의 여성이다.

친오빠는 하남성(河南省) 난봉부(蘭鳳府)에서 금과추(金瓜樞) 방평(方評)이라는 노영웅으로, 농사 짓고 학문을 익히며 남과 사귀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이었으나 금모사왕(金毛獅王) 사손에게 살해당했으며 그로 인해 사손에게 원한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의 사매 고홍자가 양소와 싸우다가 패한 후, 수치를 이기지 못해 객점에서 객사하고 의천검도 관가[2]에 진상되어 나중에 다시 찾아와야 했기 때문에 명교 자체도 더욱 싫어한다.[3] 게다가 아끼던 제자 기효부가 양소에게 몸을 더럽혔기 때문에 양소를 정말정말 끔찍하게 싫어한다. 김용 노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녀가 좋아하던 사형도 명교도에게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아미파의 제자들을 이끌고 호청우의 호접곡에 찾아와 기효부를 추궁하고, 그녀에게 양소를 죽이라고 강요했지만 듣지 않자 살해하였다. 이 때 양불회도 처리하려 하였으나[4] 기효부와 친하게 지내던 패금의가 거짓말을 해서 양불회를 처리하는 것은 실패한다.

명교를 치러 가는 길에 아미파의 제자들을 이끌고 참가하였으며, 도중에 은리와 장무기를 포로로 붙잡아 끌고 간다. 다만 이 때는 정체를 몰랐다.

명교의 오행기가 육대문파에게 포위당하는 위기에 처했을때, 장무기가 나서서 그들을 가로막으며 살려주려 하자 장무기에게 세 번 공격을 받아내면 물러나겠다는 조건을 건다.[5] 결국 장무기는 구양신공의 힘으로 멸절사태의 공격을 세 번 받아내었으며,[6] 마침 천응교의 은야왕도 지원 병력을 이끌고 왔으므로 후퇴하게 되었다.

광명정에서 다시 장무기와 대결할 때는 의천검의 예리함으로 우세를 점했지만, 장무기는 멸절사태의 허점을 노려 건곤대나이로 의천검을 빼앗아 버린다. 그런데 장무기가 주지약을 통해 의천검을 돌려주려는 순간 장무기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려 주지약이 장무기를 찌르게 한다.

이후 육대문파의 패배를 인정하고 광명정을 떠나 중원으로 오다가 아미파 제자들과 함께 조민에게 사로잡힌다. 만안사 10층 탑에서 장무기의 도움을 받아 다른 육대문파의 고수들과 같이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명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장무기가 건곤대나이로 충격력을 분산하여 받아내려는 순간에 역습을 가해서, 떨어질 때의 충격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죽기 직전에 주지약에게 아미파 장문인의 자리를 물려주면서 절대 장무기에게 마음을 주지 말고 미인계로 의천검과 도룡도를 빼았으라는 유언과 의천검, 도룡도에 숨겨진 비밀을 알려준다.

이연걸이 주연한 영화판 의천도룡기에서는 등에 불진을 메고 있는 것으로 나오며 여러모로 취급이 심한데,[* 허나 본인의 성정이 사납고 힘으로 상대를 겁박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걸핏하면 무기를 휘두르며 상대를 위협하는 등 길거리 시정잡배들이나 할 법한 모습을 보이기에 작중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본인이 뿌린대로 거둔다고 봐야할 듯. 무공이 강하다는 설정은 유지되어 무당산에서 송원교의 검을 의천검으로 가볍게 잘라버리거나 장취산과 은소소의 합공을 가볍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장삼봉에게는 되려 가볍게 제압당하고 따귀를 맞은 뒤 의천검까지 순식간에 빼앗기는 모습을 보인다.[7] 이후 광명정에서 벌어진 장무기와의 승부에서는 의천검 템빨 덕에 어느 정도 대등한 승부를 벌였던 원작과 달리 장무기의 페이크[8]에 걸려서 승부는커녕 순식간에 의천검 뺏기고 찰진 따귀 수십 대를 얻어맞는다. 거기에 장무기로부터 의천검을 돌려받은 주지약에게 의천검으로 장무기를 공격하게 한 뒤 불진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비겁한 모습까지 보인다.[9] 이후 중독된 명교 수뇌부의 해독약을 얻기 위해 장무기랑 조민이 협상하고 있을 때 소소에게 일격을 먹이며 분풀이를 하지만, 때맞춰 날라온 장무기의 반격에 나무 몇 그루를 박살내며 날아가서 리타이어. 부축이 없으면 걷지도 못할 정도로 빈사 상태에 빠졌는데 성곤이 나타나서 우리 같이 원나라에 충성하자고 꼬드긴다.

드라마판에서는 전통적으로 사나운 인상의 배우들이 멸절사태를 연기했으나, 2019년판에서는 94년판에서 주지약을 맡았던 주해미가 멸절사태를 맡는 파격적인 캐스팅을 해 "역대 가장 예쁜 멸절사태다", "2019년판은 오죽하면 멸절사태까지 예쁘다"는 찬사를 받았다. 덕분에 인상도 과거의 멸절사태와 달리 대단히 인자한 어머니같은 모습으로 바뀌었으며, 캐릭터도 기존의 멸절사태와 달리 엄격하지만 나름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캐릭터로 재해석되었다. 사실 이쪽이 묘사상으로는 원작과 더 부합하는데, 원작에서는 적어도 외모만큼은 미인이라는 묘사가 있는데다가 나이도 장삼봉과 동년배인 곽양의 사손인 만큼 기존의 묘사인 노년이 아닌 중년 정도가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작중 보이는 모습은 장삼봉 바로 아랫단계로 인정받는 당대의 손꼽히는 고수이며 특히 검법이 뛰어나다.[10] 그러나 손속이 매섭고 악랄하여 무림인의 두려움을 사고 있다. 자신의 정의를 위해서라면 제자라도 단칼에 죽여버리는 매정한 사람이고, 마교의 도움 따위는 받지 않는다며 몸을 던지는 남다른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명교를 악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다 치더라도[11] 강간을 당해 아이를 낳게 된 제자를 자기 손으로 죽이고 아무 죄 없는 딸까지 죽이라 지시하는데다 장무기가 여러 번 사정을 봐주었음에도 최후의 순간 자신을 구하려는 장무기를 죽이려다 죽음을 맞는 것을 보면, 지나치게 융통성이 없고 매몰찬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납고 속좁은 면모 때문에 그 인품 좋은 장삼봉도 직접 대면하기를 꺼렸다.

애국심이 뛰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가 옳다고 믿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 꽉 막힌 성격이다. 본인이 호감을 갖고 있거나 선인이라 생각하는 인물은 (예를 들면 자기가 기효부의 남편감으로 점찍어놨던 은리정 같은 경우엔 자기 제자들 제쳐놓고 융숭하게 대접할 정도로 잘 대해주었다.) 엄청 잘해주지만 다른 사람은 개무시하는 것을 보면 편협하고 오만방자한 성격이다. 다만 자신에게 대적한다 해도 능력이나 기개가 뛰어난 사람을 인정하는 면도 있어서, 위일소와 잠깐 겨루었을 때는 수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도 기꺼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고[12] 장무기가 자신에게 있어 철천지 원수인 명교도를 보호함에도 불구하고 그 패기와 강단을 높이 사서 그를 무력화시키되 목숨만은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본인의 능력은 뛰어났지만 제자를 키워내는 능력은 그리 좋지는 않은 편. 쟁쟁한 아미파의 명성에 비해 직전 제자들인 정현, 정혜, 정허, 정민군 등등은 다른 문파의 제자들과 비교해 실력이든 자질이든 낫다고 하기 어렵고, 그나마 기효부가 자질 면에서 제일 나았으나 양소를 비호한다는 이유로 죽여버렸다. 주지약 역시 자질이 훌륭한 인재였으나 본인의 공명심과 자존심 때문에 한 제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놓았다. 특히 정민군같은 경우에는 자질이 뒤떨어지는 데다가 투기와 보신만 꾀하는 아주 형편없는 인물로 아미파 명성을 제대로 깎았다. 스승이 워낙 속좁고 사납다보니 제자들도 전체적으로 융통성이 없이 사나운 편이다.[13] 그런데 사실 멸절사태 시절까지만 해도 본인과 아미파는 무림에서 명성이 괜찮은 편이었고 주지약이 장문인으로 된 이후 더 막장으로 치달아오른 거다. 오죽하면 하주라는 무림인이 아미파의 만행에 분노하여 '멸절사태가 생전에 손속이 무섭긴 해도 니들처럼 마구잡이로 사람을 잡고 다니진 않았다.'[14]고 비난할 정도.

기본적으로 이 인물의 문제점은 자신만을 절대선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악을 미워하는 것 자체는 좋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고 시야가 좁아 은원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이다. 정의를 추구하는 것 자체는 틀림없으나, 자신의 신념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변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인 셈. 어쨌든 상당히 주관이 뚜렷하고 개결을 지키며, 어떤 경우라도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뜻을 관철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음이 분명하므로 보통 인물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다.

장무기가 14세경에 처음 보았을 때 44, 5세경으로 보였다고 하며, 자못 아름다운 외모이나 눈썹이 축 늘어져 있어 망루에 목 매달아 죽은 귀신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다.

소오강호의 정일사태와 비슷해보이면서도 달라서 은근히 비교당하는 경우가 많다. 둘 다 여승이고 한성깔 하는 인물들이지만, 정일사태는 사리분별에 밝고 제자들을 아끼는 반면, 멸절사태는 진영논리에 얽매이고 제자들까지도 장기말로 써버리는 비정한 인물이다.

이 사람과 비슷하게 무기빨이 두드러지는 인물이 김용의 다른 소설에 몇명 더 등장하는데, 바로 서검은구록의 장소중과 비호외전의 전귀농이다. 둘 다 멸절사태와 달리 상당한 악인이기 때문에 멸절 이상으로 독자들의 혈압을 오르게 하는 데 일조한다. 장소중의 경우 멸절과 마찬가지로 본신의 실력 자체도 강호에 손꼽히는 일류임은 의심할 바 없으나, 무기빨이 더해져서 생사투에서는 비슷한 실력의 조반산, 문태래, 육비청, 왕유양 등보다 훨씬 위압감이 있는 편이다. 전귀농의 경우 실력은 잡다한 중소 문파의 장문인 수준밖에 되지 않는 주제에 무기만 믿고 뻔뻔하게 패악질을 부리는지라 그야말로 발암물질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