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유성/7일차

1. 진입[편집]

「에뮤사」 [ 의뢰 임무 ]

접경도시 외부의 군사 고용회사에서 "라슈"라는 잃어버린 물자를 추적해 달라는 의뢰가 왔어. 우린 그들의 의뢰를 쉽게 거절할 수 없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중앙청으로 와서 함께 대응하자.

곧 도착해.

중앙청으로 가던 도중, 숲속에 무언가가 숨어있다는 게 느껴졌다.

「지휘사」 ......??

그쪽을 향해 다가가려고 하자,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제대로 보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가 길 끝자락에서 사라졌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보니, 영문 모를 붉은 결정 파편들이 바닥 위에 흩어져있었다.

「에뮤사」 신입 지휘사치곤 반응 속도가 정말 빠르네.

「에뮤사」 응? 그 붉은 결정들은 어디서 난 거야?

에뮤사에게 길에서 겪은 일을 알려줬다.

「에뮤사」 무슨 몬스터처럼 들리는데... 알겠어. 나중에 신기사들을 꾸려서 순찰을 보낼게.

「에뮤사」 이따 회의에서 "제 7의 나팔"이라는 민간 군사 업체 사람을 만날 거야. 접경도시 외 다른 수많은 지역은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보호"를 받고 있어.

「에뮤사」 이런 거물급을 피할 순 없지. 자세한 내용은 두 지휘사가 모두 모이면 자세히 설명할 거래.

첫번째 교섭 임무라.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를 잘 떠올려서 대응하도록 해야겠다...

「에뮤사」 긴장하지 마. 내가 있잖아. 자, 가자!

회의실에선 지금껏 본 적이 없는 선명한 붉은 눈동자를 지닌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훑어보는 건, 마치 상대방의 온몸을 위에서부터 묶는 것 처럼 느껴졌다.

「라이온」 중앙청의 두 번째 지휘사인가...

「라이온」 한참을 기다렸건만, 애송이였잖아.

「히로」 이렇게 젊은 의뢰인에게서 그런 말을 듣게될 줄이야. 여기 있는 사람들중 "애송이"라는 단어는 나만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레나」 ......

「레나」 라이온 대장님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지.

들어서자마자 숨막히는 긴장감이 엄습해 왔다.

「라이온」 하하, 재밌는 자들이군.

중앙청 회의실을 자기 집인 것마냥 여유있는 모습으로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는 의뢰인 라이온. 사실 그냥 "애송이"처럼 보였다.

「안화」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지.

「안화」 이제 의뢰의 진짜 내용을 얘기할 수 있겠지.

「클로스」 우리 가루다 소대는 민간 군사 업체 "제 7의 나팔"의 산하 독립 행동 부대로, 이번에 접경도시에서 수행할 주요 임무는 우리 회사에서 잃어버린 자산을 회수하는 것입니다.

「클로스」 따라서, 우리는 최대한 빨리 자산을 온전히 회수하기를 바라고 있도록 접경도시 내 최대 신기사 조직과 협력하여 조사하고 싶습니다.

잃어버린 자산 관련 자료가 손에 쥐어졌다.

표지에는 "기밀" 이라고 쓰여 있었다. 펼쳐보니 페이지는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간단명료했다... 이건 인사 관련 자료잖아?

「에뮤사」 잠깐, 당신들이 말하는 "자산"이 사람이었어?

「에뮤사」 접경도시 도착 후 행방불명. 제 7의 나팔로부터 주동적으로 이탈했고, 그 방법은...

「에뮤사」 이송 도중 해상대교 아래로 70여 미터를 뛰어내렸다고?!

「에뮤사」 그리고 예전에도 연구소 통제를 수차례 벗어나려 했고...

「에뮤사」 해상대교에서 추락하면 4초 뒤에 시속 120킬로미터의 속도로 해수면과 부딪히게 될텐데...!

자료에 적힌 이 "라슈"라는 신기사. 사진 속의 젊은 남자의 얼굴은 부자연스럽게 선홍색 금이 가 있어 마치 부서진 조각상처럼 보였다.

「안화」 이 "신기사 자가 회복 속도 평가"의 상세 데이터를 어디서 얻은 건지 말해줄 수 있나——

사실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다음 페이지에 이 라슈라는 청년이 묶인 채 실험실에서 재생하는 과정에 대한 사진이 있었다.

「히로」 어째서 이 신기사가 기밀이라고 하는 건지 대충 알 것 같군.

「히로」 보다보니, 당신들 연구원들고 간이 꽤 크군 그래.

「지휘사」 신기사를 자산 삼아 실험하다니, 이건 너무 심하잖아...

「라이온」 뭐가 문제지? 스스로 인신매매 계약서를 채결했으니, 당연히 제 7의 나팔의 자산이다.

「라이온」 너희는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서 접경도시 외부 세상에 대해 무지하지.

「라이온」 더 큰 위협에 맞서기 위해 사람들은 뭐든지 할 수 있어.

「라이온」 자신을 되찾을 능력이 없어서 결국 탈주한 녀석한테는 "유일 자산"보다 더 어울리는 말도 없지.

「에뮤사」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이 라슈라는 사람도 너희와 같은 신기사인데——

「레나」 착각하지 마, 우린 제 7의 나팔이라는 신기사이면서도 정식 군인이야.

「레나」 라슈는 자신의 신변과 자유를 제 7의 나팔 연구소에 맡기는 계약을 체결했지.

「레나」 그가 몸을 바치기로 한 그 순간부터, 그는 우리 회사의 자산에 불과해.

「클로스」 그는 일반 병사로 전선에 있다가 흑문과 접촉하여 중상을 입었고, 제 7의 나팔 연구소는 그의 목숨을 지켜냈습니다.

「클로스」 장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연구소 내부 기밀 사항 몇 가지 사항을 접하게 된 후 이러한 위약 행위를 저지른 것이죠——

「안화」 허울 좋은 설명은 그만둬. 우린 생명을 경시하는 조직과 협력할 수 없다. 이 의뢰는 거절하지.

안화가 명쾌하게 상대방 말을 끊었다. 그러나 의뢰인의 기세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라이온」 뭐가 그리 급할까, 가장 중요한 건 아직 얘기도 안 했는데. 보수가 얼마인지 알고 싶지 않아?

「히로」 금전 액수는 중앙청에 별 큰 의미가 없지.

「히로」 아니면, 뭔가 다른 내용의 보수라도 있는 건가...

안화와 에뮤사가 눈을 찌푸렸지만, 히로는 흥미를 느끼는 듯 보였다.

「라이온」 보수는 제 7의 나팔 고유의 냉동 기술이야. 신기사와 신기를 모두 "동결"시킬 수 있지.

「라이온」 물론 이론 상으론 유해화 과정도 중단시킬 수 있어.

「에뮤사」 유해화 과정을 중단시키는 기술이라...

「안화」 그 고유의 기술은 얼마나 많은 신기사가 동원한 신체 실험으로부터 얻은 기술이지?

「라이온」 그건 대답해줄 수 있지.

라이온은 자신의 커다란 제복 옷깃을 들췄다.

군인치고는 얇은 두 팔에는 동상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지휘사」 이, 이건...?

「라이온」 제 7의 나팔은 완벽하게 신뢰할 수 없거나, 지나치게 강력한 신기사에게 그 냉동 기술을 사용하지.

「레나」 우리 가루다 소대원도 모두 마찬가지였어. 지금은 라이온 대장님이 독립 부대에 대한 편성권한을 쟁취했기 때문에 이렇게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거야.

「에뮤사」 이런 대우를 받았으면서, 제 7의 나팔의 충성스러운 부하 노릇을 하고 싶은 거야?

「라이온」 어리석은 질문이군, 가루다 소대 대원은 서로에게 충성하지만, 다른 놈이라면 별개지.

「라이온」 제 7의 나팔은 지금은 우리의 계약 대상일 뿐이야.

「히로」 하하,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상당히 가혹하군. 그러니 그 탈영병을 우습게 보는 거겠지?

「라이온」 그건 그저 자산 회수 임무 대상일 뿐,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안화가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라이온의 말을 끊었다.

「안화」 의뢰 내용과 보수 내용은 잘 들었다. 정식으로 거절하도록 하지.

「히로」 정말 꽉 막혔군, 안화. 지휘사 (과)와 내 의견은 안 들어볼 셈인가?

「히로」 상대는 지휘사 두 명이 회의에 꼼 참석하라고 특별히 지목했는데 말이야. 아마도 투표 결정을 고려한 것이겠지?

「클로스」 당신 말대로 입니다. 중앙청의 일부 인원만 있더라고 우리는 제대로 협력할 수 있을 겁니다.

「라이온」 물론, 너희들이 거절한다 해도 가루다 소대는 접경도시에서 철수하지 않을 거야.

안화가 나와 히로를 흘겨봤다. 에뮤사는 안화처럼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을 한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히로」 그 냉동기술은 참 흥미롭게 들리는군.

「히로」 하지만, 오늘은 그만두지.

「히로」 고작 물건 하나 찾자고 칠현인을 모두 불러 투표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야.

갑자기 히로는 가볍게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가 회의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교섭 종료라는 뜻이었다.

「안화」 가루다 소대가 접경도시에서 펼치는 행동에 대해 중앙청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 하지만 다른 신기사의 안위와 관련있다면... 우리도 도움을 구하는 자를 죽게 놔둘 수는 없다.

교섭은 안화의 경고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가루다 소대가 말하는 "의뢰"는 사실 통첩과 다름 없었다.

중앙청이 어떻게 나오든, 그들은 라슈라는 신기사에게 손을 쓸 것이다——

「에뮤사」 그런데 히로의 마지막 태도는, 설마 그들과 따로 협력을 하겠다는 건가...

「안화」 그럴 수도. 하지만 쉽게 이간질 당해서는 안 돼.

「안화」 중앙청에게 지휘사는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지휘사 의 기억이 손상되어 능력 발휘가 힘들 테니, 히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지.

「안화」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지휘사 ?

▷ 쓸데없는 일은 하지 말자.

「에뮤사」 ... 그래... 알았어.

「안화」 넌 아무래도 보수주의인 지휘사인 것 같군. 우린 너의 결정을 존중한다.

「안화」 그럼 한동안은 다른 많은 임무가 널 기다리고 있겠군.

돌아가기 [math(\hookright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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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역시 지휘사 도 그렇게 생각했구나.

「안화」 그럼 이제 한시라도 빨리 가루다 소대보다 먼저 라슈의 행방을 찾도록 하지. 가능한 한 그를 보호해야 하니.

「안화」 허울 좋은 변명을 좋아했지? 제 7의 나팔 녀석들은——

안화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안화」 통첩을 받았으니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

「안화」 그 전에, 에뮤사. 아까 그 자료를 볼 때 뭘 발견했지? 뭔가 생각난 것 같던데.

「에뮤사」 응, 맞아. 오늘 아침에 지휘사 (이)가 대학 캠퍼스를 지나오던 중 이걸 주워왔는데...

「에뮤사」 자료의 그 라슈 몸에 있던 결정과 색깔이 똑같아.

「안화」 아주 좋아. 단서가 조금 생겼으니 이대로 조사를 진행해보도록 하지.

「에뮤사」 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에뮤사」 나팔 사람들, 동료를 버젓이 실험품으로 보다니...

에뮤사가 눈을 떨궜다. 우리는 잠깐 동안 침묵에 빠졌다.

타인을 구하고 싶다—— 이런 신념이 마음 속에서 작게 소리쳤다.

하지만 내 힘은 아직 미약하다. 어떻게 해야 모두를 구해낼 수 있을까...

「안화」 라슈가 아직 접경도시에 있는 이상, 그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겠지. 너는 대학 캠퍼스를 시작으로, 모든 구역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도록 해.

「안화」 안전에 유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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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가루다 소대의 의회를 거절했고, 제 7의 나팔이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보다 먼저 라슈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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