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확증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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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ually Assured Destruction(MAD)
1. 개요
2. 성립 요건
3. 역사
3.1. 냉전 이전
3.2. 냉전 초반
3.3. 냉전 중반
3.4. 냉전 후반
3.5. 냉전 종식 ~ 현재(신냉전)
4. 비례억지전략과의 차이
5. 문제점
5.1. 치킨 게임
5.2. 핵을 통한 전쟁 억지력의 한계
6. 개선 노력
7. 매체에서
8.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양측 군대가 1초 안에 서로를 궤멸할 수 있게 되는 날', 그 날이 되면 모든 문명 국가가 전쟁을 포기하고 군대를 해산할 것이다.[1]

알프레드 노벨

상호확증파괴()는 핵을 보유한 적성국이 선제 핵 공격을 감행한다면 그 상대국 역시 핵 전력을 동원해 적성국을 전멸시킨다는 일종의 보복전략이다. 결국 이 보복전략이 시행된다면 양측 모두 공멸하게 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 핵보유국들끼리 전면 핵전쟁을 피하려 하고, 선제적인 핵 공격을 단념하게 만든다.[2] 사실 영어 원어표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상호확증파괴보다는 상호파괴확증이 더 정확한 의미를 담는다. 서로의 확증을 파괴(detroyed assurance)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확실히 파괴(assured destruction)된다는 의미다.

약자인 MAD는 개념 자체에 내재된 냉전시대 특유의 광기를 표현하기 위한 역두문자어로 허드슨 연구소에서 일하던 도널드 브레넌(Donald Brennan)이 지었다.

미소 양극체제 아래에서 상호확증파괴가 가능해져 균형이 이루어질 때부터 전통적인 국제정치학 단어인 세력균형(balance of power)과 비교하여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라 칭하기도 한다.


2. 성립 요건[편집]


상호확증파괴는 단순히 양쪽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면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 2차 타격 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이 적과 함께 동귀어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경우 비로소 성립한다.

선제 핵공격을 받은 쪽은 국가 역량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되며, 공격 측은 당연히 피격 측의 대도시와 더불어 위치가 파악된 핵 사일로들을 우선 타격할 것이므로 핵전력도 상당수 파괴당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선제타격을 얻어맞고도 남은 잔여 핵전력만으로도 상대방 또한 멸망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것'이 상호확증파괴의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미국에 비해 소련의 2차 타격 능력이 완비되지 않았던 냉전 초반이나, 혹은 미래에 100%에 가까운 격추율을 보장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가 완성되어서 적의 2차 타격을 원천 봉쇄할 수 있을 경우 상호확증파괴는 성립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한 쪽의 일방적 패배가 확실하여 상호확증파괴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을 일방확증파괴(UAD, Unilaterally Assured Destruction)라고 한다.

2차 타격 능력의 보유가 성립 요건이라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2차 타격 능력이 충분하다면 핵무기 보유량이나 각 핵무기의 위력 면에서 크게 열세여도 공포의 균형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힘의 균형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고, 후술하듯이 육지의 모든 사일로가 파괴되는 상황에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SSBN이 냉전 후기 이후 현재까지 상호확증파괴가 성립하는 주요 요건인 이유이다.


3. 역사[편집]



3.1. 냉전 이전[편집]


20세기 냉전 당시 존 폰 노이만이 제안하여 만들어진 용어로 유명하지만 개념 자체는 이미 각국의 군사력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1860년대의 리처드 조던 개틀링 박사가 개틀링 기관총을 개발한 이유라던지,[3] 1870년대에 영국의 작가 윌키 콜린스(Wilkie Collins)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두고 "나는 이제 전쟁을 막을 방법은 무기의 파괴력이 너무나도 강해져서 전쟁이 곧 절멸을 뜻하게 되고, 그 공포가 평화를 유지시키는 것밖에 없다고 믿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상호확증파괴란 개념은 19세기 말부터 내시균형의 극단적인 형태로서 지식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떠올랐고, 20세기 중반에 핵무기가 등장하면서 현실화된 것이다.


3.2. 냉전 초반[편집]


미국소련은 둘 다 핵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잘 알고 있었고, 앞으로 강대국 사이에 전쟁이 나면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 MAD를 성립시킬 수 있었던 방식은 적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핵 전력과 발사 수단을 갖추는 것 뿐이었고, 이에 양국 모두 핵무기 투발이 가능한 폭격기 개발에 열중했는데 그 예가 오로지 핵투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A-5이다. 그러다가 탄도 미사일 기술의 발달로 대기권 밖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하면 폭격기와 달리 당시 기술로는 저지할 수 없는 핵 공격이 가능해졌다. 마침 등장한 소련의 스푸트니크는 서방 측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미소 양국간의 핵 경쟁은 ICBM과 같은 장거리 전략 미사일 분야로 옮겨간다.

그러나 미사일 기지는 필연적으로 대형이며 고정식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인공위성과 항공기 등 정찰 수단은 발달하여 위장 및 기습 효과가 줄어들었으므로 양국은 또 무조건적인 수량 경쟁에 빠져들었다. 실제로 이 시기의 미국과 소련은 모두 현재보다도 많은 만 단위의 핵전력을 확보했고, 곳곳에 위장 핵 발사대까지 설치하였다. 이후 핵무기가 1만 발을 넘을 정도로 너무 많아졌고, 미소 양국 모두 공멸의 위협을 느끼게 되면서 상호간의 핵무기 감축 협정을 맺게 되었다.


3.3. 냉전 중반[편집]


이후 미소 양국은 선제 핵 공격을 받아도 자국의 핵 공격 시설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심지어 미국은 소련과의 협정으로 미사일의 숫자가 제한되자 미주대륙 전체에 핵사일로들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을 뚫어, 선제 핵 공격을 받으면 미사일을 터널을 통해 이동시켜서 파괴되지 않은 발사구로 발사하는 시스템까지 개발하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미국이라도 그런 시스템을 개발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결국 핵 사일로들의 노출은 피할 수 없다는 결론 하에 핵 사일로들을 벙커처럼 만들어 방어력을 최대한 강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밀유도기술 역시 발전했는데, 폭발의 파괴력은 거리의 세제곱근으로 약화되므로 핵사일로와 같은 중방호된 점표적을 파괴하는 데 있어서는 명중률을 2배 높이는 것이 파괴력을 8배 늘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4].

흔히 핵 공격이라고 하면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의 사례처럼 도시들을 공격하여 파괴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상술했듯이 핵무기를 가진 적국을 공격할 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적의 핵전력을 최대한 약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의 핵무기가 견고한 시설 내부에 보관되어 있다면 그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핵탄두의 위력을 강화하는 것 못지 않게 정확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도 중요했다.

따라서 미리 포착해 둔 적의 핵 기지마다 아군 핵무기의 명중율과 위력을 감안하며 적합한 숫자의 핵무기를 배정해 두는데, 상술한 것과 같이 명중율이 2배 늘어나면 필요한 핵무기의 수량이나 위력이 1/8로 줄어든다. 군사학자 조지 프리드먼은 이를 "도끼를 얼마나 정확하게 내리찍는가"라며, "정밀유도병기와 대량살상무기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이 사람은 정밀유도무기와 극초고속 무인 운반체 취향이라 핵무기를 정확하게 쏘려고 개발한 기술이 핵무기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든다는 아이러니를 말한 것에 가까웠는데, 실제로 현대에 들어서는 정밀유도병기가 충분히 발전하여 핵무기가 아닌 일반탄두 정밀유도탄으로도 일부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롬프트 글로벌 스트라이크 문서 참조.

결국 미소 양국은 "더 이상의 핵전력 경쟁은 무의미하게 국력만 낭비하면서 공멸 위험성만 높일 뿐이다."란 결론에 이르렀고, 상호간의 ICBM이나 다탄두 미사일의 숫자를 제한하는 한편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대 건설을 중단하는 내용 등이 담긴 협정을 추가적으로 맺게 되었다.


3.4. 냉전 후반[편집]


그러다가 냉전 후반기인 1980년대에 들어서는 원자력 잠수함을 통한 SLBM이 핵 투발 수단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5] 그나마 치킨 게임식의 핵전력 증강 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균형이 유지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미 핵 경쟁으로 막대한 국력을 소모하여 흔들리던 소련은 SDI를 위시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군비 경쟁에 또 휘말렸고, 결국 소련 해체로 이어졌다.


3.5. 냉전 종식 ~ 현재(신냉전)[편집]


현재까지도 SLBM이 MAD를 유지하는 가장 핵심적인 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는 핵탄두가 탑재된 SLBM을 장착한 잠수함들을 대거 북극 인근 또는 태평양 깊숙히 숨겨놓고 있으며, 미국 역시 핵탄두 SLBM을 장착한 잠수함들을 다수 운영하는 한편 정찰 위성을 통해 러시아 또는 중국의 잠수함 기지들을 감시하면서 잠수함이 사라지면 공격원잠(SSN)을 보내 부지런히 찾고 있으나, 망망대해에서 그들의 위치를 시시각각 파악하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소련 붕괴 후, 영국과 프랑스는 지상에 있는 ICBM 플랫폼은 모두 퇴역시키고, SLBM 중심으로 핵전력을 재편하였다.[6]

2002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소련과 맺었던 ABM 조약(Anti-Ballistic Missile Agreement)을[7]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MAD 성립을 무산시키는 MD 체계 구성을 시도하여 러시아와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2019년,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러시아가 미국을 멸망시킬 수 있는 핵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미국의 유일한 존재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이라고 발언했으며, 한편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이 상호확증파괴를 성립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아방가르드 미사일이나 중국의 DF-17이 있으며 중러에게 한 발 뒤처진 것에 놀라서 부리나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미국 또한 LRHW을 실전 배치를 했고 그리고 NPT 탈퇴국인 북한극초음속 미사일 2형을 실전배치 하는 반면 현 시점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완벽하게 요격할 수 있는 방어 체계는 없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냉전부터 이미 서로 핵무기 보유에 대해 군축도 협의하고 실제 핵무기를 줄여오는등 일정부분 상호신뢰가 존재하는 러시아가 아닌 신냉전미국-중국 패권 경쟁의 상황에서 자국의 핵전력을 크게 늘리고 있는 중국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 러시아와 달리 핵무기에 관련하여 아무런 협정도 맺지 않았으며 따라서 러시아와 달리 아무런 어떠한 합의도 존재하지도 않는다. 결국 미국으로서는 수십년간 러시아와 상호간의 핵전력 조절로 유지해온 핵균형이 최근 중국이 새롭게 핵무기 보유를 늘리면서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4. 비례억지전략과의 차이[편집]


상호확증파괴를 이끌어낼 수준의 2차 타격 능력이 없는 나라들에서는 "내가 죽을 땐 너를 죽이지는 못 하더라도 최소한 병신을 만들어주마.''라는 식의 위협 전략을 펼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냉전 시기의 영국과 프랑스이다. 이 두 나라는 비록 핵을 뒤늦게 개발해내긴 했지만 여전히 이들의 핵전력은 소련에 비해서 매우 약했으므로 만약 소련과 핵전쟁이 나면 멸망하는 것은 확실하나, 멸망해도 소련의 대도시 두어 개는 확실하게 저승길 동무로 데려간다는 것이다.

양국은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했는데 프랑스의 경우엔 비례억지전략이라고 명명했고, 영국의 경우 소위 모스크바 기준(Moscow Criterion)을 설정하였다. 말 그대로 "(국가 멸망을 포함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련의 수도인 모스크바는 확실히 파괴할 정도의 핵전력은 반드시 갖춘다."는 의미이다. 이런 제한적인 위협 전략은 적국으로 하여금 큰 타격을 입는 것을 두려워하도록 만들어 전쟁을 억제한다는 본질은 동일하다. 소련이 결과적으로 영국/프랑스에 이길 수야 있겠지만 극단적인 피로스의 승리가 되는 셈이다. 적국을 멸망까지 이르게 하지는 못 한다는 점에서 흔히 MAD의 열화판처럼 여겨지나, 실제 목적은 MAD와는 전혀 다르다. 소련보다 명백히 열세인 상황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전력의 가치는 모스크바 같은 대도시를 날려버림으로써 심대한 타격을 주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소련이 일방적으로 그런 피해를 받고 전쟁을 끝낼 수 없다는 사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즉, 미국은 온전한데 소련은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같은 주요 도시가 파괴돼서 상술한 바와 같이 속된 말로 병신이 된다면 보복 공격으로 프랑스와 영국을 소멸시켜도 이후의 세계 정세는 소련에게 훨씬 불리해지므로[8] 소련은 이판사판격으로 미국에게 핵 공격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 역시 대서양 건너에 있는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동맹국들을 포기하면서 對 소련 핵 보복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없게 되면서[9] 영프와 미국은 필연적인 운명공동체로 묶이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비례억지전략이 MAD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핵무기를 겨누는 것은 적국이나, 궁극적으로 영향을 끼치려는 대상은 동맹국이란 것이다.


5. 문제점[편집]



5.1. 치킨 게임[편집]


"눈에는 눈을 고집한다면 온 세상의 눈이 멀게 될 것입니다."

마하트마 간디

상호확증파괴가 국력 차이가 나는 국가들 간 무력적 균형을 성립시키긴 하지만, 사실 상호확증파괴가 성립되는 조건 역시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이므로 발전하는 상대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 아군도 계속해서 핵전력을 늘리는 치킨 게임이 발생하게 된다. 이 점은 재래식 군비경쟁도 마찬가지이나, 이쪽은 핵무기를 두고 벌어지는 것이기에 치킨 게임이 초래할 위험성이 훨씬 심각하다.

냉전 초기에는 적국의 주요 도시 수십~수백여개를 제압할 정도의 핵 전력만 갖추면 MAD가 성립하여 확실한 핵 억지력을 가질 수 있다고 여겨졌고, 논자에 따라서는 이 정도의 핵 전력만 갖추고 유지하는 것이 방대한 재래식 전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값싸게 평화를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대에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맥나마라[10]가 있다.

그러나 아이젠하워의 "모든 핵무기를 모든 공산주의 국가에 동시에 퍼붓는다."는 생각에 반대했던 맥나마라조차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유연한 대응 그딴 거 없고 그냥 같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어 아이젠하워 독트린으로 회귀했다.

그나마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너무 많아진 핵무기들로 공멸의 위험을 느낀 미소 양국은 상호 합의 하에 핵무기를 감축하는 등 핵 경쟁의 과열을 막으려고 시도했으나, 핵미사일의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다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즉, 적국이 강화된 콘크리트 구조물 지하에 핵미사일을 설치하면 설령 핵미사일 공격이라도 직격 및 지근거리 착탄이 아니면 파괴하기 어려운데 냉전 초기에는 탄도 미사일의 정확도가 낮아서 선제 핵 공격을 가해도 적국의 2차 타격 능력이 자국을 멸망시킬 수준까지 보존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미사일의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기습 핵공격으로 적국의 핵전력 대부분을 파괴할 수 있게 되자 잔여 핵전력이 크게 줄어든 상대편은 아군에 제한적인 피해만 줄 수 있는 반면 아군은 여전히 남아있는 핵 전력으로 상대의 도시 등 인구·산업 밀집지대를 타격할 수 있으므로 핵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1979년, 미국의 군사 다큐멘터리인 First Strike의 가상 시나리오에서 1970년대 이후 이렇듯 변화된 핵전쟁의 양상을 보여준다.

랜드 연구소가 1979년에 내놓은 가상 시나리오인 First Strike는 이렇게 변화한 핵전쟁 양상을 묘사하고 있는데 "소련의 기습 선제 핵공격으로 인해 미군의 ICBM과 SSBN, 폭격기 전력의 대다수가 격파되고, 미국 대통령은 결국 소련에 항복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철저히 군사적 타겟만을 노렸다고 가정해서 민간인 사망자는 약 8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나마 폭격기를 동원해 무차별적으로 핵폭탄을 투하하는 방식만으로 MAD를 유지하던 1960년대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게 이 정도이다.

따라서 미·소 양국은 단순히 상대 국가를 확증파괴할 정도의 핵전력만 보유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의 핵전력을 초기에 완파할 수 있을 정도의 핵전력 혹은 상대의 기습 핵 공격을 당하고도 상대를 확증파괴하기에 충분한 핵전력이 잔존할 정도의 핵전력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략목표는 당연히 적국의 핵전력에 의해 결정되는 가변적이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재귀적인 목표이므로 다시 미·소 양국은 극단적인 핵전력 경쟁으로 치닫기 시작했고, SALT(전략무기제한협정)가 이루어질 무렵의 양국은 (전술핵 제외하고) 전략핵만 해도 수백 킬로톤~수 메가톤에 이르는 핵탄두를 서로에게 각각 1~2만발 가량씩 투발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나마 충분한 2차 타격 능력을 보장해주는 SLBM이 MAD의 핵심이 된 이후 무조건 수량만 늘리는 핵 경쟁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타이푼급 잠수함오하이오급 잠수함 등 상대방을 멸망시키기 충분한 2차 타격 수단의 확보는 물론이고 레이건 대통령의 SDI나 그와 맥락을 같이 하는 MD, 상대국의 SSBN을 추적하기 위한 SSN(공격원잠) 개발,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 등 세계를 긴장시키는 한편 관련국들에게는 부담을 지우는 군비 경쟁은 오늘날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5.2. 핵을 통한 전쟁 억지력의 한계[편집]


"We knew the world would not be the same. Few people laughed, few people cried, most people were silent. I remembered the line from the Hindu scripture, the Bhagavad-Gita. Vishnu is trying to persuade the Prince that he should do his duty and to impress him takes on his multi-armed form and says, "Now I am become Death, the destroyer of worlds."[11]

I suppose we all thought that, one way or another."

"우리는 세상이 예전과 다르게 나아갈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몇몇은 웃었고, 몇몇은 울었지만, 대다수는 침묵에 잠겼다. 난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기타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비슈누는 왕자가 그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득하며, 그에게 감명을 주기 위해 여러 팔이 달린 형태를 취하고는 말했다. “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원문]

[12] 아마 우리 모두 어떤 식으로든 그것과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트리니티 핵실험이 끝난 뒤 오펜하이머가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를 인용하며 남긴 말. 녹화 영상

전략핵의 엄청난 파괴력은 역설적으로 대응의 유연성을 결여시켜 전쟁 억지력의 한계를 초래한다.

전술했듯이 적국도 핵보유국이라면 적국의 핵 전력을 우선적으로 제압해야 하나, MAD에서 전략 핵무기를 사용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적국의 군대를 제압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국의 소멸, 최소한 재기불능의 타격을 주는 것이다. 기밀이 해제된 미국과 구소련의 자료들에서 전략핵들이 적국과 적국의 동맹국들의 민간인과 산업시설이 밀집된 주요 도시들을 겨냥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적의 군사적 위협이 국운을 건 전면전이 아니라 국지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제한전이라면 전략핵을 사용하는 MAD로 대응할 수 없다. 비례의 원칙을 심하게 어기는 것은 자국 내 여론 악화와 상대편 동맹국들의 반발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중립국들과 심지어 동맹 및 우호국들까지 모두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자충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적국이 MAD를 성립시킬 수 있는 핵보유국이면 공멸을 각오하지 않은 이상 핵전력은 사용할 수 없으니 재래식 전력으로만 전쟁을 치러야 한다. 전쟁(특히 국지전)은 멸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 전쟁 이후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핵이 가져오는 전쟁 억지력에는 필연적으로 한계가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6.25 전쟁베트남 전쟁이 있다.

이에 핵보유국들은 위력을 크게 감소시킨 전술핵 사용 또는 무턱대고 보유한 전략핵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공격 수위에 따라 아군의 보복 핵 공격 수위를 결정하는 유연반응전략을 취하는 방식을 고려했으나, 한 번 핵전쟁이 발발하면 초기엔 제한된 핵전력만 사용해도 보복의 에스컬레이션(상대에게 받은 것에 조금씩 더 얹어서 보복하기)을 통해 충분히 공멸이란 결말이 날 수 있으므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6. 개선 노력[편집]


핵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확실히 그것이 절대로 시작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The way to win an atomic war is to make certain it never starts.

오마 브래들리

상호확증파괴가 실제로 동작하면 승자없이 모두 공멸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우발적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대국 간에 핫라인을 개설하고, 핵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인류 문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핵무기 자체도 여러 번 감축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로널드 레이건 때 "적국의 핵무기를 다 방어하면 나만 핵으로 때릴 수 있다"는 SDI로 상호확증파괴를 벗어나려 했지만 프로젝트 현실화를 위해서는 그 천조국조차 만들기 불가능한 초병기들이 필요했다. 결국 SDI는 냉전이 종식될 때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일부만이 살아남아 MD로 이어지게 된다.

상호확증파괴와 냉전 상황은 국제정치학에서 안보 개념에 대한 문제의식을 이끌어냈고, 구성주의 패러다임에서 논하는 상호안보의 틀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비판받게 된다. 상호안보 개념에 의하면 홉스적인 각자도생으로 안보문제에 접근하면 필연적으로 군비경쟁의 안보딜레마를 가져오며, 진정한 안보는 관계를 통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상기한 핵감축 노력 등과 맥이 닿아 있다.


7. 매체에서[편집]



8.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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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만 아직 이런 날이 오지는 않았다. 현재 기술로 핵 공격을 하더라도 적에게 도달하려면 최대 1시간이 걸리고, 막상 핵무기를 전부 투하한다고 해도 모든 인류가 절멸당하는것도 아니다. 이를 이용해 핵 공격을 저지하려는 방어 체계가 실전 배치 및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핵 공격을 완벽히 방어할 수 있는 체계는 없기에 현재 상호확증파괴가 유지된다.[2] 실제로 핵무기가 1940년대에 개발된 이래, 핵보유국 간의 군사적 충돌이 공식적으로 벌어진 것은 중국-소련 국경분쟁2019년 인도-파키스탄 분쟁 뿐이며, 공군력이 동원된 사례는 후자가 유일하다. 비공식적으로 충돌한 경우는 더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확전 가능성을 경계했다. 가령 6.25 전쟁소련 공군은 정체를 숨기며 제한적으로 행동했고, 미국은 소련 공군을 감지했음에도 일부러 못 본 척 했다.[3] 그의 개틀링 건은 "이게 있으면 기관총 사수 한 명이 소총수 수십명 분의 몫을 할테니 전쟁터에 나가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겠지!"라는 의도로 설계된 것이었다. 개틀링은 이러한 무기로 전선에 투입되는 병력의 수를 줄이면 비전투손실로 희생되는 젊은이들 역시 크게 줄어들 것이고, 나아가서는 그 압도적인 화력에 국가들이 대량의 희생자를 우려해 전쟁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미군은 이 무기를 채택하고는 소총수 수십 명 대신 기관총 사수 한 명이 아니라, 기관총 사수 수십 명을 배치했다. 당연하잖아[4] 아울러 넓은 면적을 파괴하는 것에 있어서도, 핵의 위력은 3차원으로 확산되므로 위력을 8배 높여도 파괴력의 상당수가 공중으로 확산되어 파괴면적은 4배밖에 늘지 않는다. 1/8의 위력을 가진 핵탄두 4발을 뿌리는 것과 같다는 의미.[5] 사실 원잠과 SLBM 모두 1950년대에 최초로 개발되었으나, 이전까지는 잠수함에 탑재되는 원자로의 성능이나 미사일들의 사거리, 정확도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6] 다만 SLBM을 제외한 모든 핵전력 투사 전력을 퇴역시킨 영국과 달리 프랑스는 라팔, 미라주 2000, 쉬페르 에탕다르에서 운용하는 ASMP 공대지 크루즈 핵미사일 84발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7] 1972년 5월 26일에 모스크바에서 맺은 조약으로 양국 간 요격 미사일 숫자를 100개로 제한해 상호간의 MAD 성립을 유지시켜 핵전쟁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8] 1960년대 영화 핵전략사령부가 정확히 이 소재를 다루고 있다. 미국이 실수로 모스크바를 핵으로 날려버리자 미국 대통령이 소련을 달래기 위해 직접 뉴욕을 핵 폭격할 것을 명령하는 결말이다.[9]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이 공격을 받지 않았는데 동맹국에 핵을 쏜 것을 보복하기 위해 핵 공격을 하면 동맹국 때문에 괜히 핵 맞을 위험을 자청하는 격이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NPT핵우산에 의구심을 품는 나라들도 많다.[10] Robert Strange McNamara, 케네디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그는 포드 자동차 사장과 세계은행 총재도 역임하여 행정학과 경제학에서도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군부를 제어하면서 소련과의 우발적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노력했고, 미친 짓이었던 노스우즈 작전에도 반대했으며,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다가 존슨 행정부와 사이가 틀어졌다.[11] "am become"은 현재완료시제의 고어적 표현이다(have + pp에서 have 대신 be가 들어감)[원문] अमी हि त्वां सुरसंघा विशन्ति केचिद्भीताः प्राञ्जलयो गृणन्ति । स्वस्तीत्युक्त्वा महर्षिसिद्धसंघाः स्तुवन्ति त्वां स्तुतिभिः पुष्कलाभिः[12] 시드 마이어의 문명시리즈에서 핵분열을 연구하면 나오는 대사이기도 하다.[13] 아예 게임 주제부터가 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