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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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2. 종류
2.1. 인도유럽어족
2.1.1. 직설법 (indicative, indicatif)
2.1.2. 접속법 (subjunctive, subjonctif)
2.1.3. 조건법 (conditional, conditionnel)
2.1.4. 명령법 (imperative, impératif)
2.2. 한국어
3. 기타
4.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 Mood

동사의 굴절 또는 교착으로 문장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나타내는 형태론적 수단. 여기서 말하는 '화자의 태도'라는 것은 크게 두 부류로 대별된다.

  • 명제의 사실성(reality)에 대한 확신의 정도. 명제태도(prepositional attitude): 실제 세계에 대한 사실적 정보냐, 아니면 상상의 세계에 대한 가정이냐 등.
  • 발화를 통해 청자에게 미치고자 하는 영향력의 유형. 언표내적효력(illocutionary force): 정보를 제공하느냐(직설법), 행동을 촉구하느냐(명령법), 권장하느냐(청유법) 등.

서법이라는 한 용어 안에 명제태도와 언표내적효력이라는 두 가지 부류의 정보가 한데 섞여 있는 것은, 서구 전통문법이 기반을 두고 있는 라틴문법에서 이 두 가지 부류의 정보가 하나의 형태론적 카테고리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언어에나 여러 의미 범주가 뭉뚱그려진 단위는 있기 마련이다. 라틴어에서는 명제태도와 언표내적효력이 뭉뚱그려진 한 단위로 표현되었고, 전통문법가들은 이 뭉뚱그려진 개념들을 풀어헤치겠다는 생각을 못한 채 여기에 서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대 언어학의 입장에서 보면 정밀한 맛이 있는 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다. 현대 언어학자들은 학술적 입장에 따라 명제태도를 나타내는 문법 단위만 서법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언표내적효력을 나타내는 문법 단위만 서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문장유형'이라는 용어가 더 일반적으로 쓰인다.) 전통적인 용법을 고수하는 학자들도 여전히 있다.

명제태도를 나타내는 문법 단위를 서법으로 정의할 때, 한국어는 서법이 체계적으로 발달한 언어는 아니다. 한국어 화자가 서법을 접하는 것은 주로 인도유럽어족 언어들을 배울 때이다.

비교언어학적으로 시제, 상, 서법이 같은 문법 요소로 나타나는 일이 많기에 흔히 시제(tense), 상(aspect)과 묶어서 TAM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2. 종류[편집]



2.1. 인도유럽어족[편집]


문법체계 안에 서법이 3개 이상 들어있을 수 있지만, 크게 양분한다면 사실을 기술하는 서법(realis mood)과 생각(想)을 기술하는 서법(irrealis mood)으로 나뉜다. 원시 인도유럽어를 구성하던 서법은 다음과 같다.


2.1.1. 직설법 (indicative, indicatif)[편집]


현실적 서법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서법으로 현실의 사실을 그대로 서술할 때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서법이다.
예) John eats apples. / 존이 사과를 먹는다.


2.1.2. 접속법 (subjunctive, subjonctif)[편집]


소망, 의심, 가능성 등을 나타낼 때 쓰인다.[1] '가정법'이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이 서법으로 문장을 쓰는 것은 객관적 현실(직설법)과는 관계 없이 화자의 생각이나 바람에서 그렇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인도유럽어족 언어들에서 흔히 보이는데 다양한 부사구들과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아무튼 한국어 화자로서는 참 이해하기 힘든 서법이다.

예) Je veux que nous soyons amis. / 나는 우리가 친구가 되었으면 한다. (etre 동사의 접속법 1인칭 복수)
예) Je souhaite qu'il ne le fasse pas. / 나는 그가 그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faire 동사의 접속법 3인칭 단수)
예) Qu'il aille au cinema! / 그가 극장에 갔으면 해! (aller 동사의 접속법 3인칭 단수)

위 예문들은 프랑스어인데, 소망, 주관적 의견, 예측 등 다양한 상황에서 쓰인다. 위 세 가지 동사는 대표적인 접속법 불규칙변화 동사들이고, 원래는 접속법 변화규칙이 있다.[2]

예) Non sono certo che Marco abbia ragione. / 나는 마르코가 옳은지 확신할 수 없다. (접속사 che / avere 동사의 접속법 3인칭 단수)
예) Spero che lui venga qui. / 나는 그가 여기 오기를 바란다. (접속사 che / venire 동사의 접속법 3인칭 단수)
예) Non so se lui sia arrivato. / 나는 그가 도착했는지 모르겠다. (접속사 se / arrivare 동사의 접속법 3인칭 과거 형태)

위 예문들은 이탈리아어로, 불어와 유사하게 주관적 의견, 소망, 불확실성, 추측 등의 의미에서 접속법을 사용할수 있다. 이탈리아 동사들 역시 각 동사군에 따른 접속법의 어미변화 규칙[3]이 있다. 대개 접속법은 접속사 che(영어의 that)나 se(영어의 if)로 접속절을 시작한 뒤 접속법 동사가 사용된다.

영어에는 접속법이 없다고 하고, 학교 문법에서도 '접속법'이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접속법이 있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정확하게는 영어에 조동사 용법이 발달하면서 접속법이 거의 퇴화되는 바람에 현재 '소망, 명령'과 관련된 일부 접속법만 남았다고 함이 옳을 것이다.)

예) I insist that the article be rewritten. / 나는 그 문서가 다시 쓰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령법: Be rewritten!)
예) It's imperative that the goverment do something about health care./정부가 보건복지에 관련되어 무엇이라도 꼭 해야만 한다는 것은 굉장히 긴요한 것이다. (명령법: Do something!)
예) It's essential that everyone be at work by 9:00 tomorrow morning./ 모든 사람이 9:00 이전까지 출근해야만 하는 것은 매우 기본적인 사항이다. (명령법: Be at work!)
예) The doctor strongly recommend that I not go to work for two days. /의사는 내가 이틀 동안 출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간곡히 추천했다. (명령법: Do not go to work!)
예) I'd Really Rather You Didn't Go Around Telling People I Talk To You. / 나는 진짜로 웬만하면 네가 사람들한테 내가 너랑 얘기한다고 말하고 돌아다니지 않았으면 좋겠어.

한국의 고등학교 영어 수업에선 이런 용법을 흔히 조동사 should가 생략되어서 동사원형인 be, do 등이 나온 것이라고 가르친다. 접속법이니 명령법이니 하는 문법용어를 들고 설명하면 학생들이 이해하기 힘드니, should가 생략된 결과라고 애매하게 넘어가는 것이다. 근데 should 생략으로 넘어가기보다는 명령법과 관련하여 이해함이 더 낫다. should 생략이라고 간략하게 넘어가면 접속법 특유의 뉘앙스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명령법은 접속법의 뉘앙스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영국 영어에서는 should가 생략되지 않고(즉 접속법이 사용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미국 영어에서는 아직도 접속법이 종종 쓰인다.

영어판 위키피디아에서는 이 be와 do 등을 현재 접속법 형태라고 본다. (정확하게 인칭이 있음에도 동사변화가 적용되지 않고 동사원형으로만 표현되는 형태를 접속법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 접속법 be의 뉘앙스는 명령법 Boys, be ambitious![4]; (You) Be careful!; (You) Do something!; (You) Do not go to work.의 be, do등의 뉘앙스에 가깝다. (Azar betty's English Grammar를 참고하기 바람.)

고대 그리스어에서는 희구법 (optative, optatif)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접속법처럼 소망이나 희망을 표현하는 서법이었다. 다만 정말 “희망”만을 위해 존재하는 서법은 아니고, 가정법 종속절이나 추측, 이유 등 영어의 조동사결합 문장처럼 쓰이는 용법도 있다. 라틴어 시기부터는 접속법에 합쳐져서 현재 해당 서법을 사용하는 인도유럽어족 언어는 알바니아어와 레토로망스어밖에 없다.


2.1.3. 조건법 (conditional, conditionnel)[편집]


가정문의 주절에 쓰여서 불확실한 사실, 실현 불가능한 일, 추측 등을 나타낸다. 영어에서는 주로 조동사 would, could 등을 통해 표현하지만[5] 로망스어군 언어들이나 독일어에는 조건법을 위한 활용형이 따로 있다.

예) If I were a millionaire, I would buy this house. / 내가 백만장자라면 이 집을 사겠지. (그렇지가 않아서 집을 살 수가 없다.)[6]

한편 몇몇 언어에서는 조건법을 써서 예의 있는 요청을 나타내기도 한다.

예) Pourriez-vous me répondre? / 대답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불)[7]
예) Vorrei un caffè. / (커피 주세요.) (이) [8]
예) ¿Podria ir al baño? / 화장실에 가도 될까요? (서)

  • 영어의 조건법에서 사용되는 동사변화 방식(tense backshifting이라는 방식으로 간접화법에도 적용된다.)
시제
직접(확실함)

간접(불확실함)
현재
동사현재

동사 + -ed(동사 -ed형)(be동사는 were)
현재
조동사현재

조동사 + -ed(조동사 -ed형)
과거
have + p.p(조건법 상에서는 잘 안 쓰인다.)

had(have -ed형) + p.p
과거
'조동사 + have'(조동사 과거시제) + p.p

'조동사 + had' + p.p
미래
am, are, is +to

were(be동사 -ed형) + to

조건법 미래의 were to는 일반 미래형 be to(주로 공식석상에서 '무엇을 할 예정이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를 뒤로 당긴 것이다.

영어의 조건법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돌아간다.

보통 when, if 절 등에서는 현재시제인 경우 조동사가 생략된다.
의미
용법
예시
확실한 현재
조건법 현재형
주어 (조동사생략) 동사, 주어 조동사 동사
불확실한 현재
조건법 과거형
주어 (조동사생략) 동사-ed, 주어 조동사-ed 동사
불확실한 과거
조건법 과거완료형
주어 (조동사생략) had[9] p.p, 주어 조동사-ed + have p.p
불확실한 미래
조건법 미래형
주어 (조동사생략) were to[10] 동사, 주어 조동사 동사

2.1.4. 명령법 (imperative, impératif)[편집]


청자에게 명령 혹은 요청을 할 때 쓰는 서법이다. 한편 라틴어에서는 접속법으로 완곡한 명령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요구법 (jussive, jussif)이라는 서법이 존재하는데 명령법과 거의 똑같으나 명령대상이 3인칭이라는 점이 다르다. 명령법이 ~해라 의미라면 요구법은 ~이/가 ~하게 해라 정도 의미라고 보면 될 듯. 로망스어권에도 없는 서법이기 때문에 대부분 접속법 3인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접속법 단락에 나온 Qu'il aille au cinema!(그가 극장에 갔으면 해!)가 그 예시. 다만 이탈리아어에서는 3인칭 명령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명령형의 일부로서 요구법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명령형의 형태를 생각해보면 이것도 그냥 현재시제 차용.


2.2. 한국어[편집]


한국어에서 서법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는 설이 정설이다. 관형절에서 '-ㄴ'과 '-ㄹ'이 서실법/서상법의 대립을 보이는 정도이다. 그러나 기원적으로 이 관형어미가 들어간 것들이 '-ㄴ지', '-ㄴ가' ,'-ㄹ지', '-ㄹ까' 등 다수 있다는 점, 해당 어미들 역시 서실과 서상의 특성이 나타난다는 점, 중세 한국어 이전의 시제 형태소 역시 '-ㄴ'과 '-ㄹ'에 따라 실재하는 것(과거, 현재)과 실재하지 않는 것(미래, 추측)으로 갈라진다는 점[11] 등으로 볼 때 기원적으로 원시 한국어 혹은 고대 한국어까지는 서실법과 서상법이 비교적 분명히 있었다고 추정한다.

한국어의 양태는 서법이라는 필수적인 형식으로 나타나지 않고 수의(隨意)적이다. 양태는 어떤 사건이나 상태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나타낸다. 대표적인 양태어미로 '-', '-군', '-구나', '-지' 따위가 있다.

3. 기타[편집]



4.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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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외에도 관용적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2] 아주 대강 짧게 서술하자면, 직설법의 3인칭 복수 어간에 각각 -e, -es, -e, -ions, -iez, -ent를 붙이는 것이다. 1/3인칭 복수에서 어간이 달라질 경우엔 nous, vous에서는 1인칭 복수 어간을, 나머지엔 3인칭 복수 어간을 쓴다.[3] 동사 어간 + 어간 a,e,i + ssi, sse, ssimo, ste, ssero 형태이며, ssi는 1인칭 및 2인칭 단수 어미이다. 다만 원형이 are인 동사는 단수일 경우 어간 a를 취하지 않고 바로 어미를 붙인다.[4] 유명한 명언 중 하나다.[5] 영어에서는 불확실한 뉘앙스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 편법으로 동사, 조동사의 시제를 뒤로 당긴다. 예를 들면 have→had, will→would 등[6] was로도 사용할 수 있다.[7] 또한 불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불확실함이나 사실과 반대되는 가정을 나타낼 때 조건법을 사용할 수 있다.[8] 이탈리아어 역시도 사실과 반대되는 가정을 나타낼 때 조건법을 쓸 수 있다.[9] have-ed, 즉 have의 과거형 had다.[10] are-ed to, 즉 are to의 과거형 were to다.[11] 중세 한국어 과거 시제의 '-(으)니라'와 미래 시제의 '-(으)리라' 모두 기원적으로 '-ㄴ/ㄹ'+'이다' 구조로 동명사 어미+서술격 조사의 결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