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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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2. 구어의 줄임 표현 '-고파', '-고프다'
3. '-고 싶지 않다' VS '-지 않고 싶다'
4. 역사
4.1. 기타 소망 구문 (중세 국어)
5. 구문
5.1. -//(까) 싶다
5.2. 성싶다, 듯싶다
6. 다른 언어와 비교
7. 용례
8. 기타


1. 소개[편집]


한국어의 보조 형용사. 주로 1인칭 주어의 소망을 나타낸다.

타동사 문장 "OO를 하다"라는 소망을 나타낼 때, '싶다' 구문으로 쓰면 '-를(을)'이 아니라 '-가(이)'를 쓴다는 특징이 있다. '밥을 먹다' → '밥이 먹고 싶다'와 같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장 대표적인 예. 그러나 그렇게 강력한 제약은 아니어서, '밥을 먹고 싶다'처럼 '-를(을)'을 쓸 때도 많다. '널 보고 싶어/네가 보고 싶어'는 둘 다 전혀 어색함이 없다.

안은 문장에는 연결어미 '-고'가 붙는다. 연결어미 '-어/아'에 비해서 동사 어간에 별 불규칙성 없이 바로 붙는다. 현행 띄어쓰기 규정상 연결어미 '-어/아'에 후행하는 보조용언만을 붙여쓸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고 싶다' 구문은 '-고 싶다'라고 '고'와 '싶'을 띄어서 써야 한다. 워낙에 자주 쓰이는 표현이라 붙여서 쓰는 사람들도 많지만... 연결어미 '-고'가 붙는 다른 구문으로는 '-고 있다', '-고 보다'가 있다.

기본적으로 1인칭 주어, '나'의 소망을 나타내기 때문에 주어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에서 흔치 않게도 술어 자체에 인칭이 반쯤 표시되는 사례 중 하나.[1] 철마는 달리고 싶다와 같이 아주 가끔 '나'가 아닌 다른 주어를 상정할 때도 있다. 이는 일종의 1인칭의 3인칭화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 3인칭화가 아닌 확실한 3인칭임에도 '싶다'를 쓰는 때가 있는데 이는 감정이입 용법으로 주로 이야기에서 관찰자 시점으로 행위자의 심경을 생생하게 전달할 때 쓴다. 감정이입 용법으로 쓸 때 주어에 붙는 조사는 대개 주제 조사인 '은/는'이다. (예: 영희와 달리 철수는 어서 밖으로 나가고 싶다.)

2인칭 주어를 취할 때에는 의문형이 되어 '-고 싶어/싶니/싶습니까' 등과 같이 변한다. 그 외 1인칭이 아닌 사람의 소망을 나타낼 때에는 대체로 '-어하다' 꼴을 써서 '싶어하다'로 쓴다. 그와 동시에 호응하는 조사 역시 '-가(이)'에서 '-를(을)'로 변한다. '-를'도 쓸 수 있는 '싶다'와는 달리 '싶어하다'에는 '-가 싶어하다'를 거의 쓸 수 없다.

인칭
예문
1인칭
(나는) 공부가 하고 싶다.
2인칭
(너는) 공부가 하고 싶니?
(너는)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
(너는) 공부를 하고 싶어하니?
3인칭
민수는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
민수는 공부를 하고 싶어하니?

'-다시피'는 언뜻 생각해보면 이 '싶다'와 관련이 있어 보여서 '-다 싶이'라고 적는 사람들도 꽤 많은데, 어원상으로는 관련이 있으나 어원의식이 사라졌다고 여겨 표준어법상으로는 '-다시피'에서 '싶'을 분석해서 적지는 않고 있다.

방언에서는 '-고 잡다'가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주로 충청도, 전라도에서 많이 사용되는 듯. 이 '-고 잡다'는 '-고져 식브다'의 '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한국어에서 '싶'이라는 글자는 이 '싶다' 외에는 쓰이는 사례가 없다. 받침이므로 외래어 표기에서도 쓸 수 없다. 구글 번역에서나 '싶'만 검색해도 검색에 잡히는 건 이 '싶다' 형용사가 쓰인 사례뿐이다. 나무위키에서는 shift(시프트)를 '싶'으로 줄여서 '싶스(시프트스튜디오)', '스싶(스토리시프트)' 등의 리다이렉트 문서가 있기는 하다. 사실 ㅍ받침 글자 가운데 한국어에서 쓰이는 사례는 '갚-', '깊-', '높-', '늪', '닢', '덮-', '섶', '', '', '엎-', '옆', , '' 정도이다.


2. 구어의 줄임 표현 '-고파', '-고프다'[편집]


구어에서 '-고 싶어'를 줄여서 '-고파'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언뜻 보면 '-고 싶어'라는 말이 줄어든 것 같지만 그러면 '-고퍼'가 되어야 할 텐데 '-고파'인 것이 재미난 부분. 이는 모음조화 때문에 양성 모음은 'ㅗ'는 음성 모음인 'ㅓ' 대신 같은 양성 모음인 'ㅏ'와 붙는 것으로 추측된다. '-고프다', '-고픈' 등의 다른 어형을 생각해보면 '-고 싶다'가 줄어들었다기보다는 이젠 '-고프다'라는 새로운 어형이 재구축된 듯싶다. '-고프다'를 설정한다면 종결어미 '-어'가 붙었을 때 '-고파'가 되는 게 자연스럽다. '기쁘다 → 기뻐', '바쁘다 → 바빠'처럼 'ㅡ다' 용언에서는 'ㅡ' 앞의 모음을 기준으로 모음조화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하고프다'의 경우 구어적으로도 '싶다'는 '시프다'로 쓰이는 일이 제한적인 반면 '하고프다'를 '하곺다'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에 '싶다'와는 형태가 특히 좀 다르다.

이런 줄임형은 '(배)고프다', '고파(고프+어)', '고픈(고프-ㄴ)' 와 형태가 같다. 당연히 별 상관은 없긴 한데, '프' 부분 자체는 어찌 보면 비슷하다. '싶다'의 ㅍ는 형용사 파생 접미사 '-ᄇᆞ/브-'에서 왔다는 의견이 많은데 '고프다' 역시 '곯다'에 같은 접미사가 붙은 형태이기 때문. '곯다'는 양성모음이다 보니 '-ᄇᆞ-'가 붙었었지만 모음조화가 사라지면서 결국 똑같이 ㅡ로 되었다.

노래 가사나 제목에는 이 '-고프다' 표현이 굉장히 자주 쓰인다. '소망'이라는 의미도 그렇고 노래에는 구어를 사용하는 일도 워낙에 많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단어 경계를 넘나드는 표기는 당분간은 표준형으로 인정되기 힘들겠지만, '-어 있-' → '-었-', '-지 않-' → '-잖-' 등의 사례가 아주 없지는 않다. 형태상의 차이도 있고 하니까 몇십 년 뒤까지 계속 쓰인다면 굳어진 표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고 싶지 않다' VS '-지 않고 싶다'[편집]


한국어의 '-고 싶다'는 '싶다'가 보조형용사라서 자립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분리해서 보기 쉽지 않지만, '-기를 원하다'라는 문장으로 해석해본다면 '~를 하다' 와 '-를 원하다'를 분리하여 각각의 용언에 부정을 취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지 않는 것을 원하다'와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차이는 미비할 수 있겠지만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는 보여줄 수 있다.

이를 '-고 싶다' 구성으로 바꿔보면 각각 '-지 않고 싶다', '-고 싶지 않다'가 될 것이다. 어떤 행위를 '하지 않음'을 욕망한다는 것은 욕망이 없다는 걸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와 같은 사례를 보면 이 말은 '욕망이 없다'라는 것에 초점이 있다기보단 안 하려는 것의 욕망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굉장히 독자연구 같은 문단이긴 한데 구글에 '않고 싶다'라고 치면 간간히 용례가 나오기는 한다. 특이하게도 레딧에 '하고 싶지 않다'와 '하지 않고 싶다'가 좀 다르냐고 물어본 사람이 있기도 하다.#

물론 이는 특이한 사례이고 대체로는 '-고 싶지 않다'로 부정 표현을 만든다. 사실, 안 부정문(단형 부정)이 많이 쓰이는 구어에서는 '안 하고 싶다'가 제일 빈도가 높을 듯하다.


4. 역사[편집]


국립국어원 국어 어휘 역사에 따르면 '싶다'의 역사적 어형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어휘
15세기
16세기
17세기
18세기
19세기
20세기
십다






시브다
Χ
Χ
Χ
Χ
Χ
Χ
식브다



Χ
Χ
Χ
십브다
Χ


Χ

Χ
싣브다
Χ

Χ
Χ
Χ
Χ
싶다
Χ
Χ


Χ

시프다
Χ
Χ
Χ
Χ
Χ
Χ
시부다
Χ
Χ
Χ


Χ
시보다
Χ
Χ
Χ


Χ
시푸다
Χ
Χ
Χ
Χ

Χ
십흐다
Χ
Χ
Χ
Χ


십다(시브다)
Χ
Χ
Χ
Χ
Χ
Χ
싶다(시프다)
Χ
Χ


Χ


내 ᄌᆞ식도 의지ᄒᆞ리 업ᄉᆞ니 그저 죽고져 식브고

나는 자식도 의지할 이 없으니 그저 죽고 싶고

순천김씨언간(1500?) <100:1>

제일 고형은 '식브다'로, 형용사 파생 접미사 '-브-'가 붙어 '식브다' ~ '십브다'(동화) 식으로 바뀌었다는 견해가 있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영경(2015)[2] 참조.


4.1. 기타 소망 구문 (중세 국어)[편집]


중세국어에서는 '하고져 식브다'처럼 '-고자'에 붙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의 '-고져 싶다/하다' 등은 '-과뎌'와 쌍을 이루는데, 이 둘의 의미 분포는 '소망하는 사람과 행동하는 사람이 일치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나ᄅᆞᆯ 어루려 ᄒᆞ샤ᄆᆞᆫ 죽ᄃᆞ록 이대 셤기과뎌 ᄒᆞ시논 ᄠᅳ디니

나를 아내 삼으려 하심은 죽도록 잘 섬기게 하고자 하는 뜻이니

삼강행실도 열녀전 21 옹씨동사 송나라(雍氏同死~宋)

번역문에서 볼 수 있듯이 'A가 나로 하여금 섬기게 하다'라는 의미이므로, 소망하는 사람(A)와 행동하는 사람(나)가 다르다. 만약 '나'가 섬기려 한다면 '섬기고져 ᄒᆞ다'를 썼을 것이다. 이 때 '-과뎌'의 용법은 왠지 일본어의 AがBに~ほしい 구문과 비슷하다. '나'가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싶다'와는 잘 쓰이지 않는다.

將洒子來,我試學打。

드레 가져오라, 내 기리를 ᄇᆡ화지라.

두레 가져오라, 내 (물)긷기를 배우고 싶다.

번역노걸대(1517)<35ab>

비슷한 의미지만 현재에는 쓰이지 않는 형태로 '-어지라'가 있다. 이 '어지라'는 '-어-'+'-지-'+'-다'로 분석할 수 있는데, 이 때 어미 '-지-'가 앞서 언급한 '-고져'의 '져'와 비슷한 소망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

점점 과거로 가는데 이두에서는 果를, 구결에서는 그걸 줄인 ㅅ모양의 글자를 사용하였다.

彼ラ十 施丷[爲] 丷尸 入灬

그의긔 施ᄒᆞ ᄒᆞᇙ ᄃᆞ로

그에게 施하고자 할 까닭으로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1087?)

이에 관해서는 고자의 어미 부분을 참고하자(아직 없지만).


5. 구문[편집]



5.1. -//(까) 싶다[편집]


이따금 '-던/는/을 - 가'에 붙기도 한다. 이는 '하다', 보다'와 동일. ('그런가 보다/싶다/하다') 뉘앙스는 세 표현이 약간씩 좀 다르다.


5.2. 성싶다, 듯싶다[편집]


의존 명사 '성', '듯'과 결합하여 '~ 성싶다', '~ 듯싶다'가 하나의 표현으로 쓰인다. 원래부터 의존 명사에서 파생한 표현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한 단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꽤 많을 듯싶다. '듯'의 경우 '-는 듯하다'와 같은 양상이다. '성하다'는 없다.


6. 다른 언어와 비교[편집]


일본어에서는 대응되는 표현으로 주로 たい가 있다. 연용형('ます형')에 붙으므로 주로 い단이다. 고문에서도 たし로 거의 동일하다. '싶다'와 마찬가지로 타동사 구문을 안을 때 を가 が로 바뀐다. (勉強をする → 勉強がしたい) 일본어 조동사치고는 좀 드물게 형용사와 같은 활용을 한다. 물론 오늘날에도 형용사와 활용이 동일.

同じう死ぬるとも敵に会うてこそ死にたけれ (こそ로 인한 이연형)

똑같이 죽더라도 적과 만남으로써 죽고 싶구나.

헤이케모노가타리(平家物語, 1200?) 9권 9장, 老馬 # 영인(31쪽, 오른쪽 7번째 줄)

보이는 대로 갖고 온 예문에 왜 이렇게 '죽고 싶다'가 많은 걸까

이 역시 한국어 '싶다'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나'에 대해서 서술하며, 주어가 '나'가 아닐 경우 '어하다'가 붙듯이 がる가 붙어 たがる를 쓴다.

비슷한 표현으로 묶어서 소개되는 형용사로 欲しい(ほしい)가 있다. 이는 '(OO를/OO하기를) 원하다'라는 뜻으로, 한국어에서는 특별히 대응되는 보조동사 구문은 없다. 명사 구문의 경우 '갖고 싶다'가 대응되기도 하고, '-를 원하다'로 대응될 수도 있다. 동사 구문은 '해줬으면 좋겠다', '-하기를 원하다' 식으로 대응될 수 있다.

이 역시 '나'의 소망을 표현하며, '나'가 아닐 때는 欲しがる가 된다. 동사에 붙을 땐 (연용형의 음편)・・ほしい 식으로 て형이 붙는다.

영어로는 대체로 want, hope 등에 to 부정사를 써서 비슷한 의미를 표현하기도 한다. I would like 같은 표현도 있고. 이 경우에 동명사는 거의 쓰지 않고 to 부정사를 쓰는 게 특징이라는 듯하다.


7. 용례[편집]




8. 기타[편집]


욕구를 나타내는 표현이기 때문에 '싶다'라고 검색하면 글쓴이의 욕구를 잘 알 수 있다. SNS에 '싶다'로 검색해보면 계정 주인이 어떤 욕망을 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또한 커뮤니티 사이트 검색창에 이 단어를 검색하면 그 사이트의 수준을 알 수 있다는 속설이 존재한다. 원초적인 욕망을 글에 자주 내비치는 커뮤니티라면 글의 내용도 1차적인 욕구 위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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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반적으로 이런 특징은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유럽권 언어에서 흔하다.[2] ‘싶다’ 구문의 史的 변천에 대한 일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