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 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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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es Nutter

멋진 징조들에 등장하는 예언자. 드라마판 배우는 조시 로렌스. '마녀 아그네스 너터의 근사하고 정확한 예언집'의 저자다.[1] 아나테마 디바이스 왈, 반쯤 미친데다 십자말 풀이같은 정신체계를 가진 17세기 마녀다.

근세 영국인으로 그녀의 사후 종말까지 일어날 모든 세세하고 시시콜콜한 일들을 명확하게 예언할 수 있었던 시대의 예언자였다. 보통의 예언자들은 거대한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흐릿한 이미지로 만들던가 혼선하던가 위스키나 동양의 제조약따위의 안정제를 복용하는데, 그녀는 그런 것도 필요가 없고 완벽하게, 모두 볼 수 있었다.[2] 그렇기 때문에 이미 그 시대에 질병의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정도다.

이 예언을 책으로 만든 것이 '아그네스 너터의 근사하고 정확한 예언집'이다. 1655년 크리스마스에 예언서 붐을 타고 발매되었으나 단 한 권도 팔리지 않았다.[3] 물론 아그네스는 놀라지 않았는데 그건 그녀가 책들이 안 팔릴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저자 증정본 한 권을 받기 위해 썼던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예언서는 종말 직전, 전세계에 딱 한 권 남아있었다. 소유자는 그녀의 후손 아나테마 디바이스다. 예언집은 종말 직전까지의 모든 일들을 그녀 기준으로 기록해놓았으며, 그 내용은 후손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 예언집의 내용은 20세기의 이야기들을 거미줄 하나를 타고 내려와 휘저어 건져낸 후 토막토막 적어놓은 것같은 겁나게 복잡한 구성으로 되어있었다. 즉 모든 일이 기록되어 있긴 한데, 어느 것이 언제 일어나는지도 모르는데다가 정확히 뭘 뜻하는지도 애매하다. 이후 아그네스 너터의 후손들은 모두 그녀의 예언집을 분석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이따금 분석을 잘하면 미래를 예측해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4]

그 책을 보면 그녀의 후손들이 수백 년간 연구하면서 덧붙인 온갖 분석과 해석이 곁들여져 있다. 그럴 만 한게 예언들은 시간 순서대로가 아니라 뒤죽박죽으로 배열되어 있고, 그녀의 지식에 한계가 있어 '일본제 자동차'를 '동양의 마차'라고 하는 등 막 적어놔 단어의 뜻을 알기가 어렵다. 그리고 모든 걸 알다보니 천사악마가 무엇을 할지도 대놓고 명시해놨는데, 후손 입장에선 이게 진짜 천사랑 악마인지 무언가에 대한 비유인지 알 수가 없으니 더욱 혼란스럽다. 거기다 그녀 입장에서 중요해 보이는 것만 적혀있다보니 그게 실제로 큰 사건인지 별 거 아닌 사건인지도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날의 예언은 어딘가의 집이 무너진다는 거였다. 이게 그녀의 후손이 다칠 위험이 더 크니까...

그녀 자신은 17세기 경 마녀로 몰려서 화형되었는데, 이를 미리 알고 있었던터라 순순히 끌려가 화형대에 올랐으며 직후 그녀의 치마에 숨겨놨던 36킬로그램의 화약과 18킬로그램의 대갈못에 의해 마을은 대폭발에 휩싸였다. 그리하여 잉글랜드 전역을 휩쓸었던 마녀사냥 히스테리도 끝났다고.

그런 사건을 저지르고도 예언집이 무사히 전해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아들 존 디바이스에게 보내달라는 유언과 함께 그를 따르지 않았을 시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고통스러울 정도로 상세한 예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또한 어차피 그녀는 그 예언집이 무사히 전해질 수 있으며, 결국엔 무사히 제 역할을 마칠 것도 알고 있었다. 오죽하면 아나테마가 실수로 책 대신 내용을 정리해놨던 카드뭉치를 쏟아버렸을 때, 뉴튼 펄시퍼는 설령 한 장만 남기고 다 잃어버리게 되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차피 그 한 장에 가장 필요한 예언이 적혀있을 테니까.

이 때 그녀를 화형대에 매단 사람은 '간음하지말지어다 펄시퍼'[5]로, 뉴튼 펄시퍼의 선조이며 마녀사냥꾼이었다. 물론 그도 36킬로그램의 화약과 18킬로그램의 대갈못에 의해 마을과 함께 박살났다.

아그네스 너터의 예언집은 판별 또는 해석하기가 지극히 까다롭지만 천사 아지라파엘에 의해서 잘 분석되게 된다. 그가 예언을 이해하기 위해 쓴 공식은 지구에서 오직 8명만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 중 2명은 노벨상 수상자이며 나머지 6명은 정신병원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나마 인간들 중 그 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던 건 아나테마 디바이스지만, 그녀는 그런 공식을 쓰거나 한 게 아니라 그냥 수백 년간 자신의 조상들과 함께 풀고 추리해낸 것 뿐이다.

결국 책은 마지막까지 제 역할을 다 하고, 결국 일련의 화재 사고로 인해 그슬리다가 결국 완전히 타버렸다.

그리고 후반부에, 아마겟돈이 빗나간 뒤의 시간대에 대한 예언집도 존재한다. 이 책은 수백 년 전, 어느 망해가던 지방 법률회사에 왔었다. 그 책과 함께 있던 건 법을 아는 사람이 잘 써먹으면 떼돈을 벌만한 예언 수백 개였고, 그걸 이용한 덕분에 그 회사는 엄청나게 성장했었다. 이 책은 그 대신 쭉 물려지다가 특정한 날짜에 뉴튼 펄시퍼의 집으로 보내라고 되어 있었다. 이 예언집을 보려던 시도가 과거에 두 번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적절한 경고성 예언[6]이 나오도록 해서 격퇴했다. 뉴튼의 집에 이 책이 든 상자를 가지고 온 회사 직원도 뉴튼이 직접 열어봐도 된다고 하니 궁금하다며 열어봤는데, 자신과 여비서('타이프 라이팅 기계의 노예')의 불륜을 다 알고있다는 식의 내용이 나오자 기겁을 하며 도망가버렸다. 즉 자신의 사후 몇백 년이 지난 후에 누가 언제 그 책을 열어볼 지조차 다 알고 있었던 것. 저 사람까지 합쳐 총 세 명이 그렇게 되었으니, 제갈량의 주머니 세 개가 따로 없다.

하지만 뉴튼이 '언제까지고 다른 이의 예언에 얽매이는 삶을 살고 싶냐'라고 하자 아나테마도 이에 수긍하고 결국 책은 불태워졌다.[7] 근처를 걷던 아담 영은 뉴튼과 아나테마의 집 굴뚝에서 나는 연기와 즐겁게 웃는 아그네스의 유령을 목격하며, 아그네스는 즐거운 표정으로 아담에게 윙크를 보낸 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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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담으로 해당 책에는 마더 쉽튼의 추천사가 써져 있는데, 마더 쉽튼은 1666년 런던 대화재를 예언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 여자 예언가이다.[2] 그녀의 후손 아나테마는 이에 대해 아그네스가 미래를 기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즉, "~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데 아니라 마치 이미 있었던 일처럼 또렷하게 뇌리 속에 남았다는 것.[3] 그리하여 잉글랜드 최초의 떨이책이자 출판사 세 번째 대재앙이 되었다고 한다.[4] 드라마판에서 나온 예시 중 하나로 '1980년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사과가 떠오를 것이다. 잡스라는 분의 기계에 투자하라.'가 있다. 이를 본 후손 중 한 명인 아나테마 디바이스의 할머니는 애플의 주식을 구입했다. 잡스는 물론 스티브 잡스. 결과는 당연히 대박이었다.[5] 십계의 구절 중 하나에서 따온 이름이다.[6] '당장 도망가지 않으면 네가 @@에서 한 일을 온 사람이 다 알게 될거다'라는 식으로.[7] 어쩌면 이 책은 백지일지도 모른다. 아그네스는 그 책이 한 번도 펼쳐지지 않고 불탈 것도 알고 있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