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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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いたいのいたいの、とんでゆけ[1]
Pain, Pain, Go Away[2]


파일:external/image.kyobobook.co.kr/x9791131937969.jpg

장르
판타지, 초능력, 로맨스, 치유물
작가
미아키 스가루
삽화가
E9L
번역가
현정수
출판사
파일:일본 국기.svg 미디어 웍스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영상출판미디어
레이블
파일:일본 국기.svg 미디어 웍스 문고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노블엔진 팝
발매 기간
파일:일본 국기.svg 2014. 11. 22.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15. 12. 21.
권수
파일:일본 국기.svg 1권 (完)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1권 (完)

1. 개요
2. 소개
2.1. 시놉시스
2.2. 평가
2.3. 미루기에 대해
3. 등장인물
4. 줄거리
4.3. 제3장: 점수벌이
4.4. 제4장: 겁쟁이 살인귀
4.5. 제5장: 소녀와 양재 가위
4.6. 제6장: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4.9. 제9장: 그곳에 사랑이 있기를
4.10. 제10장: 편히 쉬세요
5. 이야깃거리
5.1. 전개 관련
5.2. 제목 관련
6.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미아키 스가루가 지은 일본의 라이트 문예 소설로, 일러스트레이터는 이번에도 전작과 같은 E9L이다. 국내에서는 영상출판미디어노블엔진 팝 레이블에서 2015년 12월 21일 출간했다. 역자는 현정수.

미디어 워크스 문고는 "전격문고를 읽고 자란 성인들을 위한 소설"을 표방하며 등장한 라이트 문예 레이블이다.


2. 소개[편집]



2.1. 시놉시스[편집]


자신이 죽인 여자아이를 사랑하다니, 정신이 나간 모양이다.

― “전 죽어버렸어요. 이걸 어떡할 건가요?”

모든 것에 버림받고 혼자가 된 스물두 살의 가을, 나는 살인범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내 손에 죽은 소녀는, 죽음의 순간을 뒤로 미룸으로써 열흘간의 유예를 얻었다. 그녀는 그 귀중한 열흘간을, 자신의 인생을 망쳐놓은 녀석들에 대한 복수에 바치기로 결의한다.

― “당연히 당신도 거들어주셔야겠어요, 살인자 씨.”

복수를 거듭해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어느샌가 우리 두 사람의 만남 뒤에 감춰진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그것은 슬프고도 따스한 나날의 기억. 그리고 그날의 ‘작별’.


교보문고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소개도 있다.


2.2. 평가[편집]


전반적인 평은 전작보다 더욱 뛰어나진 필력과 구성으로 돌아왔다는 평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

표지의 온화한 일러스트로 상상하기는 힘들지만, 피와 살이 사정없이 튀는 잔인한 장면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이 장면의 묘사가 의외로 강렬해서 비위가 약한 사람은 불쾌감이 살짝 느껴질 정도. 또한 독자에게 절망감을 안기는 내용도 많다. 사실 온화한 일러스트도 겉표지 뿐이고, 속표지는... 여러모로 꿈도 희망도 구원도 거의 보이지 않는 정말 암울하고 슬퍼지는 내용의 글이므로, 읽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작가의 후기에 따르면, 두 번 다시 기어올라올 수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라고 한다…. 표지는 더할 나위 없는 치유물이라는 게 함정이다.

다음은 알라딘 주간편집회의 소개이다.

"사랑과 슬픔으로 가득한 판타지"

20대 초반의 남자 미즈호는 어느날 술을 마시고 과속운전을 하다 한 소녀를 치고 만다. 모든 게 끝장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죽은 줄 알았던 소녀가 그에게 말을 한다. "전 죽어버렸어요. 이걸 어떡할 건가요?" 이런 이야기다. 소녀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미래로 미루는 초능력이다. 그러나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죽음만큼은 영원히 미룰 수 없어서 그 기한은 딱 열흘에 불과하다. 소녀는 자신을 죽인 미즈호에게 남은 열흘 동안 자신이 완수하려던 복수를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그 정도의 책임은 져야지 않겠냐면서. 그리고 복수가 시작되고, 이 기묘한 콤비는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어둠 뿐이던 마음에 선한 것들이 깃든다. 그러나 어떤 기적이 일어나더라도 남은 기한은 열흘 뿐. 소녀의 삶은 너무 짧다.

미아키 스가루는 데뷔작에서부터 줄곧 시간의 왜곡을 이용한 이야기들을 만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언제나 사랑이 깔려 있다. 특별할 것 없고 행복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대단한 불행도 없이 그저 삶을 이어가는 남자들이 이상한 시공간 왜곡과 그에 뒤따르는 신비한 여성의 구원 속에서 뒤늦게 생의 따뜻함을 깨닫는다. 이처럼 미아키 스가루의 작품들은 노골적으로 명백한 판타지이지만 그 안의 정서는 어쩐지 자꾸 시선을 끄는 데가 있다. 아무래도 판타지의 모습을 빌어서만 서로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 이들의 작고 연약한 마음이 아무래도 이 시대의 어떤 경향과 자꾸 겹쳐져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MD 최원호 (2015.12.24.)



2.3. 미루기에 대해[편집]


소녀의 능력인 사건 미루기는 얼핏 보면 개사기 능력 같지만 발동 조건이 까다로워 규칙이 의외로 난해하다. 일단 소녀가 설명한 규칙(?)은 다음과 같다.

  • 능력 발동 조건은 영혼의 외침. 즉 ‘죽기 싫다’ 혹은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어야 한다.
따라서 ‘안 돼!’ 하는 생각이 들기 전에 죽어버리면 능력을 쓰지 못하고 그냥 죽어버리며, 이미 익숙해져서 침식된 고통은 미룰 수 없다. 소녀의 생활을 생각해보면 치명적인 약점.
  • 위에서 설명한 공포심이 커질수록, 위험한 사건을 더 오래 미룰 수 있다. 사소한 일은 거의 무제한으로 미룰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사소함의 기준은 본인이기에, 생명을 되살리는 일일지라도 죽은 고양이 정도면 지속 시간에 큰 문제가 없다(…). 윤리 문제가 아니었나?
  • 자신에게 큰 피해를 끼친 사건을 오래 미루려 하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작중에선 발동 조건이나 능력을 늘리는 방법을 빼면 본인도 몰라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사건이 미뤄지거나 혹은 미뤄진 사건이 돌아올 때 기억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전자인 소녀 본인은 스스로 기억을 닫아버리거나 하지 않는 이상 기억에 타격을 입지 않는다. 오히려 미루기를 풀면, 그 사건이 미뤄졌을 경우와 미뤄지지 않았을 경우, 2가지의 기억이 공존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상관없지만 이 능력을 쓸 때에는 오르골 소리가 소녀의 뇌내에서 자동 재생된다. 이는 초반과 극후반에만 언급되는 내용.


3. 등장인물[편집]


이번엔 중요 등장인물들의 풀네임이 전부 나온다. 다만 조연 중 한 명은 극후반부까지 이름을 안 알려주며, 주연 중 한 명은 사실 본명이 아니다.

  • 유가미 미즈호
본 이야기의 주인공. 히즈미 키리코라는 전 동급생과 12살 때부터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으나, 5년째 되는 날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라는 편지를 받고, 편지를 그만 쓰게 된다. 왜냐하면 암울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그동안 편지로 거짓말을 했었는데,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하면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지를 끊어도 키리코는 편지를 계속 보내왔는데, 답장을 계속 보내지 않자 결국 편지가 끊겼고,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일은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친구 신도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이 의지할 곳을 잃게 되자, 다시 키리코에게 공원에 나와달라고 편지를 보낸다. 그 공원에서 계속 기다렸지만, 결국 밤 12시가 될 때까지 키리코는 오지 않았고, 절망한 미즈호는 믹스 너츠와 술을 마신 뒤 음주운전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 소녀를 치여 죽게 하게 되는데….
상당히 공허한 과거를 보내왔다. 신도 말로는 욕심을 잃어버린 인간이라고.
여담으로 작품들 중 최초로 표지에 얼굴이 제대로 나온 주인공이다. 단순히 나온 걸로는 쿠스노키가 최초.

  • 신도 하루히코
유가미 미즈호의 절친이며, 그의 버팀목이자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대학 생활을 내내 함께했다고 한다. 작중 시점으로부터 2달 전, 오토바이를 타고 자살했다. 단순한 미즈호의 환각인지 아니면 진짜로 본인의 혼이 곁에 있는 건진 몰라도, 가끔 미즈호의 꿈이나 생각 속에서 나타나 이런저런 말을 하고는 한다.
옛날부터 뭐든지 하면 다 잘했지만, 아무 것에도 흥미가 없었다고 한다. 어떤 분야에 몰두하면 얼마 못 가 식어버렸다고. 게임 센터에 미즈호와 함께 자주 갔다고 한다.
여담으로 미대생의 말에 의하면 마약 중독자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고….

  • 소녀[스포일러]
미즈호가 음주운전을 하다 본의 아니게 치어 죽인 소녀. …하지만 사건을 뒤로 미루는 능력을 사용해 10일의 유예 기간을 얻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죽인 미즈호에게 피해자로서 엄청난 적대감을 뿜어대며 원망하였지만, 한참 뒤 마음이 바뀌고 자신의 복수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게 되는데….
복수를 위한 여행 도중 호텔에 묵었을 때, 미즈호가 써 준 가짜 이름은 유가미 치즈루.

  • 미대생[3]
미즈호처럼 텅 빈 인생을 살고 있는 이웃집 사람. 골초다. 첫 만남은, 미즈호가 시끄러운 노래를 틀고 있었을 때 문 앞에서 노크를 하다가, 반응이 없자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는 재생되는 CD를 자기가 들고 온 걸로 바꾼 뒤 쿨하게 사라진 것. 직접 자신의 머리를 다듬다 보니 머리카락을 예쁘게 자르는 재주가 있는데, 미용사가 싫어서 자기가 직접 자르는 것.
신도와도 친했던 것으로 보이고 미즈호와의 대화 내용으로 볼 때, 두 사람 사이가 단순한 친구는 아니었을지도 모르는 암시가 있다. CD, 그림이라는 키워드는 전작인 3일간의 행복의 주인공과 같다. 다만 그쪽과 달리 이쪽은 미대생이라는 호칭을 빼면 그림과 별 관계가 없다.

  • 히즈미 키리코
미즈호의 초등학교 동창. 눈썹 위로 반듯이 정리한 앞머리가 인상적이라고 한다. 본인의 부탁[4]으로, 미즈호가 전학을 간 다음부터 그와 편지 교환을 시작했는데, 5년 전부터 미즈호가 키리코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게 되어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이때부터 후반부까지 훌륭한 맥거핀 역할을 수행한다.
사족으로, 성씨의 발음이 歪み[5]의 발음과 같은데, 해당 단어의 다른 독법은 유가미. 신도는 이를 증거로 키리코가 미즈호의 천생연분이라고 주장했다.


4. 줄거리[편집]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4.1. 제1장: 시작하는 이별[편집]


시작은 미즈호가 다짜고짜 히즈미 키리코라는 사람과의 편지 교환이 시작된 이유를 말하기 시작한다. 현재 시점으로부터 10년 전, 부모님의 일 때문에 가는 이사로 다른 초등학교로 전학을 갈 예정이었던 미즈호는 전학 전 마지막 날 자신이 이제 반의 일원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며 학교에서 하루를 보낸다. “어? 너 전학 간다며? 아직 있었어? 그런데 하교 때, 그동안 서로 말이 없어서 어색한 사이였을 키리코가 미즈호의 하굣길을 따라간다. 키리코의 목적은 멀리 있는 친구와 편지 교환이란 걸 해보고 싶어서 부탁하려고. 그렇게 두 사람은 편지 교환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소통을 위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걸로 시작하는데, 서로의 뭔가 삐뚤어진 가치관이 이상할 정도로 잘 맞아 미즈호는 키리코와 편지를 쓰는 것을 점점 즐기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생활에 대해 적을 때 키리코와 달리, 별 볼일 없는 학교 생활을 보내던 미즈호는 키리코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거짓말을 쓰게 되는데, 이 때문에 나중에 키리코가 직접 만나자는 제안을 했을 때 그간의 거짓말이 탄로나 키리코가 자신에게 실망할까 봐 두려워서 편지 교환을 끊어버리게 된다. 관계가 끊긴 후 친구가 하나 생기자, 그녀와만 소통했던 것이 친구가 없는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정황상 신도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점, 편지 교환도 중단되고 텅 빈 껍데기로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대학생 미즈호는, 문득 신도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키리코를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사실 미즈호는 맥주 축제 때 취해서 신도에게 키리코 이야기를 털어놓았기 때문에(…), 키리코와 그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 모든 것의 시작, 맥주 축제. 신도는 웬만하면 남에게 조언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점 때문에 그 말이 거슬렸던 미즈호는 그를 따라 죽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도, 일단 그 말을 따르기 위해 키리코에게 편지를 보냈다. 5년 전에는 미안했고, 숨겼던 게 있다며 자기가 살던 고향의 공원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기대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4.2. 제2장: 흔해 빠진 비극[편집]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요컨대…… 너는 그 비극적 상황을 무의식중에 스스로 불러들인 게 아니냐는 얘기야.


하루 종일 비를 맞아가면서 키리코를 기다리던 미즈호였지만, 결국 키리코는 오지 않았고, 미즈호는 실의감에 빠져 술을 마신 뒤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간다.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키리코를 매우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하지만 그는 한참 길을 가던 중 그만 정신줄을 놓아버렸고,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직후, 원래는 차체에 강한 충격이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차체에 충격은 없었고, 미즈호는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며 내가 제때 피했나…? 하며 의아해한다. 그때 뒤에서 못 피했다는 친절한 대답(…)과 함께 한 여학생이 나타나서, 일단 미즈호를 열심히 두들겨 팬다.

한참 맞다가 소녀가 지쳐서 가방 공격이 잦아들자, 미즈호는 물어볼 게 있다며 자신이 소녀를 차로 들이받은 게 맞다면 어째서 멀쩡하게 자기 앞에 서 있는 거냐며 질문하는데, 직후 다시 두들겨맞는다. 마지막 한 방으로 체중을 실은 발차기를 옆구리에 맞고 괴로워하는 미즈호에게, 소녀는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며 손을 내밀고 우선 자길 집에 데려가달라고 요청한다.


4.3. 제3장: 점수벌이[편집]


저기, 저 애를 도와주는 게 네가 사람을 치어 죽인 거랑 관련 있는 일이야?[6]


미즈호는 소녀에게 10일이라는 유예 기간 동안 자신이 무언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연락하라고 자신의 연락처를 건네준다. 소녀는 받자마자 북북 찢어버리지만, 미즈호가 끈질기게 계속 종이를 주자 결국 받아든다. 미즈호는 집으로 돌아와 미대생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을 대충 털어놓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후 11시쯤 소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점수벌이의 기회를 줄 테니, 어제의 버스 정류장으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정류장에서 만난 뒤 미즈호의 집으로 향할 것을 요구하는 소녀는 가면서 양아버지를 케이블 타이로 묶어놓고 망치로 50번쯤 후려쳐 복수했음(!)을 밝히고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한다.

"복수란 건 좋네요. 속이 후련해져요. 그러면 다음에는 누구에게 복수를 할까요? 어차피 저에게는 잃을 것이 없으니까요. 아, 맞다. 당연히 당신도 거들어줘야겠어요. 살인자 씨.


그렇게 그 둘은 피튀기는 복수극을 시작한다.


4.4. 제4장: 겁쟁이 살인귀[편집]


미즈호에게 연락을 한 소녀는 자신의 복수를 도와달라고 하며, 우선은 아버지를 처리했고 다음 목표물은 언니라고 말하며 행선지를 안내한다. 어머니는 어쨌냐는 말에 그 사람만은 봐주기로 했다고.

그런데 그녀가 말하는 복수는 배에 가위를 꽂아 죽이는 것. 죽일 생각이었냐고 묻자, 그럼 어떻게 할 줄 알았냐는 답변이 돌아온다. 덤으로, 미즈호는 피를 피로 씻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소녀는 어차피 미루기가 풀리면 이 모든 건 없던 일이 된다며, 도와주기 싫으면 빠지라고 말한다. 미즈호는 죽어가는 양언니에게서 구역질 나는 악취를 느끼고, 소녀는 범행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린다. 의외로 평범한(?) 인간적 면모와 연약함이 드러나는 부분. 미즈호는 그런 소녀를 차까지 안아서 옮긴다.

소녀를 차로 옮기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미즈호는 정말로 죽여야만 했던 합당한 이유가 있는 거냐고 소녀에게 질문을 한다. 그러자 소녀는 가소롭다는 듯 비웃고는, 정말로 눈물나게 암울한 과거를 보냈음을 밝히는 사건 몇 개를 예시로 든다.

예를 들어, 어머니와 언니의 싸움을 말리려고 하다가 식칼에 찔린 상처로 인해 삶의 보람이던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었다든가, 매주 언니가 집에 데리고 오는 패거리들에게 강요받아서 독한 술을 단숨에 마신 뒤에 견디지 못하고 토해내면 스턴 건을 몇 번이나 들이댔다든가,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머리채를 붙잡히고 담뱃불로 지져지면서 "넌 방해물이야, 얼른 자살해!" 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든가, 학교에서 여러 학생에게 짓눌린 채 강제로 구정물을 마셨다든가, 장난삼아 반복해서 목을 졸렸다든가, 해부라면서 머리카락이나 옷을 칼로 너덜너덜하게 찢긴다든가, 두 다리가 묶인 채로 겨울의 더러운 학교 수영장에 처넣어졌다든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당신은 복수를 조금은 인정해줄 건가요?

미즈호는 당연히 데꿀멍하고. 소녀는 딱히 자기 이야기는 아니라며 단지 예시일 뿐이고, 자신이 그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건 벌을 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인간들이 주는 공포를 극복하고 하루라도 그 인간들이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들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다.

인형이 없으면 잠을 못 잔다는 사실을 힘들게 실토하는(?) 소녀에게, 미즈호는 자기 친구[7]는 인형에게 말을 거는 이상한 녀석이라며, 그거에 비하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위로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소녀도 신도와 똑같은 버릇이 있었고(…), 졸지에 이상한 사람 취급받은 것에 속이 상해서 삐친다. 긁어 부스럼인 셈.
여담으로 그 와중에 라이너스의 담요를 언급하며, 3일간의 행복의 쿠스노키에 이어 피너츠 마니아임을 인증했다. 인생을 공허하게 살았다는 녀석이 유치하게 이런 건 열심히 봤구나. 이런 데에만 동심이 살아있다.

그 후 미대생이 통화를 건다.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지만,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괴상한 이유. 목소리 좋아하냐는 물음에 목소리 좋다는 대답은 덤. 이때 여자애랑 재미 봤냐는 섹드립을 날리지만, 주인공 성격이 성격인지라 간단히 부정된다. 그 뒤 진짜 하고 싶었던 ‘그 애랑 같이 다니면서 네 눈빛이 변했다’는 말을 한 뒤 통화를 끊는다. 이때, 어떻게 바뀌었냐는 미즈호의 질문에 미대생은 대답을 회피했다.

베란다에 있던 미즈호는, 소녀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복수는 복수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거밖에 할 게 없기 때문에 하는 복수란 걸 깨닫는다.


4.5. 제5장: 소녀와 양재 가위[편집]


언니를 죽여버린 후, 다음 타깃은 자신을 괴롭혔던 동급생이었다. 둘이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으며 계획을 짜고, 그 와중에 미즈호는 "옷에 피가 묻으면 곤란하니 갈아입을 옷을 사두자며" 쇼핑을 하거나, 곰인형 뽑기 셔틀이 되는 등(...) 의외로 일상적인 잠깐을 보낸다.
이후 그 동급생은 퇴근할 때 소녀와 조우하는데, 자길 기억하냔 질문에 동급생은 처음에는 미심쩍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알아본다. 비웃듯이 소녀를 내려다보던 동급생은 비웃으며 아직 살아있었냐고 묻는데, 소녀의 대답은 "아뇨, 이미 죽었어요. 그리고, 당신도 길동무예요."

복수를 끝낸 소녀는 화장실에서 지금까지 먹었던 것들을 전부 토해내고,(미즈호의 짐작) 미즈호는 그런 소녀에게 고인을 가능한 한 최대한 모독하기 위해(...) 사건 현장 근처에서 오락을 즐기자고 권하고, 악취미가 맞아 떨어진 둘은 둘은 흉기를 그대로 소지한 채 볼링을 치고 그 동급생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다시 한 번 호화롭게 밥을 먹는다. 사건현장에서 도망치던 두 명은 집에서 5시간 거리인 터라 호텔 2인실에서 묵고 가기로 한다.

그곳에서 미즈호는 잠깐 소녀의 가위에 어떤 사연이 있을까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가위를 잠깐 빌려들고 소녀를 죽이는 상상(!!!)을 하며 소녀를 놀리다가, 소녀에게 재떨이로 미간을 얻어맞고 만다. 소녀는 가위를 뺏어들고 누워서 부들부들 떨며 그런 짓 다시는 하지 말라고 울먹인다. 소녀의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자극하고 만 것. 미즈호는 사과하고는, 잠시 후 마침 딱 적절한 타이밍에 전화를 걸어준 미대생과 통화를 한다.


4.6. 제6장: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편집]


다음 타겟은 스케이트장에서 장난으로 소녀를 고의로 넘어뜨리고 스케이트의 블레이드로 얼굴을 그었던 남학생. 하지만 사고로 인정되었기에, 별다른 처벌은 없었다고. 현재는 성인이 된 그 남학생이 살고 있던 마을에서는 할로윈 퍼레이드로 가장 행렬(단체로 분장하고 행진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어떤 가게의 친절한 주인 덕에 알게 된다.[8] 행진 예정일은 바로 그날 밤. 그 남학생의 집을 찾아간 두 명은 당황하게 된다.

여어, 아키즈키냐? 지금 여기에 네가 왔다는 것은. 역시 다음에 죽는 것은 나인가 보네?

(미즈호와 소녀가 서로를 쳐다본다.) 안심해. 저항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그 전에 잠시 아키즈키에게 할 이야기가 있어. 들렀다 가. 시간은 뺏지 않을 거니까.


소녀는 호기심 쪽에 손을 들어주고, 어차피 나중에 죽여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두 명을 방 안으로 들인 남자는, 스케이트 링크에서 소녀의 피범벅이 되고 증오 서린 표정을 본 순간 언젠간 네가 복수하러 온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왔으며, 이제 어떤 의미에선 편안하다고까지 한다. 뉴스에서 보도된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본 순간 너의 복수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눈치챘으며, 얌전히 죽어주는 대신 죽는 방법에 대한 주문이 있다고 말한다. 할 말은 그것뿐이냐는 소녀의 싸늘한 반응에, 남자는 이야기하기 전에 커피를 끓여주겠다고 하곤, 소녀에게 (살인마저도 함께 해 줄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뒀다고 말하며 커피를 끓여 내민다. 미즈호가 커피를 받아든 그 순간...

중학교 때부터 너를 노리고 있었어. 이야, 설마 이런 식으로 찬스가 찾아올 줄이야. 제 발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온 데다, 이쪽은 정당방위의 권리를 가지고 있어.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다는 건 이런 걸 보고 하는 소리지.

그 남자는 특수 경봉으로 미즈호의 머리를 후려치고 소녀에게 달려든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짠 함정이었던 것. 소녀와 미즈호는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남자는 소녀를 쓰려뜨려놓고는 미즈호를 경봉으로 두들패더니 소녀의 가위를 가지고 와서는 이런저런 말을 하며 미즈호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한 마디 자르려고 한다. 그러나 소녀의 날 가는 실력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지(…) 뼈까지 잘리지는 않았고, 미즈호는 고통을 참고 운이 좋게[9] 차키로 남자의 발등을 푹 찍는다. 남자가 고통스러워하며 물러나는 사이, 마운트 포지션을 잡은 미즈호는 다친 손 멀쩡한 손 안 가리고 일방적으로 남자를 두들겨 팬다. 남자가 저항하지 않게 되자 미즈호는 가위를 쥐기 위해 잠깐 물러나고, 그 순간 남자가 벌떡 일어나 미즈호를 걷어차고 경봉을 휘두르려 든다. 다행히 소녀의 가위 막타로 살인은 겨우겨우 성공한다.

간신히 3번째 살인을 끝냈지만, 옷이 피투성이가 된 데다가 차 열쇠까지 망가져 밖을 나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이 마을에 할로윈 퍼레이드가 열리는 것을 떠올리고, 둘은 그냥 그 옷에다가 칼질을 더 한 다음 그대로 돌아다닌다(…). 예상대로 사람들은 그냥 분장인 줄 알고 지나갔다. 책 속의 목차 일러스트가 이 부분에 해당한다. 치명적 유해물답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이곳에 올 때 만났던 사람을 보면서 하는 태연한 반응이 압권.[10]

그러고는 대열에서 은근슬쩍 빠져나가 원래 옷을 잃어버린 척 새 옷을 사고, 한밤중인 틈을 타 학교 안으로 몰래 들어가 식수대에서 피를 씻어낸다. 피부와 옷에 묻었던 건 어떻게든 할 수 있었지만 머리카락에 묻은 피는 곤란했기에, 소녀는 피가 묻은 머리카락을 그냥 썩둑 잘라버린다. 그러고는 대충 응급 처치를 하고 간신히 신칸센에 타 미즈호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때 서로 피곤했는지 어깨를 기댄 채로 자는데, 미즈호는 왠지 모를 익숙함을 느낀다.

집으로 돌아온 둘은 상처를 다시 한 번 대충 치료한다. 소녀는 자꾸 자신 위에 올라탄 그 남자의 모습이 떠올라 무서워서 잘 수가 없다며, 미즈호와 대화를 한다. 미즈호는 센스 없게(...) 술을 권하고, 둘은 서로 술을 마신다.[11] 채 몇 잔도 안 돼 술에 취한 소녀는 헤롱헤롱한 마인드로 이럴 때야말로 점수를 벌어야 한다며, 한 번 점수를 벌어보라고 미즈호를 놀린다. 처음에는 널 죽인 내가 그런 걸 했다간 비웃는 걸로밖에 안 보일 거라고 거부하던 미즈호도, 소녀가 한 번 사고에 대해 잊어줄테니 해보라고 하자 대담한 점수벌이를 시도한다.

미즈호는 무섭더라도 자신의 행동에 제지를 가하지 말라고 요청하고, 소녀는 그 요청에 응한다. 미즈호는 조용히 소녀에게 다가가 소녀의 무릎에 생긴 멍에 손을 얹고는...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라고 말한 뒤 손을 날려버리는 듯한 동작을 한다.
소녀는 허를 찔렸는지 그대로 빵 터진 뒤 웃음이 진정된 뒤에 자신의 아픔은 어디로 날아갔을지 물어본다. 미즈호는 널 괴롭게 했던 녀석들이 죽어있는 곳으로 날아갔을 것이라고 대답하고, 소녀는 좋아하며 자기 기억 속의 상처에게도 그렇게 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미즈호는 기꺼이 그렇게 해주고, 그걸로 만족 못하고 소녀의 미루기 된 모든 상처의 미루기를 해제해 같은 어루만지는 말을 해준다. 소녀는 진짜로 아픔이 날아가기라도 한 듯 편안해한다.
그리고 소녀는 예전에 거짓말을 한 것을 사과한다며, 이전에 자신이 좋아했거나 고마웠던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말은 사실 거짓말이고, 자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예전에 한 명 있었다고 말한다. 미즈호는 예전에라는 건 지금은 없다는 소리냐고 물어본다. 그런데 소녀는 그건 자기 탓이라고 얘기하고, 미즈호는 추궁하지만 더는 얘기해주지 않는다. 대신 소녀도 미즈호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손을 얹고는 같은 말을 해준다.


4.7. 제7장: 현명한 선택[편집]


시작은 미즈호의 꿈 이야기. 유원지에 있었는데, 이번에도 자기는 누군가와 손을 잡고 같이 있었고, 사람들이 자신과 옆의 사람을 놀라거나 이상하게 여기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꿈 속에서 본인은 '라도 묻었나?'라는 반응을 보이며 의아해한다.

세 번째 살인 대상에게 입었던 상처가 컸던 나머지, 둘은 서로 앓아 눕게 된다. 옆방의 미대생은 그런 미즈호의 응급 처치를 다시 해주고, 소녀의 엉망이 된[12] 머리를 다듬어주는 등 유용한(?) 도움을 많이 준다.

이때 미대생과 미즈호의 대화가 참 재미난데, 미대생은 며칠 간의 살인 사건의 범인이 둘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미즈호에게 대놓고(...) 너희냐고 물어본다. 미즈호는 당연히 부정하고[13], 미대생은 "그런가, 재미 없네." 라고 대답하고는(...) 만약 너희가 진짜 살인범이였다면 "나는 친구가 살인마가 되는 걸 방관할 수는 없다. 경찰에 알려야겠다고 말하며 파출소로 향하고, 나를 말리기 위해서는 죽이는 방법밖에 없다."
...는 상황설정으로 겸사겸사 자신도 죽여달라고 할 생각이었다며 농담따먹기를 한다.

응급처치가 끝난 후, 미대생이 머리를 다듬어주겠다며 소녀를 방으로 데리고 간 이후 미즈호는 편지를 쓴다. 편지의 마지막에 "애초에 당신을 만나러 가자는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이런 꼴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라고 쓰고는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 잠든다.

오후 6시경, 공복을 느껴 일어날 즈음 마침 소녀가 머리를 다 다듬고, 덤으로 화장까지 받아서(미루지 않은 멍이 보이지 않게끔) 돌아오고[14], 치킨 누들 수프에 물을 붓고 있는 미즈호에게 그런 건 자기가 할 테니까 누워 있으라며(!) 미즈호를 거실로 쫓아내고, 다 익은 걸 들고 와서는 미즈호에게 떠먹여준다(!!).

먹는 와중에도 둘은 복수 얘기를 하지만, 소녀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게 노골적으로 복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15] 그와 달리 살인에 별 거부 반응을 못 느끼는 주인공이 압권.

대충 잠을 자고, 다음 날이 되자 소녀는 대놓고 꾀병을 부리며 복수를 미루고, 혼자 있고 싶다며 미즈호에게 6시간(?!) 정도 밖에 있다 와달라고 부탁한다. 밖에서 정처 없이 떠돌다 조금 일찍 돌아온 미즈호는 아직도 아무것도 안 먹은 소녀에게 치킨 누들 수프를 떠먹여준다. 나갔다 들어오면서 싸들고 온 전자 피아노를 같이 왼손 오른손으로 나눠 연탄곡을 연주하기도 하는 등, 미즈호는 소녀가 복수를 단념하고 여생을 보낼 방법을 강구한다.

그리고 그날 밤, 미즈호는 자신이 지금까지 느끼고 있던 위화감에 대한 꿈을 꾼다. 신도는 자신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하는 미즈호를 한심하다는 듯, 딱 한 번만 말한다고 말하곤 충고한다.

"네가 느끼는 '열'은, 정말로 그 여자만이 발하고 있던 거냐?"


그 위화감의 정체는 처음부터 피를 뒤집어쓴 소녀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 것의 연장선인, 복수하는 소녀를 향한 감동과 사랑이었다.

잠에서 깨어나기 무섭게 미즈호는 언제 그랬냐는 듯(...) 소녀에게 복수를 재촉하고, 본인도 '어라 나 이렇게 말할 생각이었나'하고 놀라며(...) "복수하는 너는 정말로 아름답다."며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다. 당연히 소녀는 당혹해하며 거부반응을 보이지만, 소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멍 때리고 있는 미즈호에게 "왜 그래요? 복수하는 아름다운 저를 좋아하는 거였잖아요?"라고 말하며 다시 피 튀기는 복수를 재개한다.


4.8. 제8장: 그녀의 복수[편집]


이후 둘은 처음 3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을 죽였다.

네 번째 살해 대상으로 전 담임이었던 암 투병 중이던 60대 남자를 죽인 뒤, 소녀가 갈 데까지 가보잔 말을 꺼내서 13명이 새로이 복수 대상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미즈호 말로는 점점 실력이 생겨서 아쉽게도 소녀의 옷에 피가 튀기는 일은 없게 되었다고. 그런데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도 소녀의 미루기는 풀리지 않았다. 미즈호는 단순히 (아직 다 안 죽였는데) 여기서 죽기 싫다는 의지가 강해져서 효력이 강해진 거라고 생각했다.[스포일러3]
참고로 중간에 경찰한테 잡히거나 희생자가 도망치거나 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소녀의 미루기로 다 해결했다고 한다. 진정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멍청하게 숲으로 도망친 17번째 대상을 살해한 뒤, 신나서 빙글빙글 도는 소녀를 보며 미즈호는 자신이 저지른 일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일은 소녀를 도와 연쇄 살인을 한 게 아니라 자기가 실수로 교통사고를 낸 일이다(…). 미즈호 앞에서 정줄 놓고 기뻐하던 소녀는 곧 정신 차리고 부끄러워한다. 이거 뭔가 무서운데.
이제 마지막으로 미즈호가 살해당할 차례. 마지막 날을 기념해 간 식당에서, 소녀는 본인이 노안인 걸 이용해 대놓고 술을 마시면서 날이 바뀌면 그 때가 끝이라고 설명해준다.

비가 오는 밤중, 잠이 깬 미즈호 위에는 가위를 쥔 소녀가 있었다. 날이 바뀌었을 때가 말 그대로 자정이 지났을 때였나 생각하며 미즈호는 이제 끝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소녀는 마지막 확인을 시작한다.

이런 상처투성이 몸인 저를, 당신은 '아름답다'고 말해주었어요. 어디까지가 본심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주 기뻤어요. 미안해요.


소녀가 자기를 죽이지 않고 어딘가로 가버리자, 미즈호는 소녀가 자기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본인이 직접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그녀가 두고 간 가위를 줍는다. 바로 목을 찌르려다, 마음에 드는 BGM을 깔기로 하고(…) CD를 튼다.
그런데 음악에 심취해버려서 그대로 몇 곡이 지나가고, 이러다간 다음 앨범 때 죽자고 자연스럽게 미루게 될 걸 걱정한 미즈호는 가위를 잡고 바로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때 미대생이 기습적으로 방에 들어오고, 자살을 방해받을까 봐 가위를 멀리 던져버리고 재빨리 태연한 척을 힌다. 미대생은 담배를 끈 뒤 할 말을 시작한다.

내가 너의 좋은 친구였다면 지금 당장 그 애를 쫓아가라고 말하겠지. 그러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라면서 말이야. 하지만 나는 교활한 여자니까 그런 소린 하지 않아.


평소처럼 CD를 바꾸러 온 거라 생각한 미즈호였지만, 웬일로 미대생은 갑자기 남쪽 자기 고향의 눈 얘기를 시작한다. 자기 고향에선 눈이 내리면 다음날 녹았는데, 여기로 이사온 후에 눈이 쌓여서 녹지 않는 걸 보고 신기해했고, 쌓인 눈에 대해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16] 그래도 좋았다는 얘기를 하다가, 미즈호에게 그래도 죽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단 뉘앙스의 말을 한다.

사에구사. 사에구사 시오리. 제대로 이름을 말하는 건 처음이지, 유가미 미즈호 군? 나는 그런 무책임한 관계를 좋아했어.

네가 없어지면 쓸쓸해지겠지.


그리고 미즈호는 감사 인사 후 소녀를 찾아나선다.

미즈호가 모아본 그동안의 단서, 그러니까 복선을 나열하자면 이렇다.
  • 소녀를 찾기 위해 열차에 타려고 차표를 살 때, 지갑 속 카드들의 순서가 바뀌어 있었다. 소녀가 건드린 것은 확실한데, 현금은 물론이고 카드들도 그대로였다. 미즈호의 생각이 맞다면, 소녀는 그의 소지품에 포함된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게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지갑을 조사한 것이다.[17]
  • 떠나갈 때 “미안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는데, 다른 것은 다 설명해줘 놓고 무엇이 미안한지는 설명해 주지 않았다. 무엇에 대한 사죄였을까?
  • 나흘 전, 소녀가 샤워하는 동안 키리코에게 쓸 ‘보낼 수 없는 편지’를 마저 쓰려고 서랍을 열었는데, 그동안의 편지지들이 전부 사라졌다. 그때는 그냥 신경 쓰지 않았지만, (미즈호의 말을 따르자면) 소녀가 읽어보고 가져간 건 틀림없다. 그리고 그 후로 미즈호는 그 편지지를 보지 못했는데, 그의 방은 물건이 거의 없어서 뭘 잃어버릴 수가 없다. 따라서 소녀가 그걸 어디다 감추거나 버리거나 하지 않았다면, 그 편지지들을 계속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녀는 왜 편지를 그대로 가져갔을까?
답은 하나. 그녀가 그 편지의 수신인이기 때문이다. 즉, 소녀의 정체는…

그리고 그녀에겐 뭔가 이상한 점들이 있었다.
  • 자기 성씨인 아키즈키를 싫어하고 있다.
  • 소녀의 복수 대상인 동급생 중에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혼재되어 있다. 복학을 몇 년씩이나 한 게 아닌 이상에야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같이 동급생으로 두고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 미즈호가 음주 운전을 하다 소녀를 친 그날, 비가 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인적도 없는 곳을 우산도 쓰지 않고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것은 간단한 퍼즐이었다. 내 기억은, 왜곡되어 있었다.


미즈호는 자신이 자살하려는 타이밍에 들어온 사에구사에게 감사하며, 소녀가 있을 그 장소로 찾아간다. 우산살이 부러질 정도로 거센 빗속을 걸아가며 도착한 그곳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소녀는 침수된 공원 일대의 나무 벤치에 앉아 있었다. 뒤로 가서 눈을 가리는 분위기에 안 어올리는 장난을 친 뒤, 태클을 먹은 미즈호가 그때 생각이 난다며 그때의 일을 말하기 시작한다.
사고가 일어났던 그날 벤치에서 비를 맞으며 누군가를 기다렸던 일, 과거 초등학교 때 전학을 갔던 일, 히즈미 키리코라는 여자애와 펜팔을 한 일, 편지 교환이 점차 인생의 낙이 된 일, 5년 후 직접 만나잔 내용의 편지를 받은 일.

……하지만 당신그 애를 만나러 가지 않았죠. 그렇죠?

그리고 비참한 인생을 감추기 위해 편지에 거짓말을 쓴 일, 거짓말이 들킬까 봐 그녀를 만나지 않을 일, 편지가 끊긴 뒤 혼자 보내지 않을 편지를 계속 써간 일을. 그때 소녀가 가방에서 그가 적은 편지를 꺼내서 내민다. 역시 편지를 가져간 자는 그녀.

말을 끝마친 뒤, 미즈호는 자기 이야기는 여기까지라며 소녀에게 다음은 네 차례라고 말한다. 소녀는 잠시 미끄럼틀을 바라보더니, 자기 생각이라며 그날 키리코가 공원에 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녀와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형태로 재회를 했다. 게다가 서로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로.

마지막으로 미즈호는 한 가지 알 수 없는 게 있다며, 그녀가 말한 ‘마주할 낯이 없었다’의 의미를 묻는다. 키리코[18]는 그걸 설명하기엔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며 일어선다. 그리고 뒤따라오는 미즈호와 함께, 그의 제안대로 자취방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둘이 찾아간 곳은 유원지. 관람차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키리코의 미루기가 점점 풀리기 시작하면서 유원지 주변이 어두워지고, 사람들도 사라진다.
둘이 탄 관람차가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미즈호의 기억이 돌아온다.

4.9. 제9장: 그곳에 사랑이 있기를[편집]


제9장의 화자는 히즈미 키리코.

나는 점점 마멸되어 간다.


앞서 말했듯이, 소녀의 정체가 키리코이기 때문에 그녀의 과거도 많이 암울한 편이다. 처음에는 맞고 맞고 맞는 연속. 양언니가 키리코에게 독한 술을 억지로 먹이고, 토하면 전기 충격기로 목을 지진다. 이때 언급을 보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할 만큼 들이부은 듯.

중반부터, 이 이야기의 모든 것이 밝혀진다. 키리코가 그동안 편지에 쓴 과거와 소녀의 과거가 다른 이유는 미즈호가 그랬던 것처럼 키리코도 편지에 거짓말을 적어서 보냈기 때문이며, 소녀의 성씨와 미즈호가 알던 키리코의 성씨가 서로 다른 것은 그 사이에 키리코의 어머니가 재혼을 했기 때문. 이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인생이 시궁창만도 못하게 되었으며, 본인은 아예 자신의 인생을 호기심 때문에 계속 잡고 있는 게임 취급한다. 언제든 컨트롤러를 놓고 전원을 끌 수 있다고. 그러다가 양아버지가 미즈호의 편지를 중간에 가로채서 버리기 시작하자, 5년 전의 그 약속을 잡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되던 이야기와는 다르게 약속 장소에 미즈호가 간다. 이 와중에도 서로 엇갈릴 뻔하다가 정말 아슬아슬하게 만난 건 덤.

그리고 그 둘은 재회하여 서로 데이트[19]나 작은 여행, 그리고 묘지 앞에서 키스까지 한다. 그 와중에도 키리코는 맞거나 이지메를 당하지만, 굳이 표현해보자면 모두가 그녀를 불행하게 만드나 미즈호 덕분에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나날을 보낸다. 중간중간 폭력 장면에 지금까지의 자상이나 화상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때 미즈호를 만날 때를 위해서 얼굴만은 상처가 별로 생기지 않게 하려고 했다고.

그러던 어느 날[20], 키리코의 아버지가 키리코의 어머니를 죽인다. 그녀는 4시간 동안 폭행을 당하다가 겨우 탈출하지만, 그 뒤에 미즈호와 합류한다.[21] 그 후, 사정을 모두 들은 미즈호가 그녀의 아버지를 죽인다. 키리코는 이를 보고 미즈호에게 죽일 대상이 틀렸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몇 시간 동안 도망친 후[22] 겨우 도착한 곳은 유원지. 그곳에서 미즈호와 키리코는 관람차를 타자(미즈호) vs 제트 코스터를 타자(키리코)를 주제로 옥신각신하고(...) 결국 미즈호의 양보로 제트 코스터를 탄다. 그러나 그 직후, 미즈호는 사고로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지만, 아마 부유감을 느꼈다는 것을 봤을 때 제트코스터가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자 키리코는 자신을 책망하며, 처음부터 그와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자신 때문에 그가 불행해졌다며 자기는 역신이라고 저주하고 몇 개월 전 재회하는 부분까지의 대규모의 미루기[23]를 시작한다. 미즈호 군이 와주었다는 부분만 지워서 재회를 못하게 해버린 것. 그리고 그 동안의 자기 기억을 미루기로 봉인해버린다. 하지만 그 사실만은 알고 있는 걸 보면 차마 그것까진 못 지운 듯. (미즈호와의 추억은 기억에 없지만, 자신이 지운 기억이 어떤 기억인지는 알고 있다. 그 경험만을 직접 떠올리지 못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 괜찮을 것이다. 미즈호 군이라면 내가 없어도 평범하게 친구를 만들고, 평범하게 연인을 만들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 그가 해주었던 말을. 그가 해주었던 일을. 그의 손에서 느낀 온기를. 그가 주었던 추억을. 내가 마음에 그리는 것만으로도 불행이 전염될 수 있으니까.


그 뒤로, 나이를 먹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내년이 되어도 그 때의 고등학교 2학년으로 있었다고. 소원을 빌지도 않았는데 왜 나이를 먹는 일이 미뤄지고 있는가에 대해, 무의식중에 있던 "그가 사랑해주던 모습으로나마 남아있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하고, 기억이 돌아온 키리코는 추측했다.

그 다음부터는, 원래 이야기의 진행대로 아무 이상 없이 살아가다가 5년 후 그의 편지[24]를 받고, 자신을 기억해주었다는 것에 기뻐하는 동시에 자신이 미즈호를 만날 낯이 있나를 고민하다가 결국 약속 시간인 7시가 지나 약속 장소로 향했으나, 그날 날씨가 좋기 않았기에 늦게 도착했고, 약속 장소에 도달했을 때에는 12시를 넘겨서 이미 아무도 없었다. 아무 것도 제대로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며 쓸쓸하게 돌아가던 도중, 그녀는 미즈호가 운전하고 있던 자동차에 치어버린다.
즉, 미즈호가 차로 친 것은, 5년 전 고등학교 2학년의 모습을 하고 있던 키리코였던 것.


4.10. 제10장: 편히 쉬세요[편집]


미즈호: 어째서 키리코는 자신의 죽음은 한 달도 미룰 수 없는데, 그 이외의 죽음은 5년이나 미룰 수 있었던 거야?
키리코: 반대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저는 자신의 죽음만큼은 5년간이나 미룰 수 없었던 거예요.

미즈호는 어떻게 자신이 미즈호라는 것을 알아봤냐고 물어보고, 키리코는 세 번째 살인 대상인 남자를 죽인 후 신칸센에서 기대었을 때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들었으며, 그것이 계기였다고 말한다. 키리코의 미루기가 풀려버리면서 기억이 돌아온 미즈호는, 자신의 죽음을 미루고 있는 키리코의 마법이 풀릴 때까지 놀이공원에서 미루기가 풀려 스물두 살이 된 키리코와 함께 있다가, 미루기가 완전히 풀리는 순간을 기다려면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키리코가 자신의 죽음을 더 이상 미루지 못해서 죽으면, 마법이 전부 풀려서 우선 미즈호와 만나지 않았다라고 한 것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미즈호는 과거에 죽은 사람이 되고 키리코만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키리코는 자기는 미즈호가 죽으면 따라 죽을 거라 선언했고, 미즈호도 그걸 반대하지 않았다. 참고로 이때 미즈호는 본심을 숨기고 자기가 죽은 뒤에는 자기만의 인생을 살라고 말하다가 키리코한테 바로 들키고 거짓말 치지 말라는 태클을 먹는다. 미즈호는 자신이 죽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한 여자아이에게만큼은 구원이자 마음의 안식처였음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혼이 가치 있게 불타올랐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때,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미즈호는 마지막에 이걸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서로 서로가 서로를 만난 것을 후회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마지막으로 키스를 한다.[25] 이윽고 유원지는 폐허가 된 모습으로 바뀌면서 모든 불이 꺼진다. (원래의 미래에선 미즈호의 사고 때문에 망한 상태.)

미즈호는 마지막으로, 자신은 이 세상이 너무나도 싫지만, 키리코와 함께 했던 자그마한 행복들을 떠올릴 수 있는 한 태어난 것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키리코가 마지막 힘을 짜내서 보여준 것일지도 모를 회전목마에서 어린 미즈호와 키리코가 함께 놀고 있는 (모든 불행했던 일이 '미루기'된 것일지도 모를)행복한 환상을 본다. 이윽고 그 환상마저 성냥불처럼 덧없이 사라지고, 미즈호는 서서히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점점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 미즈호는 키리코의 머리에 손을 얹고, 마지막의 마지막 말을 남기며[26] 잠에 든다.

痛いの痛いの、飛んでけー。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5. 이야깃거리[편집]



5.1. 전개 관련[편집]


직후, 차체에 강한 충격이 있었다.

그런데 차체에 충격은 없었다.

2장에 취소선을 이용한 서술 번복이 있다. 키리코의 미루기 발동을 묘사한 듯.

5장에서 미즈호가 키리코에게 양재 가위를 받아들고 사악한 살인마의 미소를 짓다가 키리코에게 재떨이로 미간을 맞는데, 9장에서 그가 예전에 키리코에게 “나에게 뭔가 이상한 일을 당할 것 같으면 미간에 한 방, 아주 힘껏 한 방 먹이면 돼. 나 같은 겁쟁이는 그것으로 바로 제정신으로 돌아올 테니까.”라고 말했던 걸 보면 미즈호의 말에 따라 미간을 노렸을지도 모른다. 키리코는 죽기 사흘 전까지 미즈호가 자신이 사랑했던 그 미즈호인지 몰랐다. 단순히 미즈호가 예전의 그 미즈호 처럼 겁쟁이처럼 보여서 그런 것일 수 도 있다.

평소에 키리코는 학대를 버티기 위해 도서관에서 자주 자는데, 잠드는 방법이 사이다 하우스를 읽는 것이다. 얼마나 재미없게 느끼길래…….

키리코는 미즈호가 전학 가기 전날엔 반말을 쓰다가[27], 그 후 재회했을 때부터 쭉 존댓말을 쓴다. 5년의 미루기로 운명이 바뀐 세계에서 만났을 땐 처음에 서로가 서로인 걸 눈치채지 못했으니 그렇다 쳐도, 나중에 미즈호인 걸 알았을 때도 말투를 바꾸지 않았다. 아마 내성적인 성격이라 오래 못 만나자 어색해졌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다. 9장에서 ‘내가 그토록 숭배하던’이란 묘사가 있는데, 그 심리의 영향일 수도 있다. 편지 교환을 지속하면서, 미즈호와의 편지 교환을 빼면 살 이유가 없을 정도로 시궁창 인생을 살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감정이 절대적인 사랑이 된 것의 영향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와는 별개로, 자신의 정체가 들키지 않았을 땐 미즈호를 자기 맘대로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어차피 '이어폰 나눠 끼기' 같은 훈훈한 거밖에 없긴 하지만. 그러면서 속으로 죄책감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평소 친구한테 시켜보고 싶었던 게 고작 이런 거라는 점에서 키리코에게 안쓰러움을 느낄 수 있다.

키리코가 살인 도구로 굳이 양재 가위를 사용하게 된 경위는 마지막까지 나오지 않는다. 단간론파를 너무 감명깊게 플레이한 게 아닐까 제목도 그렇고 근데 그거랑 처럼 가위로 사람 족치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진실은 저 너머에…….

미대생은 미즈호가 양재 가위로 자살하기 전에 들어와서 소녀를 뒤쫓으라는 듯한 말을 하는데, 제대로 밝힌 적 없는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며 미즈호가 없어지면 쓸쓸할 것 같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미즈호가 곧 죽을 것을 예감했을지도 모른다.

키리코를 제외하면 미루기가 걸리거나 풀릴 때 그 이전 기억을 잊게 되는데, 작중 미즈호는 5년 동안의 기억 봉인을 제외하면 기억을 잃지 않았다.[28]

후기에 따르면, 작가는 '어두운 함정'에 빠졌다가 겨우 기어나온 경험이 있는 듯하다. 그 이후로 작가는 '함정에 덮개를 씌운 이야기'가 아니라 '함정 속에서 행복하게 있는 사람'이 그려진 이야기를 좋아하게 되었다는데, 지금의 그[29]에겐 어둡고 깊고 좁고 추운 함정 속에서 진짜로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이상의 위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한다.

작가는 후기에서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를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함정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지만, 마냥 어두운 이야기 대신 기운이 나는 이야기로 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슬프다면 슬픈 결말이지만, 이야기 속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따스함을 곱씹어보면 마냥 슬프고 우울하게만 느껴지진 않을지 모른다.

작중 주인공이 듣는 음악으로 폴 매카트니의 앨범 하나[30]가 언급되는데 이 앨범의 수록곡 중 하나인 'This Never Happened Before'의 가사와 매칭이 참 잘 된다. 마지막 챕터에서 들으면서 읽을 것을 권한다.

5.2. 제목 관련[편집]


현정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 책의 원서 사진을 올려놓고 제목을 어떻게 번역해야 하냐고 올렸는데, 다들 엄마 손은 약손이라고 대답했다(…).


6.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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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자를 쓰지 않고 히라가나로만 적혀 있다. 그리고 저 말은 아이들이 아파할 때 엄마가 아이에게 아프지 말라고 해주는 일종의 숙어이며, 우리말로는 엄마 손은 약손과 비슷한 용례다.[2] 공식 번역은 아니지만, 해외권에서 통용되는 번역. 음차 표기는 Itai no Itai no Tonde Yuke이다.[스포일러] 히즈미 키리코이다. 미즈호와 동갑이었지만 미즈호가 제트코스터에서 죽은 뒤 미즈호를 자신과 만나기 전으로 돌려보내는 '미루기'를 시전하며 자신은 미즈호가 좋아했던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에 자신의 나이 먹는 것도 미루기를 한 것이다. 그래서 여자가 아닌 소녀로 표현된다[3] 마지막에 미즈호와 작별인사를 하며 이름이 "사에구사 시오리"라는 걸 말해준다.[4] 이때 미즈호가 연하장 쓴 거 말고는 그런 거 안 해봤다고 하니까, 자기도 안 써봤으니 노력해보자고 답변했다.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던 거다.[5] 한자는 기울 왜. 왜곡 할 때 그 왜다. 단독으로는 외라고도 읽는데, 왼손의 어원이다. 그리고 이 단어의 뜻은 ‘비뚤어짐’, ‘일그러짐’, ‘바르지 못함’. 일종의 DQN 네임?[6] 4장에서 미대생이 양언니를 살해하고 돌아온 두 명에게 건넨 질문. 3장에서 미즈호는 소녀에게 연락처를 주고 돌아와서는 미대생에게 자신이 사람을 치어 죽여서, 속죄를 해야 한다는 것을 털어놓은 상태였다.[7] 정황상 신도로 추정된다. 왜냐면 미즈호가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키리코, 신도, 그리고 이웃집 미대생뿐이기 때문.[8] 참고로, 이 가게 주인, 미즈호와 소녀를 보고 귀한 집 아가씨와 수행인 관계라고 생각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말이라는 게 더 우습다.[9] 남자는 평범하게 미즈호를 오른손잡이라고 생각하고 오른손을 노렸으나, 미즈호는 왼손잡이다.[10] 아까 용기가 없어서 아직까지 퍼레이드에 참가하지 못했다던 그 가게 주인을 대열에서 만나서 태연하게 얘기하고는, 미즈호가 악수를 한다. 그것도 상처입은 새끼손가락이 붙어 있는 오른손으로.[11] 참고로, 소녀는 17살이다...[12] 피가 묻고 굳어버려 어쩔 수 없이 잘라버렸다.[13] 이때 미대생이 범인이 너희냐고 물어보기 전에 상처를 입은 경위를 설명하는데. 내용이 참으로 가관이다. 오른손 약지가 칼 같은 걸로 뼈만 빼고 다 잘려나가고, 온 몸이 봉으로 두들겨 맞은 상처를 입었으면서 계단에서 넘어져서 이렇게 됐다고 말한다.... 미대생의 반응은 당연히 "어이구 그러세요? ㅎㅎ" 도리어 얘네 수상하다는 확신만 준 꼴이 됐다. 악영향은 없었지만.[14] 장발에서 단발이 되었다. 머리를 다듬기 전 후를 비교하고 싶으면 각각 속표지와 겉표지를 보면 된다.[15] "저는 역시 이런 일에는 안 맞나요?", "솔직히 말하면, 다음 복수도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세 명이나 죽였기 때문에 이제 한계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 그러는 것이 현명하겠죠. 당신이 말하는 대로, 복수 같은 건 무의미하니까요."[스포일러3] 할로윈 때 이후로 주인공이 유가미 미즈호인 걸 뒤늦게 알아차리고, 자신이 죽을 때가 되면 패러독스로 미즈호가 죽고 자기가 살게 된다는 걸 알게 되어서 의지가 강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살해 목표를 늘린 것도, 자기 만족도 있지만 마지막 대상인 미즈호가 최대한 늦게 살해되기 위한 방법으로 추정. 키리코는 자기를 그리 소중히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유예기간을 미룰 동기는 미즈호밖에 없다.[16] 가벼워 보이지만 쌓이면 매우 무겁다는 것과, 배기 가스를 뒤집어쓰면 거무튀튀한 돌 색갈이 되는 걸 보고 충격 먹었다고. 의외로 이런 면에서 순수하다.[17] 여담으로 이는 그녀가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일부러 흔적을 그대로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18] 이때부터 작중에서 소녀가 아니라 키리코라고 서술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후로도 계속 존댓말을 바꾸지 않는다.[19] 처음에는 미즈호가 그동안 거짓말한 걸 고백하고, 다음번 마주쳤을 때 키리코는 자신이 이지메를 당하고 있단 걸 들킨다. 이지메를 당한 뒤 울고 있다가 들켰을 때 충격받는 키리코의 심리가 인상적.[20] 날짜상으로는 12월 중순의 어느 날로부터 4일 뒤라고 되어 있다.[21] 기어서 도망치다 문 앞에서 어깨를 붙잡혔는데, 키리코는 그 어깨를 붙잡은 손의 주인이 미즈호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안심한 나머지 기절할 뻔했다고 표현했다.[22] 딱히 쫓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냥 들킬까 봐 도망간 것. 애초에 키리코의 양부가 누굴 만나는 것도 아니고...[23] 본편 시점에서는 5년 전. 5년 몇 개월 전의 일을 5년 넘게 미루기를 시전하고 있는 거다.[24] 미즈호가 만나자고 희망한 것.[25] 어릴 적 둘이 편지교환을 할 때, 연인의 사랑이란 것은 세상 사람들이 지어낸 자상한 거짓말이 아닐까 하는 내용의 편지를 주고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 순간 그 둘은 그것을 떠올리고 "'그것'은 정말로 실존했었군요." 라고 웃으며 대화를 나눈다.[26] 미즈호는 보통 사람 몇 배의 고통으로 점철된 인생을 보내온 키리코를 향해 남기기에 어울리는 것은, 역시 그 바보 같은 위로의 말일 것이다라고 독백한다.[27] 이때도 존칭을 생략하진 않았다. 반면 미즈호는 키리코를 계속 이름으로만 부른다. 일본의 문화상 엄청 가까운 사람이거나 어릴 때부터 친했던 사이일 때만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서, 키리코는 미즈호에게 이름을 불릴 때마다 긴장하는 듯하다. 뭐, 미즈호에게 있어서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 그냥 이름으로 부르던 게 익숙해진 거겠지만. 소꿉친구 플래그![28] 아마 미즈호가 죽음을 잠시 미룬 상태인 키리코의 복수를 도와주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보통 미루기를 사용하는 상황엔 이전의 기억이 남는 게 곤란하지만, 이 경우엔 오히려 미즈호의 기억이 사라지는 쪽이 곤란하다.[29] 다음에 두 번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함정에 빠진다면 어떡해야 좋을까 고민했던 작가.[30] CHAOS AND CREATION IN THE BACKY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