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스카르 이상으로 이네스가 이전 생에서부터 계속 불행하게 산 만악의 근원이자 이 소설 최고의 광녀. 이네스를 싫어하는 이유는 오스카르의 사랑을 받는다는 게 제일 크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완벽한 혈통, 살아있는 부모 등, 자신에게 없는 것을 모두 가졌다고
열폭 질투했기 때문이다. 본래 0번째 삶에서는 흔한 난봉꾼 수준이었던 오스카르가 첫번째 삶에서 완전히 정신이 나간 것도 알리시아와 단테 이하르
[1] 첫번째 삶에서 알리시아와 단테는 부부 사이이다.
가 지속적으로 약물에 중독시켰기 때문이다. 올가 발레스테나는 이네스에게
임신에 도움이 된다는 약을 지속적으로 보내왔는데, 일부 성분이 알리시아로 인해 유통 과정에서 '파노테'라는 여성의 태를 망가뜨려
석녀로 만들며 다량 복용 시에는 결국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약초로 바꿔치기 돼 있었다. 또한 일부 고용인들도 매수돼 있었다. 파노테는 수도 멘도사에서 시중의 판매는 커녕 좀처럼 구경하는 것조차 힘든 약초였지만, 바르카 가문의 영지인 살타에는 널리고 널린 약초였기 때문에 알리시아가 쉽게 수급할 수 있었던 것. 이는 이네스 뿐만이 아니라 시중의 약에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이네스가 기억하지 못하는 0번째 생에서 이네스가 낳은 두 아이의 연이은 요절과 그녀마저 병사하게 된 원인이었으며, 첫번째 생에서 오스카르의 황태자비가 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유산하게 된 것도 파노테가 원인이었다. 0번째 생에서는 이 사실을 시체 꼴이 된 이네스에게 조롱하듯 다 털어놓았다가 진실을 알게 된 올가 발레스테나에게 찔려 죽었다. 세번째 생에서도 역시 오스카르를 중독시켜 이지를 흐리게 만들고 이네스에게 파노테를 먹이려는 것도 모자라 황태자와 붙어먹은 부정한 여인으로 만드려 시도한다. 알리시아의 지나친 광기로 위기감을 느낀 단테 이하르의 배신으로, 늦기 전에 발각되면서 이네스는 카셀과의
쌍둥이 남매를 유산당하지 않고 무사히 지킬 수 있게 된다. 이후 모든 사실을 알고 끔찍하게 아끼는 친정인 에스칼란테의 후사를 건드린 걸로도 모자라 친아들 오스카르를 망가뜨렸다는 것에 분노한 카예타나 황후에 의해,
강제로 파노테를 다량으로 먹어 0번째 생의 이네스처럼 산송장이 되고 카예타나에게 지속적으로 고문받는 고깃덩이가 되어 차라리 죽여달라고 비는 신세가 된다.[2] 엄청난 양의 파노테에 중독되어 고통스러워하는 건 물론 혀를 깨물고 자살을 시도해서 분노한 카예타나에 의해 혀를 깨물 수 있는 치아까지 다 뽑혀나갔으며 양손과 다리도 전부 부러졌고 손톱까지 죄다 뽑혀버리고 나중엔 목줄까지 매여진다. 결국 천하의 알리시아마저 계속되는 고문으로 목숨만 부지한 채 짐승만도 못한 꼴이 되자 카셀에게까지 자신을 죽여달라고 비는 신세가 된다.
게다가 숙부인 바르카 후작도 라스 산티아고 정벌에서 같은 해군인 카셀을 청부살인하고 그의 공까지 강탈했다는 것이 전부 드러나면서 살아돌아온 카셀에게 즉결 처형되고 사후 이등병으로 강등되는 걸로도 모자라, 바르카 후작가가 민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에스칼란테 공작가를 해치려했다고 분노한 폭도들에 의해 사촌도 살해당하고 남은 가족들마저 카예타나의 보복으로 인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바르카 후작가로서 모든 권리를 포기하면서 친정까지 몰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