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나스 카르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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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ace Karkasy

이그나스 카르카시는 대성전 시기의 리멤브란서로 직업은 시인이었다. 워마스터 호루스의 기함에 타고서 그가 이끄는 63차 대성전에 종군하다 반역이라는 역사의 분수령 가운데서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끝에 죽음을 맞았다.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 장편 1권 Horus rising, 2권 False Gods에 등장한다.

모니발로 승격된 10중대장 가비엘 로켄은 전속 전기작가(Documentarist) 마르세디 올리톤이 어느 날 어렵게 꺼낸 부탁을 받는다. 로켄은 올리톤을 괜찮게 보아서 내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친구가 불경죄로 처벌받고 테라로 환송될 것 같으니 부탁하건대 부디 로켄이 아스타르테스의 초법적 권한으로 적절히 개입해서 신원보증을 해 준다면 감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그나스 카르카시는 답답했다. 63-19의 수도성이 제국의 손에 떨어지고 이제야 지상에 접촉할 수 있었건만은 활동가능구역은 리멤브란서들에게 여전히 협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그는 행동구역을 이탈해서 현지 골목 구석구석을 돌다가 바디 랭귀지로 술을 사먹기도 하고 온갖 창작의 영감을 고취하겠다며 일탈을 즐긴다. 술에 취해 굽이치는 골목을 돌다가 카르카시가 들어간 장소는 어느 종교 건축물이었는데, 제국인다운 무신론자였던 카르카시는 종교적 의미와는 별도로 그 건축물이 가진 테라와의 문화적 공통점에 반해 한참을 감상하면서 거기에 취해 있었다.

감탄이 경악으로 바뀐건 머지 않은 뒤였다. 갑자기 인류제국군이 어느 샌가 들이닥쳐서 화염방사기로 건물에 불을 지르고 파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면서 따져 물었지만 "명령이다"는 대답만 돌아오자 술김에 카르카시는 이제 경악이 아니라 분노를 터뜨리면서 "점령지 문화를 말살하고 제국의 것으로 새로 세우겠단들 그 제국도 영원할거 같으냐. 인류제국도 언젠간 망한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 영원한건 없다." 고 일갈한다. 그 말은 도리어 군인들까지 분노하게 만들고 카르카시는 흠씬 쥐어 터진 뒤에 고발당했던 것이다.

일련의 이러한 사정을 로켄에게 밝하면서 카르카시는 로켄에게 "나는 제국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국도 언젠간 제국이 정복한 별들처럼 멸망하리라고 말했다." 고 진짜 무슨 배짱인지 모를 말을 하지만, 로켄은 임페리얼 피스트의 지기스문트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1] 그리고 결정을 내린다. "너와 비슷한 말을 하는 스페이스 마린이 있었지만 그는 처벌받지 않았다. 너도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 이렇게 로켄은 카르카시의 후견인이 돼주기로 하고, 그 전제조건으로 아스타르테스의 맹약을 통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진실만을 말할것을 약속하고 무슨 창작활동을 하든지간 그것을 공개하기 전에 자신에게 검사를 받을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카르카시는 로켄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63차 원정대는 인터렉스 정벌 이전까지 잘 나간다 하였다. 하지만 그 전후로 하여 호루스는 이상해진다. 권력욕과 명예욕, 현시욕을 수시로 드러냈다. 그렇게 스스로의 욕망에 명철을 잃어가던 호루스가 로켄의 만류도 뿌리치고 직접 다빈의 달에 가서 생사기로에 서게 된건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신황제의 장자로서 반신이라 불리는 호루스가 목숨의 위기에 처했던 그 사건의 과정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이야기가 있다. 쓰러진 호루스를 기함으로 응급이송할 때 호루스를 들것에 실은 모니발들은 워마스터가 쓰러졌단 소식에 구름처럼 운집한 함내의 시민들을 여럿 쳐죽이고 밟아죽이고 아포세카리온으로 질주한 것이다. 반신이, 그것도 일인지하의 워마스터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리멤브란서들, 시민들, 군인들에게 이 일은 금방 묻혔고 선 오브 호루스의 스페이스 마린들은 일어난 줄도 몰랐고 알아도 신경도 쓰지 않았으며 스페이스 마린이 제국민을 부당하게 죽였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사태인식을 한 소수의 아스타르테스도 불가항력적 상황의 부득이한 일이었으니 관련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서 입장은 여럿으로 갈린다. 63번 대성전 제국군의 로드 커맨더 헥터 바르바루스는 관련 아스타르테스들을 반드시 테라 법정에 기소하겠다고 단호히 했다. 호루스의 부관 말로구르스트는 그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하였다. 가비엘 로켄은 잠시 눈이 멀어서 했던 그 행동이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에우프라티 케일러는 그 사망사고 현장에서 황제신앙 포교활동을 했고, 그리고 이그나스 카르카시는 아스타르테스가 그들이 필멸자라고 부르는 일반 인간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밟아죽이고 지나가는걸 보고 자기가 리멤브란서로 다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세르펜타인 교단의 신전으로 호루스가 이송되고 그의 부활을 기도하러 거주민들이 모조리 함께 떠나 텅 비어버린 함내에 고발문이 유포되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은 진실 뿐"는 제목의 그 신랄한 글줄을 보고 에레부스가 선 오브 호루스 내에 조직한 군내 사조직인 전사회는 분노했고 이미 군단 간부의 절대다수가 회원이었으니 군단 수뇌부 모두가 분노한 것이다. 말로구르스트를 필두로 이들은 헥터 바르바루스와 이것의 작성자를 "침묵" 시키기로 결의한다. 한편 이악톤 크루제로부터 이런 고발문의 존재를 알게 된 로켄은 그 작자가 원래부터 저항시를 주로 쓰던 카르카시임을 듣는 순간 깨달았고 이런 로켄으로부터 카르카시가 대면하게 된 것은 얼어붙은 철처럼 차디찬 로켄의 분노였다.

치미는 의기에 사고를 쳤으나 막상 약속을 깬 자신이 로켄을 대면하게 되자 카르카시는 피가 식어버리지만 곧 로켄과의 설전에서 자기의 사고를 체계화시키고 이렇게 대답한다.

"어째서냐, 내가 널 보증해줬다, 리멤브란서. 네게 이름을 걸고 내가 돌려받는게 이거란 말이냐?"

"그렇습니다. 캡틴. 당신께서 날 보증해줬습니다. 당신이 진실을 말하도록 날 맹세하게 만들었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게 그겁니다."

"진실? 이건 진실이 아니야, 이건 중상모략만 가득한 쓰레기야! 네놈의 거짓말이 온 선단에 이미 다 퍼져버렸어! 난 널 죽일 수밖에 없다. 이그나스."

"죽여요? 갑판에서 당신이 죽였던 죄없는 사람들처럼 말입니까? 이게 지금 아스타르테스가 말하는 정의입니까 지금? 누군가 앞길을 가로막거나 댁이 동의할 수 없는 소리를 하면 당신들은 그냥 죽인다 이 말이지요? 우리가 사는 제국이 그렇게 생겨난 거라면 난 거기에 아무것도 원하는게 없습니다."

"뭐가 됐든 이건 네놈이 원해서 자초한 일이다."

"댁은 내가 이걸 초래했다고 생각합니까? 당신 미쳤습니까? 전혀요, 캡틴. 난 당신한테 감사해야 하는거죠."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냐."

"나한테 어떤 추접하고 불쾌한 일도 계속 진실만 말하라고 말해주셨던건 캡틴이셨습니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은 진실뿐이다 - 기억하십니까."

"기억한다. 네가 맞다, 이그나스, 네게 이리 하라고 말한건 나였지, 하지만 난 모든게 우릴 여기까지 이끌 줄은 상상도 못했어."

"저도 그렇습니다만 일은 일어났죠, 문제는 이제 당신께서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난 정말 모르겠다, 이그나스. 하지만 난 그 상황을 놓고 니가 모니발들을 대하는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린 모두-"

"아닙니다. 아닙니다. 당신들 아스타르테스는 우리들 필멸자 위에서 군림하면서 전면적으로 존경을 요구하지만 존경은 요구하는게 아니라 얻는 것입니다. 거기에 도덕성은 필수적이고요. 옳고 그름의 영역 우위에 서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두 영역 사이의 회색지대에서 멀리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이렇게나 비범한 카르카시의 발언에 역시나 대범한 로켄은 그가 말하는 바를 인정하여 앞으로 닥쳐올 신변상의 위협으로부터 그를 지켜주겠노라고 권한다. 하지만 이미 군단 수뇌부 전체, 그것도 이미 타락한 호루스를 포함한 절대 다수에게 왕따가 된 로켄이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열달 뒤, 헥터 바르바루스는 사고로 위장돼 사망하고 이그나스 카르카시는 말로구르스트가 보낸 자객에게 자살로 위장돼 살해당한다. 이 순간 기함의 다른 어딘가에서 호루스도 자신이 남겼던 유언을 살인멸구하기 위해 전속 전기작가를 직접 죽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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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성전은 끝나지 않을거고, 제국이 완성되더라도 거기에 평화는 없을거다. 평화는 헛꿈이다. 대성전이 다른 이름으로 변하더라도 절대 끝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먼 미래래도, 거기엔 오직 전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