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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를 찌르는 듯한 사이렌 소리에 잠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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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온몸이 찢어질 듯이 아팠고, 숨이 막히는 느낌이 목구멍에 고여 있으며, 심장이 불안한 것처럼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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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꿈을 꿨을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괴로운 걸까...... 이렇게 슬픈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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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튼을 걷자, 창 밖의 광경에 말 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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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흑문이 접경도시의 하늘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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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안개가 계속 가라앉아 사람들의 머리를 짓누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 검은 안개에 도시의 모습이 비쳤는데 폐허도, 흑문도 없고 건물들은 마치 새것처럼 잘 정돈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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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드디어 연락이 닿았네,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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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밖은 지금 어떤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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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하늘에는 지금 전례 없는 거대한 흑문이 생겼고, 땅에는 말도 안 되게 성가신 적이 나타났어. 이미 죽은 걸로 판명된 최초의 유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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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흑문과 유해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현재는 판명이 안 되고 있지만, 상황이 지금 심상치가 않아, 우리도 지금 발이 묶여 있어! 아마 오래 못 버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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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지금 바로 지원하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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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 맞다, 세라핌은 어떻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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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그 아이라면 오늘 아침에 중앙청에 와서 자신을 지하실에 구금해 달라고 요구했어. 그곳의 능력 제한 장치라면 그 아이가 흑문 때문에 폭주하는 걸 막을 순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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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시간이 없어, 우리가 이미 헬기를 요청 했으니까, 곧 있음 중앙청에 데리러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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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대체 왜...... 이런 몬스터가 두 번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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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너희가 히로를 죽였으니까, 다시 나랑 만나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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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흥미로운데...... 누가 한 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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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어이, 거기 지휘사. 그 녀석이 지금 어디 있는지 말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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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압박감을 몰아치며, 유해 누르가 내 앞으로 접근하더니 갑자기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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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아, 느껴지네. 이 힘, 저쪽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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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스터는 몸을 돌려, 중앙청을 향해 모든 걸 으스러 뜨리며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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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지휘사 ! 빨리 그녀를 막아, 저기엔 아직 사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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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방해하지 마...... 그냥 옛 친구랑 느긋하게 옛날 이야기 좀 하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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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굳이 죽고 싶다면, 전력으로 너희랑 싸워도 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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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가 날린 돌풍을 맞고 날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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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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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람들에게는 일말의 관심이 없는 듯, 유해 누르는 공기가 새는 풍선을 찌르듯이 모든 뼈의 촉수들을 중앙청을 향해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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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를 찌르는 듯한 굉음. 몬스터는 폐허를 헤치고, 뼈의 촉수 두 가닥을 뻗어 먹이를 집듯이 세라핌을 잡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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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취와 지하실의 능력 제한 장치 때문이었는지, 세라핌은 이런 격동 속에서 겨우 정신을 차릴 정도로 몽롱하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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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네가 한 거지. 모래로 된 히로를 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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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정말이지 이루 말하기 어려운 기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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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그 이성은 얼마나 유지할 수 있지? 애초에 자신을 잘 제어할 수가 있었으면, 기억을 백지로 만드는 선택은 안 했을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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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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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아님, 내가 말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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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거대한 몸집의 몬스터가 이렇게 빠르게 공격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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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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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의 돌기 나온 뼈가 세라핌의 가슴을 뚫고 들어가, 등까지 꿰뚫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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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소녀의 몸은 마치 연처럼 촉수의 끝에 매달렸고, 동그란 눈동자는 빠르게 수축되어, 수많은 감정들이 그 안에서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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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이 세상은 애초에 모래로 돌아가게 되어 있어. 네가 보물처럼 아끼던 것도, 그저 실패작에 지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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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의 카드가 하늘에서 내려와, 유해 누르를 포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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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뮤사」
그만 그 아이를 풀어줘! 지휘사 , 지원이 도착했어, 어서 명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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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빨리 저걸 없애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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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종료
| 「유해 누르」
이게 너희들의 전력인가. 하지만, 그녀에 비하면 한참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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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를 포위 토벌하기 위해 모두들 온 힘을 쏟았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그녀를 잠시 묶어두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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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
맞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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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세라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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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은 더 이상 허역한 모습이 아니었다. 가슴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만 아니었다면, 그녀가 정말 멀쩡해 보일 정도였다. 그저, 얼굴 표정만이 조용하고 허무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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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
옛날 이야기가 하고 싶댔지? 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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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를 말살했을 때처럼——
4명의 유해를 말살했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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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역시, 세라핌의 감정 없는 힘부림 하나에 반격할 힘도 없는 표적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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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과 죽음 모두가 그녀의 선택에 달렸다. 그녀가 곧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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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의 몸을 뒤덮는 결정체의 많은 부위들이 부서지기 시작하더니, 모래시계가 흘러가는 것처럼 커다란 모래밭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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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누르」
후후...... 하지만, 진 건 여전히 너야. 시간은 많으니, 나중에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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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세라핌! 너 상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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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발짝도 채 나아가지 못하고, 강한 압박감에 밀려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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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이 가슴팍을 손으로 누르고 있음에도 그 사이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지만, 그녀의 표정은 전혀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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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
그래. 이게 이 세상의 본연의 모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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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
알고 있었지만, 그게 뭐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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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몸체의 배후로 검은 모래의 촉수들이 무수히 자라나, 하늘이라도 찌를 듯 미친 듯이 뻗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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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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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
이미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 너에게도,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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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강풍을 일으키며 만물을 내리 깔아봤다. 머물렀던 곳, 걷힌 검은 안개, 모든 건물, 모든 사람들과 몬스터들이 모래로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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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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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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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 채널이 계속 웅웅거렸다. 새하얘진 머릿속은 몇 초가 지나고 나서야 이 소리들에 반응했다. 전부 공격 확인 요청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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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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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사」
여기는 중앙청. 공격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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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면에서부터 무수한 불빛들이 검은 모래의 촉수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막 속 모래를 건드린 듯, 그것들은 흩어졌다가 다시 합치며, 구멍들은 가볍게 아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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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모래가 빠르게 그녀를 통채로 삼켰다. 불안이 그치고, 죽음과 같은 고요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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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핌——더 이상 세라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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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가슴에 갖다 댔던 손을 치웠고, 심장의 위치에는 큰 구멍이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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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검은 안개의 모래 폭풍이 온 천지를 집어 삼키는 광경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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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모래는 계단을 이루었고, 그녀는 나를 보지도 않고 그 계단을 올랐다. 그저 거대한 검은 형체를 질질 끌며, 사막으로 변하는 세계를 차갑게 내려다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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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세상의 진실을 봤어.
이게 바로... 내 모형정원
그날, 울부짖으며 세상에 파멸을 가져온 자는[br]"신"이라 불렸던 존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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