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토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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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초토의 시 1
3. 초토의 시 8 - 적군 묘지앞에서



1. 개요[편집]


시인 구상6.25 전쟁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15편의 연작시이다.


2. 초토의 시 1[편집]


초토의 시1
판잣집 유리딱지에
아이들 얼굴이
불타는 해바라기마냥 걸려 있다.
내리쪼이던 햇발이 눈부시어 돌아선다.
나도 돌아선다.
울상이 된 그림자 나의 뒤를 따른다.
어느 접어든 골목에서 걸음을 멈춘다.
잿더미가 소복한 울타리에
개나리가 망울졌다.
저기 언덕을 내려 달리는
소녀의 미소엔 앞니가 빠져
죄 하나도 없다.
나는 술 취한듯 흥그러워진다.
그림자 웃으며 앞장을 선다.


3. 초토의 시 8 - 적군 묘지앞에서[편집]


적군 묘지 앞에서
- 초토의 시 8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워 있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들어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랑보다도
더 너그러운 것이로다.
이곳에서 나와 너희의 넋들이
돌아가야 할 고향 땅은 삼십 리면
가로막히고, 무주공산(無主空山)의 적막만이
천만 근 나의 가슴을 억누르는데,
살아서는 너희가 나와
미움으로 맺혔건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
나의 바램 속에 깃들여 있도다.
손에 닿을 듯한 하늘
구름은 무심히도
북(北)으로 흘러가고
어디서 울려오는 포성(砲聲)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恩怨)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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