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걸까, 구원받은 걸까. 아마, 이번 역시 닳아 없어져도 모를 터였다.
연안어귀 저 낙오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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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쓰기 (r20200302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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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ㅜㄹㅓㅆㅡㄱㅣ
[1]
1. 개요
1.1. 정의
1.2. 역사
1908~1909년 주시경은 국문연구소의 '국문연구인' '국문연구보고서' 등을 통하여 '철자법은 자음과 모음을 각각 따로 쓰기 하면 제일 좋을 것이며 대체로 기존의 것을 따르되 경우에 따라 각 글자를 풀어쓰기 하는 것도 안 될 이유가 없다, 또한 기존의 철자법과 풀어쓰는 것을 섞어 사용하는 것이 옳다' 등의 의견을 밝히며 풀어쓰기를 제안했다.
그 이후 1922년에 이필수라는 국문학자가 '정음문전'이라는 책을 통하여 풀어쓰기를 주장하였지만, 한글의 모양은 그대로 사용한 주시경의 풀어쓰기와 달리 서양 알파벳의 모양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 다른 점이었다.[2] 그러나 필기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손글씨가 아니라 한글과는 완전히 다른 문자였기 때문에, 한글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 외에도 최현배, 김석곤[3] 등이 풀어쓰기를 주장하였는데 주로 일제강점기 때 국어 변동이 가장 큰 시기에 그런 주장을 한 것이 흥미롭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나와서 아래아 및 어두 자음의 합용병서[4] 를 폐지하고 기존의 고어체를 모두 뜯어 고쳤을 만큼[5] 한글의 역사에 있어 격변기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당대에도 풀어쓰기는 가독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아 결국 풀어쓰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로 타자기가 개량되면서 모아쓰기로도 충분히 기계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풀어쓰기는 묻혀졌다.
그 이후 1987년 김정수라는 학자는 기울여 풀어쓰기를 제안하면서 기존의 풀어쓰기가 가독성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며 45도로 '기울여 풀어쓰기'라는 절충안을 제시하였다.
2. 장점
2.1. 한글 글꼴을 만들기 쉽다.
컴퓨터가 발달한 현대와는 달리 활자 혹은 기계식 타자기를 쓰던 옛날에는 수만 개의 활자를 만들거나 기계식 타자기로 모아쓰기 형식의 한글을 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편의성을 위해 풀어쓰기를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었다.
2.2. 일부 문자를 생략할 수 있다는 점
잉여적 ㅇ이 문제라면 모아쓰기에서도 생략한 채 쓸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어서오세요를 'ㅓ서ㅗ세ㅛ', 나무위키는 '나무ㅟ키', 의자는 'ㅢ자'로 쓸 수 있다. 폰트의 제한으로 여기서는 모음으로만 이루어진 음절을 예시로 제시했지만 모음+받침으로 이루어진 음절도 충분히 이런 식으로 잉여적 ㅇ을 생략한 채로 쓸 수 있다. 아래아 한글에서 잉여적 ㅇ을 생략한 모음+받침으로 이루어진 모양을 볼 수 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한 번 쳐 보시길 바란다. 즉 잉여적 ㅇ이 문제라면 모아쓰기에서 잉여적 ㅇ을 빼버리면 되지 그것이 풀어쓰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없다.[7]
게다가 모아쓰기에서 잉여적 ㅇ을 빼버리는 것은 후술할 풀어쓰기에서 잉여적 ㅇ이 사라져 생기는 문제점(분철의 불가능)도 발생하지 않는다. 잉여적 ㅇ이 생략된 풀어쓰기에서는 '간이'와 '가니'가 구분이 안되지만 잉여적 ㅇ이 생략된 모아쓰기에서는, '간ㅣ'와 '가니'로 구분이 가능하다.
모아쓰기에서 잉여적 ㅇ이 생략된 모양이 상당히 어색해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그것은 디자인과 익숙함의 문제다. 잉여적 ㅇ이 생략된 폰트도 디자인적으로 균형감 있게 다듬고 사람들이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가독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한글처럼 사각형의 박스 모양을 취하는 한자의 예시를 보자. 한글에서 '으'가 'ㅡ'로만 쓰인다면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한글처럼 한 음절로 표현되는 한자에 'ㅡ'와 비슷한 글자가 있지만(一 한 일) 이 글자가 문장 속에 있을 때 어느 누구도 어색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이외에도 ㅏ와 卜(점칠 복), 잉여적 ㅇ이 생략된 '암'과 占(점칠 점) 등 사례는 무수히 많다.
모아쓰기에서 잉여적 ㅇ을 빼는 것이 가독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최소한 여기서 비교하는 풀어쓰기도 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흔히 풀어쓰기의 장점으로 잉여적 ㅇ을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을 드는 자체가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2.3. 단순성
2.4. IT에서의 이득
또한 글자당 1바이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자당 2바이트를 사용하는 현재보다 용량 효율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점이 제시되고는 한다.[8]
2.5. 옛 한글을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다.
3. 단점
3.1. 가독성 및 효율성 부족
하지만 이는 익숙함의 문제일 뿐, 이걸 가지고 풀어쓰기의 가독성이 모아쓰기에 비해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당장 모음까지 풀어 쓰는 다른 표음 문자들의 가독성은 충분히 좋기 때문. 풀어쓰기가 가진 안 좋은 가독성의 원인은 익숙함도 익숙함이지만 가장 큰 부분은 현재의 문자 비율에 있다. 비율 자체가 모아쓰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풀어쓰기가 주류가 된다면 글자들의 폭을 줄여서 글의 길이를 현재 모아쓰기 이상으로 줄일 수 있다. 기존의 모아쓰기인 2칸보다 더 적은 1칸(반각문자[9] )만 차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
가독성을 위해 풀어쓰기 주창자들은 한글 글자꼴 자체를 로마자나 키릴 문자처럼 변형하는 것까지 고려했다. 최현배가 고안한 풀어쓰기용 글자꼴. 극단적으로 개조한 탓에 완전 다른 문자로 보일 수준. "과학스럽게 만들어진 글을 또한 과학스럽게 사용하지 아니하면 안 된다"[10] 라고 쓰여있다.[11] 대문자는 영락없는 키릴 문자다. 이런 것은 너무 심하다 하여 한글의 기존 글자꼴 자체를 최대한 유지한 기울여 풀어쓰기라는 것도 고안되었다.
하지만 이런 대안들이 오히려 더 알아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고, 가독성이란 것도 결국 익숙함의 문제라 수십 년간 모아쓴 것만 보아 오다가 순간 풀어쓴 걸 보면 외국어처럼 가독성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가독성 문제에 대한 딱 떨어진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풀어쓰기의 대표주자인 로마자, 키릴문화권에서 빠르게 읽고 넘어가야 하는 영화 자막 등에 대해 대중적으로 불편함을 강하게 호소하는 것을 보면 대강의 경향성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꿔서 익숙하게끔 될 때까지의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사실상 현 시점에서의 가독성은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 올바르다.
3.2. 데이터 용량이 효율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춤' '닭'이나 의미 없는 글자인 '쁢' '쏽' 같은 비교적 복잡한 음절구조를 가진 글자의 풀어쓰기(1바이트인 반각문자로 할 경우)와 모아쓰기를 비교해 보면 바이트로도 모아쓰기보다 유리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ᄊ, ᄈ, ᆱ, ᆰ 등 이중자음을 하나의 문자로 만든다고 해도 3바이트 이상은 소모한다.
다만 바이트 단위를 소수점(0.5바이트 등...)까지 축소시켜서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면[13] 이 단점은 상쇄되거나 사라질 확률이 높다.
3.3. 어원을 알기 어려워진다.
연철법은 '발음대로 쓰는' 방법이고, 분철법은 '형태소를 구분해서' 쓰는 방법이다.[14]
위 문장을 연철법으로 쓰면 “연철뻐븐 '바름대로 쓰는' 방버비고, 분철뻐븐 '형태소를 구분해서' 쓰는 방버비다.”가 된다. 그런데 형태소를 구분하다 보면 음가 없는 초성 ㅇ이 많이 끼는데, 풀어쓰기에서 이 ㅇ을 냅두면 모양이 안 좋고 받침 ㅇ과 구분하기도 어렵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풀어쓰기는 연철법을 따른다.
풀어쓰기가 연철법을 따르는 것이 모아쓰기에는 없는 풀어쓰기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연철이 더 좋은 체제면 모아쓰기도 그냥 연철해서 써버리면 된다. 실제로 한글 창제 이후 한동안은 철저하게 연철 모아쓰기로 글을 썼다. 고전문학 등을 읽어봤다면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3.4.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위배
한글의 특징 중 하나는 음절단위로 표기함으로써 한국어의 발음을 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모아쓰기는 한국어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풀어쓰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마지막 음절의 폐음화'를 무시한다. 바로 폐음화라는 특징 때문에 초성과 종성이 구별된다[15] 풀어쓰기를 하면 이러한 초성과 종성의 구별이 사라저버린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이 마지막 음절의 폐음화가 지금보다도 오히려 광범위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종성에 초성 소리를 그대로 적으면서도 구별되는 자질이 있음을 이미 알았을 것이다.
3.5. 맞춤법의 혼란
3.5.1. 초성 'ㅇ'의 역할을 간과
3.6. 세로쓰기의 어려움
4. 현재의 용도
패미콤 게임의 비공식 한글화에도 간혹 쓰인다. 패미콤은 게임 내 사용가능 폰트 수가 256가지인데[16] , 완성된 모양의 현대 한글 낱자는 11,172개에 달하므로 모아쓰기가 불가능했다.[17] 예시 이것도 나중에는 반조합형 폰트라는 형태로 어느정도 바뀐다.
예) 이때는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 이때느ㄴ 대랴ㄱ 저ㅇ시ㄴ이 머ㅇ해지ㄴ다
한편 유행어 등으로 한글 자모에 있지 않은 낱자를 끼워서 글자를 만들 때, 컴퓨터 상에서는 한글 자모에 있지 않은 낱자를 정상적으로 글자를 만들 수 없으므로 이 경우에 한해서라면 풀어쓰기가 현역으로 쓰인다.
5. 유니코드 표준
보통 우리가 보는 풀어지지 않은 한글 글자는 일반적으로 윈도우/리눅스 등에서 사용되나, 특이하게도 iOS와 macOS에서는 NFD라는 방식으로 풀어쓰기 방식으로 한글을 포함한 각국의 언어를 나타낸다. 때문에 윈도/리눅스와 OS X 사이에 이걸 고려하지 않고 파일을 막 주고받으면 파일 명이 대략 난감해진다. 이걸 고려하지 않은 서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렇게 풀어 쓰는 방식 또한 유니코드의 표준 방식이기 때문에 표준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현대 한글 NFC ↔ NFD 변환 테이블은 현대 한글 NFC ↔ NFD 변환 테이블 문서를 참고할 것.
6. 참고 항목
7. 관련 문서
[1]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유명한 당시 '배달말글모음'의 졸업증. 해석하자면 "맞힌보람(마친 보람―졸업증) / 난대(난데―출생지): ○○누(도) ○○골(고을―부/군) ○○말(마을) / 난제(출생일): ○○해(년) ○○달(월) ○○날(일) / 이름: 윤보경 / 이는 알에(아래) 적은 다나(과정)를 다 맞힌 보람이라 / 다나: 소리 씨 다 / ○○해 ○○달 ○○날 ○○철에 / 배달말글모듬(배달말글모음―후의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서울온모듬(서울본부학원)서(에서) / 얼언(어른―원장) 솔벗메 {도장} / 스승(강사) 한힌샘 {도장}"이다.[2] 아래 등장하는 최현배, 김석곤 등의 풀어쓰기도 로마자와 흡사한 꼴이 많았다. 예를 들어 ㄱ은 알파벳 T 혹은 그리스 문자 감마와 비슷한 모양이었고 이는 특히 필기체(풀어쓰기 특성상 필기체가 가능했는데, 학자들에 따라 날림글씨 등의 이름으로 불림)에서 더 유사해진다.[3] 이 사람은 아예 1928년 동아일보에 6회에 걸쳐 풀어쓰기 칼럼을 게재했다.[4] ㅅ계열 및 ㅂ계열[5] 가장 대표적인 예로 당시 한글과 한자음 간의 괴리를 다 뜯어고쳤다. '긔챠(汽車)'가 '기차'로 바뀐 것이 대표적인 예시.[6] 대소문자 폰트를 따로 디자인하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52개 문자이다. 거기에 프랑스어를 포함한 유럽 대륙 언어 상당수는 강조표시라든가(á, ì) 변형 자를 쓰기(å, ç, ø) 때문에 수는 조금 늘어난다.[7] ex) 즉 ㅣㅇㅕ적 'ㅇ'ㅣ 문제라면 모ㅏ쓰기ㅔ서 ㅣㅇㅕ적 'ㅇ'ㅡㄹ 빼버리면 되지 그것ㅣ 풀ㅓ쓰기ㅢ 장점ㅣ라고 할 수 ㅓㅂㅅ다.[8] 하지만 짧은 단어일 경우 바이트효율이 좋아질 수 있겠으나, 긴 단어나 복잡한 단어 및 문장일 경우 오히려 모아쓰기가 효율이 좋다. '흙길'같은 경우 모아쓰기로는 4바이트지만 풀어쓰기의 경우 ㅎㅡㄹㄱㄱㅣㄹ로 7바이트나 된다.[9] 한컴 오피스에서 한글도 반각문자로 변환할 수 있다.[10] 아래쪽 흘림체는 맞게 썼는데, 위쪽 정자체는 마지막이 뒨다로 오자가 있다. 자기도 쓰면서 헷갈렸나?[11] ㅘ, ㅝ 등 이중모음에 들어가는 ㅗ, ㅜ 위에는 키릴문자의 й처럼 breve를 달았고, 'ㅏ이/ㅓ이'외 'ㅐ/ㅔ'의 구분은 ㅣ에 해당하는 글자 모양을 다르게(전자는 소문자 l처럼 길게, 후자는 터키어의 점 없는 i(ı)처럼 짧게) 하여 구분하였다.[12] 예외적으로 알파벳의 일종인 주음부호는 한글과 같은 2바이트.[13] 다만 소수점 단위 바이트는 기본 자모에만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쌍자음이나 겹자음 같은 것들은 입력 시 그냥 검은색 사각형으로 보이게 될 위험이(...) [14] 물론 이미 굳어지거나 뜻이 달라진 것은 연/분철 상관없이 그대로 쓴다. 지붕(집 + -웅)이라든지.[15] 다만 현대 한국어에서는 초성과 종성은 고정되지 않고 넘나들 수 있다. 한번 초성은 영원한 초성, 한번 종성은 영원한 종성이 아니다. 본문에서 예를 든 '집'+'웅'이 '지붕'으로 변화하였다거나 연음 현상이 발견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초성과 종성이 엄격히 나뉘는 언어였으면 '연철'과 '분철' 중 어느 것을 표준 맞춤법으로 정해야 할지의 논란이 처음부터 없었을 것이다. 성모와 운모(중의 자음)를 구분하는 중국어와는 다르다. 가령 天安門은 '톈안먼'이라고 읽는데, 중국어 강사들은 학생들에게 절대로 '톄난먼'이라고 읽지 말라고 가르친다. 병음애서도 tiān'ānmén으로, 사성표기를 안 하는 경우에도 Tian'anmen이라고 쓴다.[16] 이는 일어와 영어로는 저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 영어는 대소문자와 몇몇 특수문자를 합해도 100가지 미만, 일어는(가나에만 한정) 200자면 충분하다.[17] 현대 컴보이라는 이름으로 NES를 수입했던 현대전자는 패미컴 시절에는 한글화를 한 번도 해주지 않았다. 그 때문에 1세대 겜덕후들은 외국어(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이라 정발된 게임 대부분이 영어였기 때문에 영어 공부가 필수적이었다.) 공부가 지금보다 더더욱 필수적이었는데, 문재인이 젤다의 전설을 아들 문준용에게 번역해줬던 일화가 대표적이다.[18] "무의미하고" "유사과학에 기반하고 있으며" "진지하게 말해서 전혀 불가ㅏㅏㅏㅏㅏ7ㅏㅏㅏㅏ5ㅏㅏㅏㅏ3ㅏㅏㅏ능하다"[19] 두 사이트 모두 2018/09/21 22:30:17 KST 기준 접속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