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제점 및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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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한글의 문제점
2.1. 전산화가 어려움
2.2. 글꼴 제작이 어려움
2.3. 확장 글자 도입이 어려움
2.4. 표기상 인식 혼란 가능성
2.5. 발음 표기가 제한됨
3. 오해
3.1.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
3.2. 배우기 쉬운가?
3.3. 한국의 낮은 문맹률은 한글 덕분?
3.4. '훈민정음에 대한 비하 표현'은 존재하는가?
3.4.1. 언문
3.4.2. 암글(암클)
3.4.2.1. 표기
3.4.3. 정낭글(통시글)
3.7. 제작자와 제작시기가 밝혀진 유일한 글자?
3.8. 글자에 음운자질이 드러난 유일한 문자?
3.9. 한글은 일본이 보급한 것이다?
4. 한글한국어의 혼동
4.1. 혼동 예시
4.2. 혼동의 원인
5. 훈민정음과 한글의 구별


1. 개요[편집]




너 진짜 똑똑하다의 영상.[1]

이 문서는 한글이 가진 문제점과 한글에 대한 논쟁을 다룬다. 덧붙여서 한글을 둘러싼 오해도 함께 담았다.

2. 한글의 문제점[편집]



2.1. 전산화가 어려움[편집]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750px-Roadmap_to_Unicode_BMP.svg.png
기본 다국어 평면의 구조. 여기서 11번 칸AC~D7번 칸이 전부 한글이다.
한글은 모아쓰기가 원칙이므로 전산화에 불리하다. 전산 도입 초기에 특히 고생했다. 기본적인 상용 완성자도 수천 자에 달하고, 모든 경우의 수를 보면 1만 가지가 넘어가는 경우의 수 때문에 한자 못지 않게 전산화에 불리하다. 어쨌든 전산화에는 성공하였지만, 전산 도입 초기에는 이 때문에 풀어쓰기 대안이 나왔으며, 일본, 중국 또한 이때 전산화에 비슷한 고난을 겪었다. 게임에서도 한글 폰트의 바이트 수가 너무 많아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깐프가 그 예시다.

전산화 이후에도 어쨌든 많은 글자가 배정되어야 하는 것은 변함없기 때문에 유니코드에 속한 전 세계 모든 문자들 중 한자 다음으로 배정된 글자가 많은 문자다. 한자의 불편함을 지적하면서 예시로 드는 것 중 하나가 전산 입력 시의 불편함과 유니코드에서 많은 비중을 할애해야 한다는 점 등인데, 한자 다음으로 유니코드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이 한글이라는 사실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무래도 키보드로 입력할 땐 이 사실을 체감하기 어렵다보니 생기는 착각. 이 때문에 과거에는 많이 쓰이는 글자 위주로 제작된 완성형 방식을 채택했지만, 완성형 체계에서는 입력할 수 없는 문자가 생긴다는 한계가 있다.

물론 유니코드 말고도 각 낱자를 조합하여 글자를 만들어 나타내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도 있긴 하지만, 이래서까지 구현할 수 있는 문자래봐야 한글, 한자, 서하 문자, 마야 문자, 수식 겨우 다섯 종류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수식을 제외하면 컴퓨터를 만든 서양인들 입장에선 있는 문자인지도 생각도 못 한 개념이었다.

2.2. 글꼴 제작이 어려움[편집]


위의 '전산화의 어려움' 단점과 원인을 공유하는 단점으로, 역시 특유의 모아쓰기로 인한 경우의 수 범람 때문에 글꼴 제작에 엄청난 노가다가 요구된다. 대소문자 포함 기본 52자, 여기에 언어별로 추가되는 몇 가지의 다이어크리틱 정도만 찍어주면 되는 라틴 문자와 달리 한글은 적어도 2천여 자, 많게는 1만여 자를 만들어야 한다.[2] 한글 폰트가 영문/키릴 문자/히라가나(가타카나) 한정 폰트보다 상업용 무료 폰트가 극히 적은 이유로, 영문의 경우 로마자와 특수문자 몇 개만 만들어 놓으면 끝인데 한글은 개인 제작 폰트를 만들기가 매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어 팜플렛 디자인이나 유튜브 자막 등을 보면 폰트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유튜브를 예로 들자면 편집자마다 천차만별인 로마자 자막 영상과는 달리 한글 폰트는 몇몇 무료 폰트만으로 한정된 것을 알 수 있다.

개발 방법만 알면 개인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라틴 문자의 글꼴과는 다르게 한글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된다. 그 외 비전문적으로 개인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깜지와 비슷하게 손글씨를 써서 스캔한 뒤 글리프 하나하나에 붙여넣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위에서 언급된 완성형에서 제공하는 글자만 글꼴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완성형에서 작성할 수 없는 한글 조합을 작성 시 폰트가 깨지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ㅁ’과 ‘ㅇ’이 사실상 동일한 도형에 꼭지점의 유무로만 구별되기 때문에 ‘O’를 원형이 아니라 다각형으로 구현해도 혼동이 없는 라틴문자에 비해 번거로움이 하나 더 늘어난다.

풀어쓰기는 전산화뿐만 아니라 이 글꼴 제작을 쉽게 해 주는 해결책으로도 주목받았고, 모아쓰기에서도 초성 중성 종성마다 고정된 글꼴을 사용하는 직결식 글꼴이 나왔다. 풀어쓰기는 자음 + 모음 = 40자, 직결씩 글꼴에서는 자음 + 모음 + 받침 = 68자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풀어쓰기는 물론 직결식 글꼴도 모아쓴 글자 전체의 영역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 읽는 쪽에서는 삐뚤빼뚤한 못생긴 글자로 받아들여져 자리잡지 못했다. 현재보다 그나마 덜 복잡한 타자기에서도 직결식 글꼴을 쓰는 세벌식은 타자수들이 좋아했지만, 지금의 완성형 글꼴과 철학을 같이하는 다섯벌식은 글쇠가 더 많음에도 읽는 사람들이 좋아해 행정 기관과 민간 기업에서 많이 썼다.

요즘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려는 조짐이 보인다. 한글날마다 네이버에서 배포하는 나눔 손글씨 글꼴들이 사람이 작성한 256자의 글자만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통해 11,172자의 글리프를 만들어낸 것이다. 대체로 GAN 등의 생성모델을 이용한다.

2.3. 확장 글자 도입이 어려움[편집]


한글에 확장 글자를 도입하면 '한글파괴'라는 이름으로 거세게 비난되지만 그 전에 한글의 특성부터가 확장 글자를 도입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이 역시 모아쓰기 때문에 발생한 단점으로, 모아쓰기 때문에 키보드 타이핑으로는 절대 못 하고 수기나 그림으로 넘어와도 모아쓰기로 인하는 발음의 변화와 기존 글자와 섞어도 어색하지 않을 호환성, 어디에,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찾아야 하는 용도를 전부 고려해서 빡빡하게 만들어야 한다. 확장 글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라틴 문자, 키릴 문자와는 대조적으로, 한글의 자체적인 확장 글자 역시 이 때문에 사용이 매우 어렵다.

이 점은 언어 처리에서 컴퓨터가 자리잡음으로 인해 조금 완화되었다. 한글이 나아진 게 아니라, 모든 글자에 고정된 코드를 할당하는 특성 때문에 유니코드에 없는 확장 글자들을 추가하기는 모든 문자들이 전부 한글과 동급으로 어려워졌기 때문(...)

2.4. 표기상 인식 혼란 가능성[편집]


한글의 단점은 비슷하게 보이는 글자들이 제법 많은 점이다. 한국어 화자들은 한국어 단어의 지식이 생기면서 혼동을 안 하게 되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많이 혼동하는 편이다. 다만 분명히 할 것은 이러한 인식 혼란은 다른 문자 시스템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한글이 특별히 심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일본어의 경우 히라가나의 あ/お, さ/き, た/な, は/ほ, ぬ/め, ね/れ/わ, る/ろ, 가타카나의 マ/ア, コ/ユ, シ/ツ, ン/ソ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로마자의 경우에도 대문자 I/소문자 L(l), u/v가 혼동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키릴 문자의 필기체는 글자들의 비슷한 형태로 인해 악명높은 가독성으로 유명하다.

우선 낱자 단위에서 \'ㅁ'과 \'ㅇ'은 비슷한 도형이기 때문에 상당한 혼동이 일어난다. 인쇄물에서는 'ㅁ'의 각 꼭지점을 강조하기 때문에 문제가 적지만, 손으로 필기할 때는 아무래도 'ㅁ'이 둥그스름해지기 때문에 'ㅇ'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파일:영화 하면된다 액자.jpg
또한 흘려쓰게 되는 필기체에서는 'ㄹ', 'ㅈ', 'ㅎ'이 서로 혼동되는 경우가 생긴다. 위 이미지는 영화 하면 된다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액자로, 등장인물이 이 문구를 '라면 된다'라고 읽는 개그 장면이 나온다.

음절 구성 후에는 더 비슷한 외형이 되는 일이 많은데, 예를 들어 '홋'과 '훗'은 작은 글씨에서는 잘 구별되지 않아서 지명 홋카이도(ㅎㅗㅅ)를 훗카이도(ㅎㅜㅅ)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매우 많다.[3] 그리고 '겉'과 '곁', '를'과 '틀', '의'와 '익' 등도 얼핏 보면 비슷하다. 실제로 한 게임에서는 '훟(ㅎㅜㅎ)'과 '흫(ㅎㅡㅎ)'이 똑같은 모양으로 출력되기도 한다. 서적이나 신문, 방송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그대로 나온 오자들도 대부분 저렇게 비슷한 글자들로 인한 오자들이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을 '이멍박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렁'으로 잘못 입력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보낸 방송국도 있다.

파일:한글 필기체 인식 문제.png

이 단점은 OCR에서 문제가 되기도 하며[4], 한국어 화자들이 대개 접하지 않는 외래어의 표기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때도 있다.
옮은 표기
틀린 표기
훨(ㅎㄹ)윈드
휠(ㅎㄹ)윈드
홋(ㅎㅅ)카이도
훗(ㅎㅅ)카이도
삿포로(ㄹ)
삿포르(ㄹ)
퀄(ㅋㄹ)리티
퀼(ㅋㄹ)리티
위지윅(ㅇㄱ)
위지웍(ㅇㄱ)
큉(ㅋㅇ)크[5]
퀑(ㅋㅇ)크
실제로 이렇게 잘못 읽은 사람들이 '휠윈드', '훗카이도', '삿포르', '퀼리티', '위지웍', '퀑크' 등으로 잘못 적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홋(ㅎㅗㅅ)카이도', '삿포로(ㄹㅗ)', '퀄(ㅋㅝㄹ)리티', '위지윅(ㅇㅟㄱ)'은 올바른 표기가 아직 일반적이지만, '훨(ㅎㅝㄹ)윈드/휠(ㅎㅟㄹ)윈드'는 아예 '휠(ㅎㅟㄹ)윈드'로 정착하고 말았다.

또한 '쫓(ㅉㅗㅊ)다'를 '쫒(ㅉㅗㅈ)다'로 잘못 적는 경우도 많이 보이는데, 이것도 '쫒(ㅉㅗㅈ)'과 '쫓(ㅉㅗㅊ)'의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음성적으로 비슷한 자음을 문자상으로도 비슷하게 적는 한글의 장점(유기음(ㅋ, ㅌ, ㅍ, ㅊ)은 무기음(ㄱ, ㄷ, ㅂ, ㅈ)에 획을 더해 나타냄)이 오히려 단점이 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끊다'와 '끓다'는 분명히 뜻도 발음도 다른데, '끊'과 '끓'의 전체 모양이 비슷하다 보니 글로 적을 때 둘을 무심코 혼동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예: 기름 없이 튀기고, 끊는 물 없이 데치는 ‘스마트오븐’).

잉크가 번지거나 복사가 선명하게 되지 않으면 정확히 어떤 글자를 의도했는지 알아보기 힘들어지기도 한다(특히 '홋/훗', '홍/흥', '퀼/퀄'과 같이 획이 빽빽한 경우).

중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ㅜㅇ'으로 표기되는 ㄨㄥ을 'ㅗㅇ'으로 잘못 읽기도 한다. 특히 '훙(ㅎㅜㅇ)'을 '홍(ㅎㅗㅇ)'으로 적는 일이 많다. 하필이면 한어병음 표기마저도 ong이다보니 더욱 헷갈리기 쉽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한글의 글자 크기가 지금처럼 작아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세기의 한글 글자 크기는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컸다. 한글은 처음부터 한자와의 호환을 꽤 신경 써 만든 문자였고, 한자는 그 자형상 일정 크기 이하로는 줄일 수 없는 문자이기 때문. 한글의 한 글자는 라틴 문자 기준 1~6개 정도의 자소를 합친 것에 해당하므로 모아쓰기한 한글 한 글자에 로마자와 같은 자형 공간(글자 높이 기준)을 할당하고 그 크기에서 로마자와 같은 가독성을 보일 수 없다. 그리고 이 특징은 한글을 9×9픽셀 미만으로 표현할 때 그대로 단점이 된다.

한글에 비슷하게 보이는 글자들이 많은 점을 이용하는 말장난이 바로 야민정음이다.

2.5. 발음 표기가 제한됨[편집]


장단음, 성조, 강세 등 발음 밖의 추가적 변별 음운을 표기할 방법이 없으며, 통용 발음 이외에 외국어사투리 등으로 나타나는 확장 발음도 표기할 수 없다. 사실 발음 표기가 제한되는 문제는 대부분의 문자 체계가 가지는 한계이므로 한글이 가진 특별한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글에도 다이어크리틱를 도입하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겠지만, 현대 한글은 덧붙임 기호가 없는 것이 대세이다.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 참고.

3. 오해[편집]



3.1.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편집]


전 세계에서 쓰고 있는 문자는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가장’ 과학적인 글자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요. ‘가장’보다는 ‘과학’에 초점을 맞추어 ‘한글’에 담긴 과학을 자세히 알아보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쉽표, 마침표. #

전세계 문자 체계들 중 가장 독특하고 독자적인 한글의 입지 때문에, 언어학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영국의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 존 맨은 자신이 쓴 'Alpha Beta'(번역서 〈세상을 바꾼 문자, 알파벳〉 남경태 옮김)에서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라고 평했다. 그리고 영국의 언어학자인 제프리 샘슨도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 가운데 하나다."라고 말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과학 잡지 디스커버리 1994년 6월호에서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the world's most rational alphabet)'라고 칭송하기도 했다.[6][7] 시카고 대학교의 제임스 맥컬리 교수도 한글을 찬양하고, 한글날을 매년 학생들과 기렸다고 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폴리네시아 언어문학연구소(Institute of Polynesian Language and Literature) 소장 스티브 로저 피셔는 자신의 저서인 'A History of Writing'(번역서 〈문자의 역사〉(박수철 역)에서 한글을 여러 방면(자질 문자인 점, 조음기관을 모방한 점 등)에서 칭찬하기도 하는 등, 한글의 우수한 점이나 과학적인 점을 칭찬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한글이 가장 우수하거나 과학적이다", 혹은 "한글이 다른 문자보다 우월하다."는 뜻이 아니다.

〈한글의 탄생〉을 집필하는 등 한글을 높게 평가한 노마 히데키 교수도 문자체계에 순위나 등급을 매기는 것은 비이성적이라고 한 바 있다. 또한 한글이 '과학적'이라는 표현도 애매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8]

유네스코 세종대왕상이나 훈민정음 기록 문화유산 등재 등의 사례로 인하여 마치 유네스코가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임'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처럼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유네스코의 세종대왕상의 정식 명칭은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으로 문맹 퇴치에 기여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비용 부담과 전제 왕권의 군주가 직접 백성들을 위해 문자를 창제했다는 점에서 정해진 이름이다.

또한 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훈민정음 '해례본'이지 훈민정음 자체가 아니다. 문자를 만든 뒤 해설서를 만들어 문자의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것은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일이었고 그 이론의 논리 정연함도 세계 언어학자들이 높이 평가하였기 때문에 기록 자체의 가치가 인정받은 것이다. 만약 로마자나 가나도 해례본이 존재했다면 같이 등재되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그렇게 특이한 사례가 아니라고 판단되었을 것이다.

유네스코는 모든 말과 글이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소중한 인류 유산이라 여기고 특정 문자나 언어 자체를 세계유산, 기록유산, 공용어, 무형유산으로 지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유네스코가 공식적으로 '한글은 이제부터 우리가 인정하는 세계 공용문자다.'라고 공표한 것은 아니니 거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사실 한글이 가장 우수한 문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어디까지나 '가장 우수한 문자'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하는 것에 가까우며 딱히 한글이 열등하다고 까는 것은 아니다. 그냥 몇 가지 장단점이 있긴 하나 가장 우수하다는 주관적인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는 것뿐이다.

언어의 경우와 같이 문자도 애초부터 아예 우열을 따질 수 없는 개념이기도 하다, 본래 문자라는 것은 그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를 표기하는 것에 하자가 없다면 그걸로 된 것이기 때문. 예시로 철자와 발음의 관계가 일관되지 않은 영어라틴 문자의 경우를 들더라도 일단 영어를 표기한다는 그 목적 자체를 이루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다.
  • 영어에서 대표적인 예시로, Knight의 k와 g는 발음되지 않고, Remember에 들어간 3개의 e는 발음이 각각 /ɪ/, /e/, /ə/로 모두 다르지만, 이는 어두 kn은 /n/, 모음과 자음 사이 gh는 묵음, 그리고 e와 같은 모음자의 발음은 뒤따르는 자음이나 모음의 배열(대표적으로 '자음-모음', '자음-자음', '음절 말 r' 등의 배열이 존재한다.)로 정해진다는 영어 발음 규칙으로 모두 설명된다.
    • 이는 한국어로 비유하면 '희다'(모음자 로 발음됨)의 발음과 대응할 수 있고, Remember의 e는 '맑다', '맑고', '맑네' 등에서 ㄺ의 발음이 뒤따르는 음운에 따라 달라지는 것에 대응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이 한국어의 한글 철자와 발음이 일관되지 않은 경우를 들어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 하자가 있다."와 같은 주장을 하진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자. 발음 규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단어도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웬만한 자연어에 존재한다. '밟다'나 조사 '의' 등의 경우를 생각하자.

결국, "글자와 소리가 일치하는 것이 문자의 과학성이다"와 같은 논리대로라면 같은 로마자인데도 영어 로마자는 한글보다 비과학적이고, 튀르키예어이탈리아어의 로마자는 한글보다 과학적이라는 해괴한 결론이 나와 버린다. 이는 일반적인 한국인이 표기 심도가 악랄한 수준으로 깊은 영어, 3종류의 문자를 이리저리 섞어 쓰는 일본어, 표어문자한자를 쓰는 중국어를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의 언어를 접할 일이 거의 없는 것에서 비롯된 오해로, 로마자를 쓰는 많은 언어는 글자와 소리 사이의 대응관계가 한국어보다 더욱 직관적인 경우가 많다. 또한 한자와 같은 경우에도 들은 것을 글로 옮겨쓰는 면에서 표기 심도가 깊어서 그렇지, 일본어의 가나 표기도 그 자체로는 한국어의 한글 표기보다도 더 정확하게 글자와 소리가 일치한다. 이처럼 글자와 소리가 일치하는 게 과학적이라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한국어와 한글이 역풍을 맞게 될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글에 관한 잘못된 상식이 알게 모르게 상당히 퍼져 있으니 판별하며 수용하자. 심지어 교과서에도 있다고 한다.

한글날을 맞아 국립국어원에서 한글을 둘러싼 여러 오해들을 다루었다.[9][10]

역시나 국립국어원에서도 한글이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모든 문자는 장단점이 있으며, 어떤 문자는 과학적이고 어떤 문자는 비과학적이라고 단정할 객관적인 기준이란 애초에 없다. 애초에 '문자가 과학적'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마다 다르게 와 닿을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기가 어렵다.

한글이 가장 우수하고 과학적이라는 것이 마치 '의심의 여지가 없는 객관적인 사실'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장'일 뿐이지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학문적 진리가 아니며, 심지어는 대한민국국립국어원조차도 인정한 적이 없는 명제이다.

또한 문자라는 것이 해당 문자를 사용하는 집단의 문화, 더 나아가서는 그 집단의 정체성이기도 하다는 점[11] 을 생각한다면, 한글이 우수하고 다른 문자는 열등하다는 생각은 자문화 중심주의국수주의로도 이어질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3.2. 배우기 쉬운가?[편집]


한글은 다른 문자에 비해 배우기가 쉬우며 외국인들도 단시간 안에 간단한 한글을 읽을 수 있다는 요지의 생각 역시 널리 퍼져 있다. 실제로 2~3시간만에 마스터하는 외국인이 있으며, 엄마가 아이에게 따로 한글을 가르치지 않고 동화책만 읽어주어도 아이가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와 동화책에 적힌 형상을 연결시켜 저절로 한글을 깨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걸 보면 꼭 틀린 말은 아니다.[12][13]

한국인들에게 한글이 학습 난이도가 낮다는 인식을 강화시킨 데에는 일본이나 중국 등 한자를 널리 사용하는 주변 동아시아권 국가들과 비교에서 비롯되는 것이 크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압도적인 글자수를 자랑하는 한자에 대비되는 착시 요소가 크고, 원래 표음문자 자체가 그렇게 배우기가 어려운 경우는 드물다. 키릴 문자그리스 문자, 티베트 문자, 아랍 문자 같은 경우도 집중해서 배우면 하루, 아니 몇 시간 만에 깨우칠 수도 있다. 태국문자, 크메르 문자(캄보디아)처럼 배우기 어려운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표음 문자의 난이도는 상당히 낮다.

분명 한글이 표음문자로서 한자 등 단기간에 습득하기 힘든 문자들에 비해 배우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학습 난이도가 다른 문자에 비교해 '가장 낮은 편'에 속하냐고 한다면 배우기 쉽게 하는 요소가 있는 동시에 배우기 어렵게 하는 요소도 분명하게 존재하므로 종합적으로 가장 배우기 쉬운 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사실 막말로 로마자도 억지로나마 읽기만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영어 조기교육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고. 단지 정확한 말뜻을 알고 머릿속에서 실시간으로 문자와 단어를 조합해서 유창하게 대화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당장 “glazukklia” 같이 아무 뜻도 없는 엉터리 단어를 로마자로 적어놔도 억지로 읽는 건 쉽다. 영어식 단어라고 전제하고, 외국어 표기법에 따라 억지로 변환하면 g를 ㄱ으로, la를 “라”로… 식으로 끼워 맞추면 80년대 이후에 중등교육을 마쳤다면 어느 한국인이든 대개 “글라주킬라” 정도로 위 단어를 억지로 발음하는 것 그 자체는 크게 어려움이 없음을 생각하면 되겠다. 단지 이런식으로 읽어서는 이해할수도 소통할수도 없다는 게 문제이지만.

요점은 외국인 입장에서도 반대로 “김치”라는 단어가 있을 때 “kimchi” 라고 일단 소리내서 읽는 건 쉽다는 것이다. 그게 뭔 뜻인지 파악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특히 조사가 덕지덕지 붙고 동사가 잔뜩 파생형으로 변형되어 있을 때).

  • 배우기 쉬운 점
    • 자형의 단순함: 한글을 이루는 자소의 모양 자체가 간단하고 디자인에 군더더기가 없다고 평가 받는다. 한글의 기본 자소는 지평선에 평행하거나('ㅡ') 수직하는('ㅣ') 기하학적 형태와 'ㅇ', 'ㅁ', 'ㅿ', 'ㆍ' 등 기초적인 도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노마 히데키 교수도 이러한 구성은 한글을 실제로 읽고 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 바 있다.
    • 자형의 형태와 음가의 규칙성: 한글이 글자간의 관계가 비교적 규칙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어 음성학적으로 비슷한 소리끼리 비슷한 형상으로 묶여있기에 학습의 용이성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있다. 예를 들어 모음의 경우 ㅏ/ㅑ, ㅓ/ㅕ, ㅗ/ㅛ, ㅜ/ㅠ 등의 조음이 글자의 형태 변화에 맞게 규칙성 있게 일어난다. 자음의 경우에도 연구개 파열음 ㄱ/ㄲ/ㅋ, 양순음 ㅁ/ㅂ/ㅍ/ㅃ 등으로 유사한 발음의 글자들이 유사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다만 유사한 소리들이 유사한 형태를 띠는 것은 태국 문자나 Visible Speech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것은 한국어 음성/음운에 익숙한 사람에게 한정되는 장점일 수 있다. 예를 들어 ㅁ은 ㅂ/ㅍ/ㅃ와 달리 비음이라는 면에서 일부 외국어 화자에게는 비슷한 모양으로 같이 묶이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른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태국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글을 비교적 쉽게 배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태국 문자 역시 비슷한 발음을 가지는 글자들이 비슷한 형태를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글의 ㅁ/ㅂ/ㅍ/ㅃ에 해당되는 자음은 각각 ม/บ/พ/ป로 그 형태가 비슷하고, ㄷ/ㄸ에 해당하는 ด/ต 그리고 ㅇ/ㅎ에 해당하는 อ/ฮ 등도 역시 비슷한 발음일 경우 조금씩만 다른 비슷한 형태라는 점이 한글과 유사하다. 또한 한글 초성의 ㅇ과 같은 역할을 하는 อ이 있으며, 태국 문자 역시 종성의 개념과 비슷한 종자음 이라는 개념이 있다.[14]
  • 창제과정의 과학성: 일반적인 다른 문자들이 상형 문자가 단순화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각각의 발음과 모양에 전혀 연관성이 없어 닥치고 그냥 외워야 하는 것과는 달리 한글의 자음은 혀와 이, 입술 등의 조음 기관을 본 따서 만든 한글이 분명 외국인이 보아도 납득하기 쉬워 배울 때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글의 상형성에 관해서는 당대 출간된 공식 설명서인 해례본은 조음 기관을 상징화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자음이 조음 기관의 형태를 추상화했다면 모음 또한 하늘, 땅, 사람 등을 추상화한 기하학적 형태를 가진다는 점은 한글 학습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이 용이하고 따라서 기억 효율(mneumonic) 관점에서 유리할 수 있다.
    • 반론: 하지만 조음 기관이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 아니라 조음 기관과의 연관성은 글자를 배우는데 큰 이점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언어학자 알렉산더 멜빌 벨이 발음을 직접 들으면서 문자를 배울 수 없는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고안한 Visible Speech(보이는 음성)라는 문자도 한글처럼 조음 기관의 모양을 본 따 만들어진 문자지만, 처음보는 사람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Visible speech는 한글과 가장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자질 문자로서 외국인이 한글을 새로 배울 때의 이점이 어떨지는 visible speech를 배우는 과정에 비교할 수도 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Visible speech의 난이도 + 모아쓰기로 인한 난이도 상향 =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글의 난이도'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visible speech의 경우 글자 형태 자체의 복잡도가 높은 편이다. 그에 비해 한글의 경우는 조음 기관의 모양이 더욱 추상화되어 그 연관성은 visible speech보다 낮은 반면, 비교적 간단한 기하학적 형태를 가진다는 점은 강점이다.

  • 배우기 어려운 점
    • 모아쓰기로 인한 난이도의 상승: 한글의 기본 자모는 24자에 불과하고 이는 로마자의 알파벳 개수와 비견될만 하다. 그러나 기본 자모를 조합해서 사용하는 'ㄲ', 'ㄸ', 'ㅆ' 등의 쌍자음과 이중 모음 등 겹자모의 수는 30여개에 달한다. 비록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기본 자모의 조합을 통해 만들 수 있다고는 하나, 절대적인 자모의 숫자가 적은 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모아쓰기로 인한 난이도 상승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데, 당장 로마자는 낱자 'g', 'u', 'm'을 익히면 'gum'이라는 단어를 적을 수 있는 반면 한글은 'ㄲ', 'ㅓ', 'ㅁ'을 익히고도 초성, 중성, 종성 등의 개념과 모아쓰기 원리에 대한 이해 없이는 '껌'이라는 단어를 바로 적을 수가 없다. 낱자 하나하나를 다 익힌 후에도 그 낱자들을 조립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므로, 문자를 익히는 데 있어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풀어쓰기 한글을 쓴다면 이런 단점은 개선될 수 있겠지만, 한글은 창제 당시부터 모아쓰기가 기본 설계이고, 앞으로도 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한국어의 음운론적 독특함: 한글의 습득과 “한국어의 한글 표기법” 습득은 양분해서 생각할 수 없으며 한국어의 음운의 특수성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점은 한글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다. 예를 들어 'ㄱ'이란 글자를 배울 때 이 글자는 어두에서 [kh]로 발음되고 유성음 사이에서 [g]로 발음되며 어말에서는 [k]로 발음된다는 사실까지 학습해야만 'ㄱ'이라는 글자를 배웠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 단지 'ㄱ'이라는 시각적 형태를 배웠다는 것만으로는 학습이 불완전하다. 따라서 한글이 어려운가 쉬운가 하는 문제는 한국어 음운체계와 그 한글 표기가 어려운가 쉬운가 하는 문제에서 독립될 수 없다. 문자란 언어의 표기법으로서만 가치를 가지지 그 자체로는 그저 의미없는 그림의 나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점은 여타 다른 표음문자들의 경우에서도 피해가기 힘든 부분이며 문자가 표기하는 언어의 표기 심도 같은 요소에도 크게 좌우된다.
  • 글자들간의 혼동: 경우에 따라서는 비슷하게 생긴 글자가 많은 것이 학습 난이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있다. 그나마 한글은 가나나 태국 문자처럼 필기본을 보고 헷갈릴 정도는 아니지만, 낱자 단위가 아닌 음절 단위에서는 모아쓰기로 인해 낱자가 압축되어 혼동이 커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틑/릍/를/틀', '삶/삷', '렵/럽' '홋/훗/흣', '훨/휠' 등의 글자는 작은 글씨로 쓰여 있을 때 특히 구분하기 어렵다. 이 예시들은 한국인조차 헷갈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외국인이 느끼는 혼란은 더욱 클 수 있다. 또한 많은 외국인들은 'ㅁ'과 'ㅇ' 부터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ㅁ'을 곡선 지게 표현하는 일부 글꼴이나 필기본에서 이 점이 극대화 된다. 다만, 다양한 필체를 고려하여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것은 여타 다른 문자의 경우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정리하여 말하면, 한글의 창제 원리가 체계적인 것은 사실이나 그 점이 다른 표음문자에 비해 배우는 데 반드시 유리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기본 자모들의 경우 비교적 배우기 쉬운 간단한 기하학적 형태이다. 그리고 자모들이 조음 기관을 본떠 실제 음가와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는 점 등이 체계적인 이해를 돕고 기억 효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 자모들 외에도 겹자모들을 알아야 하고 한글 고유의 특성상 모아쓰기 원리를 습득해야 하는 점 등 배우기 어렵게 하는 요소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3.3. 한국의 낮은 문맹률은 한글 덕분?[편집]


현대 한국에서의 문맹률은 전체 인구의 1%가 채 되지 않는 수준이며, 그 대부분은 노인이거나 심각한 장애인이다. 그러나 한 국가의 문해율과 문자체계 간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의 문해율이 높은 것은 문자보다는 의무교육제도에 있다.

문해율이 높은 것은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이나 대만,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인데 이것 역시 의무 교육 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문자를 사용하는 체계가 굉장히 복잡한데도 불구하고(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 실질적인 문해율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고(#) 대만이나 홍콩은 간략화하지 않아서 복잡한 옛날 정체자를 대부분 그대로 쓰고 있는데도 한국과 문해율이 비슷한 수준이다.

즉 문해율은 국민의 의무교육 접근율로 결정되는 것이지 문자 그 자체의 속성 때문은 아니다. 1945년 광복 당시 한국의 문맹률77.8%에 달했다. 문율이 아니다. 문률이다. 그러던 것이 1940년대 후반-50년대의 대대적인 문맹퇴치 작업과 초등교육 의무화를 거쳐서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그러한데도 70대의 비문해율은 20.2%에 달한다.#

교육과정을 볼 때 한국은 유치원생 때 한글 기본을 깨치고 곧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이건 다른 나라에서도 얼추 비슷하다.

심지어 중국에서도 대략 3학년까지만 병음과 한자를 혼용하고 그 다음부터는 그냥 한자를 직접 읽으며, 일본에서 초등학교 내내 한자를 배워야 하긴 하지만 이건 일본의 다양한 한자 읽기와 비교적 느린 진도가 원인이다. 일본 초등학교 6년간 교육한자 1006자를, 나머지 1130자는 중학교 이후에 배운다. 반면 중국은 초등학교에서 3000여자를 끝낸다. 앞서 말한 다양한 한자 읽기가 있는 걸 감안해도 일본 쪽이 널널한 건 사실이다.

다만 위의 비교는 정규 교육과정에 따른 것일 뿐, 실제 현실에서 한국 어린이들의 한글 습득 연령은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빠른 편이다만, 이것은 조기교육으로 인한 것으로, 한국의 학부모들은 유아단계에서부터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관례로 자리잡혀 있다. 엄마들이 이용하는 유아교육 관련 카페나 상담사례 등을 보면 약 24개월 정도면 대부분 부모들이 한글 읽기를 가르치기 시작함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5살이 되면 약 80%가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한국아동학회가 펴낸 〈2001년 아동발달백서〉를 보면, 만 1살 때 글 읽기를 가르치는 비율이 27.3%고, 쓰기는 11.4%로 나타났다. 글 읽기는 5살 정도가 되면 84.0%가, 글쓰기는 3살이 되면 52.7%가 각각 가르쳤다. 이렇게 한글 깨치기 조기교육을 하다 보니 3살 아이의 24.3%, 4살은 44.0%, 5살은 76.0%가 혼자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조기 글자교육도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3살쯤부터 문자를 가르치기 시작하는 부모가 많다. 애초에 아이들이 잘만 배우면 그만이고, 갓 문자를 떼기 시작한 아이 시점에선 자질문자든 음절문자든 다 거기서 거기다.

3.4. '훈민정음에 대한 비하 표현'은 존재하는가?[편집]



3.4.1. 언문[편집]


'언문'이라는 표현이 정말로 한글(훈민정음)을 낮추어 보는 표현인가, 양반들이 한글을 과연 어떻게 생각했는가, 한글 창제 당시에 반대가 있었던 것의 진의가 과연 무엇이었는가 등의 문제들도 학계에서조차 분명히 결론이 나지 않았으므로 쉽게 단정짓기 어렵다. 20세기 후반까지 한국의 역사 및 언어학계에서는 '언문'이 한자를 가리키는 '진서(眞書)'와 대비되는 비칭이었다는 해설이 주류였으며, 이는 주요 사전이나 역사학 교양서, 심지어는 아동용 교육서적에까지 인용되었다.

언문이라는 것은 한자(漢字)에 대해 통속문자(通俗文字)라는 뜻으로, 바로 중국의 언어에 대해 조선어를 조선인 스스로가 방언 이어(方言俚語)로 칭하였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해설 중 '언문' #[15]


반면, 언문이 한글을 폄하하는 명칭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론을 제기하는 학자들도 있으며, 특히 2000년대 이후 이러한 기존의 인식을 재고하려는 움직임이 대두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의 '세종 28년(1446) 11월8일 세종대왕은 드디어 언문청을 설치했다'는 기록에서처럼 세종은 언문이란 명칭을 직접 사용했다. 세종이 천하고 비하하는 의미의 명칭을 직접 붙인 셈이 된다. 요즘말로 온갖 악플러(최만리, 정창손, 김문 등)들에 시달리면서도 심혈을 기울여 지은 자신의 걸작에 비하하는 의미의 명칭을 몸소 사용했다는 얘기인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대종언어연구소 박대종 소장 "언문은 억울하다, 한글× 훈민정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훈민정음을 '언문'이라 처음 표현한 것은 다름아닌 훈민정음의 창시자인 세종대왕이라는 점이다. 훈민정음 창제(세종 25년)와 동시에 창설된 훈민정음 배포 기관을 '언문청'이라고 명한 것만 봐도 분명하다. '태조실록(太祖實錄)》을 내전(內殿)에 들여오기를 명하고, 드디어 언문청(諺文廳)을 설치하여 사적(事迹)을 상고해서 용비시(龍飛詩 - 용비어천가)를 첨입(添入)하게 하니'(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세종 28년 11월 8일 기사). 후대에 비하의 의미도 포함되었지는 몰라도 최소한 '언문'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을 때는 비하의 의미가 없었다는 것은 틀림없다. 세종대왕이 자기가 직접 만든 문자를 비하할 리는 없으니까 말이다.

원래 언()은 한문(고문, 문어)과 대비되는 '구어'를 말한다. 중국에서의 '한문'은 원래 전국시대부터 당나라 시대까지 쓰인 '고어'에 해당하고 이후에는 거의 텍스트의 형태로만 쓰였으며, 그 이후에 통용되는 구어 중국어는 이 한문과는 전혀 달랐는데, 바로 그 구어체 문장을 '언'이라고 한 것이다. 조선 시대에서도 아마 한글 문장을 이런 구어체 정도로 본 것 같다. 실록에서는 이렇게 한글로 기록한 문장을 '언서(諺書)'라고 표기하고 있다. 꼭 낮춰서 불렀다기보다는 그냥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구어)이라는 뜻으로 본 것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vernacular script'이 딱 맞는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국조보감에도 '언문'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일본의 가나 문자를 '언문'의 일종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언문으로 풀었음'을 뜻하는 '언해(諺解)'라는 단어는 일본에까지 건너가 일본어 구어로 풀어쓴 책을 언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한글 연구를 장려・지도해야 하는 국립국어원에서조차 '언문'을 '천한 글'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어, 대중들에게 이런 내막이 알려지기까지는 상당한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

다만 비하 표현의 존재와는 별개로 격을 낮게 봤던 풍조는 관찰되는데, 동시기에 한자만 쓰는 중국에서도 일상 구어체를 한자로 기록한 백화문은 문어체보다 격이 낮은 것으로 보아 공문서 등에서 배제되었다.

이에 대해, 그리고 한글 창제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이 있으니 참고할 것.


3.4.2. 암글(암클)[편집]


'암글'이라는 호칭은 "한글은 천한 여인네들이나 쓰는 천한 글이라며 한문을 중시했던 양반들이 비하하여 불렀다"는 사유에 따라 주장되는 비칭이다.

이는 '언문'에 비해서 비하의 의미가 확실히 드러나는 명칭이지만, 사실 한글이 여성들에게서만 쓰였다는 근거는 없다. 물론 처음에는 주로 사대부의 아내들과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점차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대부의 처와 일반 백성들이 주로 사용하다가 점차 사대부들도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애초에 창제자인 세종 역시 성별과 신분을 막론하고 '사람마다 쉽고 널리 쓸 수 있도록' 창제한 글이라고 반포하였기 때문.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사대부들이 한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발견된 최초의 한글 편지는 1490년 군관으로 함경도에 파견되는 나신걸이라는 남성이 부인에게 쓴 편지다. 훈민정음이 반포되어 30년된 시점에선 이미 사대부들도 일정수준 이상 한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조선 중기엔 한글 주석이 달린 유교경전이 발간되고 있었고 유교 경전에 대해 가르치고 그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어디까지나 사대부 계층이므로, 사대부들이 한글을 천시했다기 보단 한자의 보조 학습이 가능한 쉬운 글자로써 받아들였다는 것이 좀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게다가 후기에 들면 정조가 왕세손 시절에 쓴 한글 편지같이 왕족도 한글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있다.

사실 사대부가 마음속으로 언문을 천하게 여기고 있었든 아니든 간에 함부로 언문을 비하하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임금이 만든 글자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고 함부로 입을 놀렸다간 왕조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역행위로 간주되어 의금부로 끌려가게 되기 딱 좋기 때문이다.

상기한 연산군이 홧김에 언문을 탄압하려다 관둔 것도 자기 조상의 업적을 폄하했다간 조상의 정통성이 훼손되고 이는 나아가 그 후손인 자신의 정통성도 위협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왕도 선대왕의 업적을 함부로 어쩌지 못하는 판국에 사대부가 선대왕의 업적을 비하하면 무슨 사달이 날지는 뻔할 뻔자.

그나마 양민이라면 모를까 사대부쯤 되면 살벌한 정치판에서 사소한 말실수 하나가 꼬투리를 잡혀서 본인은 물론 소속 파벌까지 굴비처럼 엮여서 줄초상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은 만큼 더욱 말을 아껴야 할 테니 사대부가 대놓고 언문을 비하했을 가능성은 더더욱 떨어진다. 때문에 암클 또한 (사대부의 속내야 어쨌든) 비하의 목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3.4.2.1. 표기[편집]

'암클'이라고도 표기되는데, 성별을 의미하는 '암-, 수-' 등의 접두사는 뒤에 이어지는 일부 단어의 평음을 격음화하므로(e.g. 암컷/수컷, 암탉/수탉), 말음 'ㅎ'을 달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표기에 드러나지 않을 뿐 사실상 'ᄋ\ᅡ\ᇡ[A]-, 숳-'인 셈.

현재 맞춤법에 따르면 암글이다. 한글 맞춤법 제31항에서 '암-, 수-'가 붙었을 때의 격음화된다고 규정한 단어는 '암캐/수캐, 암컷/수컷, 암탉/수탉'이 있으며, 이외에도 '암캉아지/수캉아지, 암키와/수키와, 암탕나귀/수탕나귀, 암톨쩌귀/수톨쩌귀, 암퇘지/수퇘지, 암평아리/수평아리' 등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확인된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ᄋ\ᅡ\ᇡ[A]-, 숳-'으로 적용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암-, 수-'만을 붙인다.


3.4.3. 정낭글(통시글)[편집]


세종대왕 승하 후, 일부 집현전 학자들은 훈민정음을 화장실에 앉아서 일을 보는 사이에 깨칠 수 있을 만큼 쉽게 배우는 글이란 뜻으로 '정낭글' 또는 '통시글'[16]로 멸시하기도 했다.##

3.5.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가?[편집]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한글만능론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사례 문서만 봐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17]

음성을 연구하기 위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국제음성기호조차 모든 음성을 표기할 수는 없으며, 언어 연구 과정에서 새로운 음성이 발견될 때마다 기호를 계속 추가한다. 여러 발음을 꽤 표기할 수 있는 지금도 너무 세세한 차이를 다 표기해야 돼서 연구 목적이 아닌 실용으로 쓰기엔 너무 번거롭다.

한글을 대하는 자부심이 과도한 나머지 국내에서는 간혹 '한글로 이 세상의 모든 발음(혹은 거의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는 믿음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국어 음역자와 일본어 가나보다 영어 발음을 비교적 더 가깝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장된 것이다. 이걸 지나치게 맹신하는 건 자문화 중심주의에 가깝다.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에는 대해서 위의 문서에서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며, 그 밖에도 다른 언어의 비슷해 보이는 발음이 실제로는 미세하게 차이가 나나 한글로는 표기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18]

이건 애초에 전제가 잘못된 건데, 발음을 많이 표기할 수 있는가를 가지고 문자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위 문단에서도 언급했듯이, 문자는 해당 언어권에서 쓰이는 발음만 전부 기록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사실 어떤 문자는 모음은 안 표기하기도 하는 등 차이는 좀 있지만 대체로는 이런다는 뜻이며, 이런 점에서 한글은 제 역할을 충분히 잘 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는 다른 문자들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물론 한 문자가 다른 문자보다 더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으면 특정한 상황에서는 더 유리하긴 하지만, 그 문자를 쓰는 곳의 일상생활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는다. 애초에 한글만능론 문서를 보면 알다시피 한글이 꼭 다른 문자보다 많은 발음을 표기하지도 않으며, 설령 한글이나 다른 문자로 표기하지 못하는 발음이 있다고 이게 해당 문자의 단점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글의 발전 과정을 보면, 초기의 옛한글에는 있던 몇 가지 문자와 발음기호가 한국어 발음에 없다 보니 결국 도태된 경우도 있다. '옛한글을 쓰면 이 세상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주장도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옛한글을 쓰면 확실히 훨씬 더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긴 하나 실생활에서 쓸 일이 적고, 여전히 표기하지 못하는 발음은 많다[19]. 애초에 옛한글의 반시옷, 반탁음 같은 것을 제주도의 70대 이상 노인에게서나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분들의 발음 자체가 연구대상이고,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옛기호의 발음을 정확히 들을 수도 없다. 옛한글의 일부 문자가 도태된 이유는 사람들이 점점 그 소리를 못 구별해서, 음가가 사라져서이다. 'ㅡ'의 대응 음가 ''(아래아)가 그런 사례이고, 현대에는 'ㅐ'와 'ㅔ'의 구별 문제가 있다. 외국어를 정확하게 듣고 말하는 것부터 힘든데 표기를 어찌하겠는가.

3.6. 발음과 표기의 대응관계가 일관적인가?[편집]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표기 심도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표기로부터 발음을 일관적으로 유추해낼 수 있는 것은 문자의 특징이 아니고 언어 정서법의 특징일 뿐이다.[20] 즉, "는 무조건 /a/라고 읽고, /a/라는 발음은 무조건 로 적는다." 라고 정해 놓았기 때문에 그렇게 읽는 것이지, /a/라는 발음이 글자 가 태생적으로 가진 특징이 아닌 것이다.

정서법별로 같은 로마자를 써도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알바니아어처럼 글자와 발음이 일정한 규칙 아래에 정확하게 대응되는 언어도 있으며, 영어덴마크어처럼 철자와 발음의 규칙성이 떨어지는 언어도 있다. 이는 라틴 문자한글과 달리, 아랍 문자처럼 국제 문자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는 20세기에 표기가 정착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그런 문제가 적어야 함에도, 음운 변동이 심한 한국어의 특성상 형태소 위주의 표기를 쓰기에 한국어는 전세계적으로 표음성이 낮은 언어에 속한다.

또한 현재는 'ㅢ'의 발음이나 'ㅐ'와 'ㅔ'의 구별, 그리고 'ㅚ/ㅞ/ㅙ'의 조음위치 등에 차이가 있었고 표기는 아직도 다르나 시간이 지나면서 발음이 거의 같아진 것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이것은 한글을 읽을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들은 것을 한글로 쓸 때문제이다. 아이들이 '왜?'를 '외?'로 쓰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쓰인 것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까 말했듯 한국어는 음운 변동이 심한 언어이기 때문이다.[21]

당장 '깻잎'이란 단어를 읽어 보자. 발음과 표기가 일치하는가? 종성 ''으로 예를 들면, '넓고'는 [널꼬]로 읽어야 하지만, '밟고'는 예외로서 [밥꼬]로 읽어야 한다. 또, '맑고'를 \[말꼬]로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으며, 많은 외국인들이 '많다'나 '얻다' 등을 처음 보는 때에는 바로 읽지 못한다. 한국어의 표기법은 '소리대로 적되 형태를 살려서 적는다'를 표방하고 있으므로 발음과 표기가 일치한다고 보기는 힘들다.[22] 더구나 '닿다' 같은 건 [다:타] 식으로 발음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닫따]로 발음하고, '낫다'와 '낳다'는 그다지 구별하지 못하며, '싫증'의 발음은 [실층]이 아닌 [실쯩]이다.

게다가 한국어에는 동철이음이의어라는 것이 존재한다. 동철이음이의어는 스페인어와 같이 표음성이 좋은 언어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영어처럼 심층 표기를 쓰는 언어에서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한국어의 동철이음이의어는 주로 된소리되기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대가'라는 철자는 어떤 의미로 쓰이냐에 따라 [대ː가]로 읽힐 수도 있고 [대ː까]로 읽힐 수도 있다. 이러한 동철이음이의어는 대개의 경우 확실한 규칙이 없거나, 규칙이 있더라도 형태소 정보에 기반하고 있어 철자만 보고 발음을 유추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른 동철이음이의어로는 '시가', '성적', '영장', '외과', '잠자리', '볼거리', '송장', '물질', '안다' 등이 있다.

또한 음성학에서 다른 발음으로 분류하는 발음한국어에서 같은 음소에 해당할 경우, 한국어의 음소를 표기하는 것이 목적인 한글에서는 같은 기호로 표기한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한글은 한국어의 모든 발음을 적는다고 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려면 표준 한국어의 모든 '음소'를 적는다고 해야 한다. 국제음성기호가 이 때문에 따로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어음운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한국어모국어인 사람들은 쉽게 깨닫지 못하는 부분으로, 가령 '가지'의 'ㄱ'과 '안경'의 'ㄱ'은 각각 무성음유성음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의 'ㅅ'은 구개음화되어 ''의 'ㅅ'과는 다른 발음이 된다. 극단적인 예시로는 'ㅎ'이 존재하는데, '화해', '하다', '희망', ''의 각 'ㅎ'은 전부 다른 발음이다.

이처럼 한글도 다른 문자만큼이나 글자와 발음이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 한국어는 말하는 대로 쓰이지도, 쓰인 대로 읽히지도 않는다. 이는 한글 맞춤법 규정 제1항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적는다는 것은 소리를 바탕으로 어법에 맞도록 바꾸어서 적으라는 말이다.[23]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구거사저늘(국어사전을 펼처서(펼쳐서 저킨 걷꽈(적힌 것과 그거슬(그것을 잉는 방버비(읽는 방법이 일치하는 어휘가(일치하는 어휘가 멷 깨나 인는지(몇 개나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야 원어민이고 익숙하니 저렇게 읽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다른 모든 언어들도 마찬가지이고, 제3자의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국립국어원 규정상으로 표음주의와 형태주의가 절충되어 있다.

원어민인 한국인도 잘못 읽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비쌈을 의미하는 말 '고가(高價)'는 [고까]로 읽지만, '기둥 따위를 세워 땅 위로 높이 설치한 도로'를 이르는 말 '고가(高架)'[* 또는 '고가도로'는 [고가]로 읽는다. 한국인 중에도 운전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전자의 '고가'[고까]의 발음에 이끌려 후자를 '고가'[고까]로 읽는 경우가 있다.

또한 수학 시간에 배우는 소수를 생각해 보자. 초등학교 때 배우는 소수, 즉 0.1, 1.5 등의 '소수(小數)'의 발음은 [소:수]이고, 약수가 1과 자기 자신뿐인 자연수인 2, 3, 5, 7 등을 이르는 '소수(素數)'(중학교 1학년 때 배운다.)의 발음은 [소'''쑤''']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라디오의 '주파수'에서는 [수]로 읽지만, 사과의 '개수', 술의 '도수' 등에서는 [쑤]로 읽는 것과 같다. 그러나 두 '소수'의 발음이 다르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으며, 심지어는 수학 교사 조차도 대부분 모른다(...).[24]

그리고 애초에 발음과 표기의 대응관계가 비일관적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며, 경우별로는 좋은 점을 가지가도 한다. 한국어의 한글 표기가 발음과 일치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한국어 표기를 영어랑 비교하면서 한글의 과학성을 주장하는데, 한국어 표기가 꼭 발음과 일치하지 않는 건 둘째치고 애초에 발음과 표기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 일치하는 것보다 꼭 비과학적이라고 할 수가 없다. 해독자 입장에서는 현대 한국어의 분철 표기 방식이 단어의 원형을 파악하기 훨씬 쉽다. 한국어를 처음으로 배우는 사람도 뒤에 오는 글자에 따라서 어형을 두 가지 이상 외우지 않아도 돼 오히려 편리하다(예: 꽃이[꼬치], 꽃집[꼳찝], 꽃잎[꼰닙]...).

물론 이것은 영어도 마찬가지여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도 뒤(또는 앞)에 오는 글자에 따라서 어형을 두 가지 이상 외우지 않아도 돼 오히려 편리하다(예: serve[sɜːrv], preserve[prɪzɜːrv], preservation[prezərveɪʃn], preservative[prɪzɜːrvətɪv]).

한글(정확히는 한국어)은 소리나는 대로 적어서 좋다고 잘못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영어는 발음대로 적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 네 단어들을 발음대로 적는답시고 표음주의적인 'serv', 'prizerv', 'prezərveishn', 'prizervətiv'로 표기한다고 하면 그게 좋은 표기인가? 'serve', 'preserve', 'preservation', 'preservative'라는 형태주의적 표기야말로 단어의 원형을 살리는 훌륭한 표기인 것이다.

3.7. 제작자와 제작시기가 밝혀진 유일한 글자?[편집]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억지 주장이다. 제작자제작시기가 명시된 것은 사실이지만, 유일하지는 않다.

"전 세계에서 언제, 누가, 왜 만들었는지 알려진 문자는 한글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우선 저 문장 자체에 조금 문제가 있는데, 저대로라면 그냥 어느 날 누가 아무렇게나 문자를 하나 만들기만 해도 틀린 말이 된다. 역사적으로 봐도 개인이 암호나 문학적인 용도 등으로 만든 문자는 수두룩하다.

이를 감안하여 한 국가나 민족에게 널리 쓰이는 문자라고 좀 더 정확하게 명시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게 해도 한글이 유일한 건 아니다. 앞서 말한 파스파 문자도 티베트 승려인 파스파(팍파)가 1268년에 티베트 문자를 본따 창제한 것이고, 태국 문자와 라오 문자는 람캄행 대왕이 1283년에 크메르 문자를 바탕으로 하여 창제한 수코타이 문자를 기원으로 하고 있으며,[25] 인도 동부의 소수 언어인 산탈리어의 올치키 문자는 Pandit Raghunath Murmu라는 학자가 1925년에 제작하였다.

그 외에도 선교사 제임스 에반스가 1840년에 창작한 문자인 캐나다 원주민 문자미국 체로키체로키 문자, 기니응코 문자, 점자, 키릴 문자, 튀르키예어 등 찾아보면 창제 시기, 창제자, 창제 목적이 모두 밝혀진 문자는 적지 않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국가나 민족에서 널리 쓰이는 문자" 라는 조건 없이 따지면 반지의 제왕의 저자인 존 로널드 루엘 톨킨도 자신의 소설 속의 인물들이 쓰는 요정어같은 여러 문자를 만든 바 있으니, 그 수는 더더욱 늘어난다.

이외에는 위키백과 한국어판문자를 발명한 사람 목록이나 영어판List of inventors of writing systems을 참고할 것. 라틴 문자의 단순 변용이나 속기를 위한 변용인 경우를 제외해도 창제 시기, 창제자, 창제 목적이 알려진 문자는 많다.

창제 원리가 문서화되어 있는 글자로는 한글 외에 알렉산더 멜빌 벨(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아버지)이 고안한 Visible Speech가 있다. 또 점자도 창제 원리는 명확히 밝혀져 있다. 이외에도 창제원리가 명백한 글자에는 이눅티투트의 음절 문자가 있는데 문자의 모양은 데바나가리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하게 변형한 것이며, 피트만 속기법의 영향도 받았다.

Pandit Raghunath Murmu 역시 자신이 창제한 문자를 직접 이용해 Ol-chemed나 Parsi-Poha 등의 입문용 저서를 쓰기도 했는데 이 저서들이 창제 원리 역시 소개하고 있는지는 불명. 단, 올치키 문자의 제자원리가 지금까지 남아있다. 글자의 이름에 대응하는 형상들을 추상화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로 보아 아마도 올치키 문자 역시 어떤 형식으로든 제자원리가 문서화되어 있을 개연성이 크다.

"군주가 만든 글자"로 범위를 좁혀도 태국의 람캄행이 제작한[26] 태국 문자누르하치가 제작한 만주 문자가 버젓이 존재하므로 유일하지 않다.

3.8. 글자에 음운자질이 드러난 유일한 문자?[편집]


자음을 표기하는 낱자가 음운까지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한글의 특징이나, 글자에 음운 정보가 드러난 문자는 한글 말고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크리 음절문자나 텡과르 또한 음운 자질이 반영된 문자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문자 중에도 탁음, 반탁음 부호가 있는 가나 문자나 움라우트가 있는 독일어의 로마자 표기 또한 부분적으로는 자질문자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음운 자질을 드러내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Visible Speech는 대표적인 자질 문자이다. 발음 기관의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 획을 추가하거나 회전해서 제자했기 때문에 한글보다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졌다. 한글은 ㅁ-ㄴ, ㄱ-ㅇ와 같이 비슷한 성질이 있어도 관계를 설명할 수 없는 글자가 많이 있는 반면, Visible Speech의 경우 같은 특성이 있는 글자는 예외 없이 비슷한 모습으로 제자되어 있다. Visible Speech는 36가지의 모음자까지도 음운 자질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자질성이 매우 높다. 모음자의 음운 자질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 한글과 달리 모음자 하나에 혀의 높이, 혀의 기울기, 입술 모양의 세 가지 자질 정보가 담겨 있는 게 Visible Speech이다.

이처럼 음운 자질을 나타내는 문자는 많이 존재한다. 다만 사용자가 많으면서 음운 자질성을 직접 첨가해 제자한 문자가 많이 없기 때문에 한글이 유일한 자질 문자라는 오해가 있는 것뿐이며, 애초에 한글이 사용자가 많다는 것도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 문자의 특성과 관련된 이야기도 아니다. '사용자가 많다'는 말이 애매하다는 것도 문제다. 한글의 우수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종종 내세우는 "한글은 창제자가 알려진 유일한 문자다.", "한글은 음운 자질이 반영된 유일한 문자다." 등의 명제가 반례에 부딪힐 경우, "사용자가 많은 문자 중에선 한글이 유일하다."라고 하는 식으로 조건을 달아 반례를 회피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애초에 '사용자가 많은 문자'라는 조건 자체가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애매한 말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한글이 사용자가 많은 문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로마자한자, 아랍 문자, 키릴 문자를 쓰는 사람들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저 문자들은 수많은 나라와 언어에서 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글의 유일함을 주장할 때 '사용자가 많은 문자 중에서'라는 조건을 다는 것은 제대로 된 논증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렇게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 반례를 회피할 거라면 로마자나 키릴 문자 등 앞서 말한 문자들의 사용자들도 얼마든지 그런 식으로 자신들 문자의 유일함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27]


3.9. 한글은 일본이 보급한 것이다?[편집]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일본식 한자어와 일제강점기 한국어 교재를 근거로 현대 한글은 일본이 다듬고 보급한 것이라거나 한국인을 다루기 쉽도록 보급했다는 주장이 떠돌지만, 애초에 일본은 조선인의 한글 교육은커녕 문맹퇴치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적이 없다[28].

교재가 존재하긴 했지만 명목상만 존재했고, 의무교육커녕 20년대에는 3.1운동을 의식하여 학교 보급도 부진했기 때문에 30년대 이전까지의 보통학교 취학률은 아동인구의 3.8%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간이학교이거나 높은 학비 부담 때문에 중퇴자가 많았던 시기였다. 동시기 일본 보통학교 취학률이 91%인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그나마 있는 조선어 교육수업도 한문수업 같은 다른 과목과 병행되는 일이 많았으며, 1935년에는 조선어 강습회가 폐지되더니 1938년 제3차 조선 교육령이 시작되면서 일본어 상용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민족 말살 통치기를 시작하였다.

이 때문에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에서 자체적으로 문맹퇴치를 위한 한글 교재를 배포하기도 했으며, 농촌 계몽운동이 벌어진 것도 높은 문맹률에 기인하였다[29]. 단적인 예로 해방 직전인 1944년 문맹률은 70%였고, 일부 지역은 78%, 80%가 넘는 곳이 허다했다.# 그나마 보통학교 취학 아동이 40%가 넘은 건 조선어 교육이 완전히 폐지된 4차 조선 교육령 이후인데, 이마저도 전체 인구로 따지면 8.5% 수준이다. #

오히려 한글이 적극적으로 보급된 건 독립 이후이며, 1948년 정부 수립 직후는 첫 번째로 한 것 가운데 하나가 의무교육 시행이다. 또한 1954년, 1961년 국가가 적극적으로 문맹퇴치 운동을 벌임으로서 1955년에는 22%로 급격히 떨어졌다[30].

한글 연구의 경우는 오구라 신페이 등 일본 학자들이 보통학교용 언문 철자법(普通學校用諺文綴字法)을 통해 현대 한글을 만든 것처럼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한글이 아닌 관습적으로 사용되어온 철자법을 정부(총독부) 주도로 근대적으로 표준화한 것이며, 이마저도 병합되기 전 주시경의 국문연구소(國文硏究所) 연구를 이어받은 19세기 기존 연구의 연장선이라는 한계를 가졌다.

무엇보다 현대 정서법과는 전혀 다르다.

이후 1920년, 1930년 총독부가 택한 언문철자법(諺文綴字法)은 주시경 학파인 조선어 학회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며,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조선어학회가 발표하면서 현대의 한글 표기법이 완성된 것이다. 현재 한국, 북한의 한글 표기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조선어 학회를 총독부는 한글 상용화 연구는 독립을 위하는 내란죄라는 논리를 적용해 조선어 학회 사건을 일으켰다.

몇몇 넷우익과 일뽕들은 "조선총독부가 조선인들한테 교육을 시키면 무식한 조선인들이 반발할까봐 어쩔 수 없이 못시켰다."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창씨개명도 조선인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조선총독부가 "창씨개명을 거부하면 식량 배급을 안 주겠다."라고 윽박지르고 밀어붙여 기어이 성사시킨 일은 설명할 수가 없다.

한국이 잘된 건 일본 가르침 덕분? 뉴라이트의 헛소리

4. 한글한국어의 혼동[편집]


한글과 한국어는 다르다. 한글은 언어 표기에 쓰이는 '문자'이고, 한국어는 '언어'이다. 로마자를 쓰는 언어가 무조건 영어인 게 아니며 한자를 쓰는 언어가 무조건 중국어인 게 아니듯이, '한글은 무조건 한국어'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예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한글은 주로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에 사용되고, 가나는 일본어를 표기하는 데에 사용되지만, 언제든지 한글 밖의 로마자나 가나와 같은 문자를 이용하여 '한국어'라는 언어를, 또 '한글'이라는 문자를 사용하여 '영어'나 '일본어'라는 언어를 표기할 수 있다. 아래 표를 보자.

언어
다른 문자로 표현해도 여전히 그 언어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에스페란토
문자
한글
안녕
헬로
니하오
곤니치와
살루톤
로마자
Annyeong
Hello
Nǐhǎo
Konnichiwa
Saluton
가나
アンニョン
ハロー
ニーハオ
こんにちは
サルートン
간체자
安宁
哈罗
你好
昆尼奇瓦
萨鲁顿
번체자
安寧
海乙路
尼何吾
古隱尼致瓦
士乙婁土隱
'안녕'은 한국어를 한글로 쓴 것, 'hello'는 영어를 로마자로 쓴 것이다. '헬로'는 영어를 한글로 쓴 것, 'annyeong'은 한국어를 로마자로 쓴 것이다. 'こんにちは'는 일본어를 가나로 쓴 것이고, '곤니찌와'는 일본어를 한글로 쓴 것, 'アンニョン'은 한국어를 가나로 쓴 것이다.


4.1. 혼동 예시[편집]


아래는 모두 한글과 한국어가 같은 줄 알고 오류를 범한 문장이다. 게다가 때로 논점일탈의 오류를 저지르기도 한다.

'영어와 한글'(예 1, 2, 3)

영어는 언어, 한글은 문자이다. 언어와 문자는 다른 개념이므로 동일선상에 둘 수 없다.

"유행어가 부르는 한글 파괴 심각"

언어의 한 갈래인 유행'어'는 문자인 한'글'을 훼손할 수 없다. 래퍼 산이의 〈한글랩〉도 이러한 오류를 범했다. 야민정음 같은 게 아닌 이상, 사람들이 '한글 파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국어파괴'다.

"한글날외국어외래어, 한자어, 신조어를 쓰지 맙시다."

외국어, 외래어, 한자어, 신조어를 한글로 쓴다고 해서 한글이나 한글의 체계가 망가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러 외국어, 외래어, 한자어, 신조어, 방언을 한글로 표기하고 기록할 수 있으매 감사하여 만들어진 것이 한글날이다.

"세종이 한글을 만들기 전에 한민족은 중국어로 말했나요?"

고대 한국어, 한글 전 한국어 표기 문서를 참고하자.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한국어는 있었고, 한민족은 먼 옛날부터 계속 한국어를 써왔다. 그저 세종이 중국어와 다른 한국어를 발음대로 기록하기 위해 한글을 만들었을 뿐이다. 한글 이전에는 순우리말 또한 한자의 음이나 뜻을 빌려 적었다. 이를테면 순우리말인 '이른 바람에'를 '早隱風未'로 적고 '이른 ᄇᆞᄅᆞ매'로 읽었다. 실질 형태소인 '이르-'와 '바람'은 각각 '(이를 조)'와 '(바람 풍)'으로 뜻을 빌려 적었고, 문법적 요소인 '-(으)ㄴ'과 '-(ㅁ)애'는 각각 '(숨을 은)'과 '(아닐 미)'로 소리를 빌려 적은 것이다.

"이 노래를 한글로 번역해 주세요."

번역은 언어를 옮기는 일이지, 문자만 옮기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 번역'을 해달라고 해야 한다. 미국인이 "로마자로 번역해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는 것을 생각해 보자.

"한글 이름은 참 예뻐요."

'순우리말 이름'이 옳다.

"한글 패치를 한 게임입니다."

문자만 바꾸는 패치가 아니라 언어를 바꾸는 패치이기에 '한국어 패치'래야 바르다. 그러니까 각종 도서, 게임 같은 매체에서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것은 '한글판'(한글패치)이 아닌 '한국어판'(한국어 패치)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한글화'라는 표현이 자주 보이긴 하지만 이 역시 올바른 표현으로 보긴 어렵다. '한국어화'조차도 외국 단어가 한국어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외래어)에나 어울리지, 누가 의도해서 번역하는 것에는 안 어울린다. 이런 이유에도 '한글화'라는 잘못된 명칭이 굳어진 자세한 이유는 해당 문서로. 요약하면, 한국어 패치 과정에서 가장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 한글을 보이게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한국어 맞춤법'과 '한글'을 같은 것으로 알기도 하지만 이 또한 잘못이다. 예를 들어, 까다로운 맞춤법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한글 너무 어려워요."라는 것은 그른 것이다. "한국어 너무 어려워요." 또는 "맞춤법 너무 어려워요."라는 것이 옳다. 어문 공식 명칭이지만 이 관점에서 '한글 맞춤법'도 옳지 않은 말이다. 비슷한 예로, 영어 철자법은 발음과 괴리가 심각하기로 악명이 높지만 그렇다고 영어 철자법의 어려움이 로마자의 어려움이 되지는 않는다. 같은 로마자를 쓰지만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튀르키예어, 핀란드어 등은 발음과 철자가 한국어보다도 훨씬 일치한다.

'문자가 모여서 언어가 되는 것'으로 잘못 알기도 하는데, 문자 없이 소리로만 말하는 사람도 있고, 문자가 아예 없는 언어도 있다. 이 경우에 '문자'를 그대로 두면 '언어'를 '문어(文語)' 또는 '기록'으로 고쳐야 옳고, 반대로 '언어'를 그대로 두면 '문자'를 '(언어학적으로 의미있게 발화되는)음운'으로 고쳐야 옳다.

2018년 한글날에도 여지없이 한국어와 한글이 혼동된 기사가 작성되었다. 〈"너도 배우니?" 美·유럽, 한글에 빠져들다〉 제목에도 '한국어'를 지칭하면서 '한글'을 썼고, 본문에도 '한국어'와 '한글'을 구별하지 못하고 섞어 썼다. 영어권 화자 사이에 'English'로 말해야 옳은데 'Latin alphabet'으로 잘못 말하는 일은 없는 걸 생각해 보자('한글'과 '한국어'의 차이). 유튜브 코리아에서는 2020년 한글날을 기념하여 외국어, 외래어를 사용하지 말고 방송을 진행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일공공구한글로만 함께해요). 대체 외래어를 안 쓰는 것과 한글 사랑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고, 이에 댓글로 수많은 지적이 잇따랐지만, 유튜브 측은 신경을 안 쓴 듯하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저 둘을 구별하며(관련 상담 사례), 지상파 TV/라디오 방송에서 진행하는 한국어(맞춤법 등) 관련 프로그램에 '한글'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 대신에 이런 방송 프로그램에는 '우리말'을 사용한다.

이 문단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점과 같은 개념으로, 언어인 '영어'와 문자인 '로마자'의 개념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가령 '남대문'을 'Namdaemun'으로 표기하는 것은 '영어식 표기'로 흔히 일컬어지는데, 이 역시 '로마자 표기'로 불러야 바르다. 굳이 '영어식 표기'를 논하면 'South Big Gate' 또는 'South Great Gate' 등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로마자 표기는 음차이고 영어식 표기는 의역인 셈이다.

흥미롭게도 일본에는 '한국어'를 2000년대 중반까지 'ハングル語'(한글어)로 표기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NHK의 '한국어 강좌'는 '한국어 강좌'도 '조선어 강좌'도 아닌 〈ハングル講座〉(한글 강좌)이다. 이렇게 쓰면 일본 내에서도 한글어 같은 건 없다고 놀림감이 되는데, 이렇게 쓰는 데에는 일본 사람들 나름의 고충이 있다. 이는 '韓国語'(한국어)로 표기하면 북한 계열 단체에서 '朝鮮語'(조선어)로 표기하라는 항의가 들어오고, '朝鮮語'로 표기하면 반대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제3의 대안을 찾은 결과라고 했다. 그런데 정작 북한에서는 '한글'이라 하지 않고 '조선글'로 부르기 때문에 '한글어'라는 명칭도 엄밀히는 중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コリア語'(코리아어)라는 표기가 등장했다. 요즘 일본에선 그냥 '韓国語'로 나오는 일이 많은데, 북한보다 한국과 교류가 많은 현대 일본 상황 및 조총련의 영향력 축소와 관련이 있을 듯하다.

한편, VOA 미국의 소리와 RFA 자유 아시아방송 같은 자유 세계의 방송사는 '한국어'로 부르는 반면, CRI 중국국제방송 같은 공산권이거나 공산권이었던 지역에서는 '조선어'로 칭한다. VOR 러시아의 소리는 현재 없으나 없어지기 직전에는 북한 쪽 인력이 빠지면서 모조리 '한국'으로 바뀌었다. 이는 현재 스푸트니크 통신 역시 마찬가지. 중국 인민일보는 대한민국 표준어판에선 '韓国語'로, 중국조선어판에서는 '朝鮮語'로 칭한다.


4.2. 혼동의 원인[편집]


한글로 기록하는 언어가 사실상은 한국어뿐이고, 한글전용이 완전히 정착하여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도 한글밖에 없으니 '한국어'라는 언어와 '한글'이라는 문자를 혼동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발음의 유사성이 매우 큰 이유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31] 고려~조선시대에는 '글을 안다'랬을 때 대개 한자를 아느냐는 뜻으로 통용되었고, 말과 글이 명확하게 구별되는 편이었다. 한글 역시 '언문' 혹은 '국문', '반절', '가갸거겨' 등 별개의 이름으로 불리며 '조선말'과는 구별되었다. 본격적으로 한국인이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게 된 것은 '한글'이라는 이름을 국가 차원에서 채택하고부터였다.

한 문자가 한 언어에만 사용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 기껏 해야 가나 문자일본어가 있는 일본 정도며, 가나 문자와 일본어 개념을 헷갈리는 사람이 많은 까닭도 위와 비슷하다.[32] 문자가 없던 전 세계 언어 대부분이 로마자나 키릴 문자를 차용했고, 이슬람 세력권은 아랍 문자를 받아들였다. 사실 전 세계 문자 전파의 대부분이 어느 한 지역에서 문자가 진화하면 그 지역 근처에 사는 사람이 그 문자를 같이 받아들이는 식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한자가 진화한 뒤에 한자를 받아들여 사용하였다.

'영어'와 '라틴 문자'의 혼동 역시 위에 있는 '한국어=한글' 문제와 원리가 비슷하다. 특히 라틴 문자로 된 언어를 접한 경험이 영어밖에 없는 경우가 그렇다.

현대 한국의 문맹률이 극적으로 감소한 것 역시 혼동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표음문자를 통하는 문자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말과 글의 차이를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조선어를 연구한 학자들이 스스로를 '한글 학자'로 부른 것도 혼란을 부추긴 원인 중 하나였다. 당시 조선어 학자들은 로마자가 아닌 기존의 표음문자체계인 한글을 바탕으로 조선어 정서법을 다듬었고, 고유어를 채록해 기록했다. 자연히 학자들 본인도 '한글'에 대한 애착이 컸으며 '한글 학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중 최현배이극로 등의 학자는 미군정 당시 국한문혼용체 폐지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언중이 '한글 학자=한글을 연구하는 학자=한국어를 연구하는 학자'로 치환하여 인식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두 단어가 서로 구별되지 않고 쓰이는 경우가 많으니, 언어의 사회성기술주의를 들먹이면서 '언어'와 '문자'를 동의어로 여기자는 일도 있지만, 이 둘은 학술적으로 엄연히 구분된 개념으로, 일반 언중이 두 단어를 구별하지 않고 혼용한다고 해도 확실한 구분점이 존재하는 '언어'와 '문자'를 동의어로 만들 수는 없다.

In language, the ignorant have prescribed laws to the learned.

언어에서는 무지렁이 백성들이 학자들에게 규범을 제정해 왔다.

리처드 듀파(Richard Duppa), Maxims (1830) no. 252


또한 일반 언중들의 언어생활에서 구별 없이 쓰임을 근거로 동의어화를 주장하는 것은 다수에 호소하는 논리적 오류이기도 하며, 메이저부심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게다가 한국어, 일본어 등 일부를 제외한 절대다수의 언어에서는 언어와 문자를 잘만 구별하는 상황에서, 거꾸로 언어와 문자의 개념을 합치자는 것은 세계화 시대인 지금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혼란을 줄 뿐이다.

5. 훈민정음과 한글의 구별[편집]


몇몇은 '훈민정음은 세종이 만든 것이고 한글은 주시경 등 한글학자가 정립한 것이므로 서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정립'이란 정하여 세운다는 뜻으로서 정함의 대상은 계획 같은 앞으로의 것을 말한다.

먼저 용어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자. '한글'은 현대 한글, 즉 한글 맞춤법에서 쓰이는 자모를 말한다. '훈민정음'은 옛 한글을 포함한 모든 한글 자모를 말한다.

주시경을 위시한 한글학자가 정립한 것은 한글 자체가 아니라 띄어쓰기, 분철법, 아래아 폐지 등의 한국어 '맞춤법'이다. 맞춤법이란 어떠한 언어를 문자로 옮기는 규칙이다. 즉, 이는 어디까지나 언어에 맞춰 문자의 '사용법'을 정립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한글'이라는 문자 자체를 정립했다고 할 수는 없다. 외형적인 면으로도 훈민정음과 현대 한글은 같다. 다만 몇몇 글자(ㅅ, ㅈ, ㅊ, ㅎ)는 원래 곡선적 모습이 없는 완벽한 좌우 대칭 문자였으며, 일부 획을 쓰는 방식이 현재 방식과 조금 다를 뿐이다. 'ㅊ'과 'ㅎ'의 첫 획인 꼭대기 부분이 그렇다. 원래 이는 곧추 세워서 쓰지만 현대에서는 비스듬히 쓰거나 아예 눕혀서 아래획과 떨어뜨려 쓰곤 한다.

어떤 이들은 고어(古語) 문헌을 들고 와 '훈민정음으로 쓴 글은 자신들이 해석할 수 없으니 훈민정음과 한글은 다르다'고 하는데, 이는 위 #한글과 한국어의 혼동 문단에도 있듯이 문자로 쓴 '언어'와 문자 자체를 혼동한 것이다. 현대 국어 시대에 사는 우리가 전문가가 아니면 고어를 해석하기는 힘들고, 이는 언어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건 훈민정음과 한글이 다르다는 근거로 쓸 수 없다. 쉽게 말해 "한글로 '아이 엠 어 보이'를 쓰고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 의미를 해석시켰는데 못 해석하니 이건 한글이 아니다!"같이 주장하는 꼴이다. 혹여나 이 시점에서 "한글이 아닌데 뭐가 맞아." 식으로 주장할 수도 있으나 이것 또한 어디까지나 '언어'가 달라서지, 한글로 쓰였음은 옳다. 옛한글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해석은 못해도 글자 하나하나는 중세 국어 발음으로나 현대 국어 발음으로나 읽을 수 있다. 그런 주장에 따르면 외국어/외래어를 표기한 한글은 외래자(字)나 가짜동족자(字)로 생각해야 된다. '외국어'와 '외래어'의 혼동도 이와 비슷해 보인다.

요약하면, 현대 맞춤법과 맞춤법의 현대 한글은 주시경 등이 정립한 것으로서 이는 언어적인 측면이며, 문자 자체를 정립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한글을 훈민정음과 구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러한 이유로서 한글은 엄연히 세종대왕이 정립한 문자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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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한글의 과장된 점과 한계, 오해. 그리고 한글의 진정한 가치가 잘 정리되어 있다.[2] 자음(19) × 모음(21) × 받침(28: 없음 포함) = 11,172자가 나온다. 사실 이마저도 옛한글을 삭제한 수치이며, 학술용 정도로 극히 한정되어있겠지만 옛한글을 포함했으면 자그마치 1,638,750자를 만들어야 했다.[3] 훗카이도의 구글 검색결과는 2023년 6월 기준 37만 건이 넘는다.[4] 이는 획과 점이 특징인 한자의 단점이기도 하다.[5] Parker 사의 잉크 이름이다.[6] "The king's 28 letters have been described by scholars as "the world's best alphabet" and "the most scientific system of writing." They are an ultrarational system devised from scratch to incorporate three unique features."[7] 단, 다이아몬드가 언어학을 취미로만 공부했다는 사실은 감안해야 할 부분.[8] "'세계 최고' 같은 수식어에 집착하면 사고(思考) 정지 상태에 빠지기 쉽다. 문자체계는 스포츠도 아니고 상품도 아니다. 순위나 등급을 매기는 것은 비이성적이다. 어떤 문자든 그걸 쓰는 사람에게는 가장 귀한 문자가 될 수 있다. '한글은 과학적'이라는 표현도 좀 애매하다. 널리 쓰이고 있는 문자치고 '비과학적인 문자'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문자라고 자부할 만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5/2017030501703.html[9] 다만 이 국립국어원의 사실 확인에도 오류는 있다. 대표적으로 "한글은 창제자뿐만 아니라 창제 시기, 창제 목적, 창제 원리가 모두 밝혀진 유일한 문자"라는 부분은 Visible Speech의 존재로 반박된다. Visible Speech는 또한 한글의 과학성으로서 열거되는 "말소리가 나오는 발음 기관 또는 발음하는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기본자를 바탕으로 나머지 글자를 만드는 과정이 체계적이다."와 같은 특징을 다 가지고 있는 문자이다. 흔히들 하는 "한글은 소리나는 모양을 형상화한 유일한 문자이다."과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례도 되는 셈. 이외에도 "한 글자는 하나의 소리로, 한 소리는 하나의 글자로 대부분 일치한다" 등 본 문서 하단에서 반박되는 주장들이 적혀 있다.[10] 다만 Visible Speech의 경우는 1867년에 만들어져 약 20년 정도 쓰이다가 현재는 거의 쓰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문자로 한정하면 국립국어원이 맞다.[11] 스페인어에서 사용하는 확장 로마자 "Ñ"이 히스패닉 문화권의 상징으로서 사용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 [12] 5분만에 한글 읽기 이라는 동영상도 있는 걸 보면 같은 표음문자인 로마자 사용자에겐 쉬운 편이긴 한 모양이다.[13] 다만 문자를 다 익힌 것과 자연스럽게 읽는 것은 다르니 오해하지 말자. 사람이 글을 읽을 때는 글귀를 단순히 문자로 쓰인 글이 아닌, '언어'로서 인식한다. 즉 문자를 깨쳐도 자연스럽게 읽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는 것.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러시아어를 소리나는 대로 비슷하게 한글로 음차하고 그걸 읽어보자. 분명히 모르는 언어인데도 더듬더듬 읽을 수는 있다. 비슷하게 중국어를 상당히 구사하는 한국인들더러 중국어 문장을 표준중국어가 아닌 한국 한자음으로 읽으라고 해도 더듬거린다.[14] 태국 문자는 종자음의 유무에 따라 모음의 모양이 바뀌거나 아예 모음을 생략하기도 하는데 그중 단모음 '아'를 예로 들어보자면 종자음이 없을땐 อะ(아)의 모양이지만 종자음이 있을경우 อัร(안) 과 같이 모양이 바뀐다.[15] 해당 글은 한글의 파스파 문자 유래설까지 언급하고 있다.[A] A B ㅇ, ㅏ, ㅁ, ㅎ을 순서대로 합친 글자. 옛한글이기 때문에 일부 환경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 있다. [16] 정낭은 경상도, 통시는 제주도에서 뒷간(측간)을 일컫는 방언이다. 정낭은 정실(정식 아내)이 아닌 화려한 옷을 입은 첩을 뜻하는데 첩이 뒷간에 혼자 앉아 자신의 머리카락을 세는 모습이 흔했기에, 전통적으로 측간을 관장하는 신을 정낭각시로 불렀다. 통시는 이 떨어질 때 '통'하는 소리와, 오줌을 눌 때 '시' 소리가 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17] 사실 언어에 관심없는 일반인들조차 영어의 f, v, z 등 발음이나 온갖 자음연쇄가 한글로는 표기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18] 쉽게 찾을 수 있는 예로 마르크스는 80년대 책에는 '막스', '맑스'로 표기했지만 지금은 '마르크스'로 표기하게 된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의 이유도 있지만 '마르크스'인지 '맑스'인지부터 정확하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19] 흔히들 생각하는 Θ, ð 발음 말고도 훨씬 많은 발음이 있다. 한글만능론,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20] 영어프랑스어 등의 언어는 로마자를 사용하는 표준 정서법이 비교적 일찍 정립되었다. 나중에 산업혁명제국주의의 확산 같은 사회가 큰 변혁을 겪게 됨과 동시에 인쇄술이 발달했기에, 구어 내지 언어는 큰 변화를 거친 반면, 표준 정서법은 신문 등의 매체로써 대중 속에 널리 퍼지게 되었고, 이런 상황에서도 별다른 정서법 개정을 시행하지 않은 탓에 옛 문서를 큰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반면 표기와 발음의 간극이 크게 벌어진 것이다. 반면, 조선에서는 공식적인 위치에서의 한글의 역할은 한문의 역할에 비하면 매우 적었기에 한글을 사용하는 표준 정서법이 제정되지 못했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지 450년이 넘은 뒤에 세워진 대한제국의 공식 문서 가운데에도 한문으로 작성된 것이 더 많음을 보면 알 수 있다. 이후 일제강점기 중에 한글학자 분들의 노력으로 초기의 한글 정서법이 정립되고 1900년대 종반까지 크고 작은 개정이 겪어지며 지금의 정서법이 정립된 것이다.[21] 한국어는 특히 자음 발음에 있어 변동이 심한 언어인데, 당장 한국어에서 초성과 종성에 다 올 수 있는 자음 중 항상 표기대로 읽히는 자음은 'ㅁ' 하나밖에 없을 정도이다.[22] 종성법이 사라져 받침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심해진 경향이 있다.[23] 맞춤법의 개념이 있는 이상 한국어는 소리 나는 대로 적지 않는다고 할 수밖에 없다. 소리 나는 대로 대충 적어도 되면 맞춤법이 따로 있지 않아도 되니... 다만, 순수하게 발음 표기만을 고려하면 한글은 '표준 한국어 음소'만 정확하게 적을 수 있다. 왜 표준 한국어만으로 단정하느냐면 한글이 모든 언어권의 소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거니와, 서울 방언을 포함한 한국어 방언 가운데 표기할 수 없는 단어들도 있기 때문이다.[24] 과거에는 발음을 구분하고자 후자에 사이시옷을 넣어 '솟수'로 표기했으나, 사이시옷 표기 규정이 바뀌며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로 두 '소수'의 발음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생겼다.[25] 다만 계속된 역사 연구의 결과로 수코타이 문자 창제를 포함하여 람캄행 대왕의 행적 전반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세한 것은 문서 참고.[26] 다만 위에서 상술했듯이 논란이 존재한다.[27] '사용자가 많은 문자'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 역시 앞서 말한 것과 똑같은 문제에 부딪힌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많은 문자를 "국가의 제1공용어를 기록하는 문자"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기준'일 뿐이고, 사용자가 많은 문자를 반드시 그렇게 정의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국가의 제1공용어를 기록하는 문자" 말고도 이를테면 "여러 언어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 문자"처럼 다른 기준을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국가의 제1공용어를 기록하는 문자를 '사용자가 많은 문자'로 정의한 채 한글의 유일함을 주장한다면, 그것 또한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28] 해방 직후 한글 해독률은 전체 인구의 20%가 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일본이 조선을 지배한 지 35년이 되도록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인구가 전체 조선인의 고작 20%에 불과했던 것이다.#[29] 그나마 조선총독부는 그런 문맹퇴치 운동조차 금지시켜 버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브나로드 운동 항목 참조.[30]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 동안 일제가 조선을 지배했던 기간보다 해방 이후인 1945년부터 1955년까지 10년의 기간에 문맹률이 더 낮았다는 것은 일제가 조선의 교육이나 문맹 퇴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자료다.[31] 역사학자들의 연구 결과, '한글'이라는 명칭 역시 기존에 통설로 알려진 '큰 글'보다는 '韓文'을 한국어로 옮긴 표기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32] 사실 가나 문자도 오키나와현 사람들이 쓰는 류큐어아이누족이 쓰는 아이누어를 표기할 때 쓰이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