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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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Le tour du monde en 80 jours
Around the World in 80 Days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Verne_Tour_du_Monde.jpg

형식
소설
장르
모험, 여행
국가
파일:프랑스 국기.svg 프랑스
작가
쥘 베른
출판
1873년

1. 개요
2. 등장인물
2.1. 필리어스 포그(Phileas Fogg)[1]
2.2. 장 파스파르투(Jean Passepartout)
2.3. 아우다 부인(Mrs. Aouda)[2]
2.4. 프랜시스 크로마티 경(Sir. Francis Cromarty)
2.5. 픽스(Fix)
2.6. 스탬프 프록터(Stamp Proctor)
2.7. 앤드루 스피디(Andrew Speedy)
2.8. 포그의 친구들
3. 줄거리
3.1. 여행의 시작
3.2. 영국 ~ 인도
3.3. 인도 ~ 미국
3.4. 미국 횡단
3.5. 여행의 막바지: 미국 ~ 영국
3.6. 결말
4. 정리
5. 현대에 재현한다면?
6. 기타
7. 미디어 믹스
7.1. 애니메이션
7.2. 영화
7.2.1. 1956년
7.2.2. 2004년
7.2.3. 2021년
7.3. 드라마
7.3.1. 1989년
7.3.2. 2021년
7.4. 게임



1. 개요[편집]


프랑스 출신 소설가 쥘 베른의 모험 소설로 1872년 11월 6일부터 12월 22일까지 르 탕(Le Temp)에 연재해 1873년 1월 30일에 단행본으로 발표했다. 단행본의 삽화는 레옹 베넷(Léon Benett)이 담당했다.[3] 많은 재산을 가진 영국의 부자 신사 필리어스 포그가 프랑스 출신의 하인 장 파스파르투를 데리고, 80일 동안의 세계일주에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쥘 베른이 집필한 모험 소설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으로, 여러 차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가 영국인이라 영국 소설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쥘 베른은 프랑스인이라 프랑스 소설이다. 아무래도 19세기 당시 프랑스의 식민지는 전 세계에 골고루 퍼져있지 않고 아프리카 위주라, 세계일주라는 소재나 영국령에서만 유효한 체포 영장 같은 설정을 감안하면 주연들을 영국인으로 설정하는 게 작품 흐름상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대신 비중 높은 조연 파스파르투가 프랑스인이다. 쥘 베른의 또 다른 대표작 《15소년 표류기》도 등장인물 절대 다수가 영국인이지만, 진 주인공은 프랑스인이다.


2. 등장인물[편집]



2.1. 필리어스 포그(Phileas Fogg)[4][편집]


파일:필리어스 포그.jpg
레옹 베넷의 일러스트.[5]

영국 신사이자 파스파르투의 고용주로, 금발에 창백한 인상을 가진 바이런을 닮은 장신의 미중년[6]으로 묘사된다. 나이는 약 4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기계적인 성격의 완벽주의자로, 딱히 수입원이 없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약 4만 파운드[7]의 거금을 보유한 부자로[8], 오로지 리폼[9] 클럽이라는 동호회의 회원일 뿐, 클럽에 가서 친구들과 카드놀이[10]를 즐기는 것이 일상이다. 작중 묘사를 보면 돈을 걸고 하는데, 대부분 포그가 이긴다고 표현한다. 게다가 내기에서 딴 돈은 친구들에게 다시 돌려주거나 자선 사업에 쓴다. 돈 같은 물질적 가치에 초연하고, 지적 유희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묘사하고 싶은 것 같은데 독자 입장에선 가진 게 돈밖에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하도 삶이 비밀에 싸였다 보니 픽스는 그가 세계여행을 나섰다는 것에 은행 도둑으로 의심한다.

작중 포그가 돈이 많다는 암시는 등장하지만 포그가 무슨 직업인지,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벌었는지는 나오지 않는 등 상당히 미스테리하게 등장한다. 단, 후반에 배를 탈취한 뒤 휘어잡고 지휘하여 직접 항해까지 하는 걸로 보아서는, 그 정도로 돈이 많은 걸 보면 이른 나이부터 배에 탑승하여, 젊은 나이에 선장 자리까지 올라갔거나 최소한 1등 항해사까지 승진한 고급 상선사관 출신일 확률이 높다. 작중 포그는 리폼 클럽을 제외한 그 어떠한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나온다.[11]

그가 사는 집은 새빌 로(Savile Row)에 있는데, 작중 설명에 따르면 과거 셰리던이라는 명연설가가 살던 집이라고 한다. 집에서는 몸단장을 하거나 잠을 자는 게 전부고, 오후부터 자정까지는 클럽에 가서 밥을 먹은 뒤[12] 신문 보고 카드 게임하며 노는게 전부인 한심하다면 한심한 사람.

그의 삶은 앞에서 언급한 완벽주의자답게 아주 수학적이라고 할 만큼 체계적인데 그가 사는 새빌 로의 저택의 초 단위까지 잘 정비된 시계로 보여지듯이,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타이머가 붙은 기계처럼 체계적인 삶을 산다. 그의 옷 역시 아주 체계적인 방식으로 구획되었다.[13]

더욱 놀라운 것은 리폼 클럽에 갈 때에도 아주 체계적인 보행[14]에 맞추어 가는 사람이다. 또한 특별히 서두르는 일도 없지만 늘 제시간에 도착하는 사람이다.

일상 생활도 거의 시간, 분 단위로 정밀하게 계획하여 살며[15] 그래서인지 가족이나 친구가 없이 하인 하나만을 거느리며 산다. 포그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리폼 클럽에서 보내기에 하인은 별로 할 일이 없었지만 포그가 정한 규정을 어기면 절대 용서받지 못했다. 아침식사 시간에 전 하인 제임스 포스터가 면도칼을 데울 온수의 온도를 29℃로 단 1도 낮게 맞췄다는 이유로 곧바로 해고되었다.[16]

때 맞춰 장 파스파르투가 포그의 하인 자리를 지원하자 포그는 간단한 면접 후 파스파르투를 고용한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리폼 클럽에 도착한 포그는 신문을 보다 친구들과 80일 동안 세계일주가 가능하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거기에는 거쳐가야 할 나라들과 이동 수단 및 소요 시간까지 세부적으로 상세히 정리되었는데 이 기사의 내용이 정말로 실현 가능한 것인지, 기자의 허풍인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다 포그가 내기를 제안한다. 포그는 전자에, 친구들은 후자에 거는데 처음엔 분명 농담이었으나 갑자기 진담으로 바뀌자, 친구들도 이런 일로 내기를 하는 것에 몹시 꺼림칙해 하였다. 그렇지만 정작 긴 여정을 떠나야 하는 당사자 포그는 여유롭게 친구들에게 카드 놀이를 계속하자며 패를 돌린다. 그리고 그날 저녁 포그는 파스파르투를 불러[17]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짧게 알려준 뒤 간단한 옷가지와 양말, 그리고 여행 경비 2만 파운드를 챙기고 기차역에서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오후 8시 45분에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나머지 2만 파운드는 베어링 형제의 은행[18]에 있는 돈을 수표를 건네며 내기를 위한 판돈으로 건다.

예정이 지체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시 존재한 탈것들은 다 이용했고, 여행 경비 또한 아낌없이 쏟아붓는 모습을 보여 계산적인 성격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여행 도중 안내를 해준 안내인에게 용도를 다한 코끼리(이름은 키우니)를 선물하는데, "이걸로도 자네에게 진 빚을 다 갚을 수는 없을 거야"라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불운한 여인 아우다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보면 냉철하고 계산적인 사람 같은 면모와는 달리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이다.[19] 포그는 평소에 익명으로 기부도 많이 했다는데 기부라는 행위가 계산을 하거나 조건을 걸고 하는 행위가 아니기에 이 사람이 마냥 계산적인 사람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칼같고 인색해보여서 그렇지 사실은 의외로 따뜻하고 정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파스파르투의 실수로 인해 많은 돈을 날리는데도 뭐라고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20]

사격[21], 카드놀이, 항해 지휘[22]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걸 보면, 젊었을 적에는 무엇을 하며 살았을지 궁금해지는 인물이다.

대영제국이라는 선민사상에 물들은 나라의 19세기 귀족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기준에서도 대단한 오픈 마인드를 가졌는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함은 물론이요, 사람 하나 구하려 인생이 달린 내기에서 생판 모르는 외국인을 위해 시간을 크게 소비하고, 당시 대영제국 신사에겐 비천하게 보일 수 있는 노동자에게도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자신의 인생이 끝장난 상황에서도 품위 있게 행동하며, 당시로는 좋지 않은 취급을 받은 식민지 출신의 가진 건 고운 마음씨 말곤 아무것도 없는 인도인과 결혼한다.

다만 이미지와는 다르게 조금 과격한 면은 있는데, 대표적으로 선장 스피디가 자기 말을 안 듣자 선원들을 선동해 선상 반란을 일으켰다. 본인에게도 다급한 사정이 있긴 했지만 선상 반란이라는 게 실패하면 사형까지도 당하는 중범죄임을 감안하면 때론 과격해지는 면도 있는 모양.


2.2. 장 파스파르투(Jean Passepartout)[편집]


파일:장 파스파르투.jpg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장 파스파르투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2.3. 아우다 부인(Mrs. Aouda)[23][편집]


파일:아우다 부인1.jpg
사티를 당할 때 모습.

파일:아우다 부인2.jpg
서양식 복장으로 갈아입고 포그와 함께 랭군 호에 탄 모습.

인도 봄베이파르시족 부유한 무역상의 딸로, 그 미모는 주위에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덕에 유럽식 교육을 받아 영국 문화 등에도 익숙하며, 영어 실력도 훌륭해 포그 일행과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다.[24] 추정 나이로는 30대이다.

운수가 사나워 지방의 늙은 토후와 억지로 결혼했으나[25] 겨우 세달 만에 그 토후가 사망해 과부가 되자 사티[26] 때문에 남편의 시체와 함께 산 채로 화장당할 뻔 한다. 재수가 더더욱 없는 게 그 토후는 분델칸트 지방을 다스리는 토후였는데, 영국의 금지로 인도에서 사티는 대개 사라졌지만 아직도 영국 정부의 영향력이 제대로 닿지 않아 남아있는 지역이 있다고 크로마티 준장이 얘기한 곳 중 하나가 분델칸트인 것이다.

그런데 일출과 동시에 제단에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는 중 아직 어두운 것을 틈 타 파스파르투가 토후의 옷을 입고 변장하여 제단에서 아우다 부인을 당당하게 안고 나와 구출한다. 다들 시체가 부활한 줄 알고 기겁하여 엎드린 틈에 일행은 얼른 코끼리에 타고 전속력으로 달려 현장을 탈출했고, 덕분에 구조된 뒤 여행에 동참한다.[27]

처음엔 홍콩에 친척이 있다고 했는데, 그 친척이 큰 돈을 벌어 유럽으로 이주했다는 소식을 듣자 포그 일행을 따라다니게 된다. 종반에 세계일주에는 성공했지만, 내기에는 패배한 포그에게 청혼하고, 포그가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포그가 내기에서 이기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 뒤[28] 마지막에는 포그의 아내가 되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전투 실력이 매우 뛰어난지 미국 편에서는 시우 족과의 전투 도중 쌍권총을 들고 깨진 창문으로 들어오려는 적들을 족족 쏘아 떨어뜨리는 활약을 한다.


2.4. 프랜시스 크로마티 경(Sir. Francis Cromarty)[편집]


파일:프랜시스 크로마티 경.jpg
맨 오른쪽의 인물.[29]

인도 제국 주둔 영국 육군 여단장으로, 젊은 시절부터 인도에 오래 주둔한 터라 인도의 사정에 밝다. 파스파르투가 힌두교 사원에서 곤혹을 겪은 걸 듣고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아우다 부인을 산 채로 화장하려는 바라문 교도들의 행동에 대해 설명해줄 정도.

포그 일행과 같은 배로 인도에 도착했고, 기차에서도 동승하다 주둔지까지 동행하면서 아우다 부인을 구출할 때도 함께 나섰다. 이때 모든 걸 기계처럼 철저히 계산하고 움직이는 포그를 보고 혀를 내두르나, 포그가 먼저 아우다 부인을 구하자고 하자 "당신도 인간의 심장을 가지고 있군요!"라고 말한다. 이후 바라나시의 기차역에서 포그의 여행이 성공하길 빈다며 포그 일행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나중에 포그와 아우다가 결혼한 걸 알게 되면 또 한 번 놀랄 듯.


2.5. 픽스(Fix)[편집]


파일:픽스 형사.jpg
수에즈에서 몽골리아 호를 기다리는 장면.

범인 잘못 찍어 지구를 한 바퀴 돈 불쌍한 인물. MPS 형사로 수에즈에 등장한다. 영국 은행 강도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되는 필리어스 포그를 잡기 위해 포그 일행의 뒤를 밟으며 여행을 방해하다, 홍콩 이후에는 아예 포그 일행의 일원이 되어 세계일주를 돕는다.[30] 포그를 쫓는 이유가 경찰로서의 사명감이 아닌 사실은 포그를 잡아 상금을 얻기 위한 욕심으로 행동한 것이라, 때문에 포그가 아낌없이 여행 경비를 퍼부을 때마다 자기 몫이 줄어든다는 사실에 발을 동동 구른다. 현상금은 범인을 체포하여 몰수한 돈에서 일정 비율로 계산한 액수이기 때문. 홍콩까지는 체포 영장이 도착할 때까지 포그 일행의 발목을 붙들기 위해 방해공작을 하지만, 포그의 돈지랄에 전부 실패했고, 홍콩을 떠난 이후에는 하루라도 빨리 포그를 영국으로 가게 만들기 위해 협력한다.

용의자의 몽타주가 포그와 너무나도 흡사해, 좀 수다스러워 보이는 파스파르투에게 접근하여 정보를 캤는데 이후 포그가 세계일주에 나서고, 파스파르투는 포그가 세계일주를 하기로 결정한 그날 하인으로 고용되었다고 하니, 거액을 훔쳐 해외로 도피하려 한다고 의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정황이었다.[31]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리버풀에 도착한 포그를 바로 체포해 그를 감옥에 수감시키지만[32], 이미 진범이 잡혔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자신의 착오였음을 알고 용서를 빌지만, 픽스 탓에 내기에 패배하자 분노한 포그의 양손에 양 뺨을 맞아 혼이 빠진다.[33] 파스파르투는 "그게 바로 세계일주를 해 본 세계적인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세계적인 영국제 주먹맛[34]이지!"라며 신랄한 말장난을 한다. 하지만 그 뒤 포그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그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포그는 남은 1천 파운드의 절반을 나눠주는 것으로 화해한다.

나름 악역인 셈이지만 오해가 있었을 뿐 악당은 전혀 아니다. 더구나 인디언 때문에 기차를 놓친 포그에게 뉴욕까지 갈 방법을 알려줬고[35], 형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포그의 세계일주를 입증하는 증인이 되준 셈이라, 본의는 다른 데 있었어도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됐다. 여행으로만 흐르는 스토리에, 포그를 범죄자로 생각해 세계를 돌며 쫓는 픽스를 등장시켜 자칫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는 내용을 더 흥미진진하게 해 준다. 포그 자신도 어쨌든 픽스 덕분에 즐거웠기에 500파운드를 나눠줬다.[36] 결정적으로 순전히 자기 돈으로 세계일주를 한 포그[37]와 달리 이쪽은 직업 특성상 세금으로 세계일주했다.

형사인 만큼 등장인물 중에서는 전투력이 상위권일듯 하지만 어째서인지 전적은 처참하다. 파스파르투의 주먹 한 방에 쓰러진 적도 있고, 프록터에게 주먹 한 대 맞자 혹이 생긴 적도 있으며, 싸움이라곤 해본 적도 없을 것처럼 생긴 상류층 신사 포그에게도 맞아 쓰러지기까지 한다. 물론 변명해보자면 파스파르투는 과거 온갖 육체 노동을 다 해본 사람이라 픽스를 제압하는 게 불가능할 일만도 아니고, 기습해서 어퍼컷을 날렸으며, 프록터의 경우는 체격 차이가 너무 컸다. 포그의 경우는 일부러 맞아줬다고 하면 된다. 포그 입장에서는 도와주던 사람이 누명을 씌워 구금해 시간 잡아먹게 하여 세계일주에 실패해 열이 받았을 테고 픽스도 이쯤 되면 자기가 애먼 사람을 고생시켰다는 걸 알았을 테니 순순히 한 대 맞는 것 정도는 각오했을 것이다.

애초에 픽스가 직접 포그에게 와 사실을 전해줬다는 것을 보면 픽스 자신도 이에 대한 책임감 정도는 느낀다는 의미다. 거기다 머리는 잘 써서 인도와 홍콩에서 파스파르투를 위기로 몰아넣게 만든 일들은 이 사람이 벌였다. 특히 인도에서 파스파르투가 사원에 맨발로 들어오지 않은 일로 성직자들이 분개하자 꾄 것을 보면 타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나름 조예가 있는 듯하다. 특히 잊지 말 것은 사티에 대해 아는 크로마티는 인도에서 근무하는 군인이지만 픽스는 수에즈에서 처음 등장하기에 인도에 발을 들인 것이 처음일지도 모를 사람이다. 거기다 포그를 따라 세계일주까지 하는 걸 보면 나름 그만큼의 깡이나 담력은 있다는 의미도 된다.

드라마판에서는 텔레그래프의 그 기사를 쓴 기자로 등장.


2.6. 스탬프 프록터(Stamp Proctor)[편집]


파일:스탬프 프록터.jpg
맨 오른쪽의 인물. 카드 게임을 하던 포그 일행을 다시 만났을 때.

포그가 미국에 와서 맺은 악연으로, 첫 만남도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 패싸움[38]에서 마주친 심히 불쾌한 만남이었다. 이때 포그와 서로 영국 놈,[39] 양키 놈 소리를 해가며 다음에 두고 보자는 식으로 헤어지지만, 열차의 정차에 기관실로 달려가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포그와 같은 대륙횡단 열차에 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때 최고 속력으로 달려가면 무너지기 직전의 다리를 넘을 수 있을 거라는, 심히 정신 나간 주장을 펼친다. 무서운 건 거기에 찬성하는 미국인들. 마지막으로 그냥 걸어가면 된다고 주장한 파스파르투마저 그의 도발에 "내가 무서워한다고? 좋아, 프랑스인도 얼마든지 미국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지!"를 외치면서 찬동한다. 물론 그 다음 파스파르투는 열차가 다리를 건너기 전에 다리를 미리 도보로 건너자는 매우 합리적인 제안을 했다. 그때 포그 일행은 아무것도 모른 채 휘스트에 열중하였으며, 중요한 건 그 미친 짓이 통했다는 것이다.[40]

이후 카드놀이 중이던 포그 일행에 끼어들어 훈수를 두다[41] 말다툼이 벌어져, 포그와 결투를 하려 드나 때마침 수족의 습격에 흐지부지된 채 맞서 싸우게 된다. 그 뒤 사타구니에 중상을 입어 역으로 먼저 향했다는 언급을 끝으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대령으로 부르기는 하는데 정말 미합중국 육군 장교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대령이 미국에서 적당히 나이 든 남자의 존칭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42]


2.7. 앤드루 스피디(Andrew Speedy)[편집]


파일:앤드루 스피디.jpg
가운데 오른쪽의 인물.

리버풀행 직통선이 떠나버린 포그가 대신할 배를 찾다 만난 석탄 운반선 앙리에타(헨리에타)의 선주 겸 선장으로, 보르도까지 석탄을 나르는 일을 한다. 카디프 출신. 부디 아일랜드까지만 가달라는 포그의 부탁과 뇌물에도 요지부동이었으나, 그럼 보르도까지만이라도 태워달라는 포그의 타협안과 많은 돈에 승선을 허가한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못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또다시 돈을 요구하자 선원들을 돈으로 포섭한 포그에게 선상 반란을 당해 감금되고[43] 배는 포그의 지휘 하에 리버풀로 간다. 이때 픽스는 포그가 이대로 해적이 될 거라고 생각하여 이 일에 나선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석탄이 떨어지기 시작해 망망대해에서 조난당할 상황에 처하자, 포그는 목재 부분을 땔감으로 써 항해를 계속하기 위해 그를 풀어준 다음 매수하려 한다. 이때 선장은 "5만 달러나 되는 내 배를 땔감으로 태우겠다고?!"라며 길길이 날뛰었지만, 포그는 쿨하게 "여기 6만 달러가 있소"라며 돈다발을 선장의 눈 앞에 차곡차곡 쌓는다.

선장은 자신의 배의 목재 부분은 태우지만 배 값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계와 선체는 그대로 자신의 몫이 된다는 조건에다 20년이나 지난 배임에도 원가보다 높은 돈을 받게 되자 당장에 사근사근해진다.[44] 그리고 직접 앞장서 선실 벽과 갑판 바닥을 뜯고 돛대도 베는 등 나무란 나무는 다 긁어모아 퀸스타운까지 가려고 아등바등한다. 가까스로 퀸스타운에 도착한 뒤 걸레가 된 배와 함께 포그와는 이별한다. 도착 당시의 대화를 보면 포그의 내기에 흥미를 가지게 된 모양.

카디프 출신이지만, '미국인이라면 그 정도 돈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서술이 있어 영국인은 아니고 미국인이다.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으로 이민 간 영국계 미국인, 그 중에서도 웨일스계 미국인으로 보인다.

2.8. 포그의 친구들[편집]


파일:포그의 친구들.jpg
내기가 결정되는 장면. 맨 왼쪽은 포그.

포그가 다니는 리폼 클럽의 회원들이자 하나같이 쟁쟁한 부자들로 엔지니어 앤드류 스튜어트, 은행가 존 설리번과 새뮤얼 폴린턴, 고티에 랄프[45], 양조업자(맥주공장 사장) 토머스 플래너건이 있다. 포그와 같이 담소를 나누고 카드 게임도 하지만 사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같은 클럽의 아는 회원이자 카드 게임 멤버 관계일 뿐. 딱히 직업이 없는 포그와 달리 뚜렷한 직업이 있으며 상류층이라 부를 만한 사람들이다. 랄프와 스튜어트의 말싸움 와중에 옆에서 듣던 포그가 80일 동안 세계일주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바람에 사건의 계기를 만든다. 이중 스튜어트는 처음부터 포그의 여행을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 일축하며 실패한다에 인당 4천 파운드씩을 걸지만 마지막에 포그가 여행을 완수한다.

파스파르투는 이들을 그리 신뢰하지 못하는지 픽스의 정체를 처음에는 이들이 보낸 스파이로 생각했다.[46]


3. 줄거리[편집]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위키소스 원문

3.1. 여행의 시작[편집]


리폼 클럽[47]에 다니는 자산가 필리어스 포그는 숫자와 시간 관념이 굉장히 철저한 사람이다. 하루 일과를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기본, 물의 온도도 정해놓은 수치의 것만 이용하고, 심지어 클럽으로 가는 발걸음 수(1150발자국이라고 책에 기록되었다)까지 정확히 정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어디 밖에 나가본 적은 없어 보이며, 매일 같은 곳만 다닌다.

한편 1872년 9월 29일 영국의 한 대형 은행에서 55,000파운드[48]라는 거액 뭉치가 사라지는 절도 사건이 일어나는데[49], 3일 뒤인 10월 2일 포그는 늘 하던 대로 클럽 사람들과 카드 놀이를 하던 중 도둑의 도주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80일 내에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2만 파운드[50]의 거액을 걸고 내기를 한다. 사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실린 인도 횡단 철도 완전 개통 기사를 보고 리폼 클럽의 어떤 사람이 단순히 떡밥처럼 던진 이야기였다. 자기 나름대로 내역을 짜서 올린 걸 보자, 포그는 불가능할 것도 없어 보인다고 평한 것. 하지만 친구들이 불가능한 일이라며 돈을 걸자, 포그는 무덤덤하게 내가 한 번 해보겠다고 나선다.[51] 그곳을 지났다는 증표로 그 나라의 대사관 등지에서 여권에 대사 사증을 받는 것이면 증거로 충분하지 않겠냐고 포그가 말하자, 클럽 회원들은 포그의 신사로서의 명예를 존중한다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52]

파스파르투[53]는 세계일주를 떠나는 그날 아침에 새로 고용된 포그의 하인으로, 파리 출신 프랑스인이다. 프랑스인에 대한 선입견에 맞게, 활기차고 오만가지 표정이 다채로우며, 고아로 태어나 소방수, 곡예사, 거리 악사, 하인 등 온갖 직업을 전전한 끝에, 편하고 조용한 생활을 하기 위해 포그 가에 들어왔고, 거의 기계와 같은 삶을 사는 필리어스 포그를 보면서 '기계를 모시는 것도 나쁘진 않지.'라며 새 주인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한다. 이 와중에 포그는 파스파르투가 목숨을 걸 정도로 소중하게 여기는 시계가 4분 늦는다고 충고해주는데 포그의 집 안 모든 시계들은 초 단위까지 일치했다.

헌데 하필 그날 주인이 세계일주를 떠난다고 하는 바람에 급하게 끌려 나가면서 자신의 소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때 너무 급하게 나가 가스등을 켜고 나가는 바람에, 80일 동안 그 가스비가 밀렸다. 더욱이 파스파르투는 가스등을 켜고 나온 것을 깨닫고 당황한 채 포그에게 말하나, 포그는 쿨하게 80일간의 가스비는 자네 급여에서 제하면 된다고 말해 나중에 본인 돈으로 지급한다.[54] 어쨌든 그날 저녁 8시 45분에 포그가 런던을 떠나는 기차에 오르며 내기는 시작됐고, 정확히 80일 뒤인 1872년 12월 21일 저녁 8시 45분까지 리폼 클럽에 도착해야 승리한다.

그의 여행은 런던에서 곧 엄청난 이슈가 되어, 너도 나도 이 세계일주에 내기를 걸게 되었는데 대부분은 포그가 처참하게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이었고, 런던의 주요 일간지도 모두 포그를 비난했다. 그나마 《데일리 텔레그래프》만이 부분적 지지를 보냈으나 결국 지지를 철회했다. 어느 늙은 귀족[55]은 성공에 걸자 노망났다는 소리만 듣게 되었다. 또한 영국 증권가에는 '필리어스 포그권'이라는 이름의 증권까지 등장한다.[56]

한편 모종의 사건으로 이 여행은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하는데, MPS 형사 픽스가 포그를 문제의 은행 강도를 일으킨 범인으로 의심한다. 용의자 몽타주와 포그가 닮은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57] 사실 픽스는 범인을 체포하거나 체포에 큰 공을 세우면 기본 2000파운드의 현상금에 되찾는 돈의 5%[58]를 추가로 지급한다는 것에 거의 눈이 뒤집혀 적극적으로 이 일에 뛰어든 것이었다. 영장을 신청하고 그의 출국을 거부할 것을 담당 관리에게 요청했지만, 적법한 출국 요청이니 무단으로 거부할 수 없다고 거부당하자 그를 뒤쫓기 시작한다.


3.2. 영국 ~ 인도[편집]


포그의 여행은 순조로웠다. 열차와 기선을 이용하여 프랑스이탈리아를 경유한 다음 이집트수에즈로 가서, 기선 몽골리아 호를 타고 예정보다 이틀 일찍 인도(당시 인도 제국)의 뭄바이(당시 봄베이)에 도착했다. 몽골리아 호는 원래부터 정시보다 일찍 들어오는 배로 유명했는데, 거기에 필리어스 포그가 추가로 더 일찍 들어오면 포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하자 이틀 일찍 들어옴으로써 약속을 지켰다.

인도 뭄바이에 도착 후 포그는 숙소에서 쉬고[59] 파스파르투 혼자 물건을 살 겸 관광을 나가 말라바르 힌두교 사원을 방문하다가 기독교인 출입 금지에 신발을 신고 들어오면 안 되는 곳이라 승려들에게 신발을 빼앗겨 승려들을 때려눕히고 맨발로 기차역으로 도피한다. 이후 새로 개통한 인도 대륙횡단 철도를 이용하려 했지만, 이 철도는 완전 개통이 아니었다. 앞에서 얘기했듯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완전 개통이라고 기사가 실렸으나[60], 정작 콜비(Kholby)[61]~알라하바드(Allahabad)의 80km 구간은 완공이 안 된 것이다. 더욱 어이없는 건, 열차표에는 봄베이(뭄바이)~캘커타(콜카타)라고 버젓이 인쇄되어, 누가 봐도 대륙 횡단 노선으로 알게끔 발매했다는 점이다. 그나마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몽골리아 호에서 이틀을 벌어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랄까.

포그 일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승객들은 철도가 미완성이라는 사실을 알아 콜비에 도착하자마자 우르르 마을로 달려가 사람이나 말이 끄는 수레 등 탈만한 것들은 다 타고 떠났고, 이에 포그 일행은 탈것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지만 헛수고만 하다 걸어서라도 가야 하나 고심하던 중 파스파르투가 코끼리를 간신히 수배한다. '키우니'라는 이름의 이 코끼리는 싸움용으로 길들여지던 중이었으나 훈련을 받기 시작한 지 얼마 안 지나 온순했고, 당시 상당히 귀한 놈이기에 파르시 출신[62] 조련사로부터 무려 2,000파운드를 주고 구입한다. 처음엔 대여하려 했으나, 포그가 코끼리를 구매하겠다고 나서자 포그 일행에게서 돈냄새와 다급함을 눈치챈 코끼리 주인은 배짱을 튕기며 가격을 점점 올렸고, 파스파르투는 이 바가지에 분개하여 반대했으나 결국 2,000파운드[63]라는 거액을 주고 사게 되었다. 그리고 코끼리 조련사 겸 안내인으로 한 친절한 파르시 청년을 만나 도움을 받는다.

그 뒤 코끼리를 타고 철도가 없는 부분을 지나다, 필라지 사원에서 화형[64]당할 위기에 처한 인도 여인 아우다를 구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체로 변장하여 잠입하는 등 위험을 무릅쓰며 파스파르투가 구한 것인데, 정작 아우다 부인은 포그에게 더 고마워한다. 물론 최종 결정은 포그가 내렸고, 시간적 여유가 남는다는 핑계로 주도적으로 구출을 지시한 것도 포그가 맞다. 아우다 부인은 영국식 교육을 받은 피부색이 하얀 소수민족으로, 부모의 사망 이후 강제로 늙은 토후와 결혼했다 겨우 3개월 만에 과부가 되어 화형 당할 뻔한 것이다.

아우다와 함께 콜카타에 도착하자, 픽스의 방해 공작으로 법정에 불려나가는 사태가 벌어지는데 죄목은 성지(聖地: 옛날 사원) 침입이었다. 성난 힌두교 성직자들에게 파스파르투는 "저자들이 필라지 사원에서 아우다 부인을 화형에 처하려 했다고요!"라고 항의했지만, 힌두교 성직자들은 "이게 무슨 소리야?"라고 어리둥절했다. 알고 보니 파스파르투가 뭄바이에서 멋도 모르고 구둣발로 말라바르 사원에 출입한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사원은 신도 외에는 들어가서는 안 되고 신도라도 안에서는 신을 벗어야 하는 성스러운 곳인데 파스파르투는 당연히 그것을 몰랐고, 이를 보고 분노한 성직자들이 파스파르투에게 달려들어 강제로 구두를 벗겼지만 파스파르투는 '대체 이 양반들이 왜 이러는 거지?'라고 하면서 완력으로 그들을 때려눕히고 달아났는데 그 일을 알아낸 픽스가 분을 삭이던 성직자들을 찾아가서는 고소하면 많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추긴 것이다.

결국 파스파르투는 15일간의 구류와 300파운드의 벌금을, 포그(주인이라는 이유로)는 8일간의 구류와 150파운드의 벌금을 선고받으나, 포그는 거액의 보석금(1인당 1,000파운드)을 지불한 다음 곧장 법정을 빠져나간다. 이때 파스파르투가 자기 신발 내놓으라고(당시 신발을 빼앗긴 후라 가짜 진주가 달린 불편한 슬리퍼를 계속 신어야 했기에) 악을 써서 돌려받은 후, '한 짝당 1,000파운드라니 겁나게 비싸네!'라고 한탄한다.

픽스는 8일 동안 포그를 인도에 잡아두면 그 안에 자신이 영국에 신청해 둔 체포 영장이 충분히 도착할 것이라고 좋아했지만 포그가 보석금을 내고 나가는 걸 보자 '저것들이 내 현상금 다 축내네!'라고 울부짖었다. 보석금(保釋金)은 말 그대로, 당신들을 내보내주긴 하겠지만, 이후 재판에 나올 것을 보장한다는 증거로 대신 맡아뒀다 벌을 다 받으면 반환하는 돈이다. 당연히 포그는 재판에 나가기는커녕 그대로 세계일주를 계속할 셈이니 이 돈은 당국에 몰수된다. 포그를 절도범이라고 믿은 픽스로서는 자신이 받을 현상금의 액수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니 속이 터지는 것이다.


3.3. 인도 ~ 미국[편집]


보석금을 낸 포그 일행은 홍콩행 증기선 랑군 호에 탑승, 벵골 만, 말라카 해협, 남중국해를 거쳐 홍콩에 도착한다.[65] 픽스에게는 최후의 보루로 같은 영국 식민지인 싱가포르에는 잠시만 머무를 예정인데다 홍콩은 당시 그들의 여행 경로에서 지나는 마지막 영국령이기 때문에, 여기를 벗어나면 당연히 체포 영장의 효력이 없어지므로 상당히 골 때리는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여행지에서 만나는 픽스를 수상하게 여긴 파스파르투는 클럽 회원들이 포그를 감시하라고 보낸 스파이라고 결론 내려, 픽스에게 다음에도 계속 보게 될 테니 또 보자며 빈정댔는데 이에 찔리는 데가 있는 픽스는 식겁한다. 여행 도중 일행이 탄 배가 폭풍을 만나 여정이 지체되자, 주인의 여행 내기에 지장이 생길까 파스파르투는 폭풍을 향해 고래고래 저주와 욕을 퍼붓는다. 게다가 배 여기저기를 날다시피 뛰어다니면서 폭풍과 싸우는 선원들을 돕는데 그 날랜 몸놀림과 힘에 베테랑 선원들도 혀를 내두른다. 폭풍 때문에 여객선은 홍콩에 예정보다 24시간 늦게 도착한다.

포그와 파스파르투는 아우다와 홍콩까지만 함께 하고 거기서 헤어질 계획이었으나 아우다의 먼 친척이 네덜란드에 정착했다는 소식을 듣자 세계일주를 같이 하며 친척에게 데려다줄 겸해 아우다를 유럽까지 데려가기로 한다. 그리고 파스파르투는 포그의 지시로 요코하마시행 배의 표를 구하러 가는데, 이미 놓쳤다고 생각한 요코하마행 기선의 출항 시간이 보일러 점검으로 예정보다 하루 늦어졌다는 소식과, 조금 이후 보일러 점검이 빨리 끝난 덕에 그날 저녁에 기선이 출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행에게 이를 전해주러 가던 도중 픽스에게 끌려간다. 파스파르투가 자신의 정체를 안 것이라고 걱정한 픽스는 곰곰이 생각하다 파스파르투가 포그의 공범은 아니라고 판단해 그를 회유할 작정이었던 것. 술집에서 픽스는 파스파르투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포그가 범인이라고 말해준다. 이때쯤 파스파르투는 주인 포그가 무척 마음에 들어 주인의 내기 성공을 간절히 소망하였다. 그래서 주인의 무고를 주장하면서, 설혹 은행 강도라 해도 자신에게는 이상적인 주인이니 그럴 수 없다며 펄펄 뛴다.[66] 픽스는 진정하라며 술을 권하고, 슬쩍 아편을 권해 취하게 만든다. 그 술집은 사실 아편굴이어서 아편에 취한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67]

아편에 대해 전혀 몰랐던 파스파르투는 아편에 취해 곯아 떨어지자 픽스는 혼자 빠져나간다. 파스파르투를 저대로 놔두기만 하면, 포그는 요코하마행 기선을 놓칠 테니, 옆에서 감시하며 기다렸다 영장이 도착하면 체포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파스파르투는 단련을 많이 하여 체력이 강했고, 주인에게 기선의 일정이 변경된 것과, 픽스의 정체를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정신을 차리고 깨어난다. 그러나 아편 탓에 제정신이 아니라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데, 어찌어찌 항구까지는 갔으나 아편과 술에 취해 헤롱대는 승객들을 많이 다뤄본 선원들은 파스파르투를 술주정뱅이로 생각해 그가 중얼대는 배 이름(카르나틱 호)과 그의 소지품에서 표를 확인해 선실에 던져준다. 이로 인해 포그와 아우다는 요코하마시로 가는 기선을 놓쳐 홍콩에 남고 파스파르투 혼자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포그 일행의 옆에서 픽스는 속으로 비웃으면서도, 자신도 요코하마로 가려던 참인데 이것 참 난감하게 됐다고 연기한다.

이에 포그는 550파운드를 지불하고 선장 번스비에게 소형 요트 탕카데르 호를 한 척 빌려, 태평양 횡단 기선이 출항하는 상하이시로 간다. 원래는 요코하마로 가려 했는데, 선장이 '태평양 횡단 기선은 나가사키와 요코하마에 잠시 정박할 뿐 원래는 상하이에서 출발하니 상하이나 나가사키로 가는 것은 어떠냐'고 했기 때문. 당연한 이야기지만, 홍콩에서 출발하면 상하이(800해리)나 나가사키(1100해리)가 요코하마(1600해리)보다 더 가깝다. 그리고 픽스에게 요코하마로 가는 배를 놓쳤다면 같이 타고 가겠냐며 권하기까지 한다. 픽스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다시 동행한다.

포그의 이 행동은 상당한 용자 짓인데, 탕카데르 호는 포그와 처음 만난 번스비가 "안녕하세요. 항구 유람을 하시려고요?"라고 호객할 정도의 작은 범선으로 중량 20톤에 불과하다. 연안에서 관광이나 할 배를 가지고 홍콩에서 상하이까지 간 것이다. 선장도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하루 100파운드 + 제때 목적지에 닿으면 200파운드 추가라는 제안에 결국 승낙한다. 게다가 포그는 처음에는 아예 요코하마까지 갈 생각이었다. 이에 대해 선장이 이 배로는 불가능하다며, 태평양 횡단 기선이 상하이시에서 출발하여 나가사키와 요코하마시를 경유하니 상하이로 가면 된다고 말린 것. 게다가 상하이로 가던 와중에 태풍까지 만났다. 선장이 태풍을 예측해 위험하긴 하지만 태풍을 타면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하자, 포그는 당연히 속도를 내자고 말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선장이 포그에게 태풍의 기미를 알리자 포그가 잠시 생각하다 '그건 순풍입니까 아니면 역풍입니까?'라고 담담히 묻는다.[68] 이에 일행은 일정을 앞당기는 대신 태풍 속에서 죽을 뻔했다.

그 뒤 상하이 항구를 딱 3해리(약 5.5km) 남겨두고 부두를 막 떠나는 태평양 횡단 기선을 발견하자, 탕카데르 호를 세워 신호탄을 쏜 뒤 영국 국기를 반기 상태로 내려[69] 휘두르는 등 구조 요청을 하여 기선을 세워 가까스로 올라탄다. 그리하여 기선을 타고 요코하마시에 도착해 서커스단에서 일용직 노릇을 하던 파스파르투와 재회한다.

조금 이야기를 되돌려, 기선에서 정신을 차린 파스파르투는 포그와 아우다가 타지 않았단 사실에 경악하고, 요코하마에 내리면 자신이 외국에서 빈털터리란 사실에 또 경악한다. 일본이란 나라에서 음식을 사먹을 돈도 없을 테니, 배에서 미친 듯이 음식을 먹어치운 다음[70] 요코하마에 내려 포그를 찾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사실 포그는 탕카테르 호 탑승 직전, 영국과 프랑스 대사관에 들러 파스파르투의 사정을 설명하고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넉넉한 여비를 맡겼다. 파스파르투도 대사관에 들릴 생각을 했지만, 차마 그 사정을 설명할 용기가 나지 않아 가지 못했다.

결국 자신의 양복을 파는데, 이때 자신의 시계도 팔까 생각했지만 아버지의 유품이라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허름한 일본 옷으로 갈아입고 일식집에 들어가 닭고기 조금과 쌀밥을 먹으며 버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기 전 마지막 일본 공연을 앞둔 서커스단(미국인 윌리엄 버틀러가 운영하는 서커스단)을 발견하자 미국으로 가서 포그를 찾기 위해 서커스단에 합류한다. 파스파르투는 어릴 적부터 여러 운동을 하여 몸이 날렵하고 힘이 장사에, 서커스 경험도 있었다.

한편 포그와 아우다는 파스파르투를 찾느라 애쓰다 우연히 그 서커스단의 공연을 관람하는데, 묘기[71] 중에 주인을 발견한 파스파르투가 감격하여 대열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감격스러운 주종상봉은 이루었지만, 피라미드가 우르르 무너져 서커스는 엉망이 되었다. 분노해서 길길이 날뛰는 서커스 단장에게 포그는 돈뭉치를 하나 쥐어주며 입을 다물게 한 다음 파스파르투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이에 파스파르투는 나란 하인은 주인의 돈을 낭비하게 하는 몹쓸 놈이라며 자책한다.


3.4. 미국 횡단[편집]


배에서 픽스와 마주친 파스파르투는 픽스에게 주먹을 날린다. 원래 파스파르투는 전부터 의도적으로 접근한 픽스가 자주 술도 사주고 말동무도 해줘 그런 픽스를 정말 좋아했지만, 이 사건 이후 절대로 픽스를 믿지 않게 되었다.

이에 떡이 되고도 픽스는 파스파르투를 회유하려 시도한다. 픽스는 영장을 손에 쥐긴 했지만, 영국에서 신청한 후 그를 따라 릴레이식으로 우송되며 도착이 지체되었고, 무엇보다 영장 자체는 영국 본토나 영국령이 아니면 효력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포그가 영국으로 잘 도착하게끔 자신이 도와야 하는 입장이 되어 결국 포그의 여행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자신의 주인 포그와 중간에 합류한 아름다운 미망인을 떠올린 파스파르투는 그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약속을 지키라는 다짐을 하고 픽스의 정체를 밝히지 않기로 합의한다. 이즈음 아우다는 자신을 구해준 필리어스 포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초월해 사모하는 마음이 피어나, 그의 여행의 성공을 마음속으로나마 간절히 기원하지 않고는 못 배길 지경이 되었다.

이윽고 태평양 횡단을 마친 다음 포그 일행은 미국 땅에 발을 디뎠다. 파스파르투는 개척 시대의 무법천지를 생각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대도시가 된지 오래였다. 인터내셔널 호텔(International Hotel)#[72]의 공짜 뷔페 식당도 방문하며 일행은 천조국의 기상을 느낀다. 이후 그들은 공화당민주당의 치안 판사를 뽑는 선거를 위한 전당대회의 패싸움에 휘말려 흥분한 프록터 대령에게 혼날 뻔 했지만, 픽스가 고기방패를 자처한 덕에 무사할 수 있었다. 거기다 픽스가 포그 대신 주먹질을 맞아 줬다는 말을 들은 파스파르투는 "저 놈이 이제 개심했나 보다"며 안심하게 하는 효과도 의도치 않게 냈다.[73]

이후 대륙 횡단 열차를 타고 미국을 가로지르는데, 중간에 네바다주에서 1만 2천 마리나 되는 들소 떼의 행진에 선로가 가로막혀 지체되고, 매디슨 보우(Madison Bow) 다리는 너무 오래되어 붕괴 위험으로 폐쇄된 상태였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다른 기차를 기다리려면 최소한 몇 시간은 더 기다려야 했던 상황. 이에 파스파르투는 사람들이 먼저 기차에서 내려 걸어서 건넌 후 기차가 건너는 게 좋겠다고 하지만 다들 무시한다. 기관사는 속력을 최대한 높여 시속 100마일이 넘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다리를 통과하는데, 다리는 기차가 건너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74] 조금만 삐끗했어도 큰일날 뻔한 순간이었다.

대체적으로 횡단은 순조로운 편으로, 매디슨 보우를 지나기 전 유타 주[75] 통과할 때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본문에서는 모르몬교) 전도사가 등장해 설교를 하기도 했고, 솔트레이크 시티에서는 일부다처제와 관련한 약간의 해프닝도 발생했다.[76][77]

아우다는 여기서 조금 전에 만난 프록터와 우연히 마주친다. 이에 필리어스 포그와의 충돌을 우려한 픽스, 파스파르투는 의논한 끝에, 휘스트 게임으로 그의 정신을 돌려놓기로 한다. 휘스트는 카드 게임의 일종으로 필리어스 포그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인데, 리폼 클럽에서도 매일 밥 먹고 신문 보며 친구들과 카드 게임하는 게 전부였다. 거기에 아우다는 필리어스 포그에게서 칭찬을 들을 정도로 잘했고, 픽스도 상당했다.[78]

3.5. 여행의 막바지: 미국 ~ 영국[편집]


필리어스 포그는 휘스트를 하다 프록터와 우연히 마주하자, 시비 끝에 객차 끝에서 결투를 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총을 발사하기 직전, 수우족 인디언이 열차를 습격하는 일이 발생한다.[79] 이에 포그와 프록터는 결투를 중단해 인디언들에게 총을 쏘고 승객들도 총을 들어 싸운다. 포그 일행의 총은 '혹시나 해서' 파스파르투가 사 온 것으로 콜트 리볼버를 여섯 자루나 샀다고 한다.(전당대회에서 프록터와 싸울 당시 파스파르투는 총을 고르고 있었다)[80] 아우다도 총을 들고 인디언들에게 발사했다. 이때 인디언 추장이 기관사와 화부를 기절시키고 기차를 멈추려 했는데, 속도조절기의 핸들을 다룰 줄 몰라 조절기를 닫는다는 게 오히려 활짝 열어젖혀 최대 속도로 달리게 되었다. 바로 다음 역인 (미군 부대가 주둔한) 카니 역에서 열차가 멈추지 못하면 승객들이 패배할 상황이었으나, 파스파트루가 목숨을 걸고 기차 밑을 가로질러 기관차와 객차 연결기를 해제한다. 덕분에 기관차와 분리된 객차는 한동안 관성으로 달리다 카니 역 앞에 멈췄고, 출동한 군대의 도움을 받아 인디언들을 몰아냈지만, 파스파르투는 다른 백인 승객 두 명과 함께 인디언들에게 잡히고 말았다.

프록터는 인디언이 쏜 총탄에 영 좋지 않은 곳을 부상당한 뒤 등장하지 않는다. 포그는 승객들 모두를 위해 희생한 파스파르투를 구해야 한다며 떨쳐 일어났고, 그 의기에 감탄한 미군 기병들이 돕겠다며 따라나선다. 픽스는 그를 말렸지만, 포그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아우다를 지켜달라고 하자,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픽스는 찌그러진다. 이들은 겨우 인디언들의 근거지를 찾아냈다 싶었는데, 그때 이미 파스파르투는 자신을 감시한 인디언 둘을 때려눕히고 탈주하려는 상황이었다. 인디언들은 포그와 함께 온 미군의 화력에 수적 열세를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고 포그는 자신을 따라와 준 미군 부대에 천 달러의 포상금을 쥐어준다. 그러나 그 사이 가 버린 기관차가 돌아와 객차를 연결하고 떠나 예정보다 20시간이나 늦어 버린 데다, 다음 열차는 그 다음날 밤에야 오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무너진 매디슨 보우 다리 때문에 더 늦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러나 역사에서 포그를 기다리던 픽스가 돛을 달아 개조한 썰매를 홍보하던 이를 기억해내 그것을 빌려 20노트(약 37km/h)라는 속도로 바람을 타고 빙판을 가로지르는데, 간간히 굶주린 늑대들이 쫓아와 파스파르투가 권총을 겨눠 경계하나 썰매가 워낙 빠른데다 바람도 계속 뒤쪽에서 세게 불어 준 덕분에 늑대들은 알아서 지쳐 나가떨어진다. 북쪽으로 휘어진 철도를 따라가지 않고 지름길을 따라 오마하 역까지 가서 시카고 직행 열차를 잡아타고 시카고에 도착하자마자 뉴욕행 급행 열차로 갈아타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겨우 뉴욕에서 대륙 횡단을 끝냈지만, 45분 차이로 큐나드 해운의 대서양 횡단 기선 차이나 호를 놓쳤다.

절망하다 못해 자책하는 파스파르투에 비해 아무 일 없다는 듯 무표정한 포그는 다음날 출발하는 느려터진 이민선과 이틀 후에 출발하여 프랑스 르아브르를 거쳐 영국 사우샘프턴까지 가는(=시간이 더 소요되는) 프랑스 고속 여객선을 과감히 무시하고 항구를 둘러보다 화물선 앙리에타 호를 발견하는데 그 배는 프랑스 보르도까지만 가는 화물선이었다. 선장 스피디는 태워달라는 요구를 계속 거절하나, 1인당 2,000달러의 돈을 쥐어주자 승낙한다. 항해 도중에도 포그는 제발 리버풀까지 가자고 선장과 협상하지만, 선장이 워낙 완고하게 거부하자 평소 선장이 선원들을 거칠게 대해 평판이 안 좋은 것을 이용해, 선원들을 모조리 선동, 매수하여 선장을 감금한 다음 자신이 항해를 지휘한다. 배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듯 포그의 지휘는 매끄러웠지만, 원래 항해 여정을 초과해[81] 당연하게도 석탄은 부족해졌다.

이쯤에서 대서양 한복판에 있는 픽스는 몰랐지만, 포그가 떠난 지 76일이 되던 날인 12월 17일에 5만 5천 파운드 도난 사건의 진범 제임스 스트랜드가 체포되면서 포그에 대한 관심이 영국에서 다시 들불처럼 되살아났다. 다시 포그 주식이 급등하고 리폼 클럽 회원들도 슬슬 긴장하기 시작했으며, 앞서 서술한 중풍에 걸린 노인은 1대 1의 액수를 걸었다.

다시 대서양, 연료가 떨어지는 배 위에서 포그는 선장을 감금에서 풀어준다. 분노로 포그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는 선장의 눈앞에 시퍼런 지폐다발을 쌓아 바로 진정시킨 다음 재깍 포그에게 싹싹해지도록 만들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만든 지 20년 된 5만 달러짜리 배를 6만 달러의 거금을 주고 사겠다고 했으니... 당시 시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현대의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을 때,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들 중 하나가 이 대목이다. 갑자기 6만 달러라는 돈이 튀어나오니 무리도 아닌데, 당시 6만 달러는 영국 돈으로 약 1만 2천 파운드였는데 소설을 집필한 당시 영국 화폐 파운드 스털링은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자리를 지켰기에, 미국 달러보다 약 5배 더 가치가 높았다.

선장은 4만 달러를 벌었다고 좋아했으니 배 수리 비용은 2만 달러인 듯.[82] 통째로 사는 거라고 해도 터무니없는 가격인데, 거기에 배값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로 된 부분은 선장에게 준다는 조건도 더했다. 선장은 이런 횡재에 배의 나무로 된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끼로 쪼개고 부셔, 석탄 대신 연료로 사용하지만 그래도 연료가 부족한 나머지 원래 목적인 리버풀까지는 못 가고 대신 아일랜드의 퀸스타운[83]에 가까스로 도착한다. 계약과는 목적지가 달랐지만 포크는 약속대로 스피디에게 6만 달러를 지불했는데, 퀸즈타운에서는 리버풀까지 기선보다 12시간 단축되는 이동 경로를 이용할 수 있는 덕분이었다.

퀸스타운에서 더블린까지 급행 열차를 타고 간 후 더블린에서 쾌속 우편선으로 갈아타 영국 리버풀에 도착했지만, 픽스가 가진 체포영장의 효력이 발생하는 바람에 세관에 감금되었다. 영국 본토나 영국 식민지 내에서만 효력이 있는 영장이기에, 여행 경로에서 마지막 영국령인 홍콩을 떠난 시점부터는 무용지물이었다. 작중에도 픽스가 홍콩에서 여기가 마지막 영국 땅이라며 꼭 포그 일행을 잡아야 한다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나왔다. 사실 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1937년이라 작중 시점상으로는 아일랜드에서부터 이미 효력은 있었다.[84]

오후 2시, 즉 리버풀에서 런던행 열차가 출발하는 시각이 되자 약간 찌푸려지며 포그의 얼굴에 처음으로 감정이 드러난다. 33분 후 뻘쭘해하면서 돌아온 픽스가 '사흘 전에 진범이 이미 잡혔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자 포그는 벌떡 일어나 픽스에게 주먹 두 방을 날려 때려눕힌다. 당연히 픽스는 아무 말도 못하고, 포그로서는 아마도 생전 처음으로 신사다운 품위를 저버린 행동이었을 거라는 서술이 나온다. 사실 그로서는 매우 많이 참아준 셈.

풀려난 포그는 일행과 같이 리버풀에서 열차를 전세내[85] 런던까지 전속력으로 달렸지만, 도착 시각은 1872년 12월 21일 오후 8시 50분이었다.

그는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자택으로 돌아와 다음 날 해가 지고 나서도 내내 좌절하는데, 혹시나 자살이라도 하지 않을까 염려하며 그를 위로한 아우다는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아내로 맞아주시지 않겠어요?'[86]라며 먼저 청혼한다. 진작 픽스의 정체를 주인에게 밝혔어야 했는데 자신 때문에 이 꼴이 되었다며 자책감에 좌절하던 파스파르투[87]는 바로 내일 결혼식을 올리려는데, 집례 요청을 윌슨 목사에게 부탁하기에는 밤이 너무 늦지 않았냐는 포그의 물음에 결코 안 늦었다고 신나게 윌슨을 만나러 교회로 달려간다. 그런데...


3.6. 결말[편집]


사실 그들은 12월 20일에 도착했다.

포그 일행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경도를 1˚씩 넘을 때마다 4분씩 시간이 단축되었다. 경도는 총 360˚이므로 계산하면 [math(4\times360\div60=24)]로 딱 24시간이 나온다. 결국 자신들도 모르는 새 하루를 벌어, 80일이 아닌 79일 만에 세계일주를 하게 된 것이다. 즉, 만약에 이들이 지구를 반대로 돌았더라면 하루를 잃었을 것이다.

작품이 출간한 시기에 날짜 변경선이 없어 이런 착각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88], 날짜 변경선을 정확히 정하는 문제는 폴리네시아같은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문제였고 포그 일행은 요코하마에서 미국으로 바로 건너갔기에 당시 날짜 변경선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 자체는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 날짜 변경선이라는 개념이 있기 이전에도 이미 영국을 중심으로 경도 동쪽으로 가면 시간을 더하고 경도 서쪽으로 가면 시간을 빼야 한다는 점은 알았다.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대양을 건너기 시작하는 대항해시대가 15세기부터 시작되었음에도 날짜 변경선이 1917년에야 생긴 것은 이런 이유가 있는데 당시 유럽 국가들은 날짜 변경선의 필요 자체를 잘 느끼지 못한 것이다. 포그 일행이 놓친 것은 경도 180도선이 있는 태평양을 횡단하여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하루를 빼야 했다는 점이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날짜를 정확히 파악했으면 이런 착각은 피했을 것인데 포그 일행이 미국에 도착한 시점부터 시간에 쫓기기 시작하면서 해가 뜨고 지는 것만 보고 시간을 계산해 날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 컸다. 즉, 포그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해냈지만 포그가 본 태양은 81번 뜨고 진 것이 맞다. 여행 일정에서 이동 기간을 모두 더하면 81일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포그 일행의 입장에서 보면 요코하마에서 미국으로 건너갈 때 22일이 걸린 것은 맞지만 날짜는 21일이 지난 것이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서울에서 동쪽으로 출발해 서쪽으로 도착하는 세계일주를 오후 12시에 시작해 오후 12시 10분에 끝내는, 그러니까 10분간의 세계일주를 해본다는 상상과 비교할 수 있다. 오후 12시에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태양이 머리 위에 있지만, 미국 본토에 가까이 접근할 때는 해가 지는 모습을 볼 것이고, 유럽은 완전히 밤일 것이며, 중동을 지날 때는 해가 뜨는 모습을 보면서 서울에 돌아오면 다시 태양은 머리 위에 있고 시간은 오후 12시 10분이 되었을 것이다. 분명히 세계일주를 한 입장에서는 태양이 한 번 지고 뜨는 것을 봤으니 다음 날로 계산해야 맞을 것 같지만 그 사이 서울은 10분만 지났을 뿐 날짜는 바뀌지 않았다. 포그는 이렇게 벌은 하루를 80일에 걸쳐 본 것이다.

파스파르투는 8시 15분에 교회에 도착했지만 목사가 없길래 기다리다 20분이 지난 8시 35분에 만났고, 내일은 일요일이라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말에 오늘은 일요일이 아니라 토요일, 즉 약속의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 교회에서 튀어나온 파스파르투는 모자도 어딘가 날려 분실한 채 죽을 둥 살 둥 3분 동안 전력질주해 8시 38분에 저택으로 돌아온다. 내일은 일요일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다 월요일이 맞는데 무슨 소리냐며 의아해하는 주인에게 자세히 설명할 시간도 아까웠던 터라 주인의 목덜미를 잡아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하여 마차에 태우고, 마부에게 100파운드를 낼 테니 리폼 클럽으로 무조건 최대한 빨리 가라고 독촉한다. 마차는 노점상을 뒤엎으며 마차 5대와 충돌하고, 개 2마리를 치어 죽이는 난폭운전 끝에 7분 만에 클럽에 도착한다. 그리고 포그는 8시 44분 57초에 클럽 응접실의 문을 연 다음[89] 거의 1초도 남지 않은 시점에 방으로 들어와 내기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45분이 넘어간 몇 초 후, 돌아왔다고 복귀 인사를 한다.

사실 포그는 돈을 여행 경비로 다 써서 실질적으로 이득은 거의 없었다. 내기 승리금 2만 파운드에서 여행 경비 1만 9천 파운드를 빼면, 순수익은 1천 파운드뿐인데, 그마저도 추적자 겸 여행 동료 픽스와 하인 파스파르투에게 반반씩 나눠줬다. 그래도 포그 입장에서는 내기에 패배해 금전적으로 손해 보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90] 80일이라는 기간 동안 심적인 부담감을 안기는 했어도 공짜로 세계일주를 한 셈에 미인 아내까지 얻었다. 그리고 그는 일상으로 돌아와 아우다와 결혼한 뒤 파스파르투와 짧게 뒷얘기를 하는 걸로 끝난다.

이때 파스파르투가 인도를 거치지 않았다면 78일 만에 일주를 끝냈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포그는 "그러지 않았기에 아우다와 결혼할 수 있었다"고 일축한다. 해당 문장 뒤에 "그리고…"라며 말을 흐리는데, 이는 아마도 파스파르투 이야기인 듯.

마지막 문장은 독자에게 여운을 남긴다.

Mais après ? Qu’avait-il gagné à ce déplacement ? Qu’avait-il rapporté de ce voyage ?

Rien, dira-t-on ? Rien, soit, si ce n’est une charmante femme, qui — quelque invraisemblable que cela puisse paraître — le rendit le plus heureux des hommes !

En vérité, ne ferait-on pas, pour moins que cela, le Tour du Monde ?

(전략) 그러나 그 후론? 포그는 이 여행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야 할까? 그렇다. 아무것도 없다 -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 그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로 만들어준 아름다운 여인을 빼고 나면 말이다.

사실 이것보다 보잘것없는 것을 위해서라도, 세계일주는 해볼 만한 것이 아닐까?



4. 정리[편집]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780px-Around_the_World_in_Eighty_Days_map.png

포그 일행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검은 구간은 철도, 푸른 구간은 선박, 노란 구간은 코끼리(인도)/썰매(미국)다.

남반구는 지나가지 않고 북반구만을 거쳤다.[91] 덧붙여 들고 간 물건은 셔츠 두 장과 스타킹 세 켤레, 매킨토시 방수 코트, 여행용 망토, 여분의 신발, 브래드쇼의 가이드뿐이었다. 이후 여행 도중 인도에서 파스파르투가 구두 땜빵으로 산 가죽신, 일본에서 기념품 삼아 가져온 서커스용 날개와 코 의상,[92] 미국에서 산 콜트 리볼버 여섯 자루(와 약간의 탄약)가 추가되었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돈가방도 포함.

여행 일정
경로
이동 수단
이동 기간
파일:영국 국기.svg 런던파일:1599px-Flag_of_Muhammad_Ali.svg.png 수에즈
기차&증기선
7일
파일:1599px-Flag_of_Muhammad_Ali.svg.png 수에즈파일:영국 국기.svg 봄베이
증기선 몽골리아 호
13일
파일:영국 국기.svg 봄베이파일:영국 국기.svg 캘커타
인도 반도 철도&코끼리
3일
파일:영국 국기.svg 캘커타파일:영국령 홍콩 기(1871-1876).svg.png 홍콩
증기선 랭군 호
13일
파일:영국령 홍콩 기(1871-1876).svg.png 홍콩파일:일본 제국 국기.svg 요코하마시
증기선 카르나티크 호/요트 탄카데르 호
6일
파일:일본 제국 국기.svg 요코하마시파일:미국 국기(1867-1877).svg 샌프란시스코
증기선 제너럴 그랜트 호
22일[93]
파일:미국 국기(1867-1877).svg 샌프란시스코파일:미국 국기(1867-1877).svg 뉴욕
퍼시픽 철도/썰매/시카고-록아일랜드 노선/피츠버그-포트웨인-시카고 노선
7일
파일:미국 국기(1867-1877).svg 뉴욕파일:영국 국기.svg 런던
화물선 앙리에타 호&철도
9일[94]

여행 비용
사용 내역
금액(파운드)
코끼리 구입 비용
2,000
아우다 부인의 외투
75
인도 법정에 지불한 보석금
2,000
탕카데르호 이용 금액
750
카니의 미국 병사들에 지급한 특별수당
1,000
앙리에타호 이용 금액
12,000
런던 마차 지불 금액
100
파스파르투와 픽스에 지급한 포상금
1,000
기타 비용
1,075
총합
20,000
여기서 1870년대 2만 파운드의 가치를 21세기 초로 환산하면, 한화로 40억원[95]이 넘으니 포그 일행은 하루에 5,000만원 이상을 뿌리고 다닌 셈이다. 파스파르투가 포상금으로 받은 500파운드도 1억원을 훨씬 넘는다.

경유 국가
국가 및 식민지
도시
현재 국가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본토)
런던(출발), 도버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
파일:프랑스 국기(1794-1815, 1830-1958).svg
프랑스 제3공화국
칼레, 파리
파일:프랑스 국기.svg
프랑스 제5공화국
파일:이탈리아 왕국 국기.svg
이탈리아 왕국
토리노, 브린디시
파일:이탈리아 국기.svg
이탈리아 공화국
파일:1599px-Flag_of_Muhammad_Ali.svg.png
이집트 속주
수에즈
파일:이집트 국기.svg
이집트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령 인도 제국
아덴[96], 봄베이, 알라하바드, 캘커타
파일:예멘 국기.svg
예멘
파일:인도 국기.svg
인도
파일:프랑스 국기(1794-1815, 1830-1958).svg
프랑스령 인도
찬데르나고르[97]
파일:인도 국기.svg
인도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령 해협식민지
싱가포르
파일:싱가포르 국기.svg
싱가포르
파일:영국령 홍콩 기(1871-1876).svg.png
영국령 홍콩
홍콩
파일:홍콩 특별행정구기.svg
홍콩
파일:청나라 국기(1862-1889).svg
청나라[98]
상하이시[99]
파일:중국 국기.svg
중국
파일:일본 제국 국기.svg
일본 제국
요코하마시
파일:일본 국기.svg
일본국
파일:미국 국기(1867-1877).svg
미국
샌프란시스코, 솔트레이크 시티, 오마하, 시카고, 뉴욕시
파일:미국 국기.svg
미국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본토)
퀸스타운[100], 더블린, 리버풀, 런던(도착)
파일:아일랜드 국기.svg
아일랜드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
식민지 포함 11개국을 거쳤으며, 영국을 제외하면 10개국을 거쳤다.(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집트, 인도, 찬데르나고르, 싱가포르, 홍콩, 중국, 일본, 미국) 현재 기준으로는 프랑스령 찬데르나고르가 인도로 통합되었고 예멘이 인도에서,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하였다.

이 소설이 발표되던 시기에 포그 일행의 여행 경로의 시대적 상황을 살펴보면, 영국그레이트브리튼 및 아일랜드 연합왕국이 국호였고 빅토리아 여왕윌리엄 이워트 글래드스턴 총리 1차 집권기, 프랑스보불전쟁이 끝나고 의원내각제인 프랑스 제3공화국의 대통령 아돌프 티에르 집권기[101], 이탈리아이탈리아 왕국비토리오 에마누엘레 1세의 통일 완성 시대였고, 이집트이집트 속주이스마일 파샤 왈리 시대, 인도는 영국 식민지 인도 제국으로 1대 노스브룩 백작 토머스 조지 베어링 총독이 집권하였다. 홍콩은 홍콩 섬과 구룡반도영국령 홍콩이었으며, 중국청나라 동치제 치세로 서태후에게 실권이 있어 관리들에 의해 양무운동이 진행되었다. 일본메이지 덴노오쿠보 도시미치 대장경 집권기로 한창 메이지 유신이라는 근대개혁이 진행중이라 이와쿠라 사절단이 서양 세계를 답사하던 시기다. 미국은 대통령 율리시스 S. 그랜트 시대로 남북전쟁을 극복하고 서부 개척과 공업화를 추진한 시대였다. 소설에는 안 나오지만 조선고종 재위 중에 쇄국정책을 편 흥선대원군이 섭정으로 집권한 마지막 해다.


5. 현대에 재현한다면?[편집]


교통수단이 엄청나게 발달한 21세기에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80일은커녕 평균 시속 700km짜리 비행기를 이용하면 60시간, 다시 말해 이틀하고도 반 정도밖에 안 걸린다. 세계 각지의 공항을 경유해 천천히 간다고 해도, 비행기 일정만 제대로 맞으면 열흘 이내로 주파가 가능하다. 현재 세계를 반 바퀴 도는 유일한 노선은 창이 공항JFK 공항을 오가는 23시간 조금 넘는 노선 뿐이기에[102] 포그처럼 런던에서 출발하려면 대략 이런 코스가 나온다.

직항 위주 코스

히스로 - (인천행 12시간 15분, 하네다행 13시간 35분) - 인천/하네다 - (인천발 14시간, 하네다발 12시간 40분) - JFK - (6시간 15분) - 히스로 (비행 시간 기준 총합 32시간 30분+a)


원작에 가까운 코스

히스로 - (1시간 10분) - [[CDG|샤를 드 골 - (4시간 20분)[103]

- 카이로 - (5시간 10분) - 차트라파지 시바지 - (2시간 20분) - 네타지 서브해시 찬드라 보스 - (4시간 5분) - 창이 - (3시간 55분) - 홍콩 - (3시간 50분[104]) - 나리타 - (9시간 10분) - 샌프란시스코 - (3시간 18분) - 오마하 - (1시간 20분) - 오헤어 - (2시간) - 뉴욕[105] - (6시간 15분) - 더블린 - (1시간 10분[106]) - 런던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고 소설처럼 육해로만 이동한다고 해도, 시베리아 횡단철도 같은 당시에는 없었던 루트가 생긴 등 철도가 잘 깔린데다, 19세기의 느린 철도와 달리 21세기의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전 구간 복선 전철에 굴곡도 많이 줄여 시속 100km 이상으로 빠르게 달린다. 가령 소설에선 영국에서 일본까지 가는데만 해도 42일이 걸렸지만, 현재는 런던에서 철도를 타고 항구에 도착해, 배를 타고 프랑스로 와 파리와 모스크바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러시아를 일주일만에 횡단한 뒤,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서 출발해 강원도 동해시를 거쳐 일본으로 가는 DBS크루즈페리를 이용하면 영국에서 일본까지 열흘 정도면 가능하다. 그렇기에 돈을 많이 쓴다면 80일은 여유로운 수준이다. 이는 상시 다니는 일반적인 대중교통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107] 억만장자 포그 일행마냥 거금으로 교통수단을 매수해 자가용처럼 타고 다니면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시베리아 쪽 루트가 아닌 원래 포그가 가려 했던 경로를 이용한다고 해도 80일까지는 걸리지 않는다. 런던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까지 간 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기차나 자동차로 통과해 수에즈를 거쳐 인도로 배를 타고 간 후, 인도 횡단 철도를 타고 인도를 가로질러 싱가포르행 배를 타고 홍콩으로 환승해 바로 요코하마로 간 후 태평양 횡단선을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여객 열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뉴욕으로 가서 대서양을 횡단하면 끝이다. 현대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습격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단, 인도는 지금도 철도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은지라 일정이 꼬일 수 있는데 소설에서도 포그의 여행 경로는 인도에서부터 꼬였다. 그래도 그때와 달리 인도 횡단 철도는 완전히 이어졌고[108] 도로망도 19세기보다 잘 구축되어 코끼리를 사서 정글을 횡단할 필요도 없다.

반면 소설의 배경 시점과 달리 독립국들이 많아 여권과 비자 발급에 시간이 좀 걸리는 문제가 있다. 소설의 배경인 19세기는 대영제국 시대였기에 포그가 방문한 곳들 중 일본의 요코하마를 제외하면 모두 영국령이거나 영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었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거치며 기존의 식민제국들이 식민지를 운영할 역량을 상실해 식민지가 독립하며 많은 신생 국가들이 탄생했기 때문. 다만 이 부분은 세계일주의 개념을 지구 한 바퀴 도는 것인지 또는 경로에 걸친 나라들을 모두 방문하는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며, 무대가 되는 영국 같은 선진국은 무비자가 되는 나라가 많아 큰 문제는 안 된다.

거기에 해상 교통수단에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소설 시점과 비교해 달라진 교통수단 환경이 문제가 된다. 예전과 달리 연안이 아닌 대양을 가로질러 가는 대륙간 여객 수송은 선박이 아닌 비행기가 담당하기 때문. 연락선과 수송선 등 수많은 여객용 선박들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가던 과거와 다르게 현대에는 비행기가 이를 맡아 이 용도로 오가는 배가 거의 없어, 대양을 항해하는 배들은 거의 대부분이 화물선 또는 유람선이다. 이중 유람선은 승객들에게 바다를 구경시키면서 선상 휴가나 즐기게 하는 게 목적이라 빠르게 속도를 낼 필요가 없어 태평양이나 대서양 횡단에 15~16일 이상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항도 비행기처럼 매일 있는 게 아니다.

다만, 일부 화물선의 경우 여객 수송이 주 목적은 아니지만 일반 승객 탑승이 가능한 경우가 있긴 하다. 물론 화물 운송에 지장없어야 하기에 국제법상 최대 12명까지로 한정하지만, 포그 일행은 중도에 합류한 아우다에 픽스까지 포함해도 4명이니 이용에는 문제가 없다. 사례1 사례2 시간에 맞춰 탑승하는 것은 좀 까다로울 수 있겠지만 여튼 화물선을 여객용으로도 이용할 수는 있다.[109]

결론을 내리자면 비행기를 이용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고, 작품과 동일하게 육상, 해상 교통만 이용해도 시간 자체는 크게 단축되나, 대양 횡단 선박이 드물다보니 여객 수송을 해주는 화물선을 찾지 않는다면 일정을 맞추기에는 조금 까다로워진다. 물론 작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면 대양을 오가는 컨테이너선 등 각종 화물선은 매일 지나가니 포그가 한 것처럼 돈으로 대절해 얻어타면 소설의 배경 시대보다 훨씬 단축된 세계일주가 가능하다. 사실 소설에서도 포그가 후반에는 정규 여객선을 이용한 게 아니라 화물선을 매수했기에 오히려 화물선을 대절하는 것이 재현에는 충실하다.

2017년 기준으로 가장 빠른 세계일주 기록(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의 궤도 비행은 제외)은 1992년 에어 프랑스콩코드가 세운 32시간 49분 3초다. 승객으로 일반적인 노선을 이용해 기록한 가장 빠른 세계일주는 1980년으로, 영국의 David Springbett가 역시 콩코드를 주로 탑승해 세운 44시간 6분이다.


6. 기타[편집]


  • 소설에 나오는 교통수단은 모두 실제 있던 것이지만, 의외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인지 쥘 베른 본인이 프랑스인임에도 프랑스 쪽 교통수단과 관련한 한 가지 오류를 범했다. 프랑스에서 이탈리아까지 가는 철도가 몽 스니 고개를 넘는다고 했는데, 사실 소설이 나오기 1년 전인 1871년에 프레쥐스 터널이 완공되어 몽 스니 철도는 폐쇄된 후였다. 몽 스니 철도는 프레쥐스가 완공되기 전 몇 년만 사용했다.

  • 1889년 11월 14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두 여성 기자가 실제로 80일간 세계일주를 나섰다. 두 기자는 경쟁 관계의 두 신문사(조지프 퓰리처의 뉴욕 월드와 존 브리스벤 워커(John Brisben Walker)의 코스모폴리턴(Cosmopolitan)) 소속으로 각자 지원을 받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출발하였다. 두 기자의 이야기는 엄청난 화제가 되었는데, 결과는 동쪽으로 간 뉴욕 월드의 넬리 블라이(Nellie Bly)[110]가 72일 6시간 11분 14초로 완주했고, 서쪽으로 간 코스모폴리턴의 엘리자베스 비스랜드 웨트모어(Elizabeth Bisland Wetmore)는 76일을 조금 넘겨 완주했다. 작품 내의 세계일주는 재미를 위해 여러 역경과 고난을 첨가하여 시간을 지체시킨 것으로, 실제로 이 정도 시간이 걸렸다는 것은 베른이 당대 교통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여 작품을 구상했다고 볼 수 있다.

  • 1988년 BBC1에서 이 소설을 바탕으로 80일 안에 지구 한바퀴를 도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출연자는 몬티 파이선과 여행 다큐멘터리 출연자로 유명한 마이클 페일린으로, 쥘 베른 생전에 존재하지 않은 비행기는 타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정했다. 시대가 변했다 보니 화물선을 타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 배를 타고 가장 빠른 세계일주 기록을 세운 사람에게는 작가의 이름을 딴 쥘 베른 상이 주어지며, 이 상이 처음 생긴 1990년대 이후 2017년까지 9번의 수상이 이루어졌다. 현재 기록 보유자는 프랑스의 Francis Joyon이 2017년에 세운 40일 23시간 30분 30초다.

  • 작가가 프랑스인임에도 주인공이 영국인인 이유는 픽스의 영장 효력 문제가 주 소재 중 하나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프랑스의 식민지는 거의 아프리카에 있어, 프랑스 본토를 통과할 때와 인도 횡단 도중 프랑스령 찬데르나고르를 기차 타고 지나갈 때를 제외하면 포그 일행이 프랑스 식민지를 지나간 적이 없다.

  • 포그가 영국인이라 그 입장을 반영해서인지, 다녀가는 곳이나 만나는 사람들도 주로 영국 관련 인물들(식민지 현지인, 특히 인도인)이고, 영국인의 심성에 관한 묘사가 많다.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주로 전형적인 영국인이라고 언급하는 식. 게다가 영국인의 자부심(또는 오만함?)을 나타내기 위함인지 다른 문화의 인물들을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작가 쥘 베른은 프랑스인이라, 다른 작품에도 이런 식으로 영국인을 은근슬쩍 엿먹이는 묘사를 가끔 한다.[111] 수에즈에서 포그는 숙소에 죽쳐 파스파르투만 관광을 나가는 대목에선 "영국 신사들이란 관광도 하인을 시켜서 하는 족속들이기 때문이다."라는 묘사가 나온다.

  • 인도에서 포그와 파스파르투의 재판을 담당한 판사가 서기의 가발을 모르고 잘못 썼다 판사가 '내 가발이 아니잖아'라고 말하자 서기가 '그거 제 것인데요'라고 하니 이에 판사가 '넌 판사가 서기 가발을 쓰고도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라는 콩트가 나온다. 이 부분은 몇몇 판본에는 생략되었다.

  • 다녀가는 곳들에 대한 언급도 나름대로 하는데, 문제는 이게 주인공이 아닌 하인 파스파르투의 시선인데다 80일이라는 시간 관계상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설명한다는 것. 또한 제국주의 국가의 시선에서 바라봐서인지,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시선도 좋지가 않다. 게다가 주인공과 그 일행은 다 좋은데 그들을 방해하는 이들은 다 악당 비스무리하게 묘사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지 처음부터 악의를 가지고 방해한 것이 아니다. 한편 쥘 베른의 배경설명은 상당히 자세해서, 당시 여행객들이 참고할 만한 정보가 많다. 현재도 세계 여행을 하면서 무엇이 그때와 달라졌고 무엇이 그때와 비슷한지 비교해 볼만 하다. 이 배경설명 때문에 쥘 베른의 여행 에세이 같은 분위기도 나는데, 실제로 쥘 베른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것을 즐겼으며 소설을 만들기 전 철저하게 자료 조사를 했다고 한다.

  •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이동하는 도중 인도 해운 회사 선박들의 불안정성을 언급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 불안정한 배들 중 한 척의 이름이 코리아 호(le Corea)다.# 사실 몽골리아(몽골) 호나 랑군(미얀마의 도시) 호도 그렇고, 아시아의 지명에서 이름을 딴 배들이 많은 모양이다. 정작 당시 한국은 쇄국정책을 편 것이 아이러니겠으나 조선 후기에는 중국이나 일본을 통해 한국인과 서양인들이 간접적으로 교류했을 가능성도 있고 쇄국정책도 이양선의 출몰이 원인이었으니, 인지도는 낮아도 개항 이전의 당시 서양인들은 한국의 존재 자체는 알았다.

  • 능력자 영국인 주인공과 열혈 하인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레이튼 시리즈허셜 레이튼루크가 생각난다. 다만 루크 쪽은 열혈이긴 한데, 싸움 잘하고 몸을 잘 쓰는 쪽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다. 머리는 레이튼만큼은 아니라도 잘 쓴다.

  • 고우영이 만화화했는데 그의 작품들 중 유일한 서양 고전 원작 작품이다. 고우영 일지매고우영 삼국지, 고우영 십팔사략 등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동양 고전을 자주 만화화한 작가로,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 작중 미국 편에서 기병대원주민을 토벌하려 하자 파스파르투가 "솔저 블루 여러분 사격을 중지하시오"라고 한다. 2005년에 자음과모음에서 올컬러로 복간했으나 고우영이 사망한 뒤 나온 터라 작가의 말이 빠졌다.

  • 아마도 서양 네임드 소설가들의 작품 중에 백인이 유색인종과 결혼하는 이야기를 쓴 첫 번째 작품일 것이다. 비슷한 류의 수많은 소설들에는 '사실 그녀는 백인의 자손이었다' 이런 사족을 달기 마련이고 그래도 대부분 비극으로 끝나는 클리셰가 있었는데, 아우다는 (서구와의 접촉이 있고 피부 역시 유럽계 수준이라는 묘사를 했지만) 완전한 현지 유색인종이다. 소설이 쓰인 연도를 생각하면 대단한 일.

  • 1988년에 스포츠서울에서 6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여행기를 연재했다. 누가 봐도 이 소설에서 따온 제목인데 한국인 여행가가 세계를 여행하며 지구를 한 바퀴 돌은 이야기를 사진과 같이 실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해 외여행이 제한되어 해외 여행을 가는 경우가 무척 드물었기에 제법 화제가 되었고 나중에 책도 나왔다. 다음 해인 1989년에서야 드디어 해외 여행 자유화가 된다.[112]

  • 구글 어스로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 뒤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브 영상이 있다.#


7. 미디어 믹스[편집]



7.1. 애니메이션[편집]


  • 1983년에 일본 닛폰 애니메이션과 스페인 BRB 인테르나시오날이 공동 제작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필리어스 포그는 사자로 나온다. 26부작이나 일본에선 22부만 방영하였고, 한국에는 1990년 10월 2일부터 1991년 1월 7일까지 월, 화에 걸쳐 KBS2에서 더빙 방영했으며[113] 일본처럼 22편만 방영했다. 이후 투니버스에서도 방영했다. 포그 성우는 이완호.

  •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호주의 제작사 Air Programs International에서 만든 16부작 애니메이션. 여기선 내용의 시작이 필리어스 포그가 벨린다 메이즈와 사랑에 빠지지만 이 둘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은 벨란다의 삼촌 로드 메이즈로 인해 필리어스 포그가 벨란다와의 결혼을 조건으로 내기를 하면서 장 파스파르투 & 장의 애완용 원숭이 토토와 같이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한다. 오프닝 미국에는 1972-1973 시즌 NBC를 통해 방영했다. 한국에는 KBS1에서 오후 5시 35분 시간대에 더빙 방영했는데 위에 서술한 1983년작보다 이후 시기에 방영했다. 이후 60분 정도로 간추린 버전도 더빙 방영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는 NHK BS-2 위성 아니메극장에서도 방영했다. KBS에서는 오프닝 마지막의 영어 타이틀이 나오기 직전에 화면을 멈추고 한글 캘리그라피를 집어넣었지만, NHK는 영어 타이틀도 그대로 나온다. 이 애니메이션에선 마지막에 픽스가 파스파르투에게 된통 처맞는다.(정확히는 집으로 찾아와 사죄하자 포그는 "나야 당신에게 유감이 없지만 당신 뒤에 있는 내 하인은 유감이 많은 모양이오. 알아서 하시오."라고 말한 뒤 파스파르투가 엄청 화난 얼굴로 씩씩거리는 걸 픽스가 슬쩍 보더니 알았다면서 문 닫고 파스파르투와 같이 나가자 우당탕 쿵쾅 소리와 맞는 소리가 엄청 난다.)



7.2. 영화[편집]


여러번 영화화 되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건 1956년작이다.


7.2.1. 1956년[편집]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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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 작품상
제28회
(1956년)


제29회
(1957년)


제30회
(1958년)

마티

80일간의 세계일주

콰이 강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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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앤더슨[114]의 3시간짜리 영화로, 1957년 제2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 음악상, 작품상, 촬영상, 편집상을 휩쓴 걸작이다. 영국 신사의 전형으로 꼽힌 데이비드 니븐이 필리어스 포그 역을 맡았고, 엉뚱하게 멕시코 출신 배우 칸틴플라스[115]가 프랑스인 파스파르투 역을 맡았다. 그 외에 셜리 맥클레인이 아우다 역을, 미국 장면에 잠깐 지나가는 단역으로 마를레네 디트리히프랭크 시나트라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안창호의 장남 필립 안 역시 단역으로 출연했다. 평도 좋고 흥행도 좋아, 6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북미에서만 4,200만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 대비 7배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배급사는 유나이티드 아티스트(MGM/UA).

군데 군데 묘하게 각색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어른의 사정으로 스페인 투우 장면을 넣어, 원작에는 없는 스페인을 거치게 된 데다, 요코하마에 상륙한 파스파르투가 순식간에 카마쿠라의 대불 앞에 서는 등, 고증 오류도 제법 있는 편이다. 또한 원작에는 열기구가 안 나오나 이 영화를 시초로 영화화가 될 때마다 열기구가 나온다.

MBC 주말의 명화에서 1988년 11월 12일에 더빙 방영했는데 너무 길어서인지 30분 넘는 분량을 삭제했다.

한국에 DVD로 나왔지만 번역 수준이 엉망으로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일일전보라고 번역했다.

고우영이 소설을 원작으로 그린 만화도 기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캐릭터와 기타 설정을 가져왔다.

영화의 테마 음악은 극장판 애니메이션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에 번안되어 나왔다. 달걀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玉子の中にはなにがある)란 제목으로 영화 초반에 사카가미 타쿠미가 혼자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후반의 뮤지컬에 수록곡으로 등장한다. 음악을 맡은 빅터 영(1899~1956)은 무려 350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1920년 무성 영화 시절부터 맡아온 거장으로 삼손과 데릴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셰인 등의 음악을 맡았으며, 22번이나 아카데미 영화음악상 후보에 오른 끝에 이 영화로 드디어 아카데미 최우수영화음악상을 수상했지만 이 영화가 유작이 되어버렸다. 1957년 3월 27일에 열린 시상식에는 이미 세상을 떠나 유족이 대리 수상했다.


7.2.2. 2004년[편집]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80일간의 세계일주(2004년 영화)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7.2.3. 2021년[편집]



제목만 따온 별개의 작품이다. 한국에는 2023년 9월 27일에 개봉했다.


7.3. 드라마[편집]



7.3.1. 1989년[편집]


피어스 브로스넌이 필리어스 포그, 몬티 파이선의 에릭 아이들이 파스파르투, 줄리아 닉슨[116]이 아우다 역을 맡았다. 그 외에 피터 유스티노프가 픽스 역을 연기했고 크리스토퍼 리가 포그의 의견에 반대하여 내기를 하는 리폼 클럽의 신사로 출연한다. 실제 역사에 따라 원작에서 약간 각색이 가해졌다.

  • 여행 초반부터 파리 코뮌에 의해 프랑스 국경이 폐쇄되어 프랑스를 떠날 수 없게 되자 루이 파스퇴르의 도움으로 그의 친구인 비행선 기술자와 접촉해 그의 비행선을 구입하여 이탈리아까지 날아가다 로마의 콜로세움에 불시착한다.[117]

  • 요코하마로 가는 직항 뱃길을 구하지 못해 상하이를 경유해 가느라 중국에 잠시 들리는데, 이때 청나라 황제의 행렬을 기다리며 절하는 중국 농민들의 앞을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바람에 불경죄로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다.[118] 그러나 아우다가 자신의 혈통에 청나라 황실이 섞였음을 밝히며 탄원해 겨우 풀려난다.[119]

  • 버마를 지나다 지역 해적들에게 잡혀 고초를 겪고 아우다는 해적 두목에게 강간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러나 해적 소탕을 위해 출동한 영국군에 의해 해적들은 소탕당하고 두목은 풀려난 포그와 칼싸움을 하다 죽는다. 포그는 같이 갇힌 버마 왕족을 구출하여 보상을 받고 영국과 버마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일조한다.[120]

  • 미국으로 간 뒤엔 당시 유명 범죄자 제시 제임스와 엮이는데, 제시가 아우다에게 흑심을 품다 포그에게 된통 얻어맞은 뒤 앙심을 품고 포그 일행을 쫓는다. 이후 대륙 횡단 열차에 올라타 포그와 결투를 벌이려 하지만 도중에 인디언들이 공격해오자 얼마간 맞서 싸우다 인디언들의 대열에 빈틈이 보이자 냉큼 열차에서 내려 도망간다. 여러모로 원작의 프록터와 비슷하지만 좀 더 부정적이고 찌질하게 나온다.[121] 여기서 아우다가 영국에게 고통받는 인도인[122]아메리카 원주민을 동일시하며 옹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123] 문제는 원주민들이 공격해오자 이들을 해치지 못하게 파스파르투가 산 리볼버들을 결투한다고 포그가 챙긴 한 정 빼고 전부 숨겨버렸다. 결국 파스파르투가 근처 미 기병대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개고생을 해야 했다.

  • 빅토리아 여왕도 잠깐 등장하는데 중신들과의 회의에서 포그 일행이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한 활약들을 보고받는 장면에 등장한다. 처음엔 포그가 영국의 정의를 벗어날 수 없다고 엄숙하게 말하나, 그 다음에 바로 포그가 진짜 범인이더라도 국위선양을 했으니 사면해주는게 어떻겠냐는 말을 한다.[124]

  • 결말에 가선 픽스도 포그의 여행 완수를 진심으로 응원하여 도우며, 날짜 차이를 깨닫고 직접 리폼 클럽으로 가는 마차를 잡아 포그 일행을 돕는다. 그리고 엔딩 장면에선 포그와 아우다, 픽스와 그의 연인 밀드레드[125], 파스파르투와 그의 연인 마가렛[126] 이렇게 세 커플이 합동 결혼식을 올린다.


7.3.2. 2021년[편집]




데이비드 테넌트가 포그를 맡은 8부작 드라마로, 한국에선 왓챠를 통해 공개했다. 한스 짐머가 음악 감독을 맡아서인지 가이 리치의 영화 셜록 홈즈 시리즈의 분위기도 적지 않다.


7.4. 게임[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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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번안 과정에서 피니어스 포그(Phineas Fogg)라는 이름으로 개명된 적이 있다. 피니어스는 19세기에 간혹 쓰던 이름으로 필리어스라는 이름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이름이다. 프랑스어 원문에는 미스터 포그(Mr. Fogg)라는 영어식 표현으로 종종 지칭된다. 쉽게 말해 서양 작품의 한국인 캐릭터를 Kim Ssi(김씨) 또는 Kim Seonsaeng(김 선생)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한 셈.[2] 필리어스 포그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어판에서는 영어식 표기인 Mrs. Aouda로 지칭한다.[3] 원본의 일러스트는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클래식 판본에서 감상할 수 있다.[4] 번안 과정에서 피니어스 포그(Phineas Fogg)라는 이름으로 개명된 적이 있다. 피니어스는 19세기에 간혹 쓰던 이름으로 필리어스라는 이름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이름이다. 프랑스어 원문에는 미스터 포그(Mr. Fogg)라는 영어식 표현으로 종종 지칭된다. 쉽게 말해 서양 작품의 한국인 캐릭터를 Kim Ssi(김씨) 또는 Kim Seonsaeng(김 선생)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한 셈.[5] 본문에서는 금발이라고 서술되었지만 레옹 베넷이 그린 일러스트에서는 어째서인지 흑발로 나온다. 현대의 어린이용 도서에서는 깔끔하게 면도한 금발의 미청년으로 나오지만 이런 일러스트만 보다가 원판의 일러스트를 본 독자들은 지못미...[6] 그래서인지 포그의 여행이 알려진 후 여자들이 그를 많이 지지하였다고 나온다.[7] 액면가 만으로 현재 가치를 따지면 6,400만원이지만 거의 100~200년 전이니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진짜 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다. 19세기 영국 배경 창작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1페니를 1천 원, 1실링을 1만 원, 1파운드를 20만 원 정도 감각으로 퉁치는 방법이 흔히 알려졌는데, 이 기준으로는 80억 원 수준이 된다. 아래의 55,000 파운드가 110억 정도의 가치라고 하니 포그의 재산은 수십억원 쯤은 된다고 할 수 있다.[8] 포그는 자신의 주거래 은행의 은행장 베어링스 형제로부터 추천 받아 리폼 클럽에 입회할 수 있었다. 이는 포그가 은행의 VVIP 고객인 덕분에 가능한 것.[9] 일부 한국어 번역판에는 개혁, 또는 혁신 클럽이라고 나온다.[10] 휘스트 게임이다. 여행 중 몽골리아호를 타면서도 그것을 같이 할 상대들을 만나 그것을 즐긴다. 거의 포그의 유일한 취미나 다름없다.[11] 다만 그가 런던 출신이 아닐 것 같다는 묘사가 있어 런던에 연고가 전혀 없는 영국 타 지역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도 아니고 그가 리버풀이나 스코틀랜드 등 런던에서 먼 지역 출신이면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그가 직접 어필하거나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이 포그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12] 이 밥이라는 것도 화려한 식당에서 생선찜, 로스트 비프, 포도주 등을 직원들이 차려주는 등 고급 요리들이다.[13] 옷장의 옷들은 골고루 잘 갖춰졌으며 옷에는 번호표가 붙어 그것이 의상 출납부에 일정한 패턴으로 기재되었다.[14] 575 걸음 정도로 발걸음 수가 나온다.[15] 분 단위까지 정밀하게 구획한 삶이라 파스파르투가 이 시간표를 보고 경악할 정도였다. 만일 그가 이렇게 살게 된 이유가 뱃사람 출신 설이 맞다고 가정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배 위에 오래 있으면 날짜나 시간 감각이 없어지기 쉬운데, 예전 일본 해군에서는 ‘금요일 저녁은 카레 먹는 날’로 지정해 요일의 기준을 세웠다.[16] 원문에는 면도용 온수는 86℉의 물이어야 하지만, 84℉의 물을 가져왔다고 하는데, 이 온도를 섭씨로 바꾸면 각각 30℃와 29℃가 된다. 대부분 섭씨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지만, 번역본 중에는 화씨와 섭씨를 분간하지 않고 그대로 표기해 독자에게 혼동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섭씨 84~85℃의 온수면 100% 화상을 입는다.[17] 파스파르투는 포그가 평소대로라면 그 시간에 부를 일이 없었기에 몹시 놀랐다.[18] 당시 실제로 존재한, 훗날 닉 리슨 때문에 파산하게 되는 베어링스 은행이다.[19] 아우다를 구하기 위한 상황은 전혀 여유롭지 못했다. 구출 행위 자체가 너무 위험했는데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다. 또한 포그는 돈을 건 내기에서 이기기 위한 여행 중이라 한시라도 빨리 다음 행선지로 이동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계산적인 포그는 여유 시간을 계산해 24시간이나 여유가 있다며 구출 작전을 마다하지 않았다.[20] 일단 집에서 나올 때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가스등을 끄지 않은 거라든가 (물론 질책은 안 했지만 급여에서 제한다고 선은 그었다) 중간에 파스파르투가 일행과 헤어져 임시로 서커스를 하는 도중 포그 일행을 알아보자 앞뒤 안 보고 빠져나와 쇼를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도 서커스 단장에게 쿨한 태도로 위약금을 냈을 뿐 파스파르투를 탓하지는 않았다.[21] 기차에서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았을 때 포그를 비롯한 기차 직원들과 승객들은 모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다.[22] 마지막으로 타게 된 배 앙리에타호의 선장에게서 앙리에타호를 정가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들이고 선원들도 돈으로 휘어잡아 자기 말만 듣게 하여 배의 행선지를 바꿔버렸다. 그리고 총 지휘를 포그가 하여 사실상 포그가 배의 선장이나 다름없게 되었다.[23] 필리어스 포그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어판에서는 영어식 표기인 Mrs. Aouda로 지칭한다.[24] 다만 이 부분은 유럽 중심주의적 시각이라는 비판이 따른다. 실제 당시 인도의 많은 여성들은 유럽식 교육을 거부했다. 19세기 중후반에 영국 여성들이 바느질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하는 솔선수범을 하자 인도 여성들은 '바느질은 천민들이 하는 건데 이 흰둥이들이 돌았나?'라고 야유하며 이런 교육을 한 영국 여성들을 외면하고 나간 일이 허다했는데, 영국에서는 이걸 야만이라고 날뛰며 비난했다. 물론 그녀는 인도 토착민이 아니라 서구와 가까운 소수민족 파르시 출신이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유색인종이긴 하지만, 영국 백인과 다를 바 없을 만큼 피부가 희다는 언급이 있다. 인도 북서부에 사는 사람들은 이란이나 중앙아시아 혈통이 다수라 피부가 흰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란계 사람들이 그러하듯 사실상 백인 계통에 속하며 정통 파르시 출신인 프레디 머큐리에서 볼 수 있듯 유럽의 백인과 거의 비슷한 외모를 가지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 시기, "피부가 희다"는 곧 "개화하고 깨어있으며 유럽인과 비슷하다"란 인종차별적 가치관이 만연했다는 점은 알 필요가 있다.[25] 책에선 그녀를 고아라고 명시해, 그녀가 부유한 집안 출신은 맞지만 부모가 죽은 이후로는 가세가 기울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마땅한 선택권이 없었을 것이다.[26] 동아시아권의 순장 같은 악습이다.[27] 물론 금세 속임수가 들통나 격분한 장례식장의 인도인들이 쫓아오며 총을 쏘았지만 곧 따돌렸다.[28] 결혼식 날짜를 정하기 위해 포그가 파스파르투를 교회로 보냈고, 이로 인해 파스파르투가 자신들이 하루 일찍 도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29] 작중 커다란 콧수염을 가졌다는 묘사는 없으나, 프랜시스 크로마티 경이 등장하는 유일한 일러스트다. 해당 장면은 코끼리 키우니를 구입하는 장면.[30] 포그의 여행을 도운 이유는 체포 영장이 영국 영토 내에서만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 수에즈, 인도, 싱가포르, 홍콩은 영국령이지만 일본, 미국은 영국령이 아니다. 다만 어째서 픽스가 아일랜드에서 포그를 체포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인데 당시에는 아일랜드도 영국령이었다. 일단 (지금도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일랜드와 영국 본토의 사이는 최악 수준으로 나쁘기에, 어차피 제대로 협조해 주지 않을 거라 결론짓고 깔끔하게 본토에서 체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어도 이상하진 않다.[31] 파스파르투 이외에도 추가 증언해 줄 참고인들(가족, 친구 등)이 더 있었더라면 범인이라고 단번에 확신하진 않았을 것이다. 픽스가 이렇게 확신을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포그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다는 점도 한 몫했을 것이다.[32] 포그를 쫓기 전에 서장에게 한쪽 손을 포그의 어깨에 올려놓고 다른 한쪽 손으로 체포 영장을 들이밀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했다.[33] 다 된 죽에 픽스가 코 빠뜨린 셈이니 말 다한 셈이다. 실제로 포그는 파스파르투에게 사실은 하루 일찍 온 것이라는 것을 듣기 전까지는 해탈해 있었다. 일부 책에는 이 행동을 포그가 신사로서 전혀 한 적 없는, 그리고 앞으로 평생 다시 하지 않을 딱 한 번의 행동이라고 표현한다.[34] 원문은 "영국 주먹의 멋진 일격"인데,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영국제 레이스"와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해 픽스를 놀린다.[35] 물론 이는 절대 포그를 위함이 아닌 포그가 빨리 영국에 도착해야 체포할 수 있어서였다. 픽스는 처음에는 요코하마에서 체포 영장을 받았지만 알다시피 포그의 여행 경로를 보면 홍콩이 마지막 영국 영토라 좌절했다 '이렇게 된 바에야 포그를 빨리 영국으로 가게 해서 잡아야겠다.'는 심정으로 함께 한 것이다.[36] 파스파르투에게 아편으로 마취를 시킨 것은 심하게 치졸했어도 픽스 입장에서는 본인의 책무를 다하려다 생긴 일이었고 또 세계일주를 입증할 증인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 모두 감안했을 것이다. 게다가 픽스가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곤 하지만 위험한 순간에는 포그를 도와주는데, 픽스가 없었다면 포그 일행은 꼼짝없이 미국에서 며칠을 더 헤매야 했을 것이다.[37] 내기에서 이기긴 했지만 그렇게 딴 돈에 비해 세계일주하면서 써댄 돈이 적은 편이 아니라 사실상 금전적 이득은 크지 않다.[38] 치안판사를 뽑는 선거 집회였다.[39] 원문은 잉글리시맨(Englishman). 영어 번역판이 아니라 프랑스어 원판에 진짜 이렇게 나와 있다.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이 자주 등장하다 보니 프랑스 소설임에도 Mr. Fogg 같은 영어식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40] 물론 그 다리는 열차가 통과한 직후 무너져내렸다.[41] 포그는 스페이드를 냈는데 나 같으면 다이아몬드를 내겠다며 끼어든다.[42] KFC의 할랜드 샌더스를 커넬(대령) 샌더스라고 부르는 것이 이러한 경우다.[43] 앤드루는 선원들에게 걸핏하면 월급을 깎겠다고 협박하며 마구 부려먹은 악덕 업주다. 그래서 자꾸 돈을 요구하는 선장에게 화가 난 포그는 선원들 전원이 선장을 증오한다는 것을 알자 그들에게 접근해 돈으로 포섭한다. 이때 선장은 갇히면서 선원들에게 모두 해고이며 월급은 없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나 선원들은 어차피 이번 항해만 끝나면 모두 그만둘 생각이었고 미리 포그에게 돈을 받았기에 그를 가둔 것을 하나같이 고소하게 여긴다.[44] 이 대목의 표현이 걸작인데, 미국인이라면 그 정도 돈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한 마디를 시작으로 스피디는 그 짧은 순간에 포그에 대한 분노와 그가 자기를 감금했다는 사실 등 포그에 대한 악감정을 잊어버렸다고 한다.[45] 이 사람은 그 중에도 도둑 맞은 영국 은행의 이사이자 부총재이다. 지위가 높은지 포그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존댓말을 쓴다.[46] 사실 이상할 것도 없는 게 파스파르투는 이들과 대면한 적이 없다. 얼굴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신뢰하는 것도 이상하려니와 기실, 분단위로 정확한 삶을 사는 주인이 이 친구들 한번 만나더니 갑자기 세계여행을 가자고 하니 의심이 들 만도 하다.[47] Reform Club. Reform은 '개혁'이라는 뜻이 있어 '개혁 클럽'으로 번역한다. 일본판을 중역(重譯)한 판본에서는 ‘혁신(파) 클럽’ 등으로도 표기했다. 실제 영국에 존재하는 클럽으로, 1836년에 신사 전용 클럽으로 개관했지만, 1981년부터는 여성도 출입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도 운영하며, 사이트는 여기다.[48] 약 110억 원.[49] 고객의 명예를 중시하는 은행이라 경비원도 없었다. 이 은행에서 한 번은 7만 파운드가 족히 넘는 금덩어리가 데스크에 무방비하게 놓여 고객들끼리 그냥 집어들고 구경하다 30분 만에 원래 자리로 돌아온 사건도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금을 코앞에 뒀던 직원은 금이 움직이는 것을 전혀 모르고 내내 머리를 숙인 채 서류 작성만 열심히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 도난당한 돈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50] 현재 가치로 약 40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51] 도박, 내기라면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은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52] 그래도 포그는 상당 부분 시증을 받았다.[53] Passpartout. 일종의 별명으로 프랑스어로 만능열쇠를 뜻한다. 본명은 장(Jean)으로 성씨는 언급되지 않는다.[54] 세계일주 여행을 끝낸 공로로 포그가 5백 파운드를 주는데 여기서 제했다고 나온다. 하루에 2실링이 가스 요금으로 나간다고 작중에서 언급하는데 1파운드 = 20실링 = 100펜스이니 파스파르투가 내야 할 총합은 8파운드(현재 가치로 160만원 조금 넘음)가 약간 안 되는 정도다.[55] 앨버매일 경이라는 이름의 중풍 환자다.[56] 여담으로 현실에서 작중 군중들처럼 내기를 하는 독자들도 있었다. 또한 포그 일행의 모험이 실제로 벌어지는 사건이라고 착각한 독자들도 있었다고 한다.[57] 이외에 세계여행을 떠나는 시기가 사건이 벌어진 시기와 비슷한 점, 평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 그런 인물이 갑자기 세계여행을 떠난 것 등이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훔친 돈을 들고 해외로 도피하려는 것으로 보이기 딱 좋은 상황이다.[58] 만약 범인에게서 5만 5천 파운드를 온전히 찾는다면 합 4750파운드를 받을 수 있었다.[59] 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는데 토끼찜을 먹은 포그가 지배인을 불러 토끼가 아니라 고양이 같다고 혼을 낸다.[60] 실제로도 수에즈 운하(1869), 미국 대륙횡단철도(1869), 인도 대륙횡단철도(1870)의 개통시기가 딱 맞아떨어지면서 세계일주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든 것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쥘 베른도 이 소식을 듣고 바로 소설 집필을 시작했으니 괜히 80일간의 세계일주 떡밥이 나온 것이 아니다.[61] 실제로 인도에 존재하는 지명은 아니다. 뭄바이-알라하바드-콜카타 철도 상에서 동쪽으로 살짝 벗어나고 알라하바드에서 약 80km 떨어졌다는 서술을 만족하는 마디아프라데시 주 Kothi를 쥘 베른이 오독한 것으로 추정된다.[62] 인도에 거주하는 조로아스터교 신도를 일컫는 말로 '파시'라고도 한다. 뭄바이를 중심으로 살며, 이들은 유대인처럼 상업에 능통해 부를 쌓았다. 현재 인도 최대의 재벌로 꼽히는 타타그룹도 그들의 것이다. 타타그룹은 1868년에 세워졌으니 1872년 당시에도 있던 회사였다. 아래 나오는 아우다 부인도 이들의 일족이다.[63] 지금의 4억원 정도 된다.[64] 인도에서 문제가 되는 아내 화장 악습인 사티(Suttee, Sati)를 말한다. 현재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거행되는 곳이 있고, 때려잡는 경우도 생겼다. 주방에서 타죽은 부인 문서 참고.[65] 어떤 책에는 중간에 연료 공급 사유로 싱가포르에 경유했다고 부가적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크라 운하 같은 건 지금도 개통이 안 됐으니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으면 현재의 인도네시아를 빙 둘러 가야 하기 때문.[66] 판본에 따라선 여기서 픽스에게 주먹을 날리는 경우도 있다.[67] 이 대목에서 쥘 베른은 영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아편 장사를 호되게 깐다. 아편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했기 때문.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마약 범죄를 사형으로 다스린다.[68] 항해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 위에서 언급한 포그의 상선사관 출신설을 보강한다.[69] 조난 신호.[70] 밥값은 이미 배표 값에 포함되어 공짜로 먹을 수 있었기에, 파스파르투는 자신의 몫뿐만 아니라 포그와 아우다의 몫까지 모조리 먹어치웠다.[71] 이른바 '긴 코'라는 묘기로, 피노키오처럼 긴 코가 달린 텐구 가면을 쓰고 인간 피라미드를 쌓는 묘기다.[72] 원래는 소설의 묘사대로 호화 호텔이었으나, 1920년대에 저소득층 이민자들을 위한 임대 주택으로 변질되어가다가 1977년 세입자들이 쫒겨나고 1981년 철거되었다. 철거 반대 운동에는 인민사원의 교주 짐 존스도 참여하였다. 이후 2005년경에 다시 복원되었다.[73] 처음에는 무슨 주지사급 정도 되는 전당대회인 줄 알았으나 역무원에 의해 알게 된 바로는 겨우 치안 판사인데도 저 난리를 쳐서 포그 일행은 물론 독자들까지 모두 어이없게 한다. 한편 드잡이질 중에 포그와 픽스의 옷이 만신창이가 되는 바람에, 포그는 자신을 구해준 보답으로 양복점에서 새 옷을 맞춰준다.[74] 기차의 꼬리가 지나가는 대로 족족 굉음을 내며 부서져 강으로 떨어졌다.[75] 당시에는 유타 준주. 1896년에 주로 승격된다.[76] 집필 시기인 1873년은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가 아직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던 때였고, 이게 폐지된 것은 1890년의 일이다. 이 소설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에 대해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우스꽝스러운 신흥 종교 정도로 묘사한다. 솔트레이크 시티를 떠날 때 한 남자가 급하게 기차 안으로 들어오는데, 파스파르투는 부부싸움에서 도망쳐왔다는 걸 알고 아내가 몇이냐고 묻자 남자는 딱 하나라고 말하고 하나도 지긋지긋하다고 말한다...[77] 이때 열차가 장시간 멈춘 틈을 타 솔트레이크 시티를 구경하기 위해 다른 열차를 타고 도시로 들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매우 정확한 묘사이다. 이때는 대륙횡단철도가 솔트레이크 시티를 지나가지 않고 북쪽의 오그던이라는 도시를 경유했기 때문에 솔트레이크 시티로 가려면 열차를 갈아타야 했다.[78] 파스파르투는 휘스트를 할 줄 몰라 게임의 심판을 보았다.[79] 들소와 마주치거나 인디언을 만나는 건 당시 실제로 자주 일어난 일이다. 그래서 미국의 열차에는 기차의 속도로 들소를 쳐내기 위해 배장기가 설치되었고, 인디언(정확히 말하면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미국인들의 개척으로부터 영토를 지키기 위해 긴 항쟁을 했다. 이에 대해선 문서 참고. 여기선 도적 떼에 야만인으로 나왔다.[80]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리볼버는 재장전이 많이 느려 여러 자루를 미리 장전해놓고 한 명이 사격하는 사이 다른 이가 재장전해야 지속적으로 사격할 수 있었다. 1872년이면 콜트 싱글 액션 아미조차 출시하지 않은 옛날이다. 작중 포그 일행이 사용한 건 아마 1851 내지는 1860 모델일 것으로 보인다.[81] 뉴욕에서 보르도까지 쉬엄쉬엄 항해할 석탄만 실었다.[82] 폐기처분 비용이라거나 그건 너무 비싸다며 그냥 난파시키면 될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선박을 고의로 침몰시킬 경우, 중형으로 이를 엄격히 처벌했다. 메리 셀러스트호 사건 참고.[83] 현재 이름은 코브(Cobh).[84] 픽스가 리버풀까지 와서 포그를 체포한 것은 사실 소설적 장치란 주장이 있다. 아일랜드에 도착하자마자 체포했으면 내용 진행이 안 되기 때문이다. 열림 원판 번역본에도 이를 언급하는데 이상하게도 아일랜드에서 영장 집행을 안 하게 되었다는 서술이 나온다. 그러나 당시 아일랜드가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영국 본토 취급받은 건 맞지만 영국이 아일랜드 대기근 당시에도 식량을 공출해갔을 정도로 무자비하게 수탈해 반영 감정이 극심한 곳이라 공무집행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어차피 본토와 가까우니 굳이 체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85] 이때는 자동차가 제대로 없었고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도로도 없던 시절이라 철도가 가장 효율적인 장거리 육상 교통수단이었다. 그래서 개인이라도 돈을 많이 내면 목적지까지 열차 한 편성을 통째로 빌릴 수 있었다.[86] 침울해 보이는 포그에게 아우다는 친구를 만나 그 우울함을 좀 덜라고 권유하지만, 포그는 자신에게는 친구가 없다고 하며, 가족이라도 만나라고 하자 역시 없다고 한다.[87] 이 내기에서 진 이유가 전부 자기 탓이라며 저주하라고 하였지만, 정작 포그는 아무도 저주하지 않는다고 한다.[88] 작품의 출간 연도는 1873년, 날짜 변경선의 필요성이 제기된 시점이 1884년, 날짜 변경선이 정식으로 생긴 시점은 1917년이다.[89] 동료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기다렸는데 44분 50초까지는 잠잠했다 55초에 웅성대는 소리들이 문 밖에서 들렸고, 57초에 문이 열렸다. 55초의 소리는 포그의 성공, 실패를 걸고 내기를 한 사람들이 포그가 등장하자 이겨서 기뻐하는 환호와 져서 실망하는 탄식이 섞인 것이었다.[90] 만약 내기에서 졌다면 여행 경비 2만 파운드에 더해 은행에 저금한 2만 파운드까지 날리니 당장 4만 파운드의 손실을 계산해야 한다.[91] 남반구가 언급되는 건 싱가포르에 갔을 때 뉴홀란트(호주의 옛이름) 출신 말들이 이끄는 마차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정도다. 시공주니어 판본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라고 번역했다.[92] 파스파르투가 런던에 돌아와서 가스비 청구서를 보는 일러스트에 깨알같이 기념으로 가져온 텐구 의상이 벽에 걸려있다.[93] 이 시점에 날짜변경선을 넘어갔기에 날짜는 21일이 경과했다.[94] 영문 위키백과 참고.[95] 현재 1파운드는 약 1500원이지만 당시 1파운드는 약 20만원이었다. 소설 초반 포그에게 구걸한 여자 거지가 20기니를 받았는데 1기니는 1.05파운드이니 420만원을 받은 셈이 된다.[96] 현재는 예멘 소속.[97] 다만 밤중에 빠르게 지나가서 구경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쥘 베른은 찬데르나고르에서 조국의 국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파스파르투가 보았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워했을까 하고 안타까워한다.[98] 청나라가 존재하던 시대에 나왔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청나라가 아니라 중국이라고만 나온다. 현재의 중국을 굳이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청나라 멸망 이전이라 그냥 중국이라고 부르는 것이다.[99] 다만 상하이 근처 바다에서 배를 탄 것이다.[100]아일랜드 코브.[101] 파스파르투가 5년 동안 프랑스를 떠나 영국에서 지낼 동안 보불전쟁이 터져 프랑스는 공화국으로 바뀌었다.[102] 싱가포르발 노선은 태평양 쪽으로, 뉴욕발 노선은 대서양 쪽으로 운행한다.[103] 소설에서는 토리노를 거쳤지만, 현대에 비행기를 이용해 토리노에서 카이로까지 가려면 파리나 뮌헨을 거쳐야 한다.[104] 포그처럼 상하이를 경유할 시 홍콩발 상하이행 2시간 15분, 상하이발 나리타행 2시간 반이다.[105] 시카고발 뉴욕행 노선이 착륙하는 라과디아 공항에서 히스로로 가는 노선이 이륙하는 JFK 공항까지 가야 하는데, 택시로 30분이 조금 안 되는 거리이다.[106] 소설처럼 리버풀을 경유할 시 리버풀 - 런던 간 직항편이 없다.[107] 영국에서 일본까지 기차와 배로 이동해도 넉넉잡아 100만원 전후의 교통비가 소요되는데 현대 기준 부자가 아닌 일반인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108] 포그 일행이 이용한 뭄바이-알라하바드-콜카타 노선 뿐만이 아니라 좀 더 직선 경로에 가까운 뭄바이-나그푸르-콜카타 철도까지 전구간 복선 전철 이상의 규격으로 뚫렸다. 지연만 걱정하면 되는 수준.[109] 다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탑승 가능 승객 수가 적어 포그처럼 출발 직전에 알아보면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크므로, 실제 이용하고 싶다면 여유를 충분히 두고 일정을 계획해야 한다.[110] 필명. 본명은 엘리자베스 코크레인.[111] 특히 《15소년 표류기》의 주축 인물 중 브리앙 형제는 프랑스인이고, 고든은 미국인, 드니펜과 다른 소년들은 모두 영국인이다. 이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그래도 아주 대놓고 프랑스만 밀어주진 않아 브리앙의 동생 자크는 모든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이며, 고든은 브리앙과 드니펜도 인정하며, 드니펜은 성격이 조금 안 좋게 묘사되지만 능력이 뛰어나 끝내 브리앙과 화해하고 브리앙 대신 악당들의 칼을 맞아 사경을 헤매기까지 했다.[112] 사실 그 이전까지 한국민이 해외 여행을 가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게 고위 공직자나 사업가 같은 상류층이 아닌 평범한 사람은 허가를 받기도 어려웠다. 오죽하면 1970년 3월 17일에 살해당한 정인숙의 소지품 중에 해외 여행을 위한 여권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크게 놀랐을 정도였고, 이에 그녀의 배후에 고위층이 있지 않냐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113] 이는 재방송으로, 첫방송은 1980년대 중반이다.[114] Michael Anderson, 1920~2018. 《로건의 탈출》(1976), 《오르카》(1977)를 연출했다. 1999년에 1996년 피노키오 실사 영화의 속편 《피노키오의 새로운 모험》이 유작으로, 2018년 4월 25일 만 98세로 세상을 떠났다.[115] 1911~1993. 본명은 마리오 포르티노 알폰소 모레노 레예스. 멕시코에서 전설적인 이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Cantinflas Show가 1972~82년에 방영했다. MBC에서는 깐돌이 대행진이란 제목으로 1986년 12월 28일부터 1987년 4월 19일까지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2편씩 방영해 전편 53편을 모두 방영했다. 황일청이 내레이션을 맡고 주인공 성우는 이인성이 맡았다.[116] 람보 2의 여주인공 코 바오 역을 맡았다.[117] 이때 파스파르투는 프랑스인 아니랄까봐 기술자의 여자친구를 유혹해 같이 데리고 탄다. 그 여자친구는 나중에 이탈리아에 착륙한 후 포그 일행을 체포하려는 현지 경관과 눈이 맞는데, 포그 일행은 이때를 틈타 재빨리 달아난다.[118] 포그 일행이 중국에 왔을 때 그들을 맞아준 영국 선교사가 황제는 영국인을 굉장히 싫어한다며 주의하라고 경고를 해줬다.[119] 배우 줄리아 닉슨이 중국계 싱가포르인과 영국인 사이의 혼혈인 것을 이용한 듯 하다.[120] 실제 역사에선 영국이 꼰바웅 왕조를 멸망시켜 영국령 버마를 세우려던 시점이다.[121] 실제 제시 제임스는 노예제를 옹호하여 이를 반대하는 민간인들을 보복 살해한 범죄자다. 여담으로 드라마에서 포그는 제시 제임스의 이름을 제임스 제시라고 잘못 부른다. 신문 기사를 통해 제대로 된 이름을 알았는데도 계속 그렇게 부른다.[122] 이 말을 듣고 포그의 표정이 묘해지지만 그냥 넘어간다.[123] "인디언(즉, 아메리칸 원주민)을 잡을 때 쓰겠다"며 권총을 준비하는 파스파르투에게 "왜 여기서 인도 사람(영어로는 역시 인디언)을 죽인다는 거냐?"며 정색을 하며, 뒤이어 파스파르투가 "당신이 생각하는 의미의 인디언이 아니고..."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이곳 원주민들은 이미 많은 고통을 겪지 않았는가?"라며 비판한다. 일종의 정치적 올바름을 반영한 모습. 그래서 오늘날에는 인디언이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Indigenous peoples of the Americas)이라고 부른다.[124] 원작에서는 등장하지 않고 픽스가 포그를 체포할 때 여왕 폐하의 이름으로 체포하겠다고 하여 간접적으로 언급된다. 그 이전에 쥘 베른의 해설에서 여왕이라는 명칭으로 가끔 언급되는 수준이다.[125] 픽스가 내내 그리워한 대상으로 현상금을 받으면 그녀와 가정을 이룰 생각을 하였다.[126] 초반에 잠깐 등장하는데 여행을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파스파르투와 기차역에서 눈물의 이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