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국한문혼용체/논쟁 (문단 편집) ==== 국한문혼용론 ==== 국한문혼용, 혹은 병기는 확실하게 용어나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고사에서 유래한 한자성어 같이 비유나 관용적 표현에 가까워 한자만 봐서는 속뜻까지 유추해내기 어려운 단어들도 있다. 하지만 어느 언어에서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이런 표현은 소수에 불과하며, 한자로 표기한다고 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소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단어를 한자로 표기해도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다는 식의 일반화로 이어지는 것은 큰 논리적 오류이다. 당연히 음차어도 마찬가지다. 현대에 자주 쓰이는 음차어는 국명을 음차한 단어들(미국, 영국, 독일 등)이나 불교 용어(열반, 석가 등)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 그마저도 이태리→이탈리아, 불란서→프랑스, 열반→니르바나의 예처럼 점차 음차가 아닌 원어를 중시한 표기에 밀리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기본어휘에서 벗어나 고급어휘, 특히 전문용어 쪽으로 갈수록, 즉 언어습득에서의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를 지난 이후에 접할 확률이 높은 단어일수록, 근대에 일본에서 만들어져 수입된 단어(이른바 [[일본식 한자어]])의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인들이 애초에 이 한자어들을 만들 때 서양의 단어를 한문으로 '[[번역]]'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근대에 만들어진 일본식 한자어는 일본인들이 독자들이 한자를 읽을 수 있으면 '''단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서양어를 번역한 결과'''라는 뜻이다. 이런 번역 과정의 선구자 격인 [[스기타 겐파쿠]]는 번역서 '해체신서'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연골]]', '[[동맥]]', '[[십이지장]]'과 같은 의학 용어 등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譯有三等。一曰翻譯。二曰義譯。三曰直譯。如和蘭呼曰偭題驗者即骨也。則譯曰骨。翻譯是也。又如呼曰加蝋假偭者。謂骨而軟者也。加蝋假者謂如鼠囓器音然也。蓋取義於脆軟。偭者偭題驗之略語也。則譯曰軟骨義譯是也。又如呼曰機里爾者。無語可當無義可解。則譯曰機里爾。直譯是也。余之譯例皆如是也。 말을 옮기는 데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가 번역이요, 둘째가 의역이요, 셋째가 직역이다. 네덜란드인이 부르길 벤데렌(偭題驗, beenderen)이라고 하는 것은 뼈인 즉 '骨'이라고 옮긴 것과 같은 것은 번역이다. 또 카라카벤(加蝋假偭, kraakbeen)이라고 하는 것은 무른 뼈를 말하는 것인데, kraak은 쥐가 그릇을 갉아 먹는 소리로, 무르고 부드럽다는 뜻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been은 beenderen의 약어이다. 즉 '軟骨'이라고 옮긴 것과 같은 것은 의역이다. 또 [[샘#s-1.2|키리이루(機里爾, Klier)]]이라고 하는 것은 해당하는 단어도 없고 뜻을 풀이할 수 없는 즉 '機里爾'라고 옮긴 것과 같은 것은 직역이다. 내가 말을 옮긴 사례는 모두 이와 같다.|| 근대에 만들어진 한자어는 보통 이러한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단어들이다. 그리고 '용어'라는 것은 해당 단어가 의미하는 바를 간결하면서도 떠올리기 쉽게 압축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단어 자체만 봐서는 기껏해야 유추만 할 수 있지 정확한 정의까지 파악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처음부터 성립할 수가 없다. 물론 전문인이라면 전문용어를 공부할 때 정확한 의미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용어를 한자로 표기함으로써 얻는 효과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이미 배운 단어인데 의미가 생각나지 않을 경우 어렴풋이나마 연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비전문인이 단어를 접했을 때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의 예를 들자면, 가령 역사 시험에서 '전민변정도감을 설치한 효과는?'이라는 문제가 나온다고 할 때, '전민변정도감'이 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문제 자체에 손을 대기가 어렵다. 하지만 '田民辨整都監'이라는 표기를 보았을 때는 '고려 후기 권세가에게 점탈된 토지나 농민을 되찾아 바로잡기 위하여 설치된 임시 개혁기관'까지 자세하게 생각이 나지는 않더라도 한자를 통해 '토지와 백성을 분별하고 정리하는 고을 기관'까지는 유추가 가능하게 되며, 머리가 좋으면 여기서 원래의 뜻까지 연상해낼 수도 있다. 두 번째의 예를 들자면, '모 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라는 기사를 보았을 때 일반인은 '심근경색'이라는 단어를 처음 볼 경우, 이것이 심장에 생긴 병이라는 것은 유추할 수 있어도 어떻게 아프다는 것까지는 유추하기 힘들다. 그러나 '心筋梗塞'이라는 표기는 정확한 정의까지 알 필요는 없어도 '[[심장]] [[근육]] 쪽이 막혀서 생기는 질병'이란 것까지는 유추하게 해 줄 수 있다. 두 사례 모두 이 세상의 모든 단어를 어렸을 때 미리 배워놓지 않은 이상 필연적으로 자주 일어나게 되는 사례이며, 이런 문제가 대체로 더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국한문혼용문은 한글전용문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언어순화 운동|쉬운말로 개편해서 씀]]으로써 해결하는 것은 압축성이 좋은 한자어에 비해 더 풀어서 표현해야 한다. 이로인해 생기는 부담을 '글자수 몇 자 늘어나서 무슨 상관인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언어의 경제성은 꽤나 다방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글자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런 현상을 역행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방면에서 언어순화 운동이 펼쳐졌는데도 불구하고 극소수의 단어들만 정착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별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게다가 전문용어를 순화한다고 하는 경우 거의 한자어를 고유어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순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미가 별로 없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