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불국사 (문단 편집) ==== 상량문 ==== >삼가 생각건대, 천년의 고향은 흐르는 강물과 안개·구름이 남긴 자취이고, 8만 권의 대장경은 계율·선정·지혜와 이해에서 피어난 향기입니다. 저절로 귀의할 마음이 생기는데 갖가지 공양거리를 빠트릴 수 있겠습니까? 이런 까닭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고, 궁궐 같은 방사에다 거주하는 이도 많습니다. >부처님 나라가 바로 동국의 가람이니 지나간 일들이 어제만 같고, 극락전을 오히려 서천축이라 부르겠으니 훗날 사람들은 지금 이것을 기준으로 삼을 것입니다. 중생을 제도하려는 원력이 이로써 깊어져 많은 사람이 무량수불을 염송하고, 어머니를 모시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져 김대성이란 사람에게 한 통의 편지를 쓸 것입니다. >청운교와 백운교여, 산허리를 꽂아 길을 만들었구나. 왼쪽 회랑 누각과 오른쪽 회랑 누각이여, 벼랑을 잘라다 하늘에 똬리를 틀었구나. 하늘거리는 안개 흩뿌리며 수양버들이 못을 에워싸고, 함박웃음 머금고 잠이 든 연꽃이 물 밖으로 나왔네. 크고 작게 울리는 한밤의 종소리 은은하고, 꽃피는 2, 3월이면 하늘의 바람도 흐릿해지나니, 태사공(太史公)을 다그쳐 이를 기록하라 해도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용면(龍眠)을 다그쳐 이를 그리라 해도 풍경을 그리지 못하겠네. >오호, 경계가 빼어나게 아름답지만 하늘은 견고해도 사람의 힘은 쉽게 퇴락하는군요. 세월이 이미 많이 흘렀으니, 땅이 아무리 두터워도 적각의 기둥은 또 기우는군요. 기와와 평고대의 틈이 벌어졌으니 거주하는 승려들 가벼운 외투로는 따뜻하질 못하고, 단청도 세월이 아득히 흘렀으니 신상의 자비로운 모습인들 어찌 편안하겠습니까. >단월들 가운데 청신사가 많았다는 것을 지금 알게 되었으니, 세찬 여울 아래에 깊은 못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지요. 한 척의 망치를 맞은 종처럼 신들이 감격해 함께 진동하고, 봄바람 지나간 뒤 초목처럼 사람들 마음이 모두 빛나는군요. 아찔아찔 위태로운 선들이 그리지 않아도 이어지고, 우뚝우뚝 거대한 건물이 다시 안색을 찾았습니다. >이에 멋진 노래를 낭창하게 뽑아 손질한 들보를 드는 것을 거드나니,그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들보를 동쪽으로 던지세. >울주 80리가 활짝 열렸구나. >머나먼 저 창해의 부상 위로 >반쯤 솟은 붉은 태양 활처럼 굽었네. >들보를 서쪽으로 던지세. >산호봉 꼭대기에 풀이 우거졌구나. >저녁 물새 떠들썩 떠나고 함지(咸池)는 캄캄 >황혼에 달이 지니 두견새가 우는구나. >들보를 남쪽으로 던지세. >올빼미는 천년의 원기를 품었구나. >고개 돌린 청산에는 구름 한 점 없고 >망부석과 푸른 허공이 한바탕 뒤섞였네. >들보를 북쪽으로 던지세. >시리도록 찬 신령한 샘물은 유리색. >내가 한 사발 떠서 금선(金仙)에게 바치고 >이씨의 나라 만년에 이어지길 축수하노라. >들보를 위쪽으로 던지세. >꿈틀대는 수많은 창생 상제께서 길러 주시네. >모든 신들과 약속하고 온갖 앙화 없애시니 >천 리 땅 어디에서고 다들 아무 탈 없다네. >들보를 아래쪽으로 던지세. >봄날 연못에 햇살 비추자 말쑥한 남색. >저 자하문 밖에 백운교가 있어 >존귀하신 분 간간이 찾아와 말을 세운다네. > >삼가 바라오니, 상량한 후에는 우리 임금님 교화의 바람이 영원히 불고, 부처님 지혜의 태양이 다시 빛나게 하소서. 새 건물이 영롱하며 귀신이 보호해 편안하게 하시고, 옛 터전이 안정되며 건곤이 보호해 영광되게 하소서. >---- >『가산고』 월하 계오(1773~1849)의 가산고에 실려 있는 불국사 극락전 상량문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