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블랙홀 (문단 편집) ==== 중력의 기하학적 이해 ==== 블랙홀의 보다 많은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대적인 중력 개념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중력을 설명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relativity)'''을 이용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는 중력을 1차원 시간과 3차원 공간을 결합한 4차원의 기하학적 연속체, 소위 '''[[시공간]](spacetime)의 왜곡'''으로 설명한다. 다시 말해 질량이 주변 4차원 시공간을 왜곡시키면, 이렇게 만들어진 시공간 "지형"(geometry)을 따라 주변 물체들이 떨어지는 것을 중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중력을 그냥 힘으로 설명(뉴턴, 역학적 모델)하는 것과 시공간의 왜곡(아인슈타인, 기하학적 모델)으로 설명하는 것이 단순히 관점의 차이로 보일 수 있으나, 일단 설명력에 차이가 있다. 아인슈타인의 모델이 뉴턴의 모델보다 훨씬 정확하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관측 실험에서 증명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중력이 강한 환경일수록 뉴턴 이론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며, 이것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곳이 바로 블랙홀이다. 따라서 블랙홀은 중력 물리학에서 어디보다도 현대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영역 중 하나이다. * '''고무판 모형''' 현대 물리학에서 바라보는 중력을 설명할 때 고무판 모형(rubber sheet model)이라고도 부르는 시각적 비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각종 과학관에서 흔히 체험할 수 있다. 널따란 고무판을 준비한 다음, 고무판 위에 무거운 쇠구슬을 놓으면 고무판은 구슬로 인해 깊게 패인다. 그렇다면 그 고무판 위에서 움직이는 작은 구슬은 그 움푹한 곳을 향해 빨려 들어가듯이 움직이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쇠구슬의 존재가 고무판의 표면을 왜곡시킨 것이고, 입자는 고무판의 표면을 따라 움직이다가 경로가 왜곡된 것이다. 이것이 현대 물리학이 생각하는 중력의 원리이다. 쇠구슬은 중력을 일으키는 천체, 고무판은 시공간, 작은 구슬은 중력을 받는 입자라고 생각하면 앞서 설명한 구도가 단번에 정리된다. 고무판은 비록 2차원 공간이고, 우리가 공간의 왜곡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은 2차원 뿐이지만[* 1차원은 곡률이라는 개념이 없다.], 곡률 개념은 3차원 및 4차원에도 똑같이 도입할 수 있다. 뒤에서 약간의 수식을 동원하여 블랙홀을 다시 유도하지만, 여기에서는 일단 정성적인 접근으로 블랙홀을 이해해보자. 고무판의 왜곡은 부피가 동일할 때 쇠구슬의 질량이 클수록, 혹은 반대로 질량이 동일할 때 쇠구슬의 크기가 작을수록 커지게 된다. 즉, 시공간(고무판)이 왜곡되는 정도는 천체(쇠구슬)의 '''밀도'''에 의해 결정된다. 천체의 밀도가 한계 이상으로 커지면 시공간은 구멍이 뚫리듯이 움푹 패임이 끝없이 지속되는 형태가 되며, 그 결과 주변을 지나가던 입자가 이곳에 빠지면 다시 나오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곧 블랙홀이다. * '''주의할 점''' 모든 과학 모형이 그렇듯, 이 모형이 일반 상대성 이론이 설명하는 중력의 모든 면을 선명하고 정확하게 다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 모형에서 너무 많은 직관을 얻으려다간 오히려 그릇된 정보를 심어놓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이 있다. (1) 위 비유에서는 쇠구슬(질량체)을 아래로 잡아당기는 힘, 즉 중력이 있기 때문에 천(시공간)이 아래로 꺼지는 것이지만, 실제로 시공간 연속체를 왜곡시키는 것은 질량체에 작용하는 중력이나 기타 외부의 힘이 아니다. 질량체가 갖고 있는 질량 그 자체가 시공간 연속체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2) 물체가 패인 쪽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은 패인 곳이 더 아래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판때기의 굴곡 그 자체 때문이다. (3) 위의 비유에서 공간 왜곡은 제3의 방향으로 공간이 휘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엄밀히 보자면 관측은 쇠구슬이 올라간 천을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보는 것에 한정되어야 한다. 제3의 방향으로 휘어지는 것은, 끊임없이 쇠구슬이 천을 잡아당기는 것을 그나마 비슷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4) 위 모형은 휘어진 "공간"에 놓인 공의 '시간에 따른' 움직임으로 설명하지만 실제 중력은 휘어진 "시공간"에 놓인 두 (시간 개념이 없는) 평행선의 거리 관계로 설명된다. (5) 작은 구슬이 고무판을 더 크게 구부리는 것은 압력이 한 곳에 더 많이 집중되기 때문인데, 이 때 중심부는 더 크게 구부러지는 대신 주변부는 영향을 덜 받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질량이 같으면 같은 위치에서 시공간이 휘어진 정도는 동일하다. 다만 안쪽으로 갈수록 점차 휘어진 정도가 커지게 되는데, 일반적인 천체는 표면적이 커서 더 이상 천체 중심에 접근할 수 없다. 소위 블랙홀이라는 것은 표면적이 충분히 작아서 시공간이 겉잡을 수 없을 수준으로 왜곡되는 영역까지 바깥에 노출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여러모로 오해를 많이 불러일으키는 모형이지만, __인위적인 힘이 아닌 공간의 곡률을 이용해서도 궤적을 휘게 만들 수 있다__는 것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충분하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