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애국자 (문단 편집) == 국가주의의 산물? == 흔히 애국자라는 표현을 국가주의의 산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만은 볼 수 없다. 영단어 patriot, patriotism 등의 어원은 라틴어 patria에서 찾을 수 있는데, [[키케로]], [[가이우스 살루스티우스 크리스푸스]], [[티투스 리비우스 파타비누스]]와 같은 로마인들은 patria를 단순히 구체적 장소의 개념으로 사용하지 않고 res publica와 동일한 의미를 지닌 추상적 어휘로 사용했다. 여기서 res publica는 직역하면 '공공의 것', 의역하면 [[공화국]]이 되는 단어이다. 즉 patria는 단순히 태어난 땅덩어리가 아니라, 공동의 자유와 공동의 이익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의미로 쓰였으며, 마르쿠스 파비우스 퀸틸리아누스(Marcus Fabius Quintilianus)는 patria를 natio와 구별했는데,natio는 일정한 습관을 지닌 구체적인 사람들이라면, patria는 법과 제도에 의해 운영되는 추상적인 나라라는 것이다. 고대 사상가들이 말하던 patria 개념은 중세에도 이어졌는데,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patria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나라라는 의미로 사용했고,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에서 애국이란 나라의 동료 시민들을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 규정했다. 또한 그것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의와 같은 것이라고 보았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patria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나라를 의미했으며, 그러한 patria는 오로지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정신을 통해서만 지켜질 수 있다고 봤다. 15세기 피렌체의 시민적 인문주의자들에게도 이는 이어졌는데, 레오나르도 브루니(Leonardo Bruni)는 피렌체가 조국인 것은 피렌체가 정의를 추구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의 공화국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마키아벨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nazione를 단순히 provincia, 즉 지방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반면, patria는 공동의 이익과 공동의 자유를 추구하는 나라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마키아벨리의 명언인 "나는 내 나라(patria)를 내 영혼보다 더 사랑한다"는, "나는 나를 포함한 동료 시민들의 자유와 이익을 내 영혼보다 더 사랑한다"라고 바꿔도 그 뜻이 똑같다. [[애국]] 문서에서 보듯, '''18세기 말 영국에서 '애국'이 반정부 반체제와 동의어였다는 것만 보더라도, 애국자 개념을 단순한 국가주의적 산물로는 볼 수 없다.'''[* 게임의 사례를 들자면, [[스타크래프트/캠페인/에피소드 5|스타크래프트에서 스투코프가 죽는 미션]]의 이름이 왜 Patriot's Blood인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이러한 애국의 의미는, [[주세페 마치니]]가 남긴 다음 발언만 보더라도 명백해진다. >조국은 땅이 아니다. 땅은 그 토대에 불과하다. '''조국은 이 토대 위에 건립한 이념이다.''' 그것은 사랑에 대한 사상이며, 그 땅의 자식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공동체에 대한 의식이다. 당신의 형제 중 어느 하나라도 투표권이 없어 나라 일에 자신의 의사를 전혀 반영할 수 없고, 어느 한 사람이라도 교육받은 자들 사이에서 교육받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한,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이라도 일할 수 있고 또한 일하고자 하는데도 일자리가 없어 가는 속에서 하는 일 없이 지내야 하는 한, 당신에게 당신이 가져야만 하는 그러한 조국은 없다. 모두의, 그리고 모두를 위한 바로 그 조국을 당신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어렵게 써놓았지만, 결국 patriot의 의미는 정권에 예종하는 노예가 아니라,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이다. 이를테면, 현대 [[중국]]의 위대한 애국자는 공산당 당원들이 아니라 [[류샤오보]]이며, 독재 시절 [[대한민국]]의 애국자들은 군부나 신군부의 노예들이 아니라, 광장으로 나간 시민들이라는 뜻이다. 또한 애국자가 patria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것이 타국에 대한 혐오로 몰아갈 수는 없다. 위에서 인용된 [[주세페 마치니]]는 조국이란 함께 사는 집 같은 곳이어서 사람은 그 안에서 자신과 비슷하고 가까운, 그래서 이해할 수 있고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고 했다. 하지만 조국이라는 집은 마찬가지로 소중한 다른 집들과 함께 마을을 이뤄 살아가며, 자신의 집 안에 있을 때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다른 집 안에 있을 때는 인류에 대한 의무를 준수해야 하고, 자유 편에 서는 것은, 비록 자유를 빼앗기며 압제 속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고 해도 모두가 수행해야 할 최고 의무라고 했다. 즉 인류에 대한 도덕적 의무는 조국에 대한 의무에 앞선다고 한 것이다. 그리하여 마치니에 따르면, 인류 전체라는 대의를 위해 애국을 포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반대로 그러한 대의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들의 조국(patria)을 건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개인 자격으로는 '우리나라'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으로서는 잘 해봤자 좋은 이웃으로서 동정의 표시나 가끔씩 선의를 베푸는 일밖에는 할 수 없으며, 어떤 공동의 작업에서 힘을 모을 수는 없다. 그래서 개인과 인류 전체 사이에는 어떤 매개체가 필요하며, 그게 바로 각각의 자유로운 조국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류의 발전이라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창조주가 부여한 수단으로, 그러한 (자유공화국인) 조국에서 과업을 시작해야 한다는게 마치니의 생각이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애국자 개념은 국가주의의 산물로 보기에는 어려운 개념이며, 정권에 대한 예종을 일컫지도 않으며, 인류애와 모순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물론 한자어 애국(愛國)은 라틴어 patria와는 별개로 형성된 단어이며, 따라서 영어 patriotism, patriot을 한국어 애국, 애국자와 완전히 동일하게 여길 순 없다. 그러나 개화기 이후 patriot의 번역으로서 애국자라는 단어의 역사를 생각해볼 때, 애국의 의미는 라틴어 patria와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다. 또한 굳이 한자어 그대로 뜻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나의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 '남의 가족'을 짓밟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나의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 부모나 손윗형제에 대한 복종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애국자 개념을 국가주의자의 하위개념으로 놓거나, 정권의 노예로 보는 시각이야 말로, 수많은 독재정권들의 시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