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어떤날 (문단 편집) === 2집 === > 이 앨범을 온전하게 글로 풀어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나는 글의 시작부터 이러한 근본적 한계를 절감한다. 그 누가 이 앨범을 들으며 덤덤한 가슴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무자비한 서정의 폭격을 맞고도 말이다. 훗날 한국 최고의 세션이자 편곡자, 그리고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 조동익과 이병우는 이렇듯 이미 이십대의 나이로 한국 음악사에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새겨놓았다. 그들의 음악은 [[들국화(밴드)|들국화]]처럼 강렬하지도 않았고 [[김현식]]처럼 불을 토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소박하고 단정하며 티끌 하나 묻어 있지 않은 순수함의 결정체와도 같은 이 앨범은, 그렇게 은근하고 조용하게 우리 시대의 작품이 되어 남았다. 전작보다 사운드가 더 매끈해졌지만 그 안의 감수성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변질이 아닌 발전적 변화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당시의 한국적 정서와는 다른 영미 팝 음악의 세련되고 도회적인 정서를 아련한 멜로디와 탁월한 편곡으로 훌륭히 재현해내었다는 점은 분명한 음악적 성취다. 이들은 결코 대단하고 거창한 것에 대해 노래하지 않았다. 이들은 바쁜 하루를 보낸 뒤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느끼는 아쉬움을 수줍게 털어놓았고, 어릴 적 몹시 추위를 타던 그 소녀와 함께 보았던 구름 사이 무지개꿈을 추억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적이고 평범한 노래들이 모여 비범한 걸작을 이루어냈다. 앨범이 세상에 나온 지 꼬박 20년이 흘렀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올 때마다 주머니 속에서 이 앨범을 꺼내보곤 한다. 어떤 날의 음악이 있기에 우리는 아직 꿈꿀 수 있다. >---- >음악평론가 김봉현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