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인민 (문단 편집) == people의 번역과 인민 == 흔히 정치학적 의미에서 people은 '인민'으로 번역해야만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다.''' 정치학적 의미에서 people에 정확히 대응하는 한국어 어휘는 없으며, 그나마도 정치학적으로 '인민'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 매카시즘만 아니었다면 제일 직설적인 한자어 번역이라서) 그럴 뿐, 원문의 의미에 따라서 인민, 시민, 공민, 국민, 주민, 백성, 민중 등으로 [[적절하게]] 번역해야 한다. 이를테면 미국의 대표적 영어사전인 Merriam-Webster 영어사전에서 명사 people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plural'': '''human beings making up a group or assembly or linked by a common interest''' > >2 ''plural'': human beings, persons often used in compounds instead of persons salespeople often used attributively people skills > >3 ''plural'': the members of a family or kinship > >4 ''plural'': '''the mass of a community as distinguished from a special class disputes between the people and the nobles often used by Communists to distinguish Communists from other people''' > >5 ''plural'' peoples: '''a body of persons that are united by a common culture, tradition, or sense of kinship, that typically have common language, institutions, and beliefs, and that often constitute a politically organized group''' > >6: ower animals usually of a specified kind or situation >---- >Merriam-Webster 사전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people|people 항목]] 굵게 강조한 부분이 정치적 의미에서 사용될 때 people의 의미이다. 하지만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영단어 people은 단순한 자연인의 모임을 넘어, 공통의 문화, 전통, 언어, 종교를 전제하는 의미로도 쓰이며, 공통의 관심사에 의해 연결된 그룹에게도 쓰인다. 혹은 그냥 같은 자리에서 모여있다는 사실만으로도 people로 싸잡아 불리는 경우도 있다. 이제 사전이 아니라, 실제 정치적 용례에서 people의 의미를 살펴보자. 다음은 [[키케로]]의 <국가론>에 나온 유명한 구절이다. >Est igitur, inquit Africanus, res publica res populi, populus autem non omnis hominum coetus quoquo modo congregatus, sed coetus multitudinis iuris consensu et utilitatis communione sociatus. 이의 영어 번역은 다음과 같다. > Africanus said: A commonwealth (res publica, lit. the public matter) is the matter of the people (res populi), and the people (populus) is not just a gathering of humans, come together in whatever way, but a gathering of a plethora (multitudo), united in their agreement on law and the sharing of usefulness. 일단 위의 영어문장을 중역하자면 다음과 같은 뜻이 된다. > 아프리카누스가 말했다: 공화국(res publica, "공공의 것")은 'people의 것'(res populi)입니다. 그리고 people(populus)은 인간이 아무렇게나 모인 단순한 모임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법에 대한 동의와 유익의 공유에 의해 결속된, 다수의 모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people을 person의 단순한 복수, 즉 '외적 소속의 개념이 거의 없는 자연인' 개념인 인민으로 옮겨버린다면 매우 이상한 문장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위의 문장에서, people은 단순한 자연인의 집단이 아니라, '법에 대한 동의'를 전제하는 '결속된 모임'으로 재정의되어있기 때문이다.[* 키케로(정확히는 아프리카누스) 역시 non A sed B의 서술구조를 통해서, populus의 통념적 의미인 A와 자신이 재정미한 의미인 B를 대비시키고 있다.] 이미 인민과는 한참 멀어진 용례이다. 따라서 영어 people은 단순히 인민으로 일괄 번역될 단어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민이 될 수 있고, 혹은 [[국민]], [[대중]], [[시민]], 공민, [[백성]], [[평민]] 등등으로도 뉘앙스에 따라 번역될 수 있다. 만약 국가에 대한 소속을 강조한다면 국민으로, 주권을 강조하고 싶다면 공민[* 주로 공산권에서의 표현]이나 시민으로,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결속'이 아니며 특정한 소속감이 배제된 의미라면 인민으로 번역하면 그만이다. 특히 이 번역이 정말로 골때리는 이유는, 흔히 국민 공동체와 국적으로 번역되는 영단어 nation과 nationality는 최소한 '''언어가 통하고 유전적으로도 근린관계가 있어 공동체라는 의식이 강한 집단''', 넓게 보면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형성되어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공동체 집단'''의 의미를 강하게 가진 단어라는 점이다. 물론 더 깊게 파고들자면 people도 민족의 의미를 지닐때도 있지만, nation보다는 조금 더 독립적이고 혈연적인 느낌이 강하며 '부족'이나 '종족'의 의미가 크다. 좀더 부연설명하자면, 그 자체의 세력이나 영향범위, 결속력 등만으로는 나라를 이루지 못하면서도, 주로 주변 부족이나 종족들과는 확실히 독립된 정체성이나 관습을 공유하는 인간 집단을 영어로 people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삼한]]의 온갖 군소부족들은 영어권 학자들 기준에서 보면 people이다. 반면 이들을 강력한 군사력이나 행정력으로 정복 및 흡수하면서 비로소 통일된 국가적 정체성을 이룬 고구려, 신라, 백제 등이나, 삼국 통일 후 새로운 국가 정체성으로 묶인 현대 한민족은 nation이다.[* [[몽골]]을 또다른 예로 들면, 보르지긴 족, 메르키트족, 타이치우드 족 등은 people이고, [[칭기즈칸]]이 이들을 하나로 규합한 끝에 탄생해 오늘날 몽골과 내몽골인들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정체성은 nation이다.] 단, 이렇게 다수결의 결정에 의해 혹은 지배층에 의해 정해진 nation이라는 범주가 잘 와닿지 않거나, 일단 그 범주에 속하긴 해도 국가보다는 주변의 친지나 지역 공동체에 더 결속감을 느끼는 사람은 스스로를 people이라고 칭할 수도 있다. people이 '평민'이나 '백성', '민초' 등의 뜻을 지니는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공교육이나 프로파간다 등의 영향으로 이런 nation에 익숙해진 사람은 아예 그 nation을 더 확장된 범주의 people로 인식해서, 자신을 '어디어디의 people'이라고 칭할 수도 있다.[* 자기 조상이 여진족이었든 중국 사람이었든, 근현대에 이주한 [[화교]]가 아닐 바에야 한반도에 뿌리를 내리고 산 역사가 워낙 길어서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면 별 고민없이 스스로를 '[[한국인]]'(the Korean people)에 속한다고 칭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사람에게는 nation과 people의 구별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혹은 반대로 이러한 people 세력의 규모나 이질성이 상당히 크다면, 아예 별개의 nation으로 스스로를 칭하고 분리독립 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 한때 [[인도]]의 일부였다가 독립한 [[방글라데시]](동벵골)와 [[파키스탄]],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의 [[스코틀랜드인]] 등이 바로 이러한 경우다. 이들은 스스로를 별개의 nation으로 자주 정의한다.] 이렇듯 nation이라는 단어의 이 독특한 뉘앙스 때문에, '특정한 나라의 국적을 지닌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한국인들이 국민(國民)을 사용할때, 영어 화자는 people을 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을 수도 있고, 국가주의가 많이 쇠퇴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정치학적 의미에서 national people이니 어쩌니 하는 말이 의외로 잘 안보이는 것은, 동어반복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nation의 이처럼 독특한 뉘앙스도 한 몫을 담당한다. 결국 이 문서에서 계속 강조되는 것이지만, 번역자가 [[적절하게]] 문맥에 따라 추론하여 번역해야 하며, 단어 하나를 일괄적으로 국민이니, 인민이니 하면서 번역하는건 지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미국]]의 [[헌법]]이나 독립선언문 그리고 주요 연방법률에서의 자주 등장하는 people을 생각해보자. 여기서는 국민으로 번역하기가 난감한 단어다. 왜냐하면 [[미국 혁명]]은 그 특성상 [[미국]]이라는 하나의 국가를 지향하며 일어난 사건이라기보다는, 버지니아의 people, 펜실베니아의 people 등이 폭정에 반대하여 '연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州)들을 강력하게 결집시킨 국가로서의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의 체제이다. 따라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에 들어가는 people이란 [[미국]]의 people이라는 정체성보다는, 팬실베이니아 people, 미주리 people, 버지니아 people, 조지아 people의 정체성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국민]]'보다는 '주민'이나 '인민' 쪽의 번역이 적절할 것이다. 한편 이번에는 [[프랑스 인권 선언]]을 생각해보자. 여기에는 du peuple français(the people of France)의 대표자들인 Assemblée nationale(National assembly)가 나온다. 이 문구에서는 people이라는 집단을 묶는 것이 프랑스라고 명시되어있고, 이들의 대표들에게 national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따라서 the people of France는 프랑스 국민으로 옮겨도 무방하다. 또한, 위에서 인용한 키케로의 표현에서 people은 법에 대해 동의하는 '결속된 모임'이므로, 인민보다는 국민 혹은 공민이나 시민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전 주바티칸 한국대사를 지닌 성염 교수는 해당 문구에서 populus(people로 번역된 라틴말 단어)를 국민으로 번역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을 번역하면서 <신국론>에 인용된 키케로의 해당 표현도 번역한 것인데, '국민'으로 옮긴 것이다.] [[러시아어]]에서는 인민을 '나롯(народ)'이라는 단어로 번역한다. 이 단어는 people과 nation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