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중국권법/실전 (문단 편집) === 단상: 척계광의 지적 === 위에 길고 자세하게 서술된 중국무술의 문제점을 두고 과연 중국인들 스스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을까? 적어도 정말로 실전이 무엇인지 아는 전문군인이나 장수들은 분명하게, 정확하게, 그리고 오늘날 비판자들의 분석과도 일치하게 이미 해답을 내렸던 모양이다. 위 서술들에서 볼 수 있는 중국무술의 문제는 고질적이라 16세기 명나라 시대 사람도 지적했단 바였다. [[척계광]](1528-1588)은 명나라 중후기 무신으로 [[임진왜란]] 직전 세대 사람이다. 당시 중국을 노략하던 왜구들을 상대로 숱하게 실전을 겪으며 왜구들보다 무술실력이 약한 장병들을 데리고 왜구를 이기기 위한 전법을 개발하여 절강지역을 지켜낸 명장이다. 임진왜란 이전, 대규모 전쟁이 없었던 시절을 살았던 무인이면서도 중국 통사상 명장을 꼽을 때면 반드시 포함되는 사람으로 '''실전이 무엇인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식이 가득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그가 남긴 <[[기효신서]]>에는 오늘날 지적되는 바와 같은 중국무술의 문제점이 짧지만 매우 분명하게 언급되었다. 물론, <기효신서>에서 척계광이 무술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술을 배움에 있어서는 "무엇인가를 배우면 반드시 실전대련을 통해 시험을 해봐야 한다(旣得藝, 必試敵)" 하는 철칙을 언급한다. >以啓後學. 旣得藝, 必試敵, 切不可以勝負爲愧爲奇. 當思何以勝之, 何以敗之. 勉以久試, 怯敵還是藝淺, 善戰必定藝精. 古云“藝高人膽大”, 信不誣矣. > >후학을 지도함에 있어, 이미 기예(技藝)를 얻었으면 반드시 대적하여 시험해보아야 하는데, 절대로 승부에 있어 남을 책망하거나 함부로 칭찬하면 안 된다. 어찌해서 이겼는지, 어찌해서 졌는지를 그때그때 생각하게 하라. 오랫동안 부지런히 대련을 시키면, 기예가 서툴러서 적을 겁내던 것에서 돌이켜져서, 기예가 반드시 정밀하게 되니 잘 싸우게 되는 것이니라. 예부터 일컬어지기를“기예가 높은 사람은 담대하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 > <기효신서>, 권법해 편 무술을 오래동안 익히면 강해짐을 얘기하고 있지만, 보다시피, 오로지 철저하게 실전대련을 통해서 해봐야만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이며, 특히 대련의 결과에서 이기거나 졌다고 해서 남을 책망하지 말라는 지시, 그리고 이겼으면 왜 이겼는지, 졌으면 왜 졌는지를 생각하게 하라는 것은 실전대련, 스파링의 목적 그 자체다. 이미 500년 전 중국사람도 실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당연하게 내리고 있는 결론이며, 앞선 항목에서 체면치레, 체통을 중시하는 중국권법 문파시스템에서 주로 시키는 투로, 형 위주의 수련 및 비현실적/비실전적 약속대련이 왜 쓸모없는지 정확히 꿰뚫는 지적이다. 이런 척계광의 말을 곱씹으면서 쉬샤오둥이나 다른 격투가들에게 개박살나는 중국 무술인들의 영상들을 잘 보자. 그리고, 그런 싸움과 [[MMA]] 격투 등지에서의 싸움을 비교 감상을 해보자. 그러면 당장 눈에 띄는 것은 현대 격투기에서 실전경험을 쌓은 파이터들은 공세를 적극적으로 취하려 하는 점, 그리고 심지어는 방어를 하기 위해서도 주먹을 내지른다는 점이다. [* 이는 무기술도 마찬가지인데 강하기로 이름 높았던 이화창이나 각종 [[일본 고류 무술]], 서양 검술 모두 방어는 상책이 아니니 기회가 보이면 공격하고 끊임없이 몰아치며 대치 중에는 반드시 날끝을 상대에게 향해 견재를 유지할것을 요구한다. 이는 권투로 치면 잽을 계속 툭툭 던져주는 것이다. 검끝을 뒤로 빼고 상대를 유인하는 자세는 모두 쓰기 어려운 고등기술이다.] 반면, 개박살나는 전통권사들은 하나같이, 만화나 애니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상대의 공격이 자기가 상상하는 대로 나와주면 그것을 막든 흘리든 틀어쥐든 방어해낸 후에 뭔가 수를 쓰려고 하다가 아무 것도 못하고 그대로 털리는 모습을 되풀이한다. 실전에서 '공격을 막고 반격한다.'거나 '카운터를 친다.'는 것은 중국 전통권법과 같은 형태와는 전혀 다른 식으로 이루어짐은 MMA 경기 좀 본 사람이면 누가나 잘 알 것이다. 즉, 전통권법에서 말하는 식으로 멋지게 공격 막아내고 반격하는 것은 실전이 아니라 무예쇼로 돈 버는 장사꾼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척계광은 실제로 그런 언급을 했다. >舊法, 鈀, 棍, 大刀, 俱手握在柄中, 其手去鋒頭 不及二尺長.却又雙使倒用, 遠身縱橫, 此遊方敎師 單人對擊, 飾觀者之目則可. 彼之長槍 閃閃而進, 疾如流星, 短器就, 習精熟, 膽大敢當, 只能格得彼槍不中入我身耳. > >옛법에는 파(鈀), 곤(棍), 대도(大刀) 모두 손잡는 곳이 병(柄)의 중간에 있으니 손에서 봉두(鋒頭)까지가 두자(二尺)에 못 미친다. 게다가 쌍사도용(雙使倒用)하고 원신종횡(遠身縱橫)하니, 이는 유방교사(遊方敎師)가 한명을 대격(對擊)할때 구경하는 사람의 눈에 볼거리를 만드는 데에나 가능한 것이다. 상대의 장창(長槍)이 번득이며 나아감이 유성같이 빠르다면, 단병기(短兵器)를 매우 익숙하도록 연습(수련)하고 담이 큰이가 용기를 내어 상대하더라도, 단지 상대의 창이 자신을 찌르지 못하게 막아내는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다. > ><기효신서>, 단기장용 편 위의 대목은 '옛법', 즉, 척계광이 제시하는 짧은 병기의 활용법과는 달리 지금까지 통용되오던 병기술의 용법을 비판하고 있는데, 실전을 기준으로 실용적인 용법을 보이는 것이 아님을 문제로 지적한다. 특히, 소위 무술팔이를 하면서 구경꾼들에게서 돈을 모으거나 제자를 모집하는 교습자들의 행태가 화려하기만하고 실용성이 없음을 지적하였다. 물론, 앞서 얘기한 것처럼 척계광은 중국무술 자체가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전경험이 있고 실제로 목숨을 건 전투를 수없이 한 장군으로서 어떤 식으로 무술을 수련해야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고, 세간에 퍼진 중국 무술가들의 방식은 전장의 전투에서든, 개인간 시합에서든 통하지 않음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왜 그것이 안 통하는지를 짧지만 분명하게, 각 병기와 권법에 대한 해설에서 다루었다. 척계광이 '무술 따위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와전이다. 정확히는 '개개인의 무술 따위 전쟁에선 아무런 쓸모가 없다.'정도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격투기술인 무술은 군대 단위 전장에서는 쓰임새가 매우 한정적이고, 그나마 제대로 된 무술이라고 할지라도 눈요기용 화려함만을 추구하고 실제로 맞붙어 실전성을 가리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음을 강조했을 따름이다. >拳法似無預於大戰之技, 然活動手足, 慣勤肢體, 此爲初學入藝之門也. 故存于後, 以備一家. > >권법은 큰 전쟁의 기예와는 연관이 없다. 그러나, 수족을 활동시키고 지체를 단련하니, 이것은 초보자들이 기예를 갖추는 문이 된다. 그래서 기록하여 한 권법을 소개해뒀다. > ><기효신서>, 권법해 도입부 개인간 싸움에서도 무술이 아무런 의미 없다고 하지는 않았다. 군대 단위 전장에서는 용도가 없으나 심신을 단련하여 전쟁에서 쓸 수 있는 기술들을 익히기 위한 기초로서 연마해두는 편이 좋기 때문에 한 가지 권법을 소개했다는 것이다. --즉, 척계광은 태조장권이 실전성이 있어서 소개한 것이 아니라, '''체조용으로''' 쓸 만하다고 소개한 것-- 이 외에도 <기효신서>에는 수많은 자잘한 비판들이 여기저기 나오므로 이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보도록 하자. 오늘날 중국무술에 대한 비판지점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는 부분들이 놀랍도록 많다. --즉, 지금 [[중국권법]]은 척계광이 하지 말라는 것들만 골라서 하고 있는 셈-- 마치 현대의 종합격투의 등장을 예고하기라도 한 듯한 글귀를 소개한다.[* 척계광은 징집병들에게 각각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무기술을 6~70점짜리 숙련도로 익히게 하여 일본검술의 숙련도가 높은 왜구를 격파하는 원앙진을 개발한 인물이다.] >雖各有所長, 各傳有上而無下, 有下而無上, 就可取勝于人, 此不過偏於一隅. 若以各家拳法兼而習之, 正如常山蛇陣法, 擊首則尾應, 擊尾則首應, 擊其身而首尾相應, 此謂上下周全, 無有不勝, 大抵拳棍刀槍叉鈀劍戟弓矢鉤鎌牌之類, 莫不先由拳法活動身手其拳也爲武藝之源. 今繪之以勢, 註之以訣. > >(세상에 있는 여러 권법들이) 비록 각기 장점이 있지만, 각기 전해진 것에 상은 있으나 하가 없기도 하고, 하는 있으나 상은 없기도 한데, 곧 상대에게서 승리를 거둘 수는 있지만, 이는 한쪽에 치우친 것에 불과하다. 만약 각 일파의 권법을 겸해서 익힌다면, 바로 상산사진법과 같이 머리를 공격하면 꼬리가 응하고, 꼬리를 공격하면 머리가 응하고, 그 몸을 공격하면 수미가 서로 응하게 될 것이니, 이를 일러 상하가 두루 갖추어져서 이기지 못 함이 없다고 할 것이다. > >대저 권, 곤, 도, 창, 차, 파, 검, 극, 궁시, 구겸, 애패 등은 먼저 권법으로 몸을 움직임에서부터 유래하지 않는 경우가 없으매, 권이란 것은 무예의 근원이 된다. 여기에 세를 그리고 결로 주를 다노라. > ><기효신서>, 권법해 편 재미있는 것은, 이 앞부분에는 [[명나라]] 중후기 당시에 유명했던 권법의 이름을 척계광이 열거하는데, 거기에는 오늘날에 '중국권법'으로 유명한 문파는 태조장권과 [[소림사]] 곤법을 제외하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여기 등장하는 [[소림사]] 곤법과 현존하는 소림사 곤법은 직접적인 계승 연관성이 없다, 왜냐면 [[척계광]]과 같은 시대를 살던 유대유(兪大猷) 장군이 소림사의 무승들을 이겨내고 그들의 무술이 헛짓거리라고 비판한뒤 군대에서 사용하는 곤법을 다시 가르쳤기 때문.]. 또한 권법에는 각자 장단점이 있으니 하나만 알아둬서는 안 됨을 분명히 하였다, 현대에 유명하다는 [[중국권법]]들은 전부 근대의 산물로, '중국권법 4000년'은 고사하고 200년 된 것들도 드물다. 그나마 현대 시점에서 역사가 길기로 알려진 [[태극권]]이 1700년대 후반에 등장한 것으로 300년이 채 안 된다[* 이마저도 20세기 가서야 비로소 양로선(楊露蟬)에 의해 대중 보급이 되며 그 전까지는 진가구(陳家溝)라는 작은 진씨(陳氏) 집성촌 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가전무술이었다.] 마지막 줄의 "먼저 권법으로 몸을 움직임에서부터 유래하지 않는 경우가 없으매, 권이란 것은 무예의 근원이 된다"의 경우 먼저 몸을 활동하고 무기술을 익히는 것을 가리키며 결고 "특정 권법에서 특정 무기술이 나왔다"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전술한 "拳法似無預於大戰之技(권법은 큰 전쟁의 기예와는 연관이 없다)"의 "권법"이 특정 권법을 가리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이미 500년 전 사람인 척계광의 이러한 지적이야말로 지금까지도 중국권법의 환상을 팔고 있는 중국무술계와 국뽕에 물든 중국 국민들이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