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진화심리학 (문단 편집) ==== 자연주의적 오류와 도덕주의적 오류 ==== > 나는 사회생물학은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몰아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과 우익 인종주의자들의 논리 체계의 유사성을 부각시켜 비난하지 않으면 약육강식을 합리화하게 된다. ([[고종석]], [[프레시안]], 04.6.2) > 사회생물학은 모든 사회성 동물의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견해이다. 이러한 시각안에서는 현재의 인간 세계의 계급 제도, 인종주의, 가부장제, 엘리트주의 등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이상원, 중앙대신문, 06.3.13) > ... 나는 이 세계가 혼란스러웠다. 논증들이 난해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논증들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아니 유치할 정도로 단순했다. 꽤 진보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 학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 > ... 진화심리학이 제시하는 모범답안의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나머지 분야 사람들이 수십 년에 걸쳐 해체해 온 성 고정관념을 원상 복구시키고 거기에 과학적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분야가 더 평등한 땅으로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시점에, 진화심리학은 성에 대한 불평등주의적 시각을 장려한다. 진화심리학은 빠르게 변하는 젠더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면서, 남성과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한 모호한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답을 제공한다. 진화심리학은 젠더 관계의 현 상태가 무자비하게 가부장적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은 채 이러한 현 상태를 재언명한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일상이 점점 비슷해지는 지금 이 시점에 차이의 수사를 고집한다... > > -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 진화심리학이 퍼뜨리는 젠더 불평등》, 마리 루티(M.Ruti)[* 이 책은 [[페미위키]]의 "근접원인과 궁극원인" 문서에서도 흔한 혼동의 사례라고 비판 받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종주의나 페미니즘 측에서 오해할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페미니즘이 이상으로 생각하는 세계관과 대치되는 면도 있지만(반페미니즘으로 해석될 만한 사례가 무지 많긴 하다) 적당히 이해한 채로 페미니즘 측에 떡밥 던지기도 쉽기에...] 또한 [[제국주의]] 시대를 정당화했던 [[사회진화론]]과 같이 [[인종차별]], [[성차별]] 등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 정당화되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에 속을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 모두가 위에서 말한 '[[자연주의적 오류]]'이다. '어떠한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 사실이 '''정당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은 오류이며 그리고 이것은 도덕주의적 오류로도 이어진다. 이는 거꾸로 어떠한 명제가 윤리,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이유로 그 명제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착각하는 오류. 과격 페미니스트들이 남녀 성평등을 주장하면서 '인류는 본래 생물학적으로 '모권사회'를 본능적으로 누려왔으나 농경이 시작되면서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게 되었다'라고 무리하게 주장하거나,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 간에 타고난 유전적 차이점이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다.'[*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개별적인 차이점'까지 깡그리 부정함을 의미]는 주장이 그 예. 그 한 실례로, 고인류학자 이상희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인류의 기원》 에서, 연구소에서 박사과정 중 고대인류 뼈의 성별에 따른 특징을 분석하고 있는데, 동료가 의아하다는 듯이 '성별은 순수하게 사회적인 개념인데 어떻게 뼈로 남녀를 구별할 수 있지?' 라고 물었던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해서 약간 전후설명을 하자면, 이는 유명 페미니스트 저메인 그리어(G.Greer)가 《[[여성, 거세당하다]]》 라는 책에서 뼈조차도 사회적 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그리어는 뼈(특히 골반)가 남녀 간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더라도, 그 차이는 문화에 의해 종종 과장되게 마련이라고 하며, 예컨대 똑같은 여성의 골반일지라도 더 얌전하고 소극적인 생활을 할수록 후천적으로 더욱 넓고 크게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주장을 하는 텍스트와, 그것을 기정 사실화해 생물학적 성 자체를 아예 부정해버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진화심리학에서는 애초에 남성이나 여성중 어느쪽이 더 낫다든가 둘 사이에 우열이 있다는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현대에서는 진화심리학의 여성성 재발견으로 인해 여성의 가치를 보다 높게, 좋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도 성차별이 아니라 성차별 해소의 근거로 쓰일 때가 많다.'''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같은 경우는 진화심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서적에서 공감-체계화 이론을 설명하며 '이 이론이 이 사회에 존재하는 남성과 여성의 기회 불평등을 옹호하려는 보수주의자들에게 자양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할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이 진보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러한 염려는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으며 수 많은 진화심리학자들이 진화심리학을 근거로 남성이 더 우수하다 같은 생각을 하는 것 자체를 조금 과격하게 표현해서 '멍청하고 무식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선정적인 '강간은 남자의 본성' 운운하는 식으로 어설프게 받아들여서는 자신의 마초적 미친 짓을 정당화하려 들면 또 문제가 된다.[* 강간이라는 테마와 관련해서는 김성한(2006)의 "강간에 대한 진화심리학의 설명 비판은 타당한가" 도 함께 볼 것.] [[인종차별]] 문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생물학의 많은 연구들에서는 (직접적으로 진화를 언급하진 않더라도) 종 내 유전적 다양성이 높은 집단이 더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적응적 이점을 누린다는 사실을 언급하는데, 교양지 [[스켑틱]]에서는 이를 들어서 "[[https://blog.naver.com/skepticmgz/221360597645| 소수민족을 차별하지 않아야 하는 과학적 근거도 존재한다]]" 고 소개하기도 했다. 진화심리학이나 이와 관련된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학문으로서의''' 진화심리학을 비판하는 떡밥을 물게 될 때, 십중팔구는 저 위의 반론 중 하나로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사회과학이 그러하듯 진화심리학도 '''사회과학 또는 사회과학과 큰 접점을 가지는 자연과학'''으로 분류되는 이상, '''정치적 논리'''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어떤 [[정책]]적 제안을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가치가 개입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 점을 조한진(2015)이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비판한 바 있는데, 이 문헌에 따르면 진화심리학은 필연적으로 [[크리스티나 호프 소머즈]]가 주장한 것과 같은 이쿼티 페미니즘을 제외한 모든 페미니즘을 적대할 수밖에 없다고 하며, 대표적인 예로 [[스티븐 핀커]](S.Pinker)를 든 바 있다.] 이때는 학문으로서의 진화심리학의 중립성을 주장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실 이러한 논쟁의 형태를 보면 진화심리학에 대한 반감의 형태가 수 세기 전 [[진화론]]이 마주쳤던 반발과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에도 합리적인 과학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면 어떠한 식으로든 우주의 역사가 수천년 단위일 수 없다는 점이나, 동물들의 종이 살고 있는 환경과 생존에 맞춰 분포해 있다는 점을 알 수밖에 없었지만 그것을 '자연의 이치' 라고 입에 내기가 어려운 사회적 압력이 있었다. 일반 서민들의 시각에서는 지구가 격변하고 동물이 멸종하고 미물이 변해가는 숭한(?) 것보다 세상이 완벽한 평형으로 무한히 순환한다고 치면 모든게 다 '선하고' 아름답다는 안심을 할 수 있으니, 지금 진화심리학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것을 주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처럼 메신저가 불순하다는 생각부터 우선적으로 하게 되었다. 지금 사람들이야 완벽하게 객관적인 타자의 입장에서 어느 이론이 옳을지 선택할 수 있지만, 그 시대의 대중들에게는 특정 이론의 옳고 그름 여부와 사회적 사상집단 간의 대립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당시의 대중 기독교인들이 진화론을 꺼린 것이 '멍청해' 보인다고 느껴진다면, 당장 현재 진화심리학에서 남녀의 성과 관련된 해석을 내놓았을 때 일부 사람들이 성평등적 담론('이래야 한다는 당위성')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가지고 그 해석이 어떻게 (과학적 타당성 검증과 무관하게) 치부하는지를 떠올려보면 그 행동원리가 그리 다르지 않음을 눈치챌 수 있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반박은 진화심리학이 비판받는 이유를 연구방법론의 타당성이 아닌 도덕성과 윤리성의 부재에 한정짓는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에 불과하다. 한편 진화심리학이 소위 '''[[대안 우파]]들의 놀이터'''가 되었다는 주장은 꽤나 예전부터 나왔던 것이라 새로울 것도 없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진화심리학의 논리를 들어서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하는 대안 우파들을 왜 막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런 식의 주장은 [[과학 공동체]]와 시민단체의 역할을 혼동하기에 발생한다. 심리학자들은 학계 내에서 자기네 논리를 들어서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문]]이 나올 때 적절히 제지하고 있다. 예컨대 리 주심(L.Jussim) 같은 심리학자는 [[고정관념]]이 의외로 대인지각에서 정확할 수 있다는 연구를 한 사람이지만, 본인이 아무리 자기 논리 가지고 [[차별]]하지 말라고 자기 논문에서 외쳐대도 이것 하나 때문에 이미 논란의 아이콘이 된 상태이다. 심지어 《Politics of Social Psychology》 같은 책들을 읽어보면 심리학계에 오히려 이런 경향이 너무 과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기도 하는 걸 볼 수 있다.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좆문가|과학적 지식을 오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넓은 범위에서는 [[과학자]]들의 역할이기는 하나, 막상 이게 제대로 되지 않기에 "과학 대중화" 라는 이슈가 따로 존재하고 시민사회의 노력이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때로는 페미니스트들과 평등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메시지에 진화심리학이 딴지를 거는 경우도 꽤 있긴 하다. 그러나 이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딴지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성차별 행위가 되고 인종차별 행위가 된다. 받아들이는 쪽에서 이렇게 받아들이겠다면 진화심리학자들도 딱히 더 해 줄 말이 없다. [[논리적 오류/비형식적 오류|실증적(이고자 몸부림치는) 연구를 통해 거의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에 대해서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하니 그걸 지적했을 뿐인데, 거기다 대고 '''도덕적 영역에서의 비난을 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른 실증적 데이터를 가져와서 반론이라도 한다면 모르겠으되, 그걸 사상가들의 관념과 철학자들의 고담준설과 문화평론가들의 비평을 근거로 들어서 악인(惡人)의 딱지를 붙인다면, 진화심리학자들은 어깨만 으쓱해 보이고는 다시 자신들의 연구실로 돌아가는 것밖에는 정말 할 것이 없다. 사실 진화심리학은 물론이고 과학적 사실의 타당성을 과학자들이 순수하게 논증할 때는 인문학자나 사회과학자, 사회운동가 등이 별로 끼여들 여지가 없다. 다만 자주 논쟁이 생기게 되는 때라면 [[과학만능주의]], [[환원주의]]와 같이 [[과학전쟁|진화심리학이나 다른 과학적 사실을 인간의 심리와 행동, 그리고 사회적 행위양식의 파악에 직접적으로 끌어다 쓸 때이다]].[* [[리처드 도킨스]] 같은 경우도 최근 개정판에서 해명을 붙이긴 했지만, 본질적으로 진화론이라는 과학적 사실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설명하려는 의도를 밝히고 있는데 이것은 좋은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도킨스는 저서에서 아주 완곡하게 "[[소칼의 지적 사기|진화론 이전의 인간에 대한 학문, 즉 철학과 같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가치가 없다]]"는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경우는 필연적으로 충돌이 생길 수 있다. 물론 극단적이지 않을 경우에는 꼭 충돌하거나 일방적 입장을 취할 필요가 없으며 좀 더 온건하고 합리적인 입장이 필요하게 된다. 유명한 진화심리학자 아무개가 이러이러한 차별적 발언을 했다더라, 이러이러한 도덕적 잘못을 저질렀다더라, 따라서 진화심리학계는 그 자체로 차별적인 학문이 맞다더라 하는 식의 선전 역시 방대한 인터넷 세계를 둘러보다 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조금만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닌 논리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유명 진화론자 아무개가 이혼했다더라, 그럼 진화론은 그 자체로 가정을 파탄 내고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인간을 망치는 학문이 아니겠느냐", "유명한 여성 기업가가 투자에 크게 실패했다더라, 그럼 여성들은 그런 중요한 의사결정을 못 한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와 얼마나 다른지는 각자 생각해 보자.] 이런 주장들은 종종 교묘하게 '''도덕적 라벨링'''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람임을 확인 받고 싶은 뭇 독자들은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그 잘못이라는 것도 상기한 것처럼 "자신들의 통계 자료나 이론이 잘못되었다며 딴지를 거는 부도덕한(?) 강연을 했다" 정도라면, 심지어 그 사람이 학계 연구자도 아니고 어디서 어설프게 진화심리학 썰을 듣고 풀기만 하는 [[네오 나치]], [[레드필]] 인사 정도라면, 상황은 더욱 수렁에 되고 만다. 더 많은 논의가 궁금하다면 전중환(2010)이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입장을 밝힌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토대와 쟁점들", 오현미(2012)의 "진화론에 대한 페미니즘의 비판과 수용", 천현득(2009)의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진화심리학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등을 참고할 수 있다. 해외 문헌 중 최신의 것으로는 "Misrepresentations of evolutionary psychology in sex and gender textbooks"[* Winegard, Winegard, & Deaner, 2014.]를 들 수 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