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초상화법 (문단 편집) === 클라우스 위츠 === 오늘날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초상화법이라고 하면 위의 설명보다는 대개 이제부터의 설명이라고 보면 된다(…). 클라우스 위츠의 초상화법은 특별히 '''본질주의자 초상화법'''(essentialist portraiture)이라고 불리며,[* Witz, K. G. (2015). Portraiture and essentialist portraiture. Journal of Qualitative inquiry, 1(1), 67-84.] 고유의 여러 방법적 체계들을 갖고 있다. 위츠는 로런스-라이트푸트에게서 초상화법이라는 이름을 전수받긴 했지만, 이를 포함하여 [[내러티브]] 면접이나 [[에스노그라피]] 등에서 강조되는 전통적인 '몰입적' 보고양식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사실, [[면접법]]에서 집중 잘 해라, 라포(rapport) 잘 만들어라, 꼼꼼하게 보고해라 하는 정도의 조언이라면 이미 한두 번 나왔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위츠가 보기에 이 모든 조언들은 전부 '''피상적인 기술과 묘사에 그칠 따름이었다.'''[* Witz, K. G., Goodwin, D. R., Hart, R. S., & Thomas, H. S. (2001). An essentialist methodology in education-related research using in-depth interviews. Journal of curriculum studies, 33(2), 195-227.] 그것만으로는 연구대상에 대해 진정으로 알았다고 볼 수 없었다. 독자들은 그런 풍부한(rich) 서술을 보면서 자신이 연구대상의 심층적인 측면까지 전부 이해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이는 [[맥락]]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인 것이다. 위츠는 기존의 한계점 있는 면접 방식을 "정보를 위한 면접"(interviewing for information)이라고 명명하고, 이에 대비되는 자신의 새로운 대안적 접근으로서 '''"느낌을 위한 면접"'''(interviewing for feeling)이라고 명명했다. 이제부터는 참가자의 외적인 측면에 대한 정보만을 찾을 게 아니라, 참가자의 마음 속에서 무엇이 나타나고 있는지 느껴 보자는 것이다.[* Witz(2006)에 따르면, 종래의 정보를 위한 면접 과정에서는 전형적으로 참가자가 "~가 좋았다", "~하기로 했다", "~는 도움이 되었다", "~가 재미있었다" 와 같은 언급을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바 느낌을 위한 면접 과정에서는 이런 언급들은 전부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한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 특이한 표현, 말의 강세, 윤곽, 억양, 어조, 피치 등이다. 질문 역시 종래의 방식에서는 "어쩌다 수학교육과에 들어가셨나요?" 를 직접 묻지만, 느낌을 위한 면접에서는 먼저 라포가 형성되고, 연구자가 질문을 물어보려는 즈음에 참가자 쪽에서 오히려 "그러고 보니 제가 어쩌다 수학교육 전공을 했을까요?" 하고 말을 꺼낸다. 이는 초상화법의 고유한 면접 기술이자 차별점이다.] 즉, 위츠의 초상화법은 특정 인물에 대한 [[사례연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느낌을 위한 면접에서 참가자는 단순히 연구대상으로 남지 않는다. 오히려, 참가자는 연구문제에 대한 공동의 숙고자(co-contemplator)의 지위를 얻고, '''동반자로서의 참가자'''(participant as ally)로 인정받는다.[* Witz, K. G. (2006). The participant as ally and essentialist portraiture. Qualitative inquiry, 12(2), 246-268.] 참가자는 더 이상 화가 앞에서 꼼짝 없이 앉아 있는 모델이 아니다. 연구자가 참가자의 일생과 사고관, 경험, 세계를 이해해감에 따라, 참가자 역시 연구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된다. 그래서 Witz(2006)는 참가자가 동반자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 징후로서, 참가자가 어느 순간부터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자발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 감정, 가치들을 먼저 꺼내놓게 되면 그때 동반자 관계가 성립된 것'''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참가자가 연구자의 문제의식을 놓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문득 "그렇다면 아마도 제가 겪었던 이 경험이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어요" 하면서 이런저런 경험들을 늘어놓기 시작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위츠의 초상화법은 '''라포의 형성'''이 극도로 중요하다. 관련문헌에서 아예 "[[부부|인생의 동반자]]를 정할 때 그러하듯이, 연구의 동반자를 정할 때에도 충분히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해야 한다" 고 말할 정도. 일탈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본질주의 초상화법을 실시하기 위해, 면접 몇 개월 전부터 (교사의 허락을 받고) 교실 뒷자리에 연구자가 함께 앉아서 학생들과 미리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본질주의 초상화법이 "타인의 의식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여기서 이해되는 타인의 의식이란 무엇일까? 관련문헌에 따르면,[* 전영국, 이현주 (2016). 질적 연구 방법으로서의 초상화법 소개와 특징 고찰. 교육문화연구, 22(4), 5-23.] 참가자가 자신의 삶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 미묘하고 폭넓게(subtle-and-pervasive) 나타나는 '''통일성'''(unity)이 존재한다고 하며, 이것을 포착하는 것이 본질주의 초상화법의 목표가 된다. 이는 대체로 그 사람의 생애에 걸쳐서 수 년 이상의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떠오르는 개인의 가치관, 형이상학, 종교성, 신념, 이상, 윤리 등으로, 개인의 내면에 시간적으로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흐름(strands)이며, 현재 시점에서는 미묘하지만 폭넓게 영향을 끼치는 일반적 본질(general nature)이다. 본질주의 초상화법은 그러한 측면들을 '''고차적 측면'''(higher aspects)이라고 부르고 있다.[* Witz, K. G., Lee, H., & Huang, W. (2010). Consciousness in the study of human life and experience: "Higher aspects" and their nature. Qualitative inquiry, 16(5), 397-409.] 고차적 측면을 찾아내기 위해서 초상화법의 연구자는 참가자 내면의 순간순간의 의식(moment-to-moment consciousness)을 질문하게 되고, 이 의식들이 나타나는 '''생생한 지점'''(alive passage)을 탐색한다. 보다시피 한 개인의 가장 진솔하고 가장 진지하며 가장 근본적인 측면들을 꺼내는 작업이다 보니, 때때로 내적 갈등이나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개인적인 비밀도 튀어나올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그런 내용들을 타인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는 치료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하지만,[* 신옥숙 (2005). 교육 연구를 위한 심층면접법의 의의와 활용. 경인교육대학교 교육논총, 25(1), 121-139.] 초상화법은 상담기법이 아니라 엄연히 연구방법론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부가적 효과로 취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문제는 남는다. "무엇을"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었지만, "어떻게" 그것을 이해해야 할지는 다른 설명이 더 필요한 것이다. "연구자가 어떻게 타인의 의식을 이해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에 대답하기 위해, 위츠는 찰스 쿨리(C.H.Cooley)가 [[1906년]]에 제안했었던 방법인 '''공감적 내관법'''(sympathetic introspection)을 제안한다.[* Witz, K. G., & Bae, S. (2011). Understanding another person and Cooley's principle of sympathetic introspection: Consciousness in the study of human life and experience II. Qualitative inquiry, 17(5), 433-445.] 물론 여기서도 모든 노력의 대전제는 라포의 형성이다. 일단 연구자가 참가자와 "친밀한"(intimate) 관계를 만들었다면, 다음으로 연구자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참가자의 삶의 경험과 최대한 유사한 경험을 "일깨워내고"(awakening), 이를 [[논문]]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하는"(articulating) 방법이라고 간략히 설명할 수 있다.[* Witz, K. G. (2007). “Awakening to” an aspect in the other: On developing insights and concepts in qualitative research. Qualitative Inquiry, 13(2), 235-258.] 즉, 참가자의 삶과 경험을 접할 때, 연구자의 내면에서 이미지가 "일깨워져서" 그 내면에서 올라오게 되고, 연구자는 참가자에 대한 '[[이심전심|미묘하고 내적인 이해]]' 를 갖게 된다. 참가자의 실제 삶과 연구자의 이미지가 서로 유사해지는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이 발생하고, 이로써 외적 타당도가 확보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해한 것을 이제 어떻게 필사하고, [[논문]]에서 생생하게 발췌해서 보고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여기서 다시 제시되는 것이 바로 '''미시분석'''(micro-analysis)이다. 본래 이 역시 [[에스노그라피]]에서 활용되던 방법이었는데,[* Erickson, F. (1992). Ethnographic microanalysis of interaction. In M. D. LeCompte (Ed.), The handbook of qualitative research in education (pp.201-225). San Diego, CA: Academic Press.] 위츠는 미시분석을 할 때 청각적 녹취 자료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즉, 이 자료를 필사할 때에는 면접 당시 연구자가 공감하던 그 "느낌" 이 일정 부분 손실되는데, 이런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연구자는 반드시 '''녹취 자료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츠는 미시분석의 대상이 되는 측면 3가지로서 ① 목소리의 인상, ② 강세, 윤곽, 억양, 어조, 피치 등 말투의 인상, 그리고 ③ 긴장감, 고양감, 경계심 등 목소리의 특성을 각각 제시하였다. 생생한 지점들을 미시분석할 때, 연구자는 간혹 엉뚱한 결론으로 오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미시분석의 대상이 되는 생생한 지점들은 여러 군데에 있으므로, 그것들이 서로 상호확증하며 일관된 하나의 통일성을 만들어낸다면 연구자의 해석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생생한 지점 B의 핵심 내용은 그 앞에서 생생한 지점 A를 분석할 때 이미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자의 노력은 종래의 다른 질적연구와 같은 범주기반 코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논평'''(commentary)의 형태로 논문에서 보고되게 된다. 논문에서 연구자들이 녹취록 일부를 (괄호쳐진 어조 정보와 함께) 인용하고, 이 지점이 어째서 의미심장하고 어떤 인상을 불러일으키는지, 그리고 주목해야 할 언급이 어디어디인지 지적해 줄 수도 있다고. 특히 초상화법에서 자주 쓰이는 시각자료가 바로 '''타임라인'''(timeline)인데, 그 이유는 한 개인의 내면 속에서 미묘하고도 폭넓게 영향을 끼치는 본질적인 통일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한방에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참가자의 생애를 가로축으로 표시하고 주요 전환점들을 세로선으로 그어서 시기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연구주제에 관련된 타인의 내면이 어떻게 확장, 축소, 통합, 분리되었는지 면적의 형태로 나타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보자면 초상화법이 무슨 종단적 연구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초상화법은 어디까지나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기 위하여" 개인의 전생애적 삶의 궤적을 그려내는 것을 중요시한다. 즉 면접 자체를 몇 년씩 이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을 할 때 수 년에서 수십 년에 해당하는 기억들을 되살리는 방식이라는 것. 물론 위츠의 면접법은 데이터의 포화에 이를 때까지 기본 수 회의 '''후속면접'''들과 프로빙(probing)을 가정하기는 한다. 그러나 후속면접은 어디까지나 앞서의 면접에서 놓친 것이 있거나 보완해야 할 것이 있을 때에 그 주제에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며, 거두절미하고 효과적으로 요점으로 들어갈 수 있다. 면접 방법을 제시하는 문헌에 따르면,[* 전영국 (2015). 초상화법 질적 연구 방법과 수행 절차에 관한 탐구. 질적연구, 1(2), 1-23.] 서로 동일한 배경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자의 질문에 참가자가 대답을 준비하기 위해 휴지(pause)를 갖는다거나 생각에 잠기거나 군말을 하는 등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연구자와 참가자는 이미 "척하면 척" 의 관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는 참가자보다 한 발짝 뒤에 서 있는 듯한 느낌으로,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방식의 면접'''을 통해서 연구가 방향지어질 수 있을 정도만큼만 살짝 감만 잡아주면 충분하다.[* 전영국, 배성아, 이현주 (2013). 초상화법에서 사용되는 심층면담에 관한 탐구: 동반자적 관계 형성과 주관적 요소 탐색을 중심으로. 교육인류학연구, 16(3), 1-29.] 대체로 후속면접이 필요할 경우에는 2~3회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이상의 소개에서 보듯이, 위츠의 방식은 로런스-라이트푸트의 "전반적으로 다 묘사하는" 방식과 확연히 다르다. 우선 '''양자의 공통점'''을 먼저 언급하자면, 양쪽 모두 참가자와 연구자 사이의 돈독한 관계를 강조하고, 참가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여 보고하며, 연구대상에 대해 긍정적인 주제에 집중하고, 참가자의 삶에 대해 통일성이 돋보이는 글쓰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확연하게 드러나는 차이점'''들도 존재한다. 위츠는 연구 참가자 상대방의 내면 속 깊숙이 들어가고자 하며, 이를 위해 참가자의 과거와 미래를 헤매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상대방의 내면에 감돌고 있는 "본질적" 인 부분이 어떻게 움트고, 확산되고,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그 변화의 과정에 관심을 갖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위츠의 본질주의 초상화법은 참가자 개인의 삶과 고유한 측면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즉 '''참가자 개인을 이해하는 데 탁월하다.'''[* 전영국 (2014). 이공계 공학도의 인문예술적 소양과 영적 각성에 관한 인물 사례 고찰. 내러티브와 교육연구, 2(1), 23-42.] 즉, 한 개인의 내면에서 과거에서 현재, 미래에 이르는 시간 동안 걸쳐 온 '''동기화, 도덕성, 윤리관, 영성, 의식화, 각성, 깨달음 등'''을 주제로 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더 짧게 줄여 말하자면, 위츠의 초상화법 주제는 인터넷에서 흔히 돌곤 하는 '''"그때부터였어요... 제가 ○○하게 된 때가..."''' 라는 [[드립]]에 비유되어도 좋을 것이다(…). 참가자가 언제부터 환경 운동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참가자가 교사로서 갖고 있는 '가르친다' 는 관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참가자가 어쩌다가 [[촛불집회]]에 직접 나서게 되었는지, 참가자가 무엇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젠더 분쟁|젠더갈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참가자가 한때 학교를 중퇴했으나 무엇을 계기로 다시 학교에 [[복학]]하게 되었는지, 참가자가 사업에 실패한 이후 누구에게서 어떻게 힘을 얻어 재도전을 하게 되었는지, 참가자가 어떤 일들을 계기로 자신의 노후를 실감하고 대비하게 되었는지 같은 수많은 영역들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