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학교폭력/오해 (문단 편집) === 왜 피해자는 저항하지 않는가 === >"짐작은...간다. 모든 게 맘에 차지 않았겠지. 서울식과는 많이 다를 거야. 특히 엄석대가 [[반장|급장]]으로서 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못돼먹고... 거칠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게 바로... 이 곳의 방식이다. (중략) 봤지? 오늘 60명 중에 네 편은 단 하나도 없었어. 네가 꼭 석대를 급장 자리에서 쫓아내고... 우리 반을 서울에서 네가 있던 반처럼 만들고 싶었다면... 먼저 그 아이들을 네 편으로 만들었어야지. __석대가 이미 그 아이들을 휘어잡고 있어서 어찌해 볼 수 없었다__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너는 내게 달려오기 전에 먼저 아이들부터 먼저 네 편으로 돌려놨어야 했어. 그게 안 되니까 내게 왔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리고... 아이들이 어리석으니까 선생인 내가 고쳐 놔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틀렸어. __아이들의 그 지지란 것이 실상은 석대의 위협이나 속임수에 속아 넘어간 거짓된 것일지라도... 마찬가지야. 나는 어쨌든...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석대의 힘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어. 지금껏 흐트러짐 없이 잘돼가던 우리 반을... 막연한 기대만으로 흩어버릴 수 없기 때문이지.__ 거기다가... 어쨌든 석대는 전학년에서 가장 공부 잘 하고... 통솔력 있는... 모범적인 급장이다. 무턱대고 비뚤어진 눈으로만 보지 말고... 그의 장점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새로 시작해 보아라. 석대와 경쟁하고 싶다면... 정당하게 경쟁해라... 알겠니?" >(중략) >만약 그가 소리 높여 꾸짖었다면 나는 어떻게든 맞서 나를 주장하려 들었을 것이다. 아니 성난 얼굴이었거나 조금이라도 나를 미워하는 기색이 있었더라도 기억에서처럼 그렇게 조용히 듣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__그러나 [[가식|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나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듯한 그 목소리와 진정으로 나를 염려하는 듯한 그의 눈길]]은 내게서 그런 기력마저 빼앗아 버렸다.__ 나는 넋나간 사람처럼 [[궤변|무정하고 성의 없는 담임 선생의 이상한 논리]] 앞에 앉았다가, 이윽고 쥐어짜다 만 빨래 같은 몸과 마음이 되어 거기서 풀려났다. >(중략) >담임 선생에 대한 기대를 온전히 거둔 뒤 나는 먼저 아버지에게 내가 빠져 있는 외롭고 힘든 싸움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했다. 그러나 무력감으로 전같지 않게 비뚤어져 있던 아버지[* 서울에서 일하던 공무원인데 상관에게 아부하지 않아서 지방으로 좌천당했다.]는 무정하고 성의없는 담임 선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못난 자식, 누구 일을 누구보고 해 달라는 거야? 힘이 모자라면 돌도 있고 막대기도 있잖아? 그보다 공부부터 이겨 놓고 봐. 그래도 아이들이 안 따르나..." >내가 감정을 앞세워 상황을 잘 설명하지 못한 것도 있고, __아버지가 내 일을 아이들 세계에 흔히 있는 사소한 다툼쯤으로 쉽게 여긴 탓도 있지만__, 나는 아버지의 그 같은 역정에 더 어떻게 말해볼 기력을 잃고 말았다. 그래도 나를 이해하려고 안달하고 부지런을 떤 것은 어머니였다. (중략) 나는 그런 어머니에게 다시 은근한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결국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너는 애가 왜 그렇게 좀스럽고 샘이 많으니? 그리고 공부는 또 그게 뭐야? 도대체 너 왜 그래? 거기다가 엄마에게 거짓말까지 하고... 오늘 네 담임 선생님 만나 두 시간이나 이야기했다. 엄석댄가 하는 걔도 만나 봤지. 순하면서도 아이답지 않고 속이 트인 애더구나. 공부도 전교에서 일등이고..."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나무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한 반 시간을 담임 선생과 비슷한 잔소리를 늘어놓았으나 내 귀에는 그 이상 한 마디도 들어오지 않았다. __그때 나를 사로잡고 있던 것은 절망이 아닌 허탈에 가까운 감정이었다.__ >---- >[[이문열]]이 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주인공 한병태의 5학년 담임과 부모님이 한 말. 한병태는 담임과 부모님에게 엄석대 문제로 도움을 청했으나 소용없자 엄석대에게 굴종하는 걸 선택했다. 만화나 영화처럼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한번 제대로 저항하면 가해자들이 건들지 않는다는 것은 다 픽션이다. 소위 싸움 잘하는 [[일진]]들의 기선잡기가 아닌 한, __학교폭력은 처음부터 강한 폭력과 심각한 괴롭힘으로 시작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__ 작은 장난으로 피해학생의 성향을 분석한 후에 점차 심각한 폭력으로 발전되는 것이 대다수 학교폭력의 유형이며, 가해자의 수가 다수인 경우가[* 처음부터 여럿이 괴롭힐 수도 있으나, 맨 처음 시작한 가해학생에게 피해학생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합세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대부분이다. [[닫힌 사회]]에서 벌어지는 집단범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피해학생은 [[학습된 무기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 한편,[* 정말 정신적 피해가 극심할 경우 피해자 스스로도 자기에게도 잘못이 있나 하며 가해자들의 피해자 비난을 내제화하기도 한다. 실제로 학교폭력 피해자 중엔 시달리다가 끝내는 '내가 약하지 않았더라면, 공부를 못하지 않았더라면, 생긴게 괜찮았더라면, 뭘 잘했더라면, 아님 뭘 못했더라면, 처음 당했을때 ~하지 않아서 그런가' 하는 식으로 자기에게도 잘못이 있나 하고 자기 내부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리고 끝내 자기 자신에게 피해자 비난을 할만큼 자기보호의 여력이 없어진 피해자들도 있다. 피해자가 그정도까지 미치진 않아도 주변에서 2차 가해로 피해자에게도 당할만큼의 문제가 있다고 몰아가는 사례도 제법 많다.] 육체적 상흔이 남는 물리적 폭행을 제외하면 증거를 수집하는 것조차 어렵다.[* 특히 정신적인 부분과 관계적인 부분을 공격하는 언어폭력이나 사이버불링, 따돌림 등은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실제로 벌어져도 잡아내기가 어려운 편이다.] 저항한 피해자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라 언어폭력과 같은 정서적인 폭력에 참지 못해서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물리적인 보복을 하여 가해자에게 상해를 입혔을때 그러한 결과가 잘 일어난다. 특히 언어폭력같은 정서적 폭력은 물증이 없기때문에 피해자에 비해 다수의 편이 있는 가해자 측이 서로 입을 맞추어서 잡아떼면 그만이고 결국 최종적으로 보복을 가한 피해자는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에게 향한 폭력으로 인해 물증이나 상흔이 남기 때문에 이를 증거로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반 학생 대부분이 피해학생을 인간 쓰레기통 취급하는 지경까지 오게 되면 __어지간한 수준의 저항은 '찐따의 재미있는 발악' 수준으로 격하__되기에 저항 자체의 의미도 사라진다. 각잡고 중상해,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행각을 벌여야 먹히는데, 선량한 학생은 물론이거니와 어지간히 독기있는 학생도 벌이기 어려운 일이다.[* 설령 가해자에게 중상을 입히거나 살인해도 끝은 좋지않다. 지금 당장이야 무시안할지 몰라도 짧은 시간내에 가해자 주변 사람들이 보복해서 죽일 각오로 패기 때문이다. 거기서 또 저항을 해서 이기더라도 전보다 더 세게 보복을 하는 등 어떻게 해서든 피해자가 당할 수 밖에 없다.] 외부 공권력, 언론, 단체가 구체적인 증거를 가지고 개입하거나, 아예 더한 폭력을 사용해서 틀어막아야 하는 상황이므로 피해 학생을 겁쟁이 등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3자들이 이런 상황에 놓인 피해자에게 [[피해자 비난]]을 시전하는 이유는 [[2차 가해]] 참고.] 아무개의 경험를 들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수업끝나고 종례시간에 '''앞으로 불러 괴롭히지 말라고 선언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물론 씨알도 먹히지 않았으며, 그 학생은 5년가까이 더 심하고, 적극적인 폭력에 시달리다가 전학을 갔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