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개요 == 내 사정이 급하고 어려워서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는 뜻의 [[대한민국]] [[속담]]이다. == 어원 == 다소 옛 어투가 강한 말이라서 현대에는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단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내 코’는 ‘내 콧물’이라는 뜻이고,[* 얼굴 가운데에 튀어나와 있는 [[코]]를 말하는 게 아니다. ‘코를 풀다’와 같은 용법이라고 보면 된다.] ‘석 자’에서의 ‘석’은 셋(3), ‘자’는 [[척관법]] 길이 단위인 ‘자’를 말한다.[* 한자로 자는 [[尺]]라고 표기한다. 소리는 ‘척’ 이라고 읽는 글자이지만 단위 기호로 사용된다.] 즉 내 콧물이 석 자 만큼 흘러나와 매달려 있다는 것. 한 자는 약 30cm 가량이기 때문에 석 자면 90cm, 즉 거의 1m에 육박한다. 따라서 콧물이 나왔으니 닦는 등 뒷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 콧물을 닦지 못할 정도로 바쁘거나 사정이 어려워 길이가 무려 90cm나 되어버릴 정도로 본인의 상황이 아주 성가신 상태라는 의미가 된다. 코감기에 걸렸거나 [[비염]] 등으로 인해 콧물이 줄줄 흘러본 경험이 있다면, 콧물이 나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귀찮게 하는지 알 것이다. 그래서 상술한 어원과 같이 내 앞가림이 급급한 마당에 다른 사람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하게 된다. == [[한문]]으로의 표현 == [[조선]] 후기 학자인 홍만종(洪萬宗, 1643~1725)은 자신이 저술한 순오지(旬五志)라는 책의 부록에 당대 널리 알려진 속담 130여 개를 [[한자]]로 기록해 놓았다. 여기에 ‘오비체수삼척([[吾]][[鼻]][[涕]][[水]][[三]][[尺]])’[* 여기서 체([[涕]])라는 글자 자체는 [[눈물]]을 의미하지만, 코 비([[鼻]])자가 붙은 ‘비체(수)’([[鼻]][[涕]]([[水]]))는 [[콧물]]을 뜻한다. 콧물을 일컫는 다른 한자어로는 비수([[鼻]][[水]]), 비액([[鼻]][[液]])이 있다.]이라는 구절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내 코가 석 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쓰인 속담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비체수삼척’을 간단히 ‘오비삼척([[吾]][[鼻]][[三]][[尺]])’이라고도 한다. 보통 예능 등에서 사자성어의 앞 두글자만 듣고 나머지를 완성하는 문제가 나올 때 '오비'라고 하면 오비삼척은 잘 모르는 반면에 대부분 [[오비이락]]을 대답한다. == 다른 언어에서 == [[영어]]에도 비슷한 속담이 존재하는데, 기본형은 ‘have one's own fish to fry’이고 “I have my own fish to fry(구울 내 생선이 있다)”, “I have bigger fish to fry(구울 생선이 더 큰 것이 있다)”, “I have other fish to fry(다른 구울 생선이 있다)” 등으로 활용된다. 한국처럼 나만을 기준으로 쓰이지는 않고, “We have our own fish to fry”와 같이 다양한 인칭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내 생선 굽느라 바쁘니 네 것까지 구워줄 여유가 없다는 뜻인데, 한국의 ‘내 코가 석 자’와 거의 일맥상통한다. [[분류: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