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월산대군]] [include(틀:상위 문서, top1=월산대군)] ---- ||{{{#!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풍월정집.jpg|width=100%]]}}} || ||{{{#!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풍월정집_1.jpg|width=100%]]}}} || ||{{{#!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풍월정집_2.jpg|width=100%]]}}} || || {{{#ffd800 ''' 월산대군의 시가 수록된 《풍월정집》 '''}}} || ||{{{#!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osjojchp.jpg|width=100%]]}}} || || {{{#ffd800 ''' 월산대군 시를 적은 현판 ''' }}} || ||{{{#!wiki style="margin: -5px -10px" [[파일:ostkbdbfsj954.jpg|width=100%]]}}} || || {{{#ffd800 ''' 월산대군의 시조를 새긴 동판이 박힌 보도블록 ''' }}} || [목차] [clearfix] == 개요 == [[조선]] [[의경세자]]의 [[장남]]이자 [[성종(조선)|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이 지은 시를 다룬 [[문서]]이다. 월산대군은 본래 성종보다 왕위계승 서열이 높았으나, 정치적 이유때문에 즉위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책과 문장을 가까이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많은 [[시]]를 지었으며 이는 현재까지 남아있다. 이 시들은 작품성에서 인정받는 명시들이다. 본 문서에서는 그 중 일부를 소개한다. == 추강에 밤이 드니 ==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매라 == 창밖에 국화를 심고 == >창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을 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 오자 달이 돋네 >아희야 거문고 청쳐라 밤새도록 놀아 보리라 == 백척의 동대는 자줏빛 연기에 싸이고 == >백척의 동대는 자줏빛 연기에 싸이고 >시신은 언제고 백량편을 받드네 >신마가 음보 전함을 이미 즐겼는데 >흉노가 변경 침범함을 다시 한하였네 >제사 파한 감천에서 눈물을 흘렸는데 >약 없는 봉도에서 신선을 찾을쏜가 >소고 울리며 횡분한 즐거움을 그 누가 알 것인가 >오늘날 다시 찾으니 옛일이 되었구려 == 밝은 달이 내 연못을 비추니 == >밝은 달이 내 연못을 비추니 >못 가의 정자가 밝고 밝구나 >정자 위에서 홀로 술을 따르는 사람 >근심에 정이 끝이 없구나 >바람에 반딧불이 이미 자취도 없는데 >이슬 맞은 풀에 빛이 더욱 반짝이네 >갑자기 근심스런 적막함을 깨고 >일어나 펼쳐진 은하수를 보노라 >홀로 오언시를 지으니 >맑기가 도연명 같구나 >시가 이루어지니 달이 이미 지는데 >때마침 찬 다듬이 소리 들리네 == 제청산백운도(題靑山白雲圖) == >그대는 강태공이 반계에서 늙은 것을 의심하지말라 >그 사이에서 낚싯줄을 드리우지 않았으니 >또한 엄자룡이 부춘산에 누웠음을 의심하지 말라 >그 사이에서 낚시터에 임하지 않았으니 >인생의 행복은 참다운 즐거움을 만남이니 >이 땅에 편히 깃들고자 하나 늦었나 보네 >그림을 보고 마음이 트이니 기쁘고 >돌이켜 보면 이 속된 생각이 아주 미미해지네 >좋은 수레와 옷이 나의 일생을 그르쳐 늙게 하였으니 >흰머리가 듬성듬성하고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하다네 >그대는 웃지 말게 나는 돌아가리니 == 전주 덕진지 출여지승람 == >깊은 연못 바라보니 파란 하늘이 비쳐있네 >예부터 이 못 여느라 파낸 많은 사람 공일세 >마을의 저녁연기 멀리 가을 달을 감싸고 >고깃배 노 젓는 소리 저녁바람을 비끼도다 == 가을밤 품은 생각 == >두 살쩍이 이미 다 희었거니 >그윽해지네 이 밤 내마음이여 >하늘 끝으로 기러기 줄지어 날고 >서리 내린 저 밖에는 다듬이 소리 >뜰 나무에는 가을 달 그림자 지고 >처마 구름은 저녁어스름 만드네 >그리운 정은 다하지 않아 >머리 돌려 그대 그린 시를 읊노라 == 음주 == >혜강은 양생을 좋아했지만 >양생은 장수의 계책이 아니었네 >어지러운 때를 만나 죽임을 당했기에 >이름을 끝네 전하지 못하였네 >사람이 한 세상 사는 동안에 >목숨이 금석처럼 단단하지 못해 >그러므로 내 몸을 귀히 여김이 >어찌 바로 눈앞에 있지 않을까 >삶이란 다시 즐길 수 없는 것 >세월은 흐르는 강물 같은 것 >두어라 날마다 술이나 먹지 >어질거니 어리석거니 따지지 말자 == 임금이 지은 이른 봄 일에 갱진하여 == >임금이 지은 이른 봄 일에 갱진하여 >아침 해 뜨자마자 대궐 문 비추니 >새봄의 경물자태 어그러짐 하나없네 >못가에 가는 풀은 푸른 빛 잎을 내고 >동산 속 긴 가지는 푸른 빛으로 바뀌였네 >단청 건물에 제비 쌍쌍히 지나는 걸 이미 보았는데 >다시 보니 궁궐 깊은 곳엔 몇 사람만 돌아 오네 >태평세월 이곳에 경물자태 다함 없음은 >이로부터 군왕이 만기를 맡아 보기에 == 장의심승(藏義尋僧) == >푸른 언덕 일만 겹이 푸른 옥 같은데 >그 안에 있는 절 거의 3백 곳 >나는 샘물 폭포 되어 절벽에 걸렸는데 >바위 가에 큰소리 옷감이 찢기는 듯 >노는 사람 이 좋은 경치 두고 혼자서 돌아가리 >종일토록 중을 찾아 마주 앉아 말하네 >머리 돌리니 인간 세상은 꿈만 같으니 >이곳은 정녕 노닐 만한 곳이네 == 흥덕상화(興德賞花) == >누대 그림자 겹겹이 물속에 비치는데 >누대 앞 연꽃 아침 이슬에 씻겼어라 >난간에 옮겨 의지하여 풍경을 구경하니 >6월의 맑은 향기가 모시옷에 풍겨난다 >붉은 깃대 푸른 일산 수없이 많은데 >마주 앉아 때로는 총채를 휘두르네 >서늘한 기운이 뼈에 스며 구슬 자리 차가운데 >날 저물자 가벼운 바람 비를 불어오네 == 반송송객(盤松送客) == >오늘 아침 천리 길 떠나는 손 전송하니 >나를 대해 앉아 황금 술잔 사양마소 >떠나는 길에 술을 부으니 눈물자국 젖었는데 >이별하는 마음 얼마인가 수심도 그지없네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이 삼상(參商)과도 같아 >가고 오는 저나 내나 모두 애끊는 일이로세 >바람을 당해 서서 세 번 탄식하고 다시 슬퍼하는 것은 >그리운 그대 볼 수 없고 마음만 망연하여서라네 == 종가관등(鍾街觀燈) == >서울 10리 천만 집에 거리 >등불 곳곳마다 붉은 안개 감도네 >향 수레 보배 말 길 가득 지나가니 >취한 노래 노는 여자 얼굴이 꽃 같아라 >밝은 달 휘황하여 맑기가 대낮 같은데 >옆사람 오가는 것 작은 원숭이처럼 여기네 >인간 세상 즐거운 일 여기에 많나니 >음악 소리 끝나는 곳에 >새벽녘 물시계의 물 떨어지는 소리 들리누나 == 제화선(題畵扇)[* 부채 그림에 읊기.] == >黃葉秋風裏(황엽추풍이) >가을바람 속 누른 단풍잎 >靑山落照時(청산낙조시) >청산에 해지는 시간 >江南渺何處(강남묘하처) >강남은 아물아물 어느 곳인지 >一棹去遲遲(일도거지지) >노 젓는 배 느릿느릿 떠나간다 == 기군실(寄君實)[* 군실에게 부친다.] == >旅館殘燈曉(여관잔등효) >여관 새벽에 가물거리는 불빛 >孤城細雨秋(고성세우추) >아무도 없는 성에 가랑비 내리는 가을 >思君意不盡(사군의부진) >그대 생각하니 온갖 생각 다 일고 >千里大江流(천리대강류) >천리 기나긴 큰 강물 흘러만 가는구나 == 신야풍소객(伸也風騷客) == >伸也風騷客(신야풍소객) >신은 픙류객이요 >詩名又一奇(시명우일기) >시명 또한 뛰어나도다 >獨能兼古律(독능겸고률) >홀로 능히 고시를 겸하였으니 >不奈是珠璣(불내시주기) >어찌 아름다운 구슬이 아니랴 >吟裡思無盡(음리사무진) >시 속의 생각이 무궁무진하여 >閑中喜有期(한중희유기) >한가로운 기망 있음을 기뻐하노라 >相逢一樽酒(상봉일준주) >서로 만나 한 통 술을 마시며 >談笑興遲遲(담소흥지지) >담소하니 흥취가 느긋하도다 == 유소사(有所思)[* 그리움.] == >朝亦有所思(조역유소사) >아침에도 그리운 사람 >暮亦有所思(모역유소사) >저녁에도 또 그리운 님 >所思在何處(소사재하처) >사랑하는 님 어디 계시나 >千里路無涯(천리로무애) >천릿길 아득히 먼 곳 >風潮望難越(풍조망난월) >풍랑으로 건널 수 없고 >雲雁托無期(운안탁무기) >구름 속 기러기라 소식 못 전해 >欲寄音情久(욕기음정구) >오랜 사랑 전하고 싶지만 >中心難如絲(중심난여사) >내 마음은 엉크러진 실타래라네 == 대월유회(待月有懷)[* 달 뜨기를 기다리며.] == >灩灩高樓月(염염고루월) >높다란 누각 위엔 달이 휘영청 >團團玉窓裏(단단옥창리) >둥그런 옥창 가에 기대섰으리 >娟娟一美人(연연일미인) >아리따운 그 미인 바로 내 사랑 >渺渺隔秋水(묘묘격추수) >아득해라 가을 물이 가로막혔네 >紉佩不可見(인패불가견) >차고 있는 패란은 아니 보이고 >蘭香空在玆(난향공재자) >난초의 향내만이 여기 있구나 >思之望何處(사지망하처) >그리워서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腸斷亦天涯(장단역천애) >애닯아라 그 역시 하늘 끝일 뿐 == 회낭옹(懷浪翁)[* 낭옹을 그리워하며.] == >近來宗室老 >근래 종실에 늙은이가 >知我嘆相離 >자신을 알고자 한탄하여 이별하였네 >會面何時識 >언제 그것을 깨닫고 만나게 되려나 >論情底處期 >정을 논함이 그 어느곳일지 기약하네 >江山微雨後 >강산의 보슬비를 뒤로 하고 >煙樹夕陽時 >안개 낀 나무에 석양이 비치네 >對此亦惆悵 >이런 곳에서 또한 애달퍼하며 >思君終日思 >그대 그리며 종일토록 그대만 생각하네 == 봉교어제사친필화란(奉敎御製寫親筆畵蘭) == >幸得萬機暇 >다행히 정무 가운데 한가함을 얻어 >揮毫造化來 >붓을 휘두르니 조화가 찾아왔구나 >蘭莛圖已妙 >난꽃 그림은 이미 묘한데 >詩詠興相催 >시를 읊어 흥이 서로 돕는구나 >對物思無盡 >사물을 대하니 생각이 끝이 없고 >霑恩感幾廻 >은혜에 젖어 감회를 몇 번이나 돌이키네 >相看似眞性 >형상을 보니 본성을 잘 나타냈으니 >疑是手栽培 >아마도 손수 재배한 것인 듯하네 == 봉갱어제문병사약(奉賡御製問病賜藥)[* 임금이 글을 지어 병을 묻고 약을 내려주신데 대해 받들어 화답함.] == === 1 === >此日逢身病 >이 말 몸의 병을 만나 >茅堂且獨居 >초가 집에서 또한 홀로 거처하네 >園林移鳥雀 >동산의 수풀에서는 새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池水樂龜魚 >못의 물에는 거북이와 고기들이 즐거이 노니네 >得趣唯新酒 >취미를 얻음은 오직 새로운 술이요 >論談亦古書 >담론함은 또한 옛 서적일세 >感君恩未極 >임금의 은혜에 감사함은 끝이 없어 >回望禁宮廬 >머리 돌려 궁궐을 바라보네 === 2 === >從來賜藥處 >지금까지 약의 처방을 내려주시니 >一一更忘憂 >일시에 다시 근심을 잊었도다 >聖澤忽如此 >임금의 은택이 홀연 이와 같으니 >深恩應已留 >깊은 은혜 응당 이미 간직하고 있네 >身閑唯卧宅 >몸은 한가하여 오직 집에 누워있고 >心感亦低頭 >마음은 감사하여 또한 고개를 숙이네 >須識屛營裏 >모름지기 알겠노라 두려움 속에서 >淸風吹解愁 >맑은 바람이 불어 근심을 풀어줌을 == 사사의약유소아병환(謝賜醫藥愈小兒病患)[* 의약품을 내려 주셔서 아이의 병환이 나은 것에 감사함.] == === 1 === >有兒初病起 >아이가 처음 병이 일어나니 >忽忽感如何 >허둥지둥하며 느끼는 감정은 어떠했으리 >况被深恩重 >게다가 깊은 은혜의 무거움을 입어 >堪驚賜藥多 >많은 약을 내려 주심에 놀랄만하네 >宸心人罔極 >임금의 마음에 사람은 망극하고 >臣貌老還嗟 >신하의 모습은 늙어서 도리어 탄식하네 >稽首念無限 >머리를 조아리며 생각은 한이 없고 >看看雙淚沱 >양쪽 눈에서 눈물이 흐름을 보네 === 2 === >好生曰大德 >살리기를 좋아함을 넓고 큰 덕이라고 말하니 >孰不感君恩 >누가 임금의 은혜에 감격하지 않으리요 >到處仁風足 >이르는 곳마다 인풍이 풍족하고 >斯時睿澤臻 >이러한 때 임금의 은택이 이르렀네 >宸心憐眷重 >임금의 마음은 사랑하고 돌보아 줌이 무거우니 >兒子戲游頻 >아이가 즐거이 놂이 잦아졌네 >病起雖然樂 >병이 일어나 비록 근심 걱정했지만 즐거우니 >何知雨露新 >어찌 비와 이슬이 새로움을 알았으리요 === 3 === >金門拜謝處 >궁궐 문에서 절하며 감사해 하던 곳 >人問汝何爲 >사람들이 묻기를 당신은 무엇을 하시오 >我是君恩飽 >나는 임금의 은혜가 가득하니 >誰能此樂知 >누가 이 즐거움 알 수 있겠는가 >癡兒初病後 >어리석은 아이놈 처음 병이 난 후 >明主賜恩時 >밝은 군주 은혜를 내려 주신 때이네 >今日心多感 >금일의 마음 감사함이 많도다 >從前賜藥醫 >지금까지 의약품을 내려 주심에 == 봉굉어제하일억형숙좌사제(奉賡御製夏日憶兄寂坐私第)[* 임금이 지으신, 〈여름날 형을 생각하며 고요히 사가에 앉았노라〉 글에 받들어 화답함.] == >濃淡靑山暮 >짙고 옅은 청산은 저물고 >䆫前兩䯻丫 >창 앞에는 양쪽 갈래머리 계집이 있네 >將衰難可興 >장차 노쇠하여 흥겨워하기가 어려우니 >於物未堪誇 >물건에 대해 자랑을 할 수 없도다 >醒醉誰家草 >성취는 누구집의 풀이며 >傾陽此處花 >경양은 이곳의 꽃일세 >時平唯可樂 >시대가 태평함이 오직 가히 즐겁고 >身病亦堪嗟 >몸의 병에 또한 탄식하네 >戀彼朝天闕 >저 궁궐에 조알함을 그리워하며 >看他走錦車 >저 비단으로 장식한 수레가 달려감을 보네 >禁門雖可樂 >궁궐은 비록 가히 즐거우나 >蓬屋寂無譁 >봉실은 고요하여 시끄러움이 없네 >更惜殘生晩 >다시 얼마 남지 않은 생이 끝무렵임이 애석하고 >多慙聖澤加 >임금의 은택이 더하여짐이 많이 부끄럽네 >平生念祝筭 >평생동안 오래 살기를 축원함을 생각하며 >今日笑懷沙 >금일 회사에 웃음짓네 >閶闔思無盡 >궁궐의 생각 다함이 없는데 >煙雲望更遮 >구름과 같은 연기 바라보니 또한 가리고 있으니 >何時對宮苑 >어느 때 궁궐의 정원을 마주 대할까 >風物喜柔嘉 >풍물은 온화한 덕에 기뻐하네 == 불두화 필 때 왕이 보낸 시에 화답하며 == >留連光景竟何如 >끊임없는 햇살이 마침내 어떠한가 >政是春歸欲夏初 >정말 봄이 가고 여름이 되려 하네 >田麥登時風澹蕩 >보리를 타작할 때 바람은 넘실거리고 >園梅熟處雨殘餘 >매실이 익는 곳에 빗방울 남아 있네 >人多望重愁讒謗 >사람들은 많이들 명망이 중하여 참소를 근심하는데 >我獨身閑脫毁譽 >나는 홀로 신세가 한가하여 칭송과 비방 벗어나 있다네 >幸被聖君恩顧重 >다행히 성군의 은혜 돌아봄에 무거우니 >豈辭華髮曳長裾 >하얀 머리에 긴 옷 끌고 다님 어찌 사양하리요 == 옛 절에서 꽃을 보다 == >春深古寺燕飛飛 >봄 깊은 옛 절에 제비들은 훨훨 날고 >深院重門客到稀 >깊숙한 집 겹대문에 찾아오는 사람 적네 >我正尋花花正落 >내가 꽃을 보러 갈 땐 꽃이 한창 지는 때라 >尋花還爲惜花歸 >꽃을 보러 갔다 되레 꽃 애석해 돌아오네 == 우희유제(又戲有題) == >太平宗室月山君 >태평한 종실 월산군이 >雙鬢雖衰爵齒尊 >귀밑머리는 희끗하지만 벼슬과 나이는 높다네 >庭下有兒多愛栗 >뜰아래 많은 아이들 밤을 좋아한다지만 >堂中無客共傾樽 >마루에는 함께 술잔을 기울일 손님도 없다오 == 전교심방(箭郊尋訪)[* 살곶이벌을 찾다.] >春郊細草如華茵 >봄철 교외 가느다란 풀은 비단자리 같은데 >春風載酒尋遊人 >봄바람에 술을 싣고 노는 사람 찾아가네 >朝乘駿馬踏靑去 >아침엔 준마 타고 푸른 풀 밟고 나갔다가 >日暮醉歸空惜春 >저물녘 취해 돌아오며 공연히 봄을 아까워하네 == 입석조어(立石釣魚)[* 선돌에서 낚시하다.] == >把釣閑來獨倚立 >낚시를 들고 한가히 와서 홀로 서니 >雨餘新水尙涵碧 >비 뒤의 새물에 오히려 푸르게 젖었네 >浮萍動處水紋散 >부평초 움직이는 곳에 물결 흩어지니 >魚戱有時潛復躍 >물고기 노는 때라 오르락내리락 >斯須釣出作膾羹 >잠깐 동안 낚시로 회와 탕을 만드니 >沽酒已知來滿甁 >미리 알고 술을 사서 병에 가득 채워오네 >人生適意古所重 >인생은 자기 뜻에 맞는 것이 예로부터 소중하니 >嚴光豈羡公侯名 >엄광이 어찌 공후 이름 부러워하리 == 봉화어제원일내연시(奉和御製元日內宴詩)[* 임금이 원일에 궁중 잔치에서 지은 시를 받들어 화답하다.] == >乾坤和氣協新陽 >천지의 화기가 새봄에 알맞은데 >風景如薰禁苑香 >봄바람이 솔솔 불어 궁궐이 향긋하네 >閶闔九門迎木德 >대궐의 아홉 대문에서 봄을 맞이하고 >君王萬歲捧金觴 >임금의 만수 빌며 금 술잔을 올리네 >旌旗望見雲烟色 >깃발을 바라보니 구름연기 감돌고 >宮殿回看日月光 >궁전을 돌아보니 해와 달이 빛나네 >佳節已知供盛事 >좋은 절기에 성대한 일 받듦을 알고서 >歡呼聖壽與天長 >임금께서 하늘처럼 장수하길 기뻐 외치네 == 한식(寒食) == >寒食淸明二月天(한식청명이월천) >한식과 청명의 이월 맑은 하늘에서 >東風庭院掛鞦韆(동풍정원괘추천) >동풍 불어와 정원에 그네를 매었네 >流鸎啼過畫樓去(류앵제과화루거) >꾀꼬리 울며 아름다운 누각을 날고 >一樹杏花開正姸(일수행화개정연) >한 그루 복사꽃이 예쁘게도 피었네 == 양화답설(楊花踏雪)[* 양화도 눈 밟기.] == >江村漁家數茅屋(강촌어가수모옥) >강마을 어촌에 초가 두어 채 >籬下森森滿銀竹(이하삼삼만은죽) >울 밑에는 은죽 같은 고드름이 촘촘히 맺혔네 >歸來此地足乘興(귀래차지족승흥) >세속 떠나 돌아오니 흥이 일어나 >吟詩擧酒無休息(음시거주무휴식) >시 읊으랴 술잔 들랴 쉴 새 없네 == 목멱상화(木覓賞花) == >남산에 꽃구경 >春雲窈窕春山高(춘운요조춘산고) >봄 구름은 우아하고 산은 높은데 >翠微隱隱連溪橋(취미은은연계교) >푸르스름한 빛 은은히 다리까지 이어졌구나 >登高賞花且就醉(등고상화차취취) >산에 올라 꽃구경에 술까지 거나하게 >與君盡日斟葡萄(여군진일짐포도) >그대와 진종일 포도주를 주고 받네 >蜂喧鳥咽幾村塢(봉훤조열기촌오) >마을 두둑엔 벌들은 붕붕 새들은 짹짹 >花氣已蒸春晩雨(화가이증춘만우) >꽃 기운 쩌오르니 늦은 봄 비가 내리네 >歸來日斜春陌長(귀래일사춘맥장) >해질녁 집으로 돌아오는데 봄 두덩은 길고 >雲鐘街裏聞鐘鼓(운종가리문종고) >종로에서는 인경소리 들리네 == 애련정(愛蓮亭) == >鑽(鑿)得新塘又種蓮(찬(착)득신당우종련) >새로이 못 파고 연까지 심으니 >風流可愛主人賢(풍류가애주인현) >풍류를 아는 원님 어질기도 하네 >淸馨冉冉誰能賞(청형염염수능상) >솔솔 퍼지는 맑은 향기 누가 기리나 >濃艶娟娟我獨憐(농염연연아독련) >고운 꽃 나 홀로 사랑하고 싶어라 >翠蓋紅粧遙夜月(취개홍장요야월) >푸른 갓 붉은 옷 입고 달빛 속에서 >碧波淸浪泛瑤船(벽파청랑범요선) >찰랑이는 맑은 물에 꽃배 띄우네 >此間對酒堪乘興(차간대주감승흥) >이 풍경 대하며 술로 흥을 돋우고 >唯得吟哦喜欲顚(유득음아희욕전) >시 읊으며 환희에 도취하고 싶네 == 제천완월(濟川翫月)[* 제천정에서 달을 구경한다.] == >銀河無風素波靜(은하무풍소파정) >은빛 강물은 바람 없어 흰 물결 고요한데 >老蟾吸此潭底影(노섬흡차담저영) >달빛은 못 밑까지 환히 비추네 >江頭似轉白玉盤(강두사전백옥반) >강머리에서 백옥 소반 굴리는 것 같은데 >雲際已吐黃金餠(운제이토황금병) >구름 저 사이로 벌써 황금 떡이 솟아났네 >高樓樽酒冷似徹(고루준주냉사철) >높은 다락에 한잔 술 차갑고 깨끗한데 >對此淸光欺白髮(대차청광기백발) >이 맑은 빛을 대하니 백발도 모르겠네 >回頭橫笛一聲來(회두횡적일성래) >어디선가 잣대 소리 들려와 머리 돌리니 >夜蘭似聽霓裳曲(야란사청예상곡) >깊은 밤 월궁의 음악소리 듣는 것 같네 == 마포범주(麻浦泛舟)[* 마포 포구에서 뱃놀이를 즐기는 정경을 읊다.] == >滿浦煙光綠發地(만포연광록발지) >포구에 자욱한 안개 대지엔 초록빛 피어나는데 >微風嫋嫋吹寒漪(미풍뇨뇨취한의) >미풍이 산들산들 불어 차가운 잔물결 일으키고 >江邊小草綠於染(강변소초록어염) >강가의 작은 풀들은 물감색갈보다도 더 푸른데 >堤柳又作黃金枝(제류우작황금지) >강둑의 버드나무는 또다시 금빛 가지를 틔우네 >畵船蕭鼓橫渡頭(화선소고횡도두) >북소리 요란한 놀잇배는 나룻가에 정박해 있고 >碧蘅紅杜生芳洲(벽형홍두생방주) >푸른 족두리 붉은 두견화는 모래섬에 피었는데 >蕩漿歸來夕陽邊(탕장귀래석양변) >해저무는 강가에 상앗대 노를 저어 돌아오다가 >回頭忽見來沙鷗(회두홀견래사구) >고개돌려 문득 모래밭에 내리는 갈매기를 보네 == 모춘일여백윤동유망원정유감(暮春日與伯胤同遊望遠亭有感)[* 저문 봄 백윤과 함께 망원정에서 노닐다가 느낌이 있어.] == >望遠亭前三月暮(망원정전삼월모) >망원정 앞에 춘삼월이 저무는데 >與君携酒典春衣(여군휴주전춘의) >그대와 술 마시려 봄옷 잡혔네 >天邊山盡雨無盡(천변산진우무진) >하늘가 산은 다하여도 비는 그치지 않는데 >江上燕歸人未歸(강상연귀인미귀) >강의 제비는 돌아가도 사람은 돌아가지 못하네 >四顧雲煙堪遺興(사고운연감유흥) >안개를 돌아보니 흥을 풀 만한데 >相從鷗鷺共忘機(상종구로공망기) >갈매기와 서로 좇아 사심을 잊는다 >風流似慰平生願(풍류사위평생원) >이 풍류가 평생의 소원을 위로할 듯하니 >莫向人間學是非(막향인간학시비) >인간 세상 시비를 배우지 마세 == 봉갱어제사설화백지사장(奉賡御製賜雪花白紙四張)[* 임금이 지은 글과 설화백지 4장을 내려 주신데 대해 받들어 화답함.] == >條風颯颯瓦簷鳴 >조풍이 삽삽하니 기와얹은 처마가 우는데 >忽覺終宵細雨聲 >홀연 밤새 가랑비 소리임을 깨달았네 >多病倦看身體冷 >병이 많으나 간호함에 게을러 신체는 차고 >凌晨坐待日華晴 >이른 아침 앉아서 해가 뜨기를 기다리네 >衰顔短髮同枯槁 >쇠약해져 핼쑥해진 얼굴과 짧은 머리털은 함께 마른거와 같고 >美景良辰幾轉更 >아름다웠던 모습의 좋은 시절은 거의 바뀌어 >藥鼎響時心獨亂 >약 달이는 솥이 끓어서 소리가 날 때 마음은 홀로 심란하네 >君恩賜處眼雙明 >임금의 은혜 내려 주던 곳 두 눈은 반짝였고 >娟娟此物非常品 >고운 이 물건은 평범하지 않은 물품이니 >耿耿孤懷不奈驚 >근심스럽고 외로운 마음은 어찌할 바 몰라 놀라고 >爲染兎毫題此久 >토끼털(붓)을 적시어 이것을 쓴지 오래이네 >不知詩興動盈盈 >모르는 새 시흥이 걸핏하면 가득해지로다 [각주] ---- [include(틀:문서 가져옴, title=월산대군, version=1405, paragraph=8, title2=월산대군, version2=1405, paragraph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