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Path of Exile]] [include(틀:프로젝트 문서, 프로젝트=나무위키 인디 게임 프로젝트)] [목차] [[Path of Exile]]의 스토리를 정리한 문서. 상위 항목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패스 오브 엑자일은 대부분의 설정을 아이템과 각종 서적 등 세계관 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배경인 레이클라스트가 문명이 퇴보하면서 기록이 소실된 곳이라 이러한 정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액트 5에서 볼 수 있는 이노센스와 신에 대한 성화 내용들은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2018년 현재까지도 개발사인 GGG에서는 모든 역사를 종합한 글을 내놓은 적이 없으므로, 이 문서에서는 [[https://pathofexile.gamepedia.com/History_of_Wraeclast|POE 위키에서 정리한 내용]]과 POE 서브레딧에서 모아놓은 [[https://www.reddit.com/r/pathofexile/comments/5vhlq0/complete_compilation_of_all_poe_lore/|설정집]]을 참고한다. 세계관 내에서 이용되는 연도 표기는 I.C. (Imperialus Conceptus)로, 영원의 제국(Eternal Empire)의 건국 연도를 1 IC로 한다. 그 이전의 연도는 BIC (Before Imperialus Conceptus)라고 표기한다. 아래 나오는 지명과 인명 중 대부분은 게임 내의 장비나 카드 등 아이템과 연관성이 있다. 실제로 그런 아이템들의 설명 텍스트가 유저들이 설정을 정리하는데 있어 주요 자료가 된 경우도 많다. = 레이클라스트의 역사 = == 신들의 시대 (연대 미상) == 고대에는 필멸자도 사람들의 숭배를 받으면 신성을 얻어, 육체를 포기하는 대가로 불멸자로 각성할 수가 있었다. 이들은 신이라고 불리우며, 각성 후에도 인간의 형상을 한 자들도 있었지만 동물이나 다른 형태를 취하는 신들도 있었다. 한 여자[* "미러 오브 칼란드라" 화폐 아이템의 그 칼란드라라는 설이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가 이노센스(Innocence)와 신(Sin)이라는 두 아들을 낳았다. 이노센스는 고귀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으나 신은 반항심이 강했고 거짓말을 잘 하는 아이였다. 어느 날 신은 생선을 훔치고 나서 이노센스를 구타하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이노센스는 이를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결국 사람들은 신을 정화하기 위해 불에 태워 버리기로 한다. 신의 육체는 타들어가면서 재와 연기가 되어,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 안에 깃들었다. 그들은 광기에 휩싸여 서로를 죽이고 마을을 불태웠다. 이 날를 계기로 이노센스는 신의 재가 닿는 모든 곳을 자신의 불로 정화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액트 5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 성화의 내용이다.] 시간이 흐른 후, 불멸자가 된 Sin은 짐승(The Beast)이라는 거대 생물을 창조한다. 이 짐승은 (Sin 자신을 포함한) 모든 신들의 힘을 흡수했고, 권능을 빼았긴 신들은 모두 긴 잠에 빠진다. 더불어 필멸자가 새로운 신으로 각성하는 것도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짐승 또한 레이클라스트 내륙의 산 아래에 잠든 이후, 산과 융합한 듯한 짐승의 육체는 어떠한 이유인지 여러 종류의 보석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훗날 이 산에는 그 보석을 채광하기 위한 광산이 만들어지고 그 옆에는 하이게이트(Highgate)라는 도시가 생긴다. == 바알 제국 (? ~ 400 BIC) == 바알 문명의 시초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다. 바알 제국에서도 신들은 숭배받았지만 이미 전설이 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짐승 창조 이후 시간이 흐른 이후라고 추측할 뿐이다. 바알은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했던 것으로 보이며, 레이클라스트 내륙에 있는 고대 피라미드와 기계형 병기 등을 건설했다. 기록에 따르면 제국의 수도는 아잘라 바알(Azala Vaal)이라는 도시였고 인구는 수백만 단위였다고 한다.[* 바알의 관한 내용 중 상당량은 액트 3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 문서에 기반한다. 이외에는 바알 관련 유니크 아이템의 텍스트로 알 수 있는 내용도 많다.] 바알은 짐승이 잠든 산에서 나오는 보석에 마력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아낸 첫번째 문명이다. 그들은 이 보석을 마지의 눈물(Tears of Maji)라고 불렀으며, 이를 이용해 각종 마법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바알 문명에서는 보석의 힘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육체에 심는 일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혼을 모아서 위력을 증대시키는 특수한 종류의 보석인 바알 젬(Vaal Gem)을 발명한 것도 바알의 학자들이다. 이 보석을 다루는 기술을 통틀어 마법(thaumaturgy), 그리고 이를 연구하는 자들을 마법사(thaumaturgist)라고 불렀다. BIC 900년경, 바알 제국은 아즈메리 산맥(Azmerian Ranges)에 진출하여 그곳에 살고 있던 아즈메리(Azmeri) 원주민들과 조우한다. 이때까지 아즈메리는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수렵채집사회였으나, 바알의 지도 아래 농경 기술을 갖추고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허나 바알은 아즈메리에게 각종 지식을 전수하면서도, 마지의 눈물에 대한 것은 일체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 앗지리 여왕 (400 BIC) === BIC 400년경 바알 제국은 앗지리(Atziri) 여왕이 통치하고 있었다. 앗지리는 매우 아름다웠고 허영심이 강했다고 한다. 또한 잔혹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자신을 반대하는 신하들을 가차없이 죽였다. 앗지리 여왕은 영생과 영원한 젊음에 관심이 있었다. 동시대에 제르피(Zerphi)라는 바알 귀족이자 연쇄살인마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이 있었는데, 무려 168세까지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체나이는 20세에 머물러 있었다. 제르피가 피해자의 젊음을 흡수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생각한 앗지리는, 제국의 수석 마법사 도리아니(Doryani)를 시켜 16세와 26세 사이의 수많은 백성들을 붙잡아 실험을 시작했다. 이때 희생된 젊은이들의 수는, 그 이름으로 책을 채울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바알 백성들에게 앗지리는 여신과도 같았기에, 자신이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을 것을 알면서도 앗지리를 찬양하면서 죽어간 이의 기록도 있다.[* 게임을 하다가 타락한 지역에 들어가면 보스방 안에 바알 관련 내용을 담은 두루마리가 랜덤으로 하나 있는데 그 내용들 중 일부다. 또한 앗지리 맵 조각에 붙어있는 텍스트가 희생자들이 남긴 글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광기어린 실험은 바알의 귀족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켜, 도리아니를 암살하려 하다가 외려 본인이 처형당한 신하들도 있었다. 실험대상의 수가 모자라기 시작하자, 바알 제국은 모든 범죄를 사형으로 처벌하게 한 다음 백성들을 마구 잡아들였다.[* Vaal Sentencing 유니크 아이템의 텍스트.] === 멸망 (400 BIC) === 수백년을 지속해온 바알 제국의 멸망은 하룻밤만에 벌어졌다. 어떤 사료도 정확한 경위를 묘사하고 있지는 않으나 도리아니가 시도했던 어떤 실험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액트 3 도서관 퀘스트를 하면 시오사가 바알의 멸망에 관련된 내용을 번역해준다.] 도리아니는 보름달이 찬 어느 밤 보석을 모아서 그의 "요람"을 가득 채웠고, "교섭"(communion)이라 불리우는 모종의 의식을 시도했다. 그는 만일 실패하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일을 강행했다. 그 의식은 "악몽", 그리고 "짐승"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어떠한 존재를 깨웠고, 그 여파로 앗지리와 도리아니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주민들은 악몽 같은 것에 휩싸여 사람이 아닌 무언가로 변해버렸다.[* 이 존재는 시오사의 책에서는 "짐승"이라고 불리고 카타리나는 "악몽"이라고 부른다. 정황상 이는 Sin이 신들을 봉인하기 위해 만들었던 그 짐승이 거의 확실하다. 도리아니의 실험은 아마 다시 인간이 불멸신으로 각성하는 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 짐승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이 때 짐승이 상처를 입으면서 신들의 봉인이 약해졌을 수도 있다.] 다만 앗지리의 영혼은 보존되어 어떤 악몽의 차원에 가두어진다. 해가 뜨고 나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바알 생존자들은 아즈메리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향했다. 재산과 가족, 모든 것을 잃은 생존자들은 그 꼴이 말이 아니었고 이미 미쳐버린 생존자도 있었다. 아즈메리는 그 난민들을 받아들여 보살펴 주었으나, 그들 중 누구도 어째서 바알 제국이 하룻밤에 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 때 아즈메리 문명에 흡수된 바알 생존자들은 정확히 3162명이었다고 한다.[* The Ancients 텍스트에 나온다.] == 영원의 제국 (1 ~ 1336 IC) == === 태동기 (1 IC) === 이후 아즈메리 민족은 산 속에서 조용히 살아갔다. 옛 바알의 영토들은 금지된 땅으로 지정하고 드나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400년이 지난 후, 타커스 베루소(Tarcus Veruso)라는 양치기 소년이 아즈메리의 지도자가 되어 금지된 땅으로 내려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라는 계시를 받는다.[* 엘리온이 말해주는 제국의 개국신화다.] 베루소는 8만 명의 아즈메리를 이끌고 아잘라 바알의 폐허 위에 사안(Sarn)이라는 새 도시를 세운다. 그곳을 수도로 영원의 제국(The Eternal Empire)을 건국하며 자신이 초대 황제가 된다. 이후 제국군(Legionnaires)을 창설하고 고대 전투병기들이 여전히 들끓던 옛 바알 영토를 수복하면서 제국의 영토를 늘린다. 베루소 황제는 바알 제국이 피와 청동에 눈이 멀었었다고 말하며, 바알의 모든 학문과 기록들을 말살한다.[* 바알 멸망의 계기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에 따라 보석 마법은 금지되었고, 남아있던 마지의 눈물들은 파괴하기엔 너무 위험했기에 대신 하이게이트의 광산에 다시 매장해버린다.[* 여담으로 게임 시점에서는 하이게이트 광산(즉 짐승이 잠들어 있는 산)에 "베루소 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 프레시우스 왕조 (35 ~1318 IC) === 베루소는 자신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았다. 거대한 미궁을 건설한 다음 이 미궁의 시험에서 살아 나오는 자야말로 황제의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은 승좌(Ascendancy)라 하는 아즈메리 민족의 전통이었으며, 베루소 자신도 제국을 세우기 전 미궁의 시험을 통과하여 아즈메리의 지도자가 된 것이었다. 시험이 열리자 베루소의 외아들을 비롯한 많은 자들이 미궁에서 죽었고, 결국 유일하게 살아서 시험을 통과한 병사 출신 카스피로(Caspiro)가 제 2대 황제가 되었다.[* 어센던시 업데이트에서 미궁 컨텐츠가 추가되기 전까지는 카스피로가 베루소의 아들이라는 것이 공식설정이었으나 이후 본문 내용처럼 바뀌었다.] 허나 카스피로 황제는 얼마 가지 않아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존재(dark being)에 의해 살해당한다. 동시에 제국 전역에 걸쳐 끝나지 않는 밤이 지속되기 시작한다. IC 35년, 알라노 프레시아(Alano Phrecia) 장군이 이끄는 제국군이 이 어두운 존재를 어느 폐허 속 깊은 곳에 몰아넣고 봉인하자 끝없는 밤 역시 그친다. 이 존재의 정체와 프레시아가 정확히 어떻게 그것을 봉인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어쨌든 수도 사안으로 돌아온 프레시아는, 마침 뚜렷한 후계자가 없는 왕위에 추대되어 제 3대 황제로 등극한다. 이후 영원의 제국은 약 1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프레시아의 후손들인 프레시우스 왕조의 통치를 받으며 평화로운 시대를 맞는다. 제국의 심장부라고도 할 수 있는 사안 남동쪽 지역이 그들의 이름을 따서 프레시아라고 명명된다.[* 알다시피 본편에서 액트 2의 무대가 되는 지역이다.] 이 1200년간에 대한 기록은 딱히 언급되지 않는 것을 보면 별로 굵직한 사건들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유일하게 따로 언급되는 사건은 "Night of a Thousand Ribbons"가 있다. 1차 사료는 없지만 아이템 등 각종 자료를 기반으로 추측하자면, 황후가 로미라(Romira) 황제의 형제와 간통하여 아들 둘을 낳았고 분노한 로미라는 만찬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복수하려 했다. 로미라는 식인을 했다는 언급이 있기 때문에, 형제나 황후의 아이들을 잡아먹은 것으로 추측된다. 허나 이 일이 있던 날 사안에 "천 개의 화재"가 일어나 도시 전체가 불타고 결국 다시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는데, 로미라 본인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 이자로의 Trial of Burning Rage와 Bronze Inscription에 로미라의 식인 습관이 언급되며, 간통에 대한 내용은 Romira's Banquet 반지의 텍스트에 나온다. 사안 대화재의 언급은 Thousand Ribbons 아이템을 참고. 그런데 로미라 반지와 연관된 카드인 [[https://pathofexile.gamepedia.com/The_Feast|The Feast]]의 일러스트를 보면 분명 여러 사람의 시체를 여러 명이서 뜯어먹고 있는 모습이고, 텍스트는 "나의 남편은 좋은 취향을 가졌었는데, 결국 그렇게 된 건 안됐다"라고 되어 있다. 역으로 본인이 먹혔을지도? ("Had good taste"라는 말은 "취향이 좋았다"라는 말이지만 "맛이 좋았다"라고 직역할 수도 있다.)] 아마 순결의 신 이노센스를 섬기는 제국 성기사단(Templar Order)이 이 기간 중에 창설되었을 걸로 보인다. === 이자로의 미궁 (1318 IC) === 프레시우스 왕조는 근친혼을 통해 가문을 이어갔는데, IC 1300년대 이자로 프레시우스(Izaro Phrecius) 황제 대에 이르러서는 유전병적인 문제가 겹쳐 불임이 되고 만다. 아이를 낳을 수 없던 이자로는 후계자를 찾을 방법을 강구하다가 옛 아즈메리의 승좌 전통을 접하게 되고, 베루소가 그랬던 것처럼 미궁이라는 시험을 통해 후계자를 색출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아즈메리 시대의 그것보다 더욱 거대하고 복잡한 함정으로 가득찬 미궁이 건설된다.[* 어센던시 직업으로 승급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통과해야 하는 미궁이 바로 이것이다.] 이것을 언짢게 바라보고 있는 자들이 있었으니, 바로 페란두스(Perandus) 가문이었다. 페란두스 가문은 제국에서 가장 부유한 상인 가문으로, 베루소 황제 시대에 창업한 페란두스 시장과 무역을 통해 제국의 상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자로 대에는 사안의 경제를 지배하다시피 하는 상황이었고, 가주인 카디로 페란두스(Cadiro Perandus)가 제국의 재정관을 맡고 있었을 만큼 왕가와도 밀접했으나, 프레시우스 왕조 때문에 막상 황제를 배출하지는 못했다. 이자로가 아이를 갖지 못하므로 다음 황제는 제국에 오랫동안 헌신한 페란두스 가문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릴 수 있던 상황인데, 이자로는 온 백성이 참가 가능한 시험을 통해 황제를 뽑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카디로의 조카인 치투스 페란두스(Chitus Perandus)는 특히 야망이 큰 젊은이였다. 미궁 계획에 분노한 치투스는 이자로를 암살하려고 시도하지만 세번의 시도 모두 무산되었다. 결국 미궁의 건설을 저지할 수는 없었고, 치투스는 그렇다면 자신이 미궁을 통과하여 황제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사안 최고의 검사 크레 파아블러드(Kre Faarblood) 아래에서 고된 훈련을 시작한다.[* 여담으로 파아블러드는 귀족 가문에서 파문당한 행세를 하던 천민 출신이었는데, 치투스를 훈련시키다가 이를 털어놓는다. 치투스는 천민들이 귀족에게 기어오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카디로에게 파아블러드를 재판에 처해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이들 내용은 치투스가 카디로에게 보낸 서신에서 나오는데, 이 서신들은 게임 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실제로 양피지에 인쇄되어 하이게이트급 서포터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되었다. [[https://www.pathofexile.com/forum/view-thread/1538608|여기서 볼 수 있다.]]] 이자로는 미궁의 비밀을 지키고자 함정들을 개발한 공학자 서질(Xirgil)을 처형했으나[* Xirgil's Crank의 텍스트를 보면, 함정을 해제하는 방법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고 했다는데 그 말이 유언이었다.(...)], 페란두스 가문은 공사 감독관들을 매수해 미궁의 구조를 비롯해 안의 함정과 괴물들의 종류도 이미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치투스 또한 부하들을 써서 미궁 안에 자신이 쓸 보급품 등을 숨겨 놓았고, 입막음을 위해 부하들마저 죽여버리는 철저함을 보였다. IC 1318년, 마침내 미궁이 완성되고 시험이 개최된다. 시험에서 있었던 일은 책이나 대화집이 아닌 미궁에 남은 시로 기록되어 있다.[* 플레이어가 미궁을 돌다 보면 반원형 방이 여러번 나오는데, 높은 확률로 거기에 시집의 일부가 놓여 있다.] 영원의 용사(Eternal Champion)이라고 불리운 첫 번째 도전자[* 미궁 한정으로만 드롭되는 유니크 아이템 중 Spine of the First Claimant가 바로 저 용사의 척추(...)를 보존해 무기화한 물건이다.]를 비롯한 많은 도전자들이 함정에 무참히 당하는 와중에, 치투스는 에조미르(Ezomyr) 출신의 전사 한 명을 만나 잠시 협조하기로 한다. 치투스의 보급품 및 미궁 지식과 에조미르 전사의 전투력이 합쳐져 이들은 남들보다 앞서 나간다. [* 아이러니하게도 치투스는 시험 전날 카디로에게 보낸 서신에서 "에조마이트 도전자들 중 하나가 우승하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끔찍할지"라고 썼었다.] 그들은 서로의 목숨을 여러번 구해주며 미궁을 헤쳐 나갔으나, 결국 마지막에 치투스는 전사를 속여 독약을 먹임으로서 그를 배신하고 홀로 미궁의 정복자가 된다. IC 1319년, 황제로 즉위한 치투스 페란두스는 첫번째 어명으로 이자로를 미궁에 처넣고 입구를 봉인한다. === 치투스 황제와 말라카이 (1319 ~ 1333 IC) === 치투스의 통치 아래 제국은 오랫동안 금지되어 왔던 마법의 사용과 연구를 재개했다. 이 연구를 이끈 사람은 치투스의 최측근 중 하나인 말라카이(Malachai)라는 자였다. 그는 아즈메리 선조들이 바알 제국의 지식을 봉인한 것은 실수였다면서, 그들이 연구하던 보석을 기술 발전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마법 사회(thaumatocracy)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대때부터 보석을 가리켜 버츄 젬(virtue gem)이라는 이름이 통용되기 시작한 듯 하다. 마침 치투스는 제국의 영향권을 늘리려고 정복 전쟁을 치르는 중이었기 때문에, 나마카누이(Ngamakanui), 에조미르(Ezomyr), 그리고 마라케스(Maraketh) 등 주변국에서 잡아온 노예들이 하이게이트 광산에서 보석 채굴에 동원되었다. 베루소가 매장했던 보석들을 도로 꺼내온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치투스가 원래부터 바알 마법을 발굴할 생각이 있었는지, 아니면 말라카이가 치투스를 설득한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자신의 연구실(Eternal Laboratory)에서 말라카이는 보석 마법에 심취하였고, 마법의 본질은 상상의 것(what is imagined)을 현실의 것(what is real)으로 변환시키는 힘이라는 이론을 정립한다. 이후 그는 라즈와(Lazhwar)라고 하는 제국 교회 대주교가 금지된 보석마법을 이용하여 소우주를 창조하는 실험을 비밀리에 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실험을 참고하여 꿈 기구(Reverie Device)라는 장치를 만든다. 이 장치 안에 지도(Map)라고 불리는, 어떤 좌표가 그려진 그림을 넣으면 그 좌표에 해당하는 세계를 생성하고 그곳에 방문할 수 있게 되는 놀라운 기계였다. 좌표만 있다면 과거의 세계로 갈 수도 있고 기억이나 꿈 등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곳으로 갈 수도 있었다. 즉 말 그대로 꿈을 현실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 말라카이는 본인도 알 수 없는 본능이 시키는 대로 좌표를 그려냈고, 그걸 꿈 기구에 넣고 가동하자 어떤 악몽 같은 세계가 열리는 경험을 한다. 역사학자 이시우스 페란두스(Icius Perandus)가 번역해낸 도리아니의 기록을 통해 말라카이는 보석의 원천인 짐승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자신으로 하여금 꿈 기구와 좌표를 만들게 한 것이 그 짐승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한편으로 말라카이는 바알 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인체실험을 통해 버츄 젬을 인간의 몸에 심는 기술을 복원했다. 몸에 보석을 단 자들은 젬링(gemling)이라고 불렸으며, 이들이 얻은 마력과 신체능력은 도구를 매개체로 펼치는 보석마법보다 배로 더 강력했다. 버츄 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보석 이식 수술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대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음악가들은 더 빠르고 유려한 연주를 하기 위해 손에 버츄 젬을 박았고, 치투스 시대의 성악가 칼리사(Kalisa)는 목젖에 이식을 받았는데 그의 공연은 마치 목소리가 심장을 잡아끄는 듯할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전한다.[* 시인 빅타리오(Victario)의 기록. 액트 3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제국군에도 젬링 부대가 속속 창설되었는데 젬링 군인들은 먹거나 잠을 자지 않아도 되었으며, 젬링 한 명이 정예 에조마이트 전사 4명을 쓰러트릴 정도였다고 한다. 젬링들은 악몽에 시달리거나 하는 부작용을 겪었으나 대부분 보석을 적출하지 않고 참으면서 서서히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갔다.[* 빅타리오의 친구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로렌지(Lorenzi)는 후유증을 없애는 약이 있었음에도 보석의 효능을 잃고 싶지 않아 복용하지 않고 결국 친구도 못 알아보는 신세까지 갔다고 한다.] 치투스 황제는 신의 홀(笏)(Sceptre of God)에서 수많은 여자들을 거느리고 살다가 싫증나면 신하나 귀족에게 넘겨주곤 했다. 첩 중에 디알라(Dialla)라는 호기심 많은 여인이 있었는데, 어느날 치투스의 심기를 거스르는 질문을 했다가 말라카이에게 실험체로 넘겨져 버린다. 그러나 말라카이와 디알라는 사랑에 빠졌고, 말라카이는 그녀에게 심혈을 기울여 많은 보석을 이식하고 젬링 여왕(Gemling Queen)으로 재탄생시킨다. 말라카이에게는 Godless Three라고 하는 세 명의 측근이 있었다. 각각 심문관 말리가로(Inquisitor Maligaro), 엄브라의 샤브론(Shavronne of Umbra), 그리고 도이드리 스타마티스(Doedre "Darktongue" Stamatis)로, 셋 다 버츄 젬의 용법을 (안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는 데 공헌하였다. * 말리가로는 죄악의 방(Chamber of Sins)라는 개인 연구 시설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보석을 몸에 박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보석의 정수만을 끄집어내 신체와 융합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여기에 쓰기 위해 개발한 주사바늘이 말리가로의 침(Maligaro's Spike)이라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는 성공하지 못했고 실험에 자원한 말리가로의 연인 라울로(Raulo)를 괴물로 만들어버리는 결과만 낳았다.[* 이 괴물이 챔버 오브 신즈 2층에서 만나는 중간보스 Fidelitas다.] * 샤브론은 인간의 육신 자체에 관심이 있어 각종 신체개조를 연구했다. 제국군의 마세우스 라이온아이(Marceus Lioneye) 장군의 보석 이식 시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앗지리처럼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바토리 에르제베트|처녀들의 피로 목욕을 하는 등]]의 극악한 짓도 저질렀다.[* [[https://pathofexile.gamepedia.com/The_Offering|The Offering 카드 일러스트]]에 묘사되어 있다.] * 도이드리는 원래 말리가로의 조수였다. 모종의 사건으로 말리가로가 그녀의 혀를 뽑아 버리는 일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영창이 필요없는 마법을 연구하다가 저주 기법을 발전시키게 된다.[* 이걸 반영한 건지, 게임상으로 도이드리 테마 아이템은 Doedre's Tenure 장갑만 빼고 다 저주와 관련된 속성을 지니고 있다. 도이드리 본인이 게임에서 구현된 모습도 저주가 주특기인 보스다.] 이후 그녀는 "Darktongue"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순결 봉기 (1333 ~ 1334 IC) === 당시 제국 성기사단의 기사단장(High Templar)은 테브루스의 볼(Voll of Thebrus)이었다. 그는 보석 마법과 젬링을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법칙을 왜곡하는 죄악으로 여겼다. 볼은 마법을 척결하여 제국의 순결함을 되찾고자 하였고, 뜻이 맞는 제국 고위 관리들과 함께 치투스에 대한 반란을 도모하게 된다. 이를 순결 봉기(Purity Rebellion)라고 칭하며, 주모자들은 다음과 같다. * 볼 성기사단장 * 온다르(Ondar) 사안 시장 * 프레시아 성당의 죠프리(Geofri) 대주교 * 스트라이드볼프(Stridevolf)의 카스토프(Kastov) 총독 * 하이게이트의 아두스(Adus) 사령관 * 민중의 시인 빅타리오 네발리우스(Victario Nevalius) 이들 중 볼, 온다르 그리고 빅타리오는 수도 사안에서 순결의 군대(Army of Purity)를 조직하고 비밀스럽게 민심을 설득하는 등 사안 점령을 위한 밑작업을 실행했다. 아두스 사령관은 하이게이트에 주둔한 제국군을 동원할 준비를 했으며, 죠프리 대주교는 프레시아 성당(Phrecia Cathedral)[* 게임 시점에서는 폐허가 된 Fellshrine Ruins를 말한다.] 근처의 죄악의 방에 있는 말리가로를 암살하려 했으나 낌새를 눈치챈 말리가로에게 역으로 암살당한다. 카스토프 총독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볼은 이뿐만이 아니라 치투스에 의해 억압받고 있던 주변 도시국가에도 도움을 청했다. 나마카누이의 카루이(Karui) 민족의 왕 카옴(Kaom)과 마라케스의 지도자 세케마 데슈렛(Sekhema Deshret)에게 각각 자유를 약속하는 서신을 보냈으며, 에조미르 식민지의 영주 리그월드(Thane Rigwald)에게는 빅타리오를 보내 설득하였다. 세 세력 모두 협조하여 연합군이 창설되고, IC 1333년 이들이 순차적으로 군사를 일으키면서 봉기가 시작되었다. ==== 에조미르 전투 ==== 당시 제국 서부의 에조미르는 가이우스 센타리(Gaius Sentari) 총독의 통치 하에 있었다. 리그월드는 에조미르의 부족들을 규합하여 글라린(Glarryn)[* Glargarryn이라고 표기한 자료도 있다.] 평원에서 센타리의 제국군과 맞붙었는데, 이때 리그월드의 병력이 수많은 깃발들을 휘날리며 싸웠기 때문에 피묻은 꽃(Bloody Flower) 군대라고 불렸다. 사실 영양상태와 장비가 열악한 에조마이트군은 질적인 면에서 센타리의 젬링 군단의 상대가 되지 못했으나 물량과 용맹으로 밀어붙여 센타리를 후퇴하게 만든다. 센타리 총독은 얼마 후 제국 남부 및 바스티리와 수도 사안에서 지원군을 모아 에조미르로 귀환하지만, 리그월드의 군대에게 다시금 패배하고 도망친다. 리그월드는 선조들의 목걸이(Talisman of the First Ones)을 착용하고 그에 반응한 늑대신 그레이트울프(Greatwolf)의 도움을 받아서 도주하는 센타리를 추적하여 죽인 뒤, 병력을 이끌고 사안을 향해 진군한다. 에조미르에서의 제국군 패배는 센타리가 병력을 빼온 지역들의 방위를 허술케 하는 결과까지 낳는다.[* 에조미르 전투 관련 내용은 빅타리오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가끔 나오는 탈리스만 석상에 달린 리그월드의 글귀에 가장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 남해안 상륙전 ==== 카옴 왕이 이끄는 카루이 원정대는 카루이 역사상 가장 큰 군대였다고 한다. 그들은 나마카누이에서 카누를 타고 출발해 레이클라스트의 남동쪽 해안에 상륙한다.[* 상륙지점은 플레이어가 게임 초반에 지나가게 되는 The Coast 지역이다.] 이 지역의 방위군은 마세우스 라이온아이 장군이 지휘하는 젬링 정예부대로 근처 라이온아이스 워치(Lioneye's Watch)[* 게임에서 액트 1 마을인 그 곳이 맞다.]에 주둔하고 있었다. 곧 해변에서 전투가 일어났고 예상대로 같은 숫자의 카루이 전사는 젬링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카옴은 갑작스런 후퇴를 지시한다. 유인작전이 아닌지 의심해볼 만한 상황이었으나, 라이온아이는 카루이가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규율로 금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즉 궁병을 이용한 매복작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그는 젬링들로 방어선을 벗어나 카루이군을 추격하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라이온아이는 원거리 무기에 대한 규율이 카루이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 카옴은 미리 자신의 조카딸 하이리(Hyrri)를 볼에게 보내 궁술을 포함한 전투지식을 익히게 하였다. 하이리가 이끄는 여궁사들은 전장 위 절벽에서 위장한 채 기다리다가, 젬링들이 카루이 본대를 추격하기 위해 방패를 버리자 그들 위로 포화를 퍼부어 몰살시켰다.[* Volley Fire 쥬얼의 텍스트를 보면 "카옴의 장정들"(Kaom's men)이 화살포화를 퍼붓기 위해 대기했다고 나와 있는데, 상술했듯 하이리의 궁수들은 전원 여성이었으므로 엄밀히 말하면 설정에 위배된다.] 살아남은 소수의 젬링들은 카루이 전사들에게 전멸당한다. 카옴은 끝까지 용맹스럽게 싸운 라이온아이를 기리기 위해 그의 목을 혁대에 매달아 다녔다고 한다. 라이온아이스 워치를 점령한 카루이군은 그곳을 거점 삼아 더 많은 지원군을 상륙시킨 뒤, 눈앞의 모든 것을 불태우며 북쪽으로 진군한다. 카옴은 자신의 군대가 마주치는 제국 시민들에게는 일말의 자비도 보이지 않고 빠짐없이 죽였다. 제국군은 지리상으로 방어가 용이한 액시옴 수용소(Axiom Prison)에서 카루이군을 막으려고 계획했다. 샤브론이 액시옴으로 파견되어 수용소를 요새화하고 뒤쪽 Prisoner's Gate에 마법결계를 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샤브론은 액시옴의 감독관 브루투스(Lord Incarcerator Brutus)의 육체를 개조하여 카루이에 맞서 싸울 인간병기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브루투스는 시술 도중 미쳐서 샤브론을 죽여버리고, 수용소의 수감자와 간수들을 가리지 않고 살해한다. 결국 제국군은 브루투스를 수용소 안에 가두고 후퇴한다. 그러나 막상 카루이군은 카누를 타고 내륙이 아닌 해안선을 따라 진군하여, 액시옴을 우회해버리고 브루투스와는 만나지도 않은 걸로 보인다. ==== 바스티리 전투 ==== 볼은 북쪽 마라케스의 지도자 "붉은 세케마" 데슈렛에게 봉기에 협조하는 것을 대가로 제국군이 빼앗은 바스티리 평야(Vastiri Plains)의 목초지를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은 헥터 티투시우스(Hector Titucius) 장군이 지휘하는 바스티리 군단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함정을 준비한다. 마라케스인들은 오랫동안 사막에서 생활했기에 바스티리 사막에 불어대는 모래폭풍의 경로와 시점을 미리 예측할 수가 있었다. 볼은 마라케스 부족들이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국군 첩보원들에게 흘려서 티투시우스의 젬링 군단을 모래폭풍이 닥칠 장소로 유인했다. 모래폭풍과 함께 습격한 데슈렛의 군단은 마치 옥수수밭을 추수하듯 젬링 막사를 쓸어버렸다고 전한다.[* 그리고 데슈렛은 티투시우스의 가죽을 벗겨 안장으로 삼았다고 한다.(...)][* 제국 사학자 가리발디(Garivaldi)의 기록이다. 게임 내에서는 액트 3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는 순결 연대기(Purity Chronicles)에 등장한다.] 바스티리를 되찾은 마라케스군은 이후 사안을 향해 남진한다. ==== 사안 공성전 ==== 해가 바뀌어 IC 1334년, 세 방향의 전선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반란 연합군은 수도 사안에 집결한다. 아두스 사령관이 지휘하는 하이게이트 제국군, 그리고 하이게이트 광산에서 노역하던 광부들도 순결의 군대에 가세했다. 볼 기사단장의 총지휘 아래 연합군은 도이드리와 말리가로를 사로잡아 화형에 처하고[* 도이드리의 사형 선고문은 액트 2 서쪽 숲에서 찾을 수 있다.] 사안을 포위한 다음 공성전에 돌입한다. 치투스는 젬링을 급격히 양산하고 전투에 투입함으로서 방어에 임했고, 실제로 연합군을 상당히 고전시킨다. 교량 전투(Battle of the Bridge)라는 대규모 충돌이 있었으나 어느 쪽도 승리를 거두지는 못한 걸로 보인다. 리그월드는 인간의 군대로는 젬링들의 방어를 뚫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초인적 능력을 얻는 대가로 그레이트울프 목걸이에 자신의 영혼을 바치는 것을 택했다.[* 이후 리그월드는 완전히 빙의되어 늑대왕이 되고, 레이클라스트 곳곳에 있는 고대 목걸이들을 모으기 위해 끝없는 사냥을 하며 살아간다.] 공성전이 지속되고 있던 어느 날, 사안에서는 천 개 리본의 밤(Night of a Thousand Ribbons)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온다르 사안 시장은 이때까지 발각되지 않고 연합군의 내부조력자로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사안이 쉽게 함락되지 않자 자신이 결착을 짓기로 결심하여 축제에 참석한 치투스를 독 묻힌 단도로 찔렀다. 습격당한 치투스는 마지막 힘으로 도끼를 집어 온다르를 반으로 갈랐으나, 독은 손을 쓸 수 없었고 결국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사후 그는 젬링 신하들에 의해 제국 정원(Imperial Gardens)에 묻히고 그 위에는 자두나무가 심어진다.[* 액트 3에서 이 자두나무와 관련된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황제가 죽은 후 제국은 페란두스 가문이 지휘권을 수습하여 방어를 이어가려 했다. 허나 외부의 공세가 계속되고 빅타리오가 이끄는 시민 봉기가 사안의 슬럼가, 부두촌, 그리고 물류창고 구역에서 일제히 일어나자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 말라카이와 디알라는 시민군에게 붙잡히고, 순결의 군대가 사안에 입성하고 재무관 카디로 페란두스가 사안을 대표하여 연합군에게 항복하면서 순결 봉기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다음날 볼 기사단장은 제국의 새로운 황제로 등극한다. === 대격변과 제국의 멸망 (1334 ~ 1336 IC) === 볼 황제가 등극하자 소우주 실험을 행했던 라즈와 대주교는 화형에 처해졌고 말라카이 또한 처형당할 처지였으나, 말라카이는 자신이 레이클라스트의 모든 버츄 젬들을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볼을 설득하여 목숨을 건졌다. 그 방법이란 버츄 젬의 원천인 하이게이트의 짐승을 죽이는 것. 말라카이와 디알라는 사안 북부의 솔라리스 신전(Solaris Temple)에 틀어박혀 짐승을 죽일 랩쳐 디바이스(Rapture Device)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2년이 흐른 뒤 IC 1336년에 랩쳐 디바이스가 완성되고, 볼 황제는 친히 말라카이, 디알라, 그리고 하이게이트 군단을 거느리고 짐승이 잠들어 있는 베루소 산으로 행차한다. 그러나 말라카이는 애초부터 짐승을 죽일 생각 따위는 없었다. 랩쳐 디바이스가 짐승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의 목적은 짐승의 몸 안으로 들어가 짐승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랩쳐 디바이스를 가동하기 위한 연료는 젬링이었기에, 광산 깊은 곳에서 짐승을 찾아낸 말라카이는 디알라의 생명력을 약간 소모하여 짐승의 살갖에 구멍을 내고 몸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정황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점이 많다. 액트 4에서 디알라에게 물어보면 당시 랩쳐 디바이스를 낮은 출력으로 쏜 것은 자신의 생명력을 다 소진하고 죽는 것이 두려워서 그랬다고 하는데, 애초에 말라카이 입장에선 짐승이 죽어버리면 안 되므로 디알라에게 그런 희생을 요구했을 리가 없다. 또한 Crystal Veins 지역에 놓여 있는 말라카이가 랩쳐 가동 직전에 쓴 노트에는 디알라가 자신을 따라오면 죽을 것이기 때문에 안전한 곳으로 보낼 거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 등, 정말로 말라카이가 디알라를 희생하려 했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라카이의 최종 목적은 자신이 꿈 장치에서 보았던 이상과 같은 모습으로 세계를 탈바꿈시키는 것이었던 듯 하다. 새 세상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세의 모든 것을 깨끗이 지워버려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뭘 어떻게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짐승의 힘을 빌려 레이클라스트 전역에 대격변(Cataclysm)이라는 악몽을 불러일으킨다. 그 여파로 마치 세상이 뒤틀리듯 자연재해와 질병과 광기가 레이클라스트 대륙을 뒤덮는다. * 사안의 동상들을 비롯한 각종 무생물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동시에 레이클라스트의 모든 동물들도 골격이 뒤틀리고 성향이 공격적으로 변하는 등 다른 생명체를 죽이기 위해 특화된 모습으로 변한다. 모든 동물이 서로 싸우고 잡아먹으려 드니 자연히 먹이사슬이 붕괴한다. 폭풍이 몰아치고 빗물은 마치 독극물인 양 작물을 죽이는 이상기후가 지속된다. * 레이클라스트의 흙과 물에 타락이 깃들면서 모든 생물체는 사후 좀비화한다. 이 현상은 대격변 이후 300년이 다 된 본편 시점까지도 지속되고 있었다.[* 액트 1에서 주인공이 탄 배가 난파된 직후 해변이 좀비로 들끓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짐승은 생전에 특별한 강함을 지녔던 자들의 영혼을 되살려내 자신을 섬기게 한다. * 말라카이는 짐승의 하수인이 되고 그의 몸은 짐승과 융합된다. 그는 다른 누군가가 칩입하여 짐승을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해, 생전에 자신을 섬기던 말리가로, 샤브론, 도이드리 삼인방의 영혼을 불러일으켜 각각 자신(=짐승)의 심장, 위장, 폐를 수호하게 한다. * 광산 밖에서 대기하던 볼 황제와 그의 군대는 순식간에 뼈와 살이 분리되고[* 액트 4 Dried Lake에 있는 볼이 남긴 최후의 참회글에는 말 그대로 병사들의 살갖이 뼈에서 녹아내렸다고 쓰여 있다.] 언데드가 되어 하이게이트 앞의 마른 호수(Dried Lake)를 배회하게 되었다. * 사안에는 대낮에 칠흑같은 어둠이 내렸고 시민들은 집단광기에 빠졌다. 공포스런 허상에 질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부가 말라붙고 몸에서 촉수가 자라난 사람도 있었다. 제국의 학자들과 귀족들은 서로를 물어뜯고 죽였다. 이 와중에도 젬링들은 비록 미쳤을지언정 살아남아서 언다잉(Undying)이 되었다. 당대의 기록들[* 액트 3 시장터의 노트와 시오사의 회상]은 젬링들의 몸에 박힌 보석들이 이날 유독 환하게 빛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렇게 사안은 한시간만에 멸망했다. * 순결 봉기가 끝난 이후 카루이 민족은 자신들이 정복한 레이클라스트 해안선에 정착했었다. 이들은 근원지에서 조금 더 멀리 있어서 그런지 바로 영향을 받지는 않았으나, 얼마 있지 않아 그들도 질병과 광기에 전염되고 장례를 치른 시체들이 좀비로 되살아나는 등 혼란에 처했다. 질서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던 카옴 왕은 전쟁의 신 투코하마(Tukohama)의 계시를 받아 500명의 전사를 이끌고 짐승이 있는 하이게이트 광산으로 들어간다. 카옴은 그곳에 카루이의 숙적인 욕망의 신 키타바(Kitava)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으나, 결국 짐승에 의해 타락하여 500명의 부하를 모두 죽이고 짐승의 하수인이 되어 광산에 갇힌 몸이 된다.[* 카옴이 서서히 미쳐가는 과정은 액트 4 Kaom's Dream 지역의 석판에 잘 묘사되어 있다.] 카옴이 돌아오지 않자, 500여 가구 남짓한 카루이 생존자들은 하이리의 지휘 아래 나마카누이로 귀향한다. [* 이 때부터 카루이 기록관 라비앙가(Lavianga) 등이 이미 카옴이 타락했다는 추측을 했으나, 하쿠의 말을 들어보면 카루이는 귀향 후에도 카옴을 여전히 신격화하고 있었던 것 같다.] * 대격변의 영향인지 말라카이가 짐승에게 입힌 상처 때문인지 확실치 않으나, 이때를 전후해 잠들어 있던 신들이 일부 다시 활동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부의 신 프로스페로(Prospero)가 대격변 이후 페란두스 가문에게 빚을 지고 죽은 영혼들로 하여금 영원히 페란두스가의 보물을 지키게 하였다는 서술이 있다. 카디로 페란두스는 사안이 항복하기 전 제국의 보화를 대부분 빼돌렸는데, 대격변으로 인해 이 보물들의 위치가 소실되었고 이것들을 프로스페로의 하수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이다. 카디로 본인이 게임 시점에서 살아있는 이유도 프로스페로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카옴이 광산에 들어간 후, 세케마 데슈렛은 레이클라스트에 지속되던 악몽을 종식시키기 위해 키야토(Kiyato) 부족을 이끌고 하이게이트에 도착한다.[* 액트 4 오연의 말로는 데슈렛이 온 것은 카옴이 실종되고 나서 20년 후라고 하나, 카옴도 대격변 후에 광산에 들어갔으므로 그 후 20년이나 기다렸다는 것은 많이 이상하다. 설정오류인 듯.] 그러나 막상 악몽의 근원을 상대하기에는 두려웠던 것인지, 데슈렛은 광산에 들어가는 대신 입구에 부적으로 결계를 쳐서 광산을 봉인하는 데 그친다. 그리고 나서 키야토 부족으로 하여금 광산 밖에 마을을 짓고 입구를 지키며 살아가도록 명령한다.[* 플레이어가 액트 4 마을에서 만나는 마라케스인들이 바로 이 부족이다.] 이후 데슈렛은 마른 호수에서 언데드화한 볼 황제와 싸우다가 죽었고, 그 영혼은 왜인지 광산 안에 묶여있게 된다. 다만 카옴이나 말라카이 등과는 달리 짐승의 하수인이 되지는 않았다. 결국 영원의 제국은 멸망하고, 레이클라스트는 문명이 절멸하고 언데드가 득실거리며 생태계가 망가진 지옥같은 땅이 되고 만다. 하이게이트를 지키는 마라케스 부족처럼 생존자가 있긴 했고, 대격변의 근원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여파가 덜했을 수도 있으나 대격변 이후 레이클라스트에서 부족 사회 이상의 규모를 이룬 집단은 기록된 바 없다. == 오리앗 성기사단 (1336 IC ~ ) == 대격변이 있기 전, 카루이 해군은 레이클라스트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오리앗(Oriath) 섬을 정복할 심산으로 해상봉쇄하고 있다가 대격변이 닥치면서 철수한다. 대격변은 바다 건너까지는 영항을 미치지 않아서 오리앗은 막상 아무 피해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오리앗인들은 레이클라스트 본토에 나와보고 나서야 제국이 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록 제국은 없어졌지만 식민지였던 오리앗에도 제국 교회는 진출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회의 지도 계층인 성기사단이 권력을 잡는다. 따라서 오리앗은 성기사단장이 최고권력자인 철저한 신권정치사회를 이루게 되며, 제국 성기사단이 그랬던 것처럼 마법을 엄격히 금지한다. 이후 약 270여년간 오리앗은 수도 테오폴리스(Theopolis)를 중심으로 발전해 간다. 그간 레이클라스트와는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 것 같지만 본편 시점에서 카루이들을 노예로 부리고 있는 것을 보면 언제 나마카루이와 전쟁을 치른 듯 하다. === 다레소와 머베일 (~1500 IC) === 테오폴리스에서는 그랜드 아레나(Grand Arena)라는 원형경기장에서 열리는 검투사의 결투 및 맹수와의 싸움 등이 인기있는 볼거리였기 때문에, 이런 경기에 참여시킬 목적으로 어릴적부터 싸움꾼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이 많았다.[* 테오폴리스는 로마 제국에게서 영감을 받은 듯한 점이 많은데,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이 설정이 대표적이다.] 다레소(Daresso)라는 소년도 그들 중 하나였다. 다레소는 13세 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서 맹수를 죽였고, 15세 때부터는 사람을 상대로 싸우기 시작했다. 수많은 상대를 죽여 가며 승리를 거듭한 끝에, 다레소는 그랜드 아레나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고, 그곳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귀족 머베일(Merveil)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다레소는 머베일에게 구애하겠다는 집념으로, 한시간에 걸친 혈투 끝에 아레나의 챔피언을 쓰러트리고 검제(Sword King)가 된다. 다레소는 아름다운 루비 목걸이를 바치며 머베일에게 청혼하고 역시 다레소에게 반한 머베일은 청혼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다레소가 선물한 목걸이의 보석은 사실 버츄 젬이었다. 원래 200여년 전 제국의 성악가 칼리사의 목에 이식되었던 그 보석인데, 누군가가 레이클라스트에서 보석을 회수해 목걸이로 만들었던 것이다. 머베일은 목걸이를 착용한 이후 칼리사의 것과 같은 천상의 목소리를 얻어 오리앗의 공연장에서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녀의 정신은 서서히 버츄 젬에 잠식되었고 신체적으로도 마치 오징어와 같은 징그러운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다레소는 반드시 머베일을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그녀를 되돌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 레이클라스트로 떠났다. 하지만 이미 보석의 영향에 사로잡힌 머베일은 해독제 따위는 원치도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한 사이렌이 되어 버린다. 오리앗에서 쫒겨난 머베일은 레이클라스트 해안의 어떤 동굴에 자리잡고 앰브로시아(Ambrosia)와 아마리사(Amarissa)를 비롯한 수많은 새끼를 밴다. 그녀는 다레소를 기다리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지나가는 배들을 유인한 다음 선원들을 잡아먹었다. 이 때문에 그녀의 동굴 주변에는 좌초된 선박들이 가득한 "유령선의 무덤"(Ship Graveyard)이 생기고 뱃사람들이 꺼리는 지역이 된다.[* 여담으로 다레소가 선물한 그 목걸이는 Star of Wraeclast로, 게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제작 레시피가 따로 존재하는 몇 안되는 유니크 아이템 중 하나. 버츄 젬이 박혀 있다는 설정을 반영하여, 착용하면 레벨 20짜리 Illusive Warp라는 고유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순간이동을 하면서 있던 자리에 얼음을 생성하는 스킬인데, 보다시피 머베일이 보스전에서 사용하는 바로 그 이동기다.] 한편 레이클라스트로 떠난 다레소는 그대로 실종되었다가, 100여년이 지난 후 하이게이트 광산을 지키는 영혼의 모습으로 발견된다. 아마도 레이클라스트에서 해독제를 찾다가 죽은 뒤 짐승/말라카이에 의해 되살려져 짐승의 하수인이 된 듯 하다.[* 오연에게 이 점에 대해 물어보면 다레소가 살아 생전에 하이게이트로 들어갔던 흔적은 전혀 없다고 한다. 광산에서 죽은 건 아닌듯.] === 셰이퍼 (~1580 IC) === 1580년대의 오리앗은 베나리우스(Venarius) 성기사단장이 통치하고 있었다. 베나리우스는 볼 황제보다도 더 마법 연구에 엄격하여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학자들은 비밀 재판에 처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베나리우스와 그의 심문관들은 테오폴리스의 한 연구소에다 기계 부품들이 담긴 상자를 가져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어떤 학자에게 기계를 재조립할 것을 명한다. 사실 그 기계는 수세기 전 말라카이가 완성했던 꿈 장치였다. 기사단이 레이클라스트 출정에서 망가져 있는 것을 발견하여 회수해 온 것이었다. 이름없는 학자는 꿈 장치를 복원하면서 상상 이상으로 현실적이고 생생히 기억에 남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는 꿈속에서 광활한 평야와 도시보다 커다란 동굴,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을 누볐다. 이윽고 학자는 꿈의 길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자각몽]]을 꿀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기억력 저하와 함께 꿈과 현실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현상을 경험한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학자는 자신이 꿈이 또 하나의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꿈속의 해변에서 모래사장을 밟아보기 위해 신발을 벗었는데 깨어나보니 신발을 찾을 수 없는가 하면, 역사책에서나 보던 바알 제국의 제사장을 닮은 꿈속의 신전에서 가시덤불을 뜷고 도망쳤는데 깨어나보니 옷은 찢겨져 있고 몸에는 상처가 나 있었다. 학자는 자신의 경험을 비밀에 붙이려고 했으나 베나리우스는 이미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뒤였다. 심문관들은 학자의 어린 딸을 데리고 연구실에 들이닥쳐서는, 그가 본 것을 자신들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면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자신이 마법을 사용한 이교도로 낙인찍히고 딸과 함께 유배당할 것을 직감한 학자는 심문관들이 꿈으로 접어드는 순간, 딸의 손을 잡고 꿈 장치를 바닥에 내리쳤다. 장치가 박살나자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듯 연구실은 울렁이기 시작했고, 심문관 중 한 명이 학자의 어깨를 붙잡았다. 이대로 있으면 꿈 공간으로 끌려들어간다고 생각한 학자는 딸을 구하기 위해 잡은 손을 놓는다. 학자는 자신이 있던 현실도 꿈도 아닌, 소우주들 사이의 어떤 공허한 공간에 빠진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깨어난 그는 꿈 장치 없이도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게 되었다. 학자는 오리앗에 두고 온 딸과 자신이 죄악 없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낙원같은 우주를 창조하겠다고 결심한다. 학자의 아내는 아이를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아 죽었기 때문에, 그의 재산은 압수되고 고아가 된 학자의 딸은 부잣집의 양녀(라지만 사실상 하녀)로 들어간다. 어릴적부터 왕성한 호기심을 지녔던 딸은 심문관들이 미처 압수하지 않은 학자의 연구일지를 탐독하며 자랐고, 특히 꿈 장치와 그것을 가동시키는 지도라는 물건에 대한 기록들이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딸은 그 호기심을 수상하게 여긴 기사단의 감시대상이 되었고, 베나리우스를 이어 도미누스(Dominus)라고 하는 강경 탄압파 인물이 새 기사단장으로 등극하자 일찌감치 오리앗을 떠나 레이클라스트로 향한다. === 파이티와 도미누스 (1597 ~1600 IC) === 도미누스 시절 테오폴리스에는 비니아(Vinia)라고 하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마법에 비상한 재능과 관심이 있어 낮에는 매춘부로 일하고 밤에는 마법 지식을 쌓으며 살아갔다. 그러다 결국 흑마술을 다룬 죄로 화형에 처하게 되었으나, 형이 집행되기 전날 자백을 들으러 왔던 도미누스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눈 뒤 사면되고, 돌연 도미누스의 최측근으로 지위가 오른다. 세간에서는 비니아가 도미누스와 잠자리를 같이 했을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비니아가 물건을 자주 사가던 가게의 점주 클라리사(Clarissa)는 아마 파이티가 레이클라스트에 묻혀 있는 마법에 관한 어떤 비밀을 도미누스에게 알려준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도미누스는 비니아에게 과거의 죄스러운 생활을 청산하는 의미로 파이티(Piety; 독실함)이라는 새 이름을 내린다. 도미누스는 파이티와 그녀의 조수 빌렌타(Vilenta)에게 마법에 대한 실험적 연구를 지시하는 한편, 다바로(Davaro) 기사와 박물관장 에라미르(Eramir)를 시켜 각각 바알 제국과 영원의 제국에 대한 사료들을 수집 및 정리하기 시작한다.[* 다바로의 기록은 타락한 지역의 Research Journal 4편에 걸쳐 남아 있다. 그는 바알 제국의 영토가 오리앗에도 걸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나 결국 앗지리 여왕의 영혼에 홀려 인신공양을 저지르고 최후에는 앗지리와 함께하기 위해 자결해버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범죄를 저지른 오리앗 시민들을 레이클라스트로 대거 추방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다. 도미누스는 이를 이용해 자신의 진보적 신권정치(progressive theocracy)에 반대하는 모두를 추방시켜 권력을 다진다. 이 정책은 1597년에서 1600년 사이 계속적으로 실시되었는데, 각종 어거지 신성모독죄를 비롯해 방조죄와 절도죄까지 별의별 죄목이 다 추방 사유가 되었다.[* 라이온아이스 워치 마을 옆에 있는 유배 선고(Letters of Exile)을 읽어보면 여러 유배자들의 명단과 죄목을 볼 수 있다.] 오리앗 출신 유배자들을 가득 실은 배들이 밀려 들어오면서 레이클라스트의 인구는 300년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많은 유배자들이 황량하고 잔인한 그곳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갔으나, 라이온아이스 워치의 폐허나 옛 사안 장터 등에 나름대로 마을을 이뤄 새 삶을 시작하는 자들도 있었다.[* 게임에 등장하는 마을 NPC들은 [[Path of Exile/등장 지역]] 참조.] 특히 레이클라스트에서 몇년간 살아남으며 기술을 갈고 닦은 다음 8명의 생존자들은 "버림받은 대가들"(Forsaken Masters)이라 불리게 된다.[* 보다시피 레오만 빼고 플레이어의 기본 직업마다 한 명씩 대응되는 마스터가 있다. 하쿠는 머로더, 엘리온은 템플러, 카타리나는 위치, 토라는 레인저, 보리치는 섀도우, 베이건은 듀얼리스트, 그리고 자나는 사이온이다. 게임 시스템상으로 별다른 의미는 없다.] * 갑옷의 대가 하쿠(Haku, Armourmaster) - 카루이인이며, 전투 장비의 장인이다. 레이클라스트에서는 키타바 신에게 잡힌 옛 카루이의 원혼을 풀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 전승의 대가 엘리온(Elreon, Loremaster) - 유배당하기 전에는 기사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지와 목걸이 등의 마법 장신구의 장인. 레이클라스트를 돌며 고대 유물들을 보존하고 해로운 유물은 파괴하고 있다. * 망자의 대가 카타리나(Catarina, Master of the Dead) - 네크로맨서로서, 마법 시전과 소환술을 다룬다. 소환/강령술은 물론 죽음 자체를 "예술"이라 부르며 연구하고 있는 것 같다. * 사냥의 대가 토라(Tora, Master of the Hunt) - 활과 지팡이 등 원격무기의 장인. 레이클라스트의 동물들에게 깃든 타락성을 퇴치하려 하고 있다. * 암살의 대가 보리치(Vorici, Master Assassin) - 버츄 젬의 장인(Geomancer). 정확히는 장비에 버츄 젬을 박아넣는 기술을 연마한 것으로, 보석을 인체에 박는다던가 하는 것은 그조차도 모른다. 의뢰를 받아 암살 및 각종 정보 탈취를 하고 있다. * 투기의 대가 레오(Leo, Master of the Arena) - 전투기술의 장인. 레이클라스트에 문화와 영광에 대한 낭만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버려진 지 오래인 사안 투기장을 되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 무기의 대가 베이건(Vagan, Weaponmaster) - 근접무기의 장인. 레이클라스트를 하나의 거대한 훈련장으로 여기고 있으며, 다른 유배자들의 전투술을 훈련시키고 있다. * 지도의 대가 자나(Zana, Master Cartographer) - 지도제작의 장인. 꿈 장치를 개량한 고성능의 "지도 장치"(Map Device)를 개발했다. 어떤 존재가 지도의 세계들을 타락시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 이에 맞설 방법을 찾고 있다.[* 여담으로 3.0 기준으로 스토리 퀘스트에 연관이 있는 유일한 마스터다.] IC 1600년이 되어, 파이티와 도미누스는 다시 한번 마법을 부활시킬 계획을 완성한다. 성기사단은 파이티가 이끄는 블랙가드(Blackguard; Ebony Legion이라고도 함) 군대를 레이클라스트에 파견한다. 그들은 프레시아 서쪽의 숲에 진지를 구축하고 파이티는 브루투스가 순결 봉기 시절부터 300년간 갇혀 있던 액시옴 수용소로 향한다. 같은 시점, 여느 때처럼 오리앗의 유배자들을 가득 싣고 레이클라스트로 향하던 배가 라이온아이스 워치 요새 근처에서 난파당하는 일이 생긴다. 이 사고로 대부분의 죄수들이 사망하나, 한 명이 살아남아 요새 밖 해변에 떠밀려온다. 이 유배자(The Exile)를 주인공으로 패스 오브 엑자일 본편이 시작된다. = 게임 본편 스토리 = == 주인공 유배자 == 주인공의 정체 및 죄목은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직업에 따라 다르고 누구 하나가 공식 설정인 것은 아니다. 일단 캐릭터들의 배경설정은 다음과 같다. * 머로더(Marauder): 나마카누이에서 출생한 것으로 보이는 카루이 전사다. 허나 다른 카루이처럼 오리앗에 붙잡혀 3년을 노예로서 살았다. 카루이의 전통과 조상들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전쟁의 신 투코하마를 독실히 섬긴다. 유배 사유는 확실치 않다. * 듀얼리스트(Duelist): 오리앗 출신의 검투사다. 테오폴리스 아레나에서 자신의 이름이 울려퍼졌다는 걸로 보아 꽤 유명했던 것 같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네사와 하간이 그를 알아본다. 한때 파이티와 연인 관계이기도 했다. 유배 사유는 살인죄로, 자신을 모욕한 귀족을 단도로 찔러 죽였다. * 레인저(Ranger): 자연을 사랑하는 사냥꾼이다. 생명은 다른 누구에게 소유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으며, 유배 사유도 절도죄인데 아마 귀족들의 동물을 풀어주거나 사냥하거나 했던 것으로 보인다. 레이클라스트로 추방된 것을 오히려 상쾌해하는 것 같기도 하다. * 섀도우(Shadow): 오리앗에선 밤의 길드(Guild of the Night) 소속의 암살자였다. 제대로 된 범죄자지만 유배된 것은 의뢰인의 배신 때문으로, 여느 때처럼 건수를 의뢰받아 완수하고 뒤풀이를 하던 중 수면제 탄 술을 건네받았고 눈을 떠보니 레이클라스트로 가는 배 안이었다고 한다. 입막음을 하려 한 듯. 매우 시니컬한 성격이라서 만나는 사람마다 비꼬는 대사를 들을 수 있다. * 위치(Witch): 출신성분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오리앗에서부터 이미 마법을 다룰 수 있었고 자신도 제어하기 힘든 능력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위치를 정신병자 취급하여 비웃으면서도 두려워했고, 끝내 그녀의 집을 불태우고 마을에서 쫒아낸다. 위치는 마을 주민들을 몰살시키고 살인죄와 더불어 마법을 사용한 죄로 유배당한다. 대놓고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어서 게임을 진행하면서 마주치는 생체실험 등 온갖 미친 짓을 보고도 오히려 마음에 들어하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 템플러(Templar): 이름처럼 오리앗 성기사단 소속의 기사였다. 유배사유는 신성모독죄라고 하는데, 자신이 기사단에게 배신당했다는 뉘앙스로 말한다. 역시 독실한 믿음을 지니고 있는데, 자신이 믿는 신을 그냥 "God"이라고만 하기 때문에 기사단이 섬기는 신 이노센스인지 다른 개념의 신인지 확실치 않다. * 사이온(Scion): 명망은 높았으나 부패한 테오폴리스 귀족 가문의 자제였다. 어릴적부터 수재 소리를 들으며 다방면으로 재능을 보였으나, 결국 가문을 위한 정략결혼으로 팔려가고 모종의 이유로 신혼 첫날밤에 남편을 죽인 다음 살인죄와 이단죄로 유배당한다. 게임 시스템 때문에 설정이 꼬이는 캐릭터이기도 한데, 사이온은 신규 유저로서 선택할 수 없고 반드시 다른 캐릭터로 액트 3에서 한번 구출한 다음에만 생성할 수 있다. 이 때는 도미누스에게 잡혀 신의 홀에 감금된 상황이며, 구출시 플레이어에게 대사도 한다. (이후 같은 계정의 캐릭터로 플레이할 때는 사이온이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이온을 선택하여 새 캐릭터를 만들면 다른 캐릭터처럼 해안에 떠밀려온 유배자로 시작하고 이후 모든 진행이 같다. 액트 1에서부터 과거에 대한 떡밥을 흘리는 대사를 하기 때문에, 일단은 유배자로 시작하는 쪽이 정식설정인 듯 하다. == 파트 1 == 대부분의 본편 스토리는 레이클라스트 대륙 남동부에서 진행된다. [[https://i.imgur.com/OUMw8cq.jpg|지도]]를 보면서 읽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하 서술은 메인 퀘스트 위주로 한다. === 액트 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