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아기

{{{-1 1. 괴물아기 = 거울? 괴물아기는 이중적인 캐릭터다. 때론 괴물처럼 잔혹하며, 또 때로는 아기처럼 순수하다. 애초에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은 그녀, 괴물아기는 그녀와 마주하는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괴물'이 되기도 하고 '아기'가 되기도 하는 미지의 존재다. 교육에 의해 형성된 자아가 아니라 본능과 감정으로 움직이는 괴물아기는, 눈앞의 동물(혹은 인간)이 자신에게 전달하는 적대감이나 호의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그래서 괴물아기는 바로 '거울'이다. 바라보는 사람이 사악하다면, 거울은 괴물의 모습을 비추어 줄 테고, 바라보는 사람이 선하다면, 거울은 아기의 모습을 비추어 줄 것이다. 그 거울이 바로, 인간적인 '이름'이 아직 붙여지지 않은 '괴물아기'이다. 2. 호와 호순 웹툰은 지극히 현대적인 느낌으로 시작한다. 2017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낯설지 않은 가출 청년 김호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초반부의 드라마, 아버지나 친구와의 갈등과 오해. 그러나, '강화인간'이라는 소재와 결합되면서 'SF와 액션이 결합된' 드라마로 발전한다. 작가의 역량은 그 SF와 액션, 그리고 드라마 사이의 간격을 어색하지 않게 잘 조합해 낸다. 한 과학자의 야심찬 계획에 의해 지하에서 갇힌 채로 길러지고 있던 강화인간 실험체 괴물아기는, 그 강력함을 길러주기 위해 차례로 투입된 인간들의 공격성에 반응하여,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감각으로 그들을 무참히 파괴해 왔다. 그렇게 괴물 같은 모습만을 보이던 괴물아기는, 알바인 줄 알고 지하실에 투입된 김호가 보여주는 선의를 느끼고서 처음으로 마주한 인간을 죽이지 않는다. 거울은 김호에게 '괴물'이 아닌 '아기'의 순수한 모습을 비춰준다. 이후 괴물아기는 김호에게 '호순'이라는 이름을 부여받는다. 괴물은, 비로소 인간적인 존재가 된다. 3. 괴물의 기원 괴물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것은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는가, 내부에 존재하는가? 그것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내면의 심연으로부터, 혹은 타인들로부터? 이 작품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괴물아기'의 '괴물성'은, 괴물아기에게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라기보다는, 살아가면서 또 자라가면서 부딪치는 주위의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은 인간과 삶에 대해 이러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웹툰이 재미나 유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주제 의식이라는 면에서도 그 깊이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2017년 SPP 웹툰 어워드 본선에 입상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이 여러 면에서 완성도를 갖추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