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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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원인
3. 상세 과정
3.1. GC와 글루탐산의 이동
3.2. GC의 산화
3.3. 미토콘드리아 반응
3.4. 엽록체로의 복귀
3.5. 3-PG의 생성 및 원상복귀
4. 결과
5. 광호흡의 해소
6. 기타


1. 개요[편집]


파일:광호흡.png
광호흡(photorespiration)이란 광합성의 탄소 고정 반응(암반응) 도중 일부 식물에게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엽록체, 미토콘드리아, 퍼옥시좀을 거쳐 일어나는 대규모의 과정이다.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생물 교과나 일반생물학 수준에서는 그냥 이런 게 있다 정도로만 언급되고, 자세한 내용은 식물학을 전공해야 배울 수 있다.

2. 원인[편집]


식물은 탄소 고정 반응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5탄소 화합물인 RuBP(ribulose 1,5-bisphosphate)에 고정시켜 2개의 3탄소 화합물인 3-PG(3-phosphoglycerate)를 생성하고, 캘빈 회로를 통해 이 3-PG로 최종 산물인 포도당을 만든다. 이때, 이산화탄소를 RuBP에 고정시키는 역할은 만악의 근원 루비스코라는 효소가 담당한다.

문제는 기온이 높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을 경우, 이 루비스코가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를 RuBP에 결합시키는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원래대로 이산화탄소가 결합했을 경우 2분자의 3-PG(C3)가 생성되었어야 했으나, 산소가 대신 결합할 시 탄소가 하나 모자라서 1분자의 3-PG(C3)와 1분자의 2-PGC(2-phosphoglycolate)(C2)가 생성된다. 이 2-PGC가 아무 짓도 안 한다면 그냥 탄소만 낭비하고 끝이겠지만, 이 녀석은 광합성 과정에서 독성 물질로 작용한다.[1] 때문에 식물 입장에서는 루비스코의 트롤링으로 인해 생성된 2-PGC를 제거해야만 하고, 식물에는 2-PGC로부터 직접적으로 산소를 떼어낼 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에 2-PGC를 3-PG로 복구시키기 위해 일련의 대장정을 거치게 된다. 이것을 광호흡이라고 한다. 광호흡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결과적으로 호흡과 비슷하게 산소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광호흡의 목적을 중요한 순서대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독성 물질인 2-PGC를 제거한다.
2. 2-PGC를 만드는 데에 낭비된 탄소를 최대한 회수해서 캘빈 회로에 투입한다.
3. 2-PGC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질소 역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 투입되는 질소를 회수한다.
4. 위의 과정을 거치면서 생성되는 과산화수소를 제거한다.


3. 상세 과정[편집]



3.1. GC와 글루탐산의 이동[편집]


쉽게 설명하기 위해 2분자의 RuBP(C5)가 루비스코에 의해 2분자의 산소와 결합한다고 하자. 그 결과 2분자의 3-PG(C3)와 2분자의 2-PGC(C2)가 생성된다. 3-PG는 캘빈 회로에 투입되어 포도당을 합성하는 데 쓰이고, 문제가 되는 2-PGC는 phosphoglycolate phosphatase[2]에 의해 물과 결합하고 인산기가 빠지면서 GC(glycolate)가 된다. 이렇게 생성된 2분자의 GC는 엽록체로부터 퍼옥시좀으로 수송된다.

한편, 아래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질소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그 질소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glutamate)으로부터 제공된다. 따라서 1분자의 글루탐산 또한 엽록체에서 퍼옥시좀으로 수송된다.

즉, 이 과정에서 4개의 탄소(2×C2)와 1개의 질소가 엽록체를 떠난다.


3.2. GC의 산화[편집]


퍼옥시좀에 도착한 2분자의 GC는 우선 glycolate oxidase에 의해 2분자의 산소와 결합하며 2분자의 glyoxylate로 산화된다. 이 과정에서 2분자의 과산화수소가 발생하는데, 이 과산화수소는 굉장히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에 즉시 퍼옥시좀에 풍부한 카탈레이스에 의해 물과 산소로 분해된다. 이 반응이 퍼옥시좀에서 일어나야 하는 이유. 2분자의 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며 1분자의 산소가 발생하는데, 투입된 산소는 2분자였으므로 이때 산소 1분자가 소모된다. 이것을 oxygen cycle이라고 한다.

한편, 2분자의 glycoxylate는 glutamate:glyoxylate aminotransferase에 의해 2분자의 글루탐산으로부터 아미노기를 제공받아 2분자의 글리신(glycine)이 된다. 2분자의 글루탐산 중 1분자는 엽록체에서 왔고, 나머지 1분자는 퍼옥시좀에서 제공된다. 이렇게 생성된 2분자의 글리신은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고, 아미노기를 잃은 2분자의 글루탐산은 아미노기가 없는 2분자의 2-oxoglutarate가 된다.


3.3. 미토콘드리아 반응[편집]


미토콘드리아로 들어온 2분자의 글리신은 NAD+[3] 및 물과 결합하고, 이때 이산화탄소가 하나 빠져나간다. 즉, 엽록체에서 나간 4개의 탄소 중 1개는 엽록체로 돌아오지 못한다. 이후 NADH가 빠져나가면서 양성자를 하나 가져가고, 2분자의 글리신에 있던 2개의 질소 중 하나가 암모늄 이온(NH4+)의 형태로 빠져나간다. 결과적으로, 2분자의 글리신(2×C2)이 탄소 하나를 잃고 1분자의 세린(serine)(C3)으로 산화된다.

이 일련의 과정은 glycine decarboxylase complex(GDC) 및 serine hydroxymethyl transferase라는 효소에 의해 일어난다.


3.4. 엽록체로의 복귀[편집]


세린은 다시 미토콘드리아로부터 퍼옥시좀으로 수송되어 serine:2-oxoglutarate aminotransferase에 의해 퍼옥시좀에 있던 2분자의 2-oxoglutarate 중 1분자에게 아미노기를 전달한다. 이렇게 아미노기를 전달받은 2-oxoglutarate는 다시 글루탐산이 된다. 즉, 퍼옥시좀이 제공했던 글루탐산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아미노기를 잃고 hydroxypyruvate가 된 세린은 hydroxypyruvate reductase에 의해 NADH로부터 양성자를 제공받고 환원되어 glycerate(C3)가 된다. 이 glycerate는 엽록체로 수송된다.

한편, 퍼옥시좀에 남은 1분자의 2-oxoglutarate는 원래 엽록체에서 제공받은 글루탐산에서 유래한 것이므로, 이 역시 엽록체로 수송되어 돌아간다. 미토콘드리아 반응에서 빠져나온 NH4+ 역시 엽록체로 수송된다.

최종적으로 엽록체로 돌아가는 물질은 glycerate(C3), 2-oxoglutarate(엽록체가 제공했던 글루탐산), NH4+(엽록체가 제공했던 질소)다. 따라서 4개의 탄소, 1개의 질소를 내보냈던 엽록체는 3개의 탄소, 1개의 질소를 돌려받는다.


3.5. 3-PG의 생성 및 원상복귀[편집]


엽록체에 들어온 glycerate(C3)는 glycerate kinase[4]를 통해 ATP로부터 인산기를 전달받고 3-PG(C3)가 된다. 이 3-PG는 캘빈 회로에 사용된다.

한편, NH4+는 glutamine synthase에 의해 엽록체에 있던 글루탐산과 결합해 아미노기를 2개 가진 글루타민(glutamine)을 생성하며, 이 과정에서 ATP가 소모된다. 글루타민이 가진 2개의 아미노기 중 1개는 엽록체에 들어온 2-oxoglutarate(아미노기 없음)에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Fd(ferredoxin)[5]의 환원력이 에너지로 사용된다. 이 과정을 촉매하는 효소의 이름이 ferredoxin-dependent glutamate synthase인 것도 이 때문. 그 결과 2분자의 글루탐산이 생성된다. 글루타민 합성에 사용된 글루탐산 1분자는 원래 엽록체에 있던 것이고, 나머지 1분자는 glyoxylate에 아미노기를 전달하기 위해 퍼옥시좀으로 나갔다가 돌아온 것이다.

이것으로 복잡한 광호흡 과정은 끝이 난다.


4. 결과[편집]


탄소 수급 측면으로 볼 때, 2분자의 RuBP가 산소와 결합하여 광호흡을 거칠 경우 탄소를 하나 잃어버리며 최종적으로 3분자의 3-PG만이 생성된다. 루비스코가 정상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고정했을 경우 RuBP 2분자에서 4분자의 3-PG가 생성되므로 이는 3-PG 1분자만큼 손해이다. 탄소 고정 반응을 통해 포도당 1분자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12분자의 3-PG가 필요하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6분자의 RuBP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광호흡만이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포도당 합성을 위해 12분자의 3-PG를 만드는 데에 RuBP가 8분자나 소모된다. 그리고 12분자가 캘빈 회로를 거치면서 복구되는 RuBP는 6분자에 불과하며, 손실된 2분자의 RuBP는 식물이 자신의 탄소를 이용해 채워놓아야 한다.

한편, RuBP 2분자가 광호흡을 거치면서 3분자의 산소와 2분자의 ATP가 소모된다. 포도당 1분자를 만들기 위해 8분자의 RuBP가 광호흡을 거칠 시, 포도당을 만드는 데에 추가적으로 12분자의 산소와 8분자의 ATP가 소모되는 셈이다. 또한 세포 소기관 간에 물질을 수송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낭비된다.

이렇게 보면 굉장히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정상적인 탄소 고정 반응에 비하면 손해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독성 물질인 2-PGC를 제거하고 탄소를 조금이나마 회수하기 위해서는 광호흡을 거치는 수밖에 없으므로 식물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시키는 셈이다.

5. 광호흡의 해소[편집]


당연히 식물 입장에서 광호흡은 손해이기 때문에 일부 식물은 광호흡이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진화했다. 결국 광호흡은 루비스코가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와 반응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탄소 고정이 일어나는 위치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광호흡을 방지할 수 있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만악의 근원인 루비스코를 다른 효소로 대체하는 것이겠지만, 루비스코는 워낙 진화적으로 오래된 효소이기 때문에 광합성 시스템 자체가 루비스코에 맞춰져 있으므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C4 식물[6]은 기공과 탄소 고정 위치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기공이 위치한 엽육 세포(mesophyll cell)에 흡수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탄산 이온(HCO3-)의 형태로 전환된 후, PEPCase라는 효소에 의해 PEP(phosphoenolpyruvate)(C3)에 고정되어 4탄소 화합물인 말산(malate) 또는 아스파르트산(aspartate)을 생성한다. 이후 4탄소 화합물은 엽육 세포 아래쪽에 있는 관다발초 세포(bundle sheet cell)의 미토콘드리아로 수송되어 이산화탄소를 내놓아 피루브산(pyruvate)(C3)이 되며, 이때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엽록체로 이동해서 탄소 고정에 사용된다. 피루브산은 다시 엽육 세포의 엽록체로 이동해서 PEP로 복구된다. PEPCase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을 때에도 탄소 고정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관다발초 세포 내 이산화탄소는 항상 고농도로 유지되며, 따라서 관다발초 세포의 루비스코가 광호흡을 일으킬 확률이 낮아진다. 대신 탄소를 한번에 캘빈 회로에 투입시키지 않고 중간 산물을 거치며, 장소 이동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크다.

CAM 식물[7]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밤에만 흡수하고, 명반응과 탄소 고정 반응은 낮에만 일어난다. 밤에는 기공을 열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이를 PEPCase를 통해 PEP에 고정해 말산의 형태로 전환한 뒤 액포에 저장한다. 낮이 되면 기공을 닫은 채 액포에 저장된 말산을 세포질로 꺼내 이산화탄소를 내놓은 뒤 탄소 고정에 이용한다. 이 방식은 C4 식물에 비해 매우 비효율적이지만, CAM 식물은 보통 사막과 같이 건조한 기후에 서식하기 때문에 낮에 기공을 열었다가는 광호흡 외에도 수분이 기공을 통해 증발할 위험이 있어 이런 방식으로 진화했다.

한편, 이런 광호흡 방지 대책이 존재하지 않는 C3 식물[8]의 경우 고온 환경에서 광호흡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이들이 도태되지 않은 것은 이들이 주로 서식하는 중위도, 고위도 지방에서는 C3 식물이 C4 식물에 비해 광합성 효율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6. 기타[편집]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을 경우 광호흡이 쉽게 일어난다. 기온이 높을 때 기공을 열면 물이 많이 증발해서 말라죽을 수 있기에 식물은 어쩔 수 없이 기공을 닫게 되는데, 이 경우 식물체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며 광호흡이 일어나기 쉬워진다. 이 때문에 평균 기온이 낮은 중위도/고위도 지방에서는 탄소 고정에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는 C3 식물이, 평균 기온이 높은 저위도 지방에서는 광호흡이 잘 안 일어나는 C4 식물이 더 우세하다.

광호흡은 식물뿐만 아니라 엽록체와 조상이 같은 시아노박테리아에도 존재하는 기작이다. 단, 세포 소기관이 없는 만큼 이들에게서 일어나는 광호흡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이며, 도중에 발생하는 중간산물의 종류도 다르다. 재미있게도 이런 단순화된 광호흡 관련 유전자를 식물에 도입할 경우, 중간 산물을 덜 거치고 물질의 이동이 적어지기 때문에 광합성 효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다.

광호흡은 루비스코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엽록체 내에 과다하게 쌓인 산소로 인해 발생하는 활성 산소를 막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식물과 시아노박테리아의 공통 조상이 살던 원시 지구에는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극히 적었기 때문에 루비스코가 산소와 결합할 일이 거의 없었고, 이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루비스코와 관련된 광합성 기작이 진화해 왔다. 그리고 광합성으로 인해 과다하게 발생한 산소를 루비스코가 제거해 준다는 이점 또한 존재했는데, 이때는 산소 농도 자체가 낮아서 루비스코와 산소의 반응은 현재에 비해 훨씬 덜 일어나는 일이었기에 이는 손실보다는 이득이 더 컸다.

하지만 오랜 광합성의 결과로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높아지자 루비스코가 산소를 고정시키는 문제가 대두되었지만, 이미 루비스코 중심으로 진화한 기작을 전부 바꾸기는 어렵고 겸사겸사 산소를 제거해 준다는 이점도 있었기 때문에 루비스코 자체를 뜯어고치기보다는 루비스코가 싸지른 2-PGC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고, 이것이 광호흡의 기원이 되었다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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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탄소 고정 반응에서 중요한 효소인 triose phosphate isomerase와 phosphofructokinase(PFK)를 억제하여 광합성 자체가 돌아가지 않게 된다.[2] phosphatase는 기질에서 인산기를 떼어내는 역할을 한다.[3] 세포호흡에 등장하는 그 녀석 맞다.[4] kinase는 phosphatase와 반대로 기질에 인산기를 전달한다.[5] 틸라코이드의 전자전달계에 존재하는 물질.[6] 옥수수, 파인애플 등. 탄소 고정 산물이 4탄소 화합물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7] 돌나물, 선인장 등. CAM이라는 이름은 돌나물(Crassulaceae)에서 따온 것이다.[8] 벼, 밀을 비롯한 대다수의 식물. 탄소 고정 산물이 3탄소 화합물인 3-P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