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제1번(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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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 교향곡 제1번 B플랫장조 작품 38 '봄'
(Sinfonie Nr.1 B-dur op.38 "Frühlingssinfonie"/Symphony no.1 in B flat major, op.38 'Spring')

1. 개요
2. 곡의 형태
3. 초연과 출판



1. 개요[편집]


슈만의 완성된 것으로는 첫 번째 교향곡으로, 아내 클라라 슈만과 결혼한 지 1년이 되던 1841년에 작곡되었다. 부제명인 처럼 매우 밝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슈만은 특정 시기에 특정 장르의 곡을 몰아서 쓰는 버릇이 있었는데, 클라라와 결혼하기 전에는 주로 피아니스트로 입신하려다가 실패한 경험 때문인지 피아노곡을 상당히 많이 썼다. 그러더니 결혼 직후에는 가곡에 푹 빠졌는 지 무려 130여 곡에 달하는 가곡을 신나게 썼고, 그 이듬해에는 이 곡과 교향곡 4번의 초판, 그리고 같이 시도했다가 스케치에 그친 교향곡 C단조까지 무려 세 곡의 교향곡을 한 번에 작업하는 등 교향곡에 올인하는 식이었다.

전년도까지는 가곡 위주로 작곡을 했던 슈만이 왜 갑자기 교향곡으로 창작 노선을 돌렸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분분하지만, 대부분 슈만이 선배 슈베르트마지막 교향곡 유고를 에서 찾아내 공표한 것을 계기로 들고 있다. 여기에 도시전설마냥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에피소드까지 덧붙는 경우도 있는데, 슈만이 빈의 중앙 묘지에 있는 베토벤의 무덤을 참배하러 갔다가 묘비에 웬 펜이 하나 있는 걸 주워와 슈베르트 교향곡 발견에 대한 기사를 썼고, 또 이 교향곡을 작곡하는 데 사용했다는 식의 내용이다. 다소 각색된 느낌이 강한 에피소드지만, 슈만이 당시 교향곡이라는 장르에 대해 얼마나 강한 매력을 느꼈는 지를 설명할 때 종종 인용되기도 한다.

슈만이 이 곡을 작곡할 때 피아노 스케치를 겨우 1월 말의 나흘 만에 완성했다는 기록도 있지만, 실제로 관현악 편곡 작업까지 완료해 탈고한 것은 2월 말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실제 작곡에 걸린 시간은 한 달 정도로 추측된다. 물론 한 달도 교향곡 하나를 작곡하는 데 그리 여유로운 시간은 아니었으므로, 상당히 빨리 작곡된 것은 맞다. 클라라의 회고에 따르면, 작곡 초기에는 각 악장에 자신이 영감을 얻었다는 아돌프 뵈트거의 시 '사랑의 봄(Liebesfrühling)' 에서 따온 '봄의 태동', '황혼', '즐거운 놀이', '봄이여 안녕히' 같은 표제를 붙이려고 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슈만 자신은 해당 시에서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는 상이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어쨌든 슈만은 완성 단계에서 붙이려 했던 표제를 모두 삭제하고, 곡 전체의 제목인 '봄' 만을 남겨두었다.


2. 곡의 형태[편집]


전형적인 4악장제의 교향곡이지만, 2악장과 3악장이 곧바로 이어서 연주된다는 점이 눈에 띄고 1악장 뿐이지만 팀파니 외의 타악기로 트라이앵글을 등장시킨 것도 특이하다. 이 아이디어는 훗날 후배 브람스가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 3악장에서 그대로 차용하기도 했다.

1악장은 느린 서주가 붙은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호른과 트럼펫이 부는 팡파르 풍 악구로 시작한다. 이 악구의 첫 음은 B플랫장조의 기본 으뜸음인 내림나(Bb)가 아닌 라(D) 음인데, 원래 내림나로 썼다가 리허설 중에 내추럴 호른과 내추럴 트럼펫으로는 불기 힘든 음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고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후배 말러는 이 곡을 공연할 때 슈만의 원래 의도라면서 내림나로 시작하도록 조옮김해 공연했다. 팡파르풍 악구를 팀파니를 제외한 전 관현악이 총주로 반복한 뒤 단조로 급변해 잠시 긴장감을 주는 진행을 보이다가 잦아들고, 플루트를 비롯한 목관악기들의 하행 음계가 지나간 뒤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16분음표 음형이 계속 반복되고 속도도 빨라지면서 본론으로 들어간다.

첫 주제는 제1바이올린 주도로 기세좋게 연주되는데, 맨 처음의 팡파르풍 악구에 속도를 붙이고 빠른 16분음표 악구를 덧붙인 것이다. 이어 클라리넷이 듀엣으로 연주하는 두 번째 주제가 도입되는데, 첫 악구는 A단조로 연주되어 좀 어두운 느낌을 주지만 두 번째 악구에서는 곡의 기본 조성인 B플랫장조의 딸림조인 F장조로 가도록 되어 있다. 두 번째 주제 제시 후에는 주로 첫 번째 주제의 음형과 리듬을 가지고 만드는 코데타(짧은 코다)가 덧붙여 주제 제시부를 마무리한다. 이 제시부는 도돌이표가 붙어 한 차례 반복되도록 하고 있지만,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발전부의 경우 첫 번째 주제의 변형 위주로 진행되고, 여기서부터 트라이앵글이 목관악기의 음형을 수식하는 형태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장단조의 악구가 서로 대립되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리다가 금관악기들이 서주의 팡파르 음형을 재현하면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고, 이어 단조로 급변하는 부분까지 인용되며 끝맺는다. 이어 첫 번째 주제가 다시 제시되지만, 처음 나온 것과 판박이는 아니고 다소 단축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발전부의 후반부로 볼 수도 있다. 다만 두 번째 주제는 소나타 형식의 구성 원리에 따라 조옮김되기는 하지만 대체로 제시부와 비슷하게 짜여져 있다.

제시부의 코데타가 약간의 변형을 거쳐 반복된 직후 속도가 좀 더 빨라져 종결부(코다)로 진입하는데, 여기서도 첫 번째 주제의 아이디어 위주로 진행되다가 바이올린에 의해 새로운 서정적 선율이 도입되어 잠시 숨을 돌리는 대목이 등장하고, 다시 속도를 올려 팡파르풍 서주와 첫 주제의 악구를 인용하며 밝고 강하게 마무리된다.

2악장은 단순한 ABA' 3부 형식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단일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후반부도 초반부의 단순 반복이 아니라 다음 악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짜여져 있어서 슈만의 피아노곡들에서 나타나는 약간의 몽상적 분위기가 곁들여진 서정성을 엿볼 수 있다. 제1바이올린의 온화한 느낌을 주는 주제 연주로 바로 시작되고, 중간에 잠시 단조로 바뀌는 부주제가 곁들여지다가 다시 첼로가 첫 주제를 받아 연주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중간부에서는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리듬을 잘게 쪼갠 현의 연주가 강박적으로 이어지는 대목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현악기가 주도하는 유연한 흐름을 유지한다. 후반부에서는 단조로 된 3악장과 연결을 위해서인 지 트롬본이 조용히 이행부를 도입하고 제대로 끝맺는 느낌이 아닌 반종지음으로 마무리한 뒤 바로 3악장에 들어간다.

3악장은 스케르초인데, 통상 3부 형식이 아닌 5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런 형태의 스케르초는 베토벤도 4번7번에서 도입한 바 있지만, 베토벤이 ABABA 형태로 트리오를 두 번 반복하는 식으로 만든 것과 달리 별개의 트리오를 두면서 ABACA라는 론도 형식 비슷한 구조가 되어 있다. 단조로 된 주제를 현악기가 연주하며 시작되고, 여기에 클라리넷과 바순이 카논 풍으로 주고받는 부주제가 수식해주는 식으로 전반부가 구성된다.

첫 번째 트리오인 B부분은 속도가 조금 당겨져 현악기와 관악기가 주고받는 단순한 음형이 반복되는 식으로 시작되고, 트럼펫의 팡파르풍 악구로 마무리되며, 도돌이표가 붙어서 반복된다. B가 마무리되면 다시 A의 반복이 이어지고, 두 번째 트리오인 C부분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연주하는 스타카토 음형의 상행과 이걸 받아서 하행하는 바이올린과 목관악기가 대비되는 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비교적 빠른 템포의 B부분과 달리 이 C부분에는 아무 속도 변화 지시가 없는데, 이 때문에 라파엘 쿠벨릭처럼 그냥 A부분과 같은 템포로 연주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지만 B가 빠른 속도였던 것을 감안해 C 역시 그와 같거나 비슷하게 빠른 템포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A가 반복되는데, 다만 단조 위주였던 이전 것과 달리 장조로 조옮김하는 이행부가 별도로 붙고 템포 변동이 몇 차례 이어지는 가운데 조용하게 마무리된다.

마지막 4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전체 관현악의 힘찬 연주로 제시되는 짤막한 서주 후 바로 제1바이올린이 율동감 강한 첫 주제를 연주한다. 이 주제로 한 차례 분위기를 고양시킨 뒤 오보에와 클라리넷, 바순이 연주하는 스타카토 악구와 현악기의 다소 무뚝뚝한 느낌의 상승 음형이 대비 효과를 주는 두 번째 주제가 연주된다. 스타카토 악구의 경우 슈만의 전작인 피아노 모음곡 '크라이슬레리아나' 의 마지막 곡에서 인용한 것이기도 하다. 첫 주제와 두 번째 주제의 단편이 차례로 나열되며 제시부가 끝난다.

발전부의 경우 1악장과 달리 두 번째 주제, 그 중에도 후반의 현악기 상승 음형을 변형하며 진행하지만 길이는 훨씬 짧고, 호른의 부드러운 이행부를 거쳐 플루트 독주가 악기 특유의 음색과 활동성을 살려 새소리를 연상시키는 카덴차풍 악구를 연주한 뒤 재현부로 들어간다. 재현부는 두 번째 주제가 조옮김되어 나타나는 전통적인 구조를 지키고 있고, 뒤이어 종결부로 진입한다. 종결부는 발전부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주제 후반 음형의 리듬을 변형한 것으로 짜여져 있고, 1악장의 팡파르 악구나 첫 주제의 음형을 빌려와 곡 전체를 묶어 결산하는 효과를 주며 밝은 느낌으로 마무리한다.

관현악 편성은 플루트 2/오보에 2/클라리넷 2/바순 2/호른 4/트럼펫 2/트롬본 3/팀파니/트라이앵글/현 5부(제1바이올린-제2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 전형적인 초기 낭만 시대의 2관 편성인데, 다만 트롬본의 역할이 꽤 격상되어 전악장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점이 눈에 띈다. 호른의 경우 2악장에서는 두 대만 쓰도록 되어 있고 트럼펫은 같은 악장에서 아예 쓰이지 않는다. 트라이앵글은 상술한 것처럼 1악장 중반과 후반에서만 쓰인다.


3. 초연과 출판[편집]


1841년 3월 31일에 라이프치히에서 멘델스존이 지휘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초연되었고, 당시 작센 왕국의 군주였던 프레데리크 아우구스투스 2세에게 헌정되었다.

초연 때는 호평을 받았지만, 슈만 자신은 좀 불만족스러운 점들이 있었는 지 이후 여러 차례 소소한 개정 작업을 한 뒤 1853년에야 첫 출판본을 발표했다. 슈만 사후인 1881년에는 미망인 클라라가 독일의 음악출판사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이 간행한 슈만 전집의 일환으로 직접 재편집한 악보가 재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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