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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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내용
3. 완주가
4. 백납가
5. 고루가
6. 외부 링크


1. 개요[편집]


懶翁三歌. 고려 말의 승려 혜근(惠勤, 1320∼1376)이 창작한 완주가(翫珠歌), 백납가(百衲歌), 고루가(枯髏歌) 등 불교가요 3수. 나옹화상가송에 수록되어 전한다.


2. 내용[편집]


충혜왕~공민왕 시기의 고승으로 고려 말에 우리나라 불교에 큰 영향을 끼쳤던 나옹 혜근이 당시 저술했던 불교가요 수백 수 중 가장 유명한 세 수를 통들어 이르는 말이다. 완주가는 300구, 백납가는 200구, 고루가는 144구로 이루어졌다.

고려 말의 국문가송 및 불교가사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3. 완주가[편집]


신령한 이 구슬은 지극히 영롱하여, 본체는 하사(河沙)를 둘러싸 안팎이 비었도다.

사람마다 부대 속에 당당히 있어, 언제나 희롱하여 희롱이 끝이 없다.

마니(摩尼)라고도 하고 영주(靈珠)라고도 하니, 이름과 모양은 많으나 본체는 다르지 않네.

두루 평등한 세계에서 분명하게, 마치 밝은 달이 가을 강에 가득한 듯하도다.

배고픔도 목마름도 그것이나, 목마름과 배고픔을 아는 것 대단한 것 아니네.

아침에는 죽 먹고 재(齋)할 때는 밥 먹으며, 피곤하면 잠자기에 여념이 없네.

어긋남도 그것이요 바름도 그것이매, 미타(彌陀)를 염불하는 수고가 없네.

혹 집착하기는 하나 집착 없으매, 세상에서 자유로워 그는 곧 보살(菩薩)일러라.

이 마음 구슬은 붙잡기 어려워, 분명하고 영롱하나 얻기 어렵네.

형상이 없으면서 형상을 나타내고, 오고가도 자취 없어 헤아리기 어려워라.

쫓아가도 못 따르다가 갑자기 스스로 와, 서천(西天)에 잠시 갔다가 순식간에 돌아오네.

놓으면 허공도 그 옷 안에 들고, 거두면 티끌보다 쪼개기 어렵구나.

불가사의한 그 몸이 굳고 단단하거니, 모니(牟尼)는 제 마음의 왕이라 불렀도다.

그 작용은 끝이 없고 또 다함이 없으매, 세상 사람들 망녕되이 스스로 잊고 있네.

정령(正令)의 행이여, 누가 그 앞에 서랴. 부처도 악마도 모조리 베어 조금도 안 남기네.

그로부터 온 세계에 다른 물건은 없고, 피는 강가에 가득하여 급히 흐른다.

눈도 보지 않고 귀도 듣지 않나니, 보도 듣도 않음이 참 보고 들음이네.

그 가운데 한 알의 밝은 구슬이 있어, 토하거나 삼키거나 새롭고 새로워라.

마음이라고도 하고 성품이라고도 하나, 심성은 원래 반연(絆緣)의 그림자다.

만일 누구나 여기에 의심 없으면, 제 몸의 영광(靈光)은 언제나 빛나리라.

도(道)라고도 하고 선정(禪定)이라고도 하나, 선(禪)이나 도(道)란 원래 억지로 한 말이다.

사고(師姑)도 여인으로 된 것임을 진실로 알면, 걷는 수고 하지 않고 저 곳에 도착하리.

부처도 없고 악마도 없나니, 악마도 부처도 뿌리가 없는 눈[眼:안] 속의 꽃이니라.

언제나 날로 쓰면서 마침내 무사하매, 신령한 구슬이라 하면 나무람을 받으리.

죽음도 없고 남[生]도 없고, 항상 비로사나(毘盧舍那) 정수리를 밟고 다니네.

거두거나 놓거나 때를 따르매, 마음대로 작용하여 골격이 밝네.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으면서 서거나 앉거나 분명하여 언제고 떠나지 않네.

힘을 다해 그를 좇으나 그는 떠나지 않고, 있는 곳을 찾아보아도 알 수 없도다.

아하하하 이 어떤 물건인고, 一, 二, 三, 四, 五, 六, 七이로다.

세어 보고 뒤쳐 보아도 끝이 없나니, 마하반야바라밀(摩訶般若波羅蜜)이네.




4. 백납가[편집]


이 백납이 내게 가장 알맞나니, 겨울 · 여름 입어도 언제나 편리하다.

누덕누덕 꿰매어 천만의 맺음이요, 겹겹이 기웠음에 먼저와 나중이 없다.

혹은 자리도 되고 혹은 옷도 되나니, 철과 때를 따라 쓰되 어기지 않네.

지금부터 상행(上行)에 만족할 줄 알거니와, 음광(飮光)에 끼친 자취 지금에 있다.

한 잔의 차와 일곱 근의 장삼을, 조로(趙老)는 부질없이 재삼 들기 수고했다.

비록 천만 가지의 현묘(玄妙)한 말이 있다 해도, 어찌 우리 백납 장삼만 하랴.

이 누더기 옷은 편리한 점이 매우 많으니, 입고 가고 입고 옴에 매우 편리하다.

취한 눈으로 꽃을 보고 누가 구태여 집착하랴, 깊이 도에 사는 이는 능히 스스로 지키도다.

이 누더기가 몇 춘추를 지난 줄을 아는가, 반은 바람에 날아가고 반만 남았네.

서리치는 달밤 초암(草庵)에 앉았노라니, 안팎을 가리지 못하고 모두가 몽두(蒙頭)로다.

몸은 비록 가난해도 도는 다함이 없어, 천만가지 묘한 작용은 끝이 없어라.

누더기에 멍충이 같은 이 사람 웃지 말라, 일찍 선지식 찾아 진풍(眞風)을 이어받았도다.

헤어진 옷 한 벌에 여읜 지팡이 하나, 천하를 횡행해도 걸릴 데 없네.

강호를 돌아다니며 무엇을 얻었던가, 원래대로 다만 배운 것은 빈궁뿐이로다.

이익도 이름도 구하지 않고 백납의 가슴이 비었거니, 무슨 정(情)이 있으랴.

한 바리의 생애가 어디 가나 족하거니, 그저 이 한맛으로 여생을 보내리라.

생애가 족하거니 또 무엇을 구하랴, 우치(愚癡)한 이들 분외(分外)를 구하니 우스워라.

전생에 복락을 모아두지 못하고서, 천지를 원망하며 부질없이 허덕이네.

달도 해도 기억하지 않으면서 경전을 외기나 좌선(坐禪)1도 하지 않네

누런 얼굴에 잿빛 머리인 천치 바보여, 오직 백납 한 벌 백납으로 여생을 보내리라.




5. 고루가[편집]


이 마른 해골은 몇 천 생 동안, 축생(畜生)이나 인천(人天)으로 허덕였던가?

지금 진흙구덩이에 떨어졌거니, 반드시 전생에 마음 잘못 썼으리.

한량없는 겁(劫) 동안 성왕(性王)에 어두워, 육근(六根)은 바삐 청황(靑黃)에 달렸으리.

다만 탐애(貪愛)만을 친할 줄 알았거니, 어찌 머리 돌려 바른 광명 보호했으랴.

이 마른 해골은 매우 어리석고 완악(頑惡)하여, 그 때문에 천만 가지 악을 지었도다.

하루아침에 무·유가 공임을 꿰뚫어 보았더라면, 한 걸음도 떼지 않고 벗어난 몸은 차리.

당시에 가장 좋은 시절 등지고, 이리저리 허덕이며 바람 쫓아 날았으리.

권하노니 그대는 빨리 머리 돌려, 진공(眞空)을 굳게 밟고 바른 길로 돌아가라.

모였다가 흩어지고 떴다가 가라앉나니, 저승이나 이승이나 마음 편치 않으리.

다만 한 생각에 능히 빛을 돌이키면, 문득 생사를 벗어나 뼛속 깊이 들어가리.

머리에 뿔이 있거나 없거나, 삼도(三途)를 기어 다니면서 어찌 능히 깨달으리.

문득 선각자(先覺)들의 교훈에 의지하면, 여기서 비로소 그 잘못을 알리라.

혹은 어리석고 혹은 탐욕과 분노로, 곳곳에서 혼미(昏迷)하여 망진(妄塵)을 뒤집어쓰네.

머리뼈가 바람에 날려 남북에 흩어졌거니, 어디서 참사람을 볼지 몰라.

생전에도 그르치고 죽어서도 그르쳤거니, 세세생생(世世生生)에 또 그르치리.

만일 한 생각에 무생(無生)을 깨달으면, 그르침이란 원래 그르침이 아니네.

추한 데도 집착하고 고운 데도 집착하여, 집착하고 집착하여 깨닫지 못하였다.

단박 한 소리에 얼른 몸을 뒤쳤으면, 눈에 가득 허공이 모두 떨어졌으리라.

혹은 그르거나 혹은 옳거나, 시비의 구덩이에서 항상 기뻐하고 슬퍼하고,

죽은 뒤의 백골 무더기 깨닫지 못했거니, 당당한 데 이르러도 자재(自在)하지 못하도다.

이 마른 해골이여 한 번 깨달으면, 광겁(廣劫)의 그 무명(無明)도 단박에 재가 되리라.

이때부터는 항사(恒沙)의 모든 불조(佛祖)와 백천의 삼매(三昧)도 시기하지 않으리라.

시기하지 않거니 무슨 허물 있으랴, 생각하고 헤아림이 곧 허물이니라.

만일 반(盤)의 구슬처럼 잘 운용하면, 겁석(劫石)도 그저 잠깐 지나가리라.

법도 없고 부처도 없으며, 마음도 없고 또 물건도 없거니.

이 경지에 이르면 그것은 무엇인가? 추울 때는 불을 향해 나무조각 태운다.




6. 외부 링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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