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니코틴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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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사건 경위
3. 어떻게 죽였는가
4. 판결
5. 이후
6. 둘러보기



1. 개요[편집]


경기도 남양주에서 남편의 재산을 노린 아내가 내연남과 짜고 남편을 독살한 사건으로 국내 최초로 니코틴을 이용한 살인 사건이다. 만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

2016년 4월 22일, 53세 남성 오모 씨가 딸(22) 등 가족과 외식하고 돌아온 후 거실에서 맥주를 마셨고, 방에 들어가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오씨의 아내 송모 씨(47)는 귀가한 지 4시간 만에, 안약을 넣어주기 위해 방문을 열어보자 남편이 숨져 있었다며 사망 신고를 했다.

외부 침입이나 외상의 흔적은 없었고, 특별한 사인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오씨는 평소 건강한 사람이었다.[1] 사인이 명확하지 않아 부검을 한 결과 사인은 치사량에 달하는 1.95㎎/L의 니코틴이 검출되었으며 이로 인한 니코틴 중독으로 판명되었다.[2] 하지만 오 씨는 생전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며 이 정도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양이었다. 게다가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3]이 다량으로 검출되었다.


2. 사건 경위[편집]


이 사건엔 의심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았다. 우선, 상식적으로 남편이 급사했다면 119를 부르거나 경찰을 불러야 할 텐데, 명색이 아내인 송씨가 제일 먼저 연락한 곳은 장례업체였다. 마치 남편이 죽을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장례절차부터 알아본 것이다. 장례식장 측이 “먼저 경찰에 신고해야 된다”고 말하자[4] 그제야 경찰에 신고했다. 이 점이 경찰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게다가 계속해서 이상한 점이 겹치고 또 겹치는데...

둘째로 송씨는 남편의 직장 동료 등 주변의 아무에게도 사망 소식을 알리지도 않고, 빈소조차 차리지 않는 등 제대로 장례식을 치르지도 않은 채 서둘러 장례절차를 해치워버렸다. 그리고 시신 화장을 끝낸 뒤에야 피해자의 회사에 소식을 알렸다.(법원은 이를 아마도 퇴직금을 위해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남편 오씨는 아내 쪽을 제외한 직계 유족이 없었다. 부모는 오래전 세상을 떠났고 외동아들이라 형제도 없었으며, 친족이라고는 멀리 살아서 자주 연락하지 않는 먼 친척 조카 정도가 있을 뿐이었다. 갑자기 죽어도 의문을 제기할 가족이 없었던 것이다.

셋째로, 남편이 숨지자, 아내가 상속 절차를 밟는 시간이 너무나도 빨랐다. 송씨는 5월 2일, 그러니까 남편이 죽은 지 고작 열흘 만에 그간 남편이 20여년간 검소하게 생활하며[5] 모아 온, 아파트 2채 등 다량의 부동산과 보험금, 합계 10억 원 상당의 재산을 상속받고 곧 처분해 자신의 이름으로 돌렸다. 또한 부동산뿐 아니라 차량도 상속 절차를 밟고, 금융계좌는 해지하여 약 2억원의 예금을 자신이 받아간다. 다시 일주일 뒤에는 남편의 직장에서 퇴직금 4700만원도 받고,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환급금 신청을 했다. 이 보험금은 8000만 원이었는데, 보험사는 남편 사망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을 알고 지급을 거부했다. 이때 송씨가 황모씨(46)와 함께 보험사에 찾아간 점이 결정적으로 수상히 여겨지는 계기가 되었다.

알고 보니 이 남자 황씨는 송씨의 내연남이었다. 이 사실과 통화내역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그가 송씨의 내연남이라는 게 밝혀지는 근거가 됐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황 씨는 2년 전 여행사 가이드를 했을 때 중국 마카오 여행을 하던 송씨를 만나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황씨가 사업 파트너라고 변명했으나 그는 무직이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인데, 아내 송씨는 남편과는 주말부부로 살면서 집에서 15분 거리인 곳에 자기 명의의 임대아파트를 얻어 그곳에서 내연남과 주중부부(...)로 사는 두집살림을 해 왔으며, 이들은 몰래 혼인신고하기 위해 피해자의 정보 등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추적이 쉽지 않은 텔레그램을 썼다고 한다.

넷째. 오 씨는 초혼으로 송 씨(이쪽은 재혼이었다. 두 딸은 송씨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이었다.)와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나 2010년부터 동거해왔는데, 혼인신고는 오씨가 숨지기 두 달 전 뒤늦게 이루어졌다. 사실혼 관계에서는 상속을 못 받지만 혼인신고를 하면 단 하루만 부부였다고 해도 상속권이 생긴다는 걸 생각하면, 6년이나 동거하다가 갑자기 혼인신고를 했는데 두 달만에 사망했다는 것은... 그리고 알고 보니 이 혼인신고는 남편 몰래 이루어졌다. 송씨는 남편이 작성해 준 혼인신고서를 행정기관에 제출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걸 어떻게 알아냈냐면, 혼인신고서에 기재된 오씨의 한자 이름이 매우 정성스럽게 써진 것을 의심해 필적 감정을 의뢰해 오씨가 직접 쓴 글씨가 아닌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게다가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송씨가 오씨에게 이름의 한자와 주민등록증 사진을 나에게 보내라는 요청을 한다. 오씨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것을 보냈을지, 아니면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보냈을지 이제는 알 수 없으나,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송씨가 그 정보를 이용해 자기 혼자 혼인신고서를 썼다는 것이다. 또 혼인신고서 증인란에 기재된 황씨가 남편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 것도 의심을 샀다. 상식적으로 모르는 사람을 결혼 증인으로 내세우지는 않으니까. 송 씨가 황 씨의 계좌로 남편의 유산 중 1억 원가량을 송금한 사실이 결정적이었다.

다섯째. 황씨의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압수하자 그가 오씨 사망 전 니코틴 살인 방법, 치사량, 장례절차 등의 단어를 검색한 것이 드러났다. 또 황씨는 사건 고작 일주일 전 미국 사이트를 통해 니코틴 원액 20mg을 주문했다. 그가 구입한 고농도 액상 니코틴은 무색무취해 구별하기 어려우며, 화학물질관리법상 유독물질이라 허가를 받아야 제조하고 유통할 수 있지만 전자담배 인구가 늘면서 국외 사이트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물품은 송씨의 집으로 배달됐고, 얼마 후 오씨는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했다.

이쯤 되면 누가 봐도 송 씨가 남편 오 씨의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내연남인 황 씨와 공모해 오 씨를 니코틴 중독으로 살해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경찰 왈, “방에 두 사람이 들어가서 한 사람이 폭행당해 죽었다면 범인은 누구겠는가”, “피의자들이 입만 다물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직접 증거가 없을 뿐 모든 정황이 이들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오씨는 지방(천안)에서 근무하며 일주일에 한 번 집에 오는 사람이었고, 검찰은 이를 고려하면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6]

결국 4개월에 걸친 경찰의 끈질긴 내사 끝에 8월 21일, 송씨와 황씨는 살인 및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되었다.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해외로 달아나려던 송씨는 8월 17일 검거됐고 다음날 범행 직후부터 해외에 머물다 잠시 귀국한 황씨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 와중에 살인범 일당들은 '경찰이 외국 못 나가게 했다' ,'집으로 경찰이 온다니까 나한테 연락하지 마라'(송씨), '묵비권 행사하고 개인적인 것 답변하지 않겠다고 해라. 될 수 있으면 두루뭉술 짧게 말하고'등 대비책(...)을 텔레그램[7]으로 주고받으며 전략을 짜고 있었다고 한다. 체포가 기정사실화된 마당에도 말이다.

황씨가 “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이용하려고 액상 니코틴을 샀다. 물에 희석해서 그걸로 전자담배를 피웠다[8]” "내연남이 담배를 피워서 집으로 배송한 것뿐이다"라고 주장하는 등, 두 사람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자 경찰은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정황 증거들로만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3. 어떻게 죽였는가[편집]


직접적인 살해 방법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범인들도 자백을 하지 않아서..

  • 주사, 패치: 주사바늘이나 자국이 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가능성 제로.
  • 잠든 피해자에게 코와 입 등 호흡기로 집어넣었을 가능성: 니코틴은 휘발성이 강해 불가능하므로 가능성 제로.
  • 음식에 섞어 먹였을 가능성[9]: 니코틴 특성상 이것을 입으로 마시게 되면 입가에 화상이 남아야 하는데 전혀 없었으므로 가능성 제로. 게다가 물에 탔을 것이라고 보기엔, 니코틴 원액이 무색무취이지만 쓴맛이 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낮다. 송씨가 맥주에 니코틴을 타 오씨가 쓴맛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국내에는 니코틴 치사량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얼마 만에 사망에 이르는지에 대한 연구가 없어 검찰은 단정하지 못했다.

이 사건 이후 니코틴 원액의 해외 직구는 제한이 가해졌다.


4. 판결[편집]


두 범인은 "검찰 공소장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니코틴으로 살해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니코틴 원액을 다만 구입만 했을 뿐이다"고 주장했지만... 2017년 9월 7일, 1심은 범인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외부인 침입 가능성과 자살 가능성이 전혀 없고, 직접증거는 없지만 정황증거가 매우 확실하고, 범행동기, 방법이 매우 비열하고 치밀한 전형적인 교살이며 반인륜성에 대한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큰데도 납득할 수 없는 주장으로 일관했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피고인과 검찰이 쌍방항소했으나, 2018년 7월 2심에서도 1심과 동일하게 무기징역이 떨어졌다.

2018년 11월 29일에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아내와 내연남에게 무기징역이 각각 확정되었다.


5. 이후[편집]


모방범죄도 발생했다. 2017년에 벌어진 신혼여행 니코틴 살인사건의 범인이 본 사건에 관련된 기사를 검색한 이력이 경찰수사결과 밝혀졌다.

남편을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범인의 상속은 무효가 되었고, 피해자의 유산은 위에 언급된 먼 친척 조카에게 상속되었다. 그리고 조카는 범인들이 멋대로 처분한 재산들을 되찾기 위해 소송을 냈고, 이 과정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범인에게 집을 산 사람이 졸지에 집을 뺏기는 신세가 되었다(...) 부동산 매수인 왈 자신들도 이 사건 뉴스를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게 자신의 일이 될 줄, 그리고 자신이 만났던 매도인이 살인자였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이제 방법은 감옥에 있는 범인에게 소송을 걸어 받아내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녀 역시 무일푼이나 다름없어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살인사건' 관련 집 샀다가 쫓겨날 위기에? 등기부 등본 믿고 샀는데 법원 "소유주에 집 돌려줘라"…무슨 일? 부동산법이 좀더 자세히 언급된 기사

댓글들을 보면 집을 산 사람이 억울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렇게 불법으로 취득한 부동산을 멋대로 거래하는 게 인정되면 범죄를 인정하는 것이 되어 사기 등으로 불법취득한 것을 팔아도 원 주인은 아무 보상도 못받게 되므로 어쩔 수 없다. 나라에 따라서는 이런 경우에도 거래 자체는 인정하는 일이 있는 것 같으나, 사기, 위조가 매우 많은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런 제도가 맞지 않다. 등기의 공신력은 법학적으로 논쟁이 될 상황일 따름이지 이 사건에는 적용할 수 없다.

6. 둘러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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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달에 한 번씩 직장 동료들과 산악회 활동도 하였다고 한다.[2] 혈중 니코틴이 ℓ당 3.7㎎ 이상이면 치사량으로 간주된다.[3] 불면증 치료용으로 쓰이는 수면유도제. 일반적인 수면제보다 약효가 3배 정도 강하다.[4] 장례식장에서는 자연사, 병사, 사고사 등을 제외하고 돌연사 같은 경우에는 검사에 의한 사체 인도 지휘서, 쉽게 말해 가족한테 인계해서 장례를 치러도 좋다는 서류가 없으면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게 한다.[5] 경제권은 모두 아내가 갖고 있었고, 일주일에 5만원용돈만 받아 자신은 그걸로 살면서 모든 돈을 가족을 위해 송금했다고 한다. 죽기 얼마 전엔 동료에게 '용돈이 부족해서 힘들다. 10만원도 못 받고, 서울에 가봤자 아내와 각방 쓴다. 주말에 가도 아내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한탄했다고.[6] 이 범죄자가 조금만 더 조심성이 많았다면, 남편에 대한 부검이 이루어졌고 정황상 사인이 수상하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훨씬 더 처신을 조심했을 것이다. 고인에겐 다행스럽게도, 이 추악한 살인자가 멍청하게도 곧바로 본색을 드러낸 덕에 수사망이 빨리 좁혀졌다.[7]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음을 알 수 있다. 뭐, 뛰어봤자 벼룩이었지만.[8]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가 주장한 방법으로는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 불가능했다.[9] 오씨가 평소처럼 수면제를 먹을 때 송씨가 물을 건네면서 미리 니코틴을 탔다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