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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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방법
3. 얻게 되는 효과
4. 할 수밖에 없는 원인
5. 인식
6. 사례



1. 개요[편집]


'늪 축구'란 양 진영의 경기력이 저하되어 다 같이 늪에 빠진 듯 허우적대다가 어느 한 쪽이 힘겹게 이기는 상황을 장난스럽게 일컫는 용어다. 원래는 전술, 즉 선수들의 위치와 동선, 역할, 볼 전개 방식 등을 일컫는 게 아닌 상황을 뜻했던 용어인 셈이다.

유리한 팀의 선수들이 시간을 적당히 끌기 위해 경기 페이스를 엿가락처럼 늘어뜨리며 시간을 끌다가 승리나 무승부를 지키는 상황은 생각보다 많이 있었으나, 약팀의 입장에서 의외의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널리 퍼지면서 준전술 내지 일종의 작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2. 방법[편집]


1. 점유율을 포기하고 수비라인을 낮추지만, 중원에서부터 상대방의 공격이나 패스 등을 늦추기 위해 타이트한 압박을 가하면서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추고 템포를 죽인다. 정 안되면 반칙을 해서라도 공격을 끊어서 템포를 죽인다.[1] 수비 라인은 공이 페널티 박스 인근까지 도달하지 않은 이상 극단적으로 낮추지 않으며, 어느 정도의 안전 거리는 확보한다.[2] 가장 중요한 것은 중원에서만 공이 오가며 서로 뺏고 뺏기는 진흙탕 싸움이 되도록 경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경기 양상에 따라 중원을 통째로 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상대가 더 올라올 수 없게 저지선을 형성하고 끈끈한 조직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처절하게 상대의 공격 작업을 방해한다. 심지어 최전방 공격수라고 해서 패스를 받기 위해 전방에서 대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 센터백들의 후방 빌드업을 계속 방해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미드필더들의 중원 싸움과 페널티 박스 수비를 돕기도 한다. 따라서 필드 플레이어들 전원, 특히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에게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압박 수비가 요구된다. 텐백 축구처럼 골만 먹지 않으면 된다는 목적으로 페널티 박스를 잠가버리는 것은 하술할 목표를 달성한 이후다.

2. 의도적인 거친 플레이로 상대방 선수들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여기에 낚여서 상대팀마저 똑같이 거칠게 나오면 금상첨화. 자연스레 파울이 많아지고 경기 템포는 뚝뚝 끊기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은 주의를 받되, 상대방은 카드를 받게끔 하는 상황을 연출시켜야 한다. 아니면 상대방이 먼저 거칠게 나오면 이를 역이용하여 경기 템포를 조절하거나, 압박 능력이 좋다면 아예 처음부터 자기 팀은 거친 플레이를 안 하는 대신 압박을 통해 상대팀이 먼저 거친 플레이를 하게끔 유도해서 이를 이용해 자기 팀에 유리하게 경기 템포를 조절하기도 한다.

3. 상대의 공격을 방해하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지만, 득점을 해야한다면 롱볼축구 내지 윙어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역습 등 보통 중원을 무시하고 빠르게 속공을 전개한다. 강팀 상대로도 중원에서부터 조직적인 지공이나 정교한 역습이 가능한 수준의 전력이라면 애초에 위험 부담이 큰 늪 축구를 시전할 이유가 없기 때문.[3] 그러나 압박 수비를 통해 상대팀의 공을 끊어내더라도 역습에 무리수를 두진 않는다. 확실한 역습 상황이 아니면 공을 뺏어도 의도적으로 공을 뒤로 돌리며 경기 템포를 죽인다. 좋은 역습 상황에서도 카운터는 2~3명의 선수에게 맡기며 수비적인 전술을 고수한다. 심지어 한 골을 앞서면 역습을 진행하더라도 마무리를 짓지 않고 시간만 끌기도 한다.

4. 1번부터 3번까지의 과정을 잘 따르며 상대팀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을 때, 경기가 종반에 다다를수록 상대팀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처해지고 조급해진다.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 경기의 승패에 죽느냐 사느냐가 정해지는 리그 우승팀 결정전, 조별리그 최종전, 토너먼트라면 더욱 그렇다. 이때 무슨 수를 써서든 무조건 1골은 넣어둔다. 일명 한 골 넣고 버티기. 보통 아무리 일방적으로 밀리는 전력의 팀이라도 역습 상황은 90분 동안 한두 번은 오고, 특히 운좋게 아군의 세트피스 상황이 되면 집중적으로 골을 노린다. 일단 골을 넣고 나면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이후 방심하지 않고 상황만 유지하면 된다. 진짜 너무 실력차가 커서 안 되겠다 싶으면 2002년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가 아르헨티나를 상대했던 것처럼 무슨 수를 써서든 페널티 킥을 얻어내면 된다. 이쯤되면 상대팀의 멘탈은 가루가 되며, 영점도 맞지 않는 슈팅들을 난사한다.

+ 여기에 드러눕기가 추가되면 침대축구가 된다.


3. 얻게 되는 효과[편집]


이렇게 적어놓으면 단순히 안티 풋볼, 압박 축구, 수비 축구, 텐백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 싶지만, 여타 수비 축구와 늪 축구의 차이는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에 더해 끊임없이 상대방에게 끈덕지고 거친 몸싸움을 유도해 상대가 원하는 플레이를 못하게 방해하고, 서로 단순한 경기만을 하게 하는 등 게임의 모든 것을 하향평준화시켜서 아군팀과 상대팀의 경기력이 함께 막장화 되게 하는 데에 있다.

만약 단순히 수비만 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냥 일방적인 텐백 vs 공격 원사이드 게임이 되고 카운터로 득점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철퇴축구가 되지만, 늪 축구는 전방 공격수들의 압박과 거친 플레이로 중원에서부터 상대 공격을 방해하며 공 흐름이 철저하게 중립지대인 필드 중앙에서 지루하게 오고가도록 사이좋게 경기를 막장 상황으로 만들어가는데 그 목적을 둔다. 즉 상대팀이 원하는 축구를 하지 못하게 방해한다는 목적의 차이가 있으며, 덩달아 자기 팀의 공격력도 같이 떨어져서 양팀 모두 득점이 안 나오고, 경기 수준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어설픈 수비진과 미드필더로 늪 축구를 시전하면, 또는 상대팀 선수 개개인이 화려한 발기술과 정신없는 방향 전환 패스 등으로 팀 단위의 압박을 손쉽게 뚫어버리는 압도적인 개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상대의 실력차에 눌려 그냥 수비만 하다 지는 일방적인 학살 경기가 되어버린다.

늪축구가 성공적일 때의 경기 결과는 대개 0:0 아니면 1:0이다. 전술했듯 늪 축구는 처음부터 저득점 경기를 유도하고 페이스를 늦춰서 상대 팁 입장에서 점점 조급해지게 끌고간 뒤, 한 골 차의 아슬아슬한 승리든 전략적인 무승부든 어쨌든 패배하지 않으려는 축구를 말한다. 운 나쁘게 1골을 먹어서 남은 시간안에 2골을 넣으려면, 또는 선제골을 먼저 넣었는데 안타깝게도 동점골을 허용해서 추가골을 넣으려면 무조건 경기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늪 축구는 사라지고 카운터 위주의 철퇴축구가 됐건 난타전이 됐건 페이스가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늪 축구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경기 결과가 어떻건 내용이 제일 중요한 것이므로, 2~3분의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슈팅 난사와 골 밖에 안보이고 나머지 시간은 지루하게 공만 왔다갔다 했으면 늪 축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4. 할 수밖에 없는 원인[편집]


늪 축구를 하는 이유는 간단한데, 공격이건 수비건 어느 쪽으로건 확실하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축구는 1골도 실점하지 않으면 최소한 무승부는 달성하는 스포츠 종목인 만큼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과정을 희생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Winner takes it all의 극한을 보여주는 게 늪 축구.

그러나 터무니없이 전력이 높은 팀을 상대로 이 전략이 무조건 먹힌다는 것은 아니다. 안티풋볼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사실 상당히 구현하기 어려우면서도 위험 부담이 큰 전술이다. '방법' 항목에 서술되었듯 늪 축구에서는 선수단 전체에게 투쟁심에서 비롯되는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압박ㆍ수비 가담, 강한 조직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큰 스몰 스쿼드 팀의 경우, 한 경기에서 늪 축구로 유효한 성과를 거뒀다고 한들 체력 고갈로 인해 다음 경기에서도 주전 베스트 11이 제대로 가동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개인 기량이 간과돼서는 안 되는 게, 한 순간이라도 공간을 허용해 실점당하는 순간 늪 축구 플랜이 무너지기 때문에 중앙에 위치한 중앙 수비수들과 이들을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최종적으로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에게는 높은 수준의 슈팅 차단 및 수비라인 지시 능력이 특히나 요구된다. 무작정 아무 실력 없는 팀이 강팀과 비벼보기 위해 쓰는 전술로 폄하할 만한 것은 아니란 뜻이다.

그렇다 해도 중거리 슈팅이나 장신 공격수의 헤더, 데드볼 상황(세트피스, 직접 프리킥, 페널티킥) 등 경기 내에 마주하게 되는 위협적인 찬스는 1번이라도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데, 상대가 이런 찬스들을 불운하게 놓쳐야 한다는 조건도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어느정도 운도 많이 따라줘야 성공할 수 있는 작전이란 뜻이다. 카잔의 기적으로 유명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월드컵 경기에서 만약 후반 86분 경에 한국 수비수들을 한번에 무력화시킬 수 있었던 메수트 외질의 크로스 후 마츠 후멜스의 헤더 슈팅 작전이 통했다면 충분히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따라서 오직 언더독만 쓰는게 아니라, 객관적으로는 유리하더라도 운빨이 안터져 질 수도 있는 축구팀은 확실한 1승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쓰기도 한다. 아시아에선 대한민국, 유럽에서는 이탈리아(2010년 이전), 그리스, 남미에서는 우루과이, 볼리비아 같은 팀이 늪 축구로 악명이 높은데 이런 팀들의 공통점이 테크니컬한 축구와 빌드업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데이비드 베컴이 패널티킥을 성공하자마자 잉글랜드는 바로 플레이 스타일을 늪 축구로 전환해서 에르난 크레스포 등 괴물같은 아르헨티나의 공격수들이 퍼붓는 맹공을 견뎌냈다. 스웨덴도 똑같이 1골을 넣고 늪 축구를 시전했는데 그 때는 에르난 크레스포가 뚫는 데 성공하긴 했으나 무조건 이겨야만 했던 아르헨티나는 스웨덴과 비겨서 16강에 올라가지 못했다.

단, 항상 이렇게 의도적으로 설계한 늪 축구를 하는 건 아니다. 비가 와서 경기장이 진짜 늪이 되어버리거나 날씨가 폭염이라면 어쩔 수 없이 늪 축구가 되어버린다. 경기장이 늪이 되어버리면 진짜 늪 위에서 축구를 하는 셈이니까 사전적인 뜻을 그대로 붙인 늪 축구가 되는 것이고, 폭염이라면 체력이 빨리 떨어져서 움직임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중에 장마가 끼어있는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의 축구 환경에서는 날씨가 원인이 되는 늪 축구를 꽤 자주 볼 수 있다. 즉 그라운드 컨디션이 안좋거나 무더위로 선수들의 체력이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경기 품질이 개판이 되는 것. 이런 상황은 사실 꼭 축구 외의 모든 부실한 인프라 하에서의 단체 스포츠에서 볼 수 있지만 넓고 탁트인 잔디밭이라는 특수성때문에 축구가 유독 눈에 잘 띄는 것이다. 그 외에도 필드의 시설이 최상이고 날씨 상태도 매우 좋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아자디 스타디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경기장이 고산지대에 위치했다는 이유 하나로 의도하지 않은 늪 축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당연히 고산병 때문이다.

유럽 축구판은 대부분 경기장 시설이 잘 준비되어 있고 추춘제시즌을 치르기 때문에 시즌중인 겨울엔 추우면 추웠지 덥진 않고, 웬만하면 필드가 늪이 될정도로 그라운드 컨디션이 개판인 경우는 적은 편이라서[4] 상대적으로 보기 힘들지만 축구 인프라가 다소 빈약하고 춘추제를 해서 습한 여름에 축구를 할 일이 있는 나라의 경우는 늪 축구 환경이 펼쳐지는 1. 수중전, 2. 폭염, 3. 떡잔디라는 대표적인 3대 필수요소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특히 이 요소가 겹치는 날도 많다. 이런 날에는 아무리 강팀이고 선수들의 개인기량도 뛰어나다 하더라도 더운 날씨에 습도도 높은 데다 비를 맞는 상황에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거기다가 필드는 관리를 해도 군데군데 웃자라서 얽혀서 떡이 된 잔디가 심어진 늪이라면 필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쭉쭉 빠지며 공마저도 무거워지고 떡잔디와 살짝 파이면서 생긴 물웅덩이 때문에 미묘한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면서 컨트롤이 까다로워지니 공을 몰고 나가는 것 자체가 중노동이 되므로 하기 싫어도 강제로 늪 축구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1990년대 스페인 국대같이 비교적 피지컬이 떨어지던 팀이 해외 원정에서 업셋을 당한 것, 아니 대한민국 대표팀이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스페인전, 독일전에 뒷심을 보여준 것도 당시 경기장인 텍사스 주 댈러스 코튼 볼이 6월 달에도 섭씨 30도대를 오가는 무지막지하게 더운 날씨였기 때문에 노장 중심의 스페인, 독일이 푹푹찌는 폭엽을 버티지 못하고 후반 추격을 허용한 것이다. 이런 막장 환경에서 시합을 치르려면 실리적 대응 차원에서 아예 막장 늪 축구를 각오해두고 움직이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것이다.

사실 유럽 쪽에서도 아주 보기 힘든 건 아니고 지중해성 기후인 남유럽에서는 여름철보다 겨울철 강수량이 더 많기 때문에 수중전할 일이 더 많은 편이다. 그리고 영국 등 서유럽도 1년 내내 강수량이 일정한 편이기 때문에 수중전 할 일이 은근히 있으며, EPL에서는 아예 겨울에 눈 맞으며 경기하는 일도 있다. 그러니까 1. 수중전, 2. 폭염, 3. 떡잔디 중 폭염만 빠진 상황에서 경기하는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다. 물론 수중전이란 건 습한 공기, 미끄러운 잔디와, 제대로 물이 안 빠져서 생기는 물웅덩이 때문에 경기장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이라 경기장 시설이 좋고 그나마 기온이 낮은 겨울의 수중전은 더위까지 겹치는 여름의 수중전과 비교되지 않기 때문에 미끄러져서 넘어져서 생기는 터치 아웃이나 패스미스로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잦아져서 늪 축구화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폭염은 없으므로 필드가 하얗게 덮힐 정도로 눈이 펑펑 내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템포가 유지되는 편이다. 늪 축구로 악명 높은 유럽팀 이탈리아, 동유럽, 발칸 반도의 경우는 대체로 경기장 시설이 낙후되어 이런 상황을 상대적으로 자주 겪는 것이기도 하다.

중동은 배우길 침대축구로 배운 것도 있지만 일단 날씨가 늪 축구를 강요하는 측면이 많다. 초반에 템포가 있어도 후반전이 되면 더위에 지쳐서 템포가 죽고 침대가 등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다만 중동 지역은 폭염은 심각하지만, 지중해에 접한 몇몇 군데를 빼고는 수중전은 없다고 보면 된다. 이 폭염 대책 때문에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에서는 새벽에 경기하자는 주장도 진지하게 나왔던 적이 있다. 그리고, 결국 그 영향은 필드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트는 돈지랄을 선보였음에도, 조별리그가 1994 FIFA 월드컵 미국의 재림이 되고 말았다.[5]

5. 인식[편집]


한 골 차로 이기는 쪽에서는 심장이 쫄깃쫄깃 하지만 지는 팀 입장에서는 정말 빡치는 경기 패턴. 어쩌다가 어부지리로 한 골만 넣더라도 텐백으로 잠그는데다 단순히 수비 지역에서 막기만 하는 게 아니라 미드필더부터 비벼대기 때문에 이를 뚫어낼 공격수, 미드필더가 없으면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상당히 골치가 아프게 되고, 거기에 침대축구까지 콜라보로 시전하면 멘탈이 나가버린다. 더군다나 토너먼트라면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서 점유율이 7:3이든 6:4든 결국 경기의 승패는 점수가 가르는 것이므로 경기 내내 우세하다가 진 쪽에서는 정신승리라도 시전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기는, 킥오프하고 90분+추가시간 동안 거의 대부분을 중간지역에서 지리하게 뺏기고 흘리고 되찾고 걷어내는 소모전의 반복이고 제대로된 축구 테크닉 같은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탈리아가 아닌 이상 어느 리그에서 경기해도 이런 이기기만 하면 끝인 노잼 축구는 욕을 먹는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뭔지, 압박이 뭔지도 모르는 라이트 팬들이 축구 매니아들을 수적으로 압도하는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나마 라이트팬들도 토너먼트처럼 지면 무조건 끝장인 경우나 조별예선 등에서 승점이 너무 고픈 경우, 한일전이라던가 최근 트러블이 있던 국가와의 경기, 아니면 스페인이나 독일, 브라질처럼 압도적으로 강한 국가와의 경기에서의 늪축구는 그러려니 하는 편. 그러나 월드컵 지역예선처럼 특별한 사정도 없는 경기에서 라이트팬들이 보기에 잘 모르는 팀을 상대로 늪축구를 시전하면 비난 확정.

가까운 예로 크로아티아와의 경기가 있는데, 당시 크로아티아는 얼마 안 지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게 되는 모드리치와 바이에른 뮌헨 전 멤버로 맨유를 꺾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며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에 공헌한 올리치, 당시 뮌헨으로 막 이적했던 만주키치 등이 포진한 강팀이었으나 라이트 팬층에게는 그들의 강력한 전방압박, 모드리치가 대표해서 보여주는 활동량과 공을 지키고 드리블 전진하는 플레이 등이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비난을 적립하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모드리치는 국내에 친숙한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에서 오래 뛰면서 단순히 공을 지킬 뿐인 기성용과 명확한 클래스 차이를 오래 보여와서 사실 중원의 열세는 불 보듯 뻔했는데도 불구하고...

늪 축구의 3대 필수요소에서 그나마 알아볼수 있는건 수중전 하나뿐이다. 폭염과 떡잔디는 HD화질 시대에서도 바로 눈치채기 어려울 수 있고 또 이게 왜 어려운지 잘 체감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늪 축구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관전포인트도 잡지 못하면, 90분 동안 국대경기라는 의무감에 사로잡힌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던가 돌리지도 못하다 욕하게 된다.

물론 늪 축구도 축구를 볼 줄 아는 매니아층에게는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다. 미드필드에서 어떻게 비벼대나, 어떻게 카드는 안 받으면서 반칙을 하나, 한 번에 넘기는 패스의 정확도나 공격수들의 위치 선정 등 관전 포인트는 있기 때문. 복싱으로 비유해 보자면 아웃복서 둘이 붙어서 12라운드 내내 스텝 밟고 잽 날리고 클린치해대서 라이트 팬들은 수면제에 가까울 정도로 지루한 경기지만 매니아층은 뛰어난 경기력이었다고 극찬하는 경우와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의 빅 클럽 경기만 선호하는 축구팬들과 비교해 보면 k리그의 클럽 경기까지 즐겨보는 축구 팬들은 어느 정도 축구에 대한 이해가 깊은 팬들이다. 거기에 화려한 축구에 반해서 강팀의 팬이 되었더라도 연식이 차다 보면 화무십일홍이라고 결국 영원한 강팀은 없기에...나약해진 축구에 실망해 팬질을 접거나 팬질을 계속하다 보면 결국 축구는 이기는 게 장땡이란 사실을 체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K리그는 문서 이영표의 관련 인터뷰를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거의 모든 클럽이 늪 축구를 할 줄 알고 ACL에서도 타 리그 내로라하는 명문팀들이 K리그를 상대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게 바로 이 언제든 발동하는 늪 축구. 생존이 걸려있는 중하위권 클럽이라면 거의 필수 스킬이다. 대표적인 클럽이 대구 FC인천 유나이티드로 상대팀이 선제골을 넣고 앞서가는 경기를 하면 상관없지만, 만에 하나 선제골을 먹힌 상태에서 끌려가는 경기가 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욕이 절로 나오는 늪 축구를 보여준다.

해외에서는 나라마다 축구 문화가 다른 만큼 늪 축구에 대한 인식도 다른데, 현실주의와 실용주의를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이탈리아의 경우 늪 축구건 반칙축구건 1:0으로 이기면 그만이다. 반면 브라질 축구팬들은 이러한 늪 축구를 혐오하다보니 월드컵 우승까지 하고 와도 경기가 지루했다고 욕을 퍼붓는 게 일상이었고[6], 이는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부담을 주어 결국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비극을 낳는 원인이 되었다.

축구 경기를 일종의 축제처럼 취급하는 튀르키예 축구팬들은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맞불을 놔서 3:2로 패배했을 경우 우리의 정신을 보여줬다고 만족하는 반면[7], 늪 축구로 1:0으로 이길 경우 이겨도 우리의 정신과는 맞지 않는 축구였다며 속에 쌓아놓곤 한다.


6. 사례[편집]


2015 AFC 아시안컵 호주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술(?)로 대두되면서 회자가 되기 시작했지만 사실 늪축구의 본좌는 바로 그리스다. 오토 레하겔 감독이 이끌던 그리스는 무려 4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볼란치)를 중앙에 쑤셔넣는 5-4-1 닥치고 수비의 늪 축구로 UEFA 유로 2004 우승까지 차지했고, 상대적으로 타 유럽 팀들에 비해 약한 전력임에도 만만히 볼 수 없는 데는 바로 이 늪 축구가 한몫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전반에 1명이 퇴장당했음에도 일본을 늪으로 끌어들이며 0:0 무승부, 코트디부아르에는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도 코스타리카를 늪으로 끌어들였으나 승부차기에서[8] 케일러 나바스를 넘지 못하고 패배.

다만 그리스는 의외로 한국에 호구잡혔다. 그야말로 공한증 최대의 미스테리. 한국은 그리스를 상대로 2014년까지 A매치 전적 4전 3승 1무로 한국이 매우 앞선다. 심지어 홍명보호도 그리스를 이긴적이 있다. 사실은 2010년의 복수를 위해 일부러 먹혔다는 농담이 있는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박주영의 활약(?) 덕에 홍명보호는 조별리그를 광탈한 반면에 그리스는 오히려 조별리그 통과하여 16강에 진출했다.

이 그리스 못지 않게 늪 축구로 악명 높은 나라를 찾자면 남미의 우루과이를 들 수 있다. 우루과이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현대축구에 접어들면서는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이 부임한 이래로 수비 전술을 일신해 남미의 강호로 부상하는데 성공했다. 그 진가를 전 세계에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대회가 바로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루이스 수아레스의 신의 손 사건이나 디에고 포를란의 맹활약에 다소 가려진 감이 있으나 이 대회 우루과이의 진가는 수비에 있었다. 조별리그 3경기를 4득점 무실점으로 통과했고, 대회 첫 실점이 16강전에서 나온 이청용의 골이었을 정도. 준결승전과 3-4위전에서는 내리 3실점씩 하긴 했으나, 준결승전에서는 주장 디에고 루가노와 베테랑 호르헤 푸실레가 전부 나올 수 없어 수비 조합을 완전히 새로 짜야 했던 상황이고[9], 3-4위전은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비교적 낮고 전술을 바꿔 공격적인 축구를 시도했으니 논외로 쳤을 때, 결국 8강전까지 수비진을 온전히 가동하고서는 단 2실점만 내준 셈이다.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도 잉글랜드, 이탈리아를 늪에 빠뜨려 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라리가 최고의 센터백이던 디에고 고딘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진을 바탕으로 잉글랜드를 상대로는 1실점으로 틀어막고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를 통한 역습으로 2골을 넣어 2:1로 승리했으며,[10] 이탈리아를 상대로는 상대가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이를 무실점으로 전부 틀어막고 세트피스 찬스에서 얻은 수비진의 지휘자 디에고 고딘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했다. 우루과이에 패한 두 팀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광탈했으니 정말로 늪에 빠진 셈이다.

다만 바로 옆에 세계 최강을 논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있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이게 플랜A로 자리매김한 탓에 분명히 자기들보다 한 수 아래의 팀과의 경기에서도 늪 축구로 일관하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대한민국은 우루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1승 1무 6패로 절대 열세에 있는데, 막상 경기 내용을 보면 대부분 한국이 공세, 우루과이가 수세다 그러다 한국이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으로 선제골을 못 넣고 멘탈이 흔들리면 우루과이가 역습으로 선제골을 따낸 다음 더 깊은 늪으로..

남미의 또 다른 늪 축구의 대가 볼리비아는 홈 경기로 한정했을 때 세계 최고 수준의 늪 축구를 자랑한다. 볼리비아는 원정 기준 강팀 약팀을 가릴 거 없이 두들겨 맞는 게 일상이며 그나마 선방한 성적이 남미 최약체인 베네수엘라 상대로 거둔 원정 기준 4승 6무 10패일 정도로 최악의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는 나라다. 반면 홈에서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하는데 5경기 이상 맞붙은 국가 기준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페루, 칠레, 콜롬비아 등 남미의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상대로 모조리 전적에서 앞서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상대로는 2010 월드컵 예선 6:1 대승을 포함해 7승 2무 3패를 기록하는 등 아르헨티나의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볼리비아 원정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에콰도르 단 하나이며 이조차도 겨우 1승 차이에 불과하다. 이는 라파스 항목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장이 엄청난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외국 선수들이 적응할 수가 없는 환경 때문이다.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는 북한도 늪 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3차 예선에서 북한은 3승 3무, 4득점 무실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주었다. 당시 북한과 한 조에 속했던 팀들 중 가장 전력이 막강했던 대한민국도 2번이나 0 : 0 무승부를 기록하며 북한의 늪에 빠질 뻔했다. 그리고 최종예선에서는 당시 중동의 왕자로 군림하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늪에 빠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평양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홈 경기에서 북한은 끈끈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1 : 0 승리를 거두었으며[11] 8차전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경기에서도 리명국의 신들린 선방에 힘입어 0 : 0 무승부를 거두어 44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 북한을 상대로 1승은 고사하고 1득점도 올리지 못한 사우디아라비아는 플레이오프로 밀렸고 플레이오프에서 바레인에 밀려 탈락하면서 5회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다.

심지어 북한은 본선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늪 축구를 구사해 꽤 고전시켰다. 피파랭킹 1위 팀과 105위 팀의 대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파랭킹이 무색할 정도로 브라질은 북한의 늪 수비에 막혀 전반전 내내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고전했고 후반전에 간신히 마이콘일라누의 골로 2:0으로 앞서갔으나 후반 종료 직전에 지윤남에게 만회골을 허용해 북한을 상대로 2:1로 신승하는 굴욕(?)을 당했다. 그러나 북한의 늪 축구는 딱 거기까지였고 2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문자 그대로 도륙이 나면서 0:7로 대패했으며, 3차전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는 이미 더 잃을 것이 없었던 지라 온몸을 던져가며 수비했지만 결국 0:3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코트디부아르도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에 북한의 늪 축구에 빠졌다고 할 수 있겠다. 당시 코트디부아르는 2차전에서 브라질에 1:3으로 졌고 북한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0:7 대패를 당한 탓에 3차전에서 브라질이 포르투갈을 이긴다는 전제 하에 북한을 최소 10:0으로 이겨야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아무리 북한이 약팀이라지만 그래도 지역예선을 뚫고 본선에 올라온 팀인데 10골 차로 이긴다는 게 말처럼 쉬운가? 월드컵 역사상 두 자릿수 대승이 확실해 보였던 1954 FIFA 월드컵 스위스의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 VS 헝가리의 경기에서도 당대 최강 헝가리가, 개고생해서 겨우 도착한 시차 적응조차 못한 전쟁 직후 만신창이가 된 대한민국을 상대로 100개가 넘는 슈팅을 퍼부었지만 홍덕영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겨우(?) 9골 밖에 넣지 못했다.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파라과이 축구 국가대표팀16강8강에서 늪 축구 성향이 있었고, 8년 전에도 의심 사례가 있다. 심지어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도 스코어, 경기 내용을 잘 보면 16강 토너먼트부터는 죄다 1:0으로 간신히 승리해서 우승했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늪 축구를 구사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스페인은, 위의 방법 항목에서 "1. 점유율을 포기하고 수비라인을 낮추지만, 중원에서부터 상대방의 공격이나 패스 등을 늦추기 위해 타이트한 압박을 가하면서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추고 템포를 죽인다"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갈 수 있으면 높게 가져가서 상대방 공격수들이 공을 빼앗거나 공을 가지고 역습이나 공격, 슈팅할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다."로 바꾼 것만 빼면 생각보다 늪 축구의 설명에 부합되는 편이었다. 게다가 이 당시 스페인은 점유율은 많이 가져가지만 주전 스트라이커의 잉여짓 및 제로톱 시스템으로 인한 심각한 골 결정력 부족에 허덕였고, 상대방은 상대방대로 공을 잘 빼앗지 못하니까 역습 시도를 제대로 하지를 못하고 역시 공격력과 경기력이 떨어져서 서로 공만 왔다갔다하면서 허우적대다가 스페인이 어찌저찌 1골을 겨우 넣고 이기는 식으로 남아공 월드컵 우승국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2010년의 스페인도 넓은 의미의 늪 축구에 포함시킬 수 있다.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이 이끈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도 2014년 월드컵 한정으로 넓은 의미(?)의 늪축구를 구사한 팀으로 볼 수 있다.[12] 아르헨티나가 이 때 만약 독일을 이기고 우승했다면 2010년의 스페인을 완전히 재현한 팀이 될 수 있었다.

UEFA 유로 2016에서도 포르투갈도 늪 축구를 구사하여 1승 4무라는 희대의 성적으로 4강까지 올라왔다.[13] 4강에서도 역시 늪 축구를 구사하여 가레스 베일 이 이끄는 웨일스를 2 : 0 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 그리고 끝내 개최국 프랑스를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1 : 0 으로 이기고 우승까지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자신들이 늪 축구 의 본좌 그리스에게 휘말려 결승에서 패배했던 UEFA 유로 2004 대회의 완벽한 재현이라 할 수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독일 상대로 훌륭한 늪 축구를 구사하여 독일2대 0으로 꺾는 대 이변을 만들었다. 대한민국은 4-4-2 두 줄 수비를 기반으로 중원에서부터 거친 파울로 흐름을 끊어내고,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 라인이 경기 내내 좁은 대형을 유지한 상태로 공간을 내주지 않으며 필사적으로 위협적인 패스와 슈팅을 막아냈다. 기회가 생기면 손흥민을 필두로 문선민이재성이 빠른 속도로 역습을 전개해 독일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전 경기에서 멕시코에게 패하고 스웨덴에게 신승을 거둔 독일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다득점으로 승리해야 겨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주도해놓고 정작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수비수와 공격수를 교체하는 초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으나,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김영권과 손흥민이 골을 만들어 내면서 독일을 조별리그 꼴찌로 광탈시키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아시아에선 이란이 악명 높으며, 주로 희생되는 팀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보통의 중동팀은 어정쩡하게 나오다가 박살이 나는 게 두려워 그냥 닥치고 침대축구로 일관하지만, 이란은 다른 중동팀과는 달리 한국을 상대로 맞불 좀 놓는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기 때문. 게다가 자바드 네쿠남이라는 전문 프리키커까지 있다 보니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는 시종일관 진흙탕 경기를 벌이다 네쿠남의 프리킥, 네쿠남의 어시스트 한 방에 털리고 막판 침대를 보면서 멘탈이 나가기 일쑤다. 심지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에선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를 늪으로 빠뜨리는가 했으나... 메시의 인저리타임 결승골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와 대비되었던 것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에서의 사우디아라비아.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 도입으로 늪축구의 효능이 상승되면서 메시에게 PK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추가골을 계속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후반전에 2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거두었다.

세계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보여주는 특유의 스타일이기도 했는데[14] 어설프게 티키타카한다고 설치던 조광래호 이후 한동안 실종되었다가 슈틸리케호에서 조금씩 재현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사실 한국 축구에서 위에 설명된 하향 평준화식 늪 축구를 가장 제대로 보여줬던 건 2007년 AFC 아시안컵을 이끌던 핌 베어벡 감독이다. 지금은 6경기 3골이니 토너먼트 전부 승부차기니 정도만 회자되는 베어벡 시절이지만 당시의 경기를 보면 한국과 경기하기 전에는 엄청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상대팀들이 전부 한국과 경기만 하면 죄다 예능축구를 구사하면서 경기를 사이좋게 막장으로 만들어갔다. 이 당시 경기들이 얼마나 막장이었는가 하면 드리블 중에 공 밟고 자빠지는 선수가 속출했고 아주 기초적인 기본기들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일이 이렇게 되었던 이유는 베어벡의 전술을 들 수 있는데 베어벡은 2006년 월드컵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전술을 보고 "이제 대세는 수비축구다"라는 교훈을 습득, 극단적인 수비 성향을 보이게 된다. 이때 베어벡의 전술은 선수 퀄리티 차이만 있을 뿐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전술의 거의 그대로 벤치마킹했다.[15] 그래서 2004년 아시안컵에서 이란과 4:3의 화력전을 펼치는 등 전통적으로 아시아권에선 공격일변도 성향이 강했던 한국이 07년엔 제대로 공격하는 모습이 몇 번 안될 정도로 수비적으로 변했다. 아시아권에서 수비로 일관하는 한국을 깨뜨릴 팀은 없었으므로 실점이 없어진 것까진 좋은데, 문제는 한국도 이기려면 한 골은 넣고 와야 한다는 점이다. 한두 명의 힘으로 상대 진영에 균열을 낼 수 있었을 박지성 - 설기현은 부상으로 빠지고, 몇 명의 조합으로 대신하자니 K리그에서 항명 파동이 터지면서 이것도 여의치 않게 되었다. 전술도 수비지향적이고, 선수도 없으니 공격이 될 리가 있나.

원래 시청자들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거나[16] 수비적이라 해도 아무튼 이기면 그냥 넘어가주는 편인데, 베어벡호는 공격은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어떻게든 이긴다고 하기도 뭣한 승부차기 진출에, 늪 축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경기 중 예능 시전으로 축구팬들이 OME를 외치게 만들었던 탓이다. 경기나 일찍 끝났으면 모르지만, 빈곤한 득점력 때문에 매번 연장전 승부차기 크리. 한 번 연장전으로 체력이 빠지기 시작하자 안 그래도 안 되는 공격이 더욱 힘들어지면서 다음 게임에도 수비 위주의 전술이 강제되었고, 체력 부담에 전술 문제까지 더해져 공격력이 더 약화되는 악순환을 일으켜 지켜보는 사람마저 늪에 빠질 지경이었다.

덕분에 아시안컵이 끝나고 지친 베어벡 감독이 자진사퇴를 함으로써 베어벡호는 종결. 이때의 기억 때문인지, 이후 국민들은 한국이 아시아권 팀을 상대로 딱히 다득점을 하지 못해도 아예 지거나 최악의 졸전만 하지 않으면 그런대로 넘어가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A 대표팀 외에 올림픽 대표팀이나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이광종호의 축구가 늪 축구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를 구사하는 클럽 중에 가장 유명한 팀은 디에고 시메오네 지휘하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있다. 물론 이들의 전력은 절대적으론 약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강한 FC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CF 같은 강팀들을 잡기 위해 두줄수비로 대표되는 늪 축구를 구사한다. 팀 자체가 약한 것은 아니라 선수들의 클래스가 기본적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역습전개도 상당히 매끄러워 늪 속에 날카로운 칼을 숨겨두고 있는 셈이 되었다. 실제로 시메오네가 부임하고 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CF 팬들이 가장 붙지 않았으면 하는 클럽이 되었으며, 종종 거친 파울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늪축구 기조는 AT 마드리드가 유럽에서 손꼽히는 강팀이 되고도 변하지 않아, 2015-16 시즌에는 63득점 18실점이라는 경이로운 늪축구를 보여줬다.
[1] 아니면 오히려 점유율을 높여서 상대방이 쉽게 공을 빼앗아 역습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변형된 패턴도 있다. 공 돌리기를 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는 패턴이 여기에 해당한다.[2] 수비 라인을 불필요하게 골대 가까이 낮출 경우 상대의 라인 브레이킹을 저지할 수는 있지만, 반대 급부로 중거리 슈팅이나 장신 스트라이커의 헤더를 노리는 얼리 크로스를 허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3] 물론 롱볼축구 항목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 FC처럼 일반적인 강팀도 롱볼축구를 구사하는 경우가 보기 드물지 않다. 롱볼축구가 무조건 약팀만의 전술이 아니라는 것.[4] 예외로 이런 사태가 가끔 나기도 한다.[5] 두 월드컵 모두, 경기장에 잘못 걸려 6월달 미국 남부 도시의 경기장에 걸린 유럽 선수들이 폭염때문에 체력적으로 크게 문제를 일으켰다. 대표적으로 상술한 '5분만 시간이 더 있었다면 우리가 졌다'라고 스스로 인정한 독일과 대한민국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 서정원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스페인과의 1경기. 카타르 월드컵도 11월달 경기지만 한낮은 30도까지 올라갈 정도다. 그로 인해 미리 16강을 확정지은 강팀들이 조별리그에 전력하기보단 과감하게 로테이션을 돌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정을 하느라 조별리그 3승팀이 단 1팀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의 유럽 강팀들은 월드컵 일정도 빡빡한데다 선수들이 클럽 시즌 중에 차출되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은 좋았지만 혹사나 부상은 피해야 했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빡빡하게 돌릴 수 밖에 없어 조별리그 2승으로 16강을 확정지은 3팀(프랑스,브라질,포르투갈)이 전부 3차전에 패하게 되었다.[6] 94월드컵, 심지어 98년에는 결승까지 진출하고 준우승했다고 청문회까지 했다.[7] 2019 FIFA U-20 월드컵 폴란드에서 세네갈이 선제골 넣었는데 대한민국이 VAR 끝에 PK를 얻어내 동점골을 넣고, 세네갈이 PK 얻어 실축했지만 킥 전 골키퍼가 앞으로 나와서 막아 무효 처리되고 다시 차서 앞서가는 골을 넣은 다음 VAR로 세네갈의 이후 두 번의 득점 찬스가 무효 처리된 다음 정규 시간 종료 직전에 대한민국이 극적인 동점골 넣고, 연장전 들어간 지 얼마 안 지나 대한민국이 역전골을 넣었지만 연장 종료직전 세네갈이 동점골을 넣어 승부차기로 끌고 간 다음 한국 키커 처음 두 명이 실축해 삼연뻥 패배가 현실화되려던 찰나 세네갈도 뒤늦게 덩달아 실축해주고, 세네갈 키퍼가 앞서 한국 키퍼가 정규시간 PK 때 했던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며 끝내 한국이 뒤집어 이긴 비엘스코비아와의 기적을 튀르키예 축구팬들이 봤다면 나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8] 이 경기는 그리스만 늪 축구를 한 게 아니라 코스타리카도 늪 축구를 했던 경기로 늪축구 대 늪축구인 늪축구의 대향연이었다. 해당 문서 참조.[9] 이때만 해도 디에고 고딘마르틴 카세레스는 이 선수들의 존재로 인해 국대에서는 백업 신세였다.[10] 어떻게 보면 철퇴축구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11] 이것은 북한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기록한 첫 승이었다. 그 충격 때문인지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시 감독이었던 나세르 알 조하르를 즉각 경질하고 말았다.[12] 8강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은 뒤 효율적으로 파상공세를 막아냈고, 4강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도 로벤을 적극적으로 막아내고 승부차기에서 이겼다.[13] 참고로 이팀의 축구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리스를 16강에 올려놓은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이다. 이 감독은 특유의 늪 축구로 유명하며, 그리스를 최초로 16강에 올린 적이 있다.[14] 2002년 월드컵 4강 히딩크식 늪 축구가 있다.[15] 07년 아시안컵 주전 라인업은 골키퍼 이운재, 포백에 김치우 - 강민수 - 김진규 - 오범석, 중원에 김상식 - 김정우(김두현) - 손대호(오장은), 쓰리톱에 염기훈 - 조재진 - 이천수였다.[16] 특히 아시아권 국가들을 상대할 때 한국인들은 공격을 제대로 못하면 강하게 비난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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