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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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탄생
3. 발전
4. 절정
5. 쇠퇴
6. 장점
6.1. 어뢰의 단점
6.2. 잠수함에 부여된 부가임무
6.3. 함포로서의 장점
6.4. 비상시의 최후의 저항용
6.5. 잠수순양함이나 잠수전함의 로망
7. 단점
7.1. 본질적으로 잠수함과 어울리지 않음
7.2. 함포를 제대로 사용하기 곤란함
7.3. 잠수함이 안전하게 부상할 수 있는 해역이 없어짐
7.4. 바닷물에 의한 부식
7.5. 수중저항과 소음
8. 결론
9. 여담



1. 개요[편집]



파일:800px-5_inch_25_caliber_gun_USS_Bowfin.jpg

발라오급 잠수함 USS 보우핀(Bowfin)의 127mm(5인치) 덱건.
덱건(Deck gun)잠수함갑판에 장착한 함포를 뜻한다. 우리말로는 갑판포라고 한다. 주로 통상파괴전이나 지상공격, 대공방어에 사용되었으며 잠수하지 못할 상황에 몰릴 경우에 대비한 최후의 방어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항공기와 항공모함의 발전으로 잠수함이 수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차츰 도태되었다.


2. 탄생[편집]


근대적인 잠수함이 개발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덱건이 채용되었다. 그 이유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때까지의 대부분의 잠수함은 작전시간의 대부분을 물 위에서 보내다가 꼭 필요할 때만 잠깐 잠수하는 가잠함이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잠수함이 부상했을 때 적이 나타나서 교전할 경우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므로 수상 작전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었고 일반 군함만큼은 아니어도 적에게 유의미한 포격을 가할 수 있는 덱건이 장착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잠수함의 주무장인 어뢰는 비싸고 무겁고 부피가 커서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숫자도 적을 뿐더러 재장전 속도도 엄청나게 느리고 인력이 많이 필요한 데다가 위력은 강하지만 단 1발로 적함을 완전격침하기에는 뭔가 모자라는 능력을 가진다. 덤으로 극초기형 어뢰의 경우에는 위의 문제점을 모두 포함하는 것도 모자라서 어뢰 자체의 신뢰성도 떨어지고 똑바로 항주하는 유효사정거리도 극단적으로 짧아서 공격실패확률이 무지하게 높았다. 따라서 목표를 완전격파하기 위해서는 덱건도 필요했던 것이다.

그 외에도 기술의 발전속도가 빠른 시절이었기 때문에 잠수 순양함이나 잠수 전함같은 것을 구상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에 대응하는 첫 발걸음으로 잠수함의 덱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3. 발전[편집]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면서 덱건은 호위를 대동하지 않은 적 상선을 수상에서 공격할 때 주로 사용되었고, 때로는 포격을 통해 지상을 지원하기도 했으며 손상을 입고 부상한 뒤에 쓰는 최후의 방어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덕분에 독일 제국U보트의 경우에는 1차대전 당시에는 어뢰에 의한 전과보다 덱건에 의한 전과가 더 높은 기형적인 상황이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덱건의 구경이 급속하게 늘어서 경순양함급에 장착하는 150mm 함포를 주포로 4문이나 장착하고 부포로 88mm 2문을 장착하는 Project 47 잠수순양함을 개발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대응해서 영국도 민간 선박에 각종 구경을 합해서 총 13,000문의 함포를 장착하고 포수로 65,000명을 배치했으며 호송선단을 도입하고 Q쉽이라고 해서 덱건을 사용할 목적으로 다가온 잠수함을 역으로 공격하는 위장형 무장상선도 만들었다.

물론 협상국의 잠수함도 덱건을 채용했으며 그 중에서는 영국의 M급 잠수함(영국)의 M1처럼 드레드노트급 전함이나 모니터함의 주포인 12인치 (305mm) 함포를 1문 장착하는 경우까지 나왔다.


4. 절정[편집]


전간기 동안 대부분의 잠수함이 덱건을 장비했으며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이 체결되자 조약을 우회할 겸해서 쉬르쿠프급 잠수순양함처럼 중순양함의 주포인 8인치 (203mm) 함포를 2연장 선회포탑에 장착한 잠수함이 등장했다.

이렇게 되자 런던 해군 군축조약에서 잠수함의 함포를 5인치 (127mm)에 기준배수량을 2천톤 이하로 규정하게 되었으며 미국의 아르거넛급 잠수함인 아르거넛, 나왈급 잠수함인 노털러스, 나왈만 기존 잠수함을 폐기하기 어려워서 함포를 6.1인치 (155mm), 기준배수량을 2천8백톤 이하로 정하는 예외로 인정하였다. 프랑스는 런던 해군 군축조약에서 보조함 제한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각국의 항의로 쉬르쿠프급 잠수순양함을 1척만 보유하게 된다.

이렇게 잠수함이 덱건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덱건의 전과가 높았으며 덱건은 함포라는 특성상 어뢰보다 포탄 속도가 빠르고 명중률도 높은데다가 사정거리도 충분했고 예비 포탄도 상대적으로 많은 숫자를 잠수함에 적재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군축조약에서 어뢰에 대한 규제는 없을 정도였다.


5. 쇠퇴[편집]


제2차 세계 대전에도 대부분의 잠수함에 덱건이 달렸으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그러나 전장환경이 점점 달라져서 항공기에 의한 대잠초계 전술이 발전하고 잠수함의 수상 항행 비중이 줄어드는 2차 대전 중후반기부터 덱건은 그 가치를 급속도로 잃어갔다.

이미 전간기때부터 덱건의 한계를 알아차리고 덱건의 대구경화에 참여하지 않은데다가 전쟁 중에 열세에 직면한 독일 해군의 U보트를 필두로 덱건은 빠르게 해체되었다. 대공방어용으로 대공기관포를 다수 장비하는 특수한 잠수함을 제외하고는 1943년부터 1944년까지 대부분의 유보트가 덱건을 해체했고 인도양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몬순 전단 소속의 일부 유보트만이 덱건을 남겨두었다.

원래 덱건은 은닉성을 생명으로 하는 잠수함에 어울리는 무기가 아니었다. 덱건 자체가 일으키는 수중 저항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해수에 의한 부식 문제등 관리할 요소가 한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예외적으로 미합중국 해군의 잠수함은 종전기까지 덱건을 운용했고 때로는 과무장에 가까울 정도로 덱건을 장착한 경우도 있었다. 전쟁 후기에 가면 일부 잠수함은 5인치 25구경장 덱건을 앞뒤로 1문씩 총 2문 달고 세일에는 보포스 40mm 포를 떡칠해 놓았다. 이는 미국이 제해권과 제공권을 장악한 상태였고 일본의 함정과 상선의 씨가 말라 어뢰를 쓰기 아까운 소형 선박의 비중이 늘어났으며 일본의 어선들과 상선들도 소구경 함포로 무장하기 시작헤서 원거리에서 피해 없이 덱건으로 공격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었다.

마지막까지 덱건을 유지한 잠수함은 페루 해군의 아브타오급 잠수함으로 1952년부터 1999년까지 운용했다. 자국산은 아니고 미국에서 2차대전기에 운용했던 마크렐급 잠수함의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 준 함이었다. 현대 독일 해군의 212급 잠수함은 수납형 기관포를 운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되었는데, 진행되었다면 21세기에 수상 함포를 가진 잠수함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6. 장점[편집]


본질적으로 잠수함과 어울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덱건이 유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6.1. 어뢰의 단점[편집]


어뢰는 기본적으로 크고 무겁고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잠수함에 충분한 숫자를 적재하는게 불가능하다. 덤으로 재장전도 매우 함들고 시간이 많이 필요하며 인력까지 많이 동원되는 탓에 전투중에는 사실상 재장전이 힘들어서 일단 어뢰발사관에 장전된 어뢰가 전투시 사용가능한 전부일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정확하게 목표에 어뢰가 명중해도 벌지를 달았거나 함선 자체의 부력때문에 어뢰 1발로는 왼전격침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에 더해서 초창기의 어뢰는 신뢰성이 낮고 똑바로 항주가능한 유효사정거리가 짧은데다가 속도도 느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뢰에 내장된 동력기관의 비효율로 인해 최대사정거리 자체가 짧은 경우까지 나와서 믿을만한 무기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어뢰공격이 실패하거나 어뢰공격한 후 확실한 마무리를 짓거나 어뢰공격하기에 걸맞지 않는 목표일 경우에는 덱건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어뢰 1발의 가격이 거의 전투기 1대 가격이었기 때문에 비무장 수송선/어선등의 타겟에 대하여 가격도 비싸고 잠수함 내에 보관된 수도 부족한 어뢰를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덱건을 사용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6.2. 잠수함에 부여된 부가임무[편집]


현대의 잠수함이 기본적으로는 어뢰로 감당가능한 임무만 담당하고 다른 임무를 담당한 잠수함에게는 그에 걸맞는 미사일, 기뢰 등 추가 무장을 배치하는 것과 달리 과거의 잠수함은 그 당시의 수상함 만큼은 아니지만 여러 임무를 수행하는게 일상적이었다.[1]

그런데 어뢰로는 적 함선을 격침시키는 임무만 가능했고, 그 외의 임무인 지상사격이나 대공방어 같은 것에 대해서는 덱건을 사용해야 한다.


6.3. 함포로서의 장점[편집]


덱건은 기본적으로 함포이므로 포탄의 속도 자체가 빠르고 사정거리가 길고 명중률이 높으며 연사속도도 빠른 편이고 포탄도 상대적으로 잠수함에 많이 탑재가능하다.

여기에 더해서 여러가지 종류를 탑재 가능하므로 함선을 공격하는 종류의 주포와 소형 선박을 타격하고 항공기의 공격으로부터 잠수함을 보호하는 대공사격이 가능한 부포겸 대공포로서의 중기관포와 기관총을 모두 달아서 여러가지 임무에 활용할 수 있다.


6.4. 비상시의 최후의 저항용[편집]


잠수함이 잠수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물 위로 부상하거나 당장 잠수하기 어려운 등의 비상상황시 덱건이 없으면 그야말로 그냥 항복하거나 자침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덱건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최후의 저항을 시도해 볼 수 있으며, 만일 적이 이런 저항에 제대로 당하거나 하면 잠수함을 수리해서 위험지역을 빠져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전쟁 초중반에는 대잠전에 참가하는 함선이나 항공기가 소수거나 1척이나 1기 정도인 경우가 많아서 덱건으로 제대로 타격을 먹인다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았다.


6.5. 잠수순양함이나 잠수전함의 로망[편집]


농담같지만 의외로 진지하게 연구된 사안이다. 전함이나 순양함은 중무장, 중장갑을 갖추고 속도도 어느 정도는 챙겼지만 본질적으로 거대해서 기습작전을 구상하기 어렵고 빠르게 적의 정찰에 발각되므로 적의 대응속도도 빨라서 작전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만일 물 속으로 잠수하며 다니는 잠수전함이나 잠수순양함이 있으면 어떨까? 적 주력함이나 중요 목표에 잠수해서 접근한 후 기습적으로 근거리에서 함포를 사격해서 정확하게 명중시켜서 전과를 올린 다음에 바로 잠수해서 빠져나오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원거리에서 기습포격한 후에 잠수해서 우회한 후 다시 원거리에서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포격을 하면서 적을 괴롭한다는 구상도 가능했다.

기술이 발전한 현대에는 이런 방식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의 기준으로는 그런 것은 기술의 발전으로 커버 가능하리라고 낙관적으로 보았기에 덱건의 대구경화에 많이 집착하였다. 실제로 3인치 (76mm) 구경의 덱건의 경우에는 상선 상대로도 관통은 잘 되지만 내부 작약이 적어서 명중탄이 많아도 격침이 안되는 등의 사유로 인해 점점 대구경화해서 5인치 (127mm)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독일의 88 mm8,8cm FlaK같은 강력한 물건이 아닌데다가 구경이 해상용 함포로는 작아서 별 피해를 못주는 것은 76mm와 마찬가지므로 U보트에게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둘 다 실패한 실험이었지만 덱건을 제대로 잠수함의 주력 병장으로 삼으려면 위력만 따질 경우에는 주포는 M급 잠수함(영국)의 12인치 (305mm) 함포가 적당하고 화력과 방어력과 연사력등을 조화롭게 잡으려면 쉬르쿠프급 잠수순양함처럼 8인치 (203mm) 함포를 2연장 선회포탑에 장착하는 형태가 좋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서 5인치 (127mm)급의 연사력 좋은 함포를 부포 형태로 장착하고 대공화기도 장착하면 더 좋다고 한다.

물론 그러려면 위의 실패한 두 종류의 잠수함과 달리 현대의 원자력 잠수함처럼 배수량이 많이 늘어나고 높은 기술력도 적용되어야 하므로 당시의 잠수함에게는 적용하기 곤란했다. 당연하게도 현대의 잠수함에게는 미사일의 발전으로 인해 덱건을 장착할 필요가 없다.


7. 단점[편집]


하지만 덱건이 결국 쇠퇴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7.1. 본질적으로 잠수함과 어울리지 않음[편집]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장갑이 없다시피하고 조금만 손상을 입어도 잠수가 불가능해지며 만일 잠수중에 손상을 입으면 해당 부위에 수압이 집중되어 통제불가능한 누수가 발생해 침몰당하는 약점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잠수함은 적의 공격을 버티는 게 아닌 아예 맞는 일이 없도록 은밀하게 숨어서 작전해야 하는 병기인 것이다.

그런데 덱건은 본질적으로 함포이므로 잠수함이 물 위로 부상해서 사격해야 한다. 당연히 은밀성을 포기하고 동체를 노출하는 행위인 데다 그렇다고 별다른 방어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때의 잠수함은 매우 취약해진다. 그래도 전쟁 초기엔 적의 대응이 약해 이런 단점을 감수하고 덱건을 쓰는 효용이 컸지만, 잠수함을 잡는 대응책이 발달하면서 잠수함을 위험에 빠뜨려야 사용가능한 덱건을 쓰기 곤란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덱건이 있으면 잠수함 승조원들이 적과 함포로 싸워보겠다는 생각을 자주 가지게 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덱건을 폐지하자는 측에서 잠수함이 그냥 잠수해서 회피 가능한 강력한 상대에게 덱건으로 대응하다가 쓸데없는 잠수함 손실을 낼 것을 방지하자는 이유를 들었으며, 실전에서도 어뢰 스캔들로 인해 장비한 어뢰가 쓰레기였던 태평양 전쟁 초중반의 미국 잠수함들이 정확한 조준과 타이밍으로 어뢰공격을 했으나 어뢰 자체의 심각한 결함으로 실패한 후 분노에 차서 부상해서 적 포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덱건을 난사한 사례가 존재하였다.


7.2. 함포를 제대로 사용하기 곤란함[편집]


원래 함포를 사용하려면 흔들림이 최소화되어야 하며 적을 포착하기 위해 높은 위치에 있는 사격통제장치도 있어야 하고 적의 공격에 대응할 장갑도 있어야 하며 포탄을 신속하게 함포에 공급할 재장전수단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서 다수의 동급 함포를 보유해서 동시에 일제사격함으로서 적에게 명중탄을 빠르게 다량으로 발생시켜서 빠른 전투승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협차사격이 가능하면 더 좋다.

하지만 잠수함은 어떤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갑판은 좁고 파도에 심하게 흔들렸으며 해수면과의 높이도 낮아서 바닷물이 넘실거린다. 막 부상한 상태에서는 바닷물까지 적셔진 상태라 미끌거리기까지 했다. 잠수함의 사령탑은 낮은데다가 함포를 위한 제대로 된 사격통제장치도 별로 없어서 함포 자체에서 알아서 잘 조준해야 했다.

여기에 더해서 잠수시 수중저항 문제 등으로 인해 기본적인 포방패도 없어서 말 그대로 방어력이 제로였으며 포탄의 재장전도 즉응탄만 함포 근처의 갑판 바로 아래에 있으며 그 이상의 포탄이 필요할 경우에는 인력으로 탄약고에서 함포까지 릴레이로 포탄을 나르는 중노동이 필요했고 속도도 느렸다. 함포의 문수 자체도 적어서 빠르게 다량의 포탄을 발사하기 곤란했으며 협차사격 따위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적이 소구경 함포만 가진 소형 선박이라고 해도 빠르게 근접하면서 기관총이라도 난사하면 덱건을 다루던 수병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기 때문에 덱건을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이러다가 기관포탄이 명중하면 덱건이 손상을 입어서 작동불능이 되고 제대로 된 함포탄이 명중하면 잠수함이 잠수불가가 되어서 말 그대로 제압당한다. 여기서 더 사태가 커지면 잠수함이 손상을 못 이기고 격침당하게 된다.

그래서 잠수함이 덱건을 제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보통 미리 계획을 세우고 부상한 다음에 덱건을 사용할 준비를 다 마치고 선제사격을 시작하는 경우며 적의 반격을 안받기 위해서라도 원거리 사격과 강력한 한방이 필요해서 덱건이 대구경화하게 된다.

사실 이런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쉬르쿠프급 잠수함처럼 2연장 밀폐식 선회포탑을 도입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그러려면 앞서 언급했듯이 현대의 원자력 잠수함 수준으로 배수량이 늘어야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한데다가 당시의 기술력으로 이렇게 잠수함의 배수량이 늘면 잠수함 자체가 비싸지고 안전잠수심도가 줄어들며 긴급잠수가 느려지고 선회력이 낮아져서 폭뢰에 취약해지므로 선택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그리고 이래봤자 잠수함 자체의 방어력이 낮으므로 본질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다.

이리하여 덱건의 선회포탑화는 극소수 잠수함의 대공방어용 기관포탑에나 일부 적용되게 된다.


7.3. 잠수함이 안전하게 부상할 수 있는 해역이 없어짐[편집]


덱건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잠수함이 항공기의 공격을 받지 않는 해역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덱건 사용준비중에 항공기의 공격을 받고 잠수함이 격침당한다.

하지만 항공기의 발전과 함께 호위항공모함이 다수 등장하면서 잠수함이 안전하게 부상할 수 있는 해역이 사라진다. 오죽하면 슈노켈 같은 장비를 써서 얕게 잠수한 상태로 디젤엔진을 돌려서 느린 속도로 항행하겠는가.

이걸 해결해보겠다고 잠수함에 대공방어용 대공포와 대공기관포를 장착해서 적 항공기를 쫒아내보았지만 결국 항공기가 단체로 공격하자 답이 없어졌다.


7.4. 바닷물에 의한 부식[편집]


덱건은 보통 잠수함 외부에 노출된 구조고 노출되지 않더라도 잠수중에는 해수가 들어왔다가 부상하면 배수가 되는 구조인 경우가 많다. 이러니 바닷물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으므로 녹이 스는 등 부식현상이 심해진다.

따라서 덱건을 사용하려면 그 전에 바닷물을 완전 배수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사용 후에는 부식된 부위를 손질하고 방청처리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해진다. 하지만 전장에서 잠수함이 한가롭게 장시간 부상하면서 이런 행동을 하면 바로 적에게 들켜서 공격받기가 쉽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섬세한 대공기관포나 기관총 위주로 부식이 심각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사용불가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미국이 5인치 25구경장 대공포를 기반으로 한 덱건을 좋아한 이유도 구경도 큰 편이고 연사속도도 대공포 기반답게 빠른데다가 부식이 잘 일어나지 않고 배수가 쉬워서 부상후 덱건을 빠르게 사용가능하기 때문이었다.


7.5. 수중저항과 소음[편집]


덱건은 기본적으로 돌출물인데다가 형상이 복잡해서 수중저항을 일으키고 잠수항해시 소음을 발생시킨다.

잠수함이 가잠함이었을 때는 사실 별 문제는 아니었다. 어차피 긴급시에나 잠수를 짧은 시간만 할 수 있었으며 잠수시 항행속도도 느려텨져서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잠수함을 고속화하고 진정한 잠수함으로 만들려고 하니 덱건이 발목을 잡았다. 잠수시 고속을 내면 수중저항이 강해져서 잠수함의 속도를 줄이고 소음도 대량 발생시키는 바람에 적에게 잘 들키게 된 것이다.

이래서 잠수함이 현대식 모습을 갖추게 되면서 덱건이 퇴출당하게 된 것이다.


8. 결론[편집]


잠수함과 상성상 잘 어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다하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물러난 함포다.

사실 근대식 잠수함이 등장할 때 잠수함의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주무장인 어뢰도 빠르게 발전허고 현대의 미사일처럼 어뢰 외에 쓸만한 무장이 있었다면 덱건은 시초부터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근대의 상상과는 다르게 기술적 발전은 불균형했으며 잠수함이 제 자리를 찾는데도 시간이 필요하였다. 그래서 덱건은 잠수함이 생존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준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잠수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무기체제였기에 진정한 잠수함인 현대식 잠수함이 등장하면서 덱건은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였다.


9. 여담[편집]


덱건을 도입한 각국의 사정에 따른 여담이 많다.

  • 독일은 1차대전때 덱건에 의한 성과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덱건의 대구경화를 포기했다. 그래서 대공방어용 대공포로서의 덱건을 제외하고는 덱건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애초에 88mm라는 구경 자체가 수상전 및 지상포격지원용으로는 구경이 너무 작았다. 대공방어용 기관포같은 덱건은 다수 장착하기도 했고 나중에는 밀폐형 기관포탑까지 발전하였으나 해수에 의한 부식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 이탈리아는 극과 극의 사례를 기록했다. 1940년 6월 23일 아침 홍해의 페림 (Perim) 섬 근해에서 잠수함 토리첼리 (Torricelli) 는 영국 호송선단을 만나서 결국 패배하였으나 120mm 덱건으로 2척의 적함에 손상을 준 반면에 영국 호송선단은 5대 1의 수적 우세와 120mm 함포 18문과 102mm 함포 4문이라는 압도적 화력 우세에도 불구하고 700발의 포탄과 500발의 기관총탄을 쏟아부었으나 제대로 명중탄을 못 주는 끝에 포탄의 비를 뿌려서 잠수함을 손상시킴으로서 피로스의 승리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1940년 6월 19일, 영국 트롤어선 문스톤 (Moonstone)은 이탈리아 잠수함 갈릴레이 (Galilee)과 1:1 포격전을 해서 이탈리아측에 함장 포함 4명의 장교를 포함한 16명의 전사자를 내게 하고 항복하게 만들었다.

  • 일본은 80mm에서 140mm급의 대구경 덱건을 사용하였으나 주로 지상포격용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여러가지 문제점에 봉착했다. 사격통제장치가 수준이 낮았고 잠수함 부상 후부터 덱건 사용가능까지 1분 이상이 소요되었으며 연사속도도 신통치 않은데다가 배가 흔들리는 등의 이유로 명중률도 그리 좋지 않았다. 포탄도 즉응탄 20발 정도만 상갑판에 보관하였고 나머지는 릴레이 방식으로 탄약고에서 덱건까지 인력운반해야 했다. 포탄 운반용 엘리베이터는 있었지만 이걸 사용하면 잠수 전에 엘리베이터 밀봉 덮개를 닫고 재밀봉하는 시간 많이 잡아먹는 절차가 있어서 긴급시에는 잠수불가가 되므로 사용불가였다. 그래서 개전 초반 인도양에서는 유용하게 사용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해안 포격을 제외하고는 영 신통치 않았다. 이는 대공용으로 장비한 96식 25mm 고각기총도 마찬가지였다.

  • 미국은 전쟁 초반에는 어뢰 스캔들 덕분에 믿을 수 없는 어뢰 문제로 어뢰 공격이 실패하자 목숨을 걸고 적 포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희생자까지 내면서 열받아서 급속부상과 급속잠항을 하면서까지 덱건을 사용하였고 후반에는 어뢰를 쓸만한 일본 함선과 상선이 줄어들고 소형 선박들도 소구경 함포와 기관총등으로 무장해서 원거리에서 덱건을 쓸 필요가 있기에 덱건의 대구경화와 다수 장착이 진행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대공용으로 보포스 40mm 포도 도배되었으며 심지어 근접전에 대비한 기관총, 수류탄, 바주카도 수병들용으로 장비되었다. 덱건들은 미국의 정확한 사격통제장치와 레이더의 보조를 받았고 원래 대공포 기반인지라 연사력도 좋아서 성능이 우월하였다. 여기에 더해서 적의 반격을 피하기 위한 야간포격도 도입되었으며 목조 선박에 화재를 발생시키기 위한 소이탄등의 특수 탄종이 잠수함 덱건용으로 개발되고 대량보급되었다. 이를 통해 1차대전 유보트보다 더 좋은 기록을 미국의 덱건이 기록하게 된다.

  • 영국과 네덜란드도 덱건을 소소하게 사용해서 적 소형선박들을 연안에서 격침시켰다.

  • 소련은 해군 자체의 전과가 적은 관계로 아이러니하게도 2차대전중 덱건에 의한 전과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비록 소형 선박 위주였지만 그런 전과도 기록 못할 정도로 당시의 소련 해군, 특히 잠수함은 운용인원의 미숙련 등으로 인해 매우 열악했다.

  • 프랑스는 전쟁 초반 프랑스 침공으로 인해 비시 프랑스자유 프랑스로 분열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전반적으로 해군력 자체가 지리멸렬했다. 그나마 있던 잠수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쉬르쿠프급 잠수순양함처럼 어이없이 상실하거나 자침하는 사례가 많았다. 당연히 덱건도 제대로 활용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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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찰, 특수부대원 침투 및 퇴출, 조난된 병력 구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