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쟁탈전을 연기하는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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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저서 해설
2.1. 한국인과 도덕 지향성
2.2. 완전무결한 이(理)만이 대접받는 사회
3. 기타
3.1. 관련 기사


1. 개요[편집]


도덕 쟁탈전을 연기하는 극장(道徳奪取闘争を演じる一大劇場, 도덕탈취투쟁을 연기하는 일대극장)이란 교토대학지한파 교수로 동아시아비교철학 및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자 오구라 기조(小倉 紀蔵)가 1998년 저서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韓国は一個の哲学である)』에서 대한민국의 도덕 지향적 사회문화를 함축하기 위해 사용한 비유로, 이후 한국 내 언론 등에서도 보도, 인용되면서 유명해졌다.


2. 저서 해설[편집]



2.1. 한국인과 도덕 지향성[편집]


한국 사회는 사람들이 화려한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다.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흥분은 항상 여기에서 유래한다. 사람들은 도덕을 쟁취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필사적으로 자기선전을 하고 있다. 운동선수도 연예인도 동성애자도, 심지어는 범죄자까지도 하나같이 공적인 자리에서는 도덕을 외친다. 경기 성적이나 노래 실력만으로는 평가받지 못하고, 자신이 얼마나 도덕적인가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킨 후에 비로소 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중 (조성환 역, 모시는사람들, 2017)


오구라의 해설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도덕 지향성(道德志向性)'의 사회이다. 여기서 '도덕 지향성'이란 '도덕적'과는 다른 개념으로, '누군가의 삶이 실제로 도덕적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모든 언동을 도덕으로 환원해서 평가하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도덕 지향성은 '도덕 환원주의'라고도 할 수 있다.[1]

도덕 지향성의 사회에서는 부나 명예 못지않게 도덕을 얻는 쪽이 헤게모니를 쥐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 구성원들은 돈이나 명예 이외에도 도덕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이를 위한 자기선전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삶이 얼마나 도덕적인가를 소리 높여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러한 도덕 경쟁은 연예인 등 공인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나타나며, 저술에 따르면 '심지어 범죄자까지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도덕을 외친다.'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는 일본 등 타국에서는 스포츠 선수나 다른 유명인이 사적 이익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도 지탄받지 않는 것에 비하여, '한국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도덕적인가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킨 후에야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모두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프로야구 선수나 가수가 활약한 뒤 고아원이나 장애인 시설에 기부'하거나,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여 메달이나 트로피를 국민 앞에 바치는 것'이 도덕을 인정받기 위한 예로서 열거된다.[2]


2.2. 완전무결한 이(理)만이 대접받는 사회[편집]


(전략) … 조선 시대에는 도덕을 쟁취하는 순간, 권력과 부도 저절로 굴러들어온다고 모두가 믿고 있었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무력으로 투쟁하지 않고 이론으로 투쟁하였다. 우리 도덕이야말로 올바르다는 논리로 싸운 것이다. 이 투쟁에서 패하면 사형이나 유배를 면치 못한다. 뿐만 아니라 그 죄가 가족과 친척에게까지 파급된다.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중 (조성환 역, 모시는사람들, 2017)


그러나 이러한 '도덕 쟁탈전'의 결과로 도덕 경쟁에서 패한 쪽은 사회적인 명분을 잃어버리게 된다. 저자는 이를 두고 오직 하나의 완전무결한 이(理)만이 대접받는 사회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권력 투쟁은 곧 '도덕을 내세워서 권력을 쟁취한 세력'이 상대 세력에 대해 '얼마나 도덕적이지 않은가'를 서로 폭로하는 싸움이 된다. 저자는 한국의 정치를 조선 말기의 사색 당파(노론, 소론, 남인, 북인)나 예송 논쟁 등에서도 찾을 수 있는 유서 깊은 현상의 연속으로 본다.[3] 한국의 풍토에서 훌륭한 '선비'는 개인의 기량보다는 '얼마나 상대방의 도덕적 결함을 잘 들춰내 지적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4]


3. 기타[편집]


  •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가 2023년 9월 23일 방송 중 해당 내용을 한국 사회의 다른 풍조와 함께 다룬 바 있다. (타임 스탬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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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관련 기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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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어판 책 13페이지.[2] 한국어판 책 87페이지.[3] 한국어판 책 144-145페이지.[4] 한국어판 책 136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