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백야극광)

　음―― 내가 태어난 곳은 큰 왜건이야. 태어났을 때부터 피진 가문의 일원이었지. 피진 가문은 대대로 메신저를 해왔어.
　그래서 나도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전문 배달원이 되었어. 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작은 물건을 배달하기 시작했으니 배달원이 되는 건 문제도 아니었어.
　나도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보고 싶긴 해. 하지만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반드시 직업이 있어야 했지. 자난 성의 집은 매우 편안한 데다가 자난 성의 일을 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살 수 없어...... 게다가 나처럼 어린 멤버는 여러 가지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고. 어떻게 생각해도 떠도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래서 적당히 살아가는...... 아니, 일하는 거야.
　어쨌든 화물을 보내는 사람이든, 받는 사람이든, 아니면 쿠리어 길드든 모두 날 잘 돌바줘. 그러니까 내가 가끔 길에서 시간을 지체해도 별 상관없어. 구구.

숭고한 자유! 저녁은 정말 비싸, 방값은 더 비싸지. 하지만 자유를 위해서라면 모두 버릴 수 있어!
아니 아니, 그냥 해본 소리야. 난 아직 어리니까 현실 도피할 순 있잖아. 나도 그걸 모르진 않는다고. 자, 봐. 결국 난 쿠리어가 되었어. 게다가 매일매일 열심히 일한다고. 약간의 직무 유기가 있을 뿐, 아니지, 길에서 시간을 조금 지체할 뿐이라고. 구구.
하지만! 일은 제대로 하고 있어! 검은 어떤 녀석, 에호 말이야. 일 중독자인 그녀에게는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거겠지만! 흥! 게다가 나보고 공짜로 일하라고 했다니까! 그래서 난 들은 척도 안 했지. 구구. 하지만, 에호 그 녀석, 내가 고개를 돌리니까 자기가 퇴짜를 맞았다면서, 정말...
아무튼 난 그녀와 엮이는 건, 생각도 하기 싫어.　

쿠리어 길드의 휘장은 내게 매우 중요한 거야. 아, 사실 난 일루미나에 있고 싶지도, 이런 위험한 일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어. 일보다는 예전에 부모님과 함께 있으면서 「게으름」 부리던 날들이 더 그립거든... 난 열심히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구...! 일루미나에서 편지 배달을 하면 많은 사람하고 만날 수 있고, 정보관으로 일한다면 더 많은 고위층의 정보를 알 수 있게 되겠지... 그러면 부모님이 살아계신지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근데 벌써 정보관이 된 지 3년이나 되었는데, 난 여전히 전처럼 빈둥거리는 것 같아. 물론 나도 허송세월하고 싶진 않아. 하지만 정보관이 대체 뭘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질 않는단 말이야. 비비안 님은 항상 나보고 유망한 쿠리어라며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지만... 뭐, 그렇다고 나도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니까, 이 참에 탐색 소대에 들어가겠다고 했어... 그러다 너랑 콜로서스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야. 아무튼 더 많은 곳을 가고, 더 많은 사람을 알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