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의 여명/에피소드 가이드/1부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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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1~20 (20)

왕의 귀향 | 불발 | 습격 | 마찰 | 겁두령 | 출정 | 꿈 | 최고의 서포터 | 해체작업 | 선택 | 마당을 나온 수리들 | 제압 | 불청객 | 빈틈 | 격돌 | 푸른블미르 | 약속 | 재회 | 담 | 여명
2장
21~34 (14)

마고 in the Blue | 악당? | 지각 | 지각2 | 리아의 마음 | 벌점? 승점! | 절벽둥지 | 비자수리 | 비자수리2 | 암운 | 이중공작 | 배후 | 배후2 | 선힘
3장
35~44 (10)

살기 (총 10화)
4장
45~52 (8)

계략 | 다이라X다이라 | 구출 작전 | 출격 | 결투 | 일격 | 검의 힘 | 착수
5장
53~59 (7)

함정 (총 7화)
6장
60~65 (6)

잿빛늑대 | 탈출 | 무라이 | 우기 | 촉각 | 꽃길
( 문서 / 1부 / 2부 / 3부 / ~ )

네이버 웹툰 동토의 여명 1부 5장의 줄거리를 정리한 문서.
1. 53. 함정
2. 54. 함정2
3. 55. 함정3
4. 56. 함정4
5. 57. 함정5
6. 58. 함정6
7. 59. 함정7
8. 핵심 요약 및 여담


1. 53. 함정[편집]


사슴 한 마리가 고개를 기웃거린다. 그리고 놈은 어디선가 날아온 무언가에 머리를 얻어맞는다.

"후우.."

거친 숨을 내쉬는 한 선비. 시커먼 외투를 입고, 빼꼼 눈만 내놓았다. 놈은 입에서 피를 흘리다 이내 눈의 총기를 잃고 숨을 거둔다. 네가 정녕 미물일지언정, 갈 때에는 부디 편히 가거라. 선비는 사슴을 어깨에 들쳐 매고 어디론가 향한다. 한참을 걷던 그는 아무 것도 없는 공터 앞에 다다르는데, 사실 여기는..

마라흔산 남쪽 동굴, 선비들이 펼친 수호진 앞이었다


선비가 들어서자, 딱 보아도 상당한 수의 선비들과 수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겁의 이빨에 당한 이들은 절반의 병력이라 하였으니.. 이 얼마나 많은 목숨이 떠나갔단 것인가! 실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 목숨을 건진 선비들도 열에 아홉은 중상자.. 나머지 하나들이 식량 확보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비는 수호진 안에 들어서자 얼굴을 드러낸다. 그의 얼굴에 새겨진 힘의 인이 눈에 띈다. 그는 몇걸음을 더 움직이더니 어깨에 매고 있던 사슴을 철퍽, 내려놓는다.

"선비님.."

"운이 좋았네. 마침 돌아다니는 놈이 있어서.."

선비의 말이 끝마치기 무섭게, 엄청난 지진이 느껴지고 동굴 천장에서는 후두두두 재가 떨어진다. 긴장하는 선비들..

"무덤겁이야!"

다행히도 울림은 머지않아 그친다. 노란머리의 땅머리패 선비는 한숨을 돌리곤 말문을 연다.

"무라이님은.. 무사히 도착하셨을까요?"

"물론이지. 구원부대와 함께 벌써 오고 계실지도.."

선비들은 무라이를 믿고, 더 버티기로 한다. 악착같이.

* * *

"보세요 아주님! 길이!!"

"하여간 기분 나쁜 숲이라니까!! 해가 지기 전까진 도착해야 해!! 그대로 도약한다!!!"

"옛!"


파바밧, 아주와 부하들은 거대 곤충을 잡아 타고 숲을 헤쳐나간다. 그 엄청난 속도에, 선비들의 머리가 마구 휘날린다. 박차를 가하는 선비들.. 아주의 명대로, 그대로 도약하여 속도에 불을 붙인다.

"거의 다 왔다! 아끼지 말고 젖먹던 힘까지 팍팍 쓰라고!"

* * *

"선비님! 정체불명의 무리가 이곳을 향해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합니다."

잠시 모두가 조용해진다. 선비들 여럿이 수호진을 강화하며 지키고 선 동안, 한 매얼음패 선비가 바닥에 귀를 대고 대지의 진동을 살핀다.

"... 어떤가?"

"규모는 대략 스무 명 남짓, 아직 구슬에 반응은 없습니다만 속도나 크기를 봤을 때 겁이나 테라부족은 아닌 듯 싶습니다."

"... 원군일까요?"

"아니, 그들이라기엔 너무 일러.."

매얼음패 선비가 고개를 든다.

"... 왔습니다."

그런데..


수호진이 화악 빛나며 터져버리고, 선비들은 튕겨져 나가떨어져 바닥에 철퍽 쳐박힌다. 마구 뿜어져나오는 연기에 선비들은 몸 가누기조차 힘들다.

"하눌선비들이 겹으로 펼치고 있던 수호진을 단번에 날려버리다니, 대체..!!"

잿빛 연기 너머로 보이는 사람의 형체..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붉은 눈..

"!"

파일:칼라나의몰살명령.jpg
모조리.. 쓸어버려라.

2. 54. 함정2[편집]


어느덧, 길의 끝무렵에 다다른 아주와 부하들..


얽힌 줄기들 틈 사이로, 날겁 떼가 일렬로 무리 지어 하늘을 누비는 모습이 보인다. 다이라는 다시 한번 전의를 다진다. 그리고 비로소, 아주의 명이 하달된다.

"참조를 선두로 비, 연 두 개 조가 뒤를 따른다. 궁조는 후방지원을, 황조는 이곳에 남아 퇴로를 확보한다."

"옛!"

"그리고 겁두령은 최대한 피해서 간다. 만에 하나 겁두령과 맞닥뜨릴 시에는 다이라와 내가 저지한다."


드디어, 아주와 부하들은 동굴을 향해 무지막지한 속도로 진격한다. 깎아지른 두 절벽의 사잇길을 지나자 아주가 한숨을 돌린다.

"위험한 고비 하난 넘겼군. 구슬에 반응은 없나?"

"예, 아직까진..!!"

"이제 곧 동굴이에요!"

다이라의 말대로, 그들은 곧 동굴에 근접한다. 그런데, 왠 시커먼 연기가..?

"아주님! 동굴에서 연기가!!"

"나도 봤어!"

아주는 고삐를 꼬나쥐며 다이라에게 외친다.

"꽉 잡아!"

* * *

털썩. 선비들이 힘없이 쓰러져 간다. 고작 여덟 남짓한 칼리그 놈들에게 말이다.. 하지만 선비들이 전적으로 불리한 상황.. 선힘을 한번 제대로 써볼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부질없는 짓입니다.."

칼라나는 손을 뻗어 붉은 기운을 내뿜는다. 목을 움켜쥐고 비트는 통에 선비들은 모두들 힘이 쫙 빠진다. 땅머리패 선비가 목을 부여잡고 부르르 떨며 신음한다.

"서, 선승님..!!"

하지만 이내, 선승마저도 숨통이 막혀 고통스러워한다. 그 '힘의 인'을 지닌 이마저도 말이다! 하지만, 선승은 진절머리나는 고통을 이를 악물고 참아내면서, 검지와 중지를 뻗어 칼 모양을 만든다. 부들거리는 손.. 선승은 두 손가락을 슥, 옆으로 밀어낸다.

그리고.. 팍, 날아가는 칼라나의 머리..!! 툭, 그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자 선비들은 겨우내 숨을 가다듬는다. 이렇게 손쉬운 상대가 아닐텐데..? 찝찝함은 여전하지만, 어쨌든 선승은 선비들을 챙긴다.

"움직일 수 있겠느냐."

"선승님?"

"가거라! 녀석들에게 다른 뜻이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땅머리패 선비는 고개를 끄덕이곤 바닥을 박력있게 내리쳐, 쾌속으로 자리를 뜬다. 선비가 움직이는 것을 본 칼리그 측에서도 한놈을 따라붙이려 하나.. 다행히도 선승이 선힘을 써서 놈을 날려버린다. 땅바닥에 콰과과곽 쓸려나간 암전사의 두 눈엔 초점이 나갔다. 그런데.. 그의 얼굴은 마치 도자기인것 마냥, 마구 갈라져 투둑 떨어져 내린다.


그러는 동안, 선승은 어느새 두 눈과 입 그리고 힘의 인에서 순백색의 빛을 내뿜기 시작한다. 마구 휘날리는 머리칼과 옷자락들.. 선승의 두 눈과 입에서 김이 피어오른다.

"순순히.. 보내줄 것 같은가.."

떨어져나간 칼라나의 머리는 정면만을 응시하는데.. 선비의 말을 듣고는, 시선이 돌아간다

"귀찮게 하시는군요."

"!"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그녀도 선비님도 이미 죽은 목숨이란 걸!"

'...목이 떨어진 채로!?'

선승이 미처 다 놀라기도 전에, 분리된 칼라나의 몸뚱아리가 그를 덮친다. 그 때문에, 선승의 시야는 완전히 가려져버리는데..

쾅!

느닷없는 대폭발. 검붉은 연기를 가르며 번쩍이는 하얀 섬광.. 하아, 거친 숨을 내쉬는 백광의 사내.. 선승은, 칼리그 놈들과 맞서기 위해 굳은 각오를 다진다.

3. 55. 함정3[편집]



칼리그의 암전사들은 손을 뻗어 일괄적 공격을 시작한다. 하지만, 선승은 별다른 행동 없이도 마구 쏟아지는 공격들을 막아내고 튕겨낸다. 그뿐이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놈들 앞에 나타나 강렬한 주먹질 한방을 선사하기도 한다. 강렬도 그냥 강렬이 아니다, 암전사 하나를 완전히 날려버리고 땅바닥은 지대로 파이는 그런 강렬함! 날아가 동굴 벽에 부닥친 암전사가 의식을 잃게 하는 그런 강렬함!

급격히 바뀐 상황에, 암전사 둘은 서로를 응시하다, 합을 맞추어 자리를 급히 뜬다. 그 꼴을 본 선승이 그냥 순순히 있을리가 없다. 선승이 날린 광선 두 줄기는 놈들의 가슴을 명확하게 파고들어 뚫고 나간다. 그 힘에 두 암전사는 바닥에 쳐박힌다.

선승은 계속해서 놈들을 공격한다. 그의 손발은 놈들의 모가지를 비틀어 생기를 앗아간다.


그렇게, 승리의 여신은 선승의 편에 전적으로 돌아서는 것으로 보였으나..

스스슥. 붉게 일렁이는 기운들에 연결된 암전사들이, 또다시 몸을 일으킨다. 쓸려나가 올이 나가고 찢어져버린 하얀 옷과 모자는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섬뜩함을 한층 더하고, 여전히 붉게 빛나는 눈은 공포감까지 준다.

* * *

선승이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가는 동안, 땅머리패 선비는 최선을 다해 동굴을 빠져나가고 있다.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성큼성큼 달려나가는 그녀.

"!"

그녀는 무언가를 발견하곤 멈춰선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나타난 하얀 두 형체..

"별일이군.. 칼라나가 쥐새끼를 남기다니.."

칼리그 놈들을 마주하자, 그녀는 꿀꺽 침을 삼킨다. 그리고.. 그녀의 두 눈도 하얗게 빛나기 시작한다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고, 화악 곧바로 달려드는 암전사들. 그녀는 조용히 두 암전사들을 응시한다.

* * *

둥둥. 붉은 기운에 연결된 암전사들은 고리 형태를 만들어 선승을 둘러싼다.

'... 지금껏 꼭두각시와 싸웠단 건가.. 사술에 능한 집단이라더니 소문대로군.'

선승은 놈들을 둘러본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진 모르겠지만.. 뭐, 상관없다.. 선비로 살다 가면 그뿐.'

선승의 뒤를 노리고 암전사 한 놈이 공중에 몸을 띄운 채 칼을 휘두른다. 하지만, 선승은 몸을 틀어 가볍게 피해내고는, 두 손으로 놈을 잡아채서 놈의 몸을 꺾고 뒤로 넘겨버린다. 선승의 기세에, 암전사들은 움찔거린다.

'검오름[1]이 끝나는 순간 내 목숨도 끝나겠지, 그렇다고 혼자 가진 않아!!'

선승은 쩌정, 하얀 광선 두 개를 쏜다. 그리고, 움찔거리던 암전사들 중 한 놈의 머리를 썰어버리는데 성공한다. 아쉽게도 다른 한 놈은 지니고 있던 막대자루로 선승의 공격을 튕겨내고 말았지만, 선승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달려들어 주먹을 날린다.

"저승길 동무로 데려가 주마!!!"

* * *

쿵! 흙먼지가 피고 잔해가 마구 튄다. 먼지바람이 한차례 거두어지자 한 형상이 보인다. 온몸이 잿물을 뒤집어 쓴 듯 텁텁한 색깔의 한 형상이.. 선승, 온 힘을 소진하고는 구부정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피를 토해낸다. 그의 얼굴엔 균열이 잔뜩 일어났다.

선승은 주변을 살펴본다. 겁들의 이빨에게서 겨우 목숨을 건진 나머지 절반의 선비들도 모조리, 말그대로 모조리! 몰살 당하고 말았다.. 선승은 눈을 지그시 감는다. 슬픔, 죄책감, 위안.. 그는 지금 무슨 감정일까.. 그러나, 그는 마지막마저도 편히 쉴 수 없었다.


푹!

선승의 몸뚱이에 깊숙하게 칼날이 꽂힌다.. 그렇다. 암전사들 중 하나가 아직 살아남아 있었던 것이다.. 뚝뚝, 칼날 끝에서 거무스름한 핏방울이 떨어져내린다.

"네 놈은..!!"

선승은 놈을 알아본다. 놈은 바로, 선승의 선힘에 튕겨져 나가 얼굴이 마구 갈라져 투둑 떨어져 내리던, 무척이나 기괴한 인상을 주었던 바로 그 암전사였다. 그리고, 그렇게 떨어져 내린 얼굴 안에는..

"그게.. 본체였던 게냐..!"

"부질 없는 짓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오른쪽 뺨에 새겨진 복잡한 문양, 그리고 그 누구보다 붉게 빛나는 눈. 놈은 바로 암사대장 칼라나였던 것이다..!! 칼라나는 지체없이 칼을 뽑아 피를 흩날린다. 선승은 털썩 쓰러져 거친 숨만 내뱉는다.

그때. 누군가 나타난다. 또다시 하얀 신발이다.

"응?"

선비들과 암전사들의 시체를 보고는 놀라는 그..

"호오.. 칼라나의 인형들을 모두 해치우다니.. 대단한 상대였나?"

"..."

칼라나는 잠시 침묵한다.

"... 좀 질긴 녀석이었을 뿐입니다.."

"비자수리들은 질긴 게 특징인가 보군.."

그를 뒤따라온 암전사가 무언가를 털썩 내려놓는다. 그건 바로..

"이놈도 어찌나 끈질기게 저항하던지.."

아아, 땅머리패 선비도 결국은 놈들에게 당한 것이었다!


선승은, 쓰러진 그녀를 발견한다.

4. 56. 함정4[편집]


놀라는 선승을 뒤로 하고.. 칼리온, 지시를 내린다.

"수리들이 냄새 맡을 수 있으니 이놈들은 따로 처리한다."

"칼리온님!"

수하 하나가 선승을 가리킨다.

"이 녀석은 가망이 없어 보이는데요?"

칼리온은 선승에게 다가간다. 선승은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다.

"... 검으로 오르지 못한 인간은 곧 산화하고 말지.. 고통이 상당할 텐데 신음조차 내지 않는군.."

"끝내라.."

"... 선비의 자존심이란 거냐."

칼리온은 선승의 목을 꽉 움켜쥐고 위로 들어올린다.

"너희들의 광기 어린 긍지가 우릴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걸 정의라 말하기엔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칼리온은 선승을 노려보더니 발을 굴려 붉은 기운을 내뿜는다.

"칼리온님!"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수하가 놀라며 외치지만, 칼리온은 아랑곳않고 선승에게 말한다.

"네 생의 끝을 보여줌으로써 넌 이미 그 값을 치렀다. 네게 과거를 바로 잡을 기횔 다시 한번 주지.."

그러자.. 놀랍게도 시커멓게 변했던 선승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칼리온은 선승을 고쳐주곤, 매정하게 바닥에 내던진다.

"... 칼리온님? 생존자는 남기지 말라는 게.."

"검으로 오르려던 녀석이다. 캐낼 만한 정보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

... 칼리온의 목적은 정녕 그런 것인가?

"... 이만 철수하도록 하지."

"... 예.."

* * *

아주는 동굴 가까이 어딘가에 홀로 선다. 아주가 선검의 손잡이를 쥐자, 코등이에 박힌 원형 장식이 밝게 빛난다. 아주는 원감遠感을 통해 부하들에게 명을 하달한다.

'테라부락 매복병들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놈들의 기습에 만전을 기하도록!'

아주는 옆으로 살짝 돌아 선다.

'작전 개시!!!'

그러나, 작전을 개시하자마자 동굴 안에서 수많은 눈들이 선비들을 맞이하니.. 그건 바로..

"겁! 겁들입니다!!!"

셀 수도 없는 머릿수다. 무더기로 쏟아져나온 겁들은 순식간에 몰아치는 해일처럼 아주와 부하들을 덮친다.

"아주님!!!"

다이라는 아주를 보호하기 위해, 비수 8자루를 꺼내어 든다. 세차게 날아가는 비수들.. 역시, 그동안 함께 한 시간이 많아서일까. 비수들은 아주를 피해 정확히 겁들의 머리에 박혀든다. 아주와 다이라는 등을 맞댄다.

"저희가 너무 늦은 걸까요?"

"단정 짓긴 아직 일러! 안에 생존자가 있을지 몰라..!!"

쉴새없이 다시 달려드는 겁들. 아주는 바닥에 손을 짚더니 발에 푸른불을 켠다. 그리고는 그대로 회전하면서 다리를 후려 겁들을 처치한다. 자, 곧바로 또 다음 기술이다. 아주는 공중제비를 한번 돌아 도약하더니 공중에서 팽이마냥 회전한다. 그 회전력에, 겁들은 힘없이 썰려나가 짓눌린 고깃덩이들로 전락한다. 그리고, 아주의 부하들도 나름 정예란 그 명성에 부족하지 않을 활약을 보여준다. 주먹에 돌을 둘러 겁들을 격파하는가하면, 선힘 광선과 불로 놈들을 소탕하는 이들도 있다.

한 선비가 상황을 지켜보다 아주에게 아뢴다.

"아주님! 이 상태론 시간만 지체될 뿐입니다! 진입을 위해선 단번에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시간을 벌어볼 테니 '큰벼락 여나비호령진'을 만드십시오!"

선비는 아주의 답을 듣기도 전에, 곧바로 겁들에게로 뛰어든다.

"잠깐! 큰 여나비.. 뭐?"

"아주님도 참! 선법만 파시고 진법 공부는 게을리하시니까 모르는 거 아녜요!"

"지금 핀잔줄 때냐?"

아주는 괜히 뻘쭘해서 다이라에게 한소리한다. 다이라는 아주 대신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또다시, 선검의 손잡이를 쥐고서 원감으로서 말이다.

'명, 하달한다!! 연조를 본진으로 칼벼락선인들은 동굴을 향해 뇌진을 펴고, 여나비선인들은 여나비술을 준비한다!'

5. 57. 함정5[편집]


어둔 하늘 아래, 사람들이 곳곳에 켜둔 수많은 불빛들이 궁궐 안을 밝힌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울림선인 바르 바눔.. 뚜벅뚜벅 어디론가 향한다.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어째 나보다 자네가 더 바쁜 것 같군.."

"거처 안팎으로 배치된 하눌선비만 스무 명이고 근위대는 자그마치 백 명이 넘습니다요. 이젠 좀 쉬시면서 선힘을 비축하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자네 지금 날 놀리는 겐가? 이런 호랑이 굴에서.. 자네 같음 쉴 수 있겠나..?"

그는 바로 아밈.. 그는, 무덤겁 소탕 이후 찾아온 후유증에 잠시 요양 중이었던 것이다. 아밈이 힘없이 침대에 앉아 하는 말을 듣고는, 바르 바눔은 이렇게 답했다.

"아밈님이 호랑이시잖습니까!"

"상처 입은 늙은 호랑이지. 눈먼 새도 앉지 않는 호랑이 꼴에 남은 건 노기뿐일세! 근위대야 그렇다 치고 젊은 동인[2]들이 떼로 달려들면 지금은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 할 판이야!"

아밈이 눈을 부라리며 말하는 걸 보니, 머지않아서 조금이나마 활기가 돌아올 성 싶다.

"적어도 3할은 아밈님께 충성을 맹세한 자들이옵니다. 심려 놓으시지요."

"그럼 7할은?"

"7할은.."

바르 바눔이 말을 얼버무리며, 대신 서신 하나를 내민다.

"신소리 말고 전하시게.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지킨다고!"

아밈은 서신을 받아들고 붓통을 뒤적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응? 내 금동 붓이..?"

"아! 그 붓이라면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요!"

"자네가..?"

"얼마 전 아주님께서 제게 부탁하셨거든요. 아밈님께서 아끼시던 붓대를 부러뜨렸는데 고쳐줄 수 있겠냐고.."

바르 바눔의 말을 들은 아밈, 붓대에 대체 무슨 깊은 사연이 얽혀 있는건지 얼굴이 일그러진다.

"뭐라?"

* * *

'명, 하달한다!! 연조를 본진으로 칼벼락선인들은 동굴을 향해 뇌진을 펴고, 여나비선인들은 여나비술을 준비한다!'

'명, 받들겠습니다!'

아주와 다이라는 합을 맞추어 함께 겁들을 소탕해나간다. 다이라는 방금의 그 선비가 무척 의아하다.

"그런데, 주인[3]이 세 개뿐인 으뜸선비께서 어떻게 시간을 버시겠단 거죠?"

그때, 쿠구구구- 무지막지하게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그 영향으로 다이라는 "으익!", 균형을 잃고 덩달아 선검까지 놓쳐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찮아진 얼굴이 압권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상처난 메주콩 같다. 아주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 이거 암만봐도 으뜸선비의 선력이 아닌데?"

"땅을 울려 겁들의 발을 묶다니.. 확실히.. 저건 으뜸선비가 쓸 수 있는 선술이 아녜요!"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냐, 서둘러 진을 펼쳐라!!"

아주의 명에, 선비들은 칼을 바닥에 꽂는다. 수십 개의 칼날이 굳게 버티고 선다.

"아주님! 준비 됐습니다!"

아주는 가까이 다가온 겁의 턱주가리를 걷어차며 시간을 벌고는 선검을 옆으로 휘둘러 뻗는다.

'모두 진 안으로!'

다이라는 홀몸으로 겁들 앞을 가로막고 선 으뜸선비에게 크게 외친다.

"선비님! 이제 됐어요!"

다이라의 외침에 으뜸선비는 다이라 쪽을 한번 보더니, 땅을 박차 순식간에 자리를 뜬다.

"지금이야!!!"

칼벼락선인들이 일제히 선검에 선힘을 불어넣어 뇌진을 편다. 이어서, 여나비선인들은 호리병을 들이켜 기름을 입안에 잔뜩 머금은 후, 진 밖으로 기름을 뿜어 불을 붙인다. 그리고..

큰벼락 여나비호령이 펼쳐져,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

6. 58. 함정6[편집]


폭발에 휘말린 겁들은 산산조각난다. 놈들이 무력화된 동안, 선비들은 화염을 뚫고 동굴에 진입한다.

'진입과 동시에 수호진을 펼친다!'

선비들이 펼친 수호진은 순식간에 쌓여 돔을 이룬다. 그리고 다행히도, 겁들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생각치 못한 변수가 그들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

"아, 아주님.."

다이라의 눈앞에 펼쳐진 처참한 광경.. 칼리그 무리에게 죽임당한 선비들이 있었던 것이다..!!

"아냐, 어딘가에 분명 생존자가 있을 거야! ... 그래! 동굴 깊은 곳으로 피신했을지 몰라! ..."

아주의 심정은 실로 착잡하다. 아주는 실낱같은 한줌 희망을 걸어본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여기.. 겁들이 남긴 흔적들을 보세요. 놈들은 동굴 밖이 아닌 안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는 건.."

"..."

"..."

아주마저도, 눈을 질끈 감으며 자책한다.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한 거야.."

그때. 한 선비가 입을 연다. 그는 바로, 방금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그 으뜸선비다.

"하지만.. 이들은 겁들에게 당한 게 아닙니다."

* * *


* * *

다이라는 그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다.

"겁들에게 당한 게 아니면 뭐란 거죠?"

"선비들의 몸에 난 상처, 괴멸 직전 그들이 짰던 마지막 진형, 사용했던 선술과 전투의 흔적.. 언뜻 보면 겁들과 결사 항전을 펼치다 변을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위장일 뿐."

"위장.. 이라고?"

결국, 아주도 그에게 묻기에 이른다.

"그렇습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들에겐.. 그 어떤 잔상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모든 생명이 끝나는 자리엔 크든 작든 고유의 선힘이 남아있기 마련이고 잠시나마 머물러 있던 선힘은 서서히 흩어지게 돼 있는데.. 보세요."

그는 죽임당한 선비들을 가리킨다.

"마치 거대한 바람이라도 지나간 것처럼 깨끗하잖습니까."

"혹시.. 격렬한 전투를 치른 후 소진을 거듭하다 그리된 건 아닐까요?"

"아무리 격렬한 전투를 치른 뒤라도 사자의 몸엔 선힘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지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간혹 있긴 합니다만.."

"그, 그래요! 그런 경우일 거예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다이라에게, 선비는 냉정하게 묻는다.

"다이라님은 폐허가 된 격전지를 얼마나 가보셨는지요."

"... 네?"

"저는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전투를 치르며 격전지를 오갔습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전사자 전원에게서 선힘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건 본 적이 없습니다."

잠자코 듣던 아주는 그의 발언에 꼬투리를 잡는다.

"삼 주인의 으뜸선비가 그렇게 많은 전투를 치렀을 거라 생각되진 않는데.. 아까부터 가당찮은 고등 진법을 읊어대질 않나, 엄청난 비술을 쓰질 않나.. 당신.. 정체가 뭐야?"

"하눌선비 단장으로서 두 분을 만나 뵐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죠.."

결국, 선비는 정체를 드러내는데..!! 그의 정체는 바로..

"무, 무라이님?!!"

그렇다. 그는 바로 무라이였던 것이다! 무라이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간다.

"... 멧겁에게 선힘을 말려버리는 재주까지 있으리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그, 그렇다면 누가.."

다이라가 그에게 묻는 그 순간.. 또다시 동굴에 커다란 울림이 찾아온다.

"아주님!"

거대한 종유석들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선비들은 위기에 내몰린다.

"아주님! 수호진이 깨집니다!!"

7. 59. 함정7[편집]


떨어진 종유석들이 부서져 내리고, 아주는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그리고 아주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다름아닌 무덤겁! 마치 환형동물 같이 생긴 놈은 그 굵은 몸뚱아리로 꿈틀거린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아, 아주님! 동굴 입구가!!"

"저길 뚫고 나갈 순 없어! 무덤겁은 내게 맡기고 서둘러 다른 출구를 찾아라!"

"넷!!"

아주가 품속에 손을 넣는다. 그가 꺼내든 건 바로 목단검이었으니..!! 아버지 아밈이 그랬듯이, 그 또한 검의 힘을 빌릴 심산이었다. 다이라는 꿀꺽 침까지 삼켜가며 그를 지켜본다. 그런 다이라를, 아주가 발견한다.

"뭐해? 안 가고."

아주는 한없이 냉정하고 이성적이다.

"여깄다간 개죽음 당한다 너..!"

다이라는 얼굴을 찌푸린다.

"같이 싸우잘 땐 언제고 이제 와 가라뇨! 매정한 척 하셔도 소용없어요!! 죽을 때까지 같이 있겠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두 사람이 피튀기는 언쟁을 벌이는 동안, 무라이는 가질 않는다. 한 선비가 그의 옆에 붙는다.

"무라이님!"

"먼저 가게, 곧 따라감세!"

"하지만..!!"

선비들이 말을 듣지 않자, 무라이는 선힘으로 땅을 솟게 해 그들을 날려버린다.

"거 말 많네!"

"으악!"

무라이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다.

'문제는 아주님이야..'

둘은 무라이가 보고 있는 걸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내 발목 잡지 마라!" "아주님이야말로 제 발목 좀 잡지 마세요!"

'검의 유물이 있다 해도.. 선힘을 너무 많이 쓰셨어.'

그때. 무덤겁의 마디 틈에서 시커먼 김이 새어나오더니, 이내 쩍 갈라지며 붉은 빛이 감돈다. 아주는 목단검을 다시 고쳐 쥔다.

'지금 내게 무덤겁의 공격을 받아칠 만한 힘은 없어! 그렇다면, 먼저 공격하는 수 밖에!!'

그런데.. 아주의 용맹한 기세와 다르게, 갑자기 목단검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

결국 완전히 깨져버리고 만다. 한순간에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린 아주.. 하지만! 갑작스레 솟구친 땅들이 무덤겁의 광선 포격을 막아낸다. 아주는 직감한다. 누가 한 짓인지를!

"!"

"... 여기서부턴 제가 맡겠습니다!"

"무라이님?!!"

"검의 유물이 사라진 이상 아주님이 하실 일은 없습니다. 가십시오."

무라이는 말을 끝마치고는 외투를 벗는다. 그 안에는 범상치 않은 갑주가 숨어있었다..!!

'저 갑주는...!!?'

"... 남은 선비들.. 남은 선비들을 무사히 나랑고스로 데려가 주십시오."

* * *

결국 자리를 뜨는 아주와 다이라..

"무라이님.. 괜찮으실까요? 무사히, 빠져나오시겠죠?"

아주는 그 말을 듣곤 눈을 질끈 감으며, '무사하실 리가.. 없잖아..!!'하고 생각만 할 뿐이었다.

* * *

무라이는 각성 상태로 무덤겁 앞에 선다. 무덤겁은 촉수를 마구 내리꽂아 봐도 무라이의 수호진에 통하지 않자, 아예 그가 서있는 지반까지 들어내기까지에 이른다. 무라이는 그 충격에 각성 상태에서 깨어나 두 눈을 빛내며 놈을 노려본다. 하지만 무덤겁, 들어올린 지반을 무참히 날려버리고, 무라이는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그리고.. 무라이는 마지막 보루를 꺼내든다.

'보르앙고스의 잿빛 검이시여.. 제게 힘을 주소서!!'



동토의 여명/에피소드 가이드/1부 5장 完

8. 핵심 요약 및 여담[편집]


「죄없는 희생, 그리고 숭고한 희생」
에피소드 가이드 1부 5장에 해당하는 53화~59화는 은신 중인 나랑고스 선비들을 구하기 위해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칼리그 무리의 음침한 계획에 의해 죄없는 선비들은 희생당하고, 뒤늦게 도착한 아주와 다이라, 그리고 구원부대는 또다른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몰래 숨어든 무라이는 그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기로 결심한다.


53. 함정[4]
등장 or 언급된 주요인물
무라이, 아주, 다이라

54. 함정2[5]
등장 or 언급된 주요인물
아주, 다이라, 칼라나

55. 함정3[6]
등장 or 언급된 주요인물
칼라나, 칼리온

56. 함정4[7]
등장 or 언급된 주요인물
칼리온, 아주, 다이라, 무라이

57. 함정5[8]
등장 or 언급된 주요인물
바르 바눔, 아밈, 아주, 다이라, 무라이

58. 함정6[9]
등장 or 언급된 주요인물
아주, 다이라, 무라이

59. 함정7[10]
등장 or 언급된 주요인물
아주, 다이라, 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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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神)으로 이르는 단계[2] 하눌선비의 별칭으로 하눌동인이라고도 불린다[3] 수리탈에 새겨진 흰 점. 일종의 계급장.[4] 칼리그 무리가 파놓은 거대한 "함정".[5] 전편 후속[6] 전편 후속[7] 전편 후속[8] 전편 후속[9] 전편 후속[10] 전편 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