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야/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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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상세내용



1. 개요[편집]


마비노기 영웅전의 캐릭터 라티야의 배경을 설명하는 문서.


2. 상세내용[편집]



남방 대륙 델시어 왕국 최남단.

사람이 살 수 없다고 알려진 땅, 죽음의 정글. 이 정글에는 바깥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한 일족이 살고 있었다.

자신들이 '검은 표범'의 후예라 생각하는 이 일족은 검은 발톱이라는 뜻의 '에우시 쿠자'라 일컬었다.

이 일족은 정글에 적응해 바깥세상에 대한 관심을 끊고 오랜 기간 단절되어 생활해왔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아이, 라티야는 정글 외곽에 우뚝 솟은 나무 위에서 바깥세상을 관찰했다.

매일 같이 바깥세상 구경을 하던 어느 날. 바깥세상 마을에는 뿌연 연기와 함께 악기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오늘, 축제를 하는 날인 건가?"

그녀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마을로 향했다. 하지만, 마을은 축제가 아니라 약탈을 당하고 있었다.

참혹한 광경을 보고 두려움에 몸이 떨려갈 때,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분노가 타올랐다.

마을의 한 소녀가 마족들에게 잡히려고 하자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돌멩이를 던졌다.

하지만, 자신들을 방해해 화가 난 마족들은 그녀를 쫓았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그녀는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쫓아오던 마족의 공격에 죽을 위기에 처한 순간.

그녀를 뛰어넘어 빠르게 지나치는 인영이 마족을 처치했다.

공포에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 눈앞에는 빛나는 갑옷을 입고 백마를 탄 기사가 포효하고 있었다.

그의 등장으로 두려움에 떨던 몸은 진정되었지만, 그녀의 심장은 전보다 더 두근거리고 있었다.

"아저씨. 저 마을에도 나쁜 마족들이 있어요. 마을부터 구해주세요."

계속해서 말을 듣지 않는 그녀를 억지로 품에 안아 자리를 피하는 도중.

기사를 처음 본 그녀가 그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나? 나는 기사 롤랑이다."

"기사? 기사가 뭐에요?"

"음... 기사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사람이지."

"아. 그럼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알려주는 별빛 같은 거네요?"

"별빛?"

"네. 별빛은 길을 잃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잖아요."

"음. 뭐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둘의 대화가 있고 얼마 후, 정글의 경계 부근에 도착하가 그녀는 그에게 표범 문양 펜던트를 건네주며 말했다.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보답이에요."

그 이후 정글로 돌아온 소녀는 기사를 꿈꾸며 어른이 되어갔다.

소녀의 앳된 얼굴이 사라질 때쯤 그녀는 언니 루아의 도움으로 전사가 되어 바깥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찾은 마을은 훌륭히 재건되어 있었고, 어릴 적 자신이 구했던 마리의 도움으로 방랑 기사와 만났다.

하지만, 기사가 되고 싶어 하는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은 무심한 외마디뿐이었다.

"...기사? 딴 데 가서 알아봐."

그녀의 부탁을 거절한 방랑 기사는 불편해 보이는 다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이봐, 잘 생각해. 나처럼 절름발이가 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대꾸했다.

"...그래도 그 덕분에 목숨을 구한 사람도 있겠죠. 저도 그런 기사가 되고 싶어요."

예상치 못한 대답에 관심을 보인 그는 라티야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저기 보이는 나뭇가지 끝에 달린 나뭇잎을 그 랜스로 관통시켜봐라.

만약 성공하면 기사가 될 수 있게 도와주지. 하지만 실패하면 그 랜스는 여기 두고 가라."

그는 당연히 그녀가 실패할 줄 알았지만, 그녀는 일족의 고유 마법 쿠자를 사용해 과제를 무사히 통과했다.

그 후 라티야는 기사가 되기 위해 방랑 기사에게 마상창술 훈련을 받으며 시합을 준비해갔다.

얼마 후.

마상창시합에 나선 라티야는 중소도시의 시합을 석권하며 검은 표범 기사로 유명해졌다.

그녀의 유명세는 델시어 왕국 수도까지 닿아 시합에 초청받았다.

우승만 한다면 기사로 서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그녀는 지금까지 쌓아온 실력을 발휘했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올라선 시합의 마지막 라운드.

이번 라운드에서 승리한다면 그녀가 꿈꾸던 기사가 되는 것도 머지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경기장에서는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상대 기사와 격돌하기 직전. 그녀의 랜스는 제어할 수 없는 마력으로 뒤덮여 갔다.

마력으로 무장된 랜스는 더 이상 시합용이 아니었고 그녀는 이 상황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상대가 위험하겠지만 꿈을 위해 이대로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의 생명을 위해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고민 끝에 그녀는 꿈을 위해 상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라티야는 랜스를 하늘로 치켜세워 경기를 포기했다.

하지만 그녀의 우승을 기대하고 응원했던 관중들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를 비난했다.

성난 시민들의 위협으로 라티야와 일행은 쫓기듯 수도를 떠나 다음 시합이 열리는 갈론 왕국으로 향했다.

일족의 힘이 각성되면서 닿을 듯 했던 기사의 꿈이 좌절된 사건은 그녀의 마음을 혼란스럽고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국경에 다다랐을 때, 마족들의 습격을 받고 있는 마을을 발견하자 조급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자신의 길을 증명하려는 욕망에 방랑 기사와 마리의 충고도 듣지 않고 그대로 마을로 돌진했다.

마족들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마족들을 공격했다.

그 동안 단련한 강력한 일격으로 마족들을 하나하나 쓰러뜨렸지만, 그녀는 마족들 속에서 고립되어가고 있었다.

결국, 끝없이 몰려드는 마족들의 공격에 라티야의 말은 고꾸라져 버렸고 그녀도 함께 땅을 뒹굴었다.

낙마의 충격으로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느껴지는 그 때의 무력감이 다시 그녀를 지배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자신의 무릎이 닿아 있는 땅에서는 익숙한 울림과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본 라티야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동안 자신을 가르치고 시합을 함께해 온 방랑 기사 아저씨의 움직임이 어릴 적 그 기사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능숙한 승마 솜씨로 마족들의 포위를 피해 정확한 일격으로 마족들을 하나하나 처리해갔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상당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건지 그의 공격은 조금씩 무뎌졌고 적들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고 라티야를 구하기 위해 계속 앞으로 돌격했다.

이를 알아챈 라티야도 목숨을 포기한 그의 돌격에 눌물을 흘리며 외쳤다.

"아저씨! 전 괜찮아요! 도망가세요!"

그녀의 외침은 분명 그에게 닿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마족들을 뚫고 그녀의 앞에 도달했다.

방랑 기사는 부상당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말에서 힘겹게 내려와 검을 의지한 채 라티야를 바라봤다.

그의 몸은 무모한 돌격으로 생긴 상처로 가득했고 라티야는 이를 보고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 말을 잘 안 듣는구나. 라티야."

"아저씨. 말씀하지 마세요. 제가 치료해드릴게요."

"난 괜찮다. 그러니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야 한다. 라티야, 아직도 기사가 되고 싶으냐?"

"네. 아저씨처럼... 멋진 기사가 되고 싶어요."

그녀의 진심 어린 대답에 방랑 기사는 걱정과 애정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기사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기사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넌 충분히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어."

그가 말을 마칠 때쯤 마을 입구에는 멀리서 뛰어온 마리가 부상당한 아저씨를 보고 놀라 외쳤다.

"아저씨!"

방랑 기사도 마리의 외침이 들렸던 건지 희미해지는 그의 숨소리와 함께 마지막 말이 들려왔다.

"라티야. 이제 고개를 들어라. 그리고 마리를 지켜주렴. 이건... 내 보답이다."

방랑 기사는 마지막 말과 함께 라티야에게 자신의 기사 증표를 건네주고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의 목에는 예전에 선물한 표범 문양 펜던트가 망가진 갑옷 사이에서 흘러나와 매달려 있었다.

라티야가 방랑 기사의 곁에서 오열하고 있는 사이. 마족들은 그의 죽음을 보고 사기를 회복해 공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미 호흡이 돌아온 라티야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은 쿠자를 이용해 마족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마력 무장된 랜스의 쏜살같은 일격에 마족들은 일렬로 몸이 꿰뚫리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절명해갔다.

어렵사리 공격을 해봐도 마력 무장의 단계까지 오른 라티야는 쿠자로 공중에 마법진을 만들어 쉽사리 피해버렸다.

난생처음 보는 그녀의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마족들은 사기가 크게 떨어져 결국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도망치는 마족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하나가 쓰러질 때까지 사냥을 계속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 모든 마족들이 쓰러지자 그녀는 자신을 위해 희생한 방랑 기사에게 다가갔다.

방랑 기사의 곁에는 울음을 참으며 그에게 말을 걸고 있는 마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리의 부름에도 답하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뒤늦게 나타난 국경 기사단은 상황을 파악하고 마을을 정리했다.

그 중 한 기사가 다가와 방랑 기사의 시신을 수습하다 그를 알아봤다.

라티야의 예상대로 그는 어릴 적 자신을 구해준 기사, 롤랑이었다.

그의 죽음과 그 죽음을 탓하는 마리의 곁에 있을 수 없던 라티야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정글로 향했다.

그를 처음 만난 초원은 석양이 비치며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따뜻한 마지막 햇살에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녹이려는 듯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초원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지금의 자신을 돌아봤다.

처음 바깥세상에 나와 자유를 느끼고, 죽음의 공포에 휩싸였다.

롤랑을 만나 기대하고, 기사가 되겠다는 설렘을 느낀 모든 것의 시작이던 자리에 다시 선 지금은 죄책감과 좌절감뿐이었다.

왜 자신이 기사가 되려 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 그녀는 조금씩 차가워지는 주위 공기를 마시며 눈을 떴다.

완전히 해가 진 초원은 차가운 공기와 어둠으로 가득 차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방향을 헤아리기 위해 바라본 하늘에는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빛이 비추고 있었다.

별빛을 보자 롤랑과의 옛 대화를 떠올린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기사? 기사가 뭐에요?"

"음... 기사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사람이지."

"아. 그럼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알려주는 별빛 같은 거네요?"

"별빛?"

"네. 별빛은 길을 잃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잖아요."

"음. 뭐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라티야는 길을 잃어버린 자신에게 세상을 떠난 롤랑이 별빛으로 방향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누군가 위험에 처하면 도와주라고. 누군가 길을 잃으면 곁에 있어주라고.

별을 보며 자신이 왜 롤랑을 동경했는지 깨달은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별빛을 보고 중얼거렸다.

"...멋진 기사가 될 필요는 없는 거였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별빛이 되면 되는 거야."

마음을 다잡은 라티야는 정글을 등지고 굳은 표정으로 바깥세상을 향해 다시 발길을 돌렸다.

몇 달 후.

뜨거운 여름, 남방 대륙 북부 어느 도시.

도시의 중앙 광장에는 아름다운 조각상을 중심으로 분수가 화려하게 뿜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화려한 광장의 풍경과는 달리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과 두려움뿐이었다.

광장 중앙에는 어린아이를 인질로 잡고 있는 한 강도가 병사들을 협박하고 있었다.

"가까이 오지 마. 한 발짝이라도 다가오면 이 아이의 목숨은 없어!"

라티야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다가서자 지켜보던 시민 중 한 명이 그녀를 알아보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저, 저 사람은 혹시! 마창전사 라티야?"

남자의 외침에 모두가 그녀의 이름을 들어본 듯 수군거렸다.

"아니, 라티야라면 그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용병 아니에요?"

"어허, 도와주기만 하면 다행이지요. 도와주기는 하는데 주변의 물건들이... 아휴, 입에 담기도 무섭네요."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잦아드는 순간, 강도의 뒤편에서 날카로운 호각 소리가 들려왔다.

'삐이익!'

호각 소리에 강도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라티야는 강도에게서 아이를 구해냈다.

하지만 아이를 구하는 도중 뒤편에 있던 조각상이 금이 가며 쓰러져 버렸다.

시민들의 환호 소리는 사그라들고, 대신 경악스러운 표정과 탄식에 가까운 비명이 광장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라티야는 아이를 살피며 말했다.

"얘, 괜찮니?"

"네."

갑작스러운 전개로 아이가 조금 놀란 듯 했지만, 방긋 웃으며 라티야에게 말했다.

"언니는 누구세요?"

"나? 나는 라티야야."

"...라티야.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건 제 보답이에요."

"...고마워. 잘 먹을게."

아이가 준 사탕을 받아든 라티야는 이 상황을 눈치챈 듯 주변을 지키고 있던 병사를 찾아 사죄의 뜻을 전했다.

"조각상은, 미안해요. 이게 제 전 재산이에요. 그럼 이만."

시민들은 아이를 구한 영웅이자 도시의 조각상을 부숴 버린 파괴자가 떠나는 뒷모습만 넋을 잃고 바라봤다.

라티야는 또 다시 사고를 쳤다는 충격에 좌절감이 들었지만, 손에 들린 사탕을 보고 방긋 웃던 아이를 떠올렸다.

"그래도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좌절감에 빠져 있던 그녀는 아이의 미소를 떠올리며 기운을 되찾고 다음 마을로 가기 위해 성문을 나섰다.

성문을 지나 길가에 꽂혀 있던 이정표를 잠시 보던 라티야는 다음은 어디로 향할 지 고민했다.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던 그녀는 잠시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그녀가 찾던 별빛은 보이지 않았지만, 커다란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고 있었다.

잠시 손으로 태양을 가리고 하늘을 바라보던 그녀는 태양이 떠있는 쪽을 등지고 걸어갔다.

그리고 길을 걸으며 아이가 준 사탕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입에 넣고 중얼거렸다.

"...너무,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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