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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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사 '마르다'의 명사형
2. 식물
3. 지주의 토지를 대신 관리해 주는 사람


1. 동사 '마르다'의 명사형[편집]


동물이나 사람의 체형이 날씬함을 일컫는 말이며 한자어로 건조(乾燥)라고도 한다. DRY


2. 식물[편집]


마름
菱 | Water chestnut (Caltrop)


파일:D91F.gif

학명
Trapa japonica
Flerow, 1925
분류

식물계(Plantae)
분류군
속씨식물군 (Angiosperms)
진정쌍떡잎식물군 (Eudicots)
장미군 (Rosids)

도금양목(Myrtales)

부처꽃과(Lythraceae)

마름속(Trapa)

마름(T. japonica)


쌍떡잎식물 도금양목의 한해살이풀.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줄기는 물속에서 가늘고 길게 자라 물 위로 나오며 깃털 모양의 물뿌리가 있다. 잎은 줄기 꼭대기에 뭉쳐나고 삼각형이며, 잎자루에 공기가 들어 있는 불룩한 부낭(浮囊)이 있어서 물 위에 뜬다. 여름에 흰 꽃이 피고 열매는 핵과(核果)로 식용하며, 주로 구워 먹는데 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해서 물밤이라고들 부른다. 연못이나 늪에 나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식감이 아삭거려 여러 식재료에 사용된다.

◇모양을 뜻하는 '마름모'라는 말은 이 식물의 잎 모양에서 유래했다.(정작 식물 '마름'의 생김새는 수학적으로 마름모가 아니게 되었다.[1]) 그리고 미쓰비시(三)의 로고와 회사명도 여기서 따왔다.

저지용 함정 도구인 마름쇠 역시 이 식물의 열매에서 비롯되었다. 열매는 차로도 끓여 마신다. 마름차 문서 참조,


3. 지주의 토지를 대신 관리해 주는 사람[편집]


대리인 또는 관리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주가 회장이라면 마름은 월급사장인 셈. 향찰식 표기로는 사음(舍音).

근현대까지만 해도 전세계 어디에나 있던 직종이다. 교육자 모범으로 자주 거론되는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도 잠깐이나마 마름으로 일했다. 하지만, 지주에게 질려서 마름을 오래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지에서도 왕룽의 첫째아들인 왕이가 마름을 고용했지만 이놈이 뭔가 빼먹는가 아닐까 의심하는 대목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 이런 마름 자체는 전근대에도 존재했으나, 본격적으로 확립된 것은 구한말 개항 이후이다. 이전에는 지주가 대부분 재지지주, 즉 소작지 인근에서 소작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서 마름을 따로 둘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개항 이후에는 토지 제도가 근대적으로 확립되면서 부재지주, 즉 타 지역에서 생활하며 따로 관리인을 둬서 토지를 관리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소작 문서에 나와 있다.

마름이 있다는 것은 지주가 직접 땅을 관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이는 소작인에게 임대료를 받고 누구에게 얼마나 땅을 빌려줄지 실제로 결정하는 사람이 마름이라는 이야기다. 소작인의 생산 활동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귀찮아서) 드물지만, 추수기의 소작료 징수만이 아니라, 소작권의 박탈, 작황, 소작인의 평가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마름은 추수기에만 파견되기도 하기 때문에 추수원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때문에 마름은 지주에 버금가는 권한을 가지고 농민들 위에 군림하기 마련이며, 소작료 액수를 속여 지주에게 갈 돈을 횡령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름을 별도로 두지 않고 소작인 가운데 한 사람을 뽑아 다른 소작지의 관리까지 그에게 맡기고 필요할 때마다 임시대리인을 파견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속성 때문에 대부분의 문학 및 영상 작품에서 마름은 욕심 많고 잔인한 악당으로 출연한다. 착한 사람으로 등장하는 마름이 없지는 않으나 극적인 인물 과장을 위한 악역을 많이 맡는 편.
  • 착한 마름의 사례
    • 동백꽃점순이네 부모님: 떠돌이로 마을에 흘러들어온 주인공 '나'의 가족에게 땅을 빌려주고 정착하게 해주었다. '나'의 부모도 점순이의 부모님을 은인으로 여겨 괜히 점순이 눈 밖에 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 나쁜 마름의 사례
    • 소설 '그리운 보릿고개'[2]의 박용칠: 이 자는 마을 사람, 정확히는 자기 소작인들에게 슈퍼갑질을 일삼는 사악한 인물. 소설상 시기가 1944~1945년쯤이었는데 장학구라는 소작인의 딸을 자기 첩으로 삼으려다가 거절당하자 곧바로 일본군 위안부로 팔아버리는 정신나간 짓을 실행하였다.[3] 분노한 장학구가 박용칠을 죽이려고 시도하나 미수에 그쳐 주재소에 끌려가 모진 고문에 결국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흉년이 들어 마을 사람 모두가 먹을 게 없어서 나무껍질 같은 걸로 연명할 때 한 아낙네는 자기 손주가 밥이 너무 먹고 싶어 크게 우는 게 마음에 걸려 밤중에 부득이 박용칠의 집에 가서 밥을 훔쳐먹고 밥을 훔쳐가려는 것을 박용칠에게 걸려서 몽둥이로 맞아죽고 만다.
    • 봄·봄점순이네 아버지: 주인공의 예비 장인어른. '나'를 점순이와 혼인시켜 주겠다는 핑계로 데릴사위로 들여와놓고는, 사실상 새경도 없는 머슴살이를 몇 년씩 살게 하고 있다. '점순이의 키가 자라지 않아서'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만을 대며 혼인을 몇 년째 허락해 주지 않는 것이다. 마름답게 횡포를 부리고 욕도 잘해서 별명이 '욕필이'. 하지만 소설이 해학으로 가득한 데다 인물 자체도 상당히 인간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서 악역의 이미지가 덜하다.

한편 마름에게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는 소작농의 비애라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드러내 주는 문학 작품도 보인다.
바우는 소작농의 아들, 경환은 마름의 아들이다. 경환은 학교 숙제로 나비를 채집하고 있었는데 바우는 여기에 시비를 건다.
바우와 경환이 싸움이 붙자 바우의 아버지는 경환이네에게 밉보여 소작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을 염려하여 바우를 크게 혼내며 경환이네에 가서 사과할 것을 명령하지만 바우는 이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집을 나온다. 나중에 바우는 논밭에서 나비를 잡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였다. 마름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소작농으로서, 자신의 아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 본인이 직접 나서서 마름의 아들을 위해 나비를 잡아다 바치려는 모습에서 당시의 시대상이 잘 드러난다.

해방 이후 토지개혁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사라진 직종이다. 특히 북한에선 인민재판의 타깃이 되어 지주들과 함께 매우 험한 꼴로 몰락했다. 부재지주야 낌새를 눈치채고 남한으로 피난갈 수도 있었지만, 일선에 있던 마름은 그럴 여유도 없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의 농간에 의해 첫눈에 반하는 커플이 등장하는데, 이중 남자의 전생이 악독지주의 더 악독한 마름이었다. 일부 문학작품을 제외하고서 마름에 대한 기록은 이렇게 악랄한 앞잡이의 이미지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마름을 지토오()라고 부르는데[4] 우는 아이와 마름에게는 못 이긴다(泣く 子と 地頭には 勝てぬ)는 속담이 있다.

[1] 볼록 연꼴에 가깝다.[2] 강준희(1935~ ) 저, 1993년 작. 해당 소설의 강준희 작가는 충북 단양군 출신이며, 대표작으로는 ‘하느님 전 상서’, ‘하늘이여 하늘이여’, ‘염라대왕 사표 쓰다’, ‘베로니카의 수건’ 등 다수의 소설을 써낸 원로 소설가이다.[3] 물론 그 전에 농사 지을 수 있는 땅을 좀 더 주겠다고 꼬드겼었다. 딸을 가져가겠다는 조건으로.[4] 중세 일본에서 장원의 관리자기도 하고 유구국에서 지방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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