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 프랭클린
덤프버전 :
1. 개요[편집]
영화 〈조커〉의 등장인물.
깔끔한 양복 차림과 위트있는 언변의 베테랑 코미디언으로, 주인공 아서 플렉이 존경하는 롤모델이다. 고담 시에서 생중계로 방송되는 자신의 이름을 딴 심야 라이브 토크쇼 'Live! with Murray Franklin'의 진행자로, 고담은 물론 전미에서 애청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그려진다.
2. 행적[편집]
초반부에는 주인공 아서 플렉이 존경하는 코미디언으로 주로 티비 안에서 자신의 쇼를 진행하는 모습으로 출현한다. 아서는 머레이가 쇼에서 자신을 지목하며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훌륭한 사람이다 인정하고 '자식같다'라 말 해주는 망상까지 할 정도로 그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아서가 어머니 페니가 입원한 병원에 있을 무렵, 자신의 쇼에서 아서의 첫 코미디언 데뷔 영상을 '재미도 없는데 자기 혼자 웃는 웃긴 코미디언'이라면서 방송한다. 웃음 발작으로 인해 코미디에 실패한 그의 모습을 조롱거리로 삼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에 이 영상이 인기가 많아지자 아서를 자신의 쇼에 출연시키게 된다.
아서가 쇼에 출연하는 날에 PD인 진과 함께 아서를 만난다. 진은 아서가 광대 분장을 해서 안 그래도 광대 살인 사건도 일어났는데 아서를 출연시키면 논란이 될 거라고 우려했지만, 머레이는 괜찮다고 말하고 아서를 쇼에 출현시킨다.
아서가 스튜디오에 들어오기 전에 정신과 의사 닥터 샐리를 데려오고 아서의 첫 코미디 데뷔 영상을 또 틀어 아서를 조롱한다.
아서가 스튜디오에 들어오자 아서에게 광대 분장에 정치적 의도가 있냐고 묻지만 아서는 자신은 정치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서가 똑똑 농담에 '누구시죠?' 라고 맞장수를 치지만 아서가 죽음에 대한 농담을 하자 우리 쇼는 그런 걸(죽음) 주제로 하지 않다고 말한다."Knock knock"
"똑똑."
"Who's there?"
"누구시죠?"
"It's the police, ma’am... your son's been hit by a drunk driver. He's dead." [1]
''경찰입니다, 어머님... 아드님이 음주운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아서는 미안하다고 말한 후 월 스트리트 직원 셋을 죽였다고 말하자 아서가 계속 죽음에 대해 말하자 '농담으로 한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펀치라인 하라고 하지만 아서는 진짜니까 펀치라인 같은 건 없다고 말하고 계속 말한다.
이후 말을 마친 아서가 권총으로 이마를 쏴서 사망한다.I'm sorry. it's just know it's been a rough few week, murray. (joker lough) Ever since I... killed those three wall street guys
아서: (방금 한 '농담'에 대해 사과하며) 그렇군요. 그건 미안해요. 그냥, 요새 좀 힘들었거든요, 머레이. (낄낄대다가) 언제부터였더라... 그 금융쟁이 세 놈을 죽인 뒤부터요. (아서를 제외한 모두가 경악한다)
Okay, I'm waiting for the punchline.
머레이: 좋아요, 펀치라인도 해 주시죠.[2]
There's no punchline, It's not a joke.
아서: 펀치라인 같은 건 없어요, 농담이 아니니까. (웅성거림)
You're serious, aren't you? You're telling us you killed those three young men on the subway?
머레이: 그거, 농담이 아니라고요?[3]
그 지하철에서 젊은이 세 명을 죽인 게 당신이라고요?Hm-hum
아서: 네에.
And why should we believe you?
머레이: 그걸 어떻게 믿으라는 겁니까?
I ain't got nothing left to lose, Nothing can hurt me anyone, My life is nothing but a comedy.
아서: 전 이제 잃을 것도 없고, 상처받을 것도 없거든요. (웃음) 내 인생은 그저 아무것도 아닌 코미디니까! (관객 야유)
Let me get this straight, you think that killing those guys is funny?
머레이: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묻지요. 그 사람들을 죽인 것이 즐거웠습니까?
I do. And I'm tired of pretending it's not. Comedy is subjective, Murray. Isn't that what they say? All of you, the system that knows so much, you decide what's right or wrong the same way that you decide what's funny, or not.
아서: 네에. 안 그런 척하는 것도 질렸어요, 코미디의 기준은 주관적이에요, 머레이. 안 그런가요? 다들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당신네들, 그 잘나신 시스템은 뭐가 옳고 그른지를 멋대로 결정하지. 마찬가지로, 뭐가 웃기고 뭐가 안 웃긴지도! (관객 야유)[4]
Okay, I think I might understand that you... did this to start a movement, To become a symbol?
머레이: (아서를 끌어내라는 어느 관객의 외침을 무시하며) 흠, 그렇다면 일종의 사회 운동을 일으키려고 했던 겁니까? 그 운동의 상징이 되려고요?[5]
Come on Murray, Do I look like the kind of clown that could start a movement? I killed these guys because they were awful.everybody is awful these days. It's enough to make anyone crazy.
아서: 왜 이래요, 머레이. 내가 사회 운동이나 하는 광대처럼 보입니까?[6]
끔찍한(awful) 놈들이라 죽였어요. 요새는 모두가 끔찍하더라고요. 누구든 미쳐버리고도 남을 정도로요.Okay, so that's it. You're crazy. That's your defence for three young men?
머레이: 그러니까 그거네요. 미쳤다는 것이, 젊은이를 세 명이나 죽인 것에 대한 핑계라는 거죠?
No, They couldn't carry a tune to save their lives. Oh, Why is everybody so upset about these guys? If it was me dying on the sidewalk you'd walk right over me! I pass you everyday and you don't notice me! But these guys? Well because Thomas Wayne would cry about them on TV?
아서: 아니요. 그놈들이 음치라 제 목숨 하나 건사 못 한 거죠.[7]
(관객 야유) 아이고, 걔네가 뭐라고 왜들 그렇게 슬퍼하시나? 내가 길바닥에서 죽어갔으면 짓밟고 가실 양반들이![8] 맨날 당신들 옆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해놓고. 그런데 걔들한텐 왜 그래? 토머스 웨인이 TV에서 질질 짜 줘서?[9]You have a problem with Thomas wayne too?
머레이: 토머스 웨인에게도 불만이 있는 거예요?
Yes I do. Have you seen what it's like out there, Murray? Do you ever actually leave the studio? Everybody just yells and screams at each other. Nobody's civil anymore. Nobody thinks what it's like to be the other guy. You think men like Thomas Wayne ever think what it's like to be someone like me? To be somebody but themselves? They don't. They think that we'll just sit there and take it, like good little boys! That we won't werewolf and go wild!
아서: 있죠, 당연히.[10]
바깥 상황이 어떤지는 봤어요, 머레이? 촬영장 밖에 나가보긴 했냐고요? 모두 서로에게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어요. 아무도 시민의식 같은 건 없다고요. 남의 입장이 어떨진 생각해 보지도 않는다고! 토머스 웨인 같은 사람들이, 나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것 같아요?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을? 안 그래요. 우리가 늑대인간처럼 날뛰지 않고, 순한 강아지마냥 가만히 앉아서 그대로 받아들일 거라 생각한다고요![11]
You finished? I mean, it's so much self-pity, Arthur. You sound like making excuses for killing those young men! Not everybody, and I'll tell you this, not everybody's awful.
머레이: 말 다 했나? 너무 지나치게 불쌍한 척 하는군, 아서. 젊은이 셋을 죽인 것에 대한 핑계를 대는 것 같은데, 분명히 말해두지만 모든 사람들이 끔찍한(awful) 것은 아니야.
...You're awful, Murray.
아서: ...(하지만) 당신은 끔찍해(awful), 머레이.[12]
Me? I'm awful? Oh yeah, how am I awful?
머레이: 내가? 끔찍하다고? 그래, 내가 어떻게 끔찍하다는 거지?
...Playing my video, Inviting me on the show. You just wanted to make fun of me. You're like the rest of them!
아서: ...내 영상을 틀고, 날 방송에 불러냈잖아. 그냥 날 비웃음거리로 만들려고. 당신도 다른 놈들하고 똑같아![13]
[14]You don't know the first thing about me, pal. Look what happened because what you did, what it led to. There are riots out there. Two policemen are in a critical condition, and you're laughing, you're laughing. Someone was killed today because of what you did.
머레이: 자넨 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군.[15]
자네가 한 짓 때문에 어떻게 됐는지 보라고. 밖은 폭도들 천지에, 경찰관 두 명이 사경을 헤매는데. (조커 웃음) 웃는구만, 웃어. 오늘 자네 때문에 사람이 죽었는데.[16](배경효과음인 북소리가 고조된다)
I know.
아서: 알아요.
How about another joke, Murray?
아서: (울컥한 걸 눌러삼키며) 농담 하나 더 해줄까, 머레이?
No, I think we've had enough of your jokes.
머레이: (정색) 아니, 자네 농담은 이만하면 된 것 같군.
What do you get...
아서: (분노) 당신 말이야...
I don't think so.
머레이: 어림없어.
when you cross a mentally ill loner,
아서: 사회에서 버림받고, 쓰레기 취급당하는,
I think we're done here now, thank you.
머레이: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수고했네.
with a society that abandons him and treats him like trash?!
아서: 외톨이 정신병자를 조리돌림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Call the police, Gene, call the police.
머레이: 경찰 불러, 진, 경찰 불러.
I'll tell you what you get! You get what you fucking-deserve!!!
아서: (고함) 내가 똑똑히 알려줄게! 바로 뒈져도 싼 놈이 되는 거야!!!
(아서는 권총을 꺼내 머레이의 머리를 쏴 그를 살해한다.)
3. 평가[편집]
주인공 아서가 타락한 악인 조커로 완전히 각성하는 계기를 주는 인물. 작중에서는 토머스 웨인과 동일하게 ‘죽을 만하지는 않은 인간’으로 묘사되지만, 토머스 웨인 항목에서 나타나듯 악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이 많은 토머스 웨인에 비해 이쪽은 악인이 맞다는 반응이 더 많다. 하지만 역시 이중적인 면이 있어서 보는 사람마다 평가가 갈리는 캐릭터.
본인의 동의 없이 누가 봐도 사회적 약자인 아서 플렉을 조롱거리로 삼은 후 생방송에서 정신과 의사까지 데려와서 직접 조롱하기 위해 출연시켰다는 점은 명백하다. 토머스 웨인의 경우에는 아들의 보호라는 나름대로의 이유도 있고 아서가 먼저 위협을 했다고 받아들일 여지도 다분했기에 그가 취한 행동에 옹호를 받지만, 머레이는 자신이 먼저 일방적으로 아서를 공격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해서 머레이가 아서를 좋게 대우해 줄 생각이었다고 가정해도 작중 당사자인 아서 플렉이 자신의 영상을 보고 심적 고통을 느끼고 자살충동을 느꼈다는 점에서, 그리고 생방송 토크쇼에서 자신에게 가하는 대우에 격분했다는 점에서 조커가 말한 ‘배려심도, 예의도 없는 인간’이 머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17]
당장 아서의 원래 계획은 머레이 쇼에서 ‘똑-똑 농담’을 한 후 권총으로 자살하는 것이었다. 만약 머레이가 완전히 무고하다고 가정한다면, 머레이 쇼에서 아서가 계획대로 자신의 머리를 날려도 계속 아서를 조롱한 머레이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이 성립한다. 그 계획조차 머레이의 지속적인 비웃음에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어떤 면에서는 자업자득의 요소도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 한국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례로 서세원쇼의 폐지 사건이 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출연자를 지나치게 조롱하며 인격적 모독을 가했고, 그로 인한 비판으로 폐지되었다.
작중 가장 머레이가 상식적인 선에서 행동한 것은 자신이 살인범임을 고백한 아서에게 하는 대사이다. 머레이가 한 말인 ‘그 젊은이들을 죽여놓고 불쌍한 척을 하는 것 같다. 모두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는 말은 살인범인 아서 플렉에게 가하는 비난이자 사회 정의와 윤리에 부합하는 지탄이다. 실제로 작중 등장인물인 ‘개리’ 등 작중 선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대사를 뱉은 이후 아서에 의해 ‘나쁜 사람’으로 지목되면서 그 이유[18] 가 까발려지고, 이를 아서 플렉의 시선에서 지켜본 관객에게 머레이는 설득력을 심각하게 잃는다. 그러나 머레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서의 발언에 아무렇지 않게 시치미를 떼며 그를 무시하고, 자기 주장만을 내세웠다.
메시지는 메신저에게 절대적으로 좌우되기에, 아서에게 상대적으로 몰입된 관객에게 머레이의 말은 위선으로 들릴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고담 시의 하류 계급과 상류 계급 중 아서에게 친절하게 대한 이가 몇이나 있었나 생각한다면, 머레이의 말은 허울만 좋은 이상론이자 기만이라는 아서의 심정은 감정적으로 높은 호소력을 가진다. 이는 토머스 웨인의 '광대 살인마를 미화하는 것은 비겁자들'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윤리적, 상식적으로 그들의 말은 틀리지 않지만 사회 분위기와 타인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머레이가 가지는 상징성은 '사회적 무관심과 위선'으로 치환할 수 있다. 아서 같은 진짜 사회의 약자들에 무관심하면서도, 웨인의 화제에 오르는 나름대로 잘 사는 3명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며 슬퍼하는 위선적인 태도, 심각한 문제인 쓰레기 범람 문제와 그에 따라온 거대 쥐의 출현을 '거대 고양이가 해결책이다' 라는 농담으로 바꿔버린다. 그들이 사람들이 광대 살인자를 자신의 상징으로 만들어 시위하는 이유에는 관심이 없으며, 유망한 청년 셋의 죽음에만 관심을 가진다. 조커의 적대자를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악을 위해 태어난 틀에 박힌 악당이 아닌, '절대적인 악인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관심도 없는 놈들'로 설정한 것이다. 현실 세계에 흔히 있는 일반 시민들이 가지는 현실적인 고난은 알지도 못하며 관심조차 없는 머레이가 총을 맞을 때, 영화는 있을 수 없는 픽션이 아닌 현실적인 설득력을 얻게 되며, 이것에 공감하는 관객에게 권총 앞에서는 부자도 빈민도 평등함을 재확인시켜주며 위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머레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도 ‘죽을 만한 인간이었는가?’라는 점에서는 부정적으로 평하는 것이 지배적이다. 머레이가 잘못을 저질렀단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극단주의자들의 시각과 다르게 그 정도의 악인에게 가해지는 처벌이 죽음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하기 때문. 물론 머레이가 아서 플렉에게 악행을 한 것도 사실이고 그 정도의 악행을 죽음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은 통상적인 윤리관과는 맞지 않는다. 당장 주인공 아서 플렉이 이런 저런 사정이 있다고 해도 여섯 건이나 되는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타인을 조롱한 머레이가 죽어 마땅하다면 그 머레이에게 죽어 마땅하다고 외치는 아서는 더더욱 죽어야 한다는 아이러니가 성립한다.[19]
사실 머레이의 이런 애매한 포지션이 이 영화만의 독특한 성격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20] 보통의 경우 악역, 적대자를 부도덕하고 탐욕스럽게 그려 절정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한다. 하지만 아서 플렉은 엄연히 극악무도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슈퍼 빌런 조커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이며 머레이를 완전한 악인으로 묘사하지는 않았기에 대다수의 관객에겐 아서 쪽이 사정은 있지만 그래도 빌런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서의 적대자 포지션에 머레이를 배치함으로서 조커는 일반적인 영화와 다른 느낌을 가진다. 즉, 자칫하면 단순하게 흘러갈 플롯을 중화시킨 주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그는 토머스 웨인과 동일선상에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머레이와 토머스 둘 다 죽어마땅한 악당들은 결코 아니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무신경함과 무관심이 대척점에 위치한 자들에게 분노를 일으켰다. 아서의 영상을 보고 비웃은 머레이도, 편견섞인 발언을 했을 뿐인 웨인도 총살까지 당할 잘못을 저지른 건 결코 아니지만, 안 그래도 힘들고 괴롭고 억울한 자들에겐 울고 싶던 차에 뺨까지 때려준 격으로 결정타를 날린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그들이 다르게 보이도록[21] 일부러 양면성을 넣었을 수도 있다.
토머스 웨인과 함께 공유하는 또 다른 공통점은 주인공 아서 플렉이 바라던 유사 '아버지' 역할을 대행했다는 점이다. 아서가 초반 머레이쇼를 TV로 보면서 머레이가 "너 같은 아들이 있다면 바랄 게 없다" 라고 말하는 망상을 했던 것처럼, 머레이는 아서에게 코미디언의 대부이자 아버지의 역할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서는 머레이 쇼를 애청하며 머레이를 사랑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그의 광팬이었다. 하지만 중반부에 머레이가 아서를 허락없이 방송에서 비웃음거리로 삼으면서 아서는 아버지로부터 배신받은 아들의 처지에 처하게 된다. 이는 토머스 웨인에게서 자식임을 냉정하게 부정받는 것과 일치한다. 하지만 아서가 진료기록을 확인함으로서 친부가 아니라고 믿게 되었고 따라서 그 분노가 어머니에게 대신 향했던 토머스 웨인과 달리, 머레이는 대신 분노를 받아줄 사람이 전무했다. 결국 아서는 머레이의 앞에서 자식이 아버지에게 가하는 '온건한' 폭력인 자살로 망가지고 타락해가는 자신을 끝마치려 했지만,[22] 머레이의 지속적인 공격에 감정이 고조되며 '아버지 살해'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아서를 머레이 쇼에 초대한 건 아서를 방송에서 이용해먹으려고 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무명의 코미디언 후배인 아서에게 '웃기지 않는 코미디언'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걸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머레이가 아서를 그저 자기 쇼를 위해 조롱당하는 역할로 부른 거라고 할지라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의 TV 영향력은 엄청났기 때문에[23] 작중 최고 인기 TV 프로로 묘사되는 머레이의 쇼에 출연하는 건 무명 코미디언에겐 엄청난 기회이고 이득이다. 이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대기실에서 나타난 태도인데 프로듀서는 아서에게 면전에 대고 까탈스럽게 대하지만, 머레이는 오히려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즉, 방송에서 아서를 공격적으로 대한 건 일종의 예능에서의 악역 컨셉, 이를테면 김구라의 그것과 흡사한 독설가 기믹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아서가 쇼에 나와서 허경환과 박영진처럼 비록 본인의 개그는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머레이에게 놀림당함으로 대중에게 웃기는 캐릭터만 제대로 어필했다면 코미디언으로써는 큰 기회를 받았을 수도 있다.[24] 하지만 머레이의 의도가 어쨌든 아서는 정신이 극한으로 내몰려 있던 상황이어서 그의 조롱을 재치있게 받아넘길 심적인 여유도 없었다.
또 머레이의 인성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있는 장면 중 하나가 조커가 자신이 살인자임을 고백한 직후의 장면이다. 이때 머레이는 조커가 진짜 살인마임을 깨닫자마자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조커를 보면서 그를 진지하게 비난하기 시작한다. 이 장면을 보고 "시청률이 잘 나올 순간임을 직감하고 살인자를 최대한 자극하는 속물 방송인"으로도, "방송에서의 공격적인 캐릭터나 하층민에 대한 몰이해와는 별개로 정상적인 양심은 가진 사람"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상대가 사람을 최소 3명이나 죽인, 그것도 총을 가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고도 전혀 공포심을 느끼지 않고 정론으로 훈계를 가하는 머레이의 태도 또한 "감히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하는 안일함으로 쓸데없이 범인을 도발하는 멍청한 기득권"으로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상대가 위험인물임을 알고도 겁먹지 않고 소신발언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관객이 아서에게 얼마나 이입했는가에 따라 머레이란 사람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리는 장면이다.
한편, 아서가 살인을 고백하고 머레이가 상황을 되묻는 장면에서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장면에서 아서는 자기에게 장애가 있었고, 그 세 사람이 먼저 자신을 공격했고, 살인은 우발적이었다는 등의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것이 머레이를 공격하기 가장 좋은 수단이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명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머레이 역시 살인이 일어난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하게 물어보지 않고 사회운동을 일으키려는 거냐, 토머스 웨인에게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냐는 식으로 정치적인 방향으로 몰아간다. 아서가 머레이의 유도를 교묘하게 받아쳐서 폭동의 단초가 된 것을 본다면, 머레이는 훗날 조커가 숱하게 일으킬 지능형 범죄의 첫 번째 제물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4. 기타[편집]
- 머레이 역의 로버트 드 니로는 1983년 출연했던 영화, 코미디의 왕에서 베테랑 코미디언을 총을 겨누며 협박하는 신참 코미디언 루퍼트 역을 맡았었다. 36년 뒤 조커에서는 상황이 바뀌어 베테랑 코미디언 역이 되어 총구를 바라보는 포지션이 되었다. 총만 겨누었던 코미디의 왕 때와는 달리, 여기서는 진짜로 총을 맞고 사망한다.
- 영화 전체에서 "사회적 약자인 일반인이 무관심에 분노하여 미쳐가는 과정" 이라는 소재가, 드 니로가 출연했던 영화 택시 드라이버와 유사성이 있다. 상기한 코미디의 왕의 레퍼런스를 생각해 보면, 드 니로를 캐스팅한 건 이를 노린 게 맞을 것이다.
- 아서 플렉에게 조커라는 이름을 지어준 장본인이다. 아서의 엉망진창인 스탠드업 코미디 동영상을 조롱하며 '정말 광대(joker)가 따로 없군요'라고 스쳐 지나가듯 말한 것. 하지만 아서가 자신을 조커라고 소개해달라 말했을 때, 정작 머레이는 자기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아서가 머레이가 자신을 조롱한 것을 언급할 때도 머레이는 아무렇지 않게 시치미를 뗐다. 머레이 입장에서는 단순히 지나가듯이 한 말이었지만, 아서에게는 큰 상처였음을 나타낸다.
-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올바른 명칭은 머레이 프랭클린이 아닌 머리 프랭클린이며 실제 발음도 머레이가 아닌 머리에 가깝다. 다만 오랫동안 Murray라는 이름이 한국에서 머레이라고 불려온 관습적 영향도 있고 훨씬 폭넓게 쓰이는 동음이의어 머리(頭) 때문에 직역하기엔 영 그런 이름이었는지, 국내에선 머레이라는 이름으로 됐다. 머리에 총 맞고 죽는 인물의 이름이 머리면 그 진지한 장면이 한순간에 개그가 되어 버리니.
머리, 머리 하길래 머리를 쏴달라는 줄 알았지
- 풀네임은 머레이 프랭클린이라 프랭클린 씨라고 불리는 게 맞으나, 아서가 머레이라고 부르는 바람에 머레이라고 더 많이 불려서 빌 머레이라고 이름이 종종 혼동 당한다. 사실 머레이가 이름이 아닌 성씨로써도 불리는 경우가 많다.
- 언급된 가족 중 빌리라는 막내 아들이 있다.